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3년 전 중견기업에서 명예퇴직하고 최근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으로 일하기 시작한 김모 씨(55). 40대 중반 국민연금에 가입했지만 실직 기간 36개월 동안 ‘납부예외자’로 분류돼 연금 보험료를 내지 않는 바람에 총 가입기간이 141개월이다. 계산기를 두드려 보니 이대로라면 62세부터 받게 될 국민연금은 월 27만7700원. 김 씨가 연금을 더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국민연금 수령액을 높이려면 국민연금 납부 기간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 국민연금공단은 김 씨처럼 실직이나 휴직, 사업장 폐업으로 보험료 납부를 중단했던 가입자가 뒤늦게라도 보험료를 낼 수 있도록 ‘추후납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월 소득이 200만 원인 김 씨가 현재 소득에 따라 산정된 보험료(월 18만 원)를 미납기간(36개월)만큼 일괄 납부하면 가입기간을 177개월로 인정해주는 식이다. 김 씨가 더 내야 하는 보험료는 648만 원이지만 나중에 받게 될 국민연금은 종전보다 월 6만9830원 늘어나게 된다. 20년간 국민연금을 받으면 총 1675만9200원을 더 받는 셈이다. 공단은 김 씨처럼 보험료 추후납부를 신청한 가입자가 지난해 5만 명을 넘겼다고 15일 밝혔다. 추후납부 신청자는 2013년 2만8766명, 2014년 4만184명에 이어 지난해 5만6932명을 기록했다. 일괄 납부가 부담스러운 가입자를 위해 미납 기간이 1년 미만이면 3회, 1∼5년이면 12회, 5년 이상이면 24회에 걸쳐 분할 납부할 수 있게 했다. 정부는 이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미납자들을 연금 혜택의 틀 안으로 끌어오기 위해 국민연금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회에 계류 중이다. 경력단절 전업주부 등 ‘국민연금 적용제외자’도 추후납부를 신청할 수 있게 하거나 실직 기간에 보험료의 25%만 내면 국가가 나머지 최대 75%를 지원해주는 ‘실업크레디트’ 등이 이에 해당한다. 공단 홈페이지(www.nps.or.kr)의 ‘내 연금 알아보기’ 메뉴를 이용하거나 상담전화(1355)를 걸면 자신의 예상 수령액을 알 수 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이르면 내년부터 국가건강검진의 사각지대에 있던 40세 미만 전업주부들이 무료 검진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의 ‘건강검진 5개년(2016∼2020년) 계획’을 상반기에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현재 무료 검진 대상은 건강보험 직장·지역가입자 가구주와 40세 이상 피부양자로 제한돼 있어 20, 30대 주부나 미취업 자녀 등 465만여 명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다만 복지부는 40세 미만 피부양자들에겐 심혈관계 질환 검사 등 전 항목이 포함된 일반 건강검진 대신 일부 항목에 초점을 둔 나이별 맞춤형 검진을 실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갑자기 증가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우선 전업주부 사이에서 발병률이 높은 대사증후군 등의 상담, 결핵 검사 등이 무료 검진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전업주부의 대사증후군 위험도는 사무직 여성보다 높고, 신규 결핵 환자 중에도 20, 30대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국가건강검진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확정되지만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생애주기별 검진을 확대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저는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쉬지 않고 일합니다. 법정근로시간보다 두 배는 더 일하는 셈이죠. 제 몸의 근육은 하루 종일 긴장 상태입니다. 저는 다른 어떤 신체 부위보다도 더 일찍 늙기 시작합니다. 저는 눈(眼)입니다. 제 주인인 회사원 안혹사(41·가상 인물) 씨는 요즘 “노안(老眼)이 왔는지 침침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네, 노안 맞습니다. 제가 왜 벌써 이렇게 폭삭 늙었느냐고요? 주인님의 하루를 제 입장에서 한번 찬찬히 돌아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오전 7시 반. 출근길 지하철에 오른 주인님이 제 앞에 스마트폰을 바싹 갖다대고 기사를 읽습니다. 이렇게 흔들리는 곳에서 작은 화면을 오래 보면 제 근육이 카메라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를 두껍게 만들기 위해 바짝 긴장합니다. 먼 곳을 볼 땐 수정체가 다시 얇아져야 하는데, 요즘엔 이런 ‘자동 초점’ 기능이 예전처럼 빠르게 작동하지 않아요. 이렇게 조절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노안이라고 합니다. 주인님이 스마트폰에 푹 빠져 제 근육을 혹사시켰기 때문이죠. 스마트폰을 30분 들여다봤으면 10분 정도는 먼 곳을 보면서 저를 쉬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꼭이요. 요즘 스마트폰엔 글씨를 음성으로 들려주는 기능도 들어 있잖아요. #오전 11시. 주인님이 이번엔 컴퓨터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질 않는군요. 주인님은 평소엔 1분에 20번 눈꺼풀을 깜빡이는데, 모니터를 볼 땐 8번만 깜빡여요. 컴퓨터 작업에 너무 집중해서 눈물막이 다 증발해 버리는 것도 모르나 봐요. 안구건조증이 심하면 결막염이 될 수 있고, 두통까지 오는 것 아시죠? 마우스를 클릭할 때마다 의식적으로 저를 깜빡여 주면 참 좋을 텐데…. 증세가 심해지면 70∼80cm 거리에 맞는 중간 거리용 돋보기를 착용하는 게 도움이 된대요. #오후 2시.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 외근 나가는 주인님의 기분이 좋아 보입니다. 저도 모처럼 탁 트인 하늘을 보며 피로를 풀어야…. 악! 그런데 겨울 햇빛이 너무 밝습니다. 피부 못지않게 자외선에 민감한 게 바로 접니다. 저는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가벼운 화상을 입을 수가 있고, 심하면 백내장이나 황반변성까지 걸릴 수 있어요. 스키장에서 고글을 끼는 것처럼 평상시에도 낮에 외출할 땐 선글라스를 꼭 챙겨 주세요. 