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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하는 문제가 나타난다면 얼마든지 제도를 보완하고 수정할 용의가 있다.”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30일 “상법이 개정되면 주식시장이 다시 한 번 뛰어오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 뼈대를 유지하면서도 경제계를 중심으로 이어진 소송 남발 우려 등을 일부 고려해 보완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국민의힘도 이날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민주당은 ‘3일 선(先)처리-후(後)보완’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입장 차를 좁힐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경제계 “소송 남발-배임죄 확대” 우려 전달민주당이 이재명 정부에서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크게 5가지다. △주주에 대한 이사 충실 의무 명문화 △전자주주총회 도입 △감사위원·감사 선출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 의결권 3% 제한 △대규모 상장회사의 집중투표제 강화 △사외이사를 독립이사로 전환 등이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이사 충실 의무를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고 전자주총 도입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윤석열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하자 더 강화된 상법 개정안을 재발의했다. 대규모 상장회사의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해 3%까지만 인정하는 이른바 ‘3%룰’과 집중투표제 강화, 사외이사의 독립이사 전환 등이 추가된 것.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제 6단체 간담회에서 경제계는 상법 개정에 따른 소송 남발과 배임죄 확대 등에 대한 우려를 재차 내비쳤다.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은 “경제계는 주식시장 활성화와 공정한 시장 조성에 이견이 없다”면서도 “다만 상법 개정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송 남용의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문제와 우려가 큰 배임죄 문제, 사법적 판결을 통해 정착돼 오고 있는 경영 판단의 원칙을 법에 반영하는 문제, 경영권 보장 장치에 대한 고민 등이 대표적인 예시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경제계에선 이사회 충실 의무나 전자주총 등을 우선 법안에 담고, 집중투표제와 감사 분리 선출 등은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중소·중견기업 등은 규모가 작은 비상장 기업에 대해 법 적용 유예 기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민주당은 경제계의 우려 등을 반영해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 의무’ 문구 표현을 ‘주주’ 대신 ‘전체 주주’로 바꾸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별 주주에게 충실 의무를 부여하면 이사회 의사 결정으로 피해를 보는 주주가 소수라도 배임죄를 적용할 수 있어 외국계 헤지펀드의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것. 반면 충실 의무 대상을 전체 주주로 적시하면 일부 주주에게 손해가 발생해도 전체 주주에게 이익이 되면 배임 소송 대상이 될 위험이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국민의힘 “단독 처리 책임, 與 오롯이 져야”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상법 개정안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현재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법 개정안 강화안 이 부분은 민간 기업에 대한 과잉 규제로 작용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또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실질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는 세제 개혁도 패키지로 추진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상법 개정안에 반대해 온 국민의힘이 입장을 선회한 것은 개미투자자 표심을 더는 외면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와 함께 민주당의 속도전에 제동을 걸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우리가 전향적 검토 의사를 밝힌 만큼 이제 민주당이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협의 없이 단독 처리하면 그 책임은 민주당이 오롯이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LG그룹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포착하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구광모 ㈜LG 대표는 지난해 실리콘밸리를 찾아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업체인 ‘텐스토렌트’와 AI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를 방문해 기술 동향을 살폈다. AI가 향후 모든 산업에 혁신을 촉발하고 사업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구 대표의 평소 생각이 반영된 행보다. LG그룹은 자체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에 적극 투자 중이다. 2020년 설립한 AI 싱크탱크 ‘LG AI 연구원’은 2021년 12월 파라미터(매개변수) 3000억 개 규모의 멀티모달 AI 모델 ‘엑사원 1.0’을 처음 발표했다. 지난해 8월에는 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 3.0’을 오픈소스로 공개했고 올 3월에는 자체 개발한 추론 AI ‘엑사원 딥’을 통해 ‘에이전틱 AI’로 전환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은 LG전자 노트북 ‘그램’의 온디바이스 AI, LG디스플레이의 생성형 AI 기반 불량 지식 탐색 플랫폼, LG이노텍의 AI 무인 검사 라인 구축 등 성과로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원재료 가격 예측, LG생활건강은 제품 수요 예측, LG화학은 원재료 스케줄링 최적화에 AI 기술을 활용한다. LG유플러스는 엑사원을 경량화한 자체 소형언어모델(sLLM)을 활용해 AI 통화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를 출시했다. LG그룹은 바이오, 클린테크 분야의 육성에도 힘을 싣고 있다. LG화학은 항암 혁신 신약을 중심으로 글로벌 신약 공급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LG화학 생명과학본부는 2023년 사상 최초로 연 매출 1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사에 약 4000억 원 규모 희귀비만증 신약 기술을 수출한 바 있다. 