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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스폰서·수사 무마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형준 부장검사(46·사법연수원 25기)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특별감찰팀을 구성했다. 특별감찰팀의 감찰 상황에 따라 압수수색이나 체포, 구속 등 강제 수사가 가능한 수사 단계로 전환될 수 있어 김 부장검사를 비롯해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검사들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정병하)는 7일 안병익 서울고검 감찰부장(50·22기·차장검사)을 팀장으로 하는 특별감찰팀 구성을 발표했다. 대검이 특별감찰팀을 꾸린 것은 2002년 ‘피의자 구타 사망 사건’으로 홍경령 전 검사를 감찰한 이후 두 번째다. 특별감찰팀은 안 팀장을 중심으로 대검 감찰본부와 일선 지검에서 파견된 검사 4명, 수사관 10명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특별감찰팀이 조사할 김 부장검사의 핵심 의혹은 고교 동창이자 사업가인 김모 씨(46·구속)와의 스폰서 관계가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해 서울서부지검 수사팀에 김 씨 사건과 관련해 수사 무마 청탁을 했는지 여부다. 김 씨의 60억 원대 사기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수사검사와 수사 지휘라인 등을 접촉했던 점, 자신과 친분 있는 검사가 있는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으로 자신의 고소장을 제출하려 했던 점, 김 씨에게 전관 변호사를 선임하라고 권했던 정황 등이 여기서 파생된 의혹들이다. 검찰은 김 부장검사의 이 같은 노력이 지속적인 술자리 향응 및 식사 접대, 금전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과 내연녀와의 돈거래 등을 덮기 위한 ‘구명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대검 감찰본부는 6, 7일 서울서부지검과 대검에서 김 씨를 대상으로 각종 의혹의 사실 관계와 금전 거래 내용 등을 집중 추궁했다. 특별감찰팀은 서울서부지검이 추적한 김 씨에 대한 금융자료, 자체 제출한 금융거래 기록 등을 토대로 추가 자금 거래 여부를 집중 확인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김 부장검사가 김 씨로부터 올해 2월과 3월 술값 등의 명목으로 빌린 1500만 원 외에도 추가로 계좌에 자금을 입금시킨 단서를 잡고 김 부장검사와 김 씨의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 수원지검 초임 때부터 들인 스폰서 비용이 7억 원이라고 주장하던 김 씨는 최근 1억 원으로 스폰서 액수를 정리했다. 검찰은 그간 들인 스폰서 비용을 내놓으라는 김 씨의 사실상 협박에 김 부장검사가 친분이 있는 박모 변호사를 통해 1500만 원 외에 1000만 원과 2000만 원을 추가로 건넸다는 관련자 진술도 확보했다. 김 부장검사는 김 씨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서부지검 부장검사들을 포함해 검사와 수사관까지 접촉해 ‘저인망식’ 식사 대접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공개된 김 부장검사와 김 씨 사이의 통화 녹취록에도 김 부장검사가 6월 초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서울서부지검 부장검사 가운데 1명을 제외하고 모두와 식사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본보 취재 결과 한 부장검사는 김 부장검사의 연락을 받은 평검사와 수사관들이 “밥을 먹어도 문제가 없겠느냐”고 질문해 오자 “밥 먹어도 괜찮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감찰본부는 김 부장검사와의 식사자리에 참석한 서울서부지검 부장검사 4, 5명에게 만난 경위와 대화 내용, 이후 접촉 여부 등을 적은 경위서를 제출받아 부적절한 청탁이 오갔는지 조사했다. 검찰이 특별감찰팀을 구성한 것은 모든 의혹을 제한 없이 수사해 문제가 드러나면 그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감찰본부도 “신속하고 철저한 감찰을 통해 사건과 관련해 제기되는 모든 비위 의혹을 조사하고 그에 상응하는 처분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강제 수사가 불가피할 경우 김 부장검사 등 의혹의 인물들은 피의자로 신분이 바뀌게 되고, 특별감찰팀도 수사팀으로 전환된다. 법무부가 이날 김 부장검사에게 2개월 직무집행정지 명령을 내린 것도 수사 가능성을 열어둔 조치로 보인다. 엄정한 감찰을 지시했던 김수남 검찰총장이 “검사 직무를 계속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된다”며 법무부 장관에게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8분 만에 이뤄진 두 기관의 신속한 의사 결정은 이번 스폰서 부장검사 의혹을 철저히 파헤쳐 점증하고 있는 국민 불신을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읽힌다.신나리 journari@donga.com·신동진·김준일 기자}
이화여대 학내분규 중재를 자처했던 이대교수협의회(교협) 교수들이 42일째 본관 점거 농성 중인 재학생들의 불법 행위를 방조했다는 이유로 50대 졸업생에게 고발당했다. 이화여대 법학과 출신 권성희 변호사(53·여·연수원19기)는 7일 이대교수협의회 공동회장인 철학과 김혜숙, 경영대학 정문종, 의대 정혜원 교수를 업무방해와 퇴거불응, 다중위력과시강요 미수 등 3가지 혐의의 방조범으로 서울서대문경찰서에 고발했다. 권 변호사는 농성 학생들이 본관검거로 학교행정을 마비시키고 수차례에 걸친 총장의 점거 해제 요구에 불응하며 수백 명이 위력을 과시해 무조건적인 총장 사퇴를 압박하는 것을 이들 교수들이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고발장에 따르면 김 교수 등 3명은 5일 저녁 농성학생들과 따로 만나 교수와 학생들 사이 간담회 개최 일정과 장소 등을 논의했다. 학생들이 온라인커뮤니티인 ‘이화이언’에 올린 회의록에는 김 교수 등이 간담회 개최 일정과 사회자 선정 등을 조언하는 대목이 나온다. 권 변호사는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최경희 총장이 이화정신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는 논리를 꾸미라”고 조언한 사실 등을 고발장에 적시했다. 김 교수 등은 간담회 사회자에 대해서도 “학생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교수들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교수 연령대의 50대 중후반 아나운서나 사회 경험자로 하는 게 낫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변호사는 “김 교수 등이 간담회 관련 사항을 학생 농성목적인 ‘총장사퇴’에 최대한 유리한 내용으로 이끌었다”며 “교협이 주축이 된 교수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업무목적이 ‘학생들의 농성해제와 학업에로의 복귀를 위한 노력’으로 돼있는데도 오히려 정반대로 농성학생들의 농성을 더욱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학생들이 교수들에게 자기들의 입장을 전달하고 싶다는 취지를 밝혀와 도움을 주기 위해 만났다. 