기분 전환도 되잖아요. #오후 4시. 하루 종일 고생한 제가 뻑뻑하게 느껴졌는지 주인님이 저에게 상으로 인공눈물을 넣어줍니다. 이렇게 감사할 데가. 그런데 뚜껑을 연 지 보름도 넘은 녀석입니다. 온갖 세균이 뒤섞여 들어옵니다. 그럼 그렇지, 오히려 제 몸이 점점 따가워집니다. 주인님은 한술 더 떠 씻지도 않은 더러운 손으로 저를 비비는군요. 저를 세균 배양용으로 쓰기로 마음먹은 것 같습니다. 인공눈물 중에는 세균 성장을 억제하는 보존제가 첨가된 것들도 있지만, 웬만하면 보존제가 들어 있지 않은 일회용을 이용해 주세요. 보존제의 일부 성분은 각막 세포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답니다. #오후 8시. 퇴근길에 스마트폰이 울립니다. 주인님의 직장 상사군요. 무슨 내용인지 모르지만 “조치하겠습니다”를 연발하는 주인님의 심장박동이 빨라지면서 안압이 상승합니다. 스트레스는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는데, 이 호르몬이 제 주위 섬유조직에 영향을 미쳐 압력을 높인다는군요. 안압이 높은 상태가 유지되면 ‘3대 실명 질환’의 하나인 녹내장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오후 11시 반. 컴컴한 방 안에서도 주인님의 눈빛은 말똥합니다. 스마트폰 불빛이 제게 쏟아지는군요. 스마트폰의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푸른 가시광선)’는 파장이 짧아 눈의 피로를 더하고 심하면 망막 변성까지 일으킬 수 있습니다. 블루라이트 차단 필름을 스마트폰에 붙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지만, 하루 종일 고생한 주인님과 저를 위해 잠자리에 누운 뒤에는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게 최선이겠죠. 노안이 심해지면 눈에 렌즈를 이식하면서 각막 표면을 조작해 초점의 범위를 넓혀 주는 ‘노안 라식’ 수술을 받는 것도 고려할 수 있대요. 하지만 안 좋은 습관을 유지하면 수술 3∼5년 후에 노안 증세가 다시 나타날 수도 있다네요. 미리미리 눈 건강을 챙기는 게 남는 장사겠죠?※김병엽 건양대 김안과병원 교수, 최진석 새빛안과병원 각막클리닉 과장, 김명준 서울아산병원 교수 등 안과 전문의들의 조언과 대한안과학회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재구성한 기사입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말기 암 환자들이 5000원이면 자택에서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다음 달 2일부터 서울성모병원 등 전국 병·의원 17곳에서 ‘말기 암 가정 호스피스·완화의료’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말기 암 환자나 가족이 해당 병·의원에 전화로 의뢰하면 의료진은 사흘 내에 자택을 방문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돌봄 계획을 세운다. 이후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된 호스피스팀이 최소 주 1회 환자의 자택을 방문해 호스피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간호사의 간호 및 처치, 의사의 진료 및 처방, 사회복지사의 가족교육 및 상담, 의료장비 대여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회당 서비스 이용료는 간호사가 혼자 방문하면 최저 10만170원, 의사와 사회복지사가 함께 가면 최고 25만8990원이다. 환자에게는 암 치료비 본인 부담률(5%)이 적용돼 적게는 5000원, 많게는 1만3000원만 내면 된다. 이번 시범사업은 지난해 12월 ‘웰다잉법’(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이 통과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환자단체를 중심으로 “말기 암 환자 대다수가 병실이 아닌 집에서 임종을 맞고 싶어 한다”는 여론이 거셌지만 그간 가정 호스피스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고 정부 지원도 없었다. 정부는 시범사업을 1년간 시행한 뒤, 웰다잉법 내용 중 호스피스 완화의료 부분이 본격 시행되는 2017년 8월 이전에 연계 의료기관을 늘릴 방침이다. 현재는 이용 대상이 말기 암 환자로 제한돼 있지만 에이즈, 만성간경화,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환자 등으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호스피스병동이 아닌 일반병동에 입원 중인 환자가 호스피스팀의 방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자문형 호스피스’ 제도도 추진한다. 다만 가정 호스피스 대상을 확대하려면 전문 인력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복지부는 가정 호스피스 의료진이 혼자서 환자의 가정을 방문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 방문 간호사의 자격을 △전문기관에서 2년 이상 근무했거나 △호스피스·가정 전문 간호사 자격을 갖춘 인력으로 제한했지만 현재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형편이다. 2014년엔 지방의 한 의료원이 법정 간호 인력(암 환자 2명당 1명)을 확보하지 못해 호스피스병동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가정 호스피스 이용 정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www.hir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자신의 노력으로 사회경제적 지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10명 중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09~2015년 통계청 사회조사를 통해 한국인의 인식을 분석한 결과 “개인이 열심히 노력하면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수 있다”는 데 동의한 응답자가 2009년 37.6%에서 지난해 22.8%로 하락했다고 14일 밝혔다. 자식 세대에서 계층이 상승할 수 있다는 응답은 지난해 30.1%였다. 2009년 48.3%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통계청은 만 13세 이상 4만여 명을 대상으로 2년마다 사회 계층 인식 등을 조사해오고 있다. 연구원은 이러한 인식이 ‘어느 정도 기회가 평등하고 경쟁이 공정하게 이뤄진다’고 믿었던 이전 세대에 비해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미래 경로가 상당 정도 결정된다’고 믿는 현 세대의 좌절이 투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한국 사회 내 계층 논란이 어느 때보다 심해 이 같은 인식이 일시적 문제 상황이 아닌 구조적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조건희기자 becom@donga.com}
