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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수십만 명의 유동 인구가 오가는 경인전철 인천 부평역 건널목에서 땅꺼짐(싱크홀)이 발생해 일대가 통제됐다. 14일 부산에서 이틀 연속 싱크홀이 나타난 데 이어 서울, 광주 등 전국 곳곳에서 싱크홀이 발생하면서 오인 신고도 이어지는 등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15일 오후 8시경 경인전철 1호선과 인천도시철도 1호선 환승역인 부평역 앞 건널목에서 가로 5m, 깊이 10cm 규모의 싱크홀이 생겼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직장인 유모 씨(54)는 “평소 수많은 지하철 이용객이 오가는 부평역 인근에서 싱크홀이 발생하다니 많이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부평역과 인근 건물을 연결하는 지하통로 건설 과정에서 흙이 얼었다가 녹으면서 도로가 일부 처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시 교통국 도로과 관계자는 “상하수 관로가 사고 현장 지하를 관통하지 않아 추가 붕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 원도심인 부평구 부개동에서는 지난해 9월 싱크홀이 발생했다. 그리고 10월에는 부평구 동수역 인근 도로에서 지름 3m, 깊이 1m 크기의 싱크홀이 생겨 25t 트럭의 오른쪽 뒷바퀴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잇단 싱크홀에 시민 불안이 커지자 관련 오인 신고도 늘었다. 16일 서울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인근에 싱크홀이 생겼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강남소방서는 “싱크홀이 아니라 임시로 포장해 놓은 도로인데 고르지 않아서 시민이 착각한 것”이라며 현장에 출동했다가 바로 철수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 근처에 싱크홀이 생겼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성북소방서는 “싱크홀이 아니라 공사 중에 생긴 흠”이라고 밝혔다.한편 11일 붕괴 사고가 난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에서 실종됐던 근로자 1명이 사고 발생 124시간여 만에 발견됐다.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사고 직후 실종됐던 포스코이앤씨 소속 근로자 천모 씨(53)가 숨을 거둔 채로 이날 오후 7시 36분경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잔해 더미 밖으로 천 씨를 옮기기 위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광명=이경진 기자 lkj@donga.com}

경기 용인시 자택에서 부모와 아내, 자녀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이모 씨(56)가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뒤 막대한 빚을 떠안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며 광주에서 부동산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다가 사업 실패로 인한 과다 채무, 민형사 소송이 제기되자 상황을 비관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특히 이 씨가 어린 10대 자녀까지 살해한 것과 관련해서는 범죄의 심각성을 고려해 국회에서 자녀 살해(비속살해)의 형량을 높이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분양 실패에 소송-수사 닥치자 가족 살해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2023년 광주 동구에 민간 임대주택을 건설하는 부동산 사업의 업무대행사 대표로 참여했다. 이 씨 측은 아파트 분양을 한다고 홍보하며 고객들과 분양 계약을 맺었지만 이후 사업 행정절차를 추진하지 않고, 아파트 부지도 구입하지 않았다. 광주 동구는 이 씨 측을 고발했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지난해 10월 이 씨에 대해 사기 혐의로 내사에 착수했고 지난달 이 씨의 광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범행 보름 전부터는 분양 피해자 60여 명이 이 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기 시작했다. 총 피해자 규모는 200여 명으로 추정된다. 이 씨 측이 피해자들에게 받은 분양 계약금이 인당 1000만∼3000만 원인 것으로 미뤄 볼 때 총 피해 금액은 수십억 원으로 추산된다. 경찰은 소송과 수사의 압박에 시달리던 이 씨가 떠먹는 요구르트에 수면제를 타서 가족들에게 먹인 뒤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씨는 수면제를 광주의 한 병원에서 여러 번에 걸쳐 처방받아 약국에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감안하면 경찰은 이 씨가 수개월 전부터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망자 사인이 “전형적인 목 졸림사”라고 구두 소견을 냈다. 경찰과 지인들에 따르면 평소 이 씨의 가정에 별다른 불화나 가정 폭력 신고 이력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는 “내가 죽으면 나머지 빚 부담이 가족들에게 갈 것 같다. 그래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 씨가 사채를 썼는지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이 씨에 대해 살인 및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자녀 살해도 부모 살해처럼 가중 처벌해야”아버지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이 씨의 10대 자녀도 살해당하자 일각에서는 자녀를 살해한 부모를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행 형법에선 자기 또는 배우자의 부모 등 직계존속을 살해하면(존속살해) 일반 살인죄보다 가중 처벌한다. 그러나 자녀(직계비속)를 살해하면 가중 처벌하지 않는다. 부모에 대한 범죄를 자녀에 대한 범죄보다 더 무겁게 보는 과거 유교 사상이 깔려 있는 것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비속살해는 총 49건이었다. 21대 국회에선 자녀 살해를 가중 처벌하는 형법 개정안이 5건 발의됐지만 모두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당시 법원행정처와 법무부는 “존속살해죄에 관한 위헌 논쟁이 재연될 수 있고, 직계혈족에 대한 범죄는 기본적으로 양형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개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자녀 살해를 가중해서 처벌하는 내용의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 “자식이 부모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건 폭력이고, 반대의 경우는 ‘가세가 기울었으니 부모가 가지고 간다’는 구시대적 가부장적 유교사상이 깔려 있는 것”이라며 “비속살해를 가중 처벌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의 경우 친권자나 직계존속이 15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살해하면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가중 처벌하고 있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용인=이경진 기자 lkj@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하루에 수십만 명의 유동 인구가 오가는 경인전철 인천 부평역 건널목에서 땅꺼짐(싱크홀) 이 발생해 일대가 통제됐다. 14일 부산에서 이틀 연속 싱크홀이 나타난 데 이어 서울, 광주 등 전국 곳곳에서 싱크홀이 발생하면서 오인 신고도 이어지는 등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인천시에 따르면 15일 오후 8시경 경인전철 1호선과 인천도시철도 1호선 환승역인 부평역 앞 건널목에서 가로 5m, 깊이 10cm 규모의 싱크홀이 생겼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직장인 유모 씨(54)는 “평소 수많은 지하철 이용객이 오가는 부평역 인근에서 싱크홀이 발생하다니 많이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부평역과 인근 건물을 연결하는 지하통로 건설 과정에서 흙이 얼었다가 녹으면서 도로가 일부 처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시 교통국 도로과 관계자는 “상하수 관로가 사고 현장 지하를 관통하지 않아 추가 붕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 원도심인 부평구 부개동에서는 지난해 10월에도 싱크홀이 발생했다. 