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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위촉한 전문·자문·상담위원 등 57명이 집단으로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병철 위원장이 그동안 도저히 위원장의 언행이라 믿을 수 없는 행보를 계속해 왔다”며 “이에 우리는 인권위가 소위 ‘인권 전문가’라고 하는 우리 57명에게 부여한 모든 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인권위의 전문·자문·상담위원 정원은 180명으로 사퇴의사를 밝힌 위원은 3분의 1가량 된다. 이들은 또 “현 위원장과 반인권적 인권위원들이 계속 정부 편에서 정치적 판단만을 계속한다면 인권위를 세운 이 땅의 양심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루빨리 현 위원장이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자진사퇴할 것과 다시는 ‘인권 문외한’이 인권위원장 또는 인권위원이 될 수 없도록 인사시스템을 도입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15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무교동 인권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집단사퇴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던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은 “15일 사퇴하는 위원 외에도 위원직을 유지하면서 인권위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견을 밝힌 위원도 있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최근 상임위원회가 아닌 전원위원회에서 주요 사안을 의결하도록 한 운영규칙 개정안에 반발해 상임위원 및 비상임위원들이 잇따라 사퇴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현 위원장은 이날 오후 휴대전화를 꺼 놓는 등 외부와의 접촉을 피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81개 정당 및 시민단체로 구성된 ‘G20대응 민중행동’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일인 11일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열었지만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민중행동은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역광장에서 3500여 명(주최 측 추산 1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G20 규탄 국제민중공동행동의 날’ 행사를 열었다. 1, 2부로 나눠 치러진 이날 행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반대’와 ‘G20 규탄’으로 나뉘었다. 한미 FTA 규탄연설에 나선 이강실 진보연대 상임대표는 “한미 FTA 체결은 한일강제합병 100주년인 올해 경제 주권까지 넘겨주려는 굴욕적인 협정”이라고 주장했다. ○ 해외 노조관계자 20여명 참여 민중행동은 행사가 끝난 오후 4시 45분경 서울역에서 서울 용산구 갈월동 남영역까지 거리 행진에 나섰다. 행진 대열에는 ‘G20’과 ‘FTA’ ‘신자유주의’ 등의 단어를 붙인 상여가 등장하기도 했다. 민중행동 측은 “상여는 농민들이 신자유주의 아래서 모든 것을 빼앗긴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신고 당시 예정에 없었던 상여는 행진 대열에 합류시킬 수 없다”며 시위대를 막아 약 20분간 몸싸움이 벌어졌지만 양측 모두 무리한 돌파나 진압을 하지 않아 다친 사람은 없었다. 행진 도중 천둥 번개를 동반한 장대비가 쏟아지자 행렬 뒤쪽에서는 가지고 있던 피켓이나 유인물을 도로에 그대로 버려두고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1시간 동안의 행진을 마친 시위대는 오후 6시경 남영역 삼거리 앞에서 들고 온 상여를 불태우고 최종 해산했다. 해산 직전까지도 도로 곳곳에서 경찰과 시위대 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날 집회에는 알레한드라 앙그리만 아르헨티나노총 여성평등위원장과 암베트 유손 국제건설목공노련 사무총장 등 해외 노동조합 관계자 20여 명이 참여했다.○ 코엑스 들어가려던 여성 시너 뿌리려다 연행 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앞에서도 크고 작은 1인 시위가 이어졌으나 우려했던 대규모 시위 및 집회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날 오전 코엑스 동문 앞에서는 한 백인 남자가 ‘recession is the medicine(불황이 약이다)’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기도 했다. 환경단체 소속으로 알려진 30대 남성이 4대강 사업에 반대한다며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코엑스 출입이 저지된 38세 여성이 시너 500mL를 뿌리려고 하다 경찰에 연행됐다. 