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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이카의 스티브 멀링스(29·사진)가 금지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AFP통신은 14일 멀링스의 에이전트인 존 레지스의 말을 인용해 자메이카에서 터진 금지약물 복용 의혹에 연루된 선수가 멀링스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레지스는 어떤 약물을 복용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27일 개막하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와 200m, 400m계주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멀링스는 대구 대회 참가는커녕 선수 자격 박탈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멀링스는 2004년에도 스테로이드제 사용으로 2년간의 자격정지 처분을 받아 이번 징계 수위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메이카반도핑위원회(JADCO)는 11일 정확한 신원을 밝히지 않은 채 자국 소속 육상선수 한 명이 금지 약물 테스트에서 적발됐다고 밝혔고, 자메이카 언론인 글리너는 그 선수가 멀링스라고 보도했다. 멀링스는 6월 자메이카선수권대회에서 10초10의 기록으로 3위를 차지한 후 도핑 검사용 소변 샘플을 제출했고 8일 JADCO로부터 결과를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멀링스는 이 대회에서 아사파 파월과 요한 블레이크에 이어 3위를 해 대구 대회 출전권을 땄다. JADCO는 멀링스의 혈액 B샘플을 17일 정밀 검사한 뒤 멀링스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도핑 테스트를 위한 샘플은 A와 B 두 가지가 있다. 선수는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B샘플에 대해서도 검사를 요청할 수 있다. 결국 멀링스는 A샘플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고 B샘플 테스트를 요청했다는 얘기다. 멀링스는 올 시즌 남자 100m에서 9초78의 파월과 9초79의 타이슨 게이(29·미국)에 이어 9초80으로 시즌 랭킹 3위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400m계주에서 금메달을 땄고 200m에서는 5위를 한 강자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9일은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담긴 날이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고 손기정 선생이 남자 마라톤을 제패했을 때, 그 56년 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가 다시 남자 마라톤에서 우승했을 때가 모두 8월 9일이었다. ‘한국 마라톤의 날’인 셈이다. 9일은 27일 개막하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18일 앞둔 시점. 한국 마라톤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19년 전의 영웅 황영조 대한육상경기연맹 마라톤 기술위원장(41)에게서 그때의 감회와 마라톤의 필승전략을 들어봤다. 베를린과 바르셀로나, 대구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여름 날씨가 무덥다는 점. 75년 전 베를린은 섭씨 30도. 19년 전 바르셀로나는 섭씨 28도였다. 마라톤을 하기에는 ‘찜통더위’였다. 대구는 여자 마라톤이 열리는 27일과 남자 마라톤이 열리는 9월 4일 섭씨 30도에서 최고 35도로 예상된다. 황 위원장은 “코스와 날씨 탓을 하면 안 된다. 조건은 똑같다. 다만 모든 환경이 익숙하다는 점에서는 한국선수들에게 유리하다. 하지만 체력과 스피드에서 밀리기 때문에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뛰는 정신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바르셀로나 때는 오후 6시에 출발해 더위가 서서히 물러가는 시점이었다. 대구에서는 오전 9시에 출발해 온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레이스를 해야 해 선수들이 훨씬 힘들 것이다. 그래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위원장은 “19년 전 일본의 모리시타 고이치와 대결을 벌이며 막판 몬주익 언덕에 이르렀을 때 ‘여기서 지면 나는 끝장이다. 2등을 하느니 차라리 죽겠다’는 각오로 뛰었다. 모든 승부에서는 죽을 각오로 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회상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손기정 투구 등 우승기념품, 대구서 최초로 한자리 전시 ▼고 손기정 선생이 1936년 제11회 독일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을 제패한 뒤 받은 모든 기념품이 우승일인 9일에 맞춰 최초로 한자리에 전시된다. 손기정기념재단과 국립대구박물관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특별전 ‘나의 조국 나의 마라톤, 마라톤 영웅 손기정’을 9일부터 2달간 국립대구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연다. 금메달, 우승상장, 올리브관을 비롯해 부상이었던 그리스 투구(보물 제904호) 및 필리피데스 조각상 등을 전시한다. 손 선생의 유품들은 그동안 각지에 흩어져 있었다. 금메달, 우승상장, 올리브관은 육영재단에서 관리하다 2009년부터 손기정기념재단이 소장해 왔다. 우승 기념품인 그리스 투구는 50년 동안 베를린 샤를로텐부르크 박물관이 보관하다 1986년 손 선생에게 전달했다. 1994년 손 선생이 국가에 기증하면서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됐고 이후 서양 유물로는 처음으로 보물로 지정됐다.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동아일보 기자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향해 달린다. 기자들이 직접 달리고 뛰어넘고 던지는 육상의 기본 종목을 체험해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100m를 통해 단거리를 느끼고 멀리뛰기와 원반던지기를 통해 도약과 투척의 세계를 경험한다. ‘걷는 마라톤’ 경보 선수와는 이색 대결도 벌인다.》“차려∼.” “탕!”학창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힘차게 질주했지만 장딴지 경련만 남았다.27일 개막하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100m를 달려봤다. 육상 선수였던 고등학교 시절인 1987년 봄 마지막으로 달려보고 처음이니 24년 만이다. 세계의 건각들이 누빌 대구스타디움의 몬도 트랙을 국내 기자로 처음 뛰어 보니 가슴이 무척 설렜다. 6일 한국 육상 남자단거리대표팀 400m 계주 리허설 때 24년 전을 추억해 봤다.오후 4시 40분 대표팀 선수들의 워밍업이 시작됐다. 7시 정식 리허설이기 때문에 2시간 20분 전부터 몸을 푸는 것이다. 5시 40분에 대표선수들이 20m 질주를 함께해 줄 수 있다고 해 기자는 그에 맞춰 5시 20분쯤부터 몸을 풀었다. 워밍업하다 진이 빠질 것 같아서였다. 조깅 10분에 스트레칭 10분. 선수들은 조깅 20분에 스트레칭 30분을 했고 개인 최대속도의 80∼90%로 80∼100m를 질주하는 훈련을 대여섯 차례 했다. 기자는 이렇게 30m를 세 차례 질주했다. 그런데 벌써 다리에 힘이 빠졌다.‘탕’ 소리와 함께 힘차게 달렸다. 스타트 및 20m 질주. 10초32의 임희남과 10초33의 여호수아, 10초62의 김진국, 10초71의 조규원이 함께 달렸다. 역시 대표선수들은 빨랐다. 이 짧은 거리에도 약 3m나 차이가 났다. 대표선수들은 20m를 2초60에 질주한다. 기자는 3초를 넘겼다. 대표선수들이 본격적인 계주 리허설 준비에 들어간 사이 혼자서 100m 타임레이스를 해봤다.“제자리에” “차려∼” “탕!” 100m 경주를 실제로 하듯 똑같이 레이스에 들어갔다. 너무 긴장한 탓일까. 스타트를 하고 30m를 지나자 오른쪽 장딴지에 미세한 경련이 왔다. 하지만 이번 레이스를 포기하면 경련 탓에 다시 도전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이를 악물고 달렸다. 70m를 지나자 머리가 뒤로 넘어갔고 다리는 8자가 됐다. 