교수와 학생이 만난 걸 가지고 업무방해 방조 운운 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학내분규 초기 학교 측과 학생 측 중재에 나섰던 이대교협은 지난달 중순 교수비대위를 중심으로 총장 사퇴 요구 성명서에 110여명의 교수 서명을 받기도 했다. 교수들과 농성 학생들의 첫 간담회는 9일 오후 5시 학문관 소극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본관 점거 농성을 하면서 교수와 교직원 등 5명을 46시간 동안 감금한 혐의로 학생들을 수사 중이다. 학생 측이 농성 첫날 신변 보호 등을 이유로 사설 경비 용역을 동원했던 사실이 드러나 감금 혐의와의 연관성 등을 수사 중이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조직에서 ‘잘나가는’ 엘리트 부장검사와 업계에서 ‘돈 좀 벌던’ 게임업체 대표의 어긋난 우정은 고급 유흥업소를 드나들던 둘 사이에 돈이 오가고 서로 편의를 봐준 정황이 드러나면서 대형 법조 스캔들로 비화하고 있다. 6일 공개된 카카오톡 메시지 대화 내용에 따르면 김형준 부장검사(46·사법연수원 25기)가 게임업체 대표 김모 씨(46)를 ‘스폰서’로 인식한 대목이 여러 차례 나온다. 김 부장검사는 서울 B고교 전교 회장이었으며 김 씨는 같은 학교 학급 반장이었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메시지에는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 이름이 여러 번 등장한다. 만남을 요청한 것은 주로 김 부장검사였다. 그가 퇴근시간 무렵 김 씨에게 “오늘 저녁 피트인 갈 거야? 난 설 전이 좋아”라고 메시지를 보내면 “나 8시 30분까지 간다. 와라 친구야”라고 김 씨가 대답하는 식이었다. 김 부장검사가 “일찍 가서 파트너 골라 둘게”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김 씨는 “내가 다 예약해 놨어”라고 답하는 대목도 나온다. 메시지에는 대검찰청 감찰본부가 조사 중인 둘 사이에 오고 간 1500만 원이 김 부장검사와 내밀한 관계인 여성에게 흘러간 정황도 들어 있다. 김 씨는 5일 검찰에 체포되자 “김 부장검사에게 빌려준 돈은 내연녀에게 준 돈이라 변제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 확인 결과 내연녀라고 언급된 인물은 김 부장검사가 수시로 드나든 주점의 팀장급 여직원 A 씨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부장검사는 카카오톡에서 “A의 마음이 어느 정도 풀린 것 같아…내게 빌려주는 거로 하고 (A에게 돈을) 보내줘. 개업하면 이자 포함해 갚을게”라며 김 씨에게 돈을 빌렸다. 카카오톡 대화에는 또 김 부장검사가 강남 인근에 오피스텔을 구해 달라고 김 씨에게 수차례 부탁한 대목도 있다. 김 씨는 “내가 여기 가서 계약할까. 아니면 A에게 돈을 보내줄까”라고 묻는다. 그러나 현재 김 부장검사는 내연녀의 존재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들의 대화에는 김 부장검사가 김 씨에게 개인적인 일을 부탁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본인이 소유한 부동산 등기 사진을 보내며 “친구. 이번 진경준 검사장 주식 파동 보면서 나도 백부한테 증여받은 농지 문제 정리해야 할 것 같아. 한 번 검토해서 매각 방안 좀 도와주라”라고 부탁했다. 이 과정에서 본인의 총선 출마에 필요한 작업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김 씨는 서울서부지검이 횡령 및 사기 혐의로 자신을 압박해오자 김 부장검사와 오랫동안 가깝게 지내면서 확보한 약점을 활용해 김 부장검사가 검찰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김 부장검사에게 “내가 그동안 (너한테) 술과 밥을 사면서 스폰한 비용이 7억 원은 된다”고 말하며 압박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장검사는 이에 대해 “네가 그런 말까지 하면 내가 한강에 뛰어들어야 한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이후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김 부장검사에게 최소 1억 원을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 법조인은 말했다. 김 부장검사는 협박에 못 이겨 김 씨에게 빌린 돈 1500만 원보다 훨씬 많은 4500만 원을 건넸고, 사기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의 수사를 받고 있던 그에게 “(검사들과) 식사 자리까지 갖는 등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답변도 했다. 한편 김 씨는 회사 자금 15억 원을 횡령하고 거래처를 속여 50억 원대 사기를 벌인 혐의로 6일 구속됐다. 법무부는 예금보험공사 파견 상태였던 김 부장검사를 서울고검으로 전보 발령했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정병하)는 이르면 7일 김 씨를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김준일 jikim@donga.com·장관석·신동진 기자}
“사실에 기반하지 않고 사적감정으로 똘똘 뭉쳐 김성근 감독을 비난하고 있다.” 스포츠 해설가 A 씨(43)는 지난해 5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특정 야구 해설위원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그냥 드는 생각’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한 분께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며 “선진야구계에서 윗사람 로비해서 여기저기 얼굴 내미는 경우는 없다. 그 시간에 자신의 분야에 더 열중하고 연구하면 외마디 의성어보다 더 유익하고 풍성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A 씨는 누구에 대한 글인지 실명은 밝히지 않았다. 이 글을 우연히 접한 케이블 방송 야구해설가 B 씨(56)는 A 씨의 글이 자신을 향한 것임을 직감했다. ‘외마디의성어’ ‘선진야구’ 등 본인이 자주 쓰는 언어 습관을 지칭한 단어들 때문이었다. A 씨가 “(나는) 선수들 이름 팔아 부당이득을 챙기진 않겠다”고 쓴 부분 역시 자신을 특정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B 씨는 과거 미국에서 스포츠 기자로 일하며 만난 박찬호 선수에 대한 책을 출간한 적이 있었다. B 씨는 같은 해 7월 A 씨가 허위사실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5000만 원의 위자료 소송을 냈다. A 씨는 올 2월 1심에서 100만 원의 배상액밖에 인정받지 못하자 바로 항소했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서부지법 민사항소2부(부장판사 이인규)는 “A 씨가 쓴 글의 댓글에 B 씨 이름이 빈번하게 거론되는 등 사이트를 방문하는 사람들 중 B 씨를 아는 사람이면 A 씨가 쓴 표현만으로 B 씨를 지칭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었다”면서 “B 씨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이 명백하다”고 4일 밝혔다. 하지만 1심의 배상액이 적다는 주장에 대해 “사이버공간에서 이뤄지는 명예훼손은 현실세계와 달리 일회적이지 않고 그 피해가 광범위하다”면서도 “게시글의 내용과 게시 방법, 작성경위 등을 종합하면 위자료는 100만 원이 적당하다”며 기각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오랑우탄의 인대를 끊는 만행을 막아주세요.” 