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신설된 ‘당 최고 수위’ 직책인 ‘노동당 위원장’에 추대하고 당 정치국 위원 선거를 실시하는 등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단행한 뒤 36년 만의 당 대회를 마쳤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7차 당 대회 나흘째인 9일 폐막식 연설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노동당 위원장으로 높이 추대할 것을 엄중히 제의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조선중앙TV는 또 “노동당 규약과 당 최고지도기관 세칙에 따라 김정은이 당 중앙위 위원, 정치국 위원, 정치국 상무위원, 당 중앙군사위원장으로 높이 추대됐다”고 전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정은의 할아버지인 김일성은 1949년 북조선노동당과 남조선노동당이 합당해 창당한 노동당의 위원장을 맡았다. 67년 만에 부활시킨 자리를 맡으면서 김일성 시절에 당을 중심으로 국가를 운영하던 방식을 따라 사회주의 1인 독재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또 의사결정 핵심 권력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에 김정은과 함께 김영남 상임위원장,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 기존 3명 외에 박봉주 총리와 최룡해 당비서가 추가됐다. 또 정무국을 신설하는 조직 개편으로 김정은의 당 장악력을 높였다. 북한은 앞서 당 대회 사흘째인 8일에는 “핵 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핵무기의 소형화, 다종화를 높은 수준에서 실현하고 핵 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해 우리 조국을 ‘동방의 핵 대국’으로 빛내어 갈 것”이라고 주장해 핵 개발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김정은은 폐회사에서 “김일성-김정일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 사회주의 위업 완성과 세계의 자주화를 위해 힘차게 싸우자”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9일 자비르 무바라크 알사바 쿠웨이트 총리를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이 최근 당 대회에서도 핵보유국을 주장하면서 핵무기 고도화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핵개발 의지를 꺾기 위해서는 북한이 핵 옵션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국제적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당 대회에 대해 박 대통령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윤완준 zeitung@donga.com·장택동·황인찬 기자}
제7차 노동당대회 취재를 위해 방북한 영국 BBC 기자와 PD 등 3명이 불경스러운(disrespectful)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북한 당국에 의해 추방 조치를 받았다고 CNN이 9일 보도했다. BBC 루퍼트 윙필드 헤이스 기자는 공항으로 이송 중이며, PD 마리아 번, 카메라 기자 매슈 고다드와 함께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이라고 CNN은 전했다.북한 당국은 기자 회견을 통해 헤이스 기자의 추방 사실을 다른 외신 기자들에게 알렸다.북한 당국은 추방 사유에 대해 “그들은(BBC 취재진)은 지난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관련해) 불경스러운 리포트를 다뤘다”고 밝혔다.앞서 헤이스 기자는 8시간 동안 북한 당국의 조사를 받았으며 어떤 서약서에 서명을 한 뒤에야 구금 상태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고 BBC는 전했다. 북한 당국은 구체적으로 헤이스 기자의 어떤 보도를 문제 삼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해당 기자는 4일 김일성 대학 내부를 취재하던 도중 북측 관계자로부터 제지당하는 영상을 BBC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북한은 이번 당 대회를 위해 외신 기자 120여 명을 초대했으나 대회가 열린 평양 4·25문화회관 내부 취재를 막는 등 극심한 보도 통제에 나서 외신 기자들의 불만이 높았다. 황인찬기자 hic@donga.com}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됐지만 공화당 주류의 거부감은 여전하다. 부시 전 대통령 부자,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공화당 내 거물들은 트럼프가 당의 새 얼굴이 된 것에 싸늘한 반응을 보이며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는다. 조지 부시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부자는 5일(현지 시간) 대변인을 통해 “2016년 대선에 참여하거나 어떤 논평을 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부시 부자는 전날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가 물러나며 트럼프가 나 홀로 후보로 남자 ‘노 코멘트’로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은 1993년 1월 대통령에서 물러난 이후 꾸준히 대선 후보 지지 선언을 했지만 이번 트럼프만은 예외로 하겠다는 것이다. 