당시 부평구 동수역 인근 도로에서 지름 3m, 깊이 1m 크기의 싱크홀이 생겨 25t 트럭 오른쪽 뒷바퀴가 빠지는 등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잇단 싱크홀에 시민 불안이 커지자 관련 오인 신고도 늘었다. 16일 서울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인근에 싱크홀이 생겼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강남소방서는 “싱크홀이 아니라 임시로 포장해 놓은 도로인데 고르지 않아서 시민이 착각한 것”이라며 현장에 출동했다가 바로 철수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 근처에 싱크홀이 생겼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성북소방서는 “싱크홀이 아니라 공사 중에 생긴 흠”이라고 밝혔다.한편 11일 붕괴 사고가 난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에서 실종됐던 근로자 1명이 사고 발생 124시간여 만에 발견됐다.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사고 직후 실종됐던 포스코이앤씨 소속 근로자 천모 씨(53)가 숨은 거둔 채로 이날 오후 7시 36분경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잔햇더미 밖으로 천 씨를 옮기기 위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광명=이경진 기자 lkj@donga.com}

경기 용인시 자택에서 부모와 아내, 자녀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이모 씨(56)가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뒤 막대한 빚을 떠안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며 광주에서 부동산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다가 사업 실패로 인한 과다 채무, 민형사 소송이 제기되자 상황을 비관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특히 이 씨가 어린 10대 자녀까지 살해한 것과 관련해서는 범죄의 심각성을 고려해 국회에서 자녀 살해(비속살해)의 형량을 높이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분양 실패에 소송-수사 닥치자 가족 살해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2023년 광주 동구에 민간 임대주택을 건설하는 부동산 사업의 업무대행사 대표로 참여했다. 이 씨 측은 아파트 분양을 한다고 홍보하며 고객들과 분양 계약을 맺었지만 이후 사업 행정절차를 추진하지 않고, 아파트 부지도 구입하지 않았다. 광주 동구는 이 씨 측을 고발했다.광주 동부경찰서는 지난해 10월 이 씨에 대해 사기 혐의로 내사에 착수했고 지난달 이 씨의 광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범행 보름 전부터는 분양 피해자 60여 명이 이 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기 시작했다. 총 피해자 규모는 200여 명으로 추정된다. 이 씨 측이 피해자들에게 받은 분양 계약금이 인당 1000만~3000만 원인 것으로 미뤄 볼 때 총 피해 금액은 수십억 원으로 추산된다.경찰은 소송과 수사의 압박에 시달리던 이 씨가 떠먹는 요구르트에 수면제를 타서 가족들에게 먹인 뒤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씨는 수면제를 광주의 한 병원에서 여러 번에 걸쳐 처방받아 약국에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감안하면 경찰은 이 씨가 수개월 전부터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망자 사인이 “전형적인 목 졸림사”라고 구두 소견을 냈다. 경찰과 지인들에 따르면 평소 이 씨의 가정에 별다른 불화나 가정 폭력 신고 이력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이 씨는 “내가 죽으면 나머지 빚 부담이 가족들에게 갈 것 같다. 그래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 씨가 사채를 썼는지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이 씨에 대해 살인 및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자녀 살해도 부모 살해처럼 가중 처벌해야”아버지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이 씨의 10대 자녀도 살해당하자 일각에서는 자녀를 살해한 부모를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행 형법에선 자기 또는 배우자의 부모 등 직계존속을 살해하면(존속살해) 일반 살인죄보다 가중 처벌한다. 그러나 자녀(직계비속)를 살해하면 가중 처벌하지 않는다. 부모에 대한 범죄를 자녀에 대한 범죄보다 더 무겁게 보는 과거 유교 사상이 깔려 있는 것이다.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비속살해는 총 49건이었다. 21대 국회에선 자녀 살해를 가중 처벌하는 형법 개정안이 5건 발의됐지만 모두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당시 법원행정처와 법무부는 “존속살해죄에 관한 위헌 논쟁이 재연될 수 있고, 직계혈족에 대한 범죄는 기본적으로 양형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개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냈다.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자녀 살해를 가중해서 처벌하는 내용의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 “자식이 부모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건 폭력이고, 반대의 경우는 ‘가세가 기울었으니 부모가 가지고 간다’는 구시대적 가부장적 유교사상이 깔려 있는 것”이라며 “비속살해를 가중 처벌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의 경우 친권자나 직계존속이 15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살해하면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가중 처벌하고 있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용인=이경진 기자 lkj@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5명을 살해한 50대 가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범인이 사업 실패를 비관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5일 용인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용인시 수지구의 한 아파트에서 80대 노인 2명, 50대 여성 1명, 20대 여성 1명, 10대 여성 1명 등 일가족으로 추정되는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 주변에는 수면제가 있었고 시신의 목 부위에는 졸린 흔적이 있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50대 남성 이모 씨가 부모와 아내, 자녀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붙잡아 입건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 55분경 이 씨는 누나한테 “가족이 집단 자살했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 씨의 누나는 “동생 상태가 이상하다”며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현장에선 이 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도 발견됐다. 메모에는 “내가 범행을 저질렀다. 나도 죽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흉기나 둔기에 의한 공격 흔적은 없었으며, (가족들에게) 수면제를 타 먹여 잠들게 한 후 차례로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범행 직후 자동차로 4시간 거리인 광주 동구 금남로의 한 빌라로 도주했다. 