한국계 미국인 어린이 환경운동가인 조너선 리 군(13)은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앞에서 ‘한반도 비핵화’ ‘어린이 평화숲을 만들어주세요’ 등의 문구를 적은 현수막을 목에 걸고 1인 시위를 펼쳤다. 경찰은 “경호 위험 요소가 아니라고 판단해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고려대가 10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사진)에게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한-러대화(KRD)’ 제1회 포럼 중에 열린 학위수여식에서는 포럼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고려대 교우 배지를 달아주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맞아 방한한 섀런 버로 국제노총(ITUC) 사무총장 등 국제노동계 대표들을 만나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의지를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과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도 참석했다. 이 대통령이 민주노총 위원장과 만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버로 사무총장 등에게 “G20 서울 회의의 1차 목표인 일자리 창출 문제는 내가 주최국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매진하는 게 아니다”라며 “내 가족 전체가 (노점 행상, 청소부 등) 비정규직 노동자 출신이었기 때문에 나의 꿈은 고정적 일자리를 얻어서 꾸준히 월급을 받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민주노총 김 위원장에게 “잘 왔다. 지난번(지난달 25일 노사대표 초청 청와대 오찬)에 볼 줄 알았는데…”라고 반가움을 표한 뒤 “정부와 양대 노조가 방법은 다를지 몰라도 일자리 만들기라는 목표는 같다. G20 정상회의의 목표도 동일하니 (G20) 반대자들을 잘 설득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노총과 노동조합자문위원회(OECD-TUAC) 등 국제 노동자 단체들은 이날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G20 정상회의 참가국에 실업과 빈곤문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평범하지만 내겐 결코 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소원이 이뤄졌습니다.” 1986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서진룸살롱 살인사건’의 범인 중 한 명이었던 박영진 씨(50)가 10일 결혼식을 올리고 새 인생을 시작했다. 박 씨는 이날 동료 조직원의 누나인 장모 씨(53)와 서울 동작구 흑석동성당에서 화촉을 밝혔다. 검은 정장을 차려입고 하객으로 참석한 ‘조직원’들도 이날만은 위압적인 언행 대신 축복의 박수로 박 씨의 새 앞길을 축복했다. 수많은 ‘어깨’들이 모였지만 결혼미사는 엄숙하고 조용한 가운데 치러졌다.서진룸살롱 살인사건은 1986년 8월 1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서진룸살롱에서 두 조직폭력배 간에 벌어진 집단 패싸움으로, 4명이 흉기에 찔려 살해됐다. 당시 교도소에서 가석방된 조직원의 축하연을 벌이던 맘보파 조직원 중 한 명이 술집 복도에서 서울목포파 조직원과 마주쳤다가 시비가 붙어 시작된 이 싸움은 서울목포파 조직원들이 휘두른 생선회칼에 맘보파 조직원 4명이 끔찍하게 살해당하면서 끝났다. 사건을 담당한 검사는 “스스로 인간이기를 포기한 자들”이라고 잔혹성을 표현할 정도였다. 당시 26세로 서울목포파 조직원이었던 박 씨는 사건 이틀 후인 16일 동료 조직원인 고금석, 강정휴 등과 함께 서초경찰서에 자수했다. 박 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가 항소, 상고심에서 20년형이 확정돼 복역하던 중 장 씨를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씨가 동생의 면회를 다니면서 박 씨와 가까워졌다는 것. 복역 중 천주교에 귀의한 박 씨는 2006년 출소해 기계제조업체 직원으로 성실히 일하며 지내고 있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했다. 박 씨가 결혼식장으로 고른 흑석동성당은 박 씨가 복역하던 중 교화에 도움을 줬던 은인이 다니던 성당으로 알려졌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폭력조직원 8년 새 31% 늘어▲2010년 4월12일 동아뉴스스테이션}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추돌사고를 내고 ‘뺑소니’를 친 국회의원 비서관 안모 씨(32)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 혐의로 불구속 입건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안 씨는 이날 오전 3시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마포대교 남단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자동차 7대를 잇달아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6명이 가벼운 부상을 당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이대로 가다간 시간이 늦어 비행기를 도저히 못 타겠다. 