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명예교수(80·사진)가 한국 사회의 혁신을 강화할 해법으로 우수한 인재 대학 기업이 모이는 ‘한국판 실리콘밸리’ 조성, 고급 인재를 유치할 전략적 이민 제도, 인공지능(AI) 시대에 맞는 교육 개혁을 제안했다. 1%대 잠재 성장률이 ‘뉴노멀’이 된 한국 경제가 종합적인 혁신 대책을 서둘러 저성장을 타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윗 교수는 15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에너지부터 기후 문제까지 세계가 직면한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서 한국의 미래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윗 교수는 지난해 ‘지속적 성장은 혁신을 통해 낡은 것을 대체하는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에서 나온다’는 점을 수학적 모형으로 입증해 필리프 아기옹 콜레주드프랑스 교수와 함께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5월 14일 ‘창조적 파괴의 시대, 혁신금융의 길’을 주제로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하는 2026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한다. 하윗 교수는 “한국 정도의 규모와 경제력을 가진 나라는 연구단지와 기업, 일류 대학이 융합된 형태의 자체적인 실리콘밸리를 만들 기회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저출산 우려에 대해 “중요한 것은 총생산보다 1인당 생산”이라며 “젊은 혁신가들을 확보해 성장 동력을 이어가기 위하여 이민과 교육 제도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2026 동아국제금융포럼]대기업이 과거 성공에 쉬는 동안 잃을게 없는 스타트업, 혁신 창조 韓, 고급인재 끌어들일 잠재력 커… 연구단지-기업-대학의 ‘집적’ 중요 진정한 창의성은 ‘도전하는 태도’… AI가 인간 리더십 대체할순 없어“한국을 알고 있는 이들은 한국이 정말 멋진 나라이고 살고 싶은 나라라고 얘기한다. 한국이 고급 인재를 끌어들일 잠재력이 크다는 뜻이다.”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명예교수는 15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이 오픈AI, 앤스로픽 같은 혁신 산업을 이끌 고급 인재를 불러들일 잠재력이 큰 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나고 자란 캐나다는 오랫동안 (이민) 목표치를 정해 (이민자의) 교육 수준, 부족한 기술 보유 여부 등에 점수를 부여하는 합리적 시스템을 기반으로 성공적 이민 정책을 운용했다”며 한국도 혁신 인재를 유치할 전략적 이민 정책을 설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지금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인재를 내보내고 있는데 이는 미국에는 손해지만 (다른 국가의) 대학과 기업에는 인재를 유치할 황금 기회”라며 지금이 인재 유치의 적기임을 강조했다.경쟁과 새로운 기업의 출현을 통한 파괴적 혁신과 지속적 성장을 강조해 온 하윗 교수는 인공지능(AI) 시대의 미래를 조망하며 잠재력이 큰 한국에 많은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를 지속적 성장의 핵심으로 강조했다.“어떤 나라든 현재의 길에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이를 위해서는 인간의 엄청난 독창성과 혁신이 요구된다. 우리에겐 매우 심각한 에너지 문제부터 기후 문제까지 세계 모든 사회가 직면한 끝없는 문제들이 있다. 이런 도전을 해결하는 데서 한국이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지금 AI를 선도하는 기업들은 다 스타트업이다. 오픈AI는 10년, 앤스로픽은 4년 정도 됐다. 다만, 이 회사들은 아직 상장하지 않았고 자금 조달의 상당 부분을 빅테크로부터 받고 있다. 이는 매우 희망적인 신호다.”―AI를 선도하는 기업들이 왜 다 스타트업일까.“대기업들은 ‘자신의 월계관(과거의 성공)’ 위에서 쉬는 경향이 있다. 급진적 혁신으로 새로운 산업이나 상품이 등장하면 그간 이뤄놓은 시장과 이익이 파괴되기 때문이다. 한때 미국의 8대 기업이었던 코닥이 디지털카메라를 발명하고도 필름 사업을 잃을까 봐 키우지 않다가 결국 사라진 걸 보라. 잃을 게 없는 작은 기업이 더 큰 혁신을 만드는 건 이 때문이다.하지만 빅테크들은 영리하게도 AI 스타트업에 자금을 대고 성과에 대해 지분을 갖는 구조를 만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같은 대기업들이 진정한 파괴적 혁신은 기존 기업이 아니라 새로운 기업에서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빅테크들이 이렇게 계속 파괴적 혁신에 참여할 수 있다는 건 훌륭한 일이다.”―‘창조적 파괴’의 가장 좋은 사례를 꼽는다면….“오픈AI와 앤스로픽이다. 미국 빅테크들은 자기 사업이 피해를 볼 수 있는데도 계속 창조적 파괴를 지원하고 있다. 매우 흥미롭고 새로운 사례다. 이 두 회사는 실제로 구글의 검색 사업을 위협하고 있다. 나만 해도 요즘 더 이상 예전만큼 구글을 쓰지 않는다.”―실리콘밸리였기 때문에 가능했을까.“한국도 자체적인 실리콘밸리를 만들 기회가 충분하다고 본다. 한국에는 활발한 연구단지와 많은 기업이 있고, 일류 대학도 있다. 이들의 ‘집적’은 매우 중요하다. 사람들이 클러스터 안에서 서로 배우고, 흥미로운 문제를 다루는 똑똑한 사람들과 ‘매일’ 마주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는 때로 정수기 앞이나 엘리베이터에서의 우연한 만남에서 촉발된다. 사람들이 고립돼 있거나 이메일, 채팅 등 온라인으로만 연결돼 있으면 그런 일이 잘 생기지 않는다. 또 대학들이 전통 학문에 계속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즉시 상업화할 수 있는 응용 연구만 좇으면 결국 대학만의 독특한 이점과 가장 중요한 기여 원천을 잃게 된다.”―한국은 저출산으로 성장 잠재력이 줄어든다는 위기감이 크다.“세계 절반 이상의 국가가 저출산을 겪고 있다. 중요한 것은 총생산이 아니라 1인당 생산이다. 성장률이 같은 1%일 때 인구가 1% 줄었다면 1인당 성장률은 오히려 2%로 높아지는 측면도 있다. 다만 인구 감소가 혁신 측면에서 불리한 것은 혁신가들이 비교적 젊은 층에 많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학문과 경험이 무르익은) 40대 인재들이 가장 혁신적이라고 한다.”―혁신 인재를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교육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AI 시대에는 창의성 자체를 길러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많은 나라의 교육은 주어진 지식을 흡수하고 시험에서 반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진정한 창의는 도전하는 태도에 있다. 권위에 대한 도전이 낮게 평가되는 사회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제도 개혁을 통해 사회를 그런 방향으로 밀 수는 있다.”―AI 시대에 일자리가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AI는 생각의 일부를 대체하는 데는 뛰어나지만, 인간의 창의성, 공감 능력, 리더십을 대체하진 못한다. 그래서 인간적 역량을 길러 주는 게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나는 종종 학생들에게 150년 전 북아메리카에 살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고 한다. 인구의 50%가 농장에서 일하던 그때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 사람들에게 ‘150년 뒤에는 인구의 1% 정도만 농업을 한다’고 하면 믿겠는가. 또 이들이 나머지 49%가 무슨 일을 할지 상상할 수 있겠나. 제트기 조종사, 자동차 정비사, 블로거 같은 직업을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에게는 그와 같은 새로운 직업들, 새로운 기술들이 열릴 것이다.”‘혁신이 성장 이끄는 원리’ 밝혀 노벨상 수상피터 하윗 교수는‘창조적 파괴’ 개념 발전시켜기업 실패와 성장 관계 정량화“혁신은 어떻게 기존 질서를 파괴하면서도 총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가.”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명예교수는 이 문제의 답을 내놓기 위해 ‘창조적 파괴’의 개념을 발전시키고 혁신과 성장의 관계를 규명했다. 그 공로로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창조적 파괴는 새로운 기술에 기반한 혁신이 이전의 결과를 파괴하는 과정을 뜻한다. 인공지능(AI) 등 혁신 기술이 시장의 판도를 재편하고 있는 가운데 혁신을 이끌면서도 성장할 수 있는 그의 이론이 재조명받고 있다.하윗 교수는 1946년 캐나다 온타리오주 궬프에서 태어나 1968년 맥길대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다. 캐나다 웨스턴대(옛 웨스턴온타리오대)와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각각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웨스턴대에서 교수로 지낸 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를 거쳐 2000년 브라운대 경제학과에 합류했다. 2013년부터는 명예교수이자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50년 동안 거시경제학과 화폐 이론에 관해 내놓은 학술 논문은 100편을 넘는다.하윗 교수는 1942년 미국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의 저서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에서 처음 등장한 ‘창조적 파괴’에 대한 연구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았다. 현대 경제 성장 이론에 대한 슘페터식 접근법을 창시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하윗 교수와 필리프 아기옹 콜레주드프랑스 교수는 특정 기업 실패가 새로운 기업의 등장과 지속적 성장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정량화해 수학적 모델로 제시했다. 한 기업이 창조적 파괴를 통해 더 나은 제품과 더 효율적인 생산 수단으로 선두에 오른다면 다른 후발주자도 이런 성과를 벤치마크하면서 경제 전체의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내용이다.하윗 교수의 연구는 단순히 혁신과 성장의 관계를 보여 주는 데 머물지 않았다.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기업들이 어떻게 평균적인 성장률을 도출할 수 있는지, 반독점 경쟁 제도가 왜 필요한지 등을 보여 줬다. 그의 연구는 창조적 파괴에 일자리를 잃는 근로자의 안전망을 개발하고 교육을 혁신할 방법에 대한 논의로도 이어졌다.2026 동아국제금융포럼 5월 14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등록 및 안내: 동아인사이트 홈페이지 www.dongainsight.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이라크가 자국 내 친(親)이란 민병대를 강하게 제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라크 중앙은행으로 보낼 예정이던 달러화 송금을 차단했다. 