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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검찰에 출두할 예정이다.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 것은 노태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3번째다. 두 노 전 대통령의 사례를 짚어보면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와 조사가 어떻게 이뤄질지 예상할 수 있다.○ ‘첫 검찰 소환’ 전직 대통령 노태우 1995년 11월 1일 오전 9시 45분 대검찰청 청사 앞 포토라인에 선 노태우 전 대통령. 고개를 숙인 채 입을 열지 않다가 “한 말씀만 해 달라”는 취재진의 거듭된 요청에 “국민들에게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뒤 청사로 들어갔다. 그는 재임 중 비자금 5000억 원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김유후 변호사(전 대통령사정수석비서관)와 함께 7층 중수부장실로 올라간 노 전 대통령에게 안강민 중수부장과 이정수 수사기획관이 대추차를 내놨다. 13분가량 이어진 티타임에서 안 중수부장은 “나라를 위해 깊이 생각하시고 결심하셔서 혼란을 해소할 수 있도록 조사에 임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일국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서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고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오전 10시경부터 대검 11층 서쪽 복도 끝 중수부 VIP 특별조사실(특조실)에서 조사가 시작됐다. 주임검사인 문영호 중수2과장과 김진태 검사의 질문은 직선적이고 날카로왔다. 노 전 대통령은 반발했다. 조사실 밖으로 고성이 새어나오기도 했다. 문 과장이 “5000억 원의 비자금 조성 과정을 상세히 밝혀 달라”고 하자 노 전 대통령은 “일국의 대통령으로 5년간 국정을 운영한 사람한테 어떻게 그런 실무적인 부분을 일일이 기억해서 얘기하라고 요구하느냐”고 따졌다. 노 전 대통령은 점심으로 서울 강남의 한 일식당에서 만든 생선회 도시락을 먹었다. 조사는 16시간 동안 이어져 다음 날 오전 2시 20분경 끝났다. 검찰은 2주 뒤 노 전 대통령을 재소환해 밤샘 조사한 뒤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노 전 대통령은 구속 수감에 앞서 대검 청사를 나서며 “여러분 가슴에 안고 있는 불신 그리고 갈등, 이 모두 내가 안고 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형을 받은 뒤 같은 해 12월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360km 이동’ 노무현 전 대통령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 30일 검찰에 출석했다.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조사 장소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까지는 360km. 검찰은 헬기로 이동할 것을 권했지만 노 전 대통령 측은 “특별 대우를 받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거부했다. 노 전 대통령은 청와대 경호실이 준비한 42인승 리무진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경호실 차량 2대가 에스코트를 했다. 또 사복 경찰관 20여 명이 탄 미니버스와 순찰차 2대가 따라붙었다. 버스는 출발한 지 5시간 17분 만인 오후 1시 20분 대검찰청에 도착했다. 청사 본관 앞에 내린 노 전 대통령은 포토라인에 멈춰 선 뒤 “면목 없습니다”라는 한마디만 하고 바로 청사로 들어갔다. 조사는 대검 중앙수사부 1120호 특별조사실에서 이뤄졌다. 주임검사인 우병우 중수1과장(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혐의별 담당 검사 3명이 돌아가며 질문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전해철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변호인 자격으로 동석했다. 판사 출신인 노 전 대통령은 조사 과정 내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가족과 측근이 돈을 받은 사실을 몰랐다”고 적극 해명했다. 이날 오후 6시 30분경 노 전 대통령은 조사실 옆 대기실에서 수행 참모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메뉴는 대검 인근 식당에서 배달해온 곰탕이었다. 조사는 오후 11시 20분까지 이어졌다. 노 전 대통령은 A4용지 80여 쪽 분량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3시간 가까이 꼼꼼히 검토한 뒤 이튿날 오전 2시 10분경 서명 날인했다. 이인규 중수부장이 조사실에 들러 “고생하셨다”고 인사했고, 노 전 대통령은 “최선을 다했다”고 답했다. 청사 밖으로 나온 노 전 대통령은 취재진에게 “최선을 다해 (조사를) 받았습니다”라고 말한 뒤 봉하마을로 향했다. 권오혁 hyuk@donga.com·김민 기자}
법원의 인사·예산 및 정책을 총괄하는 법원행정처(행정처·처장 고영한 대법관)가 법원 개혁을 요구하는 법관들의 학술 모임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대법원은 13일 이인복 전 대법관(61·사법연수원 석좌교수)에게 진상조사를 위임하고, 외압 당사자로 지목된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58)을 업무에서 배제하면서 사태 진화에 나섰다. 15일 대법원 등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지난달 9일 정기인사에서 법관들이 선호하는 보직인 행정처 심의관으로 발령 났던 이모 판사의 인사가 번복된 데서 비롯됐다. 이 판사는 400여 명의 판사가 회원인 법원 내 최대 학술단체 ‘국제인권법연구회’(연구회) 회원이다. 연구회는 최근 ‘사법독립과 법관 인사제도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25일 학술행사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한 언론은 “임 차장이 이 판사에게 ‘학술행사를 축소하라’고 지시했다”며 “이 판사가 이를 거부하고 사의를 표명하자 법원행정처 발령을 취소하고 지난달 20일 원래 소속 법원(수원지법 안양지원)으로 돌려보냈다”고 보도했다. 연구회가 대법원장의 법관 인사 방식 등을 문제 삼으려 하자, 행정처가 이 판사를 통해 ‘방해 공작’을 펴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 판사는 8일 법원 게시판에 “제가 경험한 부분을 어떤 방식으로 말씀드리는 것이 옳은지 고심 중”이라는 글을 올렸지만 이후 외부 접촉을 끊고 침묵하고 있다. 임 차장과 행정처는 “이 판사에게 연구회 활동과 관련해 부당한 지시를 한 일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행정처가 과거에도 연구회와 종종 갈등을 빚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연구회는 2014년 ‘국제인권법과 사법’이라는 책자를 내면서 행정처에 예산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행정처는 “왜 비회원인 판사들에게 책을 배포하려고 하느냐”며 연구회가 회원 수보다 많은 700부를 찍는 점을 문제 삼았다고 한다. 행정처는 연구회 측의 항의가 이어지자 결국 책자 발간 비용의 70%를 지원했다. 연구회 소속 A 판사는 이에 대해 “연구회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인권 문제를 다루는 점을 행정처가 못마땅하게 여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법원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의 본질이 ‘양승태 대법원장 흔들기’라고 보고 있다. 양 대법원장은 남은 임기(9월 26일 퇴임 예정) 중에 이상훈 전 대법관과 6월 1일 퇴임하는 박병대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을 차기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일부 진보 성향 법관들이 후임 대법관 인선에 영향을 미치려고 대법관 유력 후보인 보수 성향의 임 차장을 공격했다는 이야기다.배석준 eulius@donga.com·권오혁·김민 기자}