이곳은 이 씨의 또 다른 거주지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과 기지국 위치 추적 등을 통해 이 씨의 동선을 확보한 뒤 광주동부경찰서에 공조를 요청해 이날 오전 11시 10분경 빌라에서 그를 붙잡았다. 검거 당시 이 씨는 수면제를 많이 먹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해 진술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는 경찰 조사를 받을 수 없는 건강 상태로, 광주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주말 부부’로 혼자 지방에 머물며 일을 해온 이 씨가 사업 실패를 비관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범행 장소인 용인 아파트는 관리비 연체나 체납 기록은 없었다. 아파트 주민은 “거기 거주하는 할머니는 경로당 회원이었는데 평소 얌전하고, 며느리 칭찬과 아들 칭찬 많이 하던 분이었는데 안타깝고 무섭다”라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숨진) 80대 남편이 자식들 생활비를 낼 정도로 (경제적으로) 여유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씨의 건강 상태가 회복되면 긴급 체포한 뒤 용인서부서로 압송해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인과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용인=이경진 기자 lkj@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5명을 살해한 50대 가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범인이 사업 실패를 비관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15일 용인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용인시 수지구의 한 아파트에서 80대 노인 2명, 50대 여성 1명, 20대 여성 1명, 10대 여성 1명 등 총 일가족으로 추정되는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 주변에는 수면제가 있었고 시신의 목 부위에는 졸린 흔적이 있었다.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50대 남성 이모 씨가 부모와 아내, 자녀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붙잡아 입건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 55분경 이 씨는 누나한테 “가족이 집단 자살했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 씨의 누나는 “동생 상태가 이상하다”며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사건 현장에선 이 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도 발견됐다. 메모에는 “내가 범행을 저질렀다. 나도 죽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흉기나 둔기에 의한 공격 흔적은 없었으며, (가족들에게) 수면제를 타 먹여 잠들게 한 후 차례로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국립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한다는 방침이다.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범행 직후 자동차로 4시간 거리인 광주 동구 금남로의 한 빌라로 도주했다. 이곳은 이 씨의 또 다른 거주지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과 기지국 위치 추적 등을 통해 이 씨의 동선을 확보한 뒤 광주동부경찰서에 공조를 요청해 이날 오전 11시10분경 빌라에서 그를 붙잡았다.검거 당시 이 씨는 수면제를 많이 먹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해 진술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는 경찰 조사를 받을 수 없는 건강 상태로, 광주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주말 부부’로 혼자 지방에 머물며 일을 해온 이 씨가 사업 실패를 비관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범행을 저지른 용인 아파트는 관리비 연체나 체납 기록은 없었다.아파트 주민은 “거기 거주하는 할머니는 경로당 회원이었는데 평소 얌전하고, 며느리 칭찬과 아들 칭찬 많이 하던 분이었는데 안타깝고 무섭다”라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숨진) 80대 남편이 자식들 생활비를 낼 정도로 (경제적으로) 여유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씨의 건강 상태가 회복되면 긴급체포한 뒤 용인서부서로 압송해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인과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용인=이경진 기자 lkj@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이 무너진 지 나흘째인 14일에도 실종된 50대 근로자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 현장은 비바람과 지반 불안정으로 소방 당국이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고 발생 이후 72시간이 지나면서 이른바 ‘골든타임’을 넘기고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임광식 광명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14일 오전 11시 10분경 브리핑에서 “소형 굴착기를 활용해 진입로를 확보하고 붕괴 등 위험 요인을 제거하면서 현장 상황 판단을 거쳐 구조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반 침하가 주기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일부 컨테이너가 경사면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등 위험 요소가 많아 구조대원들은 사고 지점 내부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12일부터 내린 비로 현장 지반이 약해지자 소방 당국은 14일 오전 3시 37분 전체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가 오전 6시 반경부터 수색을 재개했다. 임 과장은 “기상 변화와 사고 현장에 있는 각종 자재들, 지반 침하와 균열 등 복합적 위험 요인이 있다”며 “주변 요인을 하나씩 제거하다 보니 시간이 지연되고 구조대원 진입 장소 확보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11일 오후 3시 13분경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 지하터널에서 발생했다. 터널 상부 도로가 함께 무너지면서 50대 근로자가 실종됐고, 하청업체 소속 굴착기 기사 김모 씨(28)가 고립됐다. 김 씨는 사고 발생 13시간 만인 12일 오전 4시 27분경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실종된 50대 근로자는 사고 당시 다른 근로자 15명과 함께 상판 위에서 안전진단 작업을 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종자의 휴대전화 위치도 확인되지 않아 정확한 매몰 지점조차 특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붕괴 72시간이 지나는 등 수색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실종자가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지금 실종자가 있는 곳이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는지, 실종자가 수분과 식량을 먹을 수 있는지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실종자가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생존율이 높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22년 11월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에서 매몰됐던 광부 박정하 씨 등 2명은 지하수를 마시면서 연명한 끝에 매몰된 지 221시간 만에 생환하기도 했다. 