미국은 같은 이유로 이라크와의 안보 협력도 대거 축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의 합산 병력은 약 23만 명이다. 오랜 전쟁과 고질적인 정정 불안으로 이라크 중앙정부는 사실상 이들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미국 재무부는 뉴욕 연방준비은행 계좌에서 미국이 구매한 이라크산 원유 대금 명목으로 송금될 예정이었던 5억 달러(약 7500억 원)의 달러화 이체를 차단했다. 카타입헤즈볼라(KH) 등 이란의 각종 지원을 받으면서 중동 내 미군 기지와 시설을 공격해 온 이라크의 친이란 민병대를 해체하기 위해 이라크 정부가 직접 나서라는 압박 차원으로 보인다. 이라크 경제는 미국에 판매하는 원유 대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매년 약 130억 달러(약 19조5000억 원)가 미국에서 이라크로 보내진다. WSJ는 올 2월 28일 이란 전쟁 발발 후 미국이 이라크에 달러화 지급을 미룬 것은 두 번째라며 “이라크 정부에 대한 강한 불만의 표현”이라고 평했다. 이라크의 친이란 민병대는 이번 전쟁 발발 후 이라크 내 미군 기지, 수도 바그다드의 주이라크 미국대사관, 바그다드 국제공항 내 미 국무부 시설 등에 대해 수백 건의 소규모 드론과 로켓 공격을 시도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등 걸프 지역의 친미 국가에도 미사일 등의 공격을 퍼부었다. 한편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2일 UAE 등 중동 주요국은 물론이고 아시아 내 여러 동맹국이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등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에 통화스와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상원의원들에게 통화스와프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며 “UAE에 통화스와프를 제공하는 것은 전 세계의 미국 자산을 보호함으로써 미국에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통화스와프 등을 통해 이란의 공격을 받은 UAE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이라크가 자국 내 친(親)이란 민병대를 강하게 제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라크 중앙은행으로 보낼 예정이던 달러화 송금을 차단했다. 미국은 같은 이유로 이라크와의 안보 협력도 대거 축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의 합산 병력은 약 23만 명이다. 오랜 전쟁과 고질적인 정정 불안으로 이라크 중앙정부는 사실상 이들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최근 미국 재무부는 뉴욕 연방준비은행 계좌에서 미국이 구매한 이라크산 원유 대금 명목으로 송금될 예정이었던 5억 달러(약 7500억 원)의 달러화 이체를 차단했다. 카타입헤즈볼라(KH) 등 이란의 각종 지원을 받으면서 중동 내 미군 기지와 시설을 공격해 온 이라크의 친이란 민병대를 해체하기 위해 이라크 정부가 직접 나서라는 압박 차원으로 보인다.이라크 경제는 미국에 판매하는 원유 대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매년 약 130억 달러(약 19조5000억 원)가 미국에서 이라크로 보내진다. WSJ는 올 2월 28일 이란 전쟁 발발 후 미국이 이라크에 달러화 지급을 미룬 것은 두 번째라며 “이라크 정부에 대한 강한 불만의 표현”이라고 평했다.이라크의 친이란 민병대는 이번 전쟁 발발 후 이라크 내 미군 기지, 수도 바그다드의 주이라크 미국대사관, 바그다드 국제공항 내 미 국무부 시설 등에 대해 수백 건의 소규모 드론과 로켓 공격을 시도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등 걸프 지역의 친미 국가에도 미사일 등의 공격을 퍼부었다.한편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2일 UAE 등 중동 주요국은 물론이고 아시아 내 여러 동맹국이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등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에 통화스와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상원의원들에게 통화스와프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며 “UAE에 통화스와프를 제공하는 것은 전 세계의 미국 자산을 보호함으로써 미국에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통화스와프 등을 통해 이란의 공격을 받은 UAE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후보자가 21일(현지 시간) 미 의회 상원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더라도 절대 동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신이 대통령의 ‘꼭두각시’가 돼 연준의 독립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워시 후보자는 이날 “대통령은 금리 결정을 미리 정하거나, 확정하거나, 결정하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 나 또한 그럴 의향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그는 대통령들은 경기 부양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 대통령과 차이가 있다면 이를 매우 공개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야당 민주당 의원들은 “워시 후보자는 경제 상황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금리 정책을 바꿔 온 기회주의자”라고 비판했다. 또 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시 후보자는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의 상속녀를 부인으로 두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는 스페이스X, 시장 예측 업체 폴리마켓의 지분을 포함해 사모펀드 등에 1억 달러(약 1500억 원)가 넘는 자산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 외의 다른 자산은 비밀 유지 계약 등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WSJ는 “워시 후보자의 자산은 월스트리트(미국 금융계)와 실리콘밸리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준다”며 “그의 자산은 최대 2억900만 달러(약 3135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5일 의장으로서의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해 지속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을 요구하며 해임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파월 의장을 상대로 연준 청사 리모델링비 과다 지출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여당인 공화당에서조차 무리한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상원 은행위 소속인 공화당 톰 틸리스 의원(노스캐롤라이나)은 파월 의장 수사가 철회될 때까지 워시 후보자 인준에 반대하겠다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후보자가 21일(현지 시간) 미 의회 상원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준 금리 인하를 요구하더라도 절대 동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신이 대통령의 ‘꼭두각시’가 돼 연준의 독립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워시 후보자는 이날 “대통령은 금리 결정을 미리 정하거나, 확정하거나, 결정하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 나 또한 그럴 의향이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다만 그는 대통령들은 경기 부양을 위한 기준 금리 인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 대통령과 차이가 있다면 이를 매우 공개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그럼에도 야당 민주당 의원들은 “워시 후보자는 경제 상황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금리 정책을 바꿔 온 기회주의자”라고 비판했다. 또 그가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워시 후보자는 화장품 기업 에스티 로더의 상속녀를 부인으로 두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는 스페이스X, 시장 예측 업체 폴리마켓의 지분을 포함해 사모펀드 등에 1억 달러(약 1500억 원)가 넘는 자산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 외의 다른 자산은 비밀 유지 계약 등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WSJ는 “워시 후보자의 자산은 월스트리트(미국 금융계)와 실리콘밸리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준다”며 “그의 자산은 최대 2억900만 달러(약 3135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15일 의장으로서의 임기가 끝나는 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해 지속적으로 기준 금리를 인하할 것을 요구하며 해임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파월 현 의장을 상대로 연준 청사 리모델링비 과다 지출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여당인 공화당에서조차 무리한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상원 은행위 소속인 공화당 톰 틸리스 의원(노스캐롤라이나)은 파월 의장 수사가 철회될 때까지 워시 후보자 인준에 반대하겠다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0일 로리 차베즈더리머 노동부 장관의 사임을 발표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세 번째 장관 교체로, 세 명 모두 여성 각료이다. 최근 한 달 반 사이 각료 세 명이 연달아 교체된 데 대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는 상황에서 국정 쇄신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 표면상으론 ‘사임’이지만, 차베즈더리머 장관의 비위에 대한 감찰이 수개월째 진행됐다는 점에서 사실상 경질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예산 남용, 사내 불륜, 괴롭힘, 음주근무 의혹 줄줄이이날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X를 통해 “차베즈더리머 장관이 민간 부문 자리를 위해 행정부를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관은 미국 노동자를 보호하고 공정한 노동 관행을 확립했으며, 미국인들이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수 있게 돕는 등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키스 손덜링 노동부 부장관이 장관 대행을 맡게 될 예정이다. 