클린테크 분야에선 바이오 소재, 신재생 에너지 산업소재, 폐배터리 재활용 등을 적극 육성하는 중이다. LG그룹은 관세 등으로 인해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미래를 위해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2028년까지 5년간 100조 원 규모의 국내 투자에 나설 예정이며 이 중 약 50%인 50조 원을 미래 성장사업·신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구 대표는 6월 인도네시아를 찾아 “어떤 준비를 해야 5년 뒤 살아남을 수 있을지, 어떤 선택과 집중을 해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전략 마련에 힘써 달라”고 말한 바 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GS칼텍스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무탄소 스팀, 바이오 연료, 폐플라스틱 리사이클링 등 저탄소 신사업 확대를 통해 지속가능하고 수익성 있는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GS칼텍스는 여수공장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기 위해 CCUS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여수산단 내 협의체를 구성하고 지자체와 함께 ‘여수 CCUS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민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클러스터를 통해 이산화탄소 포집·저장에 필요한 배관망 구축 비용을 절감하고 인프라 공동 활용으로 운영 효율성을 늘릴 수 있다.GS칼텍스는 또한 무탄소 에너지원을 도입해 탄소배출량을 감축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남해화학이 보유 중인 유휴 황산공장을 활용, 무탄소 스팀을 GS칼텍스 여수공장에 도입해 기존 액화천연가스(LNG) 원료 스팀을 대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약 7만 t의 탄소를 감축할 수 있다.글로벌 연료 시장 환경에 발맞춰 바이오항공유(SAF), 바이오선박유 등 차세대 바이오 연료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GS칼텍스는 2023년 국내 최초로 SAF, 바이오선박유 급유 및 시범 운항을 마치고 이를 통해 바이오연료를 제조, 판매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의 합작 투자를 통해 인도네시아에 바이오 원료 정제 시설도 건설하고 있다.GS칼텍스는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을 위해 폐플라스틱의 화학적, 물리적 재활용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 생산된 열분해유를 정유 및 석유화학 공정의 원료로 투입하는 자원순환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폐플라스틱에 다양한 재료를 혼합해 성능과 품질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금호석유화학그룹은 글로벌 수요 침체와 중국산 공급과잉에 대응해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R&D 중심 체제 구축을 중장기 전략으로 삼았다. 전기차 고성능 타이어에 사용되는 고기능성 합성고무 ‘SSBR’ 연구에 주력하면서 타이어 수명 증가와 연비 개선, 에너지 저감 기능을 가진 고객 맞춤형 제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사탕수수를 사용하면서도 고기능 기술을 접목한 합성고무 제조 기술도 확보했다. 합성고무 생산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탈솔벤트’ 공정도 연구 중이다. 금호피앤비화학은 최근 무용제·수용성 에폭시 수지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무용제·수용성 에폭시 수지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 저감이 가능한 소재다. 현재 상업 생산 중이며 선박, 바닥재 등 적용 분야를 확대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바이오 기반 원료를 기존 에폭시 수지 공정에 적용하는 저탄소 제품 생산 기술도 확보할 계획이다. 금호미쓰이화학은 식물성 소재를 포함한 폴리우레탄의 시스템 개발을 마치고 친환경 인증 획득을 앞두고 있다. 폐폴리우레탄 재생 연구도 준비 중이다. 사용한 폴리우레탄을 열분해 등의 방식으로 쪼개 재생 가능한 폴리올을 회수한 뒤 MDI(단열재의 중간 원료)와 혼합하는 방식이다. 재활용을 통해 비용 절감은 물론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금호폴리켐은 자동차 부품, 타이어 튜브, 호스, 전선 등에 사용되는 특수 합성고무 ‘EPDM’의 고부가 제품 확대를 위해 R&D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열전도, 절연성 소재 등 응용 분야 확대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태양광발전 부품 등 개발로 친환경 기술 선점에 나선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에 따라 올 3분기(7∼9월) 업종별로 체감경기 전망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전국 제조업체 2186곳을 대상으로 ‘2025년 3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2분기(4∼6월) 대비 2포인트 상승한 81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16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밑도는 결과다. BSI 지수가 100 이하면 해당 분기의 체감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업종별로는 미국발 관세 부담과 수출 실적에 따라 엇갈렸다. 관세 예외 품목인 반도체(109)와 제약(109) 업종은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반도체 업종 BSI는 2분기보다 22포인트 상승해 1년 만에 기준치를 넘어섰다. 인공지능(AI) 도입으로 고부가가치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 수출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화장품(113) 업종은 유럽, 중동 등으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며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 전망을 보였다. 반면 관세 적용 대상인 철강(67)과 자동차(76) 업종은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다. 철강은 대미 수출이 감소한 데다 중국, 일본산 철강재의 국내 유입이 늘어 BSI가 70 이하에 머물렀다. 자동차 역시 관세 영향으로 대미 수출이 감소한 탓에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정유·석유화학(72) 업종은 산업의 구조적 침체 속에 유가 변동성까지 확대돼 전망이 악화됐다. 부문별로는 수출(87)과 내수(79) 모두 부진한 가운데 건설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 등으로 내수 전망이 상대적으로 더 나빴다. 또 대기업(89)보다는 중소(81)·중견(77)기업의 전망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16일 오후 인천 서구 검단의 한 사거리. 차량용 신호등은 빨간불, 보행자 신호등은 녹색불인데 대형 화물차가 일시정지도 안 하고 ‘쓱’ 비보호 우회전을 했다. 