이설

이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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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설 기자입니다.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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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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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고비는 혁명일까… “살은 뺐지만 음식이 주던 위로는 사라졌다”[이설의 글로벌 책터뷰]

    ‘매직필’요한 하리황제, 원푸드, 덴마크, 지중해식, 디톡스, 키토제닉…. 인류의 다이어트 역사는 유구하다. 고대 절식법부터 기적의 식단과 각종 보조제까지. 수천 가지 방법을 넘나들며 살 빼기에 도전해 왔다. 대부분 다이어트는 실패로 끝나곤 한다. 일정 체중을 유지하려는 인체 항상성을 의지로 이겨내기 어려워서다. 비만 치료제 위고비는 이런 다이어트 패러다임을 바꾸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식욕을 의지로 다스리는 대신 식욕 자체를 줄여 버리며 ‘마법의 약물’이란 별칭까지 얻었다. 위고비는 포만감을 관장하는 글루카곤 유사펩티드-1(GLP-1) 호르몬을 활용해 식욕을 떨어뜨린다. 원래 오젬픽이라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다가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되자 용량과 이름을 바꿔 2021년 6월 재출시했다. 일주일에 주사 한 번으로 15%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10월 공식 출시됐다. 베스트셀러 ‘도둑맞은 집중력’ 작가인 영국 저널리스트 요한 하리도 위고비(오젬픽)로 다이어트했다. 복용 직후 살이 죽죽 빠지더니 6개월 만에 9.5kg을 줄였다. 건강해진 몸과 다소 차분해진 기분 그리고 메스꺼움을 겪으며 그의 생각은 사방으로 가지를 뻗었다. ‘인간은 언제부터 살이 쪘나’ ‘약으로 살을 빼는 건 반칙일까’ ‘아이들이 약을 복용해도 될까’…. 복용 경험과 세계 각국 전문가 100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책 ‘매직필(Magic Pill)’로 엮어 냈다. ● 살 빠졌지만 음식이 주는 위로는 잃어―‘매직필’을 펴낸 계기는.“2022년 겨울 몇 년 만에 파티에 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다른 이들도 나처럼 살이 쪘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대부분 할리우드 스타인 참석자들은 오히려 더 야위어 보였다. 누군가 ‘오젬픽을 복용한 덕분’이라고 귀띔해 줬다. 그 순간 생명수를 만난 듯한 설렘과 정체 모를 불안을 동시에 느꼈다. 나는 평생 비만으로 살았고, 할아버지를 비롯한 많은 가족이 비만으로 병을 얻어 단명했다. 비만 치료제의 실체를 직접 파헤치고 싶었다.” ―약을 복용한 첫날은 어땠나.“잠에서 깼는데 배가 고프지 않았다.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점심으로 평소 좋아하던 샌드위치를 몇 입 먹고 나니 배가 불렀다. 복용 첫 주에는 물 한 컵만 마셔도 포만감을 느꼈다.” ―계속 복용하면서 어떤 변화를 겪었나.“처음엔 속이 메스껍다가 점차 괜찮아졌다. 기존 체중의 18%를 빼니 허리 통증이 사라졌다. 한데 초반에 급격히 살이 빠지면서 감정이 둔해졌다. 지인의 죽음을 취재하며 KFC 치킨을 먹다 깨달았다. ‘이제 음식으로는 감정을 달랠 수 없구나.’” ―‘음식의 위로’를 잃은 상실감이 컸나.“혼란스럽고 폭력적인 환경에서 자란 내게 음식은 감정 조절 수단이었다. 음식을 먹으면 불안이 잦아들었다. 그 버팀목이 사라지자 정서적 균형을 다시 잡아야 했다. 의학계에 따르면 위 절제술을 받은 이들의 자살 위험은 네 배로 높아진다고 한다. 약을 복용하기 전 고려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더 마르기 위한 복용은 제한해야”위고비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잠재 위험은 다양하다. 갑상선암, 췌장염, 위 마비, 근 손실이 대표적이다. 오젬픽과 위고비를 만드는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는 “해당 약물은 광범위한 임상 시험을 거쳐 15년 이상 당뇨병 치료에, 8년간 비만 치료에 사용됐다”며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위고비와 관련한 안전성 우려가 적지 않다.“가장 심각한 문제는 섭식 장애를 가진 사람이다. 이 약을 복용하면 극도로 마르거나 심지어 죽음에 이를 수 있다. 비만 환자에게는 접근성을 높이되, 정상 체중이거나 마른 사람이 ‘더 마르기 위해’ 복용하는 경우엔 제한해야 한다.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 ―비만의 부정적 영향과 위고비 부작용을 비교한다면. “비만으로 오랜 허리 통증에 시달렸다. 내 몸이 싫었고 비만 때문에 아픈 가족을 보며 불안에 떨었다. 오젬픽을 복용한 뒤 이런 문제가 사라졌다. 초기 몇 달 간 가벼운 메스꺼움과 감정적 동요를 겪었지만 긍정적 영향이 더 컸다. 내 책에서 위고비의 12가지 잠재적 위험을 다뤘다. 약물의 위험도 물론 파악해야 하지만 비만 자체가 훨씬 더 치명적이라고 생각한다.” ―약물의 도움으로 날씬해지자 ‘사기꾼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비만을 죄악시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자랐다. 죄를 저지르면 벌을 받아야 한다고 배웠다. 그런데 오젬픽은 너무 쉬워서 사기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곧 깨달았다. 왜 비만 치료제에만 시비를 걸지? 약물로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친구에겐 누구도 속임수를 쓴다고 비난하지 않는다.” ―스마트폰 발명과 위고비 파급력이 맞먹는다는 의견도 있다.“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절반이 이 약물 복용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10년 안에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00억 달러(약 276조 원)에 이를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론 머스크나 오프라 윈프리 같은 공인도 위고비 복용을 공개했다. 위고비는 피임약, 프로작(우울증 치료제)과 더불어 우리 시대를 규정하는 상징적 약이라고 생각한다.”● 초가공식품으로 비만 급증 폴 케니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대 교수가 ‘치즈 케이크 놀이동산’ 실험을 했다. 신선한 자연식을 먹고 자란 쥐는 허기질 때만 음식을 섭취한 반면, 치즈케이크 같은 가공식품을 맛본 쥐는 굶고 있음에도 일반 사료에 입을 대지 않았다. 하리는 “초(超)가공식품은 ‘배부르다’는 신호를 무너뜨려 끝없이 먹게 만든다”며 “가공식품 탐식이 현대의 비만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의학계에선 비만 원인을 유전, 심리적 요인, 식습관 등으로 보고 있다. ―비만 급증 원인으로 가공식품을 지목했다.“(내가 태어난) 1979년부터 21세가 되던 해까지 미국 비만율은 두 배로 늘었고, 이후 20년 동안 중증 비만율은 두 배로 증가했다. 한국은 이 정도로 극적이지는 않지만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과거 인류는 신선한 재료를 그날그날 조리해서 먹었다. 19세기 이후 공장에서 화학적으로 제조한 초가공식품을 먹기 시작했다. 그 뒤로 비만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장기적으로 다이어트는 80% 이상 실패한다.“기근 위협에 시달리던 과거엔 살을 찌우는 것이 생존에 유리했다. 음식이 풍족한 지금도 뇌는 계속 체중을 유지하려 한다. 이런 몸의 저항을 의지만으론 이기기 힘들다. 그래서 비만 치료제는 게임체인저가 된다. 약을 복용하면 더 이상 내 몸과 싸울 필요가 없어지니까.” ―‘위고비는 인위적인 해결책’이라는 목소리도 있다.“의도는 이해하지만 동의하지는 않는다. 장기적으로는 식품 시스템을 바로잡는 게 맞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비만 환자들은 ‘바로 지금’ 심각한 건강 위험에 직면했다. 이 약은 이런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다. 나는 비만이라는 덫에 걸렸고, 이 약은 덫을 헤쳐 나갈 비상문이다. 완벽하진 않지만 현재로선 유일한 출구인 셈이다.” ―이미 공고해진 식품 환경을 바꾸려면.“제도를 바꿔야 한다. 멕시코는 설탕세를 도입해 가당(加糖) 음료 소비를 크게 줄였다. 네덜란드는 비만 아동에게 개인 코치 등을 지원해 비만율을 줄였다. 영국 정부는 빵의 소금 함량을 줄이도록 식품업계를 압박해 매년 뇌졸중 환자가 9000명가량 줄었다.” ―아동의 위고비 복용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10대에 대한 임상 실험은 고무적인 결과를 보였지만 부작용도 있었다. 의학계에선 발달 단계에 있는 아동은 많은 칼로리가 필요하기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금이라도 (식품) 기업 이윤 때문에 아이들 입맛과 건강을 해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 “마른 몸 신화 맹신해선 안돼” ―많은 사람이 건강을 해치면서 마른 몸을 추구한다.“사회가 자신의 몸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도록 강요한다. 여성에게 특히 가혹하다. 가부장적 권력이 여성을 통제하는 방식의 일부다. 여성이 자신의 몸을 미워하는 데 몰두하도록 만들어, 그 에너지가 삶을 충만하게 사는 데 쓰이지 못하도록 한다.” ―비만을 질환으로 보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있는 그대로의 내 몸을 긍정하자는 ‘자기 몸 긍정주의 운동’이 힘을 잃기도 한다.“자기 몸 긍정주의 활동가들은 ‘뚱뚱한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잔인하고 비도덕적’이라고 주장한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비만이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는 건 신화’라는 일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비만이 건강을 해치는 건 증명됐다. 18세에 비만이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70%에 달한다. 암 발생 위험도 높인다. 체지방이 몸 전체에 신호를 보내 세포 분열을 촉진하는 과정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책에서 신약의 희망과 위험을 골고루 다뤘다. “정상 체중이거나 저체중인데 체중 조절의 압박을 느낀다면, 그건 분명 해롭다. ‘병적인 마름’을 숭배하도록 만든 사회엔 저항해야 한다. 과체중으로 인한 우울감 또한 상당하다. 나는 해로운 덫에 빠진 무력감에 평생 시달렸다. 비만 치료제는 새로운 선택지다. 의학적 의사 결정에 앞서 책과 인터뷰가 나침반 역할을 하길 바란다.” 요한 하리영국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사회과학과 정치과학을 전공했다. 현대인의 집중력 위기를 다룬 ‘도둑맞은 집중력’, 비만의 사회과학적 의미를 파헤친 ‘매직필’, 중독 문제를 다룬 ‘Chasing the Scream(비명의 추격, 한국 미출간)’ 등을 펴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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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호타이어, 영국 명문 럭비구단 ‘레스터 타이거즈’ 후원