이 같은 백악관의 공식 설명에도 불구하고 외신들은 트럼프 2기 내각 각료에 대한 세 번째 경질로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차베즈더리머 장관은 올 1월 내부 고발이 제기된 후 석 달 이상 감찰 조사를 받아 왔다”고 보도했다. 멕시코계인 그는 백인 장관 일색인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유일한 히스페닉계 장관이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노동부 직원들은 차베즈더리머 장관이 거짓 출장을 꾸며 정부 예산으로 개인 여행을 갔고, 경호원과 불륜을 저질렀다는 내용 등을 담은 진정서를 제출했다. 또 근무시간에 술을 마시고, 직원들을 괴롭혔다는 증언도 담겼다. 이 같은 의혹의 은폐를 지시한 장관 비서실장과 부비서실장 등 고위 보좌관들의 직무도 정지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차베즈더리머 장관은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직원들로부터 업무와 동떨어진 인물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고 지적했다.장관뿐 아니라 그의 남편이자 마취과 의사인 숀 더리머도 노동부 여직원들을 성추행했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NYT는 “숀 더리머는 노동부 내 젊은 여성 직원들과 문자를 주고받고, 껴안기도 했다”며 “급기야 워싱턴 경찰에 성폭력 신고가 접수돼 그의 노동부 출입이 금지됐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고 성범죄 혐의에 대한 기소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간선거 앞두고 내각 쇄신 전망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5일 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부 장관을 경질한 데 이어 이달 2일 팸 본디 법무부 장관까지 교체했다.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충성파로 꼽혔던 인물이다. WP는 “차베즈더리머 장관은 워싱턴의 노동부 본부 건물 옆면에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초대형 배너까지 설치했었다”고 보도했다.이날 존 닐리 케네디 공화당 상원의원(루이지애나)은 “차베즈더리머 전 장관의 사임 결정은 옳았다고 본다”고 했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도 “후임자 인준 투표에 참여할 의원들이 지명자에 대한 검증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며 “과거에 관대하게 여겨졌던 부분에 대해서도 이제는 의심을 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전까지 논란을 일으킨 각료들을 추가 교체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교체 대상으로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이 거론된다. 러트닉 장관은 성범죄자인 제프리 엡스타인 문건에 이름이 250차례 등장해 논란이 됐다. 또 개버드 국장은 이란 전쟁 반대 발언으로, 파텔 국장은 음주와 업무 태만 등으로 물의를 일으켰다.이날 차베즈더리머 장관은 X를 통해 “캘리포니아주 시골에서 복숭아를 포장하던 첫 직장에서 근면 성실의 가치를 알게 됐다”며 “민간 부문에서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0일 로리 차베즈더리머 노동부 장관의 사임을 발표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세 번째 장관 교체로, 세 명 모두 여성 각료이다. 최근 한 달 반 사이 각료 세 명이 연달아 교체된 데 대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는 상황에서 국정 쇄신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 표면상으론 ‘사임’이지만, 차베즈더리머 장관의 비위에 대한 감찰이 수개월째 진행됐다는 점에서 사실상 경질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예산 남용, 사내 불륜, 괴롭힘, 음주근무 의혹 줄줄이이날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X를 통해 “차베즈더리머 장관이 민간 부문 자리를 위해 행정부를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관은 미국 노동자를 보호하고 공정한 노동 관행을 확립했으며, 미국인들이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수 있게 돕는 등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키스 손덜링 노동부 부장관이 장관 대행을 맡게 될 예정이다.이 같은 백악관의 공식 설명에도 불구하고 외신들은 트럼프 2기 내각 각료에 대한 세 번째 경질로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차베즈더리머 장관은 올 1월 내부 고발이 제기된 후 석 달 이상 감찰 조사를 받아 왔다”고 보도했다.미 언론들에 따르면 노동부 직원들은 차베즈더리머 장관이 거짓 출장을 꾸며 정부 예산으로 개인 여행을 갔고, 경호원과 불륜을 저질렀다는 내용 등을 담은 진정서를 제출했다. 또 근무시간에 술을 마시고, 직원들을 괴롭혔다는 증언도 담겼다. 이 같은 의혹의 은폐를 지시한 장관 비서실장과 부비서실장 등 고위 보좌관들의 직무도 정지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차베즈더리머 장관은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직원들로부터 업무와 동떨어진 인물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고 지적했다.장관뿐 아니라 그의 남편이자 마취과 의사인 숀 더리머도 노동부 여직원들을 성추행했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NYT는 “숀 더리머는 노동부 내 젊은 여성 직원들과 문자를 주고받고, 껴안기도 했다”며 “급기야 워싱턴 경찰에 성폭력 신고가 접수돼 그의 노동부 출입이 금지됐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고 성범죄 혐의에 대한 기소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간선거 앞두고 내각 쇄신 전망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5일 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부 장관을 경질한 데 이어 이달 2일 팸 본디 법무장관까지 교체했다.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충성파로 꼽혔던 인물이다. WP는 “차베즈더리머 장관은 워싱턴의 노동부 본부 건물 옆면에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초대형 배너까지 설치했었다”고 보도했다.이날 존 닐리 케네디 공화당 상원의원(루이지애나)은 “차베즈더리머 전 장관의 사임 결정은 옳았다고 본다”고 했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도 “후임자 인준 투표에 참여할 의원들이 지명자에 대한 검증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며 “과거에 관대하게 여겨졌던 부분에 대해서도 이제는 의심을 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전까지 논란을 일으킨 각료들을 추가 교체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교체 대상으로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이 거론된다. 러트닉 장관은 성범죄자인 제프리 엡스타인 문건에 이름이 250차례 등장해 논란이 됐다. 또 개버드 국장은 이란 전쟁 반대 발언, 파텔 국장은 음주와 업무 태만 등으로 물의를 일으켰다.이날 차베즈더리머 장관은 X를 통해 “캘리포니아주 시골에서 복숭아를 포장하던 첫 직장에서 근면 성실의 가치를 알게됐다”며 “민간 부문에서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1948년 이스라엘 건국 후 내내 적대 관계였던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17일 0시(현지 시간·한국 시간 17일 오전 6시)부터 미국의 중재로 열흘간의 휴전에 전격 돌입했다. 올 2월 28일 발발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의 종전을 위한 ‘전초전’ 성격이 강한 이번 휴전이 이뤄지면서 빠르면 이번 주말 파키스탄에서 열릴 가능성이 있는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의 타결 기대감이 높아졌다. 레바논 휴전 덕에 이란 전쟁 발발 후 이란이 봉쇄했던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 또한 일시적으로 개방된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17일 X에 “이란이 정한 항로로 운항하는 (각국) 상업 선박에 해협을 완전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같은 날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방금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발표했다. 감사하다(THANK YOU!)”라고 화답했다. 17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종전 기대감으로 장중 전일 대비 11% 떨어진 배럴당 80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란은 앞서 7일 미국과 합의한 ‘2주 휴전’ 당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중단을 휴전의 선결 조건으로 요구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을 계기로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소탕하겠다며 공격을 계속해 종전 협상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런 이스라엘을 미국이 제어해 레바논 휴전을 성사시킨 만큼 이란 또한 미국이 요구해 온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해 미국과의 종전 협상을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다만 아라그치 장관이 언급한 개방 시간이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이 만료되는 미국 동부 시간 21일까지인지, 17일부터 시작된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10일 휴전이 끝나는 날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16일 이란 전쟁이 “곧 끝날 것(should be ending pretty soon)”이라고 밝혔다. 