그러자 뒤에 따라오던 다른 대형 화물차 한 대도 똑같이 일시정지를 하지 않고 우회전을 했다. 15분 뒤에 나타난 또 다른 화물차는 방향지시등도 안 켜고 비보호 우회전을 했다. 우회전 시 일시정지가 시행된 지 3년이 지났지만 동아일보 교통기획팀이 살펴본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특히 보행자와 사고 시 심각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대형 화물차는 일시정지를 지키는 경우를 오히려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반 승용차가 비보호 우회전을 하다가 사고를 낸 경우와 대형 화물차가 같은 사고를 낸 경우를 비교하면 후자의 사망률이 2배 이상으로 높았다.● 대형 화물자 15대 중 13대 일시정지 위반 경찰에 따르면 전방의 차량용 신호등이 ‘빨간불’일 땐 우회전하기 전 무조건 일시정지를 해야 한다. 이후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으면 또 한 번 일시정지 해야 한다. 보행자가 없는 게 확인된 뒤 천천히 우회전할 수 있다. 차량용 신호등이 ‘녹색불’이라면 우측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으면 일시정지 하고, 없을 땐 일시정지 하지 않고 천천히 우회전하면 된다. 이날 취재팀은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전문가와 함께 화물차 우회전 교통사고가 빈번한 인천 검단 지역 사거리 3곳을 2시간 동안 다니며 점검했다. 그 결과 덤프트럭 등 대형 화물차 15대 중 13대는 일시정지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멈춤 없이 그냥 우회전을 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이모 씨(46)는 “아들이 둘인데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등하교를 한다. 공사 현장 화물차는 운전석도 엄청 높이 있고 사각지대도 많아 보여서 아이들을 못 보고 그냥 우회전을 하다 사고를 낼 것 같다”고 우려했다. 실제 운전석 위치가 높은 대형 화물차는 일반 승용차에 비해 사각지대가 넓다. 박요한 삼성교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반 승용차는 운전자 눈높이가 1.2m 정도에 불과하지만, 대형 화물차는 2.3∼2.6m”라며 “일시정지 하지 않고 우회전을 하다간 아이들을 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교통공단 분석 결과 대형 화물차의 경우 운전자 시선에서 오른쪽 시야 사각지대가 일반 승용차보다 2배가량 길다. 14t 이상 화물차의 우측 사각지대는 길이로 8.3m지만, 승용차는 4.2m 정도다. 키 140cm 어린이가 대형 화물차 오른쪽에서 2.4m 이내에 서 있으면 운전자가 못 볼 가능성이 크다. ● 작년 30명 숨져… “감지 장치 등 도입 필요”경찰청에 따르면 화물차가 우회전하다 교통사고로 보행자가 숨진 경우는 2020년 35명, 2021년 32명, 2022년 24명, 2023년 24명, 지난해 3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우회전 교통사고의 사망률은 0.6%였지만, 화물차 우회전 사고 사망률은 1.5%였다. 같은 기간 우회전 교통사고로 숨진 106명 중 30명(28%)은 화물차 사고였다. 이달 10일에도 횡단보도를 건너던 70대 여성이 우회전하던 덤프트럭에 치여 숨졌다. 3월에는 경기 김포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자전거와 우회전하던 25t 화물차가 부딪쳐 70대 노인이 숨졌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단속뿐만 아니라 기술 도입을 통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화물차가 방향지시등을 켰을 때 보행자가 다가오면 차량 카메라로 이를 감지해 경고음을 울리는 ‘사각지대 감지 장치’가 거론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경기, 전북 등 일부 지역에서 시범 도입 사업을 한 결과 우회전 시 일시정지 횟수가 늘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화물차 우회전 사고가 잦은 이유는 사각지대 때문인데, 감지 장치는 이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사각지대 감지 장치 도입 지원 확대와 함께 보행자들에게도 우회전 차량으로부터 2m 이상 거리를 유지하도록 하는 홍보를 병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회전할 때 보행자를 인식하고 제동을 거는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중 하나인 비상자동제동장치(AEB) 기술을 개발하고 화물차에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외에도 일본은 사고 위험성이 높은 지역에선 교차로에 ‘도마레(일시정지)’ 표시를 해두고, 3초 이상 멈춰 있도록 시간을 규정한다. 만약 이를 위반하다 적발될 경우 9000엔(약 8만4900원)의 벌금을 내야 하는데, 이를 국내에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본에선 골목길 등에 주로 ‘도마레’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며 “골목길 우회전 사고를 줄이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우회전 사고가 잦은 지역에 우회전 전용 신호등을 늘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최재원 한국도로교통공단 연구 교수는 “사고가 잦은 지역에 우선적으로 우회전 신호등을 설치해야 한다”며 “보행자 신호등이 차량 신호등보다 3초 정도 빨리 바뀌게 하는 방법도 검토할 만하다”고 제안했다. 보행자가 이미 길을 건너고 있으면 운전자가 알아차리기 쉽고, 사고 위험도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이다.400개로 늘린다던 우회전 전용 신호등, 전국 327개뿐부산 105개-서울은 7개 차이 커대전 충북 등서 사망 사고 잇달아비보호 우회전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우회전 전용 신호등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정부는 이를 400개로 늘리겠다고 했지만 현재 327개에 그치고 있다.29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전국에 설치된 우회전 신호등은 327개로 집계됐다. 전국에 설치된 신호등(6만5779개) 가운데 단 0.5%만이 우회전 신호등이다.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2024년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 대책’을 발표하며 우회전 사고 다발 구간에 우회전 신호등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토부는 전국의 우회전 신호등을 지난해 400개까지 늘리겠다고 했지만 아직 목표치를 채우지 못했다.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되면 교차로에서 신호를 받아야 우회전이 가능하다.지역별 설치율도 차이가 크다. 부산에선 우회전 신호등이 105개 설치됐지만 서울에는 7개뿐이다. 세종과 전북에는 각각 1개씩만 설치됐다. 지난해 세종에서는 114건, 전북에서는 353건의 우회전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대전은 3개, 충북과 충남은 각각 4개에 불과했다. 지난해 대전에서는 3명, 충북에서는 4명, 충남에서는 9명이 우회전 사고로 숨졌다.