지난해 10월 국정 농단 사건 당시 독일에 체류 중이던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사진)가 “저 위에서 조용해지면 들어오라고 했다”고 말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는 지난해 10월 24일 독일 뮌헨에서 최 씨를 만난 상황을 증언했다. 최 씨의 조카 이병헌 씨의 부탁으로 최 씨에게 필요한 물건을 전달하기 위해 뮌헨 5성급 호텔에서 숙박 중이던 최 씨를 만났다는 것이다. 김 전 대표는 최 씨가 지난해 9월 국정 농단 사건이 터진 직후 급하게 한국을 떠나면서 챙겨가지 못한 옷가지와 각종 약품이 담긴 짐을 건네면서 최 씨에게 “한국 여론이 너무 심각하다. 빨리 돌아와서 상황을 수습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요즘 뉴스에 나오는 게 다 사실이냐. 돈을 좀 받았느냐”고 묻자 최 씨는 “다 사실이 아니다. 삼성에서 5억 원을 지원받은 것밖에 없다. 저 위에서 그러는데 한국이 좀 정리되고 조용해지면 들어오라고 했다”고 답했다고 김 전 대표는 증언했다. 검찰은 최 씨가 언급한 ‘저 위’를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당시 국정 농단 사건이 무마될 것으로 예상하고 최 씨에게 귀국 시점을 늦추라고 종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검에 따르면 앞서 같은 달 12일 최 씨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운영에 깊숙이 개입한 사실을 알게 된 김성우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57)은 박 전 대통령에게 “최 씨의 존재를 인정하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그렇게 하면 내가 너무 비참해진다”며 거부했다. 박 전 대통령이 최 씨의 국정 개입 정황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사흘 뒤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은 ‘재단의 돈을 최 씨가 빼돌렸으면 문제가 되지만 돈을 건드리지 않았다면 문제될 게 없다’는 요지의 ‘법적 검토’ 문건을 작성해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최 씨의 행위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조언한 것이다. 보고서에는 “형법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주체는 공무원이므로 민간인인 최순실은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거나 “현재까지 재단에서 최 씨 측에 자금을 지원한 정황은 없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리고 같은 달 20일 박 전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만약 누구라도 재단 자금 유용 등 불법을 저질렀다면 엄중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의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한 발언이었다. 또 김 전 대표가 뮌헨에서 최 씨를 만난 24일 박 전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임기 내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정치권에선 국정 농단에 쏠린 여론의 관심을 돌리려는 ‘꼼수’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런데 바로 이날 오후 박 전 대통령의 연설문 등 기밀 문건이 담긴 최 씨 소유 태블릿PC가 언론에 보도됐다. 다음 날 오전 우 전 수석은 검찰 고위 간부에게 전화를 걸어 검찰에 제출된 최 씨의 태블릿PC 조사 정보를 입수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연설문과 말씀자료가 태블릿PC에 저장된 사실을 파악했다. 이날 오후 박 전 대통령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순실 씨는 과거 어려울 때 도와준 인연으로 일부 연설문 등에 도움을 받았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리고 다음 날인 26일 최 씨는 박 전 대통령과 통화를 할 때마다 썼던 차명 휴대전화로 다시 전화를 걸었는데 연결이 안 되자 언니 최순득 씨를 시켜서 박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도록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최 씨에게 귀국하라고 전하라”고 말했고, 이를 전해들은 최 씨는 결국 그달 30일 귀국했다. 그 다음 날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최 씨는 구속됐다.김민 kimmin@donga.com·권오혁 기자}
최순실 씨(61·구속 기소)가 법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과 관련해 “죄송하다”는 언급을 반복했다. 또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삼성으로부터 433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를 전면 부인했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최 씨는 “국정 농단으로 인해 국민에게 죄송하고 저 또한 마음이 복잡하다”며 “제가 안고 갈 짐을 안고 가겠다”고 말했다. 재판 내내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던 최 씨는 “제가 (국정 운영 등에) 관여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관여를 많이 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고 후회했다. 또 최 씨는 이날 자신과 박 전 대통령이 공모해 삼성 측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삼성 (경영권) 승계가 어떻게 되는지 전혀 모른다”며 “뇌물죄를 입증한다는 것은 특검이 억지로 (혐의를) 씌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씨는 “헌법재판소에도 증인으로 나가 (같은) 말을 했지만 (삼성) 승계 작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삼성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최 씨 측 오태희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하거나, 삼성 측에서 부정한 청탁을 받은 일이 없다”고 거들었다. 또 최 씨 측은 특검의 공소장 내용을 “중편소설 같다”고 말했다. 