간신히 결승선을 통과했다. 힘이 쫙 빠졌고 다리는 후들거렸다. 평소 축구와 마라톤을 즐겨하는데도 단 한 번의 100m 전력질주에 이렇게 진이 빠지다니….“13초11.” 오세진 대표팀 수석코치가 소리쳤다. 수동 계측. 자동 계측이면 13초30정도인 셈. 고등학교 시절 11초2나 3을 뛰었으니 24년 사이 약 2초가 느려졌다. 김국영의 한국기록 10초23과 비교하면 함께 달릴 경우 20m 정도 뒤처지는 셈이다.숱한 세계기록을 양산해 ‘기록단축 마법의 양탄자’로 불리는 몬도 트랙은 단거리용 신발을 신고 밟을 때 착 달라붙는 느낌이었다. 몬도 트랙은 아스팔트 위에 천연 탄성고무를 이중으로 합성해 얹어 튕겨나가는 탄성이 좋다. 하지만 너무 탄력이 좋아 훈련이 안 된 기자는 힘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해 뒤뚱거려야 했다.육상에서 100m는 제대로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근육 손상이 온다. 기자 장딴지에 미세 경련이 온 이유다. 일반인이 평소 운동을 하지 않다 운동회에서 질주할 때 허벅지나 장딴지 근육이 파열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민감하다.100m는 고대 올림픽 ‘스타디온’(약 192.27m)에서 시작됐다. 100m의 약 두 배 거리를 U자로 달리는 경주. 이를 거의 절반으로 잘라 직선 경주로 만든 게 100m다.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 때 처음 선보였다. 지구상 가장 빠른 사람들의 경주라 시작부터 인기 만점이었고 지금도 ‘육상의 꽃’으로 불린다.100m를 포함해 단거리는 폭발적인 힘을 내기 위해 크라우칭(손과 발을 땅에 대고 웅크린 자세) 스타트를 사용한다. 1888년 미국 예일대의 C 셰릴이 처음 개발한 뒤 제1회 올림픽에서 미국의 토머스 버크가 처음 크라우칭 스타트로 출발해 우승하면서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스타트할 때 발바닥을 지탱해주는 스타팅블록은 1948년 런던 올림픽 때 첫선을 보였다. 크라우칭 스타트와 스타팅블록을 쓰는 종목은 단거리(허들 제외)다. 단거리는 100m와 200m, 400m, 400m 계주, 1600m 계주까지다.세계기록(9초58) 보유자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참가하는 남자 100m 예선은 27일, 준결선·결선은 28일 치른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손!” 6일 대구스타디움. 한국 육상 단거리대표팀의 여호수아(24·인천시청)는 남자 400m 계주 리허설에서 스타트해 100m를 질주한 뒤 스피드를 내기 시작한 2번 주자 조규원(20·구미시청)에게 소리쳤다. 그러자 질주하던 조규원이 왼손을 옆으로 벌렸고 바통이 건네졌다. 조규원은 김진국(24·안양시청)에게, 김진국은 임희남(27·광주광역시청)에게 바통을 이어줬다. 한국 단거리대표팀이 또 다른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5월 22일 중국 저장 성 자싱에서 열린 아시아그랑프리에서 39초04로 23년 묵은 한국기록(39초43)을 경신하며 사상 처음으로 세계육상선수권 및 올림픽 기준기록(39초20)을 통과한 대표팀이 27일 개막하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다시 사상 첫 결선 진출을 노린다. 39초04는 국가별 세계랭킹으로 올 시즌 11위. 3∼5개국을 밀어내야 결선 진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7일 현재 35개국이 참가 신청했지만 자메이카와 미국, 캐나다, 독일, 일본, 중국 등 약 20개 팀이 실질적으로 참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400m 계주의 관건은 바통 터치. 바통을 받는 주자가 바통 터치 구간(20m)을 포함해 달려오는 주자 쪽 10m 전방까지 나갈 수 있는데 이 30m를 기준으로 27m 되는 지점에서 정확하게 건네져야 승산이 있다. 자메이카 등 100m 9초대 선수들이 즐비한 국가는 바통 터치 연습을 하지 않지만 일본이나 한국 등 아시아 국가는 달려오는 주자와 이어받을 주자의 스피드가 같을 때 바통이 건네져야 스피드 손실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연습에 열중한다. 한국은 지난해 말 계주 대표팀을 구성해 바통 터치에 중점을 두며 훈련해왔다. 5월 23년 만의 한국기록 경신이 그 첫 성과물이었다. 100m 한국기록(10초23) 보유자 김국영(20·안양시청)과 랭킹 2위(10초32) 임희남, 랭킹 3위(10초33) 여호수아, 랭킹 4위(10초44) 전덕형(27·경찰대)이 주축. 10초62의 김진국과 10초71의 조규원은 후보. 남자 400m 계주는 대회 마지막 날인 9월 4일 오후 7시에 예선이 9시에 결선이 열린다.대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우리도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5일 강원 고성군 화진포 호수 인근 도로. 새까맣게 그을린 선수들이 발걸음을 빨리하고 있었다. 팔을 크게 흔들고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왕복 2km 코스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했다. 웃통을 벗은 선수들의 등에선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햇볕이 뜨겁지만 경쟁은 더 뜨거웠다. 27일 개막하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경보에 출전할 남자 대표선수들이다.》 김현섭(26)과 임정현(24), 김동영(31·이상 삼성전자), 박칠성(29·상무), 변영준(27·대구시청). ‘걷는 마라톤’ 경보에서 메달의 냄새가 피어나고 있다. 마라톤 간판 지영준(30·코오롱)이 부상으로 탈락하면서 개인 종목 노 메달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1시간19분31초로 올 시즌 세계 랭킹 7위인 남자 20km의 김현섭이 메달에 근접해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김현섭은 주니어 시절부터 한국 경보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2004년 세계주니어육상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한국 경보 사상 처음으로 시상대에 올랐고, 2007년에는 한국 선수 중 처음으로 20km 경보에서 1시간20분대에 들어갔다. 2008년에는 한국기록을 1시간19분대까지 단축했고 지난해와 올해도 한국기록(1시간19분31초)을 경신했다.김현섭은 2005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챌린지 대회에서 8위에 올라 사상 처음으로 톱10에 들었고 2006년에는 슬로바키아로 건너가 유럽육상연맹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 국제무대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세르게이 모조로프(러시아)가 2008년 세운 세계 기록(1시간16분43초)과의 격차는 크지만 날씨와 지리 등 모든 것에 익숙한 안방 대구에서 열려 메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한여름 대구 날씨는 무더위로 악명이 높아 선선하고 건조한 날씨에 익숙한 유럽 선수들이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기록 경쟁보다는 순위 싸움 양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이민호 대표팀 코치는 “1시간21분대에서 메달 색깔이 결정된다면 김현섭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있다. 김현섭은 더위에서도 자기 기록을 낼 수 있도록 훈련했다”고 말했다. 김현섭은 체력과 승부 근성도 좋아 무더위와의 싸움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3시간50분11초로 남자 50km 올 시즌 랭킹 17위인 박칠성은 20km에서 김현섭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한 뒤 50km에서 상위권 도약을 꿈꾼다. 1시간22분7초의 변영준은 20km에 출전하고 3시간53분5초의 임정현과 3시간53분52초의 김동영은 50km에 출전한다. 여자 20km에는 전영은(23·부천시청)이 나선다.