소방 관계자는 “실종자를 찾아내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수색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광명=이경진 기자 lkj@donga.com}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재판에서 원심과 마찬가지로 벌금 300만 원을 구형했다. 수원고법 형사3부(재판장 김종기)는 14일 오후 2시 김 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재판을 진행한 뒤 이날 변론을 종결했다. 검찰은 “본 사건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이 대표가 당선될 수 있도록 유력 정치인들에게 식사 대금을 사적으로 결제한 것으로, 피고인의 지시나 승인 없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유력 정치인들을 돈으로 매수한 죄질이 아주 나쁜 범행임에도 지금까지 결백을 밝힐 만한 증거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반성도 없이 오히려 (피고인의 수행비서였던) 배모 씨에게 책임을 전가하고만 있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 씨는 최후진술에서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는 너무 놀라고 화가 많이 났으나,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점도 제 불찰이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이어 “저와 남편은 돈 안 쓰는 깨끗한 선거를 한다는 자부심이 있었다”며 “다시 선거철이 와서 선거 현장에 투입됐는데 지난 1년간 많은 것을 배운 만큼 공직자 배우자로서 국민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잘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경기도지사였던 이 전 대표가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이후인 2021년 8월 2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 배우자 3명, 자신의 운전기사와 수행원 등 모두 6명에게 경기도 법인카드로 10만4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지난해 2월 14일 불구속 기소됐다. 1심인 수원지법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14일 김 씨의 혐의에 대해 전부 유죄로 판단하며 김 씨에게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다. 김 씨의 항소심 선고는 5월 12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이 무너진 지 나흘째인 14일에도 실종된 50대 근로자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 현장은 비바람과 지반 불안정으로 소방 당국이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고 발생 이후 72시간이 지나면서 이른바 ‘골든타임’을 넘기고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임광식 광명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14일 오전 11시 10분경 브리핑에서 “소형 굴착기를 활용해 진입로를 확보하고 붕괴 등 위험 요인을 제거하면서 현장 상황 판단을 거쳐 구조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반 침하가 주기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일부 컨테이너가 경사면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등 위험 요소가 많아 구조대원들은 사고 지점 내부로 직접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13일부터 내린 비로 현장 지반이 약해지자 소방 당국은 14일 오전 3시 37분 전체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가 오전 6시 반경부터 수색을 재개했다. 임 과장은 “기상 변화와 사고 현장에 있는 각종 자재들, 지반 침하와 균열 등 복합적 위험 요인이 있다”며 “주변 요인을 하나씩 제거하다 보니 시간이 지연되고 구조대원 진입 장소 확보가 어렵다”고 말했다.이번 사고는 11일 오후 3시 13분경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 지하터널에서 발생했다. 터널 상부 도로가 함께 무너지면서 50대 근로자가 실종됐고, 하청업체 소속 굴착기 기사 김모 씨(28)가 고립됐다. 김 씨는 사고 발생 13시간 만인 12일 오전 4시 27분경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실종된 50대 근로자는 사고 당시 다른 근로자 15명과 함께 상판 위에서 안전진단 작업을 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종자의 휴대전화 위치도 확인되지 않아 정확한 매몰 지점조차 특정하지 못한 상황이다.붕괴 72시간이 지나는 등 수색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실종자가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지금 실종자가 있는 곳이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는지, 실종자가 수분과 식량을 먹을 수 있는지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실종자가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생존율이 높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2022년 11월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에서 매몰됐던 광부 박정하 씨 등 2명도 지하수를 마시면서 연명한 끝에 매몰된 지 221시간 만에 생환하기도 했다. 소방 관계자는 “실종자를 찾아내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수색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이곳저곳에서 땅이 꺼지니, 무서워서 어디 살겠습니까.”11일 발생한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 현장과 200m 거리에 있는 아파트 단지에 사는 김모 씨(46)는 호소했다. 광명시는 사고 당일 공사장 인근 주민 2300여 명에게 대피명령을 내렸다가 12일 0시 10분 해제했고, 김 씨도 귀가했지만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비가 퍼붓는 걸 보니 일대에서 또 (땅이) 무너질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전국 곳곳에서 땅꺼짐(싱크홀) 사고가 잇따르고 인명 피해로 이어지자 시민들 사이에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사고 현장 근처 학교들은 휴업을 결정했고 대피했다가 집에 돌아온 주변 주민들은 추가 안전 사고를 우려했다. 13일에는 부산과 서울에서도 각각 싱크홀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5시 40분경 부산 사상구 학장동 도시철도 공사 현장에서 가로 5m, 세로 3m, 깊이 4.5m의 대형 싱크홀이 생겼다. 사상구가 오전 5시경 싱크홀 우려가 크다는 경찰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서 안전 조치를 하던 중에 결국 땅이 무너졌다. 같은 날 서울 마포구 아현동 애오개역 2번 출구 근처에도 지름 40cm, 깊이 1.3m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두 곳 모두 인명 피해는 없었다.지난달 24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 이달 11일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 13일 부산과 서울 등 계속된 싱크홀 발생으로 시민들은 “불안을 넘어 공포감까지 느낀다”고 했다. 기상예보 등을 통해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한 자연재해와 달리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싱크홀은 대비조차 어려워 ‘땅꺼짐 포비아(공포증)’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땅꺼짐은 마치 지진처럼 전조 증상을 파악하기도 쉽지 않아 두려움이 더욱 확산되기 쉽다”고 말했다. 신안산선 붕괴 현장 근처의 한 초등학교는 추가 붕괴 및 안전사고를 우려해 14, 15일 이틀간 휴교를 결정했다. 