최 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공소장을 작성할 때 소설 형식으로 작성하는 방법이 있다”며 “특검의 공소장은 의도적으로 재판부에 악의적인 심증 형성을 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특검 후보자 추천권이 야당에만 주어진 데 대해 “세계적으로 이런 입법 선례는 없다”며 “딱 하나 예외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법률의 ‘모든 행위는 조선노동당 영도하에 이뤄진다’는 규정”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특검 측은 “변호인이 부적절한 단어를 써가며 선동적 변론을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특검 측이 “‘장편소설’ 등의 표현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자, 이 변호사가 “장편소설이 아니라 중편이라고 했다”고 맞받아치는 촌극도 빚어졌다.권오혁 hyuk@donga.com·김민 기자}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됐다는 소식을 들은 최순실 씨(61·구속 기소)는 검찰청사 내 구치감에서 큰 소리로 통곡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의 전남편이자 박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때 비서실장이던 정윤회 씨(62)는 본보 기자에게 “이런 일을 방지할 수 있었던 순간으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며 회한의 한숨을 내쉬었다.○ 재판 중 탄핵 소식 들은 최순실 박 대통령 탄핵 결정이 난 이날 오전 최 씨는 서울중앙지법 대법정 417호에서 열린 자신의 재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었다. 오전 10시 재판이 시작된 뒤 서류를 직접 검토하며 재판에 임하던 최 씨는 헌재 탄핵심판 선고가 예정된 오전 11시가 되자 법정에 걸려있는 시계를 자주 쳐다보며 초조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 씨는 오전 11시 21분 곁에 앉은 최광휴 변호사의 스마트폰으로 박 대통령에 대해 파면 결정이 내려진 사실을 알게 됐다. 그 순간 최 씨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물을 연신 들이켜며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공판검사가 잠시 뒤 “방금 헌재에서 만장일치로 탄핵 인용 결정이 내려졌다”며 “이제 법률적으로 전(前) 대통령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씨는 검찰 쪽을 굳은 표정으로 노려봤다. 최 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이날 ‘헌재 결정에 대한 입장’이라는 자료를 내 “최 씨는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데 대해 회오(悔悟·잘못을 뉘우치고 깨달음)하고 형사재판에서 자신에게 부여되는 책임을 감수하고자 한다. 대통령과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헌재가 미르와 K스포츠재단이 최 씨의 사익 추구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6)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37·구속 기소)는 “(오전 재판을 마친 뒤 검찰청에서 이모 최 씨가) 대성통곡을 해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장 씨는 “이모가 2014년 딸 유라의 임신 소식을 듣고 (딸 부부를 갈라놓기 위해) 대통령에게 도움을 청했다가 거절당하자 그때부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해야겠다고 결심한 것 같다”고 폭로했다. 장 씨는 최 씨가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요청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재판 내내 침묵을 지키던 최 씨는 “대통령 탄핵 소식에 심경이 복잡해 말을 안 하려고 했는데 자식 얘기가 나와서 한마디 하겠다”며 “딸 관련 얘기는 진실이 아니며 이 밖에 장 씨 말은 사실이 아닌 부분이 많지만 이모로서 일일이 얘기하지 않겠다”고 맞받아쳤다.○ 정윤회 “내가 간다면 위안이 될까” 정 씨는 이날 수척한 모습으로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 잘하셔서 국민한테 좋은 것만 남겼으면 참 좋았을 것을…”이라며 말을 잊지 못했다. 민간인 신분이 된 박 전 대통령의 안위도 걱정했다. 그는 “좋을 땐 사람들이 모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누가 가까이 가서 도와드리겠느냐”며 “내가 간다면 위안이 될지 모르겠지만 그걸 원하시겠느냐”고 말했다. ‘정치인 박근혜’의 평가를 요구하자 그는 “장점이 많은 분이었다. (옆에) 가족이 없어서 개인적인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고, 대장·리더로 자격을 갖췄기에 직장이 아니라 내 신념, 내 일이라 생각하고 모셨다”고 했다. 정 씨는 박 전 대통령 보좌를 그만둔 2007년 대선 경선 때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헛된 바람도 털어놨다. 그는 “내가 있을 때까진 대통령이 항상 바른 선택을 했고 그래서 계속 성공할 수 있었다”며 “이런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순간으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고 말했다.최고야 best@donga.com·권오혁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과 불구속 기소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66) 등 삼성 관계자 5명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부회장 등 피고인 5명이 모두 재판정에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변호인단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공소장이 위법하며 특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공소 유지(재판 진행)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5명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변호인단은 혐의 사실에 대해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또 특검이 법원에 이 부회장을 기소할 때 공소장 하나만을 제출해야 하는 ‘공소장 일본주의(一本主義)’를 위배했다고 주장했다. ‘공소장 일본주의’란 판사가 선입견을 갖지 않도록 검사가 공소장 외에 다른 서류나 증거물은 일절 제출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그런데 특검은 과거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 등과 관련해 이 부회장이 수사를 받았던 사실을 공소장에 포함했다는 것이다. 