2013년 9월 동물보호단체 ‘카라’의 인터넷 사이트에 경기 고양시의 한 동물원에서 사육 중이던 오랑우탄 손가락 인대가 고의로 절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우탄이’라고 불리는 오랑우탄의 힘이 세져 사육사의 통제가 어렵게 되자 동물원 측에서 주먹을 쥘 수 없도록 손가락 인대를 잘랐다는 내용이었다. 게시물 중에는 인대 절단 수술을 집도한 수의사 이름과 또 다른 오랑우탄인 ‘오랑이’가 침을 뱉을 때마다 사육사들이 때린다는 의혹도 공개됐다. 동물원 측은 이 밖에 자신들이 사자의 송곳니와 발톱을 뽑고 동물쇼 중 뾰족한 막대로 악어를 찌르는 등 학대 행위를 한 것처럼 써놓은 글들이 이어지자 “사실이 아니다”며 카라를 상대로 3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허위사실 때문에 동물원의 명예가 훼손되고 매출이 줄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원은 게시글 내용의 상당수가 사실이거나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카라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판사 이우철)는 “카라에 접수된 제보 e메일에는 인대 절단 수술 장소와 과정 등 단순히 상상으로 꾸며내기 어려운 정황들이 다수 포함돼있고, 방송에서 가명으로 처리돼 파악하기 어려운 동물원 담당 수의사의 실명이 집도의의 이름으로 기재돼있다”면서 “우탄이 관련 주장의 신빙성을 배척하기 어렵다”고 4일 밝혔다. 또 “동물원 조련사들이 쇼 중에 뾰족한 막대로 악어를 여러 차례 찌르고, 때리고, 꼬리를 잡고 흔드는 등의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학대·가혹 행위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사자의 발치 의혹에 대해서는 “동물원 사자의 송곳니가 보이지 않는 사진 다음에 ‘전문적인 의견을 기다린다’는 문구가 기재된 것에 불과해 구체적 사실이 적시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우탄이는 논란이 제기된 이후 심장마비로 죽어 박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연세대 모 학과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성희롱적인 발언을 주고받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고려대 서울대 등도 일부 남학생들의 단톡방 성희롱 사건이 불거져 홍역을 치른데 이어 대학가에서 ‘카톡 성희롱’이 이어지고 있다. 연세대 총여학생회는 1일 학내 중앙도서관 입구 기둥에 붙인 대자보와 페이스북 페이지에 “모 학과의 실제 대화를 각색 없이 발췌한 것”이라며 카카오톡 대화방 캡처 화면을 공개했다. 공개된 대화 내용 중에는 “맞선 여자 강간해버려” “여자 주문할게 배달 좀” 등 성희롱적인 발언이 상당수 포함됐다. 한 학생이 “그 정도 X드립도 안 되냐”고 말하자 다른 학생이 “민감한 애들은 민감함. 이 톡방의 존재 이유”라고 대답해 대화방 개설 목적이 음담패설이거나 성희롱성 대화가 상당 기간 지속돼 왔다는 것을 짐작케 하는 부분도 있었다. 여학우들의 외모를 평가하는 내용도 있었다. 총여학생회는 “대자보에 대한 공식입장문을 8일에 게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고려대와 서울대에서도 각각 6월과 7월 일부 남학생들의 여성을 상대로 성희롱 대화를 나눈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이날 가해 학생들의 신상을 일부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2년 동안 도망다니면서 사기 절도 행각을 벌여온 40대 지명수배자가 자신을 유인하기 위해 무당 행세를 한 경찰에게 속아 제 발로 찾아가 현장에서 검거됐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2014년 10월부터 전남 완도와 강원 평창 등 전국을 돌며 음식점 배달원으로 위장 취업해 현금 460만 원과 차량, 오토바이 등 2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치거나 가로챈 혐의로 서모 씨(43)를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은 서 씨가 지명수배 중 은신처와 숙식을 제공하는 무속인들과 함께 일하며 도피한다는 점에 착안해 서 씨가 유명 무속인 커뮤니티에 올린 “함께 일한 보살님을 구한다”는 글에 무속인인 것처럼 댓글을 달았다. 서 씨는 가족과 연락도 끊고 대포폰을 이용해 추적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였다. 6개월 뒤 서 씨로부터 연락이 오자 경찰은 ‘삼춘(무속인을 돕는 사람) 일을 얼마나 했나’ ‘보시(급여)는 넉넉하게 준다’는 전문용어로 문자를 주고받으며 서 씨를 안심시켰다. 경북 구미에 은거 중이던 서 씨는 경찰의 무속인 연기에 속아 직접 만나기 위해 지난달 25일 서울역으로 왔다가 검거됐다. 서 씨의 신병을 확보한 경찰은 추가 범행 여부를 수사 중이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4·13총선에서 국민의당 홍보비용 처리를 위해 리베이트를 요구한 혐의(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박선숙 의원(56·여)과 김수민 의원(30·여)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양섭) 심리로 열린 31일 열린 첫 공판에서 두 의원은 먼저 구속 기소돼 사건이 한데 병합된 왕주현 전 사무부총장(52)과 함께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과 지도교수 김모 씨(47) 등은 홍보대행업체 비컴과 세미콜론으로부터 받은 2억1620만 원은 정당한 용역의 대가이지 리베이트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박 의원과 왕 전 부총장이 총선 직전 김 의원과 김 교수, 카피라이터 또 다른 김모 씨(42) 등 3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에 당 선거홍보를 총괄하게 하고 그 대가를 지급하기 위해 다른 업체들을 끼워 넣어 리베이트를 요구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박 의원과 김 의원의 변호인들은 “검찰이 스스로 TF라고 이름붙인 모임은 선거홍보 기획 업무 수행을 위해 연락하기 위해 만든 (카카오톡)대화방일 뿐”이라며 “TF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당과 김 의원 측 사이 홍보계약에 대해서도 공직선거법상 대가 지급이 금지된 ‘선거운동 관련 행위’가 아니라 판례가 허용하는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라고 항변했다. 김 의원은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받기 전까지 김 교수가 세운 디자인업체 브랜드호텔 대표이사를 맡아 국민의당 홍보 계약을 이끌었다. 검찰은 김 의원 측이 브랜드호텔 통장 명의만 빌렸을 뿐 실제로 TF 3인방이 홍보 업무를 총괄했다는 입장이다. 이날 재판에서 미결수용 황색 수의를 입고나온 왕 전 부총장은 나란히 피고인석에 앉은 박 의원과 눈빛을 주고받으며 미소 짓기도 했다. 김 의원은 공소사실을 낭독하는 검사 쪽을 바라보며 미동도 하지 않았다. 현직 의원 2명이 함께 재판받는 사건이라 선임된 변호인의 면면도 화려했다. 박 의원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을 역임한 백승헌 변호사(53·사법연수원 15기), 김 의원은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 김상준 변호사(55·15기), 왕 전 부총장은 이용구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대표변호사(52·23기)를 각각 선임했다. 