    금호타이어가 유럽 영국 럭비 구단인 ‘레스터 타이거즈’와 후원 계약을 맺고 2030년까지 5시즌 동안 공식 스폰서로 활동한다. 금호타이어는 이 기간 동안 레스터 타이거즈 유니폼 상의에 금호타이어 로고를 노출하고, 팀 홈경기장인 ‘매트리걸 우드퍼드 스타디움’에서 LED 스크린 보드, SNS 등을 통해 브랜드를 홍보한다. 레스터 타이거즈와의 공동 이벤트, 판촉 프로모션 활동을 진행하고 팬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에도 나설 계획이다.레스터 타이거즈는 잉글랜드 레스터를 연고지로 하는 전통 깊은 럭비 유니언 구단이다. 1880년에 창단된 뒤로 프리미어십 럭비의 최상위권을 지켜오고 있다. 유러피언 럭비 챔피언스컵 2회 우승, 프리미어십 다수 우승 등을 기록하며 유럽 전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럭비 구단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이강승 금호타이어 유럽본부장 부사장은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영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금호타이어의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강화하고, 브랜드 프리미엄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금호타이어는 유럽 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하며 매출 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적극적인 영업 및 마케팅 활동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초에는 유럽 최강팀 중 하나인 프랑스 ‘스타드 툴루쟁’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스타드 툴루쟁은 프랑스 럭비 리그 23/24시즌 우승을 포함해 총 22회 우승했고, 유러피언 럭비 챔피언 컵에서도 최다 우승(6회)을 기록한 팀이다.럭비 외에도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2016년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와 공식 후원 계약을 맺었고, 2027/28 시즌까지 이탈리아의 명문 축구 구단 ‘AC 밀란’을 공식 후원하고 있다. 독일의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도 공식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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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증권, 총 개인형 연금잔고 22조원 돌파

    삼성증권의 연금저축과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개인형퇴직연금(IRP)을 합한 총 개인형 연금 잔고가 22조2000억 원을 넘어서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이는 2024년 말 17조1000억 원에서 약 30% 성장한 규모로, 8개월 만에 5조 원이 증가한 셈이다. 연금저축이 34.6%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고, DC형은 27.4%, IRP는 26.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 연금 잔고도 21조2000억 원에서 26조3000억 원으로 23.8% 증가했다.ETF(상장지수펀드)는 중장년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상품별 잔고 증가율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ETF 잔고는 같은 기간 54% 증가해, 6조7000억 원대로 성장했다.삼성증권은 이러한 고속 성장 배경으로 고객 중심의 혁신 서비스를 꼽고 있다. 삼성증권은 2021년 업계 최초로 운용관리·자산관리 수수료가 무료인 ‘다이렉트IRP’를 출시했다. 여기에 가입 서류 작성과 발송이 필요 없는 ‘3분 연금’ 서비스와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엠팝’을 통한 ‘연금 S톡’ 서비스로 편의성을 높였다.또한 전문성 강화를 위해 업계 최초로 별도의 연금센터를 서울, 수원, 대구에 설립해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10년 이상 경력의 PB 전문가들이 맞춤형 연금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연금 가입자 대상 상담은 물론 퇴직연금 도입 법안에 대한 설명회 등 지난해 약 200여 건이 넘는 세미나를 진행했다.이성주 삼성증권 연금본부장은 “퇴직연금은 장기적 관점에서 체계적인 관리가 중요하다”며 “최적의 연금 관리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든든한 연금 파트너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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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호, ‘새로운 시대’ 여는 FW 캠페인

    삼성물산 패션부문 구호가 새 시대를 알리는 2025년 가을·겨울 시즌(FW) 캠페인을 공개하고 건축 물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을 출시했다.이번 캠페인의 스타일링은 스타일리스트 샬럿 콜레트가 맡았다. 샬럿 콜레트는 유럽과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질샌더·오라리·토템 등 다양한 해외 명품 브랜드와 작업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다니엘 쉐이가 촬영을 진행했고, 스웨덴 모델 겸 배우 사라 블룸비스트가 모델로 참여했다.구호는 파빌리온을 모티브로 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빈 공간과 면이 접히고 휘어져 만들어지는 구조에서 영감받아 디자인했다. 특히 건축 모듈의 조립을 패션에 접목해 재킷·코트·팬츠·스커트 등 각각의 아이템들이 다양한 실루엣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조화된 스타일링을 제안했다.주력 상품은 ‘캐시미어 아이콘 코트’다. 구호의 가을·겨울 대표 아이템으로, 올해는 구조적인 어깨선과 길어 보이는 실루엣을 강조한 스타일을 추가했다. 케이프 코트, 얇고 가벼운 캐시미어 니트 등 변화무쌍한 기후에 대응할 수 있도록 겹쳐 입기 좋은 상품들도 다수 선보였다. 구호는 지난 1월에 이어 11월 더 로우의 헤드 디자이너 출신 프란체스코 푸치와 협업한 캡슐 컬렉션을 출시할 계획이다.임수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구호 디자인 디렉터는 “이번 시즌은 세계적인 전문가들과 협업한 캠페인, 한층 자유로워진 감성의 상품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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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버랜드, ‘오즈의 마법사’ 테마 가을축제 개막

    판타지 소설 오즈의 마법사를 테마로 한 가을축제 ‘에버랜드 오브 오즈’가 지난 5일 개막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테마존은 오는 이달 26일 오픈한다.11월 16일까지 펼쳐지는 이번 축제에서는 밝고 즐거운 ‘에메랄드 시티’와 어둡고 오싹한 ‘블러드 시티’를 동시에 선보인다.에버랜드는 세계적 고전인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를 새롭게 재해석해 다채로운 콘텐츠로 창작했다. 1만㎡ 규모의 축제 정원인 포시즌스 가든은 에메랄드 시티로 변신했다. 초록빛으로 꾸민 정원에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 등 캐릭터별 테마존을 조성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으로 잘 알려진 채경선 미술감독이 주요 테마존을 꾸며 완성도를 높였다. 중앙 분수에는 도로시의 집을 조성했다. 마법사 오즈가 타고 온 열기구와 겁쟁이 사지 토피어리 등등 포토스팟도 눈길을 끈다.즐길거리도 풍성하다. 양철 나무꾼의 하트 정원에서는 소원 글귀를 나무에 걸 수 있다. 그린하우스에서는 마법사 오즈의 히든 미션과 오즈 컨셉 AI 촬영 체험 등이 준비됐다. ‘스마일리 펌킨 퍼레이드’도 새롭게 펼쳐진다. 레니, 라라, 베이글 등 에버랜드 캐릭터가 오즈의 마법사 주인공으로 변신해 퍼레이드길을 행진한다.호러 테마존 블러드 시티는 오즈의 마법사 원작을 공포 버전으로 재해석했다. 블러드존 입구에 들어서면 보라색 구두를 신은 초대형 마녀 다리 ABR 조형물이 눈앞에 나타나 관람객들을 압도한다. 중앙에는 8m 높이의 마녀 감시탑을 설치하고 터널, 광장 등 블러드 시티 곳곳은 저주받은 마을 분위기로 꾸몄다.특설무대에서는 ‘크레이지 좀비 헌트 인 오즈 : 도로시의 악몽’ 라이브 공연이 매일 2회씩 펼쳐진다. 동쪽 마녀의 저주로 좀비로 변한 도로시와 친구들이 호러 댄스 공연을 선보인다. 좀비를 피해 미로를 탈출하는 ‘호러 메이즈’, 테마 분장을 해볼 수 있는 ‘마녀의 분장 스튜디오’ 등도 마련됐다.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테마존도 이달 26일 오픈한다. 테마존에서는 인기 OST와 명장면 등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에버랜드 관계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작품의 세계관을 오감으로 직접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와 방문객들에게 한국문화를 알리는 K콘텐츠 성지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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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라점퍼스, F/W 25 컬렉션 공개… 기능성-디자인 모두 잡아

    이탈리아 컨템포러리 브랜드 파라점퍼스(PARAJUMPERS)가 2025년 FW 컬렉션에서 변화하는 기후와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스타일을 제안했다. 파라점퍼스는 이번 시즌에서 스포츠웨어, 경량 다운, 간절기 아이템 등으로 구성된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였다. 가볍고 기능적인 아이템을 중심으로 세련되고 실용적인 디자인을 강화했다.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대표하는 마스터피스 라인은 이번 시즌에도 컬렉션의 메인 아이템으로 자리한다. 프리미엄 울과 가죽, 차별화된 양가죽 등 독보적인 소재를 적극 활용한 아이코닉한 아이템이 돋보인다.남성 컬렉션은 아웃도어에서 영감을 받은 실루엣과 디테일이 특징이다. 부드러운 컬리 플리스, 원형 퀼팅 크링클 푸퍼, 오버사이즈 포켓의 체크 패턴 파카 등이 모험적인 무드를 완성했다.여성 컬렉션의 변화도 눈에 띈다. 여성스럽고도 편안한 실루엣을 중심으로, 고급 소재와 통일감 있는 스타일링으로 완성도 높은 룩을 선보인다. 다운과 울을 혼합한 파카와 코트는 도시적인 감각을 담았으며, 니트와 패딩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아우터, 오버사이즈 봄버는 스트리트 감성과 아웃도어 무드를 동시에 표현한다.이번 컬렉션은 기능성과 스타일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도의 방수 기능과 첨단 기술이 적용된 아우터 웨어는 극한의 날씨에도 끄덕없는 보온성을 자랑한다. 그러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살려 실용적이면서도 럭셔리한 감각을 지닌 파라점퍼스의 아이덴티티를 담았다.파라점퍼스 2025 FW 컬렉션은 전국 오프라인 직영 매장과 561 공식 브랜드관, 공식 네이버 브랜드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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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성은 기술… 국영수처럼 가르쳐야”[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법]