강동구에 사는 직장인 최모 씨(30)는 명일동 사고 현장 주변 도로를 아예 이용하지 않고 있다. 그는 “사람까지 죽었고 계속 비슷한 사고가 나는 것을 보곤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며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가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싱크홀이 생긴 지역은 공통적으로 주변에 지하 공사 현장이나 지하철역이 있었다. 명일동은 서울 도시철도 9호선 4단계 공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지하구간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사상구 학장동 일대도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날 싱크홀이 발생한 지점에서 불과 수백 m 떨어진 곳에서 지난해 9월에도 대형 싱크홀이 생겨 트럭 2대가 땅속 8m 아래로 추락하는 등 8건의 사고가 있었다. 신안산선 공사 현장의 경우 7년 전 실시된 환경영향평가에서도 지반 침하 우려가 제기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마포구 싱크홀은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 2번 출구 인근 도로에서 발생했다.신안산선 사고 현장에 매몰됐던 굴착기 기사 김모 씨(28)는 사고 13시간 만인 12일 오전 4시 27분 구조됐다. 함께 매몰된 다른 50대 근로자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광명=이경진 기자 lkj@donga.com}

“몸의 절반이 흙에 파묻히고 추가 붕괴 위험까지 있는 상황에서 잘 버텨주셨습니다.”11일 발생한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 붕괴 사고로 매몰됐던 굴착기 기사 김모 씨(28)가 12일 오전 4시 27분경 구조됐다. 지하 30m 지점에 고립된 지 13시간 만이다. 김 씨를 구조한 조병주 경기도 특수대응단 소방위(45)는 동아일보에 “내 가족이 땅이 묻혔다는 절박함으로 목숨 걸고 김 씨를 구하려 했다”고 말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 13분경 지반이 붕괴된 뒤 오후 5시 16분경 김 씨가 “살려 달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주변 소음과 광범위한 붕괴 면적 탓에 소방대원들은 김 씨의 위치를 특정하기 어려웠다. 흙 등 토사물도 계속 쏟아지며 안전을 위협했다.소방대원들은 김 씨의 소리와 행방에 집중했고 고립된 위치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김 씨는 발견 초기 구조대와 전화 통화가 가능할 정도로 의식이 명확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지친 탓에 몸 상태가 급속히 악화됐다.조 소방위는 오후 9시 53분경 몸에 크레인 로프를 매달고 김 씨가 매몰된 땅속으로 내려갔다. 매몰 지점 곳곳에는 철근과 H빔 구조물이 얽혀 있었고 토사물 탓에 추가 붕괴 우려도 컸다. 크레인으로 200kg이 넘는 상판 5, 6개를 하나씩 들어 올리는 동시에 삽과 호미로 조심스럽게 흙을 파내며 김 씨를 향해 접근했다.이내 소방대원들의 눈에 구조물 틈새로 김 씨가 쓴 하얀색 헬멧이 보였다. 대원들이 발견했을 당시 김 씨는 쪼그린 자세로 하체가 흙더미에 파묻혀 있었다. 김 씨의 복부 등을 짓누른 철골 구조물을 갑자기 들어 올리면 쇼크가 올 위험이 있어 천천히 구조물을 제거했다. 조 소방위는 “당시 김 씨가 탈수 증상을 보였지만 의식은 있었다”며 “의식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해 ‘몇 살이냐, 어디 사느냐, 여자친구가 있느냐’ 등의 일상적인 대화를 계속했다”고 말했다.구조대는 12일 오전 1시 26분경 고립된 김 씨에게 수액을 넣고 담요를 덮어 줬으며, 초콜릿 우유를 챙겨 주면서 체온 저하와 저혈당을 막았다. 대원들은 김 씨 하반신에 있던 토사와 철골구조물을 마지막으로 제거한 뒤 오전 4시 27분경 크레인을 타고 구조했다. 김 씨는 다발성 압박손상과 쇄골 골절, 탈수 증상 등으로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경기소방재난본부는 추가 붕괴 우려로 잠시 중단했던 포스코이앤씨 소속 50대 근로자 수색 작업도 13일 오후 2시 10분 재개했다. 소방 관계자는 “구조 작업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광명=이경진 기자 lkj@donga.com}

“땅이 왜 꺼졌는지, 주민들이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그 어떤 설명도 해주지 않아요.”13일 대형 싱크홀(땅꺼짐)이 발생한 부산 사상구 학장동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김종천 씨(65)는 “비슷한 지점에서 싱크홀 발생이 반복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하소연했다. 전국에서 땅꺼짐 사고가 이어지면서 시민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반이 약해질 수 있는 대형 공사 현장은 더욱 철저한 조사와 보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땅 꺼질까 봐 일부러 과속, 집 떠나 있어야 하나”부산사상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40분경 사상구 학장동 횡단보도에 가로 5m, 세로 3m, 깊이 5m가량의 싱크홀이 생겼다. 시민들은 이 횡단보도 주변에서 비슷한 사고가 되풀이됐다며 대책을 요구했다. 김 씨는 “혹시 운전 중 땅이 꺼질까 봐 일부러 과속해서 횡단보도를 빠져나가는 운전자들도 있다”며 “행정기관은 사고 뒤 땅에 흙만 채우고 다른 안전 조치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도로 지하에 묻힌 하수박스로 이어지는 지름 10cm 크기의 통신관 연결 부위가 손상됐고, 이곳으로 오랫동안 빗물과 흙이 함께 유입되면서 지하에 빈 공간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애오개역 인근에서도 싱크홀이 발생했다. 지름 약 40cm, 깊이 1.3m 규모로,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싱크홀 바로 아래 지점을 파내자 지름 60cm가량의 하수관이 균열이 간 상태로 드러났다. 이 균열과 누수가 싱크홀 원인인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11일 발생한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 현장 인근 주민들의 불안도 커졌다. 광명시에 사는 신모 씨(52)는 “아파트가 안전하다고 하니 믿고 들어오긴 했지만 아직까지 너무 무섭다”며 “우선 휴가를 며칠 내서 다른 곳에 가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주변에 지하공사… 공동(空洞) 커지며 붕괴 가능성최근 싱크홀 사고 지점은 모두 주변에 지하 공사 현장이나 지하철역이 있었다. 명일동은 서울 도시철도 9호선 및 서울세종고속도로 지하구간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사상구는 부산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 현장 근처였다. 마포구 싱크홀은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 2번 출구 인근 도로에서 발생했다.전문가들에 따르면 땅을 수십 m 파고 들어가는 대규모 굴착공사 과정에서 땅속 구조가 바뀌고 주변 토사가 조금씩 무너져 내리면서 지하에 비어 있는 공간, 즉 공동(空洞)이 만들어진다. 이 공동이 점점 커지면 결국 지상까지 붕괴돼 싱크홀이 생길 수 있다. 김규용 충남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모래나 자갈로 이뤄진 연약 지반일 경우 그 아래 작은 공동이 생기면 지반 침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연약 지반은 굴착공사에 매우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대규모 굴착공사 인근 싱크홀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정밀한 지반 조사와 철저한 보강이 이뤄져야 한다. 조원철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근처에 주택을 많이 지었거나 공사를 진행한 적이 있던 곳은 지반이 약해졌을 수 있어 조사를 더 촘촘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한편 서울시는 대규모 지하 굴착공사장과 주변에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를 진행하는 등 특별 대책에 나선다고 13일 밝혔다. 시는 우선 △지하철 9호선 4단계 건설공사 1∼3공구 4.1km △동북선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 건설공사 1∼4공구 13.4km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공사 1.0km 구간 등을 탐사하기로 했다. 이후 지난해 말 8개 자치구에서 선정한 50개 우선 점검지역 45km 구간에 GPR 탐사도 이달 말까지 진행하고 분석까지 마칠 계획이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광명=이경진 기자 lkj@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송진호 기자jino@donga.com}