말기 암 환자들이 5000원이면 자택에서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다음달 2일부터 서울성모병원 등 전국 병·의원 17곳에서 ‘말기 암 가정 호스피스·완화의료’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말기 암 환자나 가족이 해당 병·의원에 전화로 의뢰하면 의료진은 사흘 내에 자택을 방문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돌봄 계획을 세운다. 이후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된 호스피스팀이 최소 주 1회 환자의 자택을 방문해 호스피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간호사의 간호 및 처치, 의사의 진료 및 처방, 사회복지사의 가족교육 및 상담, 의료장비 대여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서비스 이용료는 간호사가 혼자 방문하면 최저 10만170원, 의사와 사회복지사가 함께 가면 최고 25만8990원이다. 환자에게는 암 치료비 본인 부담률(5%)이 적용돼 적게는 5000원, 많게는 1만3000원만 내면 된다. 이번 시범사업은 지난해 12월 ‘웰다잉법’(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이 통과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환자단체를 중심으로 “말기 암 환자 대다수가 병실이 아닌 집에서 임종을 맞고 싶어한다”는 여론이 거셌지만 그간 가정 호스피스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고 정부 지원도 없었다. 정부는 시범사업을 1년간 시행한 뒤, 웰다잉법 내용 중 호스피스 완화의료 부분이 본격 시행되는 2017년 8월 이전에 연계 의료기관을 늘릴 방침이다. 현재는 이용 대상이 말기 암 환자로 제한돼있지만 에이즈, 만성간경화,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환자 등으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호스피스병동이 아닌 일반병동에 입원 중인 환자가 호스피스팀의 방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자문형 호스피스’ 제도도 추진한다. 다만 가정 호스피스 대상을 확대하려면 전문 인력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복지부는 가정 호스피스 의료진이 혼자서 환자의 가정을 방문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 방문 간호사의 자격을 △전문기관에서 2년 이상 근무했거나 △호스피스·가정 전문 간호사 자격을 갖춘 인력으로 제한했지만 현재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형편이다. 2014년엔 지방의 한 의료원이 법정 간호 인력(암 환자 2명당 1명)을 확보하지 못해 호스피스병동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가정 호스피스 이용 정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www.hir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4년 뇌출혈로 진료 받은 8만3511명 중 50대 이상이 6만8811명(86.4%)이었다고 14일 밝혔다. 특히 70대 이상에서는 인구 10만 명당 689명이 뇌출혈 진료를 받아, 30대 이하(20명)의 34배가 넘었다. 뇌출혈은 뇌혈관의 출혈로 인해 발생하는 장애로, 극심한 두통을 유발하고 발생 위치에 따라 의식저하 마비 언어장애 등을 초래할 수 있다. 공단 관계자는 “2010년 7만7027명이었던 뇌출혈 진료 인원은 4년 새 8.4% 증가했고, 진료비도 3800억 원에서 4753억 원으로 25% 늘었다”며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 증세가 있다면 음주와 흡연을 삼가 혈관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조건희기자 becom@donga.com}
밸런타인데이(14일)를 앞두고 보건당국이 벌인 위생 점검에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유명 제과점 ‘엘본더테이블 베이커리(엘본베이커리)’ 등 11곳이 적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들에 식품위생법을 적용해 행정 처분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엘본베이커리는 지난달 18~26일 식약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초콜릿·사탕 제조업체 126곳을 상대로 벌인 특별 점검에서 △유통기한이 5개월가량 지난 터키산 건포도 ‘설타나’를 사용 목적으로 보관하고 △종업원 5명 중 3명에게 건강검진을 시키지 않고 △자체품질검사를 건너뛴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처는 엘본베이커리가 유통기한이 지난 건포도를 ‘프랑스 시골빵’이라고 불리는 ‘깡빠뉴’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빵은 소설 ‘레 미제라블’에서 장발장이 훔친 빵으로 유명하다. 엘본베이커리는 스타 셰프 최현석 씨(44)가 총괄하는 레스토랑 엘본더테이블에 빵 등을 납품하는 업체다. 식약처는 엘본베이커리의 영업정지 15일 등 처분을 강남구청에 의뢰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엘본베이커리의 모회사인 엘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해당 건포도는 실제 제빵에 사용되지 않았고 실수로 폐기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식약처는 이밖에 ‘홍삼캔디’에 홍삼농축액을 넣지 않은 경남 고성군 신화당제과, 제조 기구를 비위생적으로 관리한 충북 옥천군 수복식품 등을 적발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당 업체 대부분은 점검 현장에서 규정 위반 사실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아래는 적발 업체 명단.