롬니 전 주지사는 7월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불참 의사를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5일 보도했다. 전당대회는 당내 비주류였던 트럼프가 대선 후보로 공식 확정되는 행사로 그동안 트럼프를 반대했던 공화당 주류에는 자신들의 패배를 공식 인정하는 자리가 된다. 라이언 하원의장도 5일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지지 선언과 관련해 “아직 그럴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트럼프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공화당 주류로부터 대선 출마 권유를 받아왔던 라이언 의장은 지난달 12일 기자회견에서 “출마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 나는 대선 후보를 원하지도 않고 (후보로 지명돼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전국위원회(RNC)는 다음 주 트럼프와 라이언 의장의 회동을 추진해 당내 갈등 봉합에 나설 계획이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36년 만에 북한이 6일 개막한 제7차 노동당대회는 오랜 우방인 러시아와 중국의 호응도 얻지 못했다. 러시아 외교부가 3월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이행하기 위해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전면 동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타스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금융거래 중단은 러시아 내 북한 은행 자회사, 지사, 대표부와 합작 회사 등을 폐쇄하고 은행 송금 거래를 금지하는 모든 조치를 말한다. 해당 조치는 러시아 대통령령에 포함됐으며 유엔 안보리가 3월 2일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270호를 이행하기 위한 추가 조치다. 인테르팍스통신은 해당 대통령령에는 석탄, 철, 철광석 등 북한 광물을 수입 금지하는 조치도 들어있다고 전했다. 중국도 핵실험 및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고립된 북한에 전향적 태도 변화를 거듭 요구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조선(북한)이 능히 국제사회의 호소에 귀 기울이며 함께 동아시아의 평화안정을 실현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북한 당 대회에 중국 대표단을 파견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환추(環球)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북한이 중국을 포함해 그 어떤 국가 대표단에도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자산이 45억 달러(약 5조1200억 원)가 넘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직원들의 시간당 임금을 경쟁 호텔보다 낮게 주고 인간적인 대우도 하지 않는 악덕 고용주란 주장이 나왔다. 트럼프가 저학력·저소득 노동자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로 떠올랐지만 정작 자기 직원들은 푸대접하는 위선자라는 것이다. 영국 가디언은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트럼프인터내셔널호텔의 전직 직원들을 인터뷰해 대선 후보가 아닌 고용주 트럼프의 민낯을 2일 생생하게 보도했다. 호텔 펜트하우스 객실 청소를 담당했던 멕시코 출신 마리셀라 올베라 씨(47)는 트럼프와 그 가족, 손님으로 찾아온 유명인을 볼 수 있었지만 알은체하는 것은 금물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보스(트럼프)에게 말을 건네서는 안 된다는 근무 원칙이 있어 침묵 속에서 일만 했다”며 “트럼프 또한 항상 (직원에게) 무관심했다”고 말했다. 호텔 청소원으로 일했던 엘살바도르 출신 셀리아 바르가스 씨(57)는 “트럼프는 우리를 노동자나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그에게 우리는 그저 (노동력을 따지는) 숫자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직원들은 트럼프에 대해 “대선 후보와 고용주로서의 모습이 달라 위선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트럼프에 대한 불만은 단순한 인상 비평에 그치지 않는다. 트럼프호텔 직원들은 근처 다른 호텔들보다 시간당 평균 3달러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 다른 호텔들이 보장하는 무료 건강보험이나 연금 혜택도 트럼프호텔에는 없다. 라스베이거스 호텔의 98%는 노동조합이 있지만 트럼프호텔이 인정하는 노조는 없다. 트럼프호텔 직원 500여 명은 지난해 말에야 노조를 설립해 지난달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의 인정을 받았지만 트럼프호텔 측은 아직 노사 협상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가디언은 “노조원 70% 이상이 이민자 출신이어서 이들은 강경한 이민자 정책을 표방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해고당할까 봐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베일에 가려 있던 디지털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개발자가 7년 만에 진짜 얼굴을 드러냈다. 그동안 개발자의 신원이 감춰진 채 ‘나카모토 사토시’란 가명으로 알려져 일본인이 개발했다는 설이 유력했지만 호주 사업가 겸 컴퓨터공학자인 크레이그 스티븐 라이트 씨(45·사진)가 주인공이었다. 