경기 의정부시 용현산업단지는 2000년 7월 34만5546㎡(약 10만4500평) 규모로 조성돼 제조업 관련 기업 128곳이 들어섰다. 하지만 산업단지 면적의 84%가 ‘정문부 장군 묘’ 보호구역에 포함돼 건축에 제한이 많았고, 시설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경쟁력은 떨어졌다. 금속장비를 만드는 이모 씨(47)는 “각종 규제로 인해 개발 타이밍을 놓쳐 공장과 사람이 떠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의정부시 기업 유치팀은 현장에 수십 차례 방문하고 경기도와 국가유산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지난해 7월 ‘경기도 문화재보호조례’를 개정했다. 건축물 고도 제한이 58m로 높아지고 건축 규제 없이 개발할 수 있는 면적이 넓어지는 등 규제가 풀리자 기업 투자 유치가 이어졌다. 인마크자산운용은 용현산단에 2026년까지 3525억 원을 투입해 정보기술(IT) 산업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를 조성하기로 했고, 바이오 재생의료 전문 벤처기업인 ㈜시지바이오도 1000억 원 이상 투자를 하기로 했다. 문경민 의정부시 기업 유치팀장은 “용현산단은 미래형 첨단 산단으로 변모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유치 전략회의만 17차례 진행 의정부시가 민선 8기 출범 직후 만든 ‘기업 유치팀’과 ‘미래산업팀’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일자리가 많은 도시’를 목표로 최근 3년간 수차례 조직을 개편했다. 김 시장은 “기업 유치가 곧 지역의 생존이며 도시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시는 찾아가는 기업 유치 설명회와 전문가와 관련 부서 공무원으로 구성된 ‘기업 유치 워킹그룹’ 등을 꾸려 기업 유치를 추진 중이다. 눈에 띄는 정책은 ‘기업 유치 전략회의’다. 현재까지 △기업 유치 규제 해소 추진 방안 논의 △용현산단 고도화 사업 추진 사업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 공모 등 17차례 회의를 진행해 바이오 혁신기업인 ㈜바이오간솔루션 등 5곳의 기업을 유치했다. 이를 통해 5500억 원의 투자를 이끌어 냈다. ㈜시지바이오 관계자는 “의정부시는 공장 신증설 과정에서 사업 부지 확보, 공장 등록 등 관련 인허가 과정에서 절차를 간소화하고 신속히 지원해 줘 투자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는 지난해 11월 의정부문화역 이음에서 기업 유치 설명회를 열어 첨단·바이오 기업과 투자자 등 100여 명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평소 출입이 어려운 호원동 반환 미군기지인 캠프 잭슨 부지에 기업 관계자들을 초청해 입지 환경과 투자 가능성을 설명했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현재 4개사에서 입주의향서를 받고 개발사업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반환 공여지에 경제자유구역 추진 의정부시는 미군 반환 공여지를 활용한 경제자유구역 지정도 추진 중이다. 가능동과 녹양동에 걸쳐 있는 캠프 레드클라우드는 미디어콘텐츠와 인공지능(AI) 중심의 비즈니스 허브로 만들고 금오동에 있는 캠프 카일은 을지대병원과 가톨릭대 성모병원 등을 연계하는 등 융복합 바이오메디컬 단지로 조성하는 안이 담겼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해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중첩 규제를 풀고 지역 산업 기반을 조성해 자족도시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시는 내년까지 100억 원을 들여 미래산업 육성 펀드를 조성한다.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위해서다. 창업 7년 내 기업과 첨단산업 분야 기업이 대상이다. 기술 실증과 투자자 연계, 성장관리 등 전 과정 원스톱으로 도움을 주고 (사)한국엔젤투자협회와 협업해 스타트업을 키울 예정이다. 김 시장은 “기업이 원하는 실질적인 지원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이경진 기자 lkj@donga.com}

“땅이 왜 꺼졌는지, 주민들이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그 어떤 설명도 해주지 않아요.”13일 대형 싱크홀(땅꺼짐)이 발생한 부산 사상구 학장동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김종천 씨(65)는 “비슷한 지점에서 싱크홀 발생이 반복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하소연했다. 전국에서 땅꺼짐 사고가 이어지면서 시민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반이 약해질 수 있는 대형 공사 현장은 더욱 철저한 조사와 보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땅 꺼질까봐 일부러 과속, 집 떠나 있어야하나”부산사상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40분경 사상구 학장동 횡단보도에 가로 5m, 세로 3m, 깊이 4m 가량 싱크홀이 생겼다. 시민들은 이 횡단보도 주변에서 비슷한 사고가 되풀이됐다며 대책을 요구했다. 김 씨는 “혹시 운전 중 땅이 꺼질까봐 일부러 과속해서 횡단보도를 빠져나가는 운전자들도 있다”며 “행정기관은 사고 뒤 땅에 흙만 채우고 다른 안전조치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도로 지하에 묻힌 하수박스로 이어지는 지름 10㎝ 크기의 통신관 연결 부위가 손상됐고, 이곳으로 오랫동안 빗물과 흙이 함께 유입되면서 지하에 빈 공간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애오개역 인근에서도 싱크홀이 발생했다. 지름 약 40cm, 깊이 1.3m 규모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싱크홀 바로 아래 지점을 파내자 지름 60cm 가량의 하수관이 균열이 간 상태로 드러났다. 이 균열과 누수가 싱크홀 원인인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11일 발생한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 현장 인근 주민들의 불안도 커졌다. 광명시에 사는 신모 씨(52)는 “아파트가 안전하다고 하니 믿고 들어오긴 했지만 아직까지 너무 무섭다”며 “우선 휴가를 며칠 내서 다른 곳에 가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주변에 지하공사… 공동(空洞) 커지며 붕괴 가능성최근 싱크홀 사고 지점은 모두 주변에 지하 공사 현장이나 지하철역이 있었다. 명일동은 서울 도시철도 9호선 및 서울세종고속도로 지하구간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사상구는 부산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 현장 근처였다. 마포구 싱크홀은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 2번 출구 인근 도로에서 발생했다.전문가들에 따르면 땅을 수십미터 파고 들어가는 대규모 굴착공사 과정에서 땅 속 구조가 바뀌고 주변 토사가 조금씩 무너져 내리면서 지하에 비어 있는 공간, 즉 공동(空洞)이 만들어진다. 이 공동이 점점 커지면 결국 지상까지 붕괴돼 싱크홀이 생길 수 있다. 김규용 충남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모래나 자갈로 이뤄진 연약 지반일 경우 그 아래 작은 공동이 생기면 지반 침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연약 지반은 굴착공사에 매우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대규모 굴착공사 인근 싱크홀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정밀한 지반조사와 철저한 보강이 이뤄져야 한다. 조원철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근처에 주택을 많이 지었거나 공사를 진행한 적이 있던 곳은 지반이 약해졌을 수 있어 조사를 더 촘촘히 해야한다”고 설명했다.한편 서울시는 대규모 지하 굴착공사장과 주변에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를 진행하는 등 특별대책에 나선다고 13일 밝혔다. 시는 우선 △지하철 9호선 4단계 건설공사 1∼3공구 4.1km △동북선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 건설공사 1∼4공구 13.4km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공사 1.0km 구간 등을 탐사하기로 했다. 이후 지난해 말 8개 자치구에서 선정한 50개 우선 점검지역 45km 구간에 GPR 탐사도 이달 말까지 진행하고 분석까지 마칠 계획이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광명=이경진 기자 lkj@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송진호 기자jino@donga.com}