△엘본더테이블 베이커리(서울 강남구) = 유통기한 경과제품 사용, 자가품질검사 미실시, 건강검진 미실시△영진식품(경북 경산시) = 자가품질검사 미실시△다복식품(경기 남양주시 = 영업자 준수사항위반(생산·작업일지 및 원료수불부 미작성)△초코그라텍(경기 부천시) = 영업자 준수사항위반(생산·작업일지 및 원료수불부 미작성)△카카오마루(경기 안양시) = 영업자 준수사항위반(원료수불부 미작성)△디브아르 본점(경기 안양시) = 영업자 준수사항위반(생산·작업일지 및 원료수불부 미작성)△건일식품(경기 파주시) = 위생적 취급기준위반(제조가공에 직접 사용되는 기계·기구 및 음식기 등을 비위생적으로 관리)△수복식품(충북 옥천군) = 위생적 취급기준위반(제조가공에 직접 사용되는 기계·기구 및 음식기 등을 비위생적으로 관리)△푸르란트(부산 사상구) = 건강검진 미실시, 표시기준 위반(질병치료에 효능이 있다는 내용의 표시나 광고)△신화당제과(경남 고성군) = 표시기준 위반(허위표시: 홍삼농축액을 넣지 않은 “홍삼캔디” 제품을 생산하여 홍삼농축액을 넣은 것으로 표시)△새롬(전남 장흥군) = 표시기준 위반(특정성분을 제품명에 사용하고도 주표시면에 그 함량 등을 표시하지 않음)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지카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큰 흰줄숲모기가 국내에서는 제주도에 주로 서식하는 것으로 9일 확인됐다. 기온이 높고 수풀이 우거진 환경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보건당국은 아직까지 이 모기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발견된 적이 없고 채집된 전체 모기 중 비중이 낮아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제주, 4마리 중 1마리가 흰줄숲모기 질병관리본부가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에게 제출한 ‘2013∼2015년 모기 채집 결과’에 따르면 전국 기후변화 매개체 감시 거점센터 22곳에서 채집된 흰줄숲모기 7984마리 중 4298마리(53.8%)는 제주에서 발견됐다. 그 다음으로 많이 발견된 대구(791마리) 대전(551마리)과의 격차도 상당했다. 2014년에는 채집된 흰줄숲모기 3414마리 중 제주에서 나온 것이 무려 3099마리(90.8%)였다. 이 기간 전체 모기 대비 흰줄숲모기 발견 빈도는 제주지역이 4마리당 1마리꼴로 전국 평균(100마리당 1마리)보다 훨씬 높았다. 모기의 활동반경이 대체로 산란된 장소로부터 4km 이상 벗어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제주는 흰줄숲모기가 주로 번식하는 국내 ‘주둔지’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수풀이 많으면서 따뜻한 제주의 특성이 흰줄숲모기의 산란에 유리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보건당국은 조사 기간 전국에서 채집된 모기 71만9447마리 중 흰줄숲모기가 1.1%에 불과했다는 점, 이 중 단 한 마리에서도 지카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은 점을 들어 제주 여행을 기피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지카 바이러스를 주로 옮기는 것으로 알려진 이집트숲모기도 국내에서 발견된 적이 없다. 흰줄숲모기는 이집트숲모기와 함께 지카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종으로 분류된다. 웨스트나일열(뇌 손상을 일으키는 뇌염의 일종)을 옮기는 금빛숲모기와 빨간집모기는 충남(10만2089마리)과 전북(1만2096마리)에 가장 많았고 말라리아의 매개체인 중국얼룩날개모기가 포함된 얼룩날개모기류는 충남(6만1452마리)에서 주로 발견됐다.○ 모기 잡는 살충제 출시 10년 넘어 정부는 지카 바이러스 유행을 막기 위해 모기가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4월 이후 전국적으로 특별방역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처음 허가받아 살충제를 출시한 이후에는 성분을 재평가받는 제도가 없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이 주로 사용하는 살충제는 처음 나온 지 10년 넘은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어 효과가 의심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기는 생애주기가 짧아 살충제에 대해 빠르게 내성을 갖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생산된 G살충제는 2005년에 처음 출시됐다. 생산량 5위권 내 제품 중엔 1995년에 출시된 것도 있다. 문제는 살충제의 주요 성분을 바꾸지 않고 계속 사용하면 모기가 10년 새 해당 성분에 저항성 유전자를 발달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질병관리본부와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연구팀이 1992년과 2010년 광주에서 채집한 빨간집모기의 살충제 저항성을 비교한 결과 현재 방역당국이 주로 사용하는 성분인 ‘델타메트린’과 ‘에토펜프록스’에 대한 저항성이 각각 385배, 224배나 증가했다. 1992년엔 빨간집모기 90% 이상을 죽이는 데 에토펜프록스의 농도가 0.053ppm(1kg에 5mg가량이 들어 있다는 뜻)이면 충분했지만 2010년엔 11.876ppm이어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었다는 뜻이다. 이 교수는 “농약이 첫 출시 후 10년마다 재허가를 받는 점을 고려하면 살충제는 최소 5년마다 방제력을 재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임현석 lhs@donga.com·조건희 기자}