그는 2차 종전 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해 직접 파키스탄에 갈 수도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협상이 타결된다면 갈 수도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란이 향후 20년간 핵 보유를 하지 않을 것이고 보유 중인 농축 우라늄의 해외 반출에도 동의했다고 주장하며 이란이 미국 측에 “핵 찌꺼기(nuclear dust)를 넘길 것”으로 자신했다. 다만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라늄 해외 반출 동의 주장 등에는 답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란과의 최종 합의가 불발되면 “전투가 재개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헤즈볼라의 반발 등으로 레바논 휴전의 지속 여부도 안갯속이다.동아일보가 만든 미니 히어로콘텐츠 ‘격동의 바다 호르무즈’에서 세계 에너지 질서를 뒤흔드는 이 바닷길의 모든 것을 확인해 보세요.▶ [바로가기] 격동의 바다 호르무즈: 원유 동맥에서 전쟁 인질로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휴전 기간 중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의 항행이 전면적으로 허용된다.”(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란이 방금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개방돼 통행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고맙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올 2월 28일 발발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후 이란이 계속 봉쇄해 왔던 중동산 원유의 핵심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조세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의 통화를 통해 양측의 휴전 합의를 이끌어낸 덕이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중단’은 그간 이란이 미국 측에 요구했던 종전 협상의 주요 선결 조건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휴전에 미온적인 이스라엘을 설득해 레바논과의 타협을 이끌어내자 이란 또한 화답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빠르면 이번 주말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가능성이 있는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에 직접 참석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이란 전쟁 또한 “곧 끝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미국이 이란이 핵개발을 포기하는 대가로 동결 중인 200억 달러(약 30조 원)의 이란 자산을 해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17일 전했다.● 아라그치-트럼프 “호르무즈 개방” 아라그치 장관은 17일 “레바논 휴전 상황을 반영해 남은 휴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상선의 항해를 전면 허용한다”고 밝혔다. 또 해협을 통과하는 각국 상선은 이란 측이 공지한 경로를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오만 무산담과 가까운 기존 항로가 아닌 이란 라라크섬 옆을 지나는 경로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가 언급한 휴전 기간이 미국과 이란이 앞서 7일 합의한 ‘2주 휴전’이 끝나는 미국 동부시간 21일까지인지, 17일부터 시작된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열흘간 휴전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진단했다. 로이터통신은 10일 휴전의 남은 기간일 것으로 점쳤다. 이란은 이번 전쟁 발발 후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틀어쥐고 각국 민간 선박의 자유로운 항행을 제한했다. 이 여파로 국제 유가가 치솟고 전 세계 물류 또한 큰 차질을 빚었다. 이에 최근 미국 또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역(逆)봉쇄에 나서는 등 이 해협은 양측 종전 협상의 핵심 의제로 부상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 아운 대통령과의 통화를 통해 양측의 휴전 합의를 이끌어내자 이란의 태도 또한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17일 로이터통신 또한 미국과 이란이 2차 종전 협상에서 먼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60일 이내에 포괄적인 합의문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 ‘이란 우라늄 반출’ 등 쟁점 여전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그들(이란)이 20년 넘게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고 하는 아주, 아주 강력한 문서를 갖고 있다”며 미국이 이란에 요구한 ‘영구 핵포기 요구’가 관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란이 보유 중인 60%의 고농축 우라늄 440kg을 국외로 반출하기로 했다고 주장하며 이란이 ‘핵 찌꺼기’를 넘기기로 했다(Iran agrees to hand over nuclear dust)”고 자신했다. 다만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이란 측이 아직까지 농축 우라늄의 해외 반출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핵개발 20년 유예’를 주장하는 미국과 ‘5년 유예’로 맞서는 이란의 기존 간극 또한 좁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동아일보가 만든 미니 히어로콘텐츠 ‘격동의 바다 호르무즈’에서 세계 에너지 질서를 뒤흔드는 이 바닷길의 모든 것을 확인해 보세요.▶ [바로가기] 격동의 바다 호르무즈: 원유 동맥에서 전쟁 인질로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미국이 자국 자동차, 항공기 업체 등의 군수품 생산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의 장기화 와중에 이란 전쟁까지 발발하면서 탄약과 각종 군사 장비 재고가 급감하자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이들 업계를 활용해 방위산업 기반을 확대하고 군수품 생산도 늘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군용차 제조사 오시코시, 항공기 업체 GE에어로스페이스 등과 무기 및 군수품 생산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메리 배라 GM 회장,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기업 경영진도 해당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예비논의에서 기업들이 기존 생산라인을 신속히 방위산업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또 국방부는 무기 생산 증강은 국가 안보 문제임을 강조하면서 각 기업들에 계약 요건부터 입찰 과정에 이르기까지 국방사업 수주를 가로막는 어려움이 있으면 알려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한다. 이번 구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민간 제조업을 군수산업으로 전환했던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주요 자동차 회사들은 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폭격기, 항공기 엔진, 군용 트럭 제조에 매진했다. 이것이 미국의 세계대전 승리에 기여했다는 뜻에서 ‘민주주의 병기창(Arsenal of Democracy)’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최근 미 국방부는 사상 최대인 1조5000억 달러(약 2250조 원) 규모의 예산안을 의회에 요청하고, 미사일과 드론 제조 분야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이 자국 자동차, 항공기 업체 등의 군수품 생산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의 장기화 와중에 이란 전쟁까지 발발하면서 탄약과 각종 군사 장비 재고가 급감하자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이들 업계를 활용해 방위산업 기반을 확대하고 군수품 생산도 늘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군용차 제조사 오시코시, 항공기 업체 GE에어로스페이스 등과 무기 및 군수품 생산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메리 배라 GM 회장,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기업 경영진도 해당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예비논의에서 기업들이 기존 생산라인을 신속히 방위 산업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물었다. 또 국방부는 무기 생산 증강은 국가 안보 문제임을 강조하면서 각 기업들에 계약 요건부터 입찰 과정에 이르기까지 국방사업 수주를 가로막는 어려움이 있으면 알려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한다.이번 구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민간 제조업을 군수 산업으로 전환했던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주요 자동차 회사들은 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폭격기, 항공기 엔진, 군용 트럭 제조에 매진했다. 이것이 미국의 세계대전 승리에 기여했다는 뜻에서 ‘민주주의 병기창(Arsenal of Democracy)’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최근 미 국방부는 사상 최대인 1조5000억 달러(약 2250조 원) 규모의 예산안을 의회에 요청하고, 미사일과 드론 제조 분야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이 빠르면 16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4일(현지 시간) 전했다. 양국은 앞서 11, 12일 이슬라마바드에서 가진 1차 종전 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7일 합의한 ‘2주 휴전’이 종료되는 21일 이전에 새로운 대면 협상을 추진하기 위한 양측의 물밑 접촉이 활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미국은 미 동부시간 13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15척 이상의 군함을 투입해 전쟁 발발 후 이란이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역(逆)봉쇄 작전을 개시했다. 