    아이를 낳아 기르며 수만 갈래 고민을 마주한다. 타인과 관계 맺고 어울리는 능력을 말하는 사회성은 그중 단골 주제다. 옹알이를 안 해서, 눈 맞춤을 못해서, 말이 없어서, 친구에게 휘둘려서…. 돌잡이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문제를 겪게 된다.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대한민국 중학교 2학년 가운데 관계 문제로 속앓이하지 않는 학생은 없을 것”이라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기본 사회성을 탑재하도록 도와주고, 초등 고학년부터는 홀로 세상에 맞설 단단한 마음을 심어 줘야 한다”고 했다. ● 초등 1∼2학년에 익혀야 할 5가지 능력 사회성은 타고나는 것일까, 길러지는 것일까. 정상 범주 아이의 사회성은 키와 비슷하다. 부모 키가 크면 자녀도 클 확률이 높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밥을 잘 먹지 않으면 키가 자라지 않는다. 사회성 역시 유전과 환경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다. 다만 자폐스펙트럼장애처럼 병리적인 경우엔 유전 영향이 더 크다. 사회성은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구체적 기술이다. 사회 인지와 공감, 의사소통, 감정 조절, 갈등 해결, 협력의 5가지로 구성된다. 이 5가지 영역을 꾸준히 연마하면 국어 영어 수학처럼 실력이 좋아진다. 미국 등에는 초등 저학년부터 이 같은 내용을 가르치는 과목이 따로 있다. 김 교수는 “집단생활을 시작하면서 아이들은 다양한 관계를 맺고 갈등을 겪게 된다”며 “어떠한 환경에서도 자녀가 잘 지낼 수 있도록 유치원∼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상황별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에게서 사회성 5개 영역 기술을 갈고 닦는 방법을 알아봤다. -사회 인지와 공감 초등 저학년은 감정을 세밀하게 구분하지 못한다. 감정 읽기에도 서툴다. 사회 인지와 공감 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은 이걸 잘한다. 친구가 슬퍼 보이면 “괜찮아?”라고 묻곤 휴지를 가져다줄 줄 안다. 반대로 또래보다 이 능력이 부족하면 ‘눈치 없다’는 말을 듣는다. 어떤 감정 공부를 해야 할까. ‘감정 공감 퀴즈’는 감정 공부의 기초 편에 해당한다. ‘장난감을 빼앗는 장면’ ‘친구가 그림을 칭찬하는 장면’ 같은 다양한 상황이 그려진 카드를 준비한다. 카드를 보고 느낀 기분을 아이와 이야기한다. ‘기쁘다’ ‘슬프다’ 같은 감정을 떠올린 이유를 알아본다. 카드 없이 말로 상황을 설명해도 된다. ‘표정 알아맞히기 게임’은 친구 마음을 읽는 데 도움이 된다. 인물의 표정이 드러난 사진이나 동영상을 준비한 뒤 그 인물의 감정을 유추하는 게임이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일상 대화”라며 “매일 5분이라도 좋다. 잠들기 전, 저녁식사 후 등 시간을 정해 아이와 기쁘고 화나고 속상했던 순간을 공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의사소통 소통의 기본은 듣기다. 모래시계로 경청의 기본기를 다져 보자. 모래시계를 놓고 아이와 마주 앉는다. 시계 속 모래가 다 떨어질 때까지 한 사람은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은 듣는다. 듣는 사람은 고개 끄덕이기, 눈 마주치기, 표정 짓기처럼 비언어적 반응을 해 본다. 30초∼1분 부터 시작해 점차 시간을 늘린다. 목소리 크기도 중요하다. 상황에 알맞은 목소리를 내면 소통이 잘되고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귓속말, 조용한 소리, 교실 대화, 일상 대화, 큰소리 또는 외침 등이 표시된 ‘5단계 목소리 온도계’를 만든다. 놀이터나 엘리베이터 등에서 손가락으로 단계를 가리키며 음성을 조절해 본다. 의사소통 방법도 익혀야 한다. 아이에게는 대화의 물꼬를 트기 쉽도록 열린 질문을 사용한다. “지금 화났어?” 대신 “지금 기분이 어때?”라고 묻는 식이다. 요구 사항은 명확하게 표현하도록 돕는다. “하지 마” 대신 “나는 그렇게 하면 불편해. 멈춰 줬으면 좋겠어”나 “도와 줘”가 아닌 “내 책가방 무거운데 같이 들어줄 수 있어”처럼 구체적으로 말하도록 한다. -감정 조절 화가 난다고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지면 친구들이 불편해한다. 감정 조절 3단계를 익히면 감정과 스트레스 관리 능력을 키울 수 있다. 1단계는 감정 알아차리기다. 지금 떠오르는 감정과 신체 반응을 파악하도록 돕는다. 얼굴이 붉어지는지, 심장이 두근거리는지 체크한다. 2단계, 감정 다스리기다. 심호흡이나 복식호흡으로 진정하는 연습을 반복한다. 나비 자세, 그림 그리기, 긍정 문장 쓰기 같은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본다. 3단계는 감정 표현하기다. “나는 OOO 때문에 △△△를 느꼈다”처럼 간단한 문장로 기분을 전달하도록 지도한다. ‘감정 온도계’도 유용하다. 1에서 10까지 척도로 감정을 그려 그 강도를 파악하도록 돕는 도구다. 아이가 화가 났을 때 감정이 얼마쯤 되는지 묻고 심호흡, 나비 자세, 혼자 있기 등 감정 조절법을 고르도록 한다. 선택한 방법을 써서 3∼5분간 진정하도록 돕는다. 감정이 충분히 가라앉은 뒤 감정 변화에 대해 대화한다. -갈등 해결과 협력 아이들은 갈등에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이때 부모가 지나치게 개입하거나 방관해서는 안 된다. 김 교수는 “서툴지만 스스로 해결하는 경험을 쌓아야 아이가 자립할 수 있다. 부모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 버리면 아이들은 갈등을 학습할 기회를 잃게 된다”고 했다. 연습이 필요하다. 갈등과 화해 서사가 담긴 ‘겨울왕국’이나 ‘미운 아기 오리’ 같은 동화를 읽고 대화해 본다. 역할극도 도움이 된다. 이때 부모가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갈등은 성장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하며 여유를 가져야 한다. 사과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사과는 자신의 행동이 남에게 미친 영향을 깨닫고 책임지는 첫걸음이다. 변명 섞인 사과, 조건부 사과, 잘잘못을 따지는 사과는 바람직하지 않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잘못했는지 사과하고, 그런 행동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하도록 한다. 다만 사과를 건성으로 했더라도 격려해야 한다. 어릴 때 억지로 사과한 경험은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다. 갈등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이 크다면 전문가 도움을 받아야 한다. 또래에 비해 갈등 상황에서 아이 행동이 지나치게 미성숙한 경우에도 전문가 상담을 받으면 좋다. 상대방 표정과 말투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거나, 갈등의 원인이 되는 행동을 반복하거나, 사소한 자극에도 반응이 지나친 경우 등이다. 협력은 함께하는 힘이다. 단순히 같이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도우며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알려 준다. 보드게임, 스포츠, 집안일 등을 통해 규칙을 지키는 습관, 차례를 기다리는 인내심 등을 배울 수 있다.● 학교 들어가기 전에 정서-인지 발달 점검해야특별한 어려움이 있는 아동에게 사회성은 더 어려운 숙제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있는 아동은 경청이 어려워 대화에 잘 섞이지 못한다. 감정을 날것 그대로 표출해 친구와도 자주 다툰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상대방 의도 파악에 서툴러 또래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 경계선 지능 아동은 맥락을 이해하는 힘이 부족해서, 불안감이 큰 아동은 먼저 다가가지 못해서 관계 맺을 때 자주 상처받는다. 이 아이들을 어떻게 도와야 할까. ADHD와 자폐스펙트럼장애는 각각의 특성에 맞춰 전문 기관 도움을 받으면 좋다. 김 교수는 “전문 기관에서는 충동성, 부주의, 동떨어진 관심사, 언어 지연 같은 아이들 성향에 맞춰 각기 다른 전략으로 접근한다. 발달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은 전문 사회성 발달 프로그램 등의 도움이 필요한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불안이 높은 아이들은 말로 감정을 표현하도록 지도한다. 손으로 만지작거리면 긴장이 풀리는 말랑말랑 스트레스볼(ball, 공)도 유용하다. 증상이 심하면 약물 치료가 도움이 된다. 경계선 지능 아이들은 속도에 맞춰 학습 전략을 짜야 한다. 정서 및 인지 질환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ADHD, 경계선 지능, 불안장애는 초등학교 입학 전에 점검해 보라고 권한다. 본격적인 단체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약물치료나 사회성 치료 등으로 적응을 도우면서 각 질환의 특성으로 인한 트러블을 예방할 수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영유아기에 경고 시그널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생후 6개월이 지났는데도 주위 자극에 반응하는 사회적 미소가 없고, 9개월이 됐는데도 엄마아빠와 눈을 잘 맞추지 않거나 이름을 불렀을 때 쳐다보는 등의 호명반응이 없다면 전문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자녀의 어려움은 어디까지 공개해야 할까. 김 교수는 “담임 교사에게 아이의 특성을 공유하고 협조를 구하는 게 원칙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신중할 필요도 있다”며 “증상을 조기 발견해 아이가 빨리 성장하고 발달하도록 돕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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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운대, ‘디지털 컨설턴트 양성소’로 도약, HUSS 사업 신규 연합체 최종 선정

    광운대(총장 윤도영)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2025년 인문 사회 융합인재 양성사업(HUSS)’ 신규 연합체에 최종 선정됐다. 전남대(주관), 국립공주대, 부산대, 홍익대와 함께 구성된 이번 컨소시엄은 ‘인간과 디지털 경제의 공존’을 주제로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는 PATH-FINDER 인재 양성’에 나선다.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약 85억 원 규모의 국고지원을 받는다.사회 갈등 조율, 기술-사람 사이 균형 설계하는 인재 양성 교육 강화 광운대는 이번 사업에서 ‘디지털 컨설팅 전문가 양성(H1)’ 트랙을 주도한다. 디지털 기술의 확산 속에서 인간 중심의 가치를 회복하고 사회적 갈등을 조율할 수 있는 실천형 인재 양성이 목표다. 프라이버시 보호, 디지털 심리, 법률 상담 등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합적 문제에 대응하는 융합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운영한다. 정규 교과뿐만 아니라 비교과, 인턴십, 국제 교류 등 다양한 형태의 실천 기반 학습을 추진할 계획이다. 광운대는 ICT·전자·로봇 분야에 특화된 기술 기반과 더불어 인문 사회 계열과의 융합을 통해 기술과 사람 사이의 균형을 설계할 수 있는 ‘컨설턴트형 인재’를 육성하는 데 강점을 지닌다. 특히 K-MOOC, 블렌디드 러닝, 인턴십 중심 실습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산업 현장과 연계된 실무형 융합 교육 체계를 구축해왔다. 이번 HUSS 사업에서는 이러한 기반 위에 인문 사회학적 통찰과 디지털 실행력을 결합한 교육 모델을 강화한다. 광운대는 사업 기간 동안 총 300명의 학생과 200명의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기초(토대형)·중급(적용형)·고급(확산형) 단계별 교육을 실시한다. 이를 위해 나노·마이크로 디그리, 융합 부전공, 연계 전공 등 유연한 학사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AI 기반 실습, 시뮬레이션, 디지털 트윈 학습 등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교수법을 확대하고, 스마트 러닝 플랫폼과 디지털 포트폴리오 시스템 등 교육 인프라도 고도화한다.평생 학습 생태계 구축, 지역 사회문제 해결 거점 사업 추진 광운대가 추구하는 HUSS 비전은 ‘창의·소통·혁신으로 미래를 여는 대학’이라는 철학 아래, 디지털 환경에서 문화와 지식을 향유할 수 있는 인간 중심형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있다. 사용자 경험(UX), 데이터 분석, 디지털 미디어 활용, 심리 및 인지 과학적 이해 등을 아우르는 통합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디지털 컨설턴트형 인재’다. 정소영 광운대 HUSS 사업단장은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미래 대응 능력을 길러줄 수 있도록 현장감 있고 융합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운대는 초융합 시대의 고등교육 모델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광운대는 교육부와 서울시가 공동 추진하는 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사업의 주관 대학으로도 최종 선정됐다. 광운대는 ‘서울 평생교육 고도화’ 및 ‘지역 현안문제 해결’ 등 두 개 과제를 맡아 총 35억 원 규모의 국고지원을 확보하고 2025년부터 5년간 관련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서울 평생교육 고도화’ 과제는 성인학습자 중심의 미래형 평생학습 생태계 구축을 핵심 목표로 한다. 단순한 교양 수준을 넘어 자격 취득, 취창업 연계까지 아우르는 고등교육 수준의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광운대는 이미 ‘LiFE 2.0’ 및 ‘노원평생학습대학’ 등을 통해 축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성인학습자와 학령기 학생이 융합된 새로운 교육공동체를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지역 현안문제 해결’ 과제에서는 상담·심리·돌봄 등 광운대의 강점을 활용해 복지 사각지대 해소 및 커뮤니티 케어 역량 강화에 기여한다. 메타코칭 전문가 양성, 돌봄 키트 보급, 통합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대학이 지역 사회 문제 해결의 실질적 거점으로 기능하도록 한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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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좀, 발에만 나타나?… 겨드랑이-얼굴도 조심[브레인 아카데미 플러스]