김 교수와 카피라이터 김 씨는 검사장 출신 신종대 변호사(56·14기)가 변론을 맡았다. 국회의원은 정치자금법이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피고인이 7명이나 돼 다음 재판기일을 정하는 데만 10분 넘게 걸렸다. 다음 재판은 10월12일 오전10시에 열린다. 검찰은 함께 재판 중인 홍보대행사 대표들을 상대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27일 오전 6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일명 ‘홍통거리’(홍대로 통하는 거리). 티켓 한 장으로 여러 클럽을 이용할 수 있는 ‘클럽 데이’(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다음 날 이 거리는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유학생과 중국인 관광객(유커·遊客)의 방문 증가로 평일에도 평균 15만 명이 찾는 이곳은 주말엔 30만 명 이상이 몰린다. 3시간 전만 해도 차가 못 다닐 정도로 북적였던 클러버들이 빠져나간 거리엔 담배꽁초가 탄피처럼 널려 있었다. 대충 묶은 봉지를 뚫고 나온 닭뼈 등 음식물 잔해와 퀴퀴한 토사물이 거리를 점령했다. 클럽과 파티명이 적힌 종이 팔찌, 홍보 전단, 명함, 쿠폰은 발길에 잘게 찢겨 바람에 흩날렸다. ‘홍대 놀이터’ 술판은 아침까지 이어졌다. 동이 틀 때까지 젊음을 불태운 청춘들은 집으로 돌아가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쓰레기를 버렸다. 가게 앞 쓰레기를 공용주차장 쪽으로 몰아넣는 얌체 주인도 눈에 띄었다.○ 취객들 귀가 후 늦게 청소 오전 9시. 30년째 환경미화를 하고 있는 박종태 씨(59)가 10년 차, 1년 차 동료와 함께 능숙한 손길로 비질을 시작했다. 평일엔 행인이 적고 선선한 새벽에 작업하지만 술판이 늦게 끝나는 주말에는 아침에야 청소를 시작한다. 비질을 할 때마다 나오는 먼지와 악취에 재채기가 계속 나왔다. 손으로 분리해야 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나 박스에서는 먹다 남은 음료와 아이스크림 국물이 터져 나와 얼굴과 신발에 튀었다. 박 씨는 “작업용 마스크가 지급되지만 금세 땀에 젖어 안 쓰는 게 낫다”고 말했다. 바닥에 눌어붙은 전단과 물먹은 박스 조각은 두 손으로 비질을 해도 꿈쩍하지 않았지만 박 씨와 동료들은 한 손에 쓰레받기, 다른 손에 비를 든 채 빠르게 이동하며 거리를 정돈했다. 쉬는 시간 기자가 박 씨의 빗자루를 빌려 도전했지만 이내 얌전히 청소도구를 내려놨다. 단 10분 작업에도 정수리부터 모든 땀구멍에서 땀이 났고 양팔과 어깨, 허리가 빠질 듯 아팠다. 신입 미화원들도 처음에 힘만 쓰다 요령이 생길 때까지 근육통을 달고 산다고 한다. 10년 차인 김모 씨의 손바닥에는 노란 굳은살이 손금처럼 길게 이어져 있었다. 작업하는 동안 물건을 실어 나르는 트럭과 택시가 눈에 띄게 늘었다. 뚜껑 닫힌 물통이 바퀴에 깔려 ‘뻥!’ 하는 소리와 함께 터졌다. 찌그러진 페트병을 주우러 가는 순간 트럭이 쌩하고 지나가는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청소 작업을 빤히 보면서도 불붙은 꽁초를 그냥 버리는 ‘무개념’인 사람도 많았지만, 자발적으로 청소에 동참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서포터스 ‘에코프렌즈’ 대학생 회원 5명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청소를 시작해 금세 50L 쓰레기봉지 3개를 채웠다. 조혜민 씨(22)는 “자기 동네에선 분리배출 잘하던 사람들도 홍대만 오면 분위기에 편승해 무분별하게 버리는 것 같다. 처음엔 쓰레기봉지를 언제 다 채울까 걱정했는데 5분 만에 한 봉지가 찼다”고 말했다. 10년째 ‘돈부리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강복례 씨는 대야 한 가득 얼음 커피를 내오며 “날마다 쓰레기장이 되는 거리를 깨끗이 치워주는 미화원들에게 최소한의 감사 표시”라고 말했다. 그는 “홍대에 놀러오는 사람들은 이방인처럼 아무렇지 않게 쓰레기를 버린다”며 혀를 끌끌 차기도 했다.○ 홍대 포함한 서교동은 최고 ‘쓰레기동’ 길이 500m에 불과한 홍통거리 미화작업은 시작한 지 3시간이 다 돼서야 끝났다. 작업구간 끝자락에 있는 클럽 밀집지역 잔다리로의 쓰레기는 점심시간이 될 때까지 추한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마포구 16개 동(洞) 전체 쓰레기 가운데 대략 26%가 홍대거리 등이 있는 서교동에서 나온다. 외지에서 이곳으로 유입되는 인구가 늘었고, 클럽 등 유흥시설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쓰레기는 자치단체 예산으로 처리하는데 종량제 봉지 수익으로는 25% 정도밖에 충당할 수 없다. 김정일 마포구청 청소행정과장은 “‘버리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라는 생각이 문제”라며 “내가 놀고 간 자리는 깨끗이 치운다는 주인의식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마포구는 홍통거리에서 이어지는 일명 ‘걷고싶은 거리’까지 무단투기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악취를 없애기 위해 지난달 음식물쓰레기 처리방식을 거점수거에서 가게 및 가구별 수거로 바꿨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롯데그룹의 ‘2인자’로 꼽히는 이인원 부회장(정책본부장·69·사진)이 검찰 소환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부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의 최측근 ‘가신(家臣) 3인방’ 중 한 명으로, 계열사 경영은 물론이고 총수 일가의 대소사 처리까지 맡은 그룹 역사의 산증인이었다. 이 부회장은 26일 오전 7시 10분경 경기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북한강 산책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이날 오전 9시 30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었다. 경기 양평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목맴 흔적 외에 다른 외상이 없어 자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30∼40m 떨어진 곳에 주차된 이 부회장의 차량에서는 A4용지 4장(1장은 제목)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이 부회장은 유서에서 그룹 차원의 비자금 의혹을 부인하는 한편 가족에게 미안한 뜻을 전했다. 특히 신격호 총괄회장(94)을 ‘애국자’로 표현하는 등 각별한 마음을 나타냈고 신 회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글을 남겼다. 검찰은 이 부회장의 죽음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롯데그룹 수사를 큰 틀에서 차질 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이 부회장 수사 후 총수 일가를 불러 조사하려던 계획은 조정하기로 했다. 배석준 eulius@donga.com 장관석·신동진 기자}