고성=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아무리 그래도 한국육상의 희망은 역시 마라톤이다.” 4일 강원 양구군 종합운동장. 황준현(24·코오롱)과 이명승(32·삼성전자) 등 한국 남자마라톤대표팀 선수들은 페이스메이커인 케냐의 스티븐 키플리모, 보니페이스 음부비 뮤마와 함께 트랙을 질주했다. 27일 개막하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에 메달을 선사하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영입한 건각들과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세계선수권을 ‘남의 집 잔치’로 만들지 않기 위해 한여름에도 거친 숨을 몰아쉬며 굵은 땅방울을 쏟아냈다. 간판 지영준(30·코오롱)이 허벅지 부상으로 하차하면서 남자 대표팀은 목표를 단체전 메달 획득으로 수정했다. 당초 개인전과 단체전 메달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했지만 2시간8분30초의 현역 최고 기록을 보유한 베테랑 지영준이 빠지면서 5명의 대표 중 상위 3명의 기록을 합산하는 단체전에 집중하는 게 더 현실적이란 판단 때문이다. 한국은 아직 세계선수권 개인 종목에서 3위 이내에 든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나마 마라톤 경쟁력이 가장 좋다. 김재룡 한국전력 감독(45)은 1993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대회에서 4위를 했다. 2007년 오사카 대회 마라톤 단체전에선 2위를 했다. 한국은 정진혁(21·건국대)과 황준현 이명승 3인방이 핵심이다. 올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9분28초로 2위를 차지한 정진혁이 선두주자. 정진혁은 4월부터 실시한 훈련을 착실히 받아 몸 상태가 가장 좋다. 지난해 11월 2시간10분43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운 황준현도 상승세다. 2시간13분25초의 베테랑 이명승은 흔들리지 않는 꾸준한 레이스가 강점. 2시간13분11초의 김민(22·건국대)과 2시간16분22초의 황준석(28·서울시청)도 당일 컨디션에 따라 힘을 보탤 수 있다. 같은 날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서는 여자 대표팀이 대관령 인근 도로를 질주했다. 올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29분27초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운 김성은(22·삼성전자)과 2시간30분50초의 정윤희(28·대구은행), 2시간34분1초의 이숙정(20·삼성전자), 2시간34분13초의 최보라(20), 2시간36분11초의 박정숙(31·이상 대구은행). 4월 서울 태릉선수촌을 시작으로 5월 중국 쿤밍을 거쳐 7월 초부터 대관령에서 막바지 훈련을 하고 있다. 여자 마라톤 대표팀은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낸 적이 없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남자에 비해 기대를 받지 못했다. 그래서 더 오기가 발동했다. 역시 단체전에서 3위 안에 들어 그동안의 한을 날리겠다는 각오다. 안방에서 열리는 데다 일본 중국과 함께 더위에 강해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황영조 대한육상경기연맹 마라톤 기술위원장(41)은 “세계선수권은 기록 싸움이 아니라 순위 싸움이다. 대구는 날씨가 덥고 습기가 많아 2시간 6, 7분대 기록을 가진 아프리카 선수들도 힘겨운 레이스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체계적으로 훈련한 만큼 꼭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남녀 마라톤대표팀은 11일 대구 세계선수권 마라톤 코스에서 10∼15km 리허설 레이스를 펼치고 다시 훈련 장소로 돌아올 예정이다. 대구 선수촌에는 24일 입촌하며 여자는 27일, 남자는 다음 달 4일 대망의 레이스를 펼친다.양구·평창=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고등학교 졸업을 한 달여 남겨둔 2008년 2월 전권 씨(22)는 단돈 30만 원을 들고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축구의 나라 영국에서 승부를 걸어야 뭐든 될 것이란 각오였다. 실제로 돈도 없었지만 많은 돈을 가지고 가 배부르게 지내다보면 나태해질 것 같아 편도 비행기 삯을 빼고 30만 원만 챙겼다. 당시 환율로 140파운드. 민박집에서 이틀을 지낼 수 있는 돈이었다. 주위에서는 무모하다고 말렸다. 돌아갈 비행기 표는 물론 이역만리 타국에서 먹고살 돈조차 없는 상태. 어떡하든 살아야 했다. 그래서 광장을 찾았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갈고닦은 프리스타일축구(축구묘기)로 돈을 벌 생각이었다. 유럽은 광장 공연이 발달한 나라. 공연을 잘하면 관광객들이 1, 2파운드씩 던져주고 간다. 런던 중심가 트래펄가 광장으로 갔다. 경찰이 공연을 못하게 해 마지막으로 찾은 곳이었다. 이곳에서 스티븐이란 경찰을 만났다. 축구를 사랑하는 그는 광장 옆 내셔널갤러리 앞에서 공연을 해도 좋다고 했다. 단 조건이 있었다. 공연을 끝내고 축구 기술 하나씩 가르쳐줘야 했다. 》바로 공연을 시작했다. 관광객 수천 명이 지나가는 곳. 중고등학교 시절 하루 8시간씩 5년간 1만4000시간 넘게 공과 싸워온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관광객들은 환호했다. 나흘 만에 2000파운드(약 430만 원)를 벌어 석 달 치 방값을 미리 해결했다. 한 달 반이 지나자 축구 이벤트를 하는 에이전트로부터 연락이 왔다. 관광객들이 올린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함께 일하자는 제의가 온 것이다. 지금까지 유튜브 동영상 클릭 수가 252만9000건이 넘는다.영국 스카이스포츠의 프로그램 사커AM 홍보영상 촬영이 첫 번째 일이었다. 이게 성공을 거두자 에이전트는 ‘나이키5’라는 광고모델 오디션에 나가볼 것을 제안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전 세계 3000여 명이 참가해 지그재그 막대를 지나고 다양한 장애물을 넘는 오디션에서 당당히 1위를 했다. 광고도 히트를 쳤다. 당시 받은 상금이 약 3200만 원.이때부터 세계 최고의 프리스타일리스트가 됐다. 2008년 말 이탈리아 인터 밀란과 그리스 파나티나이코스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공연했다. 2009년 초에는 나이키 이그나이트라는 광고에서 당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등과 같이 광고를 찍었다. 맨유와 아스널의 가상 경기에서 박지성의 대역을 하는 역할이다. 그때 자연스럽게 호날두와 프리스타일 배틀을 했다. 호날두가 몸 풀면서 묘기를 보이자 도전의식이 생긴 그가 나섰다. 은근히 비웃는 호날두를 상대로 기술을 선보였다. 그러자 호날두가 갑자기 꼬리를 내리고 “계속 해봐라. 그 기술 알려줄 수 없느냐”고 해 JK바운드레인보와 아카1000, 토밸런스, 스핀매직 등 4가지를 전수했다. 호날두는 그를 가리켜 “프리스타일의 전설”이라고 했다. 테베스와 나니도 그의 묘기를 보고 “호날두의 말처럼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공놀이를 좋아했던 전 씨는 어릴 때부터 축구선수를 꿈꿨다. 축구를 하는 시간만큼은 어느 때보다 행복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대한민국의 현실은 소년의 꿈을 억압하기 시작했다. 공과 함께 어우러지고 싶었지만 현실은 소년의 생각과 동떨어져 있었다.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축구 기계’가 되게끔 강요했다. 절망적이었다. 축구를 바로 그만뒀다. 1년여를 방황하고 있을 때 브라질 호나우지뉴(플라멩구)가 한 스포츠용품업체 광고에서 기가 막힌 축구묘기를 하는 게 눈에 들어왔다.중학교 2학년(울산 현대중) 때부터 혼자서 프리스타일축구에 매달렸다. 공을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며 다른 사람이 할 수 없는 기술을 연마하는 게 좋았다. 국내에 프리스타일축구 전문가가 없어 인터넷 동영상을 보며 따라했고 그 기술을 더 발전시키는 재미에 빠졌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하루 8시간씩 공과 어우러졌다. 학교 운동장이나 공터 빈 공간이 훈련장소가 됐다.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훈련했다. 