변호인단은 “특검이 공소사실과 무관한 과거사실이 연장선상에 있는 것처럼 암시해 삼성그룹이 조직적 불법적으로 이 부회장 승계 작업을 추진해온 것처럼 예단을 형성하려는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변호인단은 특검이 공소장에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당시 대화 내용을 포함한 데 대해 “대통령 조사가 단 한 번도 이뤄진 적 없고 공소장의 대화 내용을 이 부회장이 인정한 바도 없다”며 “어떤 근거로 특검이 직접 인용 형태로 대화 내용을 기재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이를 반박하는 의견을 담은 서면을 재판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 측은 또 특검 파견검사가 공소유지를 하는 데 대해 “특검법에 파견검사의 공소유지 권한에 대한 규정이 명시되지 않았다”며 “파견검사는 이 사건 재판에서 소송행위를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특검은 “특검법에 파견근무 근거 규정이 있고 특검 직무 범위에 공소유지 업무가 포함돼 있어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의견을 검토한 뒤 파견검사의 공소유지 가능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이날 특검측은 이 부회장과 최 씨의 사건을 한꺼번에 심리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권오혁 hyuk@donga.com·김민 기자}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구속 기소)이 지난해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뒤 중국에 머물면서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측과 나눈 대화내용을 놓고 법정에서 진실 공방을 벌였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차 씨 등의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성현 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44)는 ‘(차 씨가) 총대를 매야 한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사실과 다르다”고 답변했다. 차 씨는 “중국 체류 중 김 전 사무부총장이 전화를 걸어와 ‘형이 안고 가야 된다’ ‘형이 십자가 매야 된다’ ‘최 씨와 나(김성현)는 가볍게 가야 된다’ 등의 이야기를 수차례 했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반박한 것이다. 김 전 사무부총장은 “당시 차 씨가 최 씨가 자신에게 다 뒤집어씌우려 한다며 도와달라고 해서 수차례 연락을 했다”며 “(차 씨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할 이유가 없었다”고 증언했다. 또 “차 씨와의 통화에서 ‘차 씨가 귀국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최 씨의 말을 전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차 씨는 직접 김 전 사무부총장에 대한 증인신문에 나서 “내가 중국에 있을 때 전화로 분명히 ‘형, 회장님(최순실)이 저(김성현)는 가볍게 가야 된대’라고 말했다”며 “(그런 이야기가) 한두 차례도 아니고 10여 차례였다”고 주장했다. 김 전 사무부총장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자 차 씨는 “진술이 틀리면 위증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재판부는 차 씨가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타인을 위해 봉사하고 남을 위해 살겠다”는 내용의 반성문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전날 최 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차 씨는 법정에서 눈물을 보이며 최 씨에게 잘못을 인정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구속 기소)이 법정에서 눈물을 흘리며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에게 잘못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최 씨의 변호인은 국정 농단을 차 씨가 주도했다는 주장을 펴며 “차 씨가 백만 군데 다 개입돼 있다”고 주장했다. 차 씨는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 씨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증인과 고영태가 국정 농단의 주범이라는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검사의 질문에 “최 씨가 대한민국 문화를 위해 일해 달라는 요구를 자주 했고, 그 말만 믿고 욕심내지 않고 일을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고 씨나 그 일당과 비교되는 것 자체가 굉장히 기분 나쁘다”고 말했다. 또 흐느끼면서 “지금은 미르재단에 관한 일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지시한 사람들이 모두 부인하는데 한 번만이라도 인정한다면 그때 일했던 것이 이렇게 수치스럽진 않을 것 같다”며 “저는 항상 부모님께 자랑스러운 아들이었는데 지금은 절 부끄럽게 여기신다”고 말했다. 이어 “최 씨는 (누가 주범인지)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당당히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해야 상처가 치유될 수 있다”고 촉구했다. 증언하는 동안 차 씨는 최 씨를 단 한 차례도 쳐다보지 않았고, 최 씨는 간혹 민망한 듯 머리를 만졌다. 하지만 최 씨는 미르재단 설립 경위에 대해 차 씨에게 직접 질문을 하면서 “사익을 추구하려고 재단을 만든 게 아니지 않느냐. 억울하다”고 말했고, 차 씨는 “당시에는 좋은 의도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몰랐던 (최 씨의) 의도를 알게 돼 창피하다”고 반박했다.김민 kimmin@donga.com·권오혁 기자}
대한변호사협회가 신임 집행부 구성 문제로 총회에서 변호사들 간에 주먹을 휘두르고 몸싸움을 벌이는 등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대한변협은 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변호사교육문화관에서 임시총회를 열었다. 총회 의장을 맡은 의장 조동용 변호사(65·사법연수원 14기)는 “오늘 총회 출석 인원만으로는 의결 정족수에 미달해 표결이 성립될 수 없다”며 폐회를 선언했다. 신임 김현 회장(61·사법연수원 17기)이 집행부를 선임하려는 데 로스쿨 출신 변호사 등 일부 대의원이 “집행부에 로스쿨 출신을 괄시했던 변호사가 포함됐다”며 반대했고, 의장을 맡은 조 변호사가 가세한 상황이었다. 이에 김 회장을 지지하는 대의원들은 “위임장을 받은 숫자까지 합치면 의결 정족수가 된다”며 조 변호사 퇴장을 막으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변호사들이 주먹을 휘두르고 멱살잡이를 했다. 김 회장 측은 소란을 피운 대의원들을 퇴정시킨 뒤 강훈 변호사(63·14기)를 임시 의장으로 선출해 가까스로 거수 방식의 표결을 해 부협회장 10명과 상임이사 15명 등 신임 집행부를 선임했다. 앞서 대한변협은 지난달 27일 정기총회에서 김 회장이 취임한 뒤 집행부를 선임하려 했으나 내부 반대가 심해 표결이 무산됐고, 내분이 봉합되지 않은 상태에서 열린 7일 총회에서 파행이 이어진 것이다. 조 변호사는 이날 집행부 선임안이 가결된 데 대해 “권한이 없는 임시 의장의 진행으로 이뤄진 임원 선임은 무효”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또 “조만간 총회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하는 소송과 임원직무 집행정지 가처분을 내겠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에 대한변협 신임 집행부는 “조 변호사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하기 위한 법률 검토를 하겠다”고 맞섰다. 대한변협은 조 변호사의 행위가 규정을 무시하고 총회 의장 권한을 남용해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구속 기소)이 법정에서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에게 눈물을 흘리며 잘못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최 씨의 변호인은 국정농단을 차 씨가 주도했다는 주장을 펴며 “차 감독이 백만 군데 다 개입돼 있다”고 주장했다. 