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진

이경진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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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경진 기자입니다.

lkj@donga.com

취재분야

2024-03-28~2024-04-27
사회일반45%
사건·범죄13%
선거13%
지방뉴스10%
운수/교통7%
노동3%
정치일반3%
보건3%
검찰-법원판결3%
  • [단독]“인터넷 통해 아기 넘겼다”…화성서도 영아 출생미신고

    경기 화성시에서도 ‘출생 미신고’ 사례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20대 여성 A 씨를 조사 중이라고 22일 밝혔다.경찰의 1차 조사에서 미혼모인 A 씨는 2021년 12월경 아기를 병원에서 출산한 뒤 2022년 1월경 “키울 능력이 되지 않아 인터넷을 통해 아이를 넘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또 “아이를 받은 사람의 연락처는 모르고, 그 뒤에 한번도 연락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현재 A 씨는 아이의 친부인 남자친구와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남자친구의 소재를 파악 중이다. A 씨의 범행은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발각됐다. 감사원은 출산 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는 안 된 사례가 있다는 걸 파악해 지난달 25일 보건복지부에 통보했다. 복지부에서 감사 자료를 이달 9일 전달받은 화성시는 A 씨가 출산 직후 기초 예방접종까지 했지만 출생신고는 안 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현장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A 씨의 소재가 파악이 안 되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화성=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3-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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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려견 신원, 코주름으로 식별 장치 개발”… 1600억 다단계 사기

    반려견 사업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약 2만 명으로부터 1600억 원대 투자금을 모집한 불법 다단계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반려견 플랫폼 회사 대표 50대 박모 씨 등 3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 등은 2021년 2월부터 1년 동안 반려견 비문 리더기(코주름을 일종의 지문처럼 활용하는 장치) 개발,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 자체 개발한 가상화폐 ‘○○코인’ 사업 등을 내세우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다단계 판매 지점을 전국 62곳에 만들고, 투자할 경우 100일 내 최대 150%의 수익을 ‘○○코인’으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해당 코인이 거래소에 상장될 경우 수십 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사업 내용은 대부분 허구에 가까웠다. 반려견 비문 리더기는 식별 기능을 갖추지 못했고, 테마파크는 용지 확보조차 못 한 상태였다. 코인의 경우 박 씨가 블록체인 기술력 없이 브로커에게 수억 원의 돈을 주며 상장을 추진한 것이었다. 조사 결과 박 씨 일당은 2만2000여 명으로부터 1664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불법 모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후순위 투자자의 투자금으로 선순위 투자자에게 수당을 지급하고 다시 신규 회원을 끌어들이는 ‘돌려막기’ 형태의 전형적 폰지사기로 보인다”고 말했다.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3-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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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 둘 낳고 살해, 냉동고 5년 보관한 친모 “키울 자신 없었다”