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우회전을 할 때 언제 일시정지를 해야 하는지 헷갈려하는 운전자가 생각보다 많다”며 “우회전 신호등을 설치하면 이런 혼란을 줄여 일시정지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속연구원은 “보행자나 교통량이 많은 지역 등에는 우선적으로 우회전 신호등을 설치해야 한다”며 “어린이 보행자 등에겐 우회전 차량 운전자와 눈을 마주친 뒤 신호등을 건너는 교육 등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 취재팀▽팀장 이상환 사회부 기자 payback@donga.com▽김보라(국제부) 김수연(경제부) 박종민(산업1부) 서지원(사회부) 오승준(산업2부) 기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전국 제조업체 2186곳을 대상으로 ‘2025년 3분기(7~9월)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상호 관세 영향에 따라 업종별 체감경기 전망에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올 3분기 BSI가 2분기(4~6월) 대비 2포인트 상승한 81로 집계돼 16분기 연속 기준치(100)을 밑돌았다고 29일 밝혔다. BSI 지수가 100 이하면 해당 분기의 체감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부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업종별 BSI는 관세 부담과 수출 실적에 따라 엇갈렸다. 관세 예외품목인 반도체(109)와 제약(109) 업종은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의 BSI는 2분기보다 22포인트 상승하며 1년 만에 기준치를 넘어섰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고부가가치 반도체 수요가 늘며 수출이 증가한 탓에 전망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화장품(113) 업종은 관세의 영향에도 유럽, 중동 등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해 긍정적인 전망치를 보였다.반면 미국 관세 적용 대상인 철강(67)과 자동차(76) 업종은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다. 철강은 대미수출이 감소한 데다 중국, 일본산 철강재의 국내 유입이 늘며 BSI가 70 이하에 머물렀다. 자동차 역시 관세 영향으로 대미 수출이 감소해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정유·석유화학(72) 업종은 산업의 구조적 침체 속에서 유가 변동성까지 확대돼 전망이 악화됐다.부문별로는 수출(87)과 내수(79) 모두 부진한 가운데 건설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 등으로 내수 전망이 상대적으로 더 부정적이었다. 대기업(89)보다는 중견기업(77)과 중소기업(81)의 전망치가 낮았고, 제주(100)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올 3분기 전망을 직전 분기보다 어둡게 봤다.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제조기업의 54.1%가 올 상반기(1~6월) 매출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응답했다. 기업들은 올 상반기 실적에 영향을 미친 대내 요인으로 내수 부진(64.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원자재가 상승(30.9%), 해외수요 부진(23.8%), 환율 변동(19.3%), 관세 조치(18.0%)가 뒤를 이었다.대한상의는 “관세 부담으로 대미수출 감소가 현실화되는 등 기업 부담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통상 불확실성 완화, 규제 개선, 투자 인센티브 등 과감한 내수 활성화 대책으로 기업심리 회복을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올 하반기(7∼12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조선, 제약·바이오 업종의 전망은 ‘대체로 맑음’, 철강과 자동차, 섬유화학, 배터리, 섬유패션, 기계, 건설 분야는 ‘흐림’으로 예보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11개 주요 업종별 단체와 함께 ‘2025년 하반기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예측된다고 26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은 국가별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계속되며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출이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산업 역시 AI용 저전력 디스플레이인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로 수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6.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은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로 인한 LNG선 추가 발주가 105척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제약·바이오 산업 또한 상반기 대규모 계약으로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6% 증가할 것이란 게 대한상의의 판단이다. 반면 관세 영향으로 부진이 예상되는 분야는 올 하반기 기상이 흐릴 것으로 예측됐다. 자동차 산업은 관세 영향으로 신차 가격이 상승해 수요·수출 감소가 예상된다. 철강 또한 이달 미국의 철강 파생제품 50% 관세 부과에 따라 대미 수출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기계 산업의 경우 주요국 경기회복세 둔화, 관세정책 등에 의해 투자 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장 포화, 중국 저가 공세의 영향을 받는 업종도 ‘흐림’이다.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산 공급 과잉으로 수출 규모가 4.1%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배터리 산업은 올해 유럽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점유율이 60%를 넘겨 한국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섬유패션 산업 또한 중국산 덤핑으로 국산 범용소재의 글로벌 점유율 하락이 예상되는 분야다. 하반기 건설업은 상반기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흐릴 것으로 전망됐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올 하반기(7~12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조선, 제약·바이오 업종의 전망은 ‘대체로 맑음’, 철강과 자동차, 섬유화학, 배터리, 섬유·패션, 기계, 건설 분야는 ‘흐림’으로 예보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11개 주요 업종별 단체와 함께 ‘2025년 하반기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예측된다고 26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은 국가별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계속되며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출이 견조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산업 역시 AI용 저전력 디스플레이인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로 수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6.