출발 시간을 좀 늦출 방법이 없을까?’ 1일 오후 1시 45분 제주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김포공항으로 가던 신모 씨(40)는 1시 25분이 되도록 공항에 도착하지 못해 속이 타들어가자 이런 생각을 했다. 순간 신 씨 머릿속에는 ‘대중교통 시설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되면 운항이 지연될 것’이라는 ‘무모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신 씨는 즉시 김포공항에 전화를 걸어 “1시 45분 제주로 가는 항공기에 폭탄을 설치했다”고 거짓 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공항 관계자들이 정밀 검색을 하면서 신 씨가 타려던 비행기를 포함해 총 4대가 약 90분 동안 발이 묶였다. 당연히 폭탄은 없었고, 허위 신고임을 확인한 경찰은 곧바로 통신기록 등을 조회해 ‘협박범’을 찾아냈다. 결국 김 씨는 3일 오후 8시 제주여행을 마치고 김포공항을 통해 들어오다가 공항에서 검거돼 서울 강서경찰서로 이송됐다. 경찰 관계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로 경호 경비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상황에서 항공기 폭파 허위신고를 한 만큼 처벌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공항공사와 피해를 본 항공사들은 김 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도 검토하고 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제16회 광저우 아시아경기 개막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42개 종목에 금메달 476개가 걸렸고 45개국에서 1만2000여 명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 크리켓을 제외한 41개 종목에 1013명의 선수단을 파견하는 한국은 4회 연속 종합 2위에 도전한다.■ 박근혜가 빙긋 웃은 까닭은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호남지역에서 대선 주자군 가운데 지지율 상위권을 차지하자 민주당이 긴장하고 있다. 민주당의 변화를 바라는 호남 민심이 일시적으로 쏠린 것인지, ‘정치인 박근혜’의 매력이 호남 민심 속에 뿌리내리고 있는 것인지, 엇갈리는 정치권의 분석을 살펴봤다. ■ 현대종합상조에 무슨 일이보람상조, 한라상조에 이어 현대종합상조까지…. 상조회사의 비리가 연쇄적으로 드러나면서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상님 마지막 모시는 길에 쓰는 돈은 깐깐하게 따지는 것이 아니다’는 말에 상조회원들은 수백만 원씩 낸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상조회비는 어떻게 유용됐을까. ■ 백악관, 추가 테러 경고예멘발 미국행 ‘폭탄소포’ 테러 기도는 일단 무산됐지만 미국 백악관은 추가 테러 가능성을 경고했다. 알카에다의 테러 기법이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어 미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 정보당국은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여길 만한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 데뷔 20년 앨범 낸 신승훈‘어제는 사랑을 오늘은 이별을….’ 가수 신승훈(44)의 ‘보이지 않는 사랑’의 한 소절. 그는 “25세 때 무슨 사랑을 안다고 썼는지”라면서도 가장 애착이 간다고 했다. 1990년 ‘미소 속에 비친 그대’ 이후 데뷔 20주년을 맞아 베스트앨범을 내고 콘서트를 갖는 그를 만났다.}

‘상조 비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고객의 상조납입금을 가로채 해외 부동산과 자녀 명의의 아파트를 구입하거나 빚을 변제하는 데 쓰는 등 상조 비리의 죄질이 갈수록 불량해지는 추세여서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차맹기)는 2006년 2월부터 올해 8월까지 회사 자금 약 131억 원을 빼돌려 개인 재산을 불리는 데 쓴 현대종합상조 박헌준 회장과 고석봉 대표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횡령·배임,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회사에 손실 안겨가며 착복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 등은 협력업체나 장례도우미의 보증금을 유용하거나 물품판매대금, 공사대금 등을 과다하게 책정해 남은 돈을 빼돌리는 방법으로 총 94억 원의 회삿돈을 횡령했다. 2006년 8월에는 사무실 주소가 현대종합상조와 똑같은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인 ‘하이프리드서비스’를 설립하고 이 회사에 외주를 주는 방식으로 실적을 부풀려 37억 원의 배당금과 급여를 받았다. 