라이트 씨는 2일 자신이 비트코인의 개발자라고 영국 BBC,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남성지 GQ 등 3개 매체를 통해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의 개발자가 맞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비트코인 개발자 소유로 알려진 코인을 활용하는 기술적 증거를 제시했다. 비트코인재단 핵심 관계자들도 라이트 씨가 개발자라고 확인했다. 라이트 씨는 “이제 개발자의 진위에 대한 논쟁이 끝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한 정보기술(IT) 전문매체가 라이트 씨를 비트코인 개발자로 지목해 호주 연방경찰이 그의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그가 비트코인의 진짜 개발자라는 주장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호주 당국은 압수수색이 납세와 관련된 문제 때문이라고 밝혔다. 2009년 선보인 비트코인은 정부나 은행 등 발행 기관의 통제 없이 P2P(다자 간 파일공유) 기술을 이용해 이용자들 사이에서 익명으로 거래되는 디지털 가상화폐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영국 왕실의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딸 샬럿 공주의 첫돌(5월 2일)을 앞두고 최근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왕세손 부부의 업무를 담당하는 켄싱턴 궁은 1일(현지 시간) 집에서 놀고 있는 샬럿 공주의 사진 4장을 트위터에 올렸다. 왕세손 부부는 그동안 샬럿 공주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딸의 모습을 공개하는 것을 자제해 왔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이날 공개된 사진에서 샬럿 공주는 연분홍색 원피스와 카디건을 입고 머리에 리본 핀을 꽂은 채 블록이 담긴 어린이용 손수레를 미는 건강한 모습이었다. 켄싱턴 궁은 이들 사진 모두 캐서린 세손빈이 지난달 노퍽의 자택에서 직접 찍은 것이라고 밝혔다. 왕세손 부부는 “딸의 첫 생일을 앞두고 이런 가족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유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이런 사랑스러운 사진을 모두 함께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샬럿 공주는 지난 1년간 세계 64개국에서 선물과 편지를 받았는데 18K 백금에 다이아몬드와 루비 등 보석이 박힌 3만 파운드(약 5000만 원)짜리 딸랑이도 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2011년 4월 결혼한 윌리엄 왕세손 부부는 2013년 7월 첫 아들 조지 왕자에 이어 지난해 5월 샬럿 공주를 낳았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베일에 가려있던 디지털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개발자가 7년 만에 진짜 얼굴을 드러냈다. 그동안 개발자의 신원이 감춰진 채 ‘나카모토 사토시’란 가명으로 알려져 일본인이 개발했다는 설이 유력했지만 호주 사업가 겸 컴퓨터공학자인 크레이그 스티븐 라이트 씨(45·사진)가 주인공이었다. 라이트 씨는 2일 자신이 비트코인의 개발자라고 영국 BBC,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남성지 GQ 등 3개 매체를 통해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의 개발자가 맞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비트코인 개발자 소유로 알려진 코인을 활용하는 기술적인 증거를 제시했다. 비트코인재단 핵심 관계자들도 라이트 씨가 개발자라고 확인했다. 라이트 씨는 “이제 개발자의 진위에 대한 논쟁이 끝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한 IT 전문매체가 라이트 씨를 비트코인 개발자로 지목해 호주 연방경찰이 그의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그가 비트코인의 진짜 개발자라는 주장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호주 당국은 압수 수색이 납세와 관련된 문제 때문이라고 밝혔다. 라이트 씨는 “내 변호사들이 호주 국세청과 납부해야 할 세금을 논의하고 있다”고 BBC에 말했다. 2009년 선 보인 비트코인은 정부나 은행 등 발행기관의 통제 없이 P2P(다자간 파일공유) 기술을 이용해 이용자들 사이에서 익명으로 거래되는 디지털 가상화폐다. BBC에 따르면 현재 1비트코인은 449달러(약 51만원)로 1550만 비트코인(약 7조9000억 원)이 유통되고 있다.황인찬기자 hic@donga.com}

영국 왕실의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딸 샬럿 공주의 첫 돌(5월 2일)을 앞두고 최근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왕세손 부부의 업무를 담당하는 켄싱턴 궁은 1일(현지 시간) 집에서 놀고 있는 샬럿 공주의 사진 4장을 트위터에 올렸다. 왕세손 부부는 그동안 샬럿 공주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딸의 모습을 공개하는 것을 자제해왔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이날 공개된 사진에서 샬럿 공주는 연분홍색 원피스와 가디건을 입고 머리에 리본 핀을 꽃은 채 블록이 담긴 어린이용 손수레를 미는 건강한 모습이었다. 켄싱턴 궁은 이들 사진 모두 캐서린 세손빈이 지난달 노퍽의 자택에서 직접 찍은 것이라고 밝혔다. 왕세손 부부는 “딸의 첫 생일을 앞두고 이런 가족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유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이런 사랑스러운 사진을 모두 함께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샬럿 공주는 지난 1년간 세계 64개국에서 선물과 편지를 받았는데 18K 백금에 다이아몬드와 루비 등 보석이 박힌 3만 파운드(약 5000만 원)짜리 딸랑이도 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2011년 4월 결혼한 윌리엄 왕세손 부부는 2013년 7월 첫 아들 조지 왕자에 이어 지난해 5월 샬럿 공주를 낳았다.황인찬기자 hic@donga.com}