“몸의 절반이 흙에 파묻히고 추가 붕괴 위험까지 있는 상황에서 잘 버텨주셨습니다.”11일 발생한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 붕괴사고로 매몰됐던 굴착기 기사 김모 씨(28)가 12일 오전 4시 27분경 구조됐다. 지하 30m 지점에 고립된지 13시간 만이다. 김 씨를 구조한 조병주 경기도 특수대응단 소방위(45)는 동아일보에 “내 가족이 땅이 묻혔다는 절박함으로 목숨 걸고 김 씨를 구하려 했다”고 말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 13분경 지반이 붕괴된 뒤 오후 5시 16분경 김 씨가 “살려달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주변 소음과 광범위한 붕괴 면적 탓에 소방대원들은 김 씨의 위치를 특정하기 어려웠다. 흙 등 토사물도 계속 쏟아지며 안전을 위협했다.소방대원들은 김 씨의 소리와 행방에 집중했고 고립된 위치를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김 씨는 발견 초기 구조대와 전화 통화가 가능할 정도로 의식이 명확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지친 탓에 몸 상태가 급속히 악화됐다.조 소방위는 오후 9시 53분경 몸에 크레인 로프를 매달고 김 씨가 매몰된 땅속으로 내려갔다. 매몰 지점 곳곳에는 철근과 H빔 구조물이 얽혀 있었고 토사물 탓에 추가 붕괴 우려도 컸다. 크레인으로 200㎏가 넘는 상판 5, 6개를 하나씩 들어 올리는 동시에 삽과 호미로 조심스럽게 전선을 자르며 김 씨를 향해 접근했다. 이내 소방대원들의 눈에 구조물 틈새로 김 씨가 쓴 하얀색 헬멧이 보였다. 대원들이 발견했을 당시 김 씨는 쪼그린 자세로 하체가 흙더미에 파묻혀 있었다. 김 씨의 복부 등을 짓누른 철골 구조물을 갑자기 들어올리면 쇼크가 올 위험이 있어 천천히 구조물을 제거했다. 조 소방위는 “당시 김 씨가 탈수 증상을 보였지만 의식은 있었다”며 “의식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해 ‘몇살이냐, 어디 사느냐, 여자친구가 있느냐’ 등의 일상적인 대화를 계속했다”고 말했다. 구조대는 12일 오전 1시 26분경 고립된 김 씨에게 수액을 넣고 담요를 덮어줬으며, 초콜릿 우유를 챙겨주면서 체온 저하와 저혈당을 막았다. 대원들은 김 씨 하반신에 있던 토사와 철골구조물을 마지막으로 제거한 뒤 오전 4시 27분경 크레인을 타고 구조했다. 김 씨는 다발성 압박손상과 쇄골 골절, 탈수 증상 등으로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경기소방재난본부는 추가 붕괴 우려로 잠시 중단했던 포스코이앤씨 소속 50대 근로자 수색 작업도 13일 오후 2시 10분 재개했다. 소방관계자는 “구조 작업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광명=이경진 기자 lkj@donga.com}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장 붕괴 사고로 구조물 잔해에 고립됐던 20대 근로자가 13시간여 만에 구조됐다. 50대 근로자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소방 당국은 12일 오전 4시 27분경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에서 고립됐던 굴착기 기사 김모 씨(28)가 구조됐다고 밝혔다. 김 씨는 전날 무너진 터널 지하 30여m 지점에 고립돼 있다가 밤샘 구조 작업을 통해 이날 오전 4시 27분경 무사히 빠져나왔다.김 씨는 무너진 잔해 사이 빈공간에 끼어있는 상태였다. 대화가 가능해서 소방은 구조 작업 중에도 그와 통화를 했고, 구조 과정에서도 “목이 아프냐” 등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하지만 장시간 잔해 안에 웅크리고 갇혀 있었기 때문에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거칠 예정이다.경기 광명경찰서와 광명소방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13분쯤 광명시 일직동 양지사거리 인근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 지하 30m 터널 공사 구간이 무너졌다. 상부 6차선 도로도 엿가락처럼 휘어 내려앉았다. 신안산선은 서울 여의도와 경기 안산·시흥을 잇는 복선전철로, 2019년 9월 착공했고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이 사고로 굴착기 기사 김 씨가 지하에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붕괴된 구간은 지하 약 30m 깊이의 터널로, 소방당국은 김 씨와 휴대전화로 연락하며 구조 작업을 했다. 소리를 지르면 들릴 정도 거리까지 접근했지만 무너진 깊이가 깊고 공사 구조물이 쌓여 있어 한동안 구조 작업이 쉽지 않았다.50대 근로자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소방당국이 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을 통해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사고 당시 도로에서는 시공사가 국토교통부와 함께 사고 현장 구조물이 파손된 경위를 조사하며 안전진단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근로자 18명이 있었는데 16명은 대피하거나 구조됐다.붕괴의 징조는 사고 당일 새벽부터 시작됐다. 이날 0시 30분경, 지하터널 내부 기둥 여러 곳에 균열이 발생했다는 공사 관계자의 신고가 광명시에 접수됐다. 시는 경찰에 협조를 요청해 공사 구간 인근인 양지사거리에서 안양 호현삼거리까지 약 1km 도로를 통제했다.사고 당일 인근 식당에서 만난 이경숙 씨(56)는 “설거지 중 ‘빡’ 소리와 함께 정전이 됐고, 곧이어 더 큰 소리가 나면서 뭔가 크게 무너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주민 권주용 씨(74)도 “‘쿵’ 소리와 함께 공사장이 한 번에 무너졌다”며 “먼지가 자욱했고 집이 심하게 흔들렸다”고 말했다.광명시는 11일 인근 아파트 주민과 상가 이용자 등 총 2300여 명을 가까운 체육관 등 8개소에 긴급 대피시켰다. 추가 붕괴나 2차 사고 가능성에 대비해 가스가 차단됐고, 현장 주변이 통제됐다.이경진 기자 lkj@donga.com광명=조승연 기자 cho@donga.com}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을 도와달라며 당시 성남시의회 의장에게 청탁하고 뇌물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60)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난해 2월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지 417일 만이다.수원고법 형사2-3부(재판장 박광서)는 8일 김 씨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1심이 유죄로 인정한 부분에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가 있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김 씨로부터 청탁을 받고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을 부당하게 통과시킨 혐의(부정처사 후 수뢰)로 기소된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66)에 대해서도 1심 징역 4년 6월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재판부는 “최윤길 피고인이 시의장 당시 대장동 주민들에게 의사일정을 알리고 개발 필요성을 언급하며 시위에 관여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이는 시의원의 정당한 정치 활동 범주에 해당하며, 시의장 직무를 위반한 부정한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또 “김만배 피고인의 뇌물공여 혐의는 최윤길 피고인의 직무상 부정행위가 전제돼야 성립한다”며 “부정행위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김 씨의 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김 씨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을 통과시켜준 대가로 최 전 의장을 화천대유 부회장으로 채용하고, 성과급 40억 원을 약속한 뒤 급여 등 명목으로 8000만 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선고 직후 김 씨는 기자들과 만나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따라 현명한 판단을 내려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며 “남은 재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소송 서류를 일주일째 수령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법관 기피 신청으로 중단됐던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 재판은 4개월 만에 재개된다. 