몸무게도 61kg에서 51kg으로 줄어들었다. 주위에서 “공부나 해라”라는 말도 들었지만 그렇게 하면 너무 재미없고 싱거운 인생이 될 것 같았다. 축구공 하나만으로도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다.중학교 3학년 때부터는 울산 현대 프로축구단 관계자의 눈에 들어 프로축구 경기에 공연을 다녔다. 유럽에서 ‘프리스타일축구 전도사’ 우희용 씨(47)가 활약하고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프리스타일축구 문화가 자리 잡지 않아 반응은 미미했다. 하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팬들이 생겨났다. 2003년부터 인터넷에 전권축구프리스타일 카페를 만들어 운영했다. 프리스타일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모아 기술을 전수하기 시작했다. 현재 회원은 9만 명이 넘는다.전 씨는 영국에서 이룬 성공을 기반으로 새로운 꿈에 도전한다. 최근 서울 강남 대치초등학교에서 묘기축구를 결합한 실전 기술축구를 어린이들에게 전수하기 시작했다. 다음 달 3, 4일에는 서울 신촌 예스에이피엠에서 2대2 축구대회와 프리스타일 배틀 대회를 연다. 10×7m 경기장에서 2대2로 승부를 벌이는 축구가 기술을 높여주고 골목과 광장에서 쉽게 축구하는 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세계적인 프리스타일축구 선수와 국내 동호인들이 참가하는 묘기 배틀은 어린이들에게 꿈을 전해 줄 수 있다는 생각이다. 또 전 씨는 해외 14개국을 다니며 축구라는 상품을 어떻게 요리해야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지를 몸으로 배운 것을 토대로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지난해 말 ‘자기 추천’으로 한국외국어대 국제스포츠레저학과에 응시했고 당당하게 합격했다. 그의 도전정신과 2010년 초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 프리스타일축구대회에서 2위를 한 성적이 큰 역할을 했다. 축구공 하나로 인생 역전을 이룬 셈이다.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전 씨는 기존의 틀에 갇혀 있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으로 세계를 향해 도전해 성공한 모범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유튜브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 글로벌 쌍방향 시대에 맞게 자신의 능력을 가늠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도전해 좋은 결과물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 환경이 바뀌어 자신의 능력을 세계 수준과 견줄 수 있고 그에 대한 피드백이 바로 오기 때문에 제대로 준비해 도전하면 성공 확률도 커진다는 분석이다. 역대 최고의 실업률 속에서 좌절하는 젊은 세대들이 본보기로 삼을 만하다는 평가다. 전 씨의 축구묘기 동영상은 유튜브(youtu.be/re55xh3GMNc)에서 볼 수 있다. ▲동영상=축구공으로 묘기를... ▼ 호날두에게 전수한 기술 4가지 ▼프리스타일축구는 안고 서고 눕고 엎드리는 등 갖가지 신체 동작에서 머리와 발, 가슴, 등, 어깨 등 모든 신체 부위로 공을 땅에 떨어뜨리지 않고 튀기는 일종의 묘기축구다. 전권 씨가 2009년 초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광고를 찍다 전수한 기술 4가지를 소개한다.▼JK 바운드 레인보드리블하며 가다가 상대가 나타났을 때 제치는 기술. 공이 바운드되는 타이밍에 상대를 향해 한 발을 넘긴 뒤 수비가 한쪽으로 쏠리는 사이 다른 발로 바운드되는 공을 띄워 자신의 등 뒤로 올려 수비수 뒤로 향하게 헤치고 나가는 기술. 경기 현장에서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다. 전권 씨가 만들어 그의 이름 약자 JK를 따 명명됐다. ▼아카 1000오른발 아웃사이드로 볼을 띄워 곧바로 오른발 무릎 바깥쪽 옆쪽으로 옮긴 뒤 다시 오른발 인사이드로 옮기는 기술. 왼발 쪽도 마찬가지. 경기 상황에서 상대를 속이고 치고 나가는 기술이다.▼토 밸런스(발끝으로 공 세우기)발끝에 공을 세워 놓고 떨어지지 않게 하는 기술. 전후좌우 균형을 맞추는 능력이 중요하다. 경기 현장에서 유용하게 쓸 일은 없지만 보기에 멋진 기술.▼스핀 매직공을 리프팅하면서(띄우면서) 땅에 닿아 있는 발등 인사이드를 맞게 해 반대쪽 인사이드로 튀게 한 뒤 그쪽 발로 스핀을 주면서 계속 공중으로 띄워주는 기술. 역시 경기 현장보다는 보여주는 기술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더 빨리, 더 멀리, 더 높이.’ 27일 개막하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맞아 동아일보가 독자들에게 한층 재밌고 현장감 넘치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 8명의 해설위원을 구성했다. 달리고 던지고 뛰어넘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신체 능력을 겨루는 육상의 모든 것을 대한민국이 낳은 최고 스타 출신 전문가들과 스포츠과학자, 시인이 전해준다. 다양한 해설과 기고로 독자들의 육상을 보는 눈높이를 올려줄 해설위원을 소개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9일 중국 상하이의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가장 박수를 많이 받은 선수는 남자 배영 200m와 계영 800m 우승으로 개인혼영 200m 세계기록을 포함해 4관왕이 된 라이언 록티(미국)가 아니었다. 아프리카의 토고에서 온 12세 소녀 레베카 크포시였다. 크포시는 여자 접영 50m 예선에 출전해 55초17로 51명 중 꼴찌를 했다. 예선 전체 1위 테레세 알샴마르(스웨덴)의 25초68보다 무려 29초49가 뒤졌지만 성인 선수들 틈에서 끝까지 완주해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완주의 기쁨에 크포시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크포시는 2세 때 수영을 시작해 이듬해 국내 대회에서 첫 메달을 딴 토고의 수영 신동. 크포시는 국제수영연맹(FINA)이 정한 A, B 기준기록 통과자가 한 명도 없는 국가에 주는 와일드카드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크포시는 “이곳에서 무언가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내 목표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 선수론 사상 4번째 결선 진출의 쾌거를 이룬 최규웅(한국체대)은 남자 평영 200m 결선에서 2분11초17을 기록해 전날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2분11초27)을 0.1초 경신했지만 아쉽게 7위에 그쳤다. 1위는 2분8초41을 기록한 헝가리의 주르터 다니엘. 일본의 평영 영웅 기타지마 고스케는 2분8초63으로 2위.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마린보이’ 박태환(22·단국대)이 홀로 지키던 한국 수영에 최규웅(21·한국체대)이란 차세대 스타가 등장했다.최규웅은 28일 열린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평영 200m 준결선 1조에서 2분11초27을 기록해 자신의 한국기록(2분11초87)을 0.6초 단축하며 조 5위, 2조를 포함해 16명 중 7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올랐다.이번 대회 첫 한국신기록을 세운 최규웅은 한국 선수론 4번째로 세계선수권대회 결선에 오른 선수가 됐다. 1973년 시작해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1998년 호주 퍼스 대회 때 한규철(남자 접영 200m), 2005년 캐나다 몬트리올 대회의 이남은(여자 배영 50m), 그리고 이번 대회 자유형 400m 챔피언 박태환 등 세 명만 결선 무대를 밟았다. 결선은 29일 열린다.예선에서 2분12초69를 기록해 57명 중 전체 13위로 준결선에 오른 최규웅은 100m까지 8위로 처졌지만 막판 불같은 스퍼트를 펼쳐 결선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최규웅은 이날 준결선 전체 1위(2분8초81)를 한 일본의 평영 영웅 기타지마 고스케(29)를 보며 꿈을 키운 한국 평영의 유망주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평영 100m와 200m에서 2연패하며 ‘아시아인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기타지마는 그의 롤 모델이었다. 