영국 왕실의 캐서린 세손빈(34)이 영국 패션잡지 보그의 100주년 기념호 표지모델이 됐다.(사진) 보그는 5일 선보이는 6월호에 표지와 10쪽에 걸쳐 캐서린 세손빈의 특별화보가 실린다고 1일 밝혔다. 세계적인 사진작가 조시 올린스가 영국 동부 노퍽에서 촬영한 사진들이다. 영국 왕족이 보그 표지모델이 된 것은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빈에 이어 캐서린 세손빈이 두 번째다. 다이애나는 생전에 4차례 보그 표지에 나왔다. 영국 언론은 고부(姑婦)의 보그 표지 사진을 비교해 가며 보도했다. 리즈 존스 전 마리클레르 편집장은 데일리메일 기고문에서 캐서린 세손빈 화보에 대해 “환하게 이를 드러내고 웃는 ‘건전 화보’로 (시골에서 중절모를 쓴 모습이) 마치 미국판 보그 표지 같다. 다이애나의 표지를 따라가려면 멀었다”고 혹평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70)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64·사진)의 ‘브로맨스’(남자 간의 친밀한 관계)가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트럼프가 미국이 러시아와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을 천명한 것에 러시아가 반색하며 두 사람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CNN은 “트럼프가 외교정책 설명회를 가진 이후 러시아 내 트럼프에 대한 호감도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고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달 27일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강경 일변도였다. 나는 러시아와의 긴장을 완화하고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을 들고 나온 트럼프에 대해 각국은 우려를 표명했지만 러시아만은 환영 일색이었다고 CNN은 전했다. 알렉세이 푸시코프 러시아 하원 외교위원장은 “트럼프는 러시아와 충돌하지 않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음을 표현했다”며 반겼다. 모스크바의 한 시민은 CNN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트럼프가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 의지를 보인 것이다. 양국이 가까워질 수 없더라도 적어도 대화는 이뤄질 것 아니냐”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는 지난해 말 칭찬을 주고받아 화제가 됐다. 푸틴 대통령은 12월 17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를 향해 “아주 활달하고 재능 있는 사람”이라고 치켜세웠고, 트럼프는 즉각 성명을 내고 “자기 나라 안팎에서 매우 존경받는 분에게 그런 칭찬을 받는 것은 언제나 대단한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올해 3월 트럼프가 푸틴 대통령을 미국의 가장 강한 적으로 묘사한 온라인 광고를 내보낸 이후 둘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자국 프로그램 ‘국민과의 대화’에서 미 대선 지지 후보를 묻는 질문에 “누가 뽑힐지보다 워싱턴이 러시아를 동등한 관계로 인정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며 말을 아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정부와 기업 가계를 포함한 중국의 총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중국발(發) 금융위기’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2008년 8월 미국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태가 악화되면 채무자의 상환 능력 부실로 중국의 금융 시스템까지 붕괴되는 ‘민스키 모멘트(Minsky Moment)’가 초래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과도한 빚을 진 채무자들이 이를 상환하기 위해 건전한 자산까지 팔아 치워야 하는 상황을 일컫는 이론으로 민스키 모멘트에 진입한다는 것은 금융시장에서 자산 가치가 폭락하고 경기가 수축기에 들어선다는 뜻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3월 말 현재 중국의 총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37%로 163조 위안(약 2경9340조 원)이라고 보도했다. FT는 “중국의 부채 규모도 크지만 2007년 148%이던 것과 비교하면 부채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부채 비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230.9%)이나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국(169.2%)보다도 더 높다. FT는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부채 비율이 높아져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 정책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고 경제가 살아나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1분기(1∼3월) GDP 성장률은 6.7%로 2009년 1분기(6.2%)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세 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이런 가운데 1분기 신규 대출은 6조2000억 위안 증가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50%나 증가했다.