현대종합상조에 손실을 안겨가면서 하이프리드서비스에는 이익을 몰아줘 배임 혐의가 적용됐다. 이들이 착복한 금액은 지난해 현대종합상조의 결손금 총액인 391억 원의 약 35%에 해당한다. 박 회장 등은 이렇게 빼돌린 돈을 캄보디아 부동산 구입, 자녀 명의의 아파트 구입, 개인 빚 변제, 펀드 투자 등 개인 용도로 썼다. 특히 검찰은 박 회장 등에게 기업의 횡령 수사상 처음으로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을 적용했다. 이 법률 위반 혐의가 적용될 경우 피의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범죄로 얻은 수익은 모두 국가에 몰수된다. 검찰 관계자는 “다만 상조에 가입한 고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몰수는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자금 운용에도 고질적 문제 검찰은 “보험 상품의 경우 보험료를 산정할 때 사업비, 손해율 등 구체적인 근거를 공시하도록 되어 있으나 상조 상품은 이런 규정이 전혀 없어 부실 경영이나 기업 비리로 이어질 여지가 많다”고 밝혔다. 상조업계 1위 업체인 현대종합상조는 지난해 총 납입금 수입 630억 원 가운데 광고비 68억 원, 판촉비 23억 원, 모집수당 196억 원 등 총 287억 원을 사업과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부문에 사용했다. 전체 수입의 4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상조납입금 가운데 나머지 55%는 장례비, 빈소대여비, 음식비 등 향후 발생할 상조행사를 위해 적립해야 하지만 현대종합상조는 이 돈의 일부를 회사 관리비나 직원 임금 등으로 썼다. 이 회사가 판촉비 등을 과도하게 쓸 수 있었던 것은 1년에 고객 납입금 중 0.3%만 실제 상조행사에 사용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회사 전체가 상조행사에 쓴 비용은 2억 원도 채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에 앞서 보람상조의 최철홍 회장도 회삿돈 300여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8월 징역 4년을 선고받았고 지난달에는 한라상조 박헌춘 대표가 25억 원대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되는 등 상조업계에 횡령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차맹기 부장검사는 “현대종합상조, 보람상조 수사를 통해 상조회사 전반에 걸친 비리 구조를 분석해 내면 다른 상조의 비리도 쉽게 들춰낼 수 있다”고 말해 향후 다른 상조업체로 수사를 확대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경찰의 체포영장에 반발해 분신을 시도한 김준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구미지부장(45) 사건과 관련해 노동계와 야당이 정부에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KEC 사태 해결 없이는 G20도 없다”고 주장하는 등 KEC를 둘러싼 갈등이 정치 쟁점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31일 김 지부장이 입원해 있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상황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정부가 어떻게 국제사회 갈등 해결의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느냐”며 “(KEC 사태) 해결 없이는 G20도 없고 전면전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국민참여당 이재정 대표가 참석했으며, 회견이 끝난 직후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병원을 방문했다. 손 대표는 “이번 사태는 노동조합과 노동운동가를 국민으로 보지 않는 이명박 정부의 노동관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도저히 묵과하거나 간과할 수 없는 일로 노동계와 야당이 공동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노당 이 대표는 “노사 교섭이 이뤄지는 동안에는 경찰이 나서지 않는 것이 상식”이라며 “이번 사안은 정당한 공무집행이 아니라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과 야당들은 정부와 회사 측에 경찰병력 및 용역직원 철수, 농성 조합원에게 생필품 제공, 직장폐쇄 철회,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최종 협상이 결렬된 상황에서 농성 장기화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경북 구미시 공단동 반도체 제조업체인 KEC의 노조는 올 6월부터 타임오프제와 해고근로자 복직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오다 회사 측이 직장폐쇄를 하자 전 노조지부장인 김 씨를 비롯해 노조원 170여 명이 지난달 21일부터 구미1공장을 점거한 채 ‘직장폐쇄 철회’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여왔다. 