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은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로 인한 LNG선 추가 발주가 105척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제약·바이오 산업 또한 상반기 대규모 계약으로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6% 증가할 것이란 게 대한상의의 판단이다.반면 관세 영향으로 부진이 예상되는 분야는 올 하반기 기상이 흐릴 것으로 예측됐다. 자동차 산업은 관세 영향으로 신차 가격 상승해 수요·수출 감소가 예상된다. 철강 또한 이달 미국의 철강 파생제품 50% 관세 부과에 따라 대미 수출 여건이 악화될 전망이다. 일반기계 산업의 경우 주요국 경기회복세 둔화, 관세정책 등에 의해 투자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시장 포화, 중국 저가 공세의 영향을 받는 업종도 ‘흐림’이다.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산 공급과잉으로 수출 규모가 4.1% 감소할 전망이며 배터리 산업은 올해 유럽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점유율이 60%를 넘겨 한국을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섬유·패션 산업 또한 중국산 덤핑으로 국산 범용소재의 글로벌 점유율 하락이 예상되는 분야다. 하반기 건설업은 상반기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흐릴 것으로 전망됐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휠체어에 앉아 생활하는 학생 김지우 씨(24)는 가족들과 함께 사는 집에 설치된 스타일러를 좀처럼 써 볼 기회가 없었다. 뇌성마비를 가진 김 씨에게 휠체어에서 일어나 옷걸이를 성인 머리 높이에 거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LG전자가 옷걸이에 긴 봉을 부착한 ‘스타일러 이지행어’를 출시한 뒤로 김 씨도 반년째 스타일러를 애용하고 있다. 김 씨는 “평범한 가전제품을 남들과 똑같이 사용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최근 컴포트키트 14번째 신제품인 ‘전자레인지 이지트레이’를 출시했다. 컴포트키트는 성별과 나이,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가전제품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액세서리다. LG전자는 지난해 3월 처음 컴포트키트 7종을, 11월 후속 제품 6종을 출시한 데 이어 꾸준히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수익을 목표로 내놓은 제품이 아니었지만 올해 월평균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으로 늘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컴포트키트를 기획한 LG전자 최현 책임연구원과 최유진 선임을 만나 사용법과 개발 후기를 들어봤다.● 14번째 컴포트키트 ‘전자레인지 이지트레이’이지트레이는 전자레인지로 데워진 접시를 운반할 수 있게 만든 제품이다. 접시를 올리는 트레이와 덮개로 구성돼 있다. 소재는 쉽게 뜨거워지지 않는 내열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시중에 비슷한 제품이 일부 있지만 모두 두 손을 사용해야만 들 수 있어 휠체어에 앉아 있거나 두 손을 쓰지 못하면 사용하기 어렵다. 반면 이지트레이는 측면에 가드가 있어 한 손으로도 충분히 들어올릴 수 있다. 덮개 손잡이는 손을 말아 쥘 수 없는 사람도 손가락을 끼워 넣어 쉽게 열 수 있게 설계됐다.지난해 3월 출시한 ‘세탁기·건조기·냉장고 이지핸들’은 장애인이 아닌 사용자에게도 반응이 좋다. 최신 가전제품은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경향에 따라 손잡이가 제품 안쪽 깊숙이 숨겨진 ‘포켓형’으로 설계된다. 손가락을 구부리기 힘들거나 손끝에 힘을 주기 어려운 사용자들은 문을 열기 어렵다. 이지핸들을 부착하면 손잡이가 바깥으로 튀어 나온다. 손잡이의 폭은 6cm 안팎에 이른다. 최 연구원은 “손뿐만 아니라 팔뚝이나 팔꿈치로도 문을 열 수 있게 의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지난해 11월 출시한 ‘정수기 실리콘 커버, 인덕션 실리콘 패드’는 시각장애인들이 가전의 터치 버튼을 찾기 어려워한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실리콘 커버를 씌우면 터치 버튼의 위치를 눈 감고도 찾을 수 있다. 버튼 옆에는 그림과 점자로 버튼 기능이 표시돼 있다. 최 선임은 “점자를 모르는 사용자들도 쓸 수 있도록 그림을 활용했다”며 “허리가 굽거나 휠체어를 이용해 눈높이가 낮은 사용자들도 손끝 감각으로 버튼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제품 하나당 시제품 100개 이상 만들어” 컴포트키트는 실제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의 피드백을 토대로 제작한다. 최 선임은 “LG전자가 장애인 접근성 개선을 위해 만든 커뮤니티인 ‘볼드무브’를 통해 가전 활용에 불편을 느끼는 점을 수집한다”며 “장애를 가진 사용자가 있는 가정 10여 곳을 직접 방문하고 서울재활병원과 협업해 재활 환자들의 불편도 들어봤다”고 전했다. 통상 제품 하나를 상용화하는 데까지 몇 개월이 걸린다. 최 연구원은 “제품 하나당 시제품을 100개 이상 3D프린터로 뽑아봤다”며 “머리로 구상한 디자인을 실제로 구현해 사용해 보고 0.5mm 단위로 단차를 조정하며 불편을 줄이려 노력한다”고 했다. LG전자는 14번째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새로운 컴포트키트를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개발진은 “앞으로도 계속해 더 나은 배려를 담은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위 케빈 황 씨(35·사진)가 중동에 주둔하는 미군 중부사령부 관할 특수전 부대(CSOJTF-C)에 복무하면서 이란 본토 핵 시설을 타격하는 작전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황 씨는 전날 자신의 링크트인을 통해 “중동 합동 태스크포스 본부에 근무하는 것이 우크라이나 또는 인도-태평양 사령부에서 근무하는 것보다 한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불과 6개월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날 줄 상상도 못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6개월 사이) 아사드 정권이 무너졌고 후티 반군이 우리의 폭격에 항복했으며 우리는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본토를 폭격하는 데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황 씨가 지난해 12월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 붕괴와 이달 예멘 후티 반군 축출 작전을 수행했고, 22일(현지 시간) 미국이 B-2 폭격기로 이란 핵 시설을 타격한 작전에 참여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황 씨는 또 “소령으로 진급하고 공로 훈장을 받는 등 개인적인 성과도 있었다”며 “이란의 미사일 공격 중에도 새 창업 아이템을 위해 55만 달러 투자금도 유치했다”고 적었다. 황 씨는 링크트인 경력에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미 해병대에서 복무 중이라고 기재했다. 