차 씨는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 씨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증인과 고영태가 국정 농단의 주범이라는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검사의 질문에 “최 씨가 대한민국 문화를 위해 일 해 달라는 요구를 자주 했고, 그 말만 믿고 욕심내지 않고 일을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고 씨나 그 일당과 비교되는 것 자체가 굉장히 기분 나쁘다”고 말했다. 또 흐느끼면서 “지금은 미르재단에 관한 일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지시한 사람들이 모두 부인하는데 한 번만이라도 인정한다면 그 때 일했던 것이 이렇게 수치스럽진 않을 것 같다”며 “저는 항상 부모님께 자랑스러운 아들이었는데 지금은 절 부끄럽게 여기신다”고 말했다. 이어 “최 씨는 (누가 주범인지)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당당히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해야 상처가 치유될 수 있다”고 촉구했다. 증언하는 동안 차 씨는 최 씨를 단 한 차례도 쳐다보지 않았고, 최 씨는 간혹 민망한 듯 머리를 만졌다, 하지만 최 씨는 미르재단 설립 경위에 대해 차 씨에게 직접 질문을 하면서 “사익을 추구하려고 재단을 만든 게 아니지 않느냐. 억울하다”고 말했고, 차 씨는 “당시에는 좋은 의도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몰랐던 (최 씨의) 의도를 알게 돼 창피하다”고 반박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6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결과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측은 “터무니없는 주장이 대부분이고 사실관계와 크게 동떨어진 황당한 소설”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박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오후 A4용지 51장 분량의 입장 자료를 통해 특검 수사 결과를 일일이 반박했다. 특검이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61·구속 기소)를 뇌물수수의 공범으로 지목한 데 대해 유 변호사는 “박 대통령은 삼성이 최순실 측을 지원한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특검은 박 대통령이 최 씨와 범죄를 공모한 것으로 전제하면서도 무엇을 어떻게 공모했는지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뇌물죄를 묻기 위해서는 최 씨와 박 대통령이 재산상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경제공동체’라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며 “하지만 둘은 재산상 이해관계를 같이한 사실이 없고, 아무런 금전 거래도 없으며 완전히 분리된 경제 주체”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 기소)의 독대에 대해서도 “삼성전자-제일모직 합병이나 경영권 승계 등에 대한 청탁을 받은 적은 없다”고 일축했다. 유 변호사는 3차례 이뤄진 독대 과정을 자세히 언급하며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1)나 미르·K스포츠재단,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검의 구성 및 수사 방식도 문제 삼았다. 유 변호사는 “이번 특검은 일부 야당 추천만으로 구성돼 태생적으로 위헌적이어서, 출발선에서부터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웠다”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 탄핵심판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최종 수사 결과 발표도 최대한 늦췄다”고 주장했다. 권오혁 hyuk@donga.com·배석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대리인단과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변호인이 3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을 공박했다. 최 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이날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변호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 씨를 수사한 특검은 위헌적 검찰기관이므로 활동 자체에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합의 추천한 특검은 국민의 특검이 아니라 양당의 특검”이라며 “특정 정파에 배타적이고 전속적 수사 공소권을 부여한 것은 국민주권주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의회주의 원칙에 위배돼 위헌”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특검이 수사 과정에서 인권 침해를 했다고 주장하며 “특검이 위헌적 기구여서 나타난 태생적으로 불가피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특검의 문제점은 출범 때부터 제기돼 왔고 앞으로 위헌심판제청 등으로 가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최 씨의 재판에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할 의사를 밝혔다. 만약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면 최 씨의 재판은 헌재 결정이 날 때까지 중단된다. 또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박 특검이 이날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국정 농단 사건 수사 내용을 일부 언급한 것을 문제 삼았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 관계자는 “언론 간담회를 핑계로 여론전을 하고 있다. 헌재 탄핵심판에 영향을 주려는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대리인단 이중환 변호사는 “특검이 6일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했는데 오늘 오찬을 하고 수사 결과를 개괄적으로 브리핑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박 특검이 간담회에서 ‘수사보안을 철저히 지키지 못해 일부 수사 사실이 유출되기도 했던 점은 사과드린다’고 말한 것은 특검이 피의사실을 공표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라며 “이는 형법 126조 피의사실 공표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권오혁 hyuk@donga.com·전주영 기자}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 기소) 사건을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판사에게 배당했다가 이를 다시 배당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 부회장 등 삼성그룹 관계자 5명의 사건을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에 배당했다고 2일 밝혔다. 