김 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10시경 회사 측과의 교섭이 결렬된 뒤 경찰이 체포하려고 진입하자 시너를 몸에 붓고 불을 붙여 분신을 시도했다. 경찰이 소화기로 급히 불을 꺼 얼굴 등에 2∼3도 화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화상 정도는 그렇게 심하지 않지만 가족들이 요청해 김 씨를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겼다”고 밝혔다.구미=최성진 기자 choi@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스마트폰 사용자의 위치를 추적해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에 이어 이번에는 문자메시지나 인터넷 접속기록 등을 다른 사람에게 몰래 전송하는 앱이 등장해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개인의 사생활을 감시하고 보고하는 이 같은 ‘스파이 프로그램’이 앱스토어(앱장터)등을 통해 보급되면서 사생활 침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위치 추적에 문자메시지 복제까지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과도한 개인정보 유출이 우려된다며 조사를 시작한 ‘오빠믿지’ 앱은 개인의 위치를 다른 사람의 스마트폰에 실시간으로 표시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방통위 조사 직후 이 프로그램은 서비스가 중단됐지만 미국 등 해외 앱장터에 접속하면 기능이 거의 같은 ‘헤이텔(heytell)’이라는 앱을 내려받을 수 있다. 양쪽 스마트폰에 설치만 하면 상대방의 위치를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필요한 경우 서로 음성 통화를 할 수 있는 ‘무전기’ 기능까지 추가됐다.최근 미국에서 새로 개발된 ‘비밀 문자메시지 복제자(Secret SMS Replicator)’는 아예 특정 휴대전화로 수신되는 문자메시지를 미리 지정한 스마트폰 번호로 모두 전송해 주는 안드로이드폰 앱이다. 이 프로그램은 화면에 표시되는 설치 아이콘도 나타나지 않아 스마트폰 주인 몰래 설치할 경우 자신도 모르게 개인정보가 줄줄 샐 우려도 적지 않다. 미국에서도 거센 논란이 일자 구글 측은 이 앱이 장터에 등록된 지 몇 시간 만에 내려받기 서비스를 차단했다.이런 프로그램들이 서비스 직후 내려받기가 중단되자 웹 포털사이트에는 “해당 앱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달라” “복제본이라도 넘겨줄 사람을 찾는다”는 누리꾼의 문의도 속출하고 있다. ○ 사생활 침해 등 부작용 우려‘스파이 앱’은 대부분 해외에서 개발한 것이어서 국내법으로 제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해외 개발자나 사업자가 등록하는 프로그램을 한국에서 유통시키지 못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스파이성 프로그램에 대해 “어린아이의 위치를 부모가 확인할 수 있거나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신속하게 위치를 알릴 수 있는 것은 장점”이라는 시각도 일부 있지만 사생활 침해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높다. 구자순 한양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개발자나 사용자가 개인의 사생활이나 개인정보 침해 등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고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사용하고 있다”며 “컴퓨터보다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사용되면서 문제가 더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이원주 기자 감독들 이젠 스마트폰 들고 “레디, 큐!”▲2010년 10월8일 동아뉴스스테이션}

서울 강동구 명일동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은 장애인들의 직업훈련과 자립을 돕기 위해 각종 제빵 기술을 가르치고 직접 만든 빵을 시중에 판매하고 있다. 이들이 만든 빵을 가끔 구입하는 주부 이현주 씨(57)는 “장애인들이 만들었다고 해서 처음에는 ‘품질이 괜찮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몇 번 먹어보니 맛이 유명 제과점 빵 못지않았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제빵 과정을 도와주는 자원봉사자들도 “장애인들이 재료 양이나 굽는 시간을 정확히 지키기 때문에 품질이 매우 균일하다”고 설명했다. 장애인들의 자립 의지가 강해지고 직무에 따라 업무 능력이 장애인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려지면서 장애인들이 만든 상품을 구매하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에 따르면 상품 생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장애인 수는 지난해 6월 기준 1만784명에서 올해는 1만1282명으로 늘었다. 