지난해 10월 최 회장의 차녀 민정 씨(34)와 결혼식을 올린 직후 파병을 간 것으로 추정된다. 황 씨는 중국계 미국인으로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졸업하고 미국에서 스타트업을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학사장교로 미 해병대에 입대해 대위까지 복무했으며 2021년 예비군으로 전환했다. 미군은 예비군이 다시 현역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개발자로서의 진로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습니다.” 24일 ‘삼성청년 소프트웨어·인공지능 아카데미(SSAFY)’를 수료한 김종헌 씨(26)의 소감이다. 김 씨는 스킨스쿠버 강사로 활동하다 체력적 한계 등을 마주하고 개발자로 진로를 바꿔 SSAFY 12기에 도전했다. 1년의 과정을 수료한 그는 비전공자임에도 꾸준한 노력으로 한계를 극복해 수료식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김 씨는 “불안함이 컸지만 SSAFY의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개발자가 자신에게 잘 맞는 길이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삼성전자는 서울 강남구 SSAFY 서울캠퍼스에서 SSAFY 12기 수료식을 열었다. SSAFY는 삼성전자가 국내 정보기술(IT) 산업 생태계를 확대하고 청년 취업을 돕기 위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2018년 1기 교육을 시작해 이번 12기까지 수료생 1만120여 명을 배출했다. 직전 11기까지 수료생 9144명 중 7727명이 취업해 취업률은 85%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국가 차원의 인공지능(AI) 인재 육성을 위해 SSAFY 교육 과정을 AI 중심으로 개편했다. 교육생들이 AI 기술을 실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실전 중심으로 구성했다. 이에 따라 총 교육 시간은 1600시간에서 1725시간으로 확대됐다. 모든 교육 과정이 무상이며 매달 100만 원의 교육지원금도 지급된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200조 원을 넘어섰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지난해 1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 2024’에서 ‘3년 내 시가총액 200조 원’ 목표를 제시했는데 그 절반인 1년 6개월 만에 달성했다. 24일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날 대비 7.32% 오른 27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 중에는 일시적으로 주가가 28만3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장 마감 기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202조7487억 원으로 사상 처음 200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시가총액인 126조6000억 원과 비교하면 6개월 만에 70조 원 넘게 불어난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했다는 미국 측 발표에 투자 심리가 개선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곽 사장은 지난해 CES에서 “우리가 기술을 잘 준비하고 개발하고, 제품도 잘 준비하고 투자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재무 건전성을 높이면 현재 100조 원 정도인 시가총액이 더 나은 모습으로 갈 수 있다”며 “3년 내 시가총액 200조 원에 도전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시장에 선보인 이후 꾸준하게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미국 정부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현지 공장에 미국산 장비 반입을 제한할 수도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 같은 조치가 현실화 된다면 중국 공장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다. 2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상무부 수출통제부문 책임자인 제프리 케슬러 산업안보 담당 차관이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중국 내 공장에 미국산 장비 공급 제한할 수 있다’는 방침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미 상무부는 대만 TSMC에도 동일한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지정돼 미국이 정한 특정 품목에 한해 별다른 제재 없이 중국 공장에 반도체 장비를 반입할 수 있었다. WSJ는 이번 방침이 미국 내 다른 부서의 동의를 완전히 받지 않았기 때문에 최종 확정된 사실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 불안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낸드플래시 생산의 28%를 중국 시안에서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중 31%를 중국 다롄, D램 중 41%를 중국 우시에서 만들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 쑤저우에 후공정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다롄에 낸드플래시 공장, 우시에는 D램 공장, 충칭에 후공정 설비를 갖추고 있다. 만약 미 정부의 중국 공장 장비 반입 금지 조치가 현실화되면 미국 기업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AMAT)나 램리서치, KLA 등 미국 업체들의 장비를 중국에 들여오지 못하게 된다. 가뜩이나 중국 업체들이 첨단 반도체 기술력을 추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의 중국 반도체 사업이 급속도로 위축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미국은 반도체 품목에 수입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또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 공장에 주기로 한 보조금을 삭감하겠다고도 예고했다. 한국 반도체 기업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하나 더 늘어난 셈으로, 국내 기업들이 하반기(7∼12월)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방침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한국 업체들은 미국 정부 장비 수입 제한 조치의 예외가 되길 바라고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2∼27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을 찾을 예정인데 여기서 추가 협상을 이끌어내길 바라고 있다. 