근면 성실하게 기타지마 따라하기를 한 최규웅은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 평영 2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아시아의 강자로 떠올랐다. 물을 부드럽게 타는 최규웅은 후반 스퍼트가 장점. 상대적으로 약한 전반 100m 페이스를 끌어올리면 내년 런던 올림픽에서 박태환과 함께 메달을 획득할 기대주로 꼽힌다.최규웅은 “아마도 태환이 형의 기를 받은 것 같다. 태환이 형이 자유형 400m에서 1레인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금메달을 땄는데 나도 1레인을 배정받아 걱정했다. 그런데 오히려 자극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여자 평영 200m의 백수연(20·강원도청)은 준결선에 올랐지만 2분26초61로 16명 중 13위에 머물러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기대를 모았던 여자 평영의 간판 정다래(20·서울시청)는 무릎 부상 여파로 예선 19위(2분28초14)로 준결선에도 오르지 못했다.한편 라이언 로칫(미국)은 남자 개인혼영 200m 결선에서 1분54초F를 기록해 첨단 전신수영복 퇴출 이후 처음 세계신기록(종전 1분54초10)을 세웠다. 로칫은 자유형 200m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마린보이’ 박태환(22·단국대)에게 남자 자유형 100m 세계의 벽은 높기만 했다.박태환은 27일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선에서 48초86을 기록해 1조 6위, 2조를 포함해 16명 중 14위에 머물러 8명이 겨루는 결선 진출이 좌절됐다. 박태환은 예선 기록(48초91)보다는 0.05초 빨랐지만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웠던 개인 최고기록(48초70)은 넘지 못했다. 이로써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아시아 선수 첫 결선 진출 기회도 아쉽게 놓쳤다.키 183cm, 몸무게 76.5kg의 박태환은 키가 190∼198cm에 이르는 서양의 근육질 선수들에 비해 ‘소인’이었다. 이날 준결선에서 47초90으로 전체 1위를 차지한 제임스 마구누센(호주)은 195cm에 88kg, 48초05로 2위를 한 네이선 에이드리언(미국)은 무려 198cm에 100kg. 결선 진출 9명의 평균이 약 195cm에 85kg이다.아시아 선수들이 자유형 100m에서 서양 선수들을 넘기 힘든 이유가 바로 체격 때문이다. 서양 선수들은 큰 키에 파워를 앞세워 물살을 빠르게 가른다. 육상 남자 100m의 ‘번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195cm의 큰 키에도 피치(걸음)를 빨리 해 지구상 가장 빠른 사나이가 됐듯 수영 단거리에서도 체격이 중요한 변수다. 송홍선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수영 단거리에서는 부력과 물을 밀어내는 힘에서 키가 미치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박태환은 100m 결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얻은 것도 많다. 2009년 로마 대회 전 종목 결선 진출 좌절을 딛고 자유형 400m에서 3분42초04로 월드 챔피언에 복귀해 자신감을 회복했다. 또 1분44초92로 아쉽게 4위에 머물렀지만 200m에서도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1500m를 과감히 포기하고 400m와 200m, 그리고 100m에 집중하면서 스피드가 크게 향상됐다. 이번 대회 400m와 200m에서 보여준 가공할 스퍼트는 1년 뒤 런던 올림픽에서 박태환을 2연패로 이끌 주무기가 됐다.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로 많은 것을 배웠다. 스타트와 턴, 잠영 등을 더 발전시키지 않으면 내년 올림픽 금메달이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열심히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번 대회 개인 일정을 마친 박태환은 내달 1일 귀국해 한 달간의 휴가를 보낸 뒤 9월부터 런던 올림픽을 목표로 다시 몸만들기에 들어간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1. 24일 자유형 400m 예선이 끝나자 박태환의 얼굴은 굳어졌다. 기록이 좋지 않아 당초 예상했던 2, 3, 6번 레인이 아닌 1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1번 레인은 물의 저항을 크게 받고 상대 레이스를 체크할 수 없어 불리하다. 레이스를 망칠 것 같은 분위기를 간파한 마이클 볼 코치(49·사진)는 박태환을 불러 20여 분을 얘기했다. “너는 그동안 훈련을 잘했다. 상대를 꺾을 수 있는 기록을 계속 내왔기 때문에 절대 걱정할 필요 없다. 자신을 가져라”는 게 요지. 그동안 훈련 기록 일지도 보여줬다. 박태환은 다시 자신감을 찾았고 괴력의 스퍼트로 4년 만에 월드 챔피언에 복귀했다. #2. 볼 코치는 27일 자유형 100m 예선을 앞두고 다시 박태환을 불렀다. 전날 자유형 200m 결선에서 초반 100m 페이스가 떨어진 것을 지적하며 “이번 레이스는 200m를 대비한 훈련이다. 죽을힘을 다하라”고 말했다. 박태환은 48초91로 자신의 최고기록(48초70)에 근접한 페이스로 준결선에 올랐다. 호주 출신 볼 코치는 박태환에게 축구의 ‘거스 히딩크 감독’ 같은 존재다. 히딩크 감독이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한국 축구를 세계 4강에 올려놓았듯 볼 코치는 세계를 제패하고 망가진 박태환에게 다시 세계 정복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챔피언이면서도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 전 종목 결선 진출 좌절의 아픔을 겪고 있던 박태환은 지난해 초 볼 코치를 만났다. 볼 코치는 베이징 올림픽 3관왕(여자 개인혼영 200m·400m, 계영 800m) 스테파니 라이스(호주)를 키운 지도자다. 볼 코치는 박태환에게 확고한 목표의식을 심어줬다. 평소 인자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목표 기록에 들어오지 못하면 “그러려면 물에서 당장 나와서 쉬어라”고 호통을 친다. 한 번 할 때 제대로 집중해야 경쟁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 볼 코치가 제시한 목표 기록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훈련 기록. 박태환은 자연스럽게 국제 경쟁력을 다시 키웠다. 훈련할 땐 ‘호랑이’지만 평소엔 모든 고민과 아픔을 따뜻하게 포용하는 다정한 아저씨다. 박태환은 “아버지 같다”고 했다. 볼 코치가 있어 박태환의 자유형 400m 올림픽 2연패 전망은 밝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대구를 방문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내달 27일 개막하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남자 단거리 세계 최강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사진)가 대구 방문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다. 볼트는 대회 개막 한 달을 앞두고 가진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친절한 대구 사람들을 다시 보게 돼 기쁘다”는 인사를 보내 왔다.볼트는 “부상으로 세계기록 경신은 어렵지만 100m와 200m에서 타이틀을 방어하면서 색다른 세리머니를 펼치겠다”고 했다. 2009년 베를린 대회 100m(9초58)와 200m(19초19)에서 동시에 세계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딴 볼트는 아킬레스힘줄과 허리 부상에서 회복 중인 상황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면 기록은 따라오는 법”이라며 세계기록 경신 가능성은 열어뒀다.