    자신이 낳은 두 아이를 살해하고 시신을 4, 5년간 냉장고에 보관해 오던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영아 살해 혐의로 A 씨를 긴급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A 씨는 2018년 11월 넷째 딸, 2019년 11월 다섯째 아들을 출산한 후 곧바로 살해하고 자택 냉장고 냉동실에 시신을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경 A 씨가 거주하는 경기 수원시 영화동의 한 아파트의 냉장고 냉동실에서 검정 비닐봉지에 담긴 두 영아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 키울 자신 없었다” 콜센터에서 일하던 A 씨는 역시 콜센터에서 일하는 남편 B 씨와 맞벌이를 하며 장녀(12), 둘째 아들(10), 셋째 딸(8)을 키우고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2018년 11월 넷째 딸을 병원에서 출산한 다음 날 집으로 데려와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11월에는 다섯째 아들을 낳고 역시 다음 날 병원 근처에서 같은 방법으로 살해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데 다시 임신하게 되자 기를 자신이 없어 범죄를 저질렀다”며 “남편에게는 낙태했다고 거짓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 B 씨도 경찰에 “아내가 임신한 건 알았지만 낙태했다는 말을 믿었다. 아이들을 살해한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B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아이들을 지키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 최근 경찰 조사를 받으러 다녀온 아내가 뭔가 거짓말하고 있다고는 생각했는데 이런 짓을 저질렀는지는 몰랐다”고도 했다. A 씨의 범행은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발각됐다. 감사원은 출산 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는 안 된 사례가 있다는 걸 파악해 지난달 25일 보건복지부에 통보했다. 복지부에서 감사 자료를 전달받은 수원시는 A 씨가 출산 직후 기초 예방접종까지 했지만 출생신고는 안 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현장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A 씨가 조사를 거부하자 이달 8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즉각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또 A 씨에 대해 5시간가량 조사를 마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아이들에 대한 미련과 미안함 작용한 듯” 영아 시신이 발견된 수원시 영화동 아파트 인근은 이날 내내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아파트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과학수사대가 오가더니 이후 셋째 딸이 집 밖에서 하염없이 우는 모습이 보였다”며 “아이들의 할아버지가 세 남매를 보호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은 냉동실에서 발견한 영아 시신 2구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계획이다. 또 B 씨가 아내의 출산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수원시에 따르면 A 씨 가정은 기초생활수급 대상은 아니라고 한다. 다만 전기요금 할인 등을 받을 수 있는 차상위계층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2006년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에서도 프랑스 여성이 자신이 낳은 두 영아를 냉동실에 수년 동안 유기하다 발견됐다”며 “그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낳은 아이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다는 미련과 미안함, 차마 완전히 없앨 수 없다는 생각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두 영아를 연달아 출산 직후 살해하고 유기한 걸 보면 출산 거부나 산후 우울증 등 정신적 문제가 있었을 걸로 보인다”고 했다.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수원=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3-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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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산시 “‘유엔군 초전기념식’ 국가기념행사로 격상해야”

    1950년 7월 4일 경기 오산시 죽미령 고개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던 미8군 24사단 소속 보병과 포병을 합친 스미스 특수임무부대원 540명이 죽미령에 투입됐기 때문이다. 유엔군 지상병력이 6·25전쟁에 처음 투입된 역사적 순간이었다. 6·25전쟁 발발 직후 서울이 함락되는 등 한국이 위기에 봉착하자 해리 트루먼 미 대통령은 더글러스 맥아더 극동군 겸 유엔군 총사령관에게 “한국을 도울 최선의 방법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이에 맥아더 장군은 오키나와에 주둔해 있던 스미스 부대원 투입을 명령했다.● 낙동강 전선 교두보된 죽미령 전투 1950년 7월 5일 죽미령 전투는 치열하게 진행됐다. 오전 7시 반 소련제 T-34 전차 8대를 선두로 한 북한군 5000여 명이 남하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오전 8시 16분경 북한군 전차가 사거리에 들어오자 스미스 특임대는 105mm 곡사포를 발사했다. 오후 2시 반까지 치열한 전투가 전개됐으나 부대를 이끌던 찰스 스미스 중령은 수적 열세로 인해 퇴각을 지시했다. 이 전투에서 부대원 540명 중 181명이 전사하거나 포로로 잡혔다. 박연희 오산시 학예연구사는 “죽미령 전투는 유엔군이 패배한 전투지만 당시 북한군도 재정비하는 데 열흘이 넘는 시간을 들일 정도로 타격을 입었다”며 “유엔군이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하고 인천상륙작전을 준비할 시간을 벌었던 중요한 전투”라고 설명했다. 경기 오산시는 매년 7월 5일 죽미령평화공원에서 ‘유엔군 초전 기념식 및 스미스 부대 전몰장병 추도식’을 갖고 당시 전투를 기리고 있다. ‘동맹의 시작점’이었던 오산 죽미령 전투를 기억하자는 취지다. 오산시 관계자는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추도식을 국가 기념행사로 격상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유엔군 초전 기념식의 위상과 규모가 확대되면 참전국과의 보훈 외교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재 오산시장은 이달 초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을 만나 기념식 격상을 건의했다. 박 장관은 “죽미령 전투에서 전사한 미군이 6·25전쟁에서 처음 전사한 유엔군인 만큼 해당 기념식의 의미를 잘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국가보훈부 관계자는 “국가 기념행사 지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데 행사의 파급력과 취지·목적 등을 살펴 국무회의에 보고한 뒤 시행할 수 있다”고 했다.● 한미동맹의 출발지 ‘오산 죽미령’ 스미스 부대 생존 용사들은 1955년 시민들과 함께 죽미령에 부대원 수와 같은 540개의 돌을 쌓아 기념비를 세웠다. 매년 7월 5일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추도식이 열린 건 그 이후부터라고 한다. 올해 추도식은 ‘한미동맹의 출발지, 오산 죽미령에서 다시 시작’이란 슬로건으로 열릴 예정이다. 스미스 부대 참전용사 유족 4명도 참석한다. 오산시는 죽미령평화공원 내 유엔군 초전 기념관도 운영 중이다. 2013년 초전 기념관 개관 때는 6·25전쟁 전쟁영웅 고 백선엽 장군이 참석했다. 2020년 죽미령평화공원 개관식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주한미군 관계자들도 매년 죽미령평화공원과 초전 기념관을 찾고 있다. 이 시장은 “한미동맹의 시작점이 된 죽미령 전투를 기념하는 행사를 국가 주도로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오산=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3-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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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려견 사업에 투자하라”…1600억 원대 폰지사기 일당 검거