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많이 풀었지만 기대했던 성장률은 오르지 않고 빚만 잔뜩 늘어나는 형국이다. FT는 “2008년 미국에 불어 닥친 금융위기나 1990년대부터 이어진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같은 장기 침체가 중국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이 대출받아 투자한 것이 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과잉 투자가 되고, 결국 부실 대출로 변해 금융권 전체의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헤지펀드계 대부(代父)인 조지 소로스는 “현재 중국 상황은 2008년 금융위기 때의 미국과 꼭 닮았다”며 “중국 은행 대출 대부분이 악성 채무가 되거나 수익을 못 내는 기업들을 연명시키는 데 쓰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국가 부채가 과도하게 높다는 점은 중국 정부와 학자들 사이에서도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부채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다른 해석도 나온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은 249%로 영국(245%)이나 미국(244%)에 근접했지만 일본(379%)과 유로존(257%) 선진국 평균(258%)보다는 낮았다. 중국은 국가 부채 대부분이 기업 부채로 정부 부채 비중은 낮은 편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기업 부채가 주로 투자를 위한 것이고 자본시장이 발달하지 않아 기업의 은행 차입금이 많은 점 때문에 부채 비율이 높다며 이를 부실의 근거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은 미군 무기로 북한을 쳐부술 수 있지만 북한과 맞닿은 한국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월등한 대북 억지력을 언급하면서 “북한을 쳐부술 수 있다”며 북한을 직접 겨냥한 것은 처음이다. 독일을 순방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미국 CBS 토크쇼 ‘오늘의 아침’의 공동 진행자 찰리 로즈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무기들을 활용해 북한을 분명히 파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공격에 따른 “인도주의적 대가를 제외하더라도 북한이 우리의 중요한 우방인 한국 바로 옆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월등한 군사력으로 북한을 제압할 수 있지만 바로 옆에 있는 한국의 피해가 우려돼 자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연이은 도발을 ‘중대한 도전(a massive challenge)’이라고 규정하고 “가장 우선적인 가치는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에 대해 미국인, 그리고 한국과 일본 같은 동맹국들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 “김정은 무책임한 인물 北도발은 중대한 도전” ▼오바마, 대북억지력 언급또 북한을 “변덕스러운(erratic) 나라”라고 했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해서는 “우리가 가까이 하기를 꺼릴 만큼 무책임(irresponsible)하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시험을 하는 등 올 초 핵실험 강행으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은 이후 도발 수위를 점점 높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반복적인 북한의 도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한 가지 대책은 미국이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오랜 시간을 들였다는 것”이라면서 “현재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북한 위협은 최소한 막을 수 있는 방어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문제에 대해 철저히 원론적이고 절제된 표현을 써온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처럼 북한을 강력하게 비난한 것은 이례적이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세 살배기 영국 조지 왕자는 22일(현지 시간) 밤 평소보다 15분 늦게 잠자리에 들도록 허락받았다.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런던 켄싱턴 궁에서 조지 왕자가 잠옷 차림으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내외를 맞았다고 23일 전했다. 