이 부회장 사건은 처음에는 전산배당을 통해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의연)에 배당됐다. 하지만 1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이 부회장의 1차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조 부장판사의 요청으로 재배당이 이뤄졌다. 법원 내규는 재판장이 자신에게 배당된 사건을 직접 처리하기 곤란한 이유가 있을 때 재배당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 부장판사는 지난해 3월부터 영장전담 판사로 근무하다가 지난달 정기인사에서 형사합의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법원은 형사합의부장들의 합의를 통해 지난달 20일 신설돼 기존에 진행 중인 재판이 없는 형사합의33부에 사건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뇌물수수 혐의로 추가 기소된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 사건은 기존에 최 씨 사건을 맡고 있던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에 배당됐다. 법원은 청와대 ‘비선 진료’를 방조한 혐의(의료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39) 사건은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선일)에 배당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탄핵 정국의 여파가 사법부와 행정부 곳곳의 인사 공백 사태로 번지고 있다. 27일 이상훈 대법관(61·사법연수원 10기)이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데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아 헌법재판소에 이어 대법원도 재판부 일부 공백 사태를 맞게 됐다. 대법관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정지로 후임 인선 절차가 보류되면서 이 대법관은 후임자 없이 대법원을 떠나게 됐다. 이 대법관의 퇴임식은 27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 본관 2층 중앙홀에서 열린다. 후임 인선이 늦어져 일시적인 대법관 공백이 발생한 적은 있지만 대법관 퇴임 이전에 후임 인선 절차 자체를 시작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법관 임명 절차에는 통상 2개월이 소요된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서 후보자 천거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최종 후보 3, 4명을 대법원장에게 추천하고, 대법원장이 후보자 1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해 대통령이 수용하면 국회에서 해당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본회의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순이다. 대법원은 이 대법관의 퇴임을 앞두고 지난해 12월 후임 인선 절차에 들어가려 했으나 박 대통령이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되자 후임 인선을 보류했다. 대법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법관 임명의 권한까지 행사할 수 없다는 법조계와 학계 다수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법관 장기 공석에 따라 연간 4만여 건의 상고심 사건을 처리하는 대법원의 업무 적체가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대법관 공백 상태가 최소 2개월에서 더 늦춰질 수도 있는 상황. 또 박병대 대법관의 임기가 6월 1일 끝나기 때문에 대법관 추가 공백 사태도 우려된다. 헌법재판소의 경우 박한철 전 소장이 1월 31일 퇴임해 ‘8인 재판관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또 3월 13일 퇴임 예정인 이정미 재판관 후임 인선 절차도 시작되지 않았다. 대통령 추천 몫인 박 소장 후임 인선뿐 아니라 대법원장 몫인 이 재판관의 후임 인선 절차가 탄핵심판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후임 지명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 일부 부처에서도 직무대행 체제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조윤선 전 장관(51)이 구속되면서 1월 21일부터 송수근 1차관이 장관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장관은 공석이지만 문체부는 현재 송 권한대행과 행정고시 31회 동기인 유동훈 2차관이 함께 끌고 가는 구조다. 송 권한대행은 1차관 영역인 ‘예술’ ‘출판’ 등의 영역을, 유 2차관은 평창 겨울올림픽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또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말 김현웅 전 법무부 장관(58)이 퇴임하면서 석 달 가까이 이창재 차관이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문형표 전 이사장(61)이 구속된 뒤 이원희 이사의 이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권오혁 hyuk@donga.com·김정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구속 기소) 등의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포레카) 인수 실패에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을 혼냈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 박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 임원 인선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차 전 단장과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59·구속 기소) 등의 공판에서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47)는 “안 전 수석으로부터 ‘포레카 인수가 수포로 돌아가 VIP(박 대통령)에게 엄청 혼났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안 전 수석이) 박 대통령의 지시를 따른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조카 이모 씨의 추천으로 포레카의 대표이사를 맡아 최 씨와 차 전 단장에게 포레카 매각 과정을 수시로 보고했다. 또 차 전 단장 등과 함께 포레카를 인수한 광고업체 컴투게더 대표 한모 씨(61)를 협박해 회사 지분을 빼앗으려 한 혐의(강요 미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 전 대표는 “최 씨에게 ‘일이 순조롭지 않다’고 보고하면 ‘한 씨에게 압박을 가하고 회유를 해서라도 포레카를 인수할 수 있도록 하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또 이날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의 마지막 증인으로 출석한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 임원 (후보자) 명단 등이 담긴 서류를 직접 건네줘 그대로 인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준 서류는 공문서 형태는 아니었고 의혹 보도가 나온 뒤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전경련이 주도한 것으로 말을 맞췄다”고 말했다. 안 전 수석은 지난해 두 재단 관련 의혹이 불거진 직후 청와대가 재단 설립과 운영에 개입한 사실을 숨긴 배경에 대해 “박 대통령이 (재단에 출연한) 대기업 회장과 독대한 사실 자체를 항상 비밀로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안 전 수석은 ‘대기업들의 두 재단 출연은 청와대의 일방적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이승철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의 주장에 대해선 “이 부회장은 대기업별 모금 분담액을 먼저 논의해 적극 알려왔다”며 부인했다. 권오혁 hyuk@donga.com·배석준 기자}