여 본부장은 22일 반도체 장비의 중국 반입 제한과 관련된 질문을 받자 “우리 업계의 우려를 전달하고 건설적으로 협의해 나갈 부분이 있을지 최대한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설령 관련 조치가 시행되더라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모두 당장 중국에서 설비를 크게 늘리는 것이 없어 곧바로 타격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제한 조치가 확정돼 장기화하면 그 여파를 벗어날 수 없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SK그룹이 올해 인공지능(AI)을 앞세워 네 번째 ‘퀀텀 점프’(대도약)에 나서겠다고 22일 밝혔다. 1953년 창업 이후 1980년 석유화학, 1994년 이동통신, 2012년 반도체에 이은 그룹의 네 번째 미래 먹거리를 제시한 것이다. 이날 SK그룹에 따르면 AI 분야 중에서 추진 속도가 빠른 것은 AI 데이터센터다. SK그룹은 20일 세계 1위 클라우드 업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계약하고 울산에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공식화했다. AI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센터 확충이 각국의 핵심 경쟁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SK그룹은 이러한 상황에서 AI 반도체 제조 기술과 데이터센터 운영 노하우, 전력 인프라 구축 등 그룹 내 각 계열사가 갖춘 핵심 역량을 활용하면 국내 AI 데이터센터 분야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투자에 나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11월 SK AI 서밋에서 “대한민국이 AI 시대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필수”라며 “SK그룹은 반도체부터 에너지,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서비스 개발까지 가능한 전 세계에 몇 안 되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AWS, SK 인프라-기술-운영노하우 믿고 손잡아SK, 4번째 ‘퀀텀 점프’2027년부터 AI-클라우드 서비스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수요는 2023∼2030년 연평균 최대 22%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중에서도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연평균 33%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국제 통계 사이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센터는 43개뿐이다. 미국(5381개), 중국(449개), 일본(219개) 등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AI 데이터센터 구축이 어려운 이유는 AI 반도체 외에 전력 인프라, 냉각 기술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를 총망라하는 운영 노하우도 필수다.SK그룹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기술력,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의 데이터센터 노하우, SK가스·SK멀티유틸리티의 전력 인프라 등 각 계열사의 역량 결집을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저장장치(ESS), SK엔무브의 액침냉각 기술 등이 더해지면 안정적인 AI 데이터센터 운영이 가능할 것이란 게 SK그룹의 판단이다.세계 1위 클라우드 사업자인 AWS가 SK그룹과 손을 잡은 것도 이 같은 종합적인 역량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SK그룹과 AWS는 2027년부터 15년간 데이터센터 건설과 네트워크 운영, 반도체 공급망, 에너지 인프라 등 각사의 장점을 활용해 AI·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가 임직원 소통에 나서 “2분기(4~6월)와 남은 하반기(7~12월)에 실적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해 올해는 반드시 적자의 사슬을 끊자”고 강조했다. 22일 에코프로에 따르면 송 대표는 16일 충북 청주시 오창 본사 및 서울사무소 임직원이 참여하는 온라인 경영 설명회를 열고 “유럽 전기차 시장 성장에 힘입어 출하 물량이 조금씩 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송 대표는 “하반기에는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통해 고객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자”며 “그룹 전체적으로 이차전지를 넘어 다른 업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지속 성장을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도네시아에서 니켈부터 양극재, 리사이클링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해 경쟁사와 차별화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지주사가 사업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국내 전문인력의 해외 유출과 외국 전문인력의 국내 유입 사이에 격차가 벌어지며 인공지능(AI) 분야를 필두로 인재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한국의 고급인력 해외 유출 현상의 경제적 영향과 대응방안’ 보고서를 내고 “2024년 기준 한국 인구 1명당 AI 인재 순유출은 ―0.3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최하위 수준(35위)”이라며 “이는 (순유입 국가인) 룩셈부르크(8.92명), 독일(2.13명), 미국(1.07명) 등 선진국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2만5000명으로 집계됐던 국내 전문인력의 해외 유출 사례는 이용 가능한 최신 조사인 2021년 기준 12만9000명으로 4000명 증가했다. 반면 국내 유입 외국 전문인력은 같은 기간 4만7000명에서 4만5000명으로 감소했다. SGI는 “이에 따라 ‘두뇌수지 적자’도 2019년 7만8000명에서 2021년 8만4000명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두뇌수지 적자는 SGI가 제안한 개념으로 국내 전문인력의 해외 유출과 해외 전문인력의 국내 유입 간의 차이를 표현하는 개념이다. 보고서는 또한 과학 학술 연구자의 국경 간 이동 데이터를 분석해 한국이 ‘외국 과학자의 국내 유입률’(2.64%)보다 ‘국내 과학자 해외 이직률’(2.85%)이 0.21%포인트 높은 ‘순 유출국’임을 지적했다. SGI는 “국가별 연구자 순 유출입 순위를 살펴보면 한국은 조사 대상 43개국 중 33위로 하위권”이라고 설명했다. SGI는 이러한 인재 유출 원인으로 ‘단기 실적 중심 평가체계’와 ‘연공서열식 보상 시스템’, ‘연구 인프라 부족’, ‘국제협력 기회 부족’ 등을 지목했다. SGI는 “연공서열 중심의 경직된 인사·보상 시스템은 젊은 연구자의 창의성과 역량 발휘를 제약하고 성과와 무관한 승진 구조는 우수 인재의 이탈을 초래한다”며 “연구 성과에 따른 차등 보상을 강화하고, 첨단 분야 연구자에게는 주 52시간제의 예외를 인정하는 등 유연한 근로제도 도입을 통해 자율성과 몰입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삼성전자가 17일부터 사흘간 하반기(7∼12월)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미국 정부의 관세정책과 중동 무력 충돌 등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대응전략이 주된 안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19일까지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 등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삼성전자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사업 부문별, 지역별 현안을 논의하며 사업 전략을 수립해 왔다. 