숨진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은 뼛속까지 ‘롯데맨’이었다. 이 부회장은 한국외국어대 일본어과를 졸업한 후 1973년 롯데호텔에 입사해 43년간 롯데에 몸담았다. 이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롯데 경영에 손을 떼기 전까지 ‘신격호의 남자’라 불릴 정도로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평사원으로 시작한 그는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아 1998년에 롯데쇼핑 대표직을 맡았다. 2011년 비(非)오너 일가로는 처음으로 롯데그룹 부회장급인 정책본부장 자리에 오르면서 롯데그룹 내에서 ‘샐러리맨 신화’로 불려왔다. 2007년 롯데쇼핑에서 롯데그룹 정책본부로 자리를 옮기면서부터 이 부회장은 ‘신동빈 롯데’ 체제로의 변화에 기여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신 회장 편으로 완전히 돌아서 경영권 방어에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 말 고령을 이유로 이 부회장이 사의를 표했으나 신 회장이 이를 반려할 정도로 신임이 두터웠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이 부회장은 강직한 성품으로 롯데 안팎에서 존경을 받았다. 이 부회장의 장례는 롯데그룹장으로 5일간 치러진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30일이다. 최고야 best@donga.com·신동진 기자}
강원 삼척시의 한 해변에서 머리와 팔 다리 일부가 없이 몸통만 남은 여성 추정 시신이 발견돼 해경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26일 오후 1시경 강원 삼척시 근덕면 상맹방리 승공해변에서 백사장에 시신이 떠밀려온 것 같다는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시신 상당부분이 백골화된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은 여성용 속옷이 입혀져 있었으며 머리와 팔, 무릎 아래 부분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신 상태로 볼 때 고의로 훼손한 시신이 아니라 오랜 시간 파도에 의해 신체 탈락 현상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확한 사인과 신원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경찰은 강력사건 피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국내 첫 택시협동조합 ‘쿱택시’의 이사장인 박계동 전 의원(64·사진)이 절차를 거치지 않고 탈퇴 조합원들에게 출자금을 환급해 줬다는 이유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서울서부지검 형사2부(부장 김철수)는 조합원 총회를 거치지 않고 탈퇴 조합원 7명에게 각각 2500만 원씩 총 1억7500만 원을 반환한 혐의(협동조합기본법 위반)로 벌금 200만 원에 최근 약식 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협동조합기본법은 탈퇴 조합원에게 출자금을 환급할 때 총회 의결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돼 있다. 올 2월 조합에서 해고된 조합원 A 씨 등은 박 이사장이 조합을 위법하게 운영했다며 고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박 이사장이 이 돈을 개인적으로 착복하지 않고 조합원들의 편의를 봐주려다 발생한 일임을 고려해 정식 재판 대신 약식 기소를 결정했다. 지난해 7월 박 이사장은 기사 150여 명을 모아 2500만 원씩 출자금을 받고 조합을 출범시켰다. 매달 외부 회계법인에서 감사받은 결과를 조합원에게 공개하고 대의원을 선출해 조합원이 협동조합 경영에 직접 참여하도록 했다. 하지만 협동조합이라는 낯선 제도와 사납금 폐지 등 파격적인 조합 운영 방식을 놓고 갈등이 빚어진 것이다. 박 이사장은 “조합원들 대부분이 영세업자라 법에 따라 환급이 지연될 경우 피해가 너무 크다”며 “법보다 조합원들의 이익이 먼저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사나 병원비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탈퇴해야 하는 조합원들이 돈을 빨리 반환받지 못하면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박 이사장은 앞으로 비슷한 상황에 놓일 수 있는 다른 조합원들을 위해 정식 재판을 청구할 계획이다. 약식 기소로 결정이 나면 법정에서 조합원의 상황을 제대로 소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 이사장은 “협동조합이 안착해 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관문인 것 같다. 벌금만 물고 넘어간다면 급전이 필요해 탈퇴하는 제2, 제3의 조합원에겐 또 다른 시련이 될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이사장은 법률과 정관이 다를 경우 조합원들의 형편과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조합원 이익 우선주의’를 반영한 법안 마련도 추진 중이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본관 점거 농성 27일째인 이화여대 학생들이 교수 및 교직원 감금 주모자들에 대한 경찰의 소환 통보에 대해 “그 누구도 주모자가 아니다”라며 사실상 수사 불응 의사를 밝혔다.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겨냥했던 이화여대 학생들의 농성이 수사 회피를 위한 ‘방탄용’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화여대 학생 측은 23일 새벽 기자들에게 특수감금 혐의자로 지목된 재학생 3명이 전날 경찰로부터 받은 출석요구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주동자를 색출해 소환해야 한다면 학내에서 평화시위를 함께한 학생 모두를 소환해야 할 것”이라는 반박 성명서를 냈다. 경찰은 22일 농성 과정에서 교수와 교직원 감금을 주도한 혐의로 총학생회장 등 재학생 3명에 대해 소환장을 발송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26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추가 주동자들의 카카오톡과 통화 명세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감금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대문경찰서 관계자는 “학생들이 출석 요구에 끝내 불응하면 소환 재통보 및 임의동행, 체포영장 신청 등 강제 수사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맞섰다. 본관 점거 농성의 단초가 됐던 미래라이프대학 사업 계획을 철회한 뒤에도 사퇴 압박을 받으며 학생들의 직접적인 타깃이 되고 있는 최 총장은 22일부터 농성 현장 30∼40m 옆에 마련된 천막을 드나들며 학생과 ‘대면 대화’를 촉구했다. 최 총장의 대화 요구에 대해서도 학생들은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서면 대화를 고집하고 있다. 학생 측은 23일 낸 성명서에서 다시 총장 사퇴를 거론하며 “책임지는 자 없이 새로운 미래는 도래하지 않는다. 총장 사퇴로 학내 문제가 단번에 해결될 수 없는 것을 알지만 불신의 과거 위에선 희망의 싹이 자랄 수 없다”는 논리를 덧붙였다. 