이란의 자금줄인 원유 수출을 막고, 외부로부터의 전쟁 물자 보급도 차단하는 조치에 나선 것.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를 사이에 둔 ‘강 대 강’ 대치 와중에도 협상은 이어가려는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차 종전 협상 장소로는 이슬라마바드 외에도 스위스 제네바, 튀르키예, 이집트도 거론된다. 협상의 핵심 쟁점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은 1차 협상 당시 ‘20년 농축 중단’을 제안했지만, 이란은 5년 중단을 역제안했다. 협상 상황에 따라 21일 종료되는 ‘2주 휴전’을 연장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상대편(이란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아왔다. 그들(이란)은 합의를 매우 간절하게 원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1차 협상에서 많은 것을 합의했음에도 이란은 핵무기 개발 포기에 동의하지 않았는데, 이제 그들이 동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봉쇄 작전과 관련해 “(이란의) 배 중 어느 하나라도 우리의 봉쇄 함정에 가까이 다가오면 즉각 제거될 것”이라며 “마약상을 상대로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살상 체계를 사용하겠다”고도 경고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도 협상에 열린 모습을 내비쳤다. 그는 같은 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에서 “우리는 휴전을 위한 조건을 명확히 밝혔고 이를 준수할 의지가 있다. 오직 국제법에 따라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4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다국적군 구성원으로 종전 후 우리 군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안 장관은 “군이 투입된다면 (우리 군의 독자적인 작전이 아닌) 다국적군에 참여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1∼4단계로 (우리 군 투입) 계획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13일(현지 시간) 미국의 대(對)이란 해상 봉쇄가 단행된 가운데, 양국이 물밑 대화를 이어가며 2차 종전 협상 개최를 추진 중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이란을 압박하면서도 동시에 타협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 1차 종전 협상을 중재한 파키스탄은 이란의 핵 포기 등 핵심 쟁점의 해결을 위해 양측을 오가며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16일 2차 종전협상 전망 14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이란 종전 협상이 이르면 16일에 열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P는 익명의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스위스 제네바나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2차 협상이 열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선, 또 다른 중재국인 튀르키예와 이집트도 협상 장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 이란은 11, 12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가진 종전 협상이 성과 없이 마무리된 뒤에도 합의 도출을 위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양측이 다시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며 “(21일 끝나는) 2주간의 휴전 기간이 만료되기 전 두 번째 대면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을 놓고 일정, 장소 등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연락을 취해 왔고 합의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며 협상이 조만간 진행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외신들은 종전 협상 상황에 따라 2주의 휴전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도 “문제 해결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도 미국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것을 압박하고 있다. WSJ는 “미국이 이란을 도발해 주요 원유 수송로인 홍해 해협마저 폐쇄될까 봐 사우디가 우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WP)는 소식통을 인용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과의 전투 재개 가능성을 미국과 협의했다”며 “이스라엘은 어떤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우라늄 농축 기간 두고 美-이란 갈등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이 열린다면 앞선 1차 협상 때처럼 핵문제가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WSJ는 핵심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이 지난 주말 이란과의 협상에서 우라늄 농축을 20년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는 이란에 우라늄 농축 권리를 영구적으로 포기할 것을 요구했던 기존 입장에서 완화된 것”이라며 “20년간 농축 중단 방안에는 대이란 제재 완화도 포함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영구적 핵 폐기에서 한시적 중단으로 미국 입장이 후퇴했다는 것. 미국의 이 같은 제안에 이란은 20년보다 짧은 ‘몇 년간’의 우라늄 농축 중단을 역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은 최대 5년간 핵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제안을 내놨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결심한 올 2월 제네바 협상 때 제안과 매우 유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란은 미국이 요구한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 441kg의 해외 반출에 대해선 거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1차 협상단을 이끈 J D 밴스 미 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이란에) 많은 것을 제안했다”며 “이제 공은 이란 쪽에 있다”고 했다. 이어 “(협상 당시) 현지에 있던 이란 협상단은 합의를 도출할 능력이 없었고 (본국으로 돌아가) 최고지도자나 다른 누군가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며 “이것이 우리가 파키스탄을 떠난 궁극적인 이유”라고 덧붙였다.한편, 이날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에서 “우리는 휴전을 위한 조건을 명확히 밝혔고 이를 준수할 의지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협상 결렬 이유로 “미국의 과도한 개입이 합의를 가로막았다”며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위협 행위는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후폭풍을 몰고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레바논에서의) 전쟁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2일(현지 시간) 레바논 남부 지상전 현장을 직접 방문해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날에도 “이란과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 레바논에서도 군사 작전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한 발 더 나아가 이란과의 전쟁 재개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다. 같은 날 와이넷, 채널12, 칸 등 이스라엘 주요 매체는 이스라엘군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이란과의 전쟁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으로부터 안보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전쟁을 이어가고자 하는 이스라엘의 움직임이 24일까지 예정된 미-이란의 2주간 휴전에 불안 요인으로 계속 부각되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12일 이스라엘군이 점령·통제 중인 레바논 남부를 방문해 이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방탄조끼를 입고 군인들과 악수한 그는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한 추가 군사작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로켓과 대전차 공격 위협을 제거해 이스라엘 북부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 군사작전을 확대하고 있다. EFE통신은 이날 방문에 동행한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이 “레바논 리타니강 남쪽의 모든 주택을 파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레바논 남부는 헤즈볼라의 거점으로 알려져 있으나, 전쟁이 격화하며 피란길에 오른 마론파 기독교인 거주지도 섞여 있어 무차별 파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미국의 중재로 12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헤즈볼라 무장해제 문제 등을 놓고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두 나라 정부의 고위급 공식 회담은 1982년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침공하면서 벌어진 전쟁을 종결하기 위해 벌인 협상 이후 처음이다. 협상 대표로 양국 주미대사들이 참석할 예정이지만, 실질적인 분쟁 종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6주 이상 이어지면서 방공 미사일이 고갈된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걸프국들이 한국 등에 무기 공급을 요청하며 재무장을 위한 필사적 노력을 벌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전했다. 