    《궁금하다 생각했지만 그냥 지나쳤던, 하지만 알아두면 분명 유익한 것들이 있습니다. 과거의 역사적 사건일 수도 있고 최신 트렌드일 수도 있죠. 동아일보는 과학, 인문, 예술, 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오∼ 이런 게 있었어?’라고 무릎을 칠 만한 이야기들을 매 주말 연재합니다. 이번주는 건강편입니다.》정보 풍년 시대다. 거의 모든 궁금증이 ‘클릭’으로 해결된다. 전문가의 영역도 마찬가지다. 직접 자문을 구하지 않고도 관련 지식을 셀프 습득할 수 있다. 그에 비례해 잘못된 정보도 쉽게 퍼진다. 대중 관심도가 높은 건강 상식은 특히 오용 위험이 크다.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나 개인 경험담이 정설처럼 번지는 일이 잦다. 살면서 한 번쯤 고민해볼 법한 질병과 건강 관련 상식을 소개한다.● 탈모약 먹었더니 다른 털이….최근 5년간 탈모증으로 진료받은 국민은? 무려 110만 명이다. 탈모는 남성들의 병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다. 머리가 길어서 알아채기 힘들 뿐, 여성 중에도 탈모 환자가 많다. 남자는 먼저 앞머리가 M자 모양으로 빠지다 정수리 부위가 빠진다. 여자는 정수리 부위 모발이 가늘어지면서 빠지는 경우가 많다. 탈모인지 아닌지 어떻게 구별할까. 우선 뒤통수 쪽 머리카락 10∼20가닥 정도를 한 손으로 잡는다. 다른 손으론 정수리 부분의 머리카락을 같은 양만큼 움켜쥔다. 그런 다음 두 부위의 머리카락을 비비면서 굵기를 비교한다. 굵기가 다르다면 탈모가 시작된 것이다. 왜 굵기일까. 탈모는 머리카락이 얇아지면서 시작된다.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그다음이다. 치료는 빠를수록 좋다. 머리카락이 얇아지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치료제는 먹는 약과 바르는 약, 두 종류가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보통 바르는 약을 쓴다. 탈모가 더 진행되면 먹는 약을 추가로 사용한다. 남성용 두피 탈모약은 여성들이 먹으면 안 된다. 여성들이 안전하게 쓸 수 있는 약 종류는 한 가지, 미녹시딜 성분이다. 혈관을 확장해주는 미녹시딜은 두피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켜 모근에 산소와 영양 공급을 늘린다. 다만 이 약을 복용하면 팔다리 등 다른 부위의 털까지 많아질 수 있다. 그럴 땐 용량을 낮추거나 바르는 국소용 제품을 쓰면 된다.● ‘무좀 잡는 식초’는 낭설 무좀 환자는 여름만 되면 긴장한다. 7∼8월이 되면 무좀이 기승을 부린다. 무좀은 백선균이라는 곰팡이가 일으키는 피부 질환이다. 사실 성인의 절반 가까이 앓고 있다. 초기에 잡지 않으면 전신으로 옮는다. 각질이 두꺼운 발바닥이나 손은 물론 손톱 발톱, 사타구니, 얼굴, 두피 등으로도 번진다. 피부가 접히는 부위인 겨드랑이, 목 등에는 말라세지아 푸르푸르균이 일으키는 어루러기가 주로 나타난다. 사타구니나 겨드랑이처럼 습한 부위는 특히 취약하다. 통풍이 잘되도록 꽉 끼는 하의는 피하는 게 좋다. 샤워 후에는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사이를 잘 말려야 한다. 비에 젖은 신발은 꼭 건조하게 관리해야 한다. 요즘에는 여성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부츠, 하이힐, 스타킹 때문이다. 통풍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곰팡이균을 키운다. 항간엔 식초에 발을 담그라는 민간요법이 떠돈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손상된 무좀 피부가 식초로 더 자극받아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 식초나 민간요법에 의존하면 치료 시기를 놓쳐 만성화될 가능성도 생긴다. 치료 기간은 제각각이다. 발바닥은 6개월, 발톱은 9개월에서 1년, 각질이 얇은 사타구니는 3개월 정도 걸린다. 증상이 완화돼도 2∼3주는 계속 약을 바르거나 먹어야 한다. 중도에 치료를 중단하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무좀과 발 냄새의 상관관계는 어떨까. 무좀 치료만으로는 냄새를 없앨 수 없다. 무좀은 곰팡이가 번식해서 생기는 병이다. 무좀균은 온도와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쉽게 증식한다. 무좀이 있는 사람은 대체로 땀이 많고 자연히 냄새도 따라온다. 즉, 발 냄새는 땀 때문이다. 발 냄새를 없애려면 땀을 줄이는 다한증 치료를 하는 게 우선이다.● 올바른 수분 섭취법수분 섭취는 건강 관리의 기본이다. 수시로 수분이 빠져나가는 여름엔 특히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체내 물이 부족하면 체온 조절 장애, 저혈압, 요로결석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물만 계속 들이켜면 때론 질린다. 커피, 차, 탄산음료로 자연히 손이 간다. 이런 음료가 물을 대체할 수 있을까. 물을 대신하려면 카페인과 이뇨 작용이 없어야 한다. 녹차 우롱차 콤부차 등에는 소량의 카페인이 들어가 있다. 이런 음료는 아무리 마셔도 몸에서 수분이 빠져 나간다. 마셔도 마셔도 목이 계속 마른 이유다. 루이보스, 캐모마일, 그리고 대부분 곡물차는 물 대신 마셔도 된다. 다만 곡물차는 연한 황금빛 정도로 우려내는 게 좋다. 옥수수차 역시 물 대신 마셔도 된다. 옥수수수염차는 다르다. 이뇨 작용을 유도하는 성분이 포함돼 있다. 이온 음료는 어떨까. 이온 음료에는 당분과 나트륨이 다수 포함돼 있다. 평소엔 이렇게 많은 당과 나트륨이 필요하지 않다. 땀을 많이 흘린 직후 수분과 전해질의 빠른 보충이 필요할 때만 마시는 게 좋다. 물은 많이 마실수록 좋을까. 너무 과하게 섭취하면 저나트륨혈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하루 물 섭취량은 1.5∼2ℓ다. 200㎖ 컵 기준 8∼9잔 정도 양이다. 하지만 공식은 공식일 뿐이다. 식사로 섭취하는 수분이 적지 않아, 세 끼만 잘 챙겨 먹어도 음식 속 수분으로 많게는 1ℓ까지 보충할 수 있다. 과일이나 채소 위주 식단이라면 수분을 더 많이 섭취할 수 있다.● ‘혈당 스파이크’ 정복하려면 식후 급격한 혈당 변동을 ‘혈당 스파이크’라고 한다. 요즘 이 혈당 스파이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별다른 증상 없이 몸을 망치는 당뇨의 전조 증상 격이기 때문이다. 보통 당뇨병이 없는 사람이 식후 50mg/dL 이상 혈당이 오를 때를 지칭한다. 혈당 스파이크가 오면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되면서 혈당이 뚝 떨어진다. 이때 몸이 나른해지고 졸린다. 이런 증상이 자주 반복되면 당뇨병이 시작된다. 한국인이 일상적으로 먹는 식품 중 혈당을 가장 빠르게 높이는 음식은 찹쌀밥이다. 흰쌀밥, 보리밥, 라면 등도 소화가 빠르고 단시간에 혈당을 올린다. 케이크, 아이스크림 등 단순당도 혈당을 바로 올린다. 과일을 착즙하거나 믹서에 간 주스나 스무디도 좋지 않다. 달달한 음식을 못 먹는 스트레스로 너무 힘들다면 식후에 조금만 먹도록 한다. 인공 감미료로 단맛을 내는 ‘제로 푸드’는 더 강한 단맛을 찾게 하므로 권장하지 않는다. 혈당 조절이 어렵다면 식후 간단 운동을 습관화해야 한다. 10분 산책과 계단 오르기만 해도 효과가 있다. 하루 탄수화물 섭취량은 전체 열량의 55∼65% 수준으로 유지하면 좋다. 먹는 순서도 중요하다. 탄수화물보다 채소나 단백질을 먼저 먹어야 한다. 채소와 단백질이 탄수화물 흡수율을 낮추면서 혈당 스파이크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네일아트 손발톱 손상 ‘빨간불’여름이 되면 손발톱이 평소보다 더 혹사당한다. 네일아트나 페디큐어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조갑이라고 불리는 손발톱은 손가락·발가락 끝에 붙은 반투명의 케라틴 판이다. 몸체 부분인 조갑판, 손톱 끝 가장자리인 손발톱 끝 아래 허물, 손톱을 둘러싼 피부인 근위부 조갑주름 등으로 구성된다. 단순해 보이지만 복잡한 구조로 이뤄진 피부 부속물로, 외부 환경에 따라 건강이 악화되기도 한다. 쉴틈 없이 네일아트를 자주 받으면 손톱이 쉽게 구부러지고 깨지는 조갑연화증이 나타날 수 있다. 손발톱이 자라는 부위인 바탕 질이 망가지면서 생긴다. 물에 많이 닿거나 화학약품을 자주 접하면 쉽게 걸린다. 손톱을 물어뜯는 행위도 원인 중 하나다. 네일아트나 페디큐어는 손발톱 판을 갈아낸 뒤 매니큐어를 바른다. 손발톱 주변의 굳은살인 큐티클도 말끔히 떼어낸다. 젤 네일은 특히 자외선 램프를 사용해 매니큐어를 굳힌다. 이 과정에서 손톱 건강이 쉽게 무너진다. 손톱은 보통 전체를 기르는데 6개월, 발톱은 1년 반가량 걸린다. 네일아트 후에는 최소 1∼2주 기간 회복 기간을 가지며 손실된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물에 오래 닿거나 손톱을 뜯는 등 자극을 최소화하고 보습제를 수시로 바른다. 손상히 심할 때는 전문가와 상의해 영양제로 손발톱 구성 성분을 보충해야 한다. QR코드를 스캔하면 21일 채널A에서 방송된 브레인 아카데미 ‘역사편’을 볼 수 있습니다. ‘건강편’은 28일 오후 10시 방송됩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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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폴, 신규 앰배서더로 배우 주지훈 선정… ‘서울 클래식’ 표현할 적임자

    삼성물산 패션부문 클래식 캐주얼 브랜드 빈폴이 배우 주지훈을 새 홍보대사로 선정했다. 빈폴은 주지훈과 함께 촬영한 젠틀테크 시리즈와 주요 신상품 화보도 공개했다.빈폴은 주지훈이 브랜드 테마인 ‘서울 클래식(Seoul Classic)’과 빈폴의 새로운 매력을 알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주지훈은 최근 영화, 드라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넘나들며 K컬처를 대표하는 스타로 자리매김했다.지난해 말 방영된 로맨스 드라마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와 올해 초 방영된 메디컬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등에서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이며 데뷔 20년차에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주지훈은 올 하반기 빈폴 화보, 홍보 영상, 마케팅 활동 등을 통해 브랜드 매력을 알려나갈 예정이다.빈폴은 주지훈과 협업한 젠틀테크 시리즈 화보도 공개했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젠틀테크 시리즈는 더운 날씨에도 쾌적한 느낌을 주는 소재를 적용했다. 일상복과 비지니스 복장으로 동시에 활용 가능한 셋업 상품들로 구성돼 있다. 젠틀테크 시리즈는 올해 새로운 소재를 선보였다. 지난해보다 밀도가 높으면서도 중량은 가벼운 소재를 적용해 청량감, 실용성, 고급스러움을 모두 챙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빈폴은 신상품을 스타일링한 화보도 공개했다. 주지훈은 화보에서 데님, 옥스포드 셔츠 등으로 일상의 여유와 자연스러운 멋을 담아냈다. 빈폴의 젠틀테크 시리즈를 비롯한 신상품은 전국 빈폴 매장과 삼성물산 패션부문 온라인몰인 SSF샵에서 만나볼 수 있다.삼성물산 패션부문 빈폴사업부장 원은경 상무는 “빈폴이 지향하는 서울의 라이프스타일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새로운 앰배서더들과 지속적으로 협업해 나갈 계획이다”라며 “고객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브랜드의 생명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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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리, 예술제, 고양이, 도깨비…일본 섬마을 한바퀴 하실래요?