이를 두고 정작 학생들은 형사 책임을 피하려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스스로 ‘느린 민주주의’라며 대표자 없는 만민공동회 형태의 합의기구 ‘대만민공동회’를 운영하고 있는 학생 측은 경찰의 소환 통보와 최 총장의 대면 대화 요구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이날 밤늦게까지 회의를 진행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 17일간 밤잠을 설치게 했던 리우 올림픽이 22일 막을 내렸다. 안방에서 숨죽여 선수들을 응원한 국민은 메달을 땄건, 따지 못했건 최선을 다한 태극전사들의 땀과 투혼에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일부 선수에 대한 ‘악플 세례’와 경기 외적인 트집은 차별과 편견을 넘어 평화와 우정을 나누는 올림픽 정신에 ‘옥에 티’를 남겼다. 상대와 겨루기 위해 4년을 준비한 선수들은 경기장 밖 복병과 싸워야 했다. 5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 겨울올림픽. 이제 누리꾼들이 페어플레이를 보여줄 차례다. 》세계 유수의 경쟁자들과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 정신을 집중해도 모자랄 선수들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을 뒤덮은 악성 댓글은 치명적인 ‘복병(伏兵)’이었다. 결과에 상관없이 보내는 박수와 응원도 많았지만 일부 누리꾼의 ‘분풀이’는 경기 전 숨을 고르는 선수들에게 비수를 꽂았다. 도를 넘은 야유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선수들의 경기력에 직접 영향을 끼쳤다. 금지약물 파동으로 리우로 떠나기 전부터 악플에 시달린 남자 수영 박태환 선수는 훈련 부족과 심리적 압박에 주 종목인 자유형 400m와 200m 예선에서 탈락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인터넷 기사 댓글이나 SNS에는 ‘약쟁이’ ‘박태환자’라는 악의적 비난이 쏟아졌고 경기 이후에도 “뿌린 대로 거둔 것” “꼴 좋다”는 악플이 이어졌다. 네덜란드전에서 23개의 실책을 기록한 여자 배구 박정아 선수의 SNS는 경기 직후 “입국할 때 계란 맞을라” “감독 얼마에 매수했나” “토토했나” 등 원색적인 욕설과 인신공격성 비난으로 도배됐다. 박정아 선수의 SNS는 결국 비공개로 바뀌었다. 여자 골프 금메달을 딴 박인비 선수도 올림픽 개막 전은 물론이고 대회 진행 중에도 악플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와 전혀 상관없는 내용으로 선수들에게 트집을 잡는 일도 있었다. 남자 축구 석현준 선수가 피지전에서 골을 넣고 기도 세리머니를 하자 한 종교단체는 비판 성명을 냈다. 국민 세금으로 각종 혜택을 받는 국가대표 선수가 특정 종교를 상징하는 세리머니를 한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여자 양궁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2관왕을 달성한 장혜진 선수도 경기 직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는 종교적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댓글 공격을 받았다. 여자 양궁의 기보배 선수는 단체전 결승을 앞두고 한 여성 방송인의 어머니가 SNS에 올린 ‘개고기 식용 비난 글’로 뜻밖의 구설에 올랐다. 기 선수는 “신경 쓰고 싶지 않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지만 공식 페이스북에는 “세계가 당신을 혐오스럽게 본다” “짐승” 등 외국인들의 비난 글이 폭주했다. 윤영길 한국체대 스포츠심리학과 교수는 “최상의 경기력을 위해선 변수를 단순화하는 게 중요한데 악플은 선수들 심리에 복잡한 변수로 작용한다”며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예상했던 경기력에 비해 부진한 경우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스포츠 경기 관람 후 패배로 생긴 부정적인 감정을 비난 댓글로 해소하려는 현상을 일종의 ‘분풀이’라고 봤다. 한성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비난 댓글을 다는 사람들의 성향은 경기 패배 후 비난받아 마땅할 한 명의 ‘희생양’을 찾는다. 여자 배구 에이스 김연경 선수가 평소 기량보다 한참 부진했다 해도 김 선수를 공격하면 오히려 자신이 역공격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악플을 달아도 도덕적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대회 남자 장대높이뛰기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브라질 선수와 마지막까지 경쟁을 벌인 프랑스 선수는 은메달 시상식까지 이어진 브라질 관중의 야유에 눈물을 흘렸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시상대에 선 선수에게 야유를 퍼붓는 행위는 경악스럽고, 올림픽에서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자국 선수들에게 악플을 다는 한국의 온라인 문화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 교수는 “성적을 떠나 선수들이 경기장 안에서 흘렸을 땀과 눈물의 무게를 헤아리는 것이 올림픽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라며 “최선을 다한 선수라면 누구에게도 박수 칠 수 있는 성숙한 관중 의식이 조성될 때 평창 겨울올림픽은 세계인의 기억에 남는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신동진 shine@donga.com·김단비·차길호 기자}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의혹과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 내용 유출 논란을 동시에 수사하게 된 검찰이 청와대의 ‘공개 압박’으로 다시 시험대에 섰다.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를 앞두고 법조계에선 이 특별감찰관이 한 언론사 기자와의 밀담에서 우 수석에 대한 감찰 진행 상황을 흘린 것이 감찰 내용 누설을 금지한 현행법 위반이며, 특별감찰관의 도입 취지인 ‘공정성과 독립성’을 스스로 훼손한 처사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국기문란 언급은 ‘딴 생각 품지 말라’ 청와대가 19일 이 특별감찰관의 누설 의혹을 겨냥해 ‘국기 문란’, ‘중대한 위법’이라고 과격한 표현을 쓴 것은 검찰에 대한 ‘공개 경고’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검찰 간부는 “여당 내부조차 동의하지 못할 정도로 청와대가 이 특별감찰관을 몰아세운 건 검찰에 ‘딴 생각 품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국기 문란’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한 사건은 2건이다. ‘남북정상회담 서해북방한계선(NLL) 대화록 삭제 논란’은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에서, 이른바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에서 각각 강도 높게 수사했다. 이런 전례 탓에 청와대가 사실상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은 이래저래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야당이 홍만표 변호사의 ‘수임 비리’와 진경준 전 검사장의 ‘주식 뇌물’ 사건 등을 계기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과 검찰 개혁을 밀어붙이고 있어서다. 