푸른색 체크무늬 잠옷과 하얀색 가운, 우주선이 그려진 슬리퍼를 신은 조지 왕자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쪼그려 앉은 오바마 대통령과 악수하며 살짝 긴장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내 흔들목마를 타고 놀며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돌아갔다. 이 목마는 오바마 부부가 조지 왕자가 태어났을 때 선물로 준 것이다. 데일리메일은 “강아지 장난감을 갖고 놀며 기다리던 조지 왕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도착해 (자신의) 침실을 찾을 때까지 몇 분간은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며 “(생후 11개월인) 샬럿 공주는 자고 있었다”고 전했다. 조지 왕자가 입고 있던 앙증맞은 가운은 언론 보도 이후 온라인 쇼핑몰에서 몇 분 만에 동이 났다. 가격은 27파운드(약 4만4000원)다. 조지 왕자의 엄마인 캐서린 세손빈은 주로 20파운드 내외의 저렴한 영국산 옷을 사 입힌다. 조지 왕자는 1월 평범한 일반 유치원에 들어갔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남편인 필립 공은 22일 아내의 9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윈저 성을 찾은 오바마 부부의 운전사를 자처했다. 95세인 필립 공은 윈저 성 헬기장에 내린 손님을 레인지로버 차량에 태워 오찬 장소까지 운전했다. 조수석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뒷좌석에는 여왕과 미셸 여사가 나란히 탔다. 오바마 대통령은 “필립 공이 모는 차를 탄 것은 처음인데 승차감이 매우 부드러웠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인 미셸 오바마 여사(52)가 대학 진학 준비를 하는 딸들에게 “간판을 보고 선택하지는 말라”고 충고한다고 밝혔다. 미셸 여사는 미국 하이틴잡지 ‘세븐틴’의 5월호 표지 모델로 나와 두 딸 말리아(18)와 사샤(15) 또래의 학생 기자들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미셸은 “딸들이 ‘오! 난 이런 명문대(top schools)를 가야 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자기와 맞는 대학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에는 수천 개의 멋진 대학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셸은 프린스턴대 사회학과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왔다. 큰딸 말리아는 워싱턴 시의 명문 사립고인 시드웰 프렌즈 졸업반으로 공립대와 사립대 수십 곳이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말리아는 올 초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컬럼비아대 등 동부 명문대를 둘러봤다. 영화감독이 꿈인 말리아가 영화 쪽으로 유명한 뉴욕대(NYU)의 티시예술대(Tish School of Arts)를 택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대부분 미국 대학들은 3월 말에 합격자를 발표한 상태라 말리아는 합격 통보를 받은 학교 중에서 5월 말까지 한 곳을 선택해야 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컬럼비아대에서 학사학위를 받고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해 말리아는 부모가 나온 대학의 입학 혜택 가산점을 받는 ‘레거시(legacy)’로 하버드대나 프린스턴대, 컬럼비아대 등 아이비리그에 진학할 것이란 얘기가 나돌지만 최종적으로 어떤 학교를 선택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구글이 자사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스마트폰 제조사에 팔면서 구글 검색 엔진이나 구글맵과 같은 구글 앱을 미리 깔아놓는 것은 독점행위에 해당된다는 유럽연합(EU)의 판단이 나왔다. EU는 수개월 내 구글의 이런 반(反)독점법 위반에 대해 최대 74억 달러(약 8조3805억 원·2015년 기준)의 벌금을 매길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한 해 매출액의 10%를 벌금으로 내야 하는 것이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20일 “구글은 안드로이드 OS에 구글 검색 엔진인 ‘구글 서치’ 등을 미리 설치해 놓는 방법으로 검색 시장에서 독점적 위치를 강화하는 전략을 썼다”고 밝혔다. 이어 “구글의 이런 행동은 소비자의 앱 선택권을 제한하고 관련 업체 간의 공정한 경쟁을 막는 행위”라고 지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구글은 구글맵이나 플레이스토어 같은 인기 서비스를 스마트폰에 설치하기 원하는 제조사에 크롬 브라우저 같은 구글의 (비인기) 서비스도 강요했다고 EU는 전했다. EU 집행위원회는 △구글 검색 등 자사 서비스를 기본적으로 OS에 넣은 것과 △제조사들이 구글 경쟁사의 다른 OS를 깔지 못하게 한 것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에 구글 검색만을 설치하는 조건으로 특혜를 제공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애플을 제외한 대부분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제조사들은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OS로 쓰고 있다. 지난해 안드로이드가 적용돼 생산된 스마트폰은 전 세계 시장의 82%를 차지했다.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77%를 점유한다. 