식료품이나 서류봉투처럼 생산 과정이 단순한 제품부터 복잡한 기술이나 협동이 필요한 전자제품, 의류 생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장애인들이 일하고 있다. 올해 6월까지 올린 장애인생산품 매출도 875억 원에 이른다고 협회 측은 설명했다. 서울시가 올해 3월부터 시작한 장애인생산품 판매 매장 ‘행복플러스 가게’도 운영 100일 만에 매출 1억3000만 원을 올렸다. 올해 말까지는 2억 원이 넘는 판매 실적을 보일 것으로 서울시는 예상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매월 평균 15%씩 매출이 오를 정도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도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내년부터 공공기관에서 물품 구매액의 1% 이상을 반드시 장애인 생산품으로 구매하도록 하는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특별법’을 시행할 예정이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는 내년을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의 해’로 정하고 장애인생산품의 홍보와 판매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협회는 29일 서울 영등포구 의사당로 이룸센터에서 가진 장애인 직업재활의 날 기념식에서 △2020년까지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1030곳 설치 △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 사업단 구성 △각종 상품전시회 개최 등을 담은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축사를 통해 “장애인들이 일을 해서 삶을 회복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국을 선진일류국가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도 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제도가 제대로 정착하도록 노력하는 한편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질 높은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 주길 바랍니다.” 28일 서울 구로경찰서에서 열린 모범청소년 장학금지원 협약식에서 구로구 구로동에 있는 정보기술(IT)업체 ‘도전하는 사람들’ 서장열 사장은 기초생활보장 대상자인 김지형 군(18)에게 장학금과 생활비 지원을 약속하며 이렇게 밝혔다. 이번 협약식은 구로경찰서와 구로구 내 기업 협의회인 ‘에이스하이엔드타워 2차 운영위원회’에서 구로구에 사는 청소년 중 형편이 어려우나 다른 학생들의 모범이 되는 학생들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척추장애가 있는 할머니와 함께 월세 20만 원짜리 단칸방에 살고 있는 김 군은 최근 경기대 미디어영상학부에 수시합격을 하고도 등록금을 내지 못해 입학을 포기해야 할 처지였다. 그러나 이번 협약으로 서 사장으로부터 등록금과 매달 30만 원의 생활비를 지원받게 돼 공부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김 군은 “열심히 공부해서 방송영상 전문가가 돼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디자인업체인 프리진 최재완 사장도 이날 관내 고등학교에 다니는 곽모 양(15), 윤모 양(16)에게 졸업 때까지 매달 20만 원씩 학비보조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운영위원회 김진도 회장은 “80여 개 회원사 중 상당수가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지만 대상을 찾기 어려워 실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구로경찰서와 연계해 지원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봉행 구로경찰서장은 “치안을 책임지는 것 외에 어려운 형편에 있는 사람을 도와 사회 통합에 기여하는 것도 경찰의 책무”라며 “더 많은 기업과 관내 학생들이 결연을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어제 술에 취하셔서 제 택시 타셨다가 이 휴대전화를 놓고 내리셨네요. 찾아드렸으니 사례는 해 주셔야죠.” 술에 취해 택시 안에 물건을 두고 내린 손님들은 택시운전사 홍모 씨(33)의 사례금 요구가 당혹스러웠지만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줬다는 생각에 별다른 의심 없이 사례금을 줬다. 