중동 내 미국 우방들은 그동안 미국 중심의 무기 조달에서 벗어나 한국과 영국 등 공급망 다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는 한화와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에 천궁Ⅱ(M-SAM)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인도를 앞당겨 줄 것을 요청했고,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을 생산하는 일본과도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UAE 역시 한국 방산기업들에 요격 미사일 추가 공급을 요청했다는 전언이 나왔다. 중동 지역 미국 우방들이 이번 전쟁에서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공습에 시달리면서 방공망 강화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레바논에서의) 전쟁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2일(현지 시간) 레바논 남부 지상전 현장을 직접 방문해 “아직 할 일이 남아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날에도 “이란과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 레바논에서도 군사 작전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한발 더 나아가 이란과의 전쟁 재개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다. 같은 날 와이넷, 채널12, 칸 등 이스라엘 주요 매체는 이스라엘군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이란과의 전쟁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으로부터 안보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전쟁을 이어가고자 하는 이스라엘의 움직임이 24일까지 예정된 미-이란의 2주간 휴전에 불안 요인으로 계속 부각되고 있다.이스라엘 총리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12일 이스라엘군이 점령·통제 중인 레바논 남부를 방문해 이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방탄조끼를 입고 군인들과 악수한 그는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한 추가 군사작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로켓과 대전차 공격 위협을 제거해 이스라엘 북부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최근 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 군사작전을 확대하고 있다. EFE통신은 이날 방문에 동행한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이 “레바논 리타니강 남쪽의 모든 주택을 파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레바논 남부는 헤즈볼라의 거점으로 알려져 있으나, 전쟁이 격화하며 피란길에 오른 마론파 기독교인 거주지도 섞여 있어 무차별 파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이스라엘과 레바논은 미국의 중재로 12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헤즈볼라 무장해제 문제 등을 놓고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두 나라 정부의 고위급 공식 회담은 1982년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침공하면서 벌어진 전쟁을 종결하기 위해 벌인 협상 이후 처음이다. 협상 대표로 양국 주미대사들이 참석할 예정이지만, 실질적인 분쟁 종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한편,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6주 이상 이어지면서 방공 미사일이 고갈된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걸프국들이 한국 등에 무기 공급을 요청하며 재무장을 위한 필사적 노력을 벌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전했다. 중동 내 미국 우방국들은 그동안 미국 중심의 무기 조달에서 벗어나 한국과 영국 등 공급망 다변화를 추구하고 있다.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는 한화와 LIG넥스원에 천궁Ⅱ(M-SAM)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인도를 앞당겨 줄 것을 요청했고, 패트리어트 요격 미사일을 생산하는 일본과도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UAE 역시 한국 방산기업들에 요격 미사일 추가 공급을 요청했다는 전언이 나왔다. 중동지역 미국 우방국들이 이번 전쟁에서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공습에 시달리면서 방공망 강화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11, 12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별다른 성과 없이 일단 마무리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적인 항행과 개방 역시 안갯속에 갇히게 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결과를 보고받은 뒤 ‘해상 봉쇄’를 선언하며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주도해 나가겠단 뜻을 분명히 했다. 일각에선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호르무즈 입·출항 모든 선박 봉쇄”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협상이 종료되고 약 11시간 반 뒤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에 들어오거나, 나가려는 모든 선박에 대한 봉쇄 조치를 즉각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군에 국제 수역에서 이란에 통행료를 지불한 모든 선박을 수색하고, 막으라고도 지시했다”며 “이란에 불법적인 통행료를 낸 선박은 공해상에서 안전한 항해를 보장받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이번 전쟁 발발 후 이란이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에 미국이 적극 개입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모든 선박에 대한 봉쇄를 언급한 건 이란과 이란 우호국의 원유 수송까지 완전 차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란에 대한 경제 압박의 수위를 최고 수위로 높이겠다는 것. 앞서 11일 미국은 종전 협상이 열리는 가운데 중동산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의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압박하기 위해 군함을 투입한 기뢰 제거 작전에 나섰다. 이에 이란 정부는 “우리의 허락 없는 해협 진입은 있을 수 없다”며 반발했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에 따르면 11일 미군은 구축함 2척을 호르무즈 해협에 투입해 이란이 부설한 기뢰 제거 작전을 준비했다. 중부사령부는 X를 통해 “프랭크 피터슨 함과 마이클 머피 함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아라비아만에서 작전을 수행했다”며 “이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부설한 기뢰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광범위한 작전의 일환으로, 수중 드론 등 추가 병력이 며칠 내 제거 작업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란 외교부는 미군 구축함은 호르무즈 해협 동쪽에서 접근하려다 이란군의 경고에 회항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쟁 발발 뒤 통행 허가와 통행료 부과 등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 강화를 주장해 온 이란 혁명수비대도 “미국 함정이 해협에 진입했다는 주장을 강력히 부인한다”고 밝혔다. 또 “군함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시도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며, 해협 통과는 특정 조건하에 민간 선박에만 허용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미 해군 구축함 두 척이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하던 중 이란 정찰 드론을 격추했다”며 “구축함은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한 후 회항했고, 드론 파괴는 휴전 협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관련 활동 확대 의지를 밝혔다. 그는 “우리는 중국, 일본, 한국, 프랑스, 독일과 다른 여러 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국가를 위해 호르무즈 해협 정리 작업을 지금 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놀랍게도 그들은 이 작업을 스스로 해낼 용기나 의지가 없다”며 이란전에서 미국을 지원하지 않은 국가들에 대한 불만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초대형 유조선 첫 통과… 정부, 긴급 특사 파견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로이터통신은 이번 전쟁 발발 뒤 처음으로 초대형 유조선 3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페르시아만에서 빠져나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11일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해운 데이터를 인용해 이같이 밝히고 해협을 통과한 초대형원유수송선(VLCC) 3척이 중국 선적 ‘코스펄 레이크’와 ‘허룽하이’, 라이베리아 선적 ‘세리포스’라고 전했다. 한편 12일 미-이란 종전 협상 결렬로 호르무즈 통항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정부는 정병하 외교부 장관 특사의 이란 파견으로 돌파구를 마련키로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 특사는 이날 현지에 도착해 이란 외교부 고위 관계자 등을 두루 접촉할 예정이다. 2주 휴전 기간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 특사는 10일 임명되자마자 고위 관계자 면담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채 급파됐다. 이에 13일부터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을 비롯한 차관급 이상 고위 관계자들을 최대한 접촉해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26척의 우리 선박과 양자 관계 현안들을 논의할 계획이다. 다만, 이란 외교 당국 주요 인사들이 미국과의 협상을 위해 파키스탄에 체류 중이었던 만큼 면담 일정 조율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동아일보가 만든 미니 히어로콘텐츠 ‘격동의 바다 호르무즈’에서 세계 에너지 질서를 뒤흔드는 이 바닷길의 모든 것을 확인해 보세요.