    여행에 진심이어도 버킷 여행지 발굴은 쉽지 않다. 8할이 훌륭해도 2할이 부족하면 자격이 있으려나 싶다. 지난 6월 일본에선 예기치 않게 보물 같은 여행지를 ‘건졌다’. 일본 여행이라곤 도쿄 오사카 삿포로 같은 도시 경험이 전부. 유행하는 일본 소도시 여행을 건너뛰고 떠난 ‘예술 섬 여행’이 단숨에 인생 여행 목록에 올랐다. 일본에서 네 번째로 큰 시코쿠 섬 가가와현 세토 내해의 오기지마(男木島)와 메기지마(女木島) 얘기다.>> 자연에 예술 더하니 섬 매력 UP세토 내해는 일본의 지중해라 불린다. 크고 작은 섬 약 3000개를 품은 데다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2010년부터 이곳에선 3년마다 ‘세토우치 예술제’가 열리고 있다. 섬과 인근 연안 17곳에서 100여 일간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섬 여행과 예술 작품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매력에 이 예술제는 국제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예술제 기간엔 페리를 타고 섬과 섬을 오가는 국내외 관광객들로 온 섬이 들썩인다. 총 누적 관람객은 약 370만 명. 여섯 번째를 맞은 올해 예술제는 5, 8, 11월에 열린다.예술제 무대로 가장 잘 알려진 섬은 나오시마(直島)와 데시마(豊島)다. 예술제의 씨앗을 처음 틔운 나오시마는 ‘베네세 하우스 뮤지엄’으로 세계적 관광지가 됐다. 데시마 역시 2010년 단 하나의 작품(나이토 레이(内藤礼)의 ‘모형(母型)’)만 전시하는 데시마미술관으로 이름을 알렸다.오기지마와 메기지마는 유명세가 덜하다. 나오시마·데시마에 비해 섬 크기가 작고 자체 미술관도 없다. 자연히 정해진 기간 안에 예술제를 둘러보는 경우 후 순위로 밀리곤 한다. 하지만 최근엔 입소문을 타고 두 섬을 찾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두 섬으로 향하는 페리는 다카마쓰(高松) 항에서 출발한다. 다카마쓰는 가가와현의 현청이 있는 세토 내해의 중심 도시다. 예술제의 도시여서일까. 거리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항 근처로 가니 상설 전시물도 눈에 띈다. 도시의 랜드마크 ‘Liminal Air-core’, 지붕의 곡선이 인상적인 ‘가가와 현립 아리나’ 등이다. 페리 외관마저 하나의 작품 같다. 붉은 색동옷을 입은 듯하다.예술제 기간이 아니지만 페리는 거의 꽉 찼다. 국내 여행객들 사이로 외국인 관광객이 더러 섞여 있다. 페리를 타고 달리길 40분, 저 멀리 오기지마가 보인다. 연청색, 연회색, 연갈색, 연녹색…. 빛바랜 옛 가옥 지붕들이 섬의 능선을 따라 정갈하게 엎드려 있다. 우아한 마을을 배경으로 눈에 익은 건물이 방문객들을 맞는다. 상설 전시작인 ‘오기지마의 혼’이다.오기지마의 혼을 한 바퀴 돌아본다. 가까이서 보니 조개 모양의 하얀 지붕에 각국의 언어가 새겨져 있다. 알아도 좋고 몰라도 문제없다는 다독임일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언어, 분별 가능한 언어, 그리고 낯선 언어들이 뒤섞인 모양이 묘한 위안을 준다.몇 발자국 더 걸음 하니 커다란 항아리가 보인다. 작품명은 ‘다코쓰보루’. 섬 전통인 문어잡이 항아리를 형상화했다. 섬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백하게 표현해 장난스럽지만 가볍지 않다. 밤바다에 돌멩이를 엇비슷하게 던지면 물결이 반짝이던 추억, 방파제 넘어 밀려오던 갯강구 떼에 기겁하던 기억…. 바다에 얽힌 이야기들이 하나둘 달려 나온다.노아의 방주에서 착상을 얻은 ‘걷는 방주’를 지나 언덕 지형의 섬마을로 향한다. 좁다란 골목 양옆에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오솔길을 오르다 보니 고양이가 자꾸 눈에 띈다. 고양이 벽화, 고양이 모형, 고양이 인형…. 어느 순간 섬마을 고양이들이 와서 다리에 얼굴을 비빈다. 고양이가 많은 ‘고양이 섬’ 출신답게 낯가림이 전혀 없다.이 섬에선 ‘작품’만 작품인 건 아니다. 아기자기한 민박집, 들꽃, 벽화, 고양이 소품을 허겁지겁 눈에 집어 담다 보니 어느새 정상이다. 벽화 옆 낡은 벤치. 굽은 등의 어르신이 한참을 미동 없이 앉아 있다. 그의 눈길 끝을 따라가니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가 있다. 그 풍경이 넋을 빼가니 잡념이 걷힌다.>> 버려진 섬에서 세계적 예술 무대로오기지마와 페리로 20분 거리에 있는 메기지마는 도깨비 관련 설화를 품은 섬이다. 입구부터 도깨비 조각물이 관람객들을 반긴다. 약 200마리의 갈매기 떼도 환영을 거든다. 바람의 흐름에 따라 방향을 바꾸는 작품 ‘갈매기 주차장’이다. 조금 걸어가니 돛을 단 그랜드 피아노가 보인다. 피아노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파도 소리와 호응하는 작품 ‘20세기의 회상’이다.메기지마엔 관광 명소가 있다. 100여 년 전 발견된 오니가시마 대동굴, 일명 도깨비 동굴이다. 동굴까지 도보로 가도 되고 버스를 탈 수도 있다. 날씨가 30도를 웃돌아 버스를 타기로 한다. 서늘한 동굴에 들어서자마자 도깨비 전설의 주인공인 모모타로와 도깨비 조형물들이 방문객들을 반긴다. 곳곳에는 가가와현 중학생 3000명이 만든 도깨비 기와가 널려 있다. ‘도깨비 기와 프로젝트2’다.예술제는 두 섬을 비롯한 일대 섬들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이 일대 섬들은 폐허에 가까웠다. 불법 투기한 산업 폐기물과 정련소에서 배출한 유해물질로 몸살을 앓았다. 변화는 한 출판기업의 메세나사업으로 시작됐다. 후쿠타케 소이치로(福武總一郎) 베네세 홀딩스 명예고문이 1990년 버려진 섬에 예술을 심기 시작, 2010년 세토우치 국제예술제를 선보였다.방치된 섬을 되살린 전략은 ‘있는 것에 가치를 더하다’였다. 자연에 작품을 더해 매력을 높이고, 빈집을 개조해 전시장이나 레스토랑으로 활용했다. 화룡점정은 사람이다. 고령자가 대부분인 지역 주민이 예술제 주축이다. 행사를 기획하고 전시 해설을 하고 봉사를 도맡는다. 그 결과 섬도, 섬 주민도 활력을 되찾았다. 히치하라 토키코 세토우치 국제 예술제 담당은 “아티스트와 지역 주민, 봉사자들이 함께 모여 예술제를 준비하는 1000일이란 기간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미소라는 작품도 꼭 느껴봤으면 한다”고 했다.글·사진 가가와=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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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투자증권, 상반기 순이익 1조원 돌파…증권업계 최초

    한국투자증권(사장 김성환)이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 원을 넘어서며 업계 최초로 ‘반기 1조 클럽’을 달성했다. 증권사들이 연간 1조 원 이상의 순이익 거둔 사례는 있지만, 반기 만에 이익 규모가 1조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한국투자증권은 14일 공시에서 2025년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1조25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2%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8.1% 증가한 1조1479억 원으로 집계됐다.1분기 518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에는 629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견고한 이익 체력을 재차 보여줬다. 각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과 자본 운용 중심의 수익 기반이 맞물리며 실적 향상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비대면 주식거래 수요 증가에 맞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고도화로 위탁매매 관련 수익이 확대됐다. 자산관리 부문은 글로벌 특화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개인 고객 금융상품 잔고가 연초 67조7000억 원에서 6월 말 기준 76조1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기업금융 부문 역시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채권 인수 등 전통 기업은행(IB) 영역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올렸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수익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다양한 사업 부문이 조화를 이루며 실질적인 수익 성장을 달성했다”라며 “앞으로도 창의적 업무 혁신을 이어가 글로벌 투자은행 수준의 안정적이고 성장성 있는 수익 구조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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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산골 마을에서 쓰레기를 생각하다

    “비누도 커피도 차도 마실 만큼만, 쓸 만큼만 덜어 가세요.”“∼할 만큼만”. 일본 도쿠시마현 가미카쓰 마을의 ‘제로 웨이스트 호텔 와이(WHY)’에 도착한 이후 가장 많이 들은 얘기다. 지난 6월 첩첩산중을 달려 이곳에 닿았다. 면적 88%가 산지인 인구 1300명의 작은 마을에 재생·환경·건축에 관심 있는 이들이 찾아오는 성지가 있다. 제로웨이스트 센터(마을 분리수거 센터)와 호텔 와이다.센터와 호텔은 한 건물에 있다. “건물을 자세히 뜯어 보라”는 호텔측 안내에 눈을 크게 뜨고 살폈다. 버려진 창문으로 외벽을 만들고 못 쓰는 쇳조각으로 건물을 꾸몄다. 객실 러그는 청바지를 이어붙여 만들었다. 주민들의 기증품을 전시해둔 ‘크루크루 숍’도 있다. 2020년 5월 오픈한 호텔은 주민들에게 얻은 물품을 재활용해 건축했다고 한다.체크인을 하니 쓰레기 바구니를 줬다. 모두 6종류다. 커피와 차는 마실 만큼만 담았다. 친환경 비누도 쓸 만큼만 잘랐다. 숙박객들은 다음 날 오전 10시 쓰레기를 직접 분별해야 한다고 했다. 쓰레기를 되도록 적게 만들어야겠다 싶었다. 먹는 것도 최소화하고 먹거리도 조금만 샀다. 물병, 과자봉지, 비타민 포장지, 일회용 치약, 휴지…. 그래도 꽤 많은 쓰레기가 나왔다. 커피와 차는 다 못 마시고 남았다.가미카쓰 마을의 재활용 움직임은 1994년 시작됐다. 당시 쓰레기 소각로가 포화상태가 되면서 다이옥신이 검출돼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가 불거졌다. 태우지 못한 쓰레기더미가 쌓여갔다. 돌파구를 찾던 마을은 2003년 제로웨이스트를 선언했다. 마을 단위로는 최초였다. 2020년까지 쓰레기 소각 ‘제로’를 목표로 내걸었다.마을 주민은 모두 센터로 와서 쓰레기를 45가지로 나눠 버리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집에서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는 번거로움에 반발도 컸다. 지금은 재활용율이 80%가 넘는다. 대부분 주민들은 차를 몰고 쓰레기를 버리러 온다. 30분 거리에 사는 주민도 있다. 고령자가 대부분인데 힘들지 않을까.“센터에 상주하는 직원이 있어요. 거동이 힘들거나 쓰레기 크기가 큰 경우엔 직접 가지러 갑니다.” 각 분리수거함 옆에는 ‘쓰레기 정보’가 적혀 있다. 처분 비용, 발생 수익, 최종 목적지 등이다. 특정 쓰레기는 다른 지역에 판매돼 마을에 수익을 안기기도 한다.센터와 호텔 건물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물음표’ 모양이다. 호텔을 떠나며 물음표가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간 왜 이토록 많은 쓰레기를 만들었을까. 쓰레기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제로웨이스트 정책이 지역 브랜드화에 성공하면서 마을을 찾는 관광객도 늘었다. 센터 관계자는 “재생과 환경을 잘 모르는 이들도 이곳을 방문한 이후 ‘쓰레기 덕후’가 되곤 한다”라고 귀띔했다.글·사진 도쿠시마=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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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기술-스마트 교구로 발달장애 조기 치료 효과 높인다”