또한 청와대의 ‘국기 문란’ 언급이 이뤄진 NLL 대화록 삭제 논란과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들에서 무죄가 선고된 것도 달갑지 않은 요인들이다. 김수남 검찰총장과 우 수석 간의 인연도 관심사다. 김 총장은 같은 ‘특수통’이면서 대구경북 동향인 우 수석을 검찰에 있을 때부터 각별히 신뢰했다. 김 총장 입장에선 ‘아끼는 후배’와 ‘검찰 조직’ 사이에서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김 총장이 이 특별감찰관의 수사의뢰 직후부터 내부의 의견을 들으며 장고(長考) 중인 것도 이런 배경에서 비롯한 것으로 관측된다.○ “감찰 유출, 특별감찰관 도입 취지 훼손한 처사” 법조계 인사들은 이 특별감찰관의 감찰 내용 누설 의혹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그는 한 일간지 기자에게 “다음 주부터 본인과 가족에게 소명하라고 할 건데 계속 버티면 검찰에 넘기면 된다”는 등의 감찰 진행 상황 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별감찰관법이 감찰 내용 누설을 금지한 이유는 감찰 대상자가 감찰 진행 상황을 알게 될 경우 불리한 증거 등을 은폐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감찰 내용과 종료 사실을 알린 것은 이런 공적 필요성을 몰각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 특별감찰관이 기자에게 말한 것이 이미 알려진 사실이어서 법 위반이 아니라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누설 내용이 구체적이라 처벌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반박이 주를 이뤘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감찰 관계자가 외부에 발설하면 안 된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라며 “고도의 정보 보안을 담보해야 하는 책임자 스스로 내용을 누설해 공정성과 독립성을 훼손했다”고 꼬집었다. 한 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는 “시중에 떠도는 ‘의혹’과 감찰 관계자의 ‘사실 확인’을 동일선상에서 볼 수 없다”며 가벌성에 무게를 실었다. 실제 검찰 수사 및 공보 실무에서 공지의 사실처럼 제기된 의혹이더라도 피의사실과 관련된 중요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하는 것이 관례다. 또 다른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 역시 “공개된 이 특별감찰관의 발언록을 보면 ‘공지의 사실’이라고 커버하기엔 구체적인 사실 확인이 포함돼 있다”고 진단했다. 전학선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두 사람의 대화라도 누설이 될 수 있고, 구체적인 진행과정 등을 누설했다면 위법 행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신동진·김동혁 기자}

전남지방경찰청 소속 미혼의 A 경장(여)은 지난달 초 지인이 보내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고 큰 충격에 빠졌다. ‘유부녀 여경과 총경의 애정행각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는 내용의 사설정보지(찌라시)에 불륜 당사자로 자신의 이름이 거명된 것이다. 수사 결과 찌라시의 최초 유포자와 A 경장의 이름을 덧붙인 인물은 모두 경찰이었다. 전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1일 여경 관련 찌라시를 처음 유포한 B 경위와 다른 카톡방에서 A 경장의 실명을 처음 거론한 C 경위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했다. SNS를 통한 정보의 홍수 속에 일반인들은 ‘(받은글)’로 대변되는 찌라시를 대수롭지 않게 퍼 나르고 있지만 남이 보내준 찌라시를 복사해 전달하는 것도 명백한 범죄행위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도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의혹의 제보자로 엉뚱한 사람을 지목한 카톡 메시지를 지인에게 전달한 대기업 홍보팀 과장 D 씨를 같은 혐의로 수사 중이다. 지난해 발생한 사이버 명예훼손 및 모욕 사건은 총 1만5043건으로 2014년(8880건) 대비 69.4%나 급증했다. 매일 40건이 넘는 고소가 접수되는 셈이다. 이 같은 증가세는 찌라시 전달이 ‘죄’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수사를 의뢰하는 탓이다. 아무리 친한 사람과 단둘이 나눈 대화라도 찌라시의 진원지가 됐다면 처벌 대상이 된다. 개인 간의 정보 교류는 ‘가족’이나 ‘직무상 보고라인’이 아니면 전파 가능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대법원 판례에서도 “비공개 대화방에서 비밀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듣고 일대일로 대화했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대화 상대방이 대화 내용을 불특정 또는 다수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최초 유포자뿐 아니라 단순 복사·전달한 것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무심코 전달만 해도 원칙적으로 처벌 대상”이라며 “최초 작성자로부터 본인에게 전달되기까지 몇 단계를 거쳤는지는 면책 사유가 안 된다”고 밝혔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가 반의사불벌죄인 데다 피해자들이 초기 유포자들 외의 나머지에 대해서는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가 많아 최초 유포자만 처벌되는 것으로 오인되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가 유포 경로에 있는 사람을 특정해 고소할 경우 처벌을 피할 방법이 없다. 찌라시 유통 경로가 복잡해도 메신저 프로그램 저장 서버와 휴대전화 압수수색 등을 통해 최초 유포자를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 검찰은 지난해 중순 탤런트 이시영 씨의 성관계 동영상이 있다는 허위 사실을 퍼뜨린 일당을 두 달 동안 역추적한 끝에 전문지 기자 신모 씨(35) 등 6명을 기소했다. 카카오톡 등 메신저 프로그램 서버의 대화 내용 보관 기간이 1주일을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수신 및 발신 기록은 3개월 동안 저장되고, 이 밖에 휴대전화에 저장된 대화 내용은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대화창을 지우더라도 이미징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복구할 수 있고 누가 주고받았는지 입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는 전파성이 강해 일반 형법상 명예훼손죄(허위 사실일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보다 엄하게 처벌된다. 허위 사실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 유포한 내용이 사실일 경우엔 3년 이하 징역 혹은 3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형량은 대부분 벌금에 그쳐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동진 shine@donga.com / 무안=이형주 기자}