▶ [바로가기] 격동의 바다 호르무즈: 원유 동맥에서 전쟁 인질로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비교적 신속한 해결을 원했던 반면, 이란은 장기적인 협상을 선호하며 훨씬 느린 속도로 움직였다.” 11일(현지 시간)부터 12일 새벽까지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약 21시간에 걸쳐 진행된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결렬된 것에 대해 미 CNN은 이렇게 평가했다. 특히 미국이 핵물질 폐기와 호르무즈 해협 재개 등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이란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버텼고 결국 양측이 평행선을 달렸다는 것이다. 밴스 부통령은 12일 오전 6시 반경 협상 결렬을 선언하며 “이란이 지금뿐만 아니라 2년 후에도, 나아가 앞으로도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근본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다”고 밝힌 뒤 귀국길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12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은 핵 야망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며 “핵 문제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했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복잡한 문제들이 단 24시간의 협상으로 모두 해결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이란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이란 협상단 대표였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미국에 168개의 미래 지향적 이니셔티브를 전달했지만 미국이 이란의 신뢰를 얻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美 “우라늄 전량 반출” vs 이란 “항복 종용 안 돼”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협상단은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 전량 반출을 통한 ‘완전한 핵 능력 제거’를 요구했다. 이어 핵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제한해 이란의 잠재적인 핵 능력도 억제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란은 이 같은 미국의 요구를 ‘항복 종용’으로 받아들이며 “평화적인 원자력 에너지 사용 권리는 포기할 수 없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6월 ‘12일 전쟁’과 이번 전쟁 모두 “핵무기가 없어서 당했다”는 인식이 이란 수뇌부에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란은 이번 전쟁 발발 뒤 미 지상군의 핵물질 강제 확보 등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위성영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달 18일부터 중부 도시 이스파한의 핵시설로 이어지는 세 개 터널 입구 주변을 흙더미와 울타리, 잡다한 잔해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쌓아 막아 놨다. ISIS는 미국이 농축 우라늄 확보를 위해 지상군 투입에 나설 경우에 대비해 이 같은 조치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란은 무기급 직전 단계인 60% 농축 우라늄 441kg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최소 절반이 이스파한 지하시설에 보관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란이 봉쇄해 온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 수준에 대해서도 양국 간 이견이 크다. NYT에 따르면 미국은 호르무즈의 즉각적 개방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란은 최종 합의가 타결된 후에야 해협을 개방하겠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지지율 하락을 막기 위해 신속한 호르무즈 개방이 시급하다. 미국 주도의 경제제재로 인한 이란의 해외 동결 자산을 해제하는 것과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레바논 공격을 둘러싸고도 양측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린 이긴 것”트럼프 대통령은 마라톤 종전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평소처럼 여유 있는 주말을 보냈다. 그는 11일 오전 골프장에 다녀온 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카세야센터로 이동해 이종격투기(UFC) 경기를 관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로 떠나기 전 워싱턴 백악관에서 “타결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며 “이란과 합의가 되는지는 내게 상관없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우리가 이긴 것”이라고 했다. 이란 지도부 제거, 군사 능력 약화 등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 협상에 연연하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하지만 전쟁 출구전략을 모색하던 미국엔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운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고 외신들은 진단했다. 상당한 양보 가능성을 상정한 채 이란과 협상을 이어갈지, 글로벌 경제에 다시 한번 충격을 줄 수 있는 추가 군사작전에 나설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고지를 확보한 이란이 전향적 자세로 나서지 않고 협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높은 점도 미국으로선 부담이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는 달갑지 않은 선택지에 직면하게 됐고, 이 선택지들은 상당한 전략적 정치적 부담을 수반할 것”이라며 “이란도 이런 미국의 상황을 잘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단 양측은 모두 후속 협상 가능성을 열어 놨다. 밴스 부통령은 “우리는 매우 간단한 제안을 남기고 이곳을 떠난다. 이것이 우리의 최종적이고 최선의 제안”이라며 “이란이 이를 받아들일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바가에이 대변인도 “이란, 파키스탄, 그리고 지역 내 우리의 다른 친구들(친이란 세력들) 사이의 접촉과 협의는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얼굴이 훼손될 정도로 크게 다쳤지만 현재 회복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음성 회의를 통해 고위 당국자 회의에 참여하고 있고 미국과의 협상 등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동아일보가 만든 미니 히어로콘텐츠 ‘격동의 바다 호르무즈’에서 세계 에너지 질서를 뒤흔드는 이 바닷길의 모든 것을 확인해 보세요.▶ [바로가기] 격동의 바다 호르무즈: 원유 동맥에서 전쟁 인질로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과 이란이 11∼12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약 21시간에 걸쳐 마라톤 종전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올 2월 28일 발발한 이번 전쟁 중 처음 열린 협상에서 양측이 고농축 우라늄 폐기와 호르무즈 해협 재개 등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해소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트루스소셜에 “정말로 중요한 단 하나의 문제인 핵 문제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미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드나드는 모든 선박을 봉쇄하는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며 ‘해상 봉쇄’를 선언했다. 이란의 원유 수출과 식량 수출입 등을 모두 통제하며 압박하겠단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지불한 모든 선박도 추적·차단토록 지시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종료 뒤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았지만, 미국과 이란 협상단 모두 자신들의 제안에 대한 상대방의 반응을 지켜보겠다고 밝혀 곧 후속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12일 미국 대표단을 이끈 J D 밴스 부통령은 회담 장소였던 이슬라마바드 세레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좋은 소식은 우리가 21시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이란과 실질적 논의를 했다는 점이고, 나쁜 소식은 우리가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의 ‘레드라인’을 매우 명확히 밝혔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의 기자회견 전 외신들은 양국 협상단이 추가 논의를 위해 하루 더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지만, 미국 대표단은 이날 곧바로 귀국길에 올랐다. 밴스 부통령은 종전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로 이란의 핵 개발을 둘러싼 입장 차이를 꼽았다. 그는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을 거라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약속을 봐야 했지만 아직 그것을 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우라늄 농축 제로화 및 비축 우라늄 반출 외에도 호르무즈 해협 운영, 이스라엘의 레바논 폭격 중단 여부도 협상 쟁점이었다”고 전했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이란 국영 통신사 IRNA에 “몇 가지 사안에 대해선 합의했지만 2, 3개 쟁점 때문에 최종 돌파구는 마련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11일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 2척을 보내 기뢰 제거 작전을 펼쳤다. 