대법원은 7일 상고심 소송기록 접수통지서를 이 대표에게 인편으로 송달하도록 서울남부지법과 인천지법 집행관에게 촉탁(요청)했다. 지난달 31일 이 대표에게 보낸 서류가 반송 처리되자 직접 송달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소송기록을 수령하지 않더라도 상고심에 당장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형사소송법이 정한 검찰 상고이유서 제출 기한과 이에 대한 이 대표 측 답변 기한 등 30일가량이 지나면 대법원은 주심 대법관을 정하고 본격적인 심리에 착수할 수 있다. 다만 상고이유서를 이 대표가 수령하지 않는다면 심리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쌍방울 사건을 심리 중인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송병훈)는 공판준비기일을 23일 오전 11시 반으로 지정했다. 재판은 지난해 12월 이 대표 측이 법관기피신청을 내면서 중단됐다. 재판부는 각하 결정문 송달을 8번 시도했고,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수령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 심리로 열린 대장동 민간업자들 재판에 또 출석하지 않았다. 이 대표가 5번 연속 불출석하면서 재판부는 다음 기일부터는 이 대표 없이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앞서 법원 소환에 4차례 응하지 않아 과태료 300만 원, 500만 원을 연달아 부과받았다. 재판부는 “국회의원은 불체포특권이 있어서 국회의 동의를 받아 소환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이고, 과태료도 별다른 효용이 없다”고 밝혔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소송 서류를 일주일째 수령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법관 기피 신청으로 중단됐던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 재판은 4개월 만에 재개된다.대법원은 7일 상고심 소송기록 접수통지서를 이 대표에게 인편으로 송달하도록 서울남부지법과 인천지법 집행관에게 촉탁(요청)했다. 지난달 31일 이 대표에게 보낸 서류가 반송 처리되자 직접 송달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이 대표가 소송기록을 수령하지 않더라도 상고심에 당장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형사소송법이 정한 검찰 상고이유서 제출기한과 이에 대한 이 대표 측 답변기한 등 30일 가량이 지나면 대법원은 주심 대법관을 정하고 본격적인 심리에 착수할 수 있다. 다만 상고이유서를 이 대표가 수령하지 않는다면 심리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쌍방울 사건을 심리 중인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송병훈)는 공판준비기일을 23일 오전 11시 반으로 지정했다. 재판은 지난해 12월 이 대표 측이 법관기피신청을 내면서 중단됐다. 재판부는 각하 결정문 송달을 8번 시도했고,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수령했다.이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 심리로 열린 대장동 민간업자들 재판에 또 출석하지 않았다. 이 대표가 5번 연속 불출석하면서 재판부는 다음 기일부터는 이 대표 없이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앞서 법원 소환에 4차례 응하지 않아 과태료 300만 원, 500만 원을 연달아 부과받았다. 재판부는 “국회의원은 불체포특권이 있어서 국회의 동의를 받아 소환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이고, 과태료도 별다른 효용이 없다”고 밝혔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은 여행하기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4월에는 굳이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해외여행의 설렘을 만끽할 수 있는 이국적인 여행지로 떠나 보자. 경기관광공사는 봄나들이객들을 위해 이국적인 정취가 가득한 추천 여행지 3곳을 소개했다.● 동화, 예술, 낭만이 공존 경기 가평군 청평면에 위치한 ‘쁘띠프랑스’와 ‘이탈리아 마을’은 동화와 예술, 낭만이 어우러진 유럽 테마 여행지다.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중심 테마로 하고 있는데, 19세기 프랑스 가옥을 재현한 ‘프랑스 전통주택 전시관’, 프랑스 벼룩시장 분위기의 ‘골동품 전시관’, 300여 점의 인형이 전시된 ‘유럽 인형의 집’, 생텍쥐페리의 유품을 볼 수 있는 ‘기념관’ 등에서 다양한 전시를 확인할 수 있다. 야외극장에서는 마술이나 마임, 인형극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쁘띠프랑스 옆에는 피노키오와 다빈치를 테마로 한 이탈리아 마을이 있다. 짧은 언덕길을 오르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10.8m의 피노키오 조형물이 시선을 압도한다. 마을 안으로 들어서 언덕을 모두 오르면 광장이 나타난다. 좌측의 피노키오 모험관은 ‘인형극단의 방’ ‘절름발이 여우와 눈 먼 고양이’ 등 피노키오 동화에 나오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방이 구성돼 있다. 우측의 다빈치 전시관에서는 해양수력관과 전쟁관, 동력기관, 비행관, 회화 및 건축관 등 예술가이자 과학자, 발명가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야경이 아름다운 ‘여주 루덴시아’ 경기 여주시 산북면에 있는 ‘루덴시아’는 약 7만 m2(약 2만1200평) 규모에 약 160만 장의 고벽돌을 사용해 조성한 갤러리형 유럽 테마파크다. 중세 시대 성문처럼 황금사자상이 지키고 있는 문으로 들어서면 빨간 벽돌로 지어진 유럽풍 건물들과 광장, 분수, 종탑 등이 눈앞에 펼쳐진다. 전 세계 공예품들이 전시된 ‘아트&토이 갤러리’ 등 4개의 갤러리와 3개의 스튜디오가 흥미를 끈다. 전시장 중 가장 주목받는 곳은 트레인 갤러리다. 산업혁명 시대를 연상케 하는 증기기관차와 미국 대표 기차 모형사인 라이오넬, 세계 최초의 금속 장난감 기차를 생산한 아이브스 등의 1000여 개 모형 객차들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루덴시아는 특히 야경이 아름답다. 일몰 직전에 방문하면 특별한 기념 사진을 남길 수 있다.● 퐁뒤치즈·크림치즈 만들기 체험 인기 경기 가평군 설악면에 있는 ‘에델바이스 스위스 테마파크’는 스위스의 작은 마을 축제를 주제로 2015년에 조성됐다. 시계탑 건물을 중심으로 경사면을 따라 올라가면 스위스풍의 총 32개 동 건물이 나오는데, 실제 입주민이 살고 있다. 이 중 10개 동에는 테마 전시관과 카페, 휴게실 등 방문객을 위한 시설이 꾸며졌다. 마을 입구에는 작은 광장을 중심으로 좌우에 레스토랑과 전시관이 조성돼 있다. 대형 샹들리에 조명으로 화려하게 꾸민 레스토랑에서는 탁 트인 전망을 바라보며 스위스 전통 음식인 퐁뒤치즈를 맛볼 수 있고, 반대편 전시관에서는 현대적인 유럽풍 거실을 감상하고 스위스 전통의상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직접 스위스에서 들여온 치즈와 재료를 사용하는 스위스 퐁뒤치즈, 수제 크림치즈 만들기 체험, 귀여운 양들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은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즐길거리다.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