공무원 좌천 인사를 주도하고 민간인을 사찰한 혐의 등으로 특검이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사진)에 대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이 22일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판사(48)는 이날 오전 “범죄사실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고 법률적 평가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어 구속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에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특별감찰관법 위반,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가 적시됐었다. 특검에 따르면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과 김성우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57)은 지난해 10월 12일 우 전 수석을 찾아가 “박근혜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모금에 관여했으며 최순실 씨(61·구속 기소)가 이번 일에 깊숙하게 개입했다”고 털어놨고 3명의 수석은 이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박 대통령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수석은 박 대통령에게 “‘비선 실세’인 최 씨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박 대통령은 “그렇게 하면 내가 너무 비참해진다”며 거부했다는 것이다. 우 전 수석은 그로부터 사흘 뒤 ‘두 재단 문제는 최 씨가 돈을 빼돌렸으면 횡령죄가 되지만, 돈을 건드리진 않았다면 문제될 게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해 박 대통령에게 제출했고, 박 대통령은 우 전 수석의 논리에 따라 같은 달 20일 대통령수석비서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재단들이 나의 퇴임 후를 대비해서 만들어졌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만약 누구라도 재단 자금 유용 등 불법을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이 제시한 논리에 맞춰 책임 회피 발언을 했다는 것. 하지만 우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적법하고 정당한 공무였다”며 결백을 주장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이 청와대에 근무할 때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에게 민정수석실 정보가 수시로 유출됐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최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책보좌관(38)은 21일 최 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고영태 씨(41·전 더블루케이 이사)로부터 ‘최 씨가 우 전 수석과 친분이 있다’고 들었다”며 이같이 증언했다. 최 전 보좌관은 이른바 ‘고영태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인물로 고 씨와 2014년 말부터 알고 지내며 미르·K스포츠재단 등과 관련한 사업 논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병우와 최순실 친분’ 얘기 들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 씨 공판에서 최 전 보좌관은 “고 씨가 지난해 3월 ‘소장(최 씨)에게 들었는데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너를 조사한다더라. 곧 잘릴 것 같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지난해 3월은 우 전 수석이 민정수석을 맡고 있을 때다. 최 전 보좌관은 “실제로 그 얘기가 있은 직후 두 차례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만났다”며 “행정관이 당시 ‘해명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묻는 말에 있는 그대로 대답하고 (감찰이) 일단락됐다”고 밝혔다. 이날 법정에서 검사가 “최 씨가 민정수석실 감찰 정보를 어떻게 알았느냐”고 묻자 최 전 보좌관은 “최 씨가 일정 정보를 민정수석실에서 받고 있다고 (고 씨에게서) 들었다”고 답했다. 최 전 보좌관은 또 “고 씨가 최 씨에 대해 ‘청와대에 자주 들어가 VIP(박근혜 대통령)를 대면해 많은 이야기를 한다. 우 전 수석과도 친분이 있다’고 한 것을 들었다”고 밝혔다. ○ ‘특검 vs 우병우’ 영장심사 5시간 넘게 공방 이날 서울중앙지법의 또 다른 법정에서는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우 전 수석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렸다.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우 전 수석 측은 국정 농단 사건 묵인·은폐 혐의 등에 대해 5시간 넘게 치열하게 다퉜다. 우 전 수석은 재직 당시 민정수석실이 미르·K스포츠재단의 직원 채용과 관련해 불법 인사 검증을 한 혐의(직권남용)에 대해 “매년 1000∼2000건씩 검증을 하기 때문에 대상자가 어느 공직에 가는지 알 수 없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또 문체부 인사 개입 등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선 민정수석실 관계자들로부터 “적법하고 정당한 공무였다”는 내용의 자필 진술서를 받아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전 수석은 이날 특검 측의 말을 끊지 않고 법리와 사실관계를 근거로 적극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 씨의 존재는 몰랐고, 민정수석실 업무는 박 대통령 지시대로 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특검은 최 씨의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제품인 이른바 ‘시크릿 백’에서 나온 한국인삼공사(KGC) 사장 후보 등에 대한 민정수석실의 인사검증 문건 등을 직권남용 혐의의 증거로 재판부에 제시했다. 우 전 수석은 이날 오전 10시경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 기자가 “구속 전 마지막 인터뷰일 수 있는데 한마디해 달라”고 하자 우 전 수석은 불쾌한 표정으로 기자를 쏘아본 뒤 “법정에서 제 입장을 충분히 밝히겠다”고 답했다. 영장심사에 참여한 우 전 수석의 변호인은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 출신인 위현석 변호사와 법무법인 바른 소속 이동훈 변호사 등이다. 특검 측에선 이용복 특검보(56·사법연수원 18기)와 검찰에서 파견된 양석조 부장검사, 김태은 부부장검사, 이복현 검사 등 4명이 참석했다.김민 kimmin@donga.com·권오혁 기자}