이번 전쟁 발발 후 미 군함이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한 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해상 봉쇄 선언과 맞물려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적극 나서겠단 의도로 풀이된다.동아일보가 만든 미니 히어로콘텐츠 ‘격동의 바다 호르무즈’에서 세계 에너지 질서를 뒤흔드는 이 바닷길의 모든 것을 확인해 보세요.▶ [바로가기] 격동의 바다 호르무즈: 원유 동맥에서 전쟁 인질로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11, 12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별다른 성과 없이 일단 마무리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적인 항행과 개방 역시 안갯 속에 갇히게 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결과를 보고 받은 뒤 ‘해상 봉쇄’를 선언하며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주도해 나가겠단 뜻을 분명히 했다. 일각에선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간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입·출항 모든 선박에 봉쇄 조치”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협상이 종료되고 약 11시간 반 뒤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에 들어오거나, 나가려는 모든 선박에 대한 봉쇄 조치를 즉각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군에 국제 수역에서 이란에 통행료를 지불한 모든 선박을 수색하고, 막으라고도 지시했다”며 “이란에 불법적인 통행료를 낸 선박은 공해상에서 안전한 항해를 보장받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이번 전쟁 발발 후 이란이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에 미국이 적극 개입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모든 선박에 대한 봉쇄를 언급한 건 이란과 이란 우호국의 원유 수송까지 완전 차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란에 대한 경제 압박의 수위를 최고 수위로 높이겠다는 것.앞서 11일 미국은 종전 협상이 열리는 가운데 중동산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의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압박하기 위해 군함을 투입한 기뢰 제거 작전에 나섰다. 이에 이란 정부는 “우리의 허락 없는 해협 진입은 있을 수 없다”며 반발했다.미군 중부사령부(CENTCOM)에 따르면 11일 미군은 구축함 2척을 호르무즈 해협에 투입해 이란이 부설한 기뢰 제거 작전을 준비했다. 중부사령부는 X를 통해 “프랭크 피터슨 함과 마이클 머피 함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아라비아만에서 작전을 수행했다”며 “이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부설한 기뢰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광범위한 작전의 일환으로, 수중 드론 등 추가 병력이 며칠 내 제거 작업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래드 쿠퍼 중부사령부 사령관도 “조만간 해운업계와 안전 항로를 공유해 자유로운 상업 흐름을 촉진할 것”이라고 했다.이에 대해 이란 외교부는 미군 구축함은 호르무즈 해협 동쪽에서 접근하려다 이란군의 경고에 회항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쟁 발발 뒤 통행 허가와 통행료 부과 등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 강화를 주장해 온 이란 혁명수비대도 “미국 함정이 해협에 진입했다는 주장을 강력히 부인한다”고 밝혔다. 또 “군함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시도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며, 해협 통과는 특정 조건 하에 민간 선박에만 허용될 것”이라고 했다.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미 해군 구축함 두 척이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하던 중 이란 정찰 드론을 격추했다”며 “구축함은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한 후 회항했고, 드론 파괴는 휴전 협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관련 활동 확대 의지를 밝혔다. 그는 “우리는 중국, 일본, 한국, 프랑스, 독일과 다른 여러 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국가를 위해 호르무즈 해협 정리 작업을 지금 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놀랍게도 그들은 이 작업을 스스로 해낼 용기나 의지가 없다”며 이란전에서 미국을 지원하지 않은 국가들에 대한 불만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초대형 유조선 첫 해협 통과… 정부, 긴급 특사 파견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로이터통신은 이번 전쟁 발발 뒤 처음으로 초대형 유조선 3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페르시아만에서 빠져나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11일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해운 데이터를 인용해 이같이 밝히고 해협을 통과한 초대형원유수송선(VLCC) 3척이 중국 선적 ‘코스펄 레이크’와 ‘허룽하이’, 라이베리아 선적 ‘세리포스’라고 전했다.한편 12일 미-이란 종전 협상 결렬로 호르무즈 통항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정부는 정병하 외교부 장관 특사의 이란 파견으로 돌파구를 마련키로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 특사는 이날 현지에 도착해 이란 외교부 고위 관계자 등을 두루 접촉할 예정이다. 2주 휴전 기간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 특사는 10일 임명되자마자 고위 관계자 면담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채 급파됐다. 이에 13일부터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을 비롯한 차관급 이상 고위 관계자들을 최대한 접촉해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26척의 우리 선박과 양자 관계 현안들을 논의할 계획이다. 다만, 이란 외교 당국 주요 인사들이 미국과의 협상을 위해 파키스탄에 체류 중이었던 만큼 면담 일정 조율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이란 상공에 유성우 같은 수많은 미사일이 쏟아져 내린다. 번개처럼 내리꽂힌 극초음속 미사일에서는 버섯 모양의 불기둥이 솟아오른다. 하얀 천에 싸인 수백 구의 시신들이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땅 위에 늘어서 있다. 바다 위에 떠 있던 미국 항공모함은 어뢰를 맞고 거대한 폭발을 일으킨다. 사막 한가운데 추락한 미군 전투기는 날개가 잘려 있다. 이스라엘의 고층 건물은 검은 연기와 함께 불타고 있다. 군인들은 눈물을 흘리며 전쟁을 멈춰 달라고 절규한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이어지는 동안 X, 틱톡,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전 세계로 퍼진 이 영상과 사진들은 모두 인공지능(AI)이 만든 가짜 콘텐츠였다.혼돈의 ‘정보 전쟁’ 원년 된 이란전 인류의 전쟁사에서 ‘선전전’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운 ‘정보 전쟁’이 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각 진영이 AI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자신에게 유리한 선전물을 이른바 ‘정보 무기’로 활용하면서 전례 없이 ‘진짜 같은 거짓’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어서다. 이번 전쟁은 비(非)전문가도 누구나 무료 AI 도구를 활용해 실감 나는 AI 조작 영상을 만들 수 있게 된 시대가 열린 뒤 벌어진 첫 번째 전쟁이다. 그런 면에서 전문가들은 올해를 사실상 ‘AI 정보 전쟁의 원년’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이런 콘텐츠들은 매우 정교하고 자극적이다. 또 얼핏 봐서는 거짓을 판별하기도 쉽지 않다. 속된 말로, 보는 순간 ‘공유’ 버튼을 누르고 싶게 만드는 것이 많다. 이는 일반인은 물론이고 ‘속보’를 전해야만 하는 언론들에도 큰 도전이 되고 있다. 최근 외신들의 전쟁 관련 보도에서 ‘저희는 이 주장을 자체적으로 검증할 수는 없었습니다’라는 부연 설명이 계속 붙는 것은 날로 어려워지는 진실 규명의 한계를 반증한다.거짓과 진실 구별 위해 ‘속도 줄이기’도 필요 전문가들의 가장 큰 걱정은 이 같은 정보 전쟁 과정에서 거짓은 물론 사실마저도 손쉽게 부정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거짓말쟁이의 이득(liar’s dividend)’이라 불리는 이 현상은, 사실에 대해서조차 “그거 AI로 만든 거짓이야”라고 주장함으로써 간단히 진실을 폄훼하고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상황을 말한다. 이런 세상에서는 예컨대 공습으로 부서진 도시나 사망한 민간인들의 ‘진짜 시신 사진’조차도 적어도 상당 기간은 얼마든지 거짓 혹은 조작으로 몰아갈 수 있다. 결국 사람들은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제각각 믿고 싶은 것을 취사 선택해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게 된다. 서로 같은 언어를 쓸지라도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는, ‘불통(不通)의 사회’만 남게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국제 팩트 체킹의 날’이었던 이달 2일, 디지털 허위 정보와 극단주의를 추적하는 영국 싱크탱크 전략대화연구소는 거짓된 정보 전쟁에 낚이는 것을 줄일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제시했다. 그중 모두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건 ‘속도 줄이기’였다. 우리가 온라인에서 보는 게시물은 언제나 가짜일 수 있으므로, 바로 공유하지 말고 좀 더 시간을 갖고 진위를 살펴보라는 것이었다. AI 영상 특유의 시각적 과장이나 인물들의 신체적 부조화는 허위 정보의 한 단서가 될 수 있다. 너무나 충격적인 사실로 보이는데 이와 관련한 믿을 만한 언론 보도가 검색되지 않는다면 이 또한 의심해 봐야 한다. 때로는 이용자들의 댓글 공방을 유심히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누군가는 내가 보지 못한 이상한 점을 발견하거나 원본 출처를 찾는 데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우선 뉴욕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