원치 않는 생각이나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강박장애에 가장 많이 시달리는 연령대는 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난이 장기화되면서 구직과 가정생활에서 느끼는 스트레스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강박장애 탓에 병원을 찾은 환자가 2010년 2만490명에서 2014년 2만3174명으로 13.1% 늘었다고 9일 밝혔다. 연령별로는 20대가 10만 명당 86.3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61.8명) 40대(43.4명) 70대(35.9명)가 뒤를 이었다. 특히 20대 남성은 10만 명당 106.2명으로 다른 연령대를 크게 앞질렀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강박장애가 불안장애의 하나로, 20대 환자의 증상은 미래에 대한 불안에서 비롯된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강박장애 환자에게는 항우울제의 일종인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가 처방되고 있지만 투약을 중단하면 증상이 재발할 수 있다. 강박적인 반복 행동을 중단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불안 자극에 노출시키는 등의 행동 치료가 주로 사용된다.조건희기자 becom@donga.com}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 중 산후에 우울한 감정 등을 겪은 여성이 10명 중 9명꼴인데 한 해 진료 인원은 300명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인구보건복지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제4차 저출산 인식 설문조사’에 참여한 분만 유경험 20~40대 기혼 여성 중 90.5%는 산후우울감을 느껴봤다고 답했다. 이 중 절반인 50.3%는 산후우울증으로 아이를 거칠게 다루거나 때린 적이 있다고 답했고, 33.7%는 산후우울증으로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산후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산모는 324명에 그쳤다. 2014년 신생아가 43만5000명이고, 통상 산모의 10~20%가 산후우울증을 앓는 점을 감안하면 적절한 의학적 도움을 받는 환자는 극히 드물다는 뜻이다. 산후우울증이 심하면 산모 자신은 물론 아이에게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산모 자신이 아이에게 해를 끼칠 것 같은 두려움이 산후 2개월 이상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을 것을 권한다.조건희기자 becom@donga.com}
경기 부천시에서 발견된 이모 양(사망 당시 13세)이 숨진 뒤 1년 가까이 방치됐던 것으로 알려지자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아동학대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빙산 지표(Iceberg Indicator)’를 적용하면 학대에 시달리는 국내 아동의 실제 규모가 정부 발표의 3배 가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OECD 사회정책국은 2013년 ‘가족 데이터베이스(family database)’를 통해 타살과 자살 등 ‘의도적’인 원인에 의해 사망한 아동의 수에 150을 곱하면 실제로 학대를 당하면서도 사회에 알려지지 않은 아동의 수를 추산할 수 있다는 ‘빙산 지표’를 소개했다. 미국 프랑스 캐나다 호주 등에서 ‘의도적’인 원인(타살·자살)에 의해 사망한 아동과 아동보호기관에 신고된 학대 아동의 수를 대조한 결과 사망 아동 1명이 발생하기까지 크고 작은 학대에 시달린 아동들은 평균 150명 이상이었다는 연구 결과에 기초를 둔 일종의 공식이었다. 이를 2014년 국내 아동(0~17세) 중 자살·타살자 184명에 대입하면 2만7600명이다.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1만27명보다 1만7000여 명이 더 많다. OECD는 “자살·타살 외에 사고사나 병사 등도 ‘방임 학대’의 간접적 결과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학대 피해 아동은 ‘1 대 150’의 비율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현재 국내 아동학대 집계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것만을 대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실제 학대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다국적 제약사들이 앞다퉈 지카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가 주도적으로 참여한 백신 개발 컨소시엄이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임상(인체)시험 승인 절차를 밟기로 한 사실이 4일 확인됐다. 안전성 확보 정도에 따라 허가 절차를 1년 이상 단축해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유연한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혜택 때문이다.○ ‘패스트트랙’ 혜택 곳곳에 둔 미국 4일 보건당국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카 바이러스의 유전자(DNA) 백신을 개발 중인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인 ‘이노비오(INOVIO)’와 한국 ‘진원생명과학’ 컨소시엄은 현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백신 후보 물질의 동물실험을 진행 중이다. 컨소시엄은 이르면 8월경 FDA로부터 임상1상 승인을 얻어 연말에 응급용 백신을 내놓을 계획이다. 컨소시엄이 미국을 택한 일차적인 이유는 투자자를 모으기 쉽고 개발 성공 시 세계 시장으로 직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약사가 길게는 10년 이상 걸리는 신약 개발 기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현실을 감안하면, FDA가 제공하는 각종 절차 간소화 혜택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컨소시엄이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FDA로부터 미국에서 메르스 DNA 백신의 임상1상을 승인받았을 때도 FDA는 독성연구 시험을 생략해 줬다. 통상 1년 이상 소요되는 절차다. 기존 신종플루 등의 연구에서 이미 안전성을 검증받은 플라스미드(임상시험에 기본으로 쓰이는 DNA)를 활용했다는 이유였다. 그 덕분에 컨소시엄은 현재 미국 월터리드 육군연구소의 투자를 받아 피험자 75명을 상대로 메르스 백신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FDA는 치명적인 감염병의 백신은 임상3상을 건너뛰고 사용을 승인해 주는 ‘동물실험갈음규칙(Animal Rule)’도 예외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낡은 법-경험 부족에 발목 잡힌 한국 반면 한국은 DNA 백신에 대해 임상 전 독성연구 시험을 생략한 전례가 없다. 