구글이 반독점법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이 나면 전년도 연간 매출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74억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가 소비자에게 유익하다는 것을 EU에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구글이 OS에 자사의 앱을 끼워 파는 행위에 대해 유럽 IT 업체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2014년부터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왔다. 뉴욕타임스는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에 대한 EU의 세부 결정은 수개월 내 나올 것”이라며 “구글에 심각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별도로 구글은 가격 비교 쇼핑물인 ‘구글 쇼핑’에 유리하도록 웹 검색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2004∼2009년 윈도 OS에 인터넷 익스플로러나 윈도미디어플레이어를 끼워 파는 불공정 행위로 EU에서 벌금 14억 유로(약 1조8019억 원)를 부과받은 적이 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17일(현지 시간) 브라질 하원을 통과했다. 2010년 여성으로는 처음 브라질 대통령에 당선돼 2014년 재선에 성공한 호세프 대통령의 정치 생명이 위협받게 됐다. 13년간 이어진 좌파 정권도 사망 선고 위기에 몰렸다. 브라질 하원은 이날 표결에 들어가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뉴욕타임스(NYT)는 전체 의원 513명 가운데 3분의 2(342명)가 넘는 367명이 탄핵에 찬성했고 137명은 반대, 나머지 9명은 기권했다고 전했다. 탄핵안은 상원으로 넘겨져 이르면 이달 말 탄핵 재판 여부를 가리는 투표가 실시된다. 상원의원 81명 가운데 과반(42명)이 찬성하면 대법원장을 재판장으로 하는 탄핵 재판이 시작된다. 이렇게 되면 호세프 대통령의 직무는 바로 정지되며,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호세프 대통령은 2014년 대선을 앞두고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를 막기 위해 국영 은행의 자금을 가져다 써 재정회계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뇌물 스캔들에 연루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비호하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다. 여기에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10%를 넘어서는 등 민생도 악화됐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17일 밤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를 포함해 도시 곳곳의 대형 스크린 앞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화면에서는 브라질 하원 표결 상황을 생중계하는 방송이 나왔고,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69)에 대한 탄핵안에 찬성표가 추가될 때마다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브라질 국기를 든 사람들이 만세를 외치고 춤을 췄다. 마치 축구 응원을 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한 배경에는 좌파 정권의 부패에 대한 실망감과 극심한 경제난이 있다. 브라질 검찰은 2014년 3월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브라스가 집권 노동자당(PT)에 뇌물을 건넨 정황을 잡고 수사에 착수했다.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노동자당을 만들어 대권을 거머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71)도 연루돼 큰 실망감을 안겼다. 경제의 끝없는 추락도 민심을 돌아서게 했다. 호세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2010년 브라질의 경제성장률은 7.5%로 그리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경기침체 속에 사회복지 비용이 늘어나 재정 상황이 나빠졌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10.7%로 2002년(12.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급기야 올 2월 룰라 전 대통령 때 시작해 호세프 대통령까지 10년 넘게 이어져 온 저소득층 생계비 지원 사업 ‘보사 파밀리아’, 빈곤층에게 식량을 무상 공급하는 ‘포미 제로’ 등의 예산을 축소한다고 발표하자 민심은 급격히 악화됐다. 뉴욕타임스(NYT)는 “(호세프 정권이) 정치 스캔들과 경제 침체, (좌파 정부의) 환상이 깨지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호세프 이후’도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권력 승계 1순위인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과 승계 2순위인 에두아르두 쿠냐 하원의장도 페트로브라스 스캔들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NYT는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된 후 일부는 폭죽을 터뜨리며 자축했지만 또 다른 한편에선 ‘오늘 투표의 승자는 없다’며 허탈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탄핵 정국이 숨 가쁘게 돌아가면서 넉 달도 채 남지 않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8월 5∼21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13일 “브라질 정치 상황이 올림픽에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호세프 대통령은 21일 그리스에서 열리는 성화 채화(採火) 행사에 불참하기로 했다. 