볼트는 “육상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축구 선수나 크리켓 선수가 되었을 것”이라며 구기종목에 남다른 애착도 보였다.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열렬한 팬이다. ‘두 개의 심장’ ‘산소 탱크’로 불리며 지칠 줄 모르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박지성(30)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볼트는 “한마디로 박지성은 매우 성실한 선수”라고 평했다. 그는 육상 선수에서 축구 선수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전혀 부끄럽지 않다”면서 “축구 선수로도 성공하면 오히려 내 명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볼트를 비롯한 인간탄환들의 대결장이 될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개막을 앞두고 그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한국 선수들과 세계적인 건각들의 기록 경쟁에 관심이 고조되면서 입장권 판매량이 급증하는 등 달구벌은 육상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번개’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는 내달 27일 개막하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한 달 앞두고 동아일보와 한 e메일 인터뷰에서 “100m와 200m 타이틀을 방어한 뒤 한국 국민들에게 새로운 세리머니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 남자 100m(9초58)와 200m(19초19)에서 세계기록을 세운 볼트는 아킬레스힘줄과 허리 부상 탓에 “세계기록 경신은 힘들지만 우승으로 멋진 레이스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한 달 뒤면 한국에 온다. 한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뭔가. “지난해 대구 국제육상경기대회 때 대구 시민들의 친절함에 반했다. 정이 넘치는 사람들을 다시 만나게 된다는 사실에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팬들은 당신의 경기력에도 매료되지만 결승선을 통과한 뒤 하늘을 향해 번개를 쏘는 듯한 우승 세리머니에도 관심이 많다. 이번에 색다른 세리머니를 준비하고 있나. “내 세리머니는 자메이카 댄스에서 영감을 얻는다. 자메이카 댄스를 나만의 스타일로 해석해 변형했는데 다행히 팬들이 좋아해줘 기쁘다. 대구에서 한국 팬들에게 새로운 세리머니를 선보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당신은 100m 인간 한계는 9초4라고 했다. 당신이 넘을 수 있겠나. “인간이 9초4까지는 달릴 수 있다. 내게 한계는 없다. 모든 게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록에만 집중하지는 않을 것이다. 100m와 200m에서 타이틀을 방어하는 게 목적이다.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다 보면 기록은 따라온다.”―100m에서 아사파 파월과 자메이카 선수 간 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어떻게 생각하나. “미국의 타이슨 게이가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해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하지만 우승 후보는 많다. 현재 나의 유력한 경쟁자는 아사파 등 내 영원한 동료 선수들이다.”―아사파 파월과는 어떤 사이인가.“아사파와는 경쟁을 즐긴다. 아사파와 나는 오랜 기간 함께 훈련했다. 아사파는 내게 언제나 큰 영감을 준다. 그는 나보다 9초대를 더 많이 달렸다. 트랙 밖에서 우리는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다. 하지만 트랙 안에서는 어쩔 수 없이 경쟁해야 한다.”―언젠가 400m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또 멀리뛰기 세계기록(8.95m) 보유자 마이클 파월은 당신이 자신의 기록을 깰 거라고 했다. “두 종목 모두 도전하고 싶다. 하지만 2012년 런던 올림픽이 끝난 뒤 코치와 협의해 결정할 것이다. 현재로서는100m와 200m에서 뛰는 게 더 좋다.”―스프린터의 경우 선천적인 자질과 훈련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당신의 경우에는 어느 쪽이 더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나.“선천적인 자질과 훈련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타고난 재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진정한 스프린터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힘든 훈련 과정을 견뎌야 한다. 나는 훈련에 최선을 다한다.”―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으로 알고 있다. 박지성을 어떻게 생각하나. “박지성은 대단히 뛰어난 활약을 펼친다. 무엇보다 항상 열심히 뛰는 게 맘에 든다. 잉글랜드에서 만났는데 인간적으로도 아주 좋은 사람이었다.”―한국 팬들에게 ‘자메이카의 이것만은 알아야 한다’고 추천하고 싶은 것이 있나. “자메이카 사람들도 친절하다. 자연환경도 빼어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음악과 스포츠이다. 밥 말리(싱어송라이터로 레게음악의 대표주자)와 같은 멋진 뮤지션과 훌륭한 육상 선수가 많다.”―팬과 사진을 찍을 때 검지로 가리키는 포즈를 취한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2009년 자메이카 현지에서 기자를 만났을 때도 그랬다)”“특별한 의미는 없다. 반갑다는 표현이며 기억에 남기려는 제스처로 봐 달라.” ―인생의 좌우명은 무엇인가.“항상 열심히 일하면서 동시에 즐거움을 찾자, 그리고 모든 사람을 존중하고 예의 있게 대하자이다.”―이번 대회에서 선보일 육상화(스파이크)는 무엇인가. “후원사 푸마의 테시우스II 스파이크다. 내 최고의 러닝 파트너다. 아직 언론 공개는 할 수 없다. 기다려 달라.”▼ 열악한 잔디트랙? 육상강국 자메이카 원동력 ▼카리브 해 북부 서인도제도의 작은 섬나라 자메이카는 16세기에는 스페인, 17세기에는 영국의 식민지였다. 하지만 육상에 관한 한 우사인 볼트 덕분에 단거리 세계 최강국이 됐다.자메이카는 영국 지배의 영향으로 크리켓 경기장이 많다. 1910년 자메이카 챔프스(전국고교육상대회)를 창설하면서 육상 강국의 기반을 다졌고 1962년 독립하면서 크리켓 경기장을 육상 트랙으로 사용했다. 처음엔 재정이 열악해 잔디에 트랙 라인을 그어 사용했으나 훈련 효과가 입증되면서는 국가대표급 선수들 훈련장인 자메이카공대 상급자트레이닝센터(HPTC)도 잔디트랙으로 깔았다.볼트가 “잔디는 부드러워 다리와 발목에 무리를 주지 않으며 잔근육을 키워 다리 힘도 키울 수 있다”고 했듯 잔디트랙의 효과는 크다. 잔디의 부드러움으로 충격을 흡수하면서도 달릴 때 더 많은 파워를 낼 수 있어 일석이조다. 표면이 불규칙해 발과 다리의 잔근육을 키워 부상 위험도 낮춰준다. 2009년 한국 단거리 대표팀 일원으로 자메이카 전지훈련을 다녀온 임희남(광주광역시청)은 “처음엔 달리기 힘들었는데 적응하면서 다리에 힘이 붙어 스피드를 더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볼트는 잔디트랙 훈련에 더해 400m 훈련으로 단거리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200m를 전 속력으로 달리려면 그보다 더 긴 길이를 충분히 소화해야 한다는 운동생리학의 ‘과부하 원리’에 따른 훈련법이다. 볼트는 시즌 시작 전 400m 훈련을 병행한다. 200m를 완주하고 다른 선수들이 지쳐 쓰러져 있는 가운데 50m 이상을 더 질주하며 세리머니를 펼칠 수 있는 이유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아! 5m만 더 길었다면….’26일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을 마친 ‘마린보이’ 박태환(22·단국대)은 아쉬움에 탄성을 질렀다.막판 불같은 스퍼트로 따라붙었지만 1분44초92로 4위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1위를 차지한 미국의 라이언 록티(1분44초44)와는 불과 0.48초 차. 2위인 미국의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1분44초79)와 세계기록(1분42초F) 보유자 파울 비더만(1분44초88·독일)과는 터치패드를 누가 먼저 찍느냐는 간발의 차이였다. 