국내에선 관련 연구가 활발하지 않아 업체가 시험 생략을 요청한 사례가 없고 플라스미드의 안전성을 평가할 자료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FDA에 관련 자료도 요청해 봤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이는 복제약을 빠르고 싸게 만드는 데에 치중하는 국내 업계의 풍토, 안전성을 평가할 때 규정 자체에 집착하는 보건당국이 초래한 악순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식약처는 지난해 6월 혁신적 신약의 허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특별법을 입법 예고했지만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시민단체의 반발에 막혀 이번 19대 국회에선 처리되지 못할 판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한국보다 신약의 안전성을 더 엄격하게 평가하지만 결정적일 땐 축적된 신약 관련 자료와 경험을 토대로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준다”며 “정부와 국회가 함께 나서서 신약 개발 환경부터 만들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조건희 becom@donga.com·이정은 기자}

“‘제약계의 삼성’이 나오려면 정부가 신약 개발 지원금을 지금의 10배로 늘려야 합니다.” 이노비오-진원생명과학 컨소시엄을 이끌며 지카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 중인 이노비오의 조지프 김 대표(46·사진)는 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002년 설립한 이노비오가 15년 만에 시가총액 6000억 원 규모의 백신 개발업체로 성장한 것은 미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금 덕이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노비오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에볼라, 메르스 DNA 백신 임상시험 등을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정부가 신약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15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데 대해 “좋은 시작이지만 신약을 ‘미래의 먹거리’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그 규모를 더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보건당국이 제약업계 및 학계와 한 팀을 이뤄야 ‘제2의 한미약품’뿐 아니라 ‘제약계의 글로벌 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11세에 미국으로 이민 가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졸업한 뒤 2002년 이노비오를 설립했다. 2006년엔 세계경제포럼(WEF)이 ‘글로벌 리더’로 선정하기도 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CCTV 설치만으로 마음이 놓여요.”(어린이집 학부모 A 씨) “아이와 거의 스킨십을 하지 않아요”(보육교사 B 씨) 아동학대를 막기 위한 법 개정에 따라 지난해 12월 18일까지 전국의 모든 어린이집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됐다. 전체 어린이집 4만2339곳 중 설치 예외인 곳을 제외하고 총 3만8624곳 중 3만8607곳에 설치가 완료된 것. 미설치 17곳은 폐원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운영이 중단된 곳이다. 어린이집 CCTV 의무 설치는 지난해 1월 인천 송도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 양모 씨가 김치를 남겼다는 이유로 원생의 뺨을 때린 사건 이후 정부와 국회의 논의를 거쳐 추진됐다. CCTV 설치 40여 일이 지난 지금, 어린이집 현장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대다수 학부모는 대부분 만족감을 표시했다. 만 2세인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주부 김신영 씨(38)는 “지금까지 CCTV 영상을 보여 달라고 한 적은 없지만, 사고나 학대가 있을 때 증거물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부모는 마음을 놓을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CCTV는 아동학대 수사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인천 서구 마전동의 한 어린이집에서 배모 군(5)의 앞니 2개가 부러졌을 때 보육교사 윤모 씨(31·여)는 “아이들끼리 책상을 밀며 놀다가 다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모와 경찰이 CCTV를 확인해 보니 윤 씨가 배 군을 탁자에 세게 밀어붙이는 장면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경찰은 이 영상을 증거로 앞세워 윤 씨에게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했다. 이용욱 경찰청 여성계장은 “아동학대 사건의 피의자는 일단 발뺌부터 하고 보는데, 아동의 구체적이지 않은 진술만으로는 수사가 어려웠다”며 “하지만 CCTV 설치 후 이런 문제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박신영 관악구립복은어린이집 원장도 “과거엔 아이의 몸에 상처가 있거나 아이가 불만을 제기할 경우 학부모들이 ‘교사가 학대한 것이 아니냐’ 의심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CCTV가 있어 학부모의 오해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사들의 행동에 제약이 따르면서 훈육이 사라지고 또 다른 방임에 대한 우려도 생겨나고 있다. 0세반 담임을 맡고 있는 보육교사 C 씨는 “예전엔 아이들이 밥을 먹지 않으면 억지로라도 먹였는데, 지금은 그냥 놔 둔다”고 털어놓았다. 또 아이가 장난감을 던지는 등 문제가 되는 행동을 하면 ‘생각하는 의자’에 오랫동안 앉혀 놓는 벌을 줬는데, 이 모습 역시 CCTV에서 아이를 방치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육교사 D 씨는 “CCTV 영상에 소리가 없어 아이와 서로 껴안고 장난치는 모습도 자칫 학대하는 모습으로 오해를 부를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CCTV가 모두 설치된 상황에서 이 기기를 어떻게 긍정적으로 활용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명순 연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미국의 경우 CCTV 영상을 교사의 실력을 높이는 데 활용한다”고 강조했다. CCTV 영상을 교사 지원센터에 송출하면 전문가가 영상 속의 교사와 아이들의 상호작용을 살펴본 후 피드백해 준다는 것. 우리나라 역시 몇몇 어린이집에서 CCTV 영상을 교육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이지은 smiley@donga.com·조건희 기자}