    반려견 사업에 투자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약 2만 명으로부터 1600억 원대 투자금을 모집한 불법 다단계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반려견 플랫폼 회사 대표 50대 박모 씨 등 3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 등은 2021년 2월부터 1년 동안 반려견 비문 리더기(코주름을 일종의 지문처럼 활용하는 장치) 개발,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 자체 개발한 가상화폐 ‘00코인’ 사업 등을 내세우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다단계 판매 지점을 전국 62곳에 만들고, 투자할 경우 100일 내 최대 150%의 수익을 ‘00코인’으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해당 코인이 거래소에 상장될 경우 수십 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사업 내용은 대부분 허구에 가까웠다. 반려견 비문 리더기는 식별 기능을 갖추지 못했고, 테마파크는 부지 확보조차 못한 상태였다. 코인의 경우 박 씨가 블록체인 기술력 없이 브로커에게 수억 원의 돈을 주며 상장을 추진한 것이었다. 조사 결과 박 씨 일당은 2만2000여명으로부터 1664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불법 모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중에는 3억5000만 원을 투자한 피해자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후순위 투자자의 투자금으로 선순위 투자자에게 수당을 지급하고 다시 신규 회원을 끌어들이는 ‘돌려막기’ 형태의 전형적 폰지사기로 보인다”고 말했다.수원=이경진기자 lkj@donga.com}

    • 2023-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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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서울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578대 교체주기 지나… 10대중 3대 꼴