이번 회의는 전영현 반도체(DS)부문장(부회장)과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이 각각 주재한다. 이재용 회장은 직접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추후 사업 전략을 보고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1∼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2기 행정부의 관세정책과 이스라엘-이란 간 무력 충돌로 인해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하반기 공급망 리스크를 재점검하고 지역별 대응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첫날인 이날은 DX부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출시 예정인 폴더블폰 신작 갤럭시 Z 시리즈 신제품의 지역별 판매 전략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S25 시리즈의 판매 실적이 예상치를 뛰어넘어 반도체 부문의 부진을 만회한 바 있다. 18일에는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와 생활가전(DA)사업부가 상반기 성과를 분석하고 하반기 전략 수립에 나선다. 미국 행정부가 23일부터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철강 파생상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만큼 대책 수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도 18일 회의를 열고 올 1분기(1∼3월) SK하이닉스에 빼앗긴 ‘D램 1위’ 탈환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성능 향상 등 실적 개선을 위한 하반기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하반기 인공지능(AI) 서버용 수요 대응을 위해 HBM3E(5세대) 12단 개선 제품 및 고용량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 삼성SDI 등 주요 계열사도 첫날부터 순차적으로 전략회의를 진행하고 19일에는 전사 부문이 회의를 열 예정이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삼성전자가 17일부터 사흘간 하반기(7~12월)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미국 정부의 관세정책과 중동 무력 충돌 등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대응전략이 주된 안건이 될 전망이다.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19일까지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 등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삼성전자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사업 부문별, 지역별 현안을 논의하며 사업 전략을 수립해 왔다. 이번 회의는 전영현 반도체(DS)부문장(부회장)과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이 각각 주재한다. 이재용 회장은 직접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추후 사업 전략을 보고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1~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2기 행정부의 관세정책과 이스라엘, 이란 간 무력 충돌로 인해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하반기 공급망 리스크를 재점검하고 지역별 대응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첫날인 이날은 DX부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출시 예정인 폴더블폰 신작 갤럭시 Z 시리즈 신제품의 지역별 판매 전략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S25 시리즈의 판매 실적이 예상치를 뛰어넘어 반도체 부문의 부진을 만회한 바 있다. 18일에는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와 생활가전(DA)사업부가 상반기 성과를 분석하고 하반기 전략 수립에 나선다. 미국 행정부가 23일부터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철강 파생상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만큼 대책 수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도 18일 회의를 열고 올 1분기(1~3월) SK하이닉스에 빼앗긴 ‘D램 1위’ 탈환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성능 향상 등 실적 개선을 위한 하반기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하반기 인공지능(AI) 서버용 수요 대응을 위해 HBM3E(5세대) 12단 개선제품 및 고용량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 삼성SDI 등 주요 계열사도 첫날부터 순차적으로 전략회의를 진행하고 19일에는 전사 부문이 회의를 열 예정이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최 민관합동 경제 간담회에서 “11월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성공을 위해 ‘빅샷’ 기업인들을 초청하겠다”고 말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국내에서 열리는 가장 큰 국제행사가 APEC인 만큼 경제계가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최근 이 대통령이 미국, 중국, 일본 정상과의 통화에서 APEC 회의 참석을 요청한 만큼 우리도 빅샷 기업인을 초청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경제계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정상회의 성공과 국가 위상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10월 말∼11월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CEO 서밋의 의장을 맡고 있다. 최 회장은 “(CEO 서밋에) 1700개 해외 기업을 유치하려 하고 있다”며 “민관이 ‘원 보이스’로 협력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통상 APEC CEO 서밋에는 1000명 안팎의 글로벌 기업인이 참여하는데, 이를 뛰어넘는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최 회장은 “행사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초청 및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에게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경제계 안팎에선 최 회장이 초청하겠다고 밝힌 빅샷 기업인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대한상의 측은 “주요 글로벌 기업에 APEC CEO 서밋 참석을 타진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