    3일 오전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사회공헌 공모 프로젝트인 ‘아이마음 탐사대’ 1차 심사가 열렸다. 프로젝트는 발달장애·지연 아동에게 조기 개입하는 솔루션을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대해상이 세브란스병원(천근아 소아정신과 교수),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임팩트스퀘어와 함께 추진하고 있다. 3년간 총사업 투자액은 150억 원. 선정된 팀은 3년간 성과에 따라 단계별 지원을 받게 된다. 심사에 참여한 김현철 연세대 의대 교수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언어치료 보조 도구, 스마트 교구, 뇌에 전기 자극을 주는 경두개 자기자극술(TMS)까지 다양한 솔루션이 접수됐다”며 “과학적 근거와 실현 가능성을 토대로 사회적 임팩트를 창출할 잠재력을 가진 팀을 선발했다”고 했다. 우리나라 발달장애 등록 아동은 연간 2만 명. 발달장애 이전 단계를 아우르는 발달지연 아동은 전체 아동의 15% 내외로 추산된다. 국내 18세 미만 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발달 문제를 지닌 아동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조기 개입’이란 발달지연 단계부터 개입해 치료 효과를 높인다는 개념이다. 발달장애는 골든타임이 특히 중요하다. 의학계에 따르면 3세 이전에 치료를 시작하면 효과가 크지만 6세 이후엔 개선 속도가 더디다. 9세 이후엔 확률이 더 떨어진다. 하지만 현실은 매 단계가 ‘허들’이다. 우선 초보 부모는 발달 정도를 정확히 판별하기 쉽지 않다. 한데 영유아 건강검진은 언어·정신적 발달에 대한 정밀평가는 하지 않고 있다. 진단 예약은 하늘의 별 따기다. 전국의 영유아 발달 평가 의료기관은 397곳. 그조차 수도권에 몰려 있어 지방은 예약이 더 어렵다. 비용 부담으로 꾸준한 치료도 쉽지 않다. 설상가상 부모들의 걱정을 돈벌이로 악용하는 불법 브로커 조직과 그와 연계한 사무장 병원들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정상 범위 아동을 발달지연으로 진단해 치료를 가장한 수영·미술 같은 교육을 진행하는 식이다. 그러는 사이 정작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은 뒷전으로 밀려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최은희 건강보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보 수집→진단→치료’의 각 단계가 연결되지 않아 부모들이 조기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선진국들처럼 정부가 각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제공해 ‘조기 발견→집중 개입→자립’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공적 보장은 아쉬운 부분이 많다. 바우처는 소득, 연령, 등록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금액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가족들은 극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에 돌봄 문제까지 겹치면서 가정이 흔들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번 프로젝트 운영위원장을 맡은 천근아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현재의 시스템이나 서비스가 모든 아이들의 고유한 특성과 필요를 완벽히 반영하기에는 여러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며 “발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넘어서는 새롭고 혁신적인 접근이 절실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골자는 △지역협력의료기관 및 행동발달센터 건립 △18·36개월 영유아 검진 법제화 △언어 치료와 응용행동분석(ABA) 건강보험 적용 등이다. 박양동 대한소아청소년행동발달증진학회 이사장(서울패밀리병원 원장)은 “미국, 독일, 일본 등은 정부가 치료 비용의 60∼80%를 책임지고 있다”며 “한국도 언어 치료 등 항목을 급여화해야 한다”고 했다. 민간에서도 노력하고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발굴한 혁신 아이디어와 프로그램 등을 통해 발달지연 아동과 부모, 더불어 사회와 정책까지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다”며 “아이마음 탐사대가 그 첫걸음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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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툰-영화… 청소년 ADHD ‘눈높이 치료’로 접근해야[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법]

    초등학교 때까진 공부도 곧잘 하던 아들이었다. 다소 덜렁대도 남자아이의 특성이려니 했다. 학교·학원에서 부정적 피드백을 받은 적도 없다. 그런데 지난해부터는 ‘트러블 메이커’가 됐다. 친구와 수시로 다투고 교사가 말리면 반말로 반발했다. 올해 들어 상황은 더 나빠졌다. 훈육하면 욕설을 내뱉고 가출까지 시도했다. 사춘기 반항쯤으로 여기며 지켜보길 1년 반. 생활과 학습은 물론 정서까지 무너졌다. 중학교 2학년인 김 군은 최근에야 병원을 방문했다. 김붕년 서울대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내렸다. 부모는 가슴이 철렁했다. 너무 늦지 않았나 싶어 불안했다. 치료는 난항이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가 치료를 거부하고 있다.● 치료 난도 높은 청소년 ADHDADHD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관련 정보가 넘쳐나고 자가진단 도구도 대중화됐다. 의학계에선 특히 청소년기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한다. ADHD를 진단받은 어린이의 70%는 청소년기까지 증상이 이어진다. 이 중 50~65%는 성인이 돼서도 증상을 겪는다. 청소년기는 성인 ADHD로 가느냐 마느냐를 결정짓는 길목인 셈이다.중요한 시기지만 치료는 더 어렵다. 초등학교 때까지 ADHD 치료는 경과가 좋은 편이다. 아동기까지는 보통 부모의 의견에 순응한다. 저학년은 적극적으로 치료에 참여하고 고학년도 도움을 거부하진 않는다. 청소년기는 다르다. 사춘기에는 전두엽 발달이 급진전한다. 평소보다 충동성이 배가되고 감정이 널뛴다. 의심과 의문이 커지면서 수시로 부모에 반항한다.ADHD 청소년의 사춘기는 더 가혹하다. 이 시기 또래 관계는 복잡해지고 학습 내용도 어려워진다. 아동기에 수월하게 지나가던 일들이 전부 ‘허들’로 바뀐다. 모든 것의 난도가 높아지니 학교에서는 적응문제가 자주 터진다. 이로 인한 불안, 우울, 폭력, 중독 등 정서 문제도 덩달아 커진다.실제 동반되는 증상은 청소년기 이후 본격적으로 불거진다. 의학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ADHD 진단 청소년은 일반 청소년 대비 자살 의도를 가질 확률이 6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ADHD 아동은 욕구를 인정받지 못한 경험이 많아 내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라며 “오랜 분노와 절망 등이 사춘기에 극단적 행동으로 표출되기도 한다”고 했다.● 조기 발견-적기치료 중요ADHD는 적기를 놓치면 치료가 더 어려워진다. 그만큼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주요 증상은 △과잉행동 △충동성 △주의력 결핍 등 3가지다. 이 부분을 면밀하게 살피되 학교·학원의 부정적 피드백이 있다면 바로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게 좋다.문제는 과잉행동이 동반되지 않은 주의력결핍장애(ADD), 일명 ‘조용한 ADHD’다. 이들은 겉으론 증상이 없지만 끊임없이 다른 생각을 한다. 행동 전환이 느리고 지시수행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의욕 레벨’도 낮은 편이다. 어떤 활동에도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면 검사해보는 게 좋다.ADD는 감정·행동 표현이 적은 여학생이 많다. 부정적 피드백이 거의 없어 알아채기 어렵다. ADHD와 달리 보통 초등학교 3, 4학년 이후에 발견한다. 김 교수는 “ADD는 학습 난도가 높아지는 초등학교 중고학년 이후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초등 저학년까지 지능으로 집중력 부족을 메우다가 고학년 이후 병원을 찾기도 한다”라고 했다.너무 이른 발견은 의미가 없다. 4~6세 진단은 특히 신중해야 한다. 이 시기엔 운동 감각을 조절하는 대뇌 피질이 빠르게 자란다. 아이는 활동량이 많아지고 충동성을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특징이 엄격한 교육환경을 만나 부적응을 겪으면 아이가 산만해 보일 수 있다. 김 교수는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반응을 ADHD로 착각하면 안 된다”며 “부모의 그런 오해는 자녀의 또 다른 정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정확한 진단은 보통 만 7세 이후에 가능하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행동 패턴, 학습 태도, 관계 형성 방식 등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아이의 특성과 기질도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병원 쇼핑’을 다니며 재검사를 받는 것은 좋지 않다. 검사를 반복할수록 결과의 신뢰도가 떨어진다.● 3분의 1은 극적 호전ADHD 진단 청소년의 치료 경과는 양극단으로 나뉜다. 3분의 1은 극적으로 호전된다. 약물치료를 종료하는 경우도 많다. 전전두엽의 왕성한 발달 시기와 맞물려 치료 효과가 배가되기 때문이다. 경과가 좋은 환자들은 몇 가지 공통점을 보인다. △공격성·중독·우울 등 공존 병리가 없고 △충동 조절과 관련된 문제가 적으며 △인지능력이 좋은 편이다. 김 교수는 “전반적인 생각의 조직화 능력이나 학습 이해능력이 좋고 공존 병리가 없는 경우 약물치료의 효과가 뚜렷한 편”이라고 했다.나머지 3분의 2는 치료 속도가 더디다. 사춘기 이후엔 치료에 쉽게 협조하지 않는다. 공존 병리로 인해 자존감이 저하된 상태에선 병원을 거부하기도 한다. 수년간 자녀와 갈등을 반복하다 치료를 접는 경우도 있다. 김 교수는 “이 시기의 치료 경과에 따라 성인 ADHD로 고착될 가능성이 결정되므로 치료를 포기해선 안 된다”라며 “자녀가 좋아하는 웹툰 등으로 설득해 성공적으로 치료를 끝낸 사례가 있다”고 당부했다.설득의 핵심은 ‘이해’와 ‘참여’다. 사춘기에는 부모가 자신의 욕구를 존중해주길 강하게 원한다. 존중의 핵심은 소통 방식이다. 가장 조심할 부분은 가치판단이다. 이 시기 자녀들은 예술 운동 게임 등에 쉽게 빠진다. 이때 부모가 무턱대고 부정적 반응을 보이면 아이는 부당한 평가를 받았다고 느낀다. 마음의 거리가 생기면 치료를 시작할 기회의 문이 닫힌다.김 교수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아이를 통제해선 안 된다. 청소년기를 이해한다는 것은 부모가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해가는 과정”이라며 “아이의 세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다 보면 정서적 친밀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학교 현장에서 배려 필요ADHD 치료는 크게 △인지행동 치료 △사회기술 훈련 △약물 치료로 나뉜다. 뇌 자극 치료(TMS, tDCS), 뉴로피드백, 앱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 등도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되진 않았다.인지행동 치료에서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일상 속에서 동기를 북돋워 주고, 시간 관리를 돕고, 보상을 통해 행동을 조절하는 식이다. 다만 청소년기에는 보상 활용은 지양하는 게 좋다. 자녀의 주도성을 존중하며 친밀도를 높이는 쪽이 더 효과적이다.사회기술 훈련은 상황에 맞게 반응하는 능력을 기르는 과정이다. ADHD 아동은 욕구가 앞서고 상황을 통제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 행동이 반복되면 눈치 없는 아이라는 오해를 사기 쉽다. 전문기관이나 부모는 상황별 대인관계 기술을 교육해 이런 부분을 고치도록 돕는다.해외에서는 보통 학교, 전문기관, 부모 3각 네트워킹으로 치료한다. 한국에서는 이런 협업이 쉽지 않다. 김 교수는 “ADHD는 교육과 치료가 함께 가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선 현실적으로 교사가 훈육에 적극 나서기 어려운 구조라 아쉬운 상황”이라고 했다.약물 치료는 전두엽 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서울대 ADHD 클리닉이 2000년대 초부터 최근까지 7~14세 아동을 조사한 결과, 약물치료를 받은 아동의 전두엽에서 기능적·구조적 향상이 관찰됐다.‘문예체’도 중요하다. 문화·예술·체육은 치료가 아닌 교육의 영역이다. 하지만 꾸준히 이어가다 보면 치료 못지않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에 몰입하는 동안 정서가 안정된다. 동기가 생기면 의욕도 살아난다.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주의력 향상으로 이어진다.김 교수는 “ADHD 아이들 중에는 에너지와 창의성이 뛰어난 경우가 많다”며 “시험 시간을 더 주거나 공간적으로 조금만 배려해도 이들이 잠재력을 훨씬 더 잘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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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감미디어 인재 양성의 거점 ‘실감미디어 컨소시엄’