    서울 지하철 1~8호선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 10대 중 3대는 교체 주기(20년)를 지난 노후 에스컬레이터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역 역주행 사고의 원인이 부품 마모로 밝혀진 만큼 서울 지하철도 노후 에스컬레이터를 그대로 둘 경우 유사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14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하철 1~8호선에서 가동 중인 에스컬레이터 1827대 가운데 지방공기업법 시행규칙에 따라 자체 설정한 교체 주기(20년)를 넘긴 것이 578대(31.6%)에 달했다. 에스컬레이터의 교체 주기는 일반적으로 15~20년이다.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일괄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지하철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에스컬레이터의 연한이 20년 이상 된 경우 고장이 많이 나거나 노후화가 빨리 진행되면서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나 교체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상당수의 노후 에스컬레이터가 교체될 때까지 하염없이 순번을 기다리는 실정이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서울교통공사에서 올해 노후 에스컬레이터 교체 예산으로 책정한 돈은 52억5000만 원에 불과하다. 에스컬레이터 대당 교체 비용(약 5억5000만 원)을 고려하면 연내 10대를 바꾸기도 빠듯한 금액이다. 매년 올해 예산 수준으로 배정된다면 교체 주기를 넘긴 에스컬레이터는 5년 후 715대까지 늘면서 전체 에스컬레이터의 40%에 육박하게 된다.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지난해만 약 63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재정난이 심각한 상황이라 교체 속도를 높이기는 쉽지 않다”며 “최근 수내역 사고가 있었던 만큼 일단 자체 점검과 정비를 강화하고 연 1회 법정 점검을 철저하게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14일 오후 7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역 2번 출구 앞.8일 역주행 사고로 중상 4명, 경상 14명이 발생한 에스컬레이터는 운행이 중단된 채 가림막으로 출구 전체가 막혀 있었다. 수내역 1번 출구를 이용하던 김모 씨(37)는 “3번 출구는 지난해부터 에스컬레이터 신설 공사 때문에 막혀 있고 4번 출구 앞에도 ‘고장·수리 중’이란 문구가 있는데 어디로 나가라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옆에 있던 직장인 심모 씨(41)는 “사고 이후 불안해서 되도록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현장 조사를 한 서울지방철도특별사법경찰대(철도특사경) 관계자는 “내부 모터와 감속기를 연결하는 구동장치 연결 부위가 마모되면서 동력 전달이 안 된 상태에서 탑승객 무게 때문에 역주행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역주행 방지 장치에도 결함이 있어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2009년 설치된 에스컬레이터에서 사고가 발생한 사례는 올해 알려진 것만 두 번째다. 올 2월 인천 지하철 1호선 캠퍼스타운역에서도 에스컬레이터 발판이 안전 손잡이(핸드레일)보다 빠른 속도로 올라가면서 70대 여성 2명이 뒤로 넘어져 타박상을 입고 그중 1명이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에스컬레이터는 역이 생긴 2009년 설치됐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두 에스컬레이터의 경우 교체 주기가 남았는데도 사고가 발생해 승객이 다치는 피해로 이어진 것이다.● 교체 시기 몰리며 고장 민원 급증서울 등 수도권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는 2000년 전후 대거 설치됐다. 그러다 보니 최근 자체 설정한 교체 주기(20년)를 넘긴 에스컬레이터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에스컬레이터 노후화로 고장도 증가세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020년 127건에 불과했던 에스컬레이터 고장 민원은 2021년 185건, 지난해 323건으로 늘었다. 2년 만에 2.5배로 증가한 것이다.그러나 지하철 요금이 2015년 이후 8년째 동결되고 지난해만 63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서울교통공사의 재정난이 심각해 교체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올해처럼 50억 원 안팎의 예산만 배정된다면 노후 에스컬레이터가 누적되면서 사고 위험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수내역처럼 사용 기간이 10~15년인 기종까지 포함하면 향후 10년 안에 교체 주기가 다가오는 서울교통공사 관할 에스컬레이터는 1148대(62.8%)에 달한다.조만간 에스컬레이터 교체 주기가 다가오는 건 2009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9호선도 마찬가지다. 운영사인 메트로9와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9호선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 666대 중 433대(65%)가 10년 이상 15년 미만 기종이었다. 이에 따라 5년 후부터 9호선 에스컬레이터 교체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메트로9 관계자는 “교체 주기가 다가온 433대에 대해선 서울시와 협의해 2031년까지 교체할 방침”이라고 했다.수내역처럼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관리하는 역 에스컬레이터 2640대 중 479대(18.1%)가 자체 규정상 교체 주기 15년을 초과한 상태다. 121대(4.6%)는 20년을 넘겼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규에 따른 교체 주기는 15년이지만 안전진단을 통해 노후도 등을 판단한 뒤 교체 대신 개량을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교체 주기가 도래한 에스컬레이터 중 120대를 약 130억 원을 투입해 개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점검 강화하고 교체 순번 정해야”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간이 갈수록 에스컬레이터 노후화가 심해지면서 수내역 역주행 같은 사고가 서울 등 수도권 곳곳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예산 문제 때문에 대대적 교체가 어렵다면 정밀 점검이라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수내역처럼 안전점검에서 ‘양호’ 판정을 받고 한 달 만에 사고가 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위험도를 파악해 교체 순서를 미리 정하는 등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황수철 한국승강기대 교수는 “눈에 보이는 부분은 물론이고 내부 정밀 진단을 통해 부품이 마모된 부분은 없는지 세밀하게 들여다보도록 점검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영주 교수도 “예산을 대규모로 확보하기 어렵다면 위험도가 높은 에스컬레이터를 먼저 교체하고 점검 주기를 좀 더 촘촘히 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성남=이경진 기자 lkj@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 2023-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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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남 교산신도시 철거 사업권 갈등 심화