중학교 선후배 사이인 ‘빙상 스타’ 이규혁 씨(39)와 장시호 씨(38·구속 기소)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운영과 후원금 사용 문제를 놓고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와 조카 장 씨,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6·구속 기소)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 씨는 “장 씨가 영재센터 직원들을 직접 뽑아 운영했으며 후원금의 집행도 직접 관여했다”고 증언했다. 또 이 씨는 “장 씨가 김 전 차관을 평소 ‘마스터’라고 부른다”며 “장 씨로부터 김 전 차관이 삼성의 후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장 씨 측 변호인은 이 씨에게 “후원금을 받는 데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느냐”고 몰아붙였고, 이 씨는 “김 전 차관과 삼성 측 관계자를 직접 만난 적이 있지만 영재센터의 설립 취지 등에 대해 설명했을 뿐 후원과 관련해 구체적인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맞섰다. 장 씨 측은 이날 공판에 앞서 재판부에 “삼성 측 후원금은 이 씨 등이 사용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또 “삼성 후원금은 허승욱 영재센터 전 회장과 이 씨가 전지훈련 비용 등으로 썼다”며 “코치 선임, 영재 선발, 캠프 운영 모두 그 사람들이 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 씨는 “중학교 선후배 관계로 알고 지내던 장 씨의 요청으로 2015년 6월 영재센터 전무를 맡았다”며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좋은 취지여서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월급도 받지 않고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1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6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홍 지사는 “절망과 무력감에 빠진 국민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사실상 대선 출마를 시사한 셈이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상주)는 이날 홍 지사에 대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성 전 회장에게 돈을 받아 홍 지사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홍 지사는 무죄 선고를 받은 뒤 “맑은 눈으로 재판부가 판단을 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홍 지사는 “나는 성완종을 모른다”면서도 “나의 업보”라고 했다. “검사와 정치인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공격했고 그 공격이 부메랑이 돼 나한테 돌아왔다”는 것이다. 홍 지사는 대선 출마를 두고 “지금 대통령 후보로 나와 있는 사람들의 행태를 보면 마치 슬롯머신 기계 앞에 앉아 10센트를 넣고 100만 달러를 기대하는 모습”이라며 “대란대치(大亂大治)의 지혜를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대선에)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배포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에서는 “대란대치의 지혜를 발휘해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현재 후보들보다 자신이 적임자라고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홍 지사가 보수 진영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체재’가 될 수 있느냐를 두고는 관측이 엇갈린다. 여권 관계자는 “성완종 리스트에 발목이 잡혀 ‘홍준표의 도정’이 주목받지 못했지만 홍 지사는 경남도의 부채를 모두 없애 이자 상환에 나갈 돈으로 ‘증세 없는 복지’를 실현했다”며 “보수의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대법원 최종심이 남은 상황에서 홍 지사가 대선에 뛰어들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검찰은 “홍 지사의 측근들이 금품수수를 기정사실화하면서 ‘홍 지사는 모르는 일로 하자’고 윤 전 부사장을 회유한 통화 녹음도 있다”고 상고할 뜻을 내비쳤다. 홍 지사가 자유한국당 내 친박(친박근혜)계와 불편한 관계인 점도 변수다. ‘친박 표심’ 흡수가 여의치 않다는 얘기다. 홍 지사는 이날 “박근혜 정부 4년을 견디는 게 DJ(김대중), 노무현 10년보다 더 힘들었다”며 “일부 ‘양박(양아치 같은 친박)들’하고 청와대 민정이 주도해 내 사건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홍 지사가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하려면 검찰 기소와 함께 이뤄진 ‘당원권 정지’가 풀려야 한다. 최종심이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징계 처분을 정지할 수 있어 홍 지사의 출마 여부는 지도부 손에 달린 셈이다.송찬욱 song@donga.com·권오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독일에 도피 중이던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와 차명 휴대전화로 127차례 통화를 했다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5일 밝혔다. 두 사람이 지난해 4월부터 10월 말까지 통화한 횟수는 570여 차례에 달한다. 특검 측 김대현 변호사(51)는 이날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국현) 심리로 열린 ‘청와대의 압수수색 불승인 처분 취소’ 청구 소송 집행정지 심문기일에서 “박 대통령이 차명 휴대전화로 최 씨와 수백 차례 통화를 했고 최 씨가 독일에서 도피 중인 상황에서도 127차례나 통화한 것이 객관적 자료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두 사람의 통화 기록을 공개한 것이다. 특검에 따르면 박 대통령과 최 씨는 각자 차명 휴대전화로 지난해 4월 18일부터 10월 26일까지 하루 평균 3차례, 총 570여 차례에 걸쳐 통화를 했다. 이 가운데 언론 보도로 국정 농단 사건이 불거진 뒤 최 씨가 독일로 출국한 지난해 9월 3일부터 통화한 횟수는 127번이었다. 특검에 따르면 두 사람이 쓴 차명 휴대전화는 박 대통령의 측근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이 개통한 것이다. 김 변호사는 또 15일 법정에서 “최 씨는 지난해 10월 26일 오후 박 대통령과 통화가 안 되자 언니 최순득 씨를 시켜 박 대통령과 통화를 하도록 했다”며 “당시 박 대통령이 ‘최 씨에게 귀국하라고 전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최 씨는 지난해 10월 30일 귀국했다. 특검은 박 대통령과 최 씨의 차명 휴대전화 통화 기록을 두 사람의 국정 농단 공모 혐의와 증거 인멸 정황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보고 있다. 법원은 15일 심문한 결과를 토대로 이르면 16일 청와대의 경내 압수수색 불승인 처분의 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