하지만 이 손님들은 사실 물건을 택시에 놓고 내린 것이 아니라 홍 씨에게 ‘절도’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늦은 밤이나 새벽에 만취한 손님을 골라 태운 뒤 노트북이나 휴대전화 등 고가의 물건을 훔쳤다가 다음 날 주인에게 연락해 돌려주고 5만∼30만 원의 사례금을 받아내는 수법으로 2008년 12월부터 최근까지 약 100차례에 걸쳐 총 15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홍 씨를 검거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홍 씨는 2007년과 2008년에도 한 번씩 비슷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훔친 물건이 아니다”라고 주장해 처벌을 피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홍 씨는 경찰이 입수한 첩보와 피해자 50여 명의 진술을 토대로 확보한 증거 앞에서 더는 거짓말을 하지 못했다. 경찰은 홍 씨의 통화기록과 계좌 입출금 명세 등을 추적하는 등 여죄에 대해서도 수사할 예정이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상해보험 등에 가입한 뒤 허위로 병원에 입원해 보험금을 타내는 속칭 ‘나이롱환자’ 수법으로 보험금 13억여 원을 타낸 탈북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탈북자 보험설계사를 통해 여러 개의 보험에 가입한 후 입원 치료가 필요 없는 가벼운 질병인데도 병원에 입원해 1인당 수백만∼수천만 원의 보험금을 타낸 탈북자 130명을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같은 탈북자 출신 보험설계사 김모 씨(38)에게서 보험 가입을 권유받고 거짓으로 환자 행세를 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레이싱 모델과 댄스가수로 활동했던 이혜린 씨(25·사진)가 자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6일 경찰과 119구조대 등에 따르면 이 씨는 22일 서울 모처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울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사망선고를 받은 이 씨 시신은 같은 날 충북 제천제일장례식장으로 운구된 뒤 23일 고향인 충북 보은에 안치됐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이 씨가 최근 가수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심한 우울증에 빠졌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최근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인터넷 구인 사이트를 검색하던 중학생 이모 양(15)은 인터넷에서 ‘1시간에 수만 원을 벌 수 있다’는 유흥업소 여종업원 구인 광고를 접했다. 이 양은 이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일할 곳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런 사이트는 청소년이 내용을 보거나 글을 올릴 수 없도록 성인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이 양이 실제 글을 올리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2008년부터 유흥업소 구인 사이트나 키스방 홍보사이트 등을 운영하면서 청소년들의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지 않은 혐의(청소년보호법 위반)로 사이트 운영자 장모 씨(52) 등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청소년 탈선의 온상으로 지목된 이들 사이트 운영자가 경찰에 입건된 것은 처음이다. 청소년 유해 사이트를 운영할 때는 첫 화면에 주민등록번호 등을 입력하고 연령인증과 실명확인을 하는 페이지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장 씨 등은 이런 페이지를 아예 만들지 않거나 아무 숫자나 입력하면 내용을 볼 수 있도록 허술하게 만들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해병대 소속 부대 참모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민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의병 제대한 이모 씨(22)가 당시 받았던 정신적 충격으로 기억상실 증세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씨의 변호인 측은 14일 해병대사령부 군사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서 “이 씨가 주치의로부터 ‘간헐적 해리성 기억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해리성 기억장애는 뇌의 이상이 아닌 정신적 충격 등 심리적인 이유로 나타나는 기억상실증이다. 실제로 이날 열린 2차 공판에서 이 씨는 사건 당시 정황을 전혀 진술하지 못했다. 이 씨는 피고인인 참모장 오모 대령(47)의 변호인 심문뿐 아니라 검찰의 심문에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만 답했다. 이 씨는 자신이 작성한 진술서의 자필 서명을 확인한 뒤 “진술서에 쓰여 있다면 그 내용이 맞을 것”이라는 답변만 했다. 