브라질 좌파 정권마저 흔들리면서 1988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집권 이후 남미 곳곳에 들어섰던 좌파 정권들의 ‘핑크 타이드(pink tide·온건 좌파 물결)’는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페루, 브라질 등에서 좌파 정권이 우파에 정권을 내주거나 기세가 꺾이는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멕시코 외교장관을 지낸 호르헤 카스타녜다 뉴욕대 교수는 최근 NYT 기고문에서 “2012년까지 남미 국가들은 석유와 농산물 수출이 호황을 보인 덕에 복지투자를 늘렸지만 최근 경제가 나빠져 복지예산을 줄이는 과정에서 국민의 불만이 높아졌다”며 “좌파 정치권의 고질적인 부패도 국민을 실망시켰다”고 지적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17일(현지 시간) 브라질 하원을 통과했다. 2010년 브라질 첫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돼 2014년 재선에 성공한 호세프 대통령의 정치 생명이 위협받게 됐다. 10년 넘게 이어진 좌파 정권도 사망 선고 위기에 몰렸다. 브라질 하원은 40시간이 넘는 긴 토론 끝에 이날 표결에 들어가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뉴욕타임스(NYT)는 전체 의원 513명 가운데 3분의 2(342명)가 넘는 367명이 탄핵에 찬성했고, 137명은 반대, 나머지 9명은 기권했다고 전했다. 탄핵안은 상원으로 넘겨져 이르면 이달 말 탄핵 재판 여부를 가리는 투표가 실시된다. 상원 의원 81명 가운데 과반(42명)이 찬성하면 대법원장을 재판장으로 하는 탄핵 재판이 시작된다. 이렇게 되면 호세프 대통령의 직무는 바로 정지되며,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최종 판결은 재판 시작 후 6개월 이내에 내려진다. 호세프 대통령은 2014년 대선을 앞두고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를 막기 위해 국영은행의 자금을 가져다 써 재정회계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뇌물스캔들에 연루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비호하다가 거센 역풍을 맡았다. 여기에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10%를 넘어서는 등 민생도 악화됐다. 취임 초기 90%가 넘던 그의 지지율은 최근 8%까지 곤두박질쳤다.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되면 1992년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탄핵으로 물러나는 대통령이 된다. 2003년 취임한 룰라 전 대통령부터 13년간 이어진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F) 정권도 마침표를 찍게 된다.황인찬기자 hic@donga.com}

탈북자가 출연하는 방송이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는 남북한의 이질감 해소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3일 ‘망명자 TV: 리얼리티 쇼의 대유행에 불을 지핀 탈북자들’이란 제목으로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만갑)와 ‘잘 살아 보세’, TV조선의 ‘모란봉클럽’, 교육방송인 EBS의 ‘딱 좋은 친구들’ 등 탈북자 출연 프로그램들을 조명했다. 이 신문은 “탈북자 방송이 한국에서 하나의 새로운 유행이며 장르 또한 코미디 연애 모험 토크쇼 등으로 다양하다”고 전했다. 먼저 ‘이만갑’에 대해 “2012년부터 시작된 버라이어티 쇼로 15명 내외의 젊은 탈북 여성이 나와 북한의 요리, 날씨부터 군대, 수용소 생활까지 다양한 주제로 얘기를 나눈다”며 “이만갑의 성공이 다른 탈북자 프로그램의 탄생을 이끌었다”고 소개했다. ‘잘 살아 보세’에 대해서는 “남남북녀가 야생에서 펼치는 모험과 애정을 그렸다”며 “이들이 대화하고, 울고, 팔씨름하는 화면 배경에 말 풍선을 덧붙여 만화처럼 표현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탈북자 출연진의 인지도가 올라가는 것에 대해 “죽을 위험을 감수하고 감행한 탈북에 대한 보상이 때론 스타덤이 되기도 한다”고 보도했다. 이만갑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탈북자 주찬양 씨(25)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나는 얼굴이 예쁘거나 연예인이 될 만큼 끼가 많지 않지만 탈북자 프로가 여럿 선보이면서 남한 사람들이 북한 사람에 대해 더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인권단체 링크(LiNK)의 박석길 정책연구국장은 “남한 사람들이 오락 프로라는 부드러운 형식으로 북한 문제를 접하게 된 것은 (이만갑이) 처음”이라며 “방송들이 장래 남북한의 통일 여부와 상관없이 남북한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가디언은 탈북자 출연 방송이 자극적으로 변하는 것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전했다. 신문은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장용석 선임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지나치게 선정적인 내용을 담은 방송은 되레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