    실감미디어는 사용자의 오감과 감정 정보를 활용해 경험자가 느끼는 몰입감과 현장감을 극대화하는 차세대 미디어 기술이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메타버스 등의 분야를 포함한다. 건국대를 중심으로 경희대, 계명대, 계원예술대, 배재대, 전주대, 중앙대로 구성된 실감미디어 컨소시엄은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사업의 일환으로, 국내 실감미디어 산업의 인재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콘텐츠 산업을 이끌 핵심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컨소시엄은 지역-산업-대학을 연결하는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창업과 비즈니스 역량에 기반한 기술과 콘텐츠 융합 교육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특히, 실감미디어 전용 창의공간인 ‘X-Space’를 각 대학에 구축하여 메타버스, XR(확장현실), 인터랙션 기술을 온/오프라인으로 연계하여 학습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한다. X-Space는 학생들이 언제든 다양한 고가의 실감장비를 활용하여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열린 현실/가상 융합 공간으로 다양한 7개 대학이 연결되어 융합된 경험을 제공한다. 이를 활용하여 지금까지 총 1만4000여명의 학생이 180건 이상의 프로젝트 성과를 창출하고, 42건 이상의 창업 성과를 도출하였다. 이와 함께 교육과정을 모듈화하여 탄력적 이수체계를 마련하고, 리빙랩에 기반한 프로젝트 기반 지산학 협력 및 글로벌 대학과의 협력을 통한 글로벌 창업프로그램 등 첨단 기술에 기반한 혁신적 교육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론 중심 교육에서 탈피하여 ‘문제 해결형·참여형·성과 창출형’ 인재 양성을 지향한다. 대표적 사례로는 지역사회 기반 실감 콘텐츠 개발인 ‘2025 하계 계절학기 PBL 공동 수업’(군산시와 섬진흥원, 한국관광공사 협업, 학생 78명, 담당교수 및 운영진 15명, 전문가 15명 등 총 108명 참여, 15팀 30건 프로젝트 수행 및 전시), 산업체 연계 PBL을 통한 ‘마이크로디그리 EXPO’, ’실감형 문화관광 지산학 얼라이언스‘ 구축 등이 있다. 교과의 측면에서는 ‘실감미디어기획’, ‘실감미디어기술’, ‘실감미디어디자인’, ‘실감미디어비즈니스’, ‘로컬문화실감미디어’ 마이크로디그리 등 전공 심화 교과 외에도, 다양한 학문 분야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실감미디어 펀더멘털’ 마이크로디그리와 같은 융합교과 등 총 33개의 마이크로디그리와 150개의 표준 교과목을 운영 중이다. 모든 교과는 실제 기업 과제 수행 중심으로 설계되며, X-Space를 활용한 실습이 필수적으로 연계된다. 참여 학생들은 ‘교과와 비교과, 현장 프로젝트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실무 능력이 향상됐다’고 평가한다. 특히 실감미디어 전용 공간인 X-Space에서의 장비 활용 경험과 현장감 있는 교육이 진로 설계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인턴 연계, 공동 프로젝트, 채용형 과제 등 실질적인 협력 사례가 다수 창출되고 있어, 산학 간 WIN-WIN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김형석 단장(주관대학사업단장, 건국대)은 “학생들이 기존 전공에 플러스가 되는 새로운 역량을 마이크로디그리와 리빙랩의 혁신적 교육 과정으로 획득하고, 기술과 창의력을 함께 키우는 과정을 통해 신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고 전했다. 실감미디어 컨소시엄은 앞으로도 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신기술과 융합한 기술기반 혁신 교육을 확대하며, 지역 및 산업 수요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교육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실감미디어 산업을 선도할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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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영상대, 국내 대학 최초 웹 드라마 ‘벌크업’ 제작-웨이브(Wavve)에서 방영

    한국영상대(총장 유주현)가 단독으로 직접 기획·제작한 웹드라마 ‘벌크업’이 이번달 25일부터 국내 대표 OTT 플랫폼인 웨이브(Wavve)를 통해 단독 스트리밍됐다. 대학이 단독으로 제작한 작품이 OTT 시장에서 스트리밍까지 이어진 작품은 국내 최초다.‘벌크업’은 20대 청춘 남녀가 헬스장을 배경으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시리즈물이다. 스토리의 참신함과 탄탄한 연출력으로 공개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특히 이번 작품은 한국영상대의 차별화된 콘텐츠 제작 지원 시스템인 ‘제작단지형 캠퍼스’와 실무 중심 교육의 대표 사례로 기획부터 촬영, 후반 작업까지 전 과정에 교수진과 재학생이 직접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이번 웹드라마는 영상 연출과 이정우 교수와 김기용 교수가 기획 및 총괄 프로듀싱을 맡고, 5개의 학과가 총동원돼 교수 10명과 재학생 약 50명이 제작에 참여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콘텐츠 제작 전 과정을 ‘원스톱 프로덕션 파이프라인(One-Stop Production Pipeline)’으로 통합했다. 기획·연출부터 촬영, 편집, 후반 작업, 음향 디자인까지 유기적인 프로세스로 운영했다. 교육과 산업을 연계하는 실질적인 결과물을 창출하며 콘텐츠 품질 확보는 물론 학생들의 현장 실무 경험도 동시에 챙긴 것이다.이번 성과는 한국영상대가 방송영상 특성화 대학으로 꾸준히 쌓아온 제작 실적의 연장선에 있다. 학생 설계 중심의 콘텐츠형 교육과정, 이른바 ‘COR:E(역량기반 교육과정)’이 핵심이다. COR:E는 ▲전공역량(Capability) ▲직무역량(Occupation) ▲융합역량(Resilience)▲교육설계(Educational design)라는 네 가지 축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직무역량을 중심으로 콘텐츠 제작의 실질적인 기술과 감각을 익히도록 하고 있다. COR:E는 단순히 실습에 그치지 않고, 학과 커리큘럼 전체가 하나의 제작 프로세스로 연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교육과정은 연출-촬영-편집-음향으로 이어지는 콘텐츠 제작의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학생들이 실무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직무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이처럼 한국영상대는 잘 짜인 교육과정을 통해 대학 자체적으로 꾸준히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2017년에는 대학 최초로 지상파 방송 EBS를 통해 3.1절 특집 다큐멘터리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송출했으며, 이후 학생이 제작한 장편 영화 3∼4편이 극장에 개봉되는 등 이례적인 성과를 기록한 바 있다. 또한 교수와 학생이 협력해 제작한 작품들은 LINC(링크) 사업을 통해 꾸준히 발표되고 있으며, 세종시 건설기록영상을 비롯해 기업 홍보 영상, 스포츠 중계 등 지역과 연계해 다양한 비즈니스 콘텐츠도 다수 제작해 왔다.유주현 총장은 “ ‘벌크업’은 단순한 작품이 아닌, 대학이 직접 기획한 전문 콘텐츠로서 교육과 제작이 자연스럽게 융합된 결과물”이라며 “고퀄리티의 작품을 만드신 교수진과 학생들에게 감사하며 앞으로도 콘텐츠 중심 대학으로의 도약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전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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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인력공단, 中企 공정채용 교육 강화로 채용문화 개선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매년 중소·중견기업 대상 ‘공정채용 기업 교육’ 사업을 실시해 채용 시장의 공정성을 강화하고 있다. 공단은 공정채용이 기업 문화로 정착할 수 있도록 최고경영자(CEO), 인사 담당자, 평가위원 등을 대상으로 연 200회 맞춤형 교육을 하고 있다. 공정채용이란 채용 과정에서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능력 중심으로 지원자를 평가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채용을 뜻한다. 교육은 △CEO 및 임원 △인사 담당자 △채용시험 평가위원을 대상으로 한다. CEO 교육은 공정채용의 필요성과 최신 인사 및 채용 트렌드 등을 다뤄 CEO 간 공감대를 형성하고 우수 사례를 공유한다. 인사 담당자 교육은 직무 분석과 공정채용 제도 설계 방식, 인사 담당자가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실무 기법 등을 제시한다. 인사 담당자들이 이론과 실무를 겸비할 수 있도록 온라인(이론)과 오프라인(실습) 교육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평가위원 교육은 채용시험에서 평가위원이 가져야 할 기술과 소양을 교육한다. 평가 시 유의사항과 평가 방법을 교육한 뒤 모의 면접을 실습한다. 기업과 지원자의 반응은 모두 긍정적이다. 2024년 공정채용 우수기업 어워즈에서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상을 수상한 ㈜어센트코리아의 김상완 프로는 “면접 전 제출받은 회사와 직무에 관한 에세이를 바탕으로 구조화 면접을 진행했다. 그 결과 우수 인재의 밀도가 높아졌다”며 “공정채용이 기업과 구직자의 애로를 해소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한 ㈜태웅로직스의 신입사원 조성규 씨는 “직무기술서 내용과 면접에서의 질문이 현업에서 그대로 진행되어 업무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했다. 2023년 공정채용을 도입해 채용한 151개 기업은 기존 방식을 유지했던 기업들에 비해 조기 퇴사율이 5.4%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우영 공단 이사장은 “공정채용은 시대정신인 ‘공정과 상식’을 기반으로 하는 우리 사회의 DNA가 돼야 한다. 많은 기업이 교육을 통해 자사의 인사 채용 제도를 효과적으로 개선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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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들 놀이동산으로 초대합니다[이설 기자의 아트로드]