    경기 하남 교산신도시 공공주택지구 철거 공사를 놓고 경기주택도시공사(GH)와 주민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교산신도시 사업은 2028년까지 631만4049㎡(약 191만 평) 부지에 주택 3만8000채를 짓는 것이다. 부지에 있는 공장 등 713개의 지장물 철거가 필요하다. 주민 모임인 하남교산지구 주민생계조합 측은 지난해 7월 개정된 공공주택특별법 시행령에 따라 ‘지장물 철거공사’ 사업을 직접 하겠다는 입장이다. 시행령에 따르면 ‘공공주택지구 면적이 50만 ㎡ 이상이면 원주민으로 구성된 법인이나 단체에 지장물 철거 등 사업을 위탁해 시행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GH는 철거에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만큼 전문업체가 담당해야 안전사고 발생을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학교·도로·공동주택과 지구 경계가 맞닿아 있고 밀집도가 높은 지역이라 안전사고 및 중대재해의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다. GH 관계자는 “어디에 위탁할지는 공동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GH가 결정할 수 있다”며 “철거 사업을 발주한 주체에 대한 안전관리 의무가 강화되고 있는데 관련 경력이 없는 조합에 공사를 맡기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민조합 관계자는 “GH는 우리와 어떤 협의도 없이 지장물 철거사업 공고를 냈다”며 “원주민 생계 대책을 마련하라는 시행령의 취지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3-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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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반도체 공장 설계 빼돌려 中에 ‘복제 공장’ 시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자료를 통째로 빼돌려 중국에 ‘짝퉁 공장’을 지으려 한 삼성전자 상무 출신 인사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삼성전자가 이번 기술 유출로 본 피해가 최대 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피해액 최대 수조 원 달해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박진성)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설계 자료를 본떠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지으려 한 삼성전자 상무 출신 A 씨(65)를 산업기술보호법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국외 누설)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이에 가담한 삼성전자 출신 3명과 삼성 계열사 출신 2명, 삼성전자 협력업체 출신 1명 등 총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삼성전자 상무를 거쳐 SK하이닉스 부사장을 지낸 A 씨는 2015년 7월 싱가포르에 반도체 제조업체 B사를 설립했다. 이후 2018년 대만 기업으로부터 약 8조 원의 투자를 약정받았고, 2020년 4월에는 합작법인 C사를 만들어 46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A 씨는 투자받은 돈을 기반으로 2015년 7월부터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 핵심 인력 최소 200여 명을 B, C사에 영입했다. 검찰 관계자는 “기존 연봉의 두 배 이상을 제시했고 가족 이주 시 자녀 국제학교 비용 등 높은 수준의 지원도 해 줬다”고 설명했다. 인력을 확보한 A 씨는 2018년 8월∼2019년 2월 중국 시안에 삼성전자 반도체공장과 판박이인 공장을 짓는 작업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전직 직원 등을 통해 삼성전자의 영업비밀이자 국가핵심기술인 반도체 공장 BED(반도체 제조가 이뤄지는 클린룸을 불순물이 거의 없는 상태로 관리하는 기술)와 공정 배치도(핵심 8대 공정 배치 장소와 면적 등이 기재된 도면), 공장 설계도면 등을 부정하게 입수해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출된 기술들은 삼성전자가 30년 넘게 연구개발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개발한 것이라고 한다. 검찰이 추산한 삼성전자의 피해액은 최소 3000억 원에서 최대 수조 원에 달한다. 구체적으로는 △BED 기술 개발비용 최소 124억 원 △최적의 공정배치도 도출비용 최소 1360억 원 △설계도면 작성 비용 최소 1428억 원 등으로 집계됐다. 검찰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산업 근간을 흔드는 중대 범죄”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공장 1.5km 거리에 ‘짝퉁 공장’ 추진 A 씨는 중국 시안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과 불과 1.5㎞ 떨어진 곳에 복제판 공장을 지으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대만 기업이 약정한 8조 원 투자가 불발되면서 공장이 실제로 건설되진 않았다. 그 대신 A 씨가 4600억 원을 투자받아 만든 반도체 제조 공장이 지난해 연구개발동을 완공해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시제품을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에선 ‘터질 일이 터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A 씨는 예전부터 중국 기업의 반도체 관련 컨설팅을 맡거나 중국 현지 업체 설립을 추진해 언젠가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며 “‘수율의 달인’으로 불리며 하이닉스 반도체 사장 후보로 거론될 정도의 전문가이다 보니 자료만 보면 최적의 장비 배치 등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 2023-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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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 관련 공무원 3명 기소