의약전문지 자문과 행사를 빙자해 종합병원 의사들에게 5년간 26억여 원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해온 다국적 제약사가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서부지검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수사단(단장 변철형 부장검사)은 의약전문지와 학술지 발행업체에 거액의 광고비를 집행한 뒤 이들을 통해 의사에게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제약사 한국 노바티스와 대표 문모 씨(47) 등 전현직 임원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범행에 가담한 의약전문지, 학술지 대표 6명과 리베이트를 수수한 허모 씨(65) 등 의사 15명도 불구속 기소됐다. 한국노바티스는 2011년 1월부터 올 1월까지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들에게 25억9000만 원의 리베이트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2010년말 리베이트 제공업체와 의사를 모두 처벌하는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되자 의약전문지와 학술지를 우회로로 끼어넣은 새로운 수법을 고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노바티스는 2006~2009년 의사들에게 71억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해 2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한국노바티스는 의약전문지 등에 광고비 명목으로 180억 원을 먼저 집행하고, 이들 업체가 개최한 좌담회 등에 의사들을 초청했다. 형식은 전문지 취재를 위한 자리였지만 실상은 거마비로 30만~50만 원을 주기 위한 창구였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일부 의사는 전문지 자문위원료나 원고료 등 명목으로 100만 원씩 건네받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리베이트를 감시해야 할 의약전문지 기자들이 리베이트 우회로로 이용된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의사와 제약사 간 리베이트에 의약전문지를 끼워 넣은 ‘3각 커넥션’이 적발된 건 처음이다. 검찰은 리베이트 대상이 된 의사들은 대부분 각 분야에서 ‘키닥터’로 불리는 권위자들로 어떤 약을 쓰는지 등이 제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리베이트 대가로 의사들이 사용한 한국노바티스의 의약품은 당뇨병, 치매, 암 치료제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노바티스 측은 “일부 직원이 회사문화에 반해 벌인 일로 유감스럽다”며 “경영진 용인은 없었다”고 밝혔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이 5일 본관 점거 농성 과정에서 교직원들을 감금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제자들을 처벌하지 말아달라며 경찰서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학생들은 “효력 없는 탄원서”라며 “총장이 책임지고 경찰 수사를 종결시키라”고 몰아세웠다. 최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경찰서를 찾아가 “7월 28일 이후 발생한 학내 사태와 관련해 본교와 감금됐던 교직원 전원은 학생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냈다. 최 총장은 이미 3일 기자회견에서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지만, 감금됐던 일부 교수가 경찰에 처벌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에 학생 측이 반발하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최 총장은 학생들의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학교 안정과 화합이 우선”이라며 “지금 당장 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본관 점거 9일째인 학생들은 즉각 입장서를 내고 “7월 30일 총장과 대화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학생들에게 경찰 병력을 보내 폭력 진압으로 대응한 사람은 최 총장”이라며 “탄원서 제출은 이중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또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모든 수사 및 당사자들의 개별적인 사법처리 요청 취소를 학교와 경찰의 공문으로 확정할 것과, 시위에 동조한 교수와 교직원, 졸업생들에게 어떤 불이익도 없을 거라는 약속 서면을 작성해 공증할 것을 요구했다. 경찰은 감금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 때문에 처벌불원서를 내도 수사 진행에 전혀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강대일 서대문경찰서장은 “탄원서가 처벌 수위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그건 법원이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경찰이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처가의 부동산 매매 관련 의혹의 제보자를 허위로 적시한 메모를 온라인상에서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대기업 홍보관계자의 사무실을 3일 압수수색했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우 수석 관련 의혹 제보자로 박화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실 치안비서관(53)을 지목한 온라인 정보지를 최초 작성한 대기업 홍보관계자 A 씨를 불러 조사했다. A 씨는 지인들과의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우 수석 관련 의혹 제보자를 추측하는 내용의 인터넷 기사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가 ‘박 비서관도 언급된다’는 얘기가 나오자 이를 정리해 내부 보고용으로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조사과정에서 박 비서관에게 전달된 메모의 원작성자가 자신인 것을 인정하면서도, 지인 1명에게 참고용으로 전달했을 뿐이라며 ‘찌라시(사설 정보지)’로 유포할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카카오톡 서버와 A 씨의 사무실 컴퓨터 자료를 분석하며 정확한 작성 경위와 A 씨 외의 유포자를 확인 중이다. 경찰은 한 명에게 유포했더라도 ‘공연성(전파가능성)’ 판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친한 지인끼리 주고받은 메시지라도 가족이나 직무상 보고라인이 아니라면 공연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박 비서관은 자신이 언론제보자로 허위 지목된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달받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