“아버지는 마블링이 많은 쇠고기를 좋아하신다니까.” (예비 신랑 우육근 씨·31) “그게 다 지방이야. 아버님 혈압 높으시잖아.” (예비 신부 채사랑 씨·29·이상 가상 인물) 설 명절을 한 주 앞둔 31일, 서울의 한 정육점에서 올봄 결혼을 약속한 우 씨와 채 씨 사이에 승강이가 벌어졌다. 양가 부모님에게 선물할 쇠고기로 마블링이 많은 최고가의 1++등급(이른바 ‘투뿔’)을 고를지, 덜 비싸고 등급은 낮지만 단백질이 더 많은 쪽을 택할지 의견 충돌이 벌어진 것. 쇠고기 마블링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이들의 주장을 통해 짚어 봤다. ○ “마블링이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 높여” 채 씨=오빠, 우선 지금 한우 육질 등급을 매기는 기준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부터 짚어 볼게. 등급을 매길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마블링, 즉 지방의 양이야. 소가 얼마나 건강하게 자랐는지, 영양성분이 고르게 들어 있는지는 등급과 상관이 없다는 얘기지. 그렇다 보니 신선한 풀을 뜯어먹으면서 방목한 소보다 사육장에 갇혀 탄수화물이 잔뜩 든 사료만 먹은 소가 오히려 높은 등급을 받아. 미국은 최고 등급(프라임) 쇠고기의 지방도가 ‘투뿔’ 한우의 절반 수준이야. 지방이 많으면 고기가 부드럽게 느껴지고 고소한 맛도 많이 나는 건 사실이지. 그런데 마블링에 들어 있는 건 몸속에서 잘 녹지 않는 포화지방산이야. 많이 먹으면 ‘나쁜 콜레스테롤(LDL)’과 중성지방이 혈액에 쌓여서 혈관을 막고 동맥경화 등 성인병을 유발할 수 있어. 아버님 혈압 높아서 식사 때마다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는 생선이나 호두를 챙겨 드시잖아. 그런데 이렇게 지방이 잔뜩 낀 쇠고기를 즐기시면 말짱 도루묵 아닌가 싶어.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쇠고기를 2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기까지 했다니까. 오빠도 회식 때 쇠고기 자주 먹지? 한국인은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서 점점 쇠고기를 더 많이 먹는데, 이젠 하루에 쇠고기로 섭취하는 열량이 평균 43.8kcal래. 흰쌀밥, 돼지고기, 빵, 소주, 라면에 이어 여섯 번째야. 지방은 돼지고기, 콩기름에 이어 세 번째고. 특히 마블링이 많은 1등급 이상 쇠고기 소비량은 2010년 11만7500t에서 2014년 16만9500t으로 늘었대. 축산업자들은 쇠고기 지방도를 높인다고 비싼 옥수수 사료를 주로 쓰는데 우리나라 옥수수 자급률은 1%도 안 되잖아. 국제 곡물 가격 변동에 따라 농가가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는 구조라는 거지. 국익을 위해서라도 마블링에 대한 집착은 버리는 게 좋지 않겠어?○ “마블링 섭취량 걱정할 정도는 아냐” 우 씨=좋아, 이번엔 내 얘길 들어 봐.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건강에 안 좋은 거야 상식이지. 그런데 매일 쇠고기만 먹는 사람이 어디 있겠니? 한국인이 하루에 먹는 쇠고기는 평균 30g도 안 되는데, 이걸 전부 ‘투뿔’ 한우로 먹더라도 지방 섭취량은 5g이 조금 넘는 정도야. 하루 지방 기준치인 51g에 한참 못 미치지. 쇠고기 소비가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서구권에 비하면 아직 새 발의 피야. 한국인 1명이 쇠고기를 연간 10.8kg 소비할 때 미국인은 37.4kg, 호주인은 35.1kg이나 먹었어. 갑자기 많은 양을 먹으면 물론 문제가 되겠지만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정도로 마블링을 많이 먹는 한국인은 거의 없다는 얘기야. 게다가 쇠고기 등급을 매길 때 지방도를 기준으로 삼는 곳은 한국만이 아냐. ‘투뿔’ 한우는 지방도는 19% 정도인데, 일본은 한발 더 나아가 최고 등급(5등급) 와규(和牛)의 지방도가 22.5∼31.7%나 된대. 호주도 최고 등급(9등급) 쇠고기의 지방도는 21%야.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등 남미 국가들도 마블링이 많은 쇠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사육 방식을 방목에서 사육장 중심으로 바꾸고 있고. 어때? 수입 쇠고기에 맞서 국익을 지키려면 아직 마블링을 포기하면 안 될 것 같은데….○ 등급보다는 신선도 위주로 고르세요 채 씨와 우 씨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것처럼 마블링과 건강의 관련성 논쟁은 첨예하게 이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월경 한우 등급 판정 기준 개선안을 내놓으며 마블링의 평가 비중을 낮출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명절을 앞두고 쇠고기를 구입할 계획이라면 등급 자체보다는 고기와 지방의 색을 통해 신선도를 판단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고기 색은 선홍색을 띠면서 윤기가 나는 것이 좋다. 처음 고기를 썰면 검붉은 색을 띠다가 30분 정도 지나면 미오글로빈이 산소와 결합해 선홍색으로 변하는데, 도축한 지 오래된 것은 갈색을 나타낸다. 지방색은 우윳빛이 좋다. 나이가 들었거나 영양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 소의 지방은 노랗고 푸석푸석하다. 신선한 쇠고기를 구입했더라도 보관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얇게 썬 쇠고기는 공기와 닿는 단면이 넓어 상하기 쉬우므로 즉시 조리하고 남은 것은 밀봉해 냉장 보관하라고 조언했다. ‘동그랑땡’ 등을 만들기 위해 다진 고기는 부패 속도가 가장 빠르므로 구입 즉시 물기를 제거하고 밀봉해 냉장 보관 시에는 1∼2일 내에, 냉동 보관 시는 2주 내에 먹는 것이 좋다. 등급이 낮은 쇠고기도 숙성을 통해 연한 맛을 낼 수 있다는 제안도 나온다. 