    ‘에코 여행’은 환경에 책임을 다하는 여행을 뜻한다.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여행자에게 유의미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취지도 있다. 일본은 ‘해외’란 단어를 붙이기 무색할 만큼 친숙한 여행지가 됐다. 하지만 ‘일본 에코 여행’은 낯설다. 기존 식도락, 쇼핑 천국, 자연경관 같은 매력에 지속 가능성이란 가치를 더한 일본 여행지 3곳을 다녀왔다.● 버려진 섬에서 세계인 놀이터로 일본 오사카만 인공 섬 ‘유메시마’. 습기가 훅 끼치던 오사카 시내와 달리 바람이 청량하다. 도심에서 멀지 않은데 다른 공간에 온 것 같다. 이곳에선 10월 13일까지 ‘오사카 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가 열리고 있다. 산업폐기물 매립지였던 섬이 박람회 터로 선정된 이유가 있다. 오사카 엑스포 주제는 ‘생명이 빛나는 미래 사회 디자인’. 버려진 섬을 되살려낸 유메시마야말로 생명과 지속 가능성이란 메시지를 전할 최적의 공간인 셈이다.박람회장에 들어서니 발길도 마음도 우왕좌왕이다. 지도로 가늠한 것보다 훨씬 광활하다. 연면적 155ha(약 46만8800평)로 축구장 217개가 들어간다. 주변을 살피니 초여름 열기에 뒤섞여 한껏 달뜬 얼굴들이 눈에 들어온다. 엑스포 공식 캐릭터 ‘먀쿠먀쿠’ 소품으로 흥을 돋운 젊은 커플, 지도를 펴고 ‘파빌리온 도장 깨기’를 하는 관광객, 그늘진 곳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어르신…. 어른들 놀이동산 같다.박람회장 한가운데 입이 떡 벌어지게 큰 목조 건물이 서 있다. 모양은 둥글고, 목재를 지그재그로 엮어 쌓아 올렸다. 둘레 2km, 지름 615m, 최고 높이 20m의 ‘그랜드 링(Grand Ring)’이다. ‘다양하면서, 하나’라는 이념을 디자인화한 그랜드 링은 엑스포 핵심이자 길잡이다. 링에 새겨진 구역별 번호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158개국 파빌리온 사이에서 길을 잃으면? 링 번호를 등대 삼아 방향을 잡으면 된다. 그랜드 링 아래 공간은 그늘막, 지붕은 산책로 역할을 한다. 에스컬레이터로 지붕에 오르니 그랜드 링이 품은 각국 파빌리온이 한눈에 들어온다. 섭씨 31도를 웃도는 날씨, 수백 명이 뙤약볕을 마주한 채 ‘링 둘레길’을 우직하게 걷고 있다. 지구촌을 발아래 두고 눈과 마음에 무엇을 담고 있을까. 국내·해외·시그니처 파빌리온은 모두 188개. ‘베스트 10’이 궁금해진다. 요시무라 사치코 엑스포 홍보 담당부장은 이 우문(愚問)에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관 등이 인기 있는 편이지만 엑스포에서 경쟁은 무의미하다. 각 관이 전하는 의미에 집중해야 한다”는 현답(賢答)을 내놓았다. 엑스포 꽃은 파빌리온이라지만 여기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상시 공연과 분수쇼를 비롯해 파빌리온이 주관하는 이벤트가 수시로 열린다. 최근 다섯 아이와 함께 엑스포를 다녀왔다는 시미즈 유이치 일본정부관광국(JNTO) 서울사무소장은 “‘많이 봐야 한다’는 마음을 내려놓으니 엑스포의 의미를 느긋하게 되새길 수 있었다”며 “나름의 호기심으로 진지하게 파빌리온을 경험하려는 아이들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했다. ● 마을 소멸 막은 기적의 잎사귀 도쿠시마현 가미카쓰(上勝) 마을은 다른 의미로 에코 여행과 어울리는 곳이다. 오사카에서 이곳을 향해 차로 2시간을 달렸다. 어느 순간 사방이 온통 초록이다. 하늘을 덮은 산세 사이로 좁다란 길이 구불구불 이어진다. 아래 빼곡한 삼나무 숲을 내려다보니 바닥이 아득하다. 가미카쓰 마을은 전체 면적의 88%가 숲이다. 인구는 지난해 기준 약 1300명. 도쿄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를 한 번에 건너는 사람(약 2000명)보다 적다. 마을 인구 절반 이상은 65세 이상이다. 쇠락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 법한 이 산골 마을은 도전과 성장의 길을 걸으며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전례 없는 한파가 일본 열도를 덮친 1981년. 가미카쓰 귤 농작은 전멸했고, 수입 목재가 주류를 이루자 목재산업도 쪼그라들었다. 재기의 씨앗은 지역 농업협동조합 막내 직원(농업지도원) 오코이시 토모지 씨 머릿속에서 싹텄다. 1987년 오사카 고급 식당을 찾은 손님이 음식에 놓인 장식용 나뭇잎을 집에 가져가는 것을 보고 ‘잎사귀 프로젝트(葉っぱビジネス·핫파 비지니스)’를 떠올린 것.산과 밭에서 장식용 잎을 따고 크기, 색깔, 모양을 기준으로 포장해 매일 아침 출하한다. 4명으로 시작한 사업은 현재 농가 140여 곳, 연매출 2억∼3억 엔(약 19억∼20억 원)의 지역 대표사업으로 성장했다. 언론은 ‘인적 드문 산골 마을의 기적’이라고 보도했다. 기적의 핵심은 간단하다. 버려진 나뭇잎과 노인 일자리, 즉 자연과 인간의 필요를 잇는 ‘윈윈’ 전략이다. IT 경쟁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신의 한 수였다. 주문과 판매는 주문 내용과 시세를 보고 경쟁 입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75세 안팎 노인들이 클릭 경쟁을 하며 심신의 활력을 되찾는다고 한다. 지역의 지속 가능한 사업을 기획, 운영, 교육하는 노노야마 사토시 팡게아 CEO는 “타 지역보다 고령자들 건강 지표가 좋다”며 “자연환경, 지역 주민 건강, 경제적 여유를 안긴 효자 산업”이라고 했다.● 예술-관광도시로 변모한 섬마을 고요한데 지루하지 않고 예스러우면서 트렌디하다. 산과 바다, 골목과 지평선, 낡은 주택과 세련된 카페를 동시에 품은 섬이라니…. 섬을 한 바퀴 돌고 나니 간만에 ‘버킷 여행지’를 만났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가가와현 세토 내해 오기지마(男木島)와 메기지마(女木島) 얘기다. 크고 작은 섬들을 품은 세토 내해는 일본의 지중해라 불린다. 2010년부터 세토 내해 인근 섬과 연안 도시 17곳에서는 3년마다 ‘세토우치 예술제’가 열린다. 예술제 기간(100여 일)엔 섬과 섬을 오가는 관광객들로 온 내해가 들썩인다. 누적 관람객은 약 370만 명. 여섯 번째를 맞은 올해 예술제는 5, 8, 11월에 열린다. 섬으로 가는 페리는 다카마쓰(高松) 항에서 출발한다. 다카마쓰는 가가와현 현청이 있는 세토 내해 중심 도시다. 예술제 기간은 아니지만 다카마쓰 항 곳곳에 상설 전시물이 눈에 들어온다. 예술제 도시답게 페리 외관마저 예사롭지 않다. 붉은 색동옷을 입은 듯하다. 배를 탄지 40여 분. 오기지마가 모습을 드러낸다. 연청색 연회색 연갈색…. 빛바랜 옛 가옥 지붕들이 섬 능선을 따라 정갈하게 엎드려 있다. 우아한 섬마을을 배경으로 ‘올 화이트’ 건물이 방문객들을 맞는다. 조개 모양 하얀 지붕에 각국 언어가 새겨진 작품 ‘오기지마의 혼’이다.문어잡이에 쓰는 항아리를 놀잇감으로 형상화한 ‘다코쓰보루’, 노아의 방주에서 착상을 얻은 ‘걷는 방주’를 지나 언덕 지형 섬마을에 오른다. 좁다란 골목 양옆에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이 섬에선 ‘작품’만 작품인 건 아니다. 아기자기한 민박집, 들꽃, 벽화, 고양이 소품을 허겁지겁 눈에 집어 담다 보니 어느새 마을 꼭대기다. 벽화 옆에 놓인 낡은 벤치. 굽은 등을 한 어르신이 한참을 꼼짝 않고 앉아 있다. 그 눈길 끝을 따라가니 시시각각 모습을 달리하는 바다가 있다. 같은 듯 다른 바다 풍경이 넋을 빼 가니 자연히 잡념이 걷힌다.오기지마에서 페리로 20분 거리 메기지마는 도깨비 설화를 품은 섬이다. 입구부터 도깨비 조각물이 반긴다. 약 200마리 갈매기 떼도 환영을 거든다. 바람 흐름에 따라 방향을 바꾸는 작품 ‘갈매기 주차장’이다. 메기지마 관광 명소는 100여 년 전 발견된 오니가시마 대동굴, 일명 도깨비 동굴이다. 버스를 타고 동굴에 닿았다. 가가와현 중학생 3000명이 만든 도깨비 기와가 곳곳에 널려 있다. ‘도깨비 기와 프로젝트2’다. 세토우치 예술제는 섬의 가치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산업폐기물 투기장 데시마(豊島), 제련소였던 이누지마(犬島) 등 환경 파괴로 버려진 섬에 이야기를 심어 세계적 관광지로 바꿨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방치된 섬을 되살린 전략은 ‘있는 것에 가치를 더하다’였다. 자연에 작품을 더해 매력을 높이고, 빈집을 개조해 전시장이나 레스토랑으로 활용했다.화룡점정은 사람이다. 고령자가 대부분인 지역 주민이 예술제 주축이다. 행사를 기획하고 전시 해설을 하고 봉사를 도맡는다. 그 결과 섬도, 섬 주민도 활력을 되찾았다. 히치하라 토키코 세토우치 국제 예술제 담당은 “아티스트와 지역 주민, 봉사자들이 함께 모여 예술제를 준비하는 1000일이란 기간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미소라는 작품도 꼭 느껴봤으면 한다”고 했다. 글·사진 오사카·도쿠시마·가가와=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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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물산 패션부문 갤럭시, 대니 구 콘서트 의상 후원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가 ‘메이크 유얼 엘레강스(Make your Elegance)’ 프로그램의 첫 대상자로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를 선정하고, 7월 11일 예술의전당에서 진행하는 콘서트 의상을 후원했다. 갤럭시는 대니 구의 연주복을 스타일링한 뒤 한남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대니 구만을 위한 프리미엄 슈트를 제작했다.메이크 유얼 엘레강스 프로그램은 클래식 아티스트, 운동선수, 인플루언서 등의 스타일 변신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갤럭시는 분기마다 새로운 대상자를 선정해 의상을 후원하고 스타일링을 지원할 예정이다.이무영 삼성물산 패션부문 남성·컨템사업부장(상무)는 “특유의 친근함과 밝은 에너지로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의 무대에 함께 할 수 있어 기뻤다”며 “갤럭시는 지난 40여년 동안 쌓아온 독보적 헤리티지가 젊은 고객들을 통해 계승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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