그만큼 박빙이었다. 터치패드가 5m만 뒤에 있었어도 은메달까지 노려볼 수 있었던 셈이다.24일 자유형 400m 챔피언에 오른 박태환이 2관왕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200m에서도 세계 정상 등극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막판에 보여준 스퍼트는 가공할 만했다.100m를 51초84로 6위로 돈 박태환은 150m까지 50m를 26초73에 주파했다. 1위로 달린 록티에 이어 구간 랩타임 2위. 막판 50m에서는 26초35를 기록해 8명 중 구간 기록 1위를 기록했다. 이 랩타임은 스타트부터 50m까지를 제외한 전 선수 전체 구간 랩타임 2위. 힘겨운 싸움이 이어지는 100m 이후에 보여준 스퍼트라 더 빛났다.권태현 박태환 전담팀 트레이너는 박태환이 400m에 이어 200m에서도 폭발적인 스퍼트를 낼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 “박태환의 젖산 역치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젖산 역치는 체내에서 젖산이 급격하게 쌓이는 시점이다. 우리 몸은 에너지를 쓸 때 유산소와 무산소로 구별된다. 무산소로 에너지를 쓰면 체내에 젖산이 쌓인다. 젖산이 쌓이면 피로를 느껴 스퍼트를 할 수 없다. 육상 100m를 전력질주하면 더는 뛸 수 없는 이치다. 박태환은 유산소 에너지를 사용하며 젖산이 쌓이는 시점을 최대한 늦추면서도 페이스를 세계적인 선수들과 비슷하게 유지하는 능력을 키웠기 때문에 이번에 다른 선수들이 지쳤을 때도 괴력의 스퍼트를 보여줄 수 있었다.박태환은 개인 최고 기록(1분44초80·아시아기록)에 0.12초 뒤진 좋은 기록을 세우며 내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 꿈을 키울 수 있게 됐다. 박태환은 “후회는 전혀 없다. 세계적 선수들과 레이스를 펼칠 수 있어 영광이다. 큰 경험이었다. 이번에 메달을 따지 못했다고 런던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못 딴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올림픽에서 재대결하면 충분히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레이스에서는 큰 실력 차가 없다. 다만 스타트와 턴 등을 열심히 보완해야 한다”고 자평했다. 박태환은 27일 이번 대회 마지막 출전 종목인 자유형 100m 예선에 출전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24일 열린 중국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괴력의 스퍼트를 보이며 라이벌 쑨양(중국)을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한 ‘마린보이’ 박태환(22·단국대)은 전 종목 결선 진출 좌절이란 아픔을 겪은 2009년 로마 대회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뭐가 달라졌을까. 몸과 마음이 다 바뀌었다. 이젠 올림픽 2연패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작년 볼코치 만난 후 훈련벌레로“요즘은 훈련이 조금만 잘 안되면 태환이가 불안해해요.” SK텔레콤 박태환 전담팀 관계자는 2년 전에 비해 달라진 게 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스스로 훈련이 잘 안된다 싶으면 걱정이다. 훈련이 잘되면 자신감이 넘친다. 그래서 ‘훈련 중독’에 걸린 것처럼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이번 대회 자유형 400m에서 1레인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금빛 레이스를 펼쳤던 것도 2월부터 체계적으로 훈련을 잘했기 때문이다.그동안 박태환의 수영 인생은 롤러코스터같이 부침이 심했다. 2007년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 금메달로 화려하게 등장한 박태환은 다소 우쭐한 마음에 훈련을 등한시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코앞인데도 방황했다. 하지만 박태환은 2008년 초 어릴 적 키워줬던 노민상 감독을 다시 만나 훈련에 매진했고 그해 4월 동아수영대회에서 아시아기록 2개를 작성하고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해 국민들을 기쁘게 했다. 어린 나이에 너무 큰 성공을 거둬서일까. 박태환은 금메달에 안주했다. 결국 이듬해 ‘로마 악몽’을 자초했다. 하지만 지난해 초 호주의 마이클 볼 코치를 만나면서 박태환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동안 겪은 아픔은 ‘땀 없는 결실은 없다’는 약으로 작용했고 자율을 강조하면서도 책임을 부여하는 볼 코치의 지도로 훈련에 매진하는 ‘착실한’ 훈련 벌레로 탈바꿈했다.○ 근육맨 탈바꿈… 근육파워 10% 향상박태환의 몸매는 2년 전에 비해 훨씬 멋있어졌다. 최근 유행인 ‘식스팩 복근’을 포함해 모든 근육이 각이 졌고 근육량도 크게 늘었다. 자유형 1500m를 병행하던 베이징 올림픽이나 로마 때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볼 코치를 만나 ‘수영의 마라톤’ 1500m를 버리고 400m에 집중하며 나타난 현상이다.볼 코치는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파워존’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파워존은 어깨에서 무릎까지로 이곳이 튼튼해야 폭발적인 파워를 낼 수 있다. 육상 단거리 선수들이 모두 근육질인 이유가 파워존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스쿼트(바벨을 지고 앉았다 일어나기)와 벤치 프레스(누워서 바벨 들어 올리기)는 물론이고 밴드를 사용해 수영에 필요한 팔 근육과 복근을 키웠다. 권태현 전담팀 트레이너는 “박태환이 낼 수 있는 최대 근력이 지난해에 비해 약 10% 커졌다”고 말했다. 400m 결선에서 초반부터 150m까지 1위로 치고 나가다 250m까지 잠시 뒤처진 상태에서 다시 무서운 폭발력을 보여준 원동력이다.베이징 올림픽 때 박태환의 금메달을 도왔던 송홍선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요즘은 중장거리도 스피드 시대다. 박태환의 지구력은 세계 최고다. 여기에 100m에서도 우승할 수 있는 스피드를 키워 내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박태환은 25일 열린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46초63으로 전체 4위로 준결선에 진출한 뒤 준결선에서 1분46초23을 기록해 역시 전체 4위로 결선에 올랐다. 결선은 26일 오후 7시에 열린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박태환은 정말 괴물입니다.” 24일 박태환이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남자 400m에서 우승하자 지난해 초까지 대표팀 감독이었던 스승 노민상 중원대 교수는 혀를 내둘렀다. 노 교수는 “1번 레인에서 우승하려면 처음부터 치고 나가는 방법밖에 없는데 박태환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잘했다. 정말 장하다”고 극찬했다.○ 작전 실패를 괴력의 스퍼트로 만회 3분26초74로 6조 3위, 전체 7위로 결선에 오른 것은 사실 작전 실패였다. 박태환은 당초 2, 3번 레인이나 6번 레인에서 레이스를 하고 싶어 예선을 다소 느긋하게 한 측면이 있다. 자신(183cm)보다 15cm나 큰 데다 상승세에 있는 쑨양(198cm·중국)과 바로 옆에서 맞대결을 펼치면 위축될 수 있어 4레인과 5레인을 피하고 싶었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 때 박태환은 예선에서 전체 5위(3분55초80)로 2번 레인을 배정받았고 결선에서 3분41초53을 기록해 4번 레인의 쑨양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이번엔 계산 착오가 일어난 것이다. 박태환은 노 교수가 얘기한 것처럼 1번 레인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처음부터 계속 치고 나가는 전략을 쓸 수밖에 없었다. 0.67초로 가장 빠른 출발 반응시간(출발 총성이 울린 뒤 선수가 출발하기까지의 시간)을 보인 뒤 무섭게 치고 나갔다. 50m(25초72)와 100m(53초73), 150m(1분22초24)까지 1위를 질주했다. 200m에서 야니크 아녤(프랑스)에게 선두를 내준 뒤 250m에서 4위로까지 처졌지만 2분19초68로 아녤(2분19초46)과는 불과 0.22초 차였고 라이벌인 쑨양(2분19초98)보다는 0.3초 빨랐다. 