숙성된 쇠고기는 효소 작용에 의해 근육의 질긴 조직들이 끊어져 부드러워지고 감칠맛을 내는 글루탐산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음식 컨설팅 업체 ‘여행자의 식탁’의 김진영 대표는 “마블링에 치중하는 대신 숙성 쇠고기를 택하면 맛과 영양을 모두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조건희 becom@donga.com·이지은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하반기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판매된 다이어트약과 성기능 개선제, 근육강화제 등 제품 204개를 수거해 검사한 결과 29개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29일 밝혔다. 검사 결과 다이어트 효과를 표방한 ‘제나드린코어’ 등 5개 제품에서는 동물용 의약품으로 사용되는 요힘빈 등이 검출됐다. 요힘빈은 환각 고혈압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식품에 사용할 수 없다. 성기능 개선을 표방한 ‘맨파워’ 등 23개 제품에선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동남아 식물 통캇알리 등이 검출됐다. 식약처는 해당 제품이 국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관세청에 통관 금지를 요청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사이트 차단을 요청했다. 이번에 적발된 유해물질 검출 제품은 다음과 같다.▽다이어트 표방 △제나드린코어(제조·유통사 NEXGEN BIOLABS) △퓨리펙스(˝) △퍼포믹스SST(Performix) △록시웨이트로스(BPI Sports) ▽성기능개선 표방 △맨파워(Health&Herbs International) △고맨플러스(Go helathy) △고우먼플러스(˝) △퍼포맥스(Performaxx Group) △L-아지코르(Heaven Sent Naturals) △테스토스테롤 맥시멈(Maximum International) △엔자이트24/7(Vianda) △바이오-하드(MD Science Lab) △슈퍼호니고트위드(Nutraceutical) △카마그라(Ajanta pharma) △메가젝스(MS Bionics) △바이맥스(PillsExpert) △티엔티플러스(Health Products) △통캇알리(SOURCE NATURALS) △엑스텐제(Biotab Nutraceuticals) △슈퍼사이즈(GreenBio) △바이아맥스골드(NATURAL 4 POWER) △프로스타스트롱(UNIVERSAL PHARMACEUTICALS)△에너지맥스(GM FOODS) △허버렉스(불상) △액티메타골드(Atlanta, GA) △오르빅(불상) △맥스사이즈(불상)▽근육강과 표방 △솔리드(BPI Sports)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국민연금 보험료를 매기는 기준인 가입자의 소득상한액을 높여 고소득자들이 보험료를 더 내고 연금 혜택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노후소득보장 강화 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29일 이같이 밝혔다.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는 ‘기준소득월액(비과세소득을 뺀 소득)’의 9%로 매겨지는데, 기준소득의 상한은 421만 원으로 정해져있다. 월 수천만 원을 버는 가입자들도 월 421만 원을 버는 가입자와 똑같은 보험료(37만8900원)를 낸다는 뜻이다. 이처럼 소득이 기준의 상한을 넘는 직장 가입자는 지난해 6월 223만 명(17.8%)이 이르렀다. 연구진은 낮은 소득상한 기준 탓에 고소득 가입자들이 ‘국민연금이 노후 소득보장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여긴다고 보고, 상한을 실제 소득수준을 반영해 점진적으로 올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2013년 국민연금 재정계산에서는 적정 상한액이 650만 원으로 분석됐다. 현재 공무원연금 기준소득월액의 상한은 805만 원이다.조건희기자 becom@donga.com}

계란 노른자에 성인병의 주범인 콜레스테롤이 많아 흰자만 골라 먹거나 아예 계란을 피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통념과 달리 계란이 성인병의 핵심인 ‘대사증후군’ 위험을 절반 수준으로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미경 한양대의료원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은 40세 이상 경기 양평군민 3564명 중 대사증후군이 없는 1663명을 2005~2009년 평균 3.2년 추적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대사증후군은 △허리둘레 남녀 각각 90㎝, 85㎝ 이상 △고혈압 △고중성지방 △공복혈당상승 중 3가지 이상에 해당할 때를 이른다. 연구 결과 1주일에 계란을 3개 이상 먹은 남성 103명과 여성 95명의 대사증후군 발생률은 계란을 먹지 않는 대상자(남성 97명, 여성 313명)보다 각각 54%, 46% 낮았다. 특히 중성지방혈증(혈중 중성지방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질병) 위험은 계란을 3개 이상 먹은 남성과 여성이 계란을 먹지 않은 대상자들보다 각각 61%, 58% 낮았다. 계란에 들어있는 각종 항산화 물질이 지방 분해 등에 도움을 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연구팀은 이미 당뇨를 앓고 있는 상태라면 과도한 계란 섭취가 심혈관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최신호에 실렸다.조건희기자 becom@donga.com}
국민연금공단은 노후를 위해 자발적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한 임의가입 여성이 지난해 11월 기준 20만375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20만 명을 돌파했다고 28일 밝혔다. 특히 전업주부가 많은 50대 여성이 10만7974명으로 절반 이상이었다. 공단 측은 평균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소득이 없는 중년 여성들이 노후에 대비해 국민연금으로 몰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성 임의가입자는 3만7463명이었다. 공단은 또 국민연금과 직역연금(공무원·사학·군인·별정우체국 연금)의 가입 기간이 합산 20년 이상이면 각각의 연금을 모두 받을 수 있게 한 ‘연계제도’의 적용 대상과 신청 시기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기존엔 연계 신청 자격을 ‘연금 가입 중인 자’로 제한했지만 개정법은 ‘연금 가입 이력이 있는 자’로 완화해, 공무원의 경우 퇴직하자마자 곧장 연계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