현재 이 씨는 이 같은 기억상실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등 증상이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권센터 측은 “이 씨가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나 다니던 대학교 이름, 집에 가는 길 등을 상당 시간 기억하지 못하다가 다시 기억해 내는 등 기억상실 증세가 간헐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 씨가 성추행 사건으로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양측 변호인은 이 씨의 심문을 비공개로 할 것인지와 이 씨의 전 여자친구에 대한 증인 채택 등에 대해서도 공방을 벌였다. 이 씨의 심문은 결국 공개로 진행됐고, 여자친구의 증인 채택 여부는 재판부가 추후 판단하기로 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안장식은 14일 오후 3시부터 약 30분 동안 유가족과 시민 등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립대전현충원 묘역에서 엄수됐다. 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의 약력보고, 정희경 청강학원 이사장과 강태욱 민주주의이념연구회장의 조사, 박관용 전 국회의장(장례위원장) 등의 분향과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정 이사장은 “조금만 더 사셨더라면 민주적으로 통일된 조국을 보셨을 텐데 안타깝다”며 “민족분단과 갈등의 참담한 현대사를 온몸으로 아파하시면서 살았으니 이제는 모진 풍상을 거두시고 깊은 마음속의 하나님 품에서 위로와 칭찬을 받으시길 바란다”고 애도했다. 황 전 비서의 시신은 이종욱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생, 아동문학가 윤석중 선생, 안경모 전 교통부 장관 등이 묻힌 국가사회공헌자 묘역의 26번 자리에 안치됐다. 고인의 관을 싸고 있던 태극기를 벗기고 하관한 뒤 수양딸 김숙향 씨(68)는 허토를 위해 삽으로 흙을 떠서 뿌리다 입술을 깨물며 터져 나오려는 울음을 참았다. 하관 후 묘역 앞에는 ‘제26호 국가사회공헌자 황장엽의 묘’라고 쓰인 목비가 세워졌다. 김 씨는 “고인은 통일을 염원하는 남북한 동포의 가슴속에 오늘도 내일도 살아 있을 것”이라며 “고인의 위업을 승계하는 것이 국민들의 관심과 격려에 보답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 빈소인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영결식은 내내 무거운 분위기였다. 고인의 영정과 국민훈장에 이어 태극기로 감싼 관이 운구되자 영결식장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230명이 수용 정원인 서울아산병원 1층 영결식장은 조문객으로 가득 찼고 일부는 문 밖에서 추도했다. 박관용 위원장은 조사를 통해 “북한 민주화의 깃발이 평양에 힘차게 꽂히는 그날 이 영정을 다시 모시고 선생님을 보내 드리겠다”면서 “7000만 송이 국화꽃을 밟으시며 편안히 천국의 계단에 오르시길 바란다”고 명복을 빌었다. 심호흡을 해가며 추도사를 읽던 조명철 전 김일성종합대 교수는 끝내 북받치는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흐느꼈다. 이내 장내의 훌쩍임은 흐느낌으로 변했다. 특히 ‘값없는 시절과 헤어짐은/아까울 것 없건만/…/사랑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가나/걸머지고 걸어온 보따리는 누구에게 맡기고/가나”라는 고인의 유작 시가 낭송될 땐 장내 울음소리가 높아졌다. 영결식을 마친 뒤 오동나무관이 영구차로 향하는 길엔 인민군 출신 탈북자로 구성된 북한인민해방전선 회원 20여 명이 양쪽으로 도열해 거수경례를 올렸다. 추모객 상당수는 국립대전현충원까지 고인과 동행했다. 장례위원회에서 준비한 45인승 버스 4대는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추모객들은 운구차가 시선에서 사라질 때까지 자리를 지켰고 일부 북한인권단체 회원은 플래카드를 펴고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하는 구호를 외쳤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10일 심장마비로 별세한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14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 국가사회공헌자 묘역에 안치됐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부터 빈소인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서 고인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영결식에는 고인의 유일한 가족인 수양딸 김숙향 씨(68)와 장례위원회 관계자, 북한인권단체와 탈북자단체 회원 등 350여 명이 참석했다.장례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들어온 조의금 2억2000만 원 가운데 장례비용으로 쓰고 남은 돈과 앞으로 모을 성금을 합쳐 황 전 비서의 유지를 기리는 가칭 ‘황장엽평화재단’을 만들어 활동한다는 데 측근들이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며 “제자들이 황 전 비서에게 바치는 기념 논문집도 조만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