박태환은 다시 스퍼트해 300m(2분47초79)에서 1위를 되찾았고 특유의 무서운 스퍼트를 이어가며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쑨양이 뒤늦게 추격했지만 박태환의 괴력 레이스를 뒤엎을 순 없었다. 노 교수는 “박태환이 당초 예상한 레인에서 레이스를 펼쳤다면 세계기록(3분40초07)도 경신할 수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선택과 집중이 만들어낸 결과 박태환의 성과는 선택과 집중의 결과다. 박태환은 2009년까지 자유형 1500m와 400m, 200m를 병행했다. 자유형 200m는 무산소 능력(스피드)에 집중하는 훈련을 하면서 유산소 능력(지구력)을 보강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반면 1500m는 지구력 훈련에 초점을 두면서 스피드 훈련을 병행해야 한다. 육상에서 400m와 1만 m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자유형 400m는 그 중간 정도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400m나 1500m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태환은 지난해 초 호주 대표팀 마이클 볼 코치를 만나며 1500m를 포기하고 400m에 집중했다. 박태환이 훈련량이 더 많은 1500m를 꺼린다는 것을 안 볼 코치는 400m를 선택했다. 볼 코치는 그 대신 100m도 하도록 했다. 400m를 100m처럼 헤엄치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400m에 집중하며 지구력을 키우고 100m 훈련을 병행해 스피드도 키운 것이다. 그 첫 결과가 광저우 아시아경기 자유형 100m, 200m, 400m 3관왕이란 결실로 나왔고 이번에도 적중한 것이다.○ 한층 다듬어진 돌핀킥 박태환의 돌핀킥도 업그레이드됐다. 돌핀킥은 스타트 직후나 턴한 뒤 수면 아래에서 돌고래처럼 양발을 모은 뒤 허리와 다리만으로 헤엄치는 기술. 돌핀킥을 많이 하면 잠영 거리가 늘어 물의 저항을 줄일 수 있다. 또 스트로크 횟수가 줄어 체력을 아낄 수 있다. 다만 물속에 있는 시간이 많아 폐활량이 좋아야 한다. 박태환의 폐활량은 7000cc로 마라톤 선수와 비슷하다. 볼 코치는 2월부터 박태환의 약점인 턴 동작과 돌핀킥을 이용한 잠영을 향상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 세계적인 선수들은 보통 잠영 거리가 12∼13m다. 그러나 박태환은 광저우에서 돌핀킥 3, 4회에 잠영 거리는 7.5m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돌핀킥 6회, 잠영 거리 12m 안팎으로 향상됐고 2007년 멜버른 대회 이후 4년 만에 세계 챔피언에 복귀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해외 언론들은 박태환에 대해 ‘런던 올림픽 우승 후보’라고 일제히 타전했다. AP통신은 “상하이 세계선수권 우승은 베이징 올림픽 챔피언 박태환이 세계 정상에 복귀했음을 알려줬다”며 “2009년 로마대회 결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3관왕에 올랐고 이제 그는 내년 런던 올림픽 우승 후보임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AFP통신은 “박태환이 가장 먼저 치고 나가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 두 번째 우승의 대업을 이뤘다”고 전했다. 박태환은 1978, 1982년 2연패를 달성한 블라디미르 살리코프(옛 소련)와 유일하게 3연패(1998, 2001, 2003년)를 차지한 호주의 이언 소프에 이어 자유형 남자 400m에서 두 차례 이상 우승을 차지한 세 번째 선수가 됐다. 로이터통신은 “박태환이 아웃레인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며 1번 레인에서 거둔 성과를 높이 샀다. 로이터통신은 박태환이 예선을 7위로 통과해 결선을 1번 레인에서 치르게 됐지만 놀라운 레이스로 초반부터 흐름을 주도했다고 전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국제축구연맹(FIFA)에 전운이 감돈다. 무함마드 빈 함맘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62)은 FIFA 윤리위원회가 23일 청문회를 열고 자신을 영구 제명하자 24일 제프 블라터 회장(75)을 겨냥해 공격에 나섰다. 카타르의 함맘 회장은 5월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해 카리브 지역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거액을 건넨 정황이 포착돼 윤리위원회에 회부됐다. 1904년 FIFA 출범 후 산하 연맹 회장급의 최고위 임원이 뇌물 추문으로 영구 제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함맘 회장은 “나를 뇌물 스캔들로 옭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 회장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FIFA 내부 정적들의 음모에 휘말렸다”며 무효를 주장했다. 함맘 회장은 윤리위의 결정에 대해 FIFA의 항소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했고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도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함맘 회장은 이날 ‘친애하는 함맘 회장, 당신이 없었다면 지난 10년간의 성공은 없었을 것’이란 취지로 블라터 회장이 2008년 보낸 편지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며 블라터 회장에 대한 섭섭함을 표현했다. 블라터 회장은 1998년 FIFA 수장에 올라 취임 10주년을 맞자 ‘FIFA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축구를 세계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키우는 데 함맘 회장의 도움이 컸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블라터 회장은 함맘 회장과 절친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올 초 함맘 회장이 FIFA 수장에 도전하자 냉랭한 사이가 됐고 이어 ‘함맘 뇌물 스캔들’이 터지며 적이 됐다. 결국 함맘 회장이 후보에서 사퇴했고 블라터 회장은 4선에 성공했다. 현재로선 함맘 회장은 1996년부터 15년간 유지해온 FIFA 집행위원 자격과 2002년부터 이어온 AFC 회장 직은 물론이고 카타르 국내에서 누려온 축구와 관련된 모든 지위를 잃게 된다. 블라터 회장과의 전쟁을 통해 명예회복에 나선 이유다. 한편 자격 정지 상태인 함맘 회장을 대신해 임시 회장을 맡은 장지룽 AFC 부회장은 “AFC로서는 슬픈 날이다. FIFA의 결정을 존중한다. 하지만 함맘 회장도 항소할 권리가 있다. AFC는 더는 이 사건에 대해 언급할 게 없다”며 중립적인 입장을 밝혔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피스토리우스 기준기록 통과장애인 첫 세계선수권 도전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남아공)가 내달 27일 개막하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피스토리우스는 20일 열린 이탈리아 리냐노 육상대회 남자 400m에서 45초07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자신의 최고 기록(45초61)을 0.54초 당긴 그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과 내년 런던 올림픽 A기준기록(45초25)을 무난히 통과했다. 장애인 선수가 비장애 선수들이 겨루는 메이저 대회 출전 자격을 얻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아리뼈 없이 태어나 생후 11개월부터 양쪽 다리를 쓰지 못한 피스토리우스는 탄소섬유 재질의 보철 다리를 달고 레이스에 나서 ‘블레이드 러너’로 불린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