    경기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양평군 공무원 3명를 사업기간 연장 문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개발부담금을 낮추기 위해 공사비 서류를 위조한 혐의로 송치된 윤석열 대통령의 처남이자 ESI&D 대표 김모 씨(53) 등 시행사 관계자 5명은 계속 수사 중이다. 수원지검 여주지청 형사부(부장검사 이정화)는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혐의로 양평군 공무원 A 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ESI&D 측이 당초 2014년 11월이었던 준공 기한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하자 2016년 7월로 연장해준 것으로 파악됐다. 도시개발법에 따르면 사업 기간 연장은 ‘중대한 사안’이어서 주민 또는 의회의 의견을 듣거나 부군수 결재가 필요하다. 하지만 A 씨 등은 준공이 늦어질 경우 입주 예정자들의 민원이 쏟아질 것을 우려해 이를 경미한 사안인 것처럼 보고서를 작성한 다음 국장 전결로 처리했다. 검찰 관계자는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는 공소시효(7년)가 이달 15일 만료돼 우선 기소하기로 결정했다”며 “그 외 관련 피의자들과 사건 전반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2일 경찰은 A 씨 등 3명과 함께 김 대표 등 ESI&D 관계자 5명을 사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로 수원지검 여주지청에 송치했다. 김 대표 등은 양평군이 2016년 부과한 공흥지구 개발부담금 17억4800여만 원을 낮추기 위해 공사비 관련 증빙서류에 위조한 자료를 끼워 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개발사업으로 이익이 발생하면 지방자치단체에 개발부담금을 내야 하는데, 공사비를 부풀린 서류를 제출해 이를 경감받으려 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은 시행사를 설립한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77)와 시행사의 사내이사를 지냈던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에 관여한 정황이 없다고 보고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여주=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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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반도체 공장 통째로 베껴…中에 ‘복제 공장’ 만들어질 뻔했다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자료를 통째로 빼돌려 중국에 ‘짝퉁 공장’을 지으려 한 삼성전자 상무 출신 인사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삼성전자가 이번 기술 유출로 본 피해가 최대 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피해액 최대 수조 원 달해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박진성)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설계 자료를 본떠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지으려 한 삼성전자 상무 출신 A 씨(65)를 산업기술보호법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국외 누설)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이에 가담한 삼성전자 출신 3명과 삼성 계열사 출신 2명, 삼성전자 협력업체 출신 1명 등 총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검찰에 따르면 삼성전자 상무를 거쳐 SK하이닉스 부사장을 지낸 A 씨는 2015년 7월 싱가포르에 반도체 제조업체 B 사를 설립했다. 이후 2018년 대만 기업으로부터 약 8조 원의 투자를 약정받았고, 2020년 4월에는 합작법인 C 사를 만들어 46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A 씨는 투자받은 돈을 기반으로 2015년 7월부터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 핵심 인력 최소 200여 명을 B, C 사에 영입했다. 검찰 관계자는 “기존 연봉의 두 배 이상을 제시했고 가족 이주 시 자녀 국제학교 비용 등 높은 수준의 지원도 해 줬다”고 설명했다.인력을 확보한 A 씨는 2018년 8월~2019년 2월 중국 시안에 삼성전자 반도체공장과 판박이인 공장을 짓는 작업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전직 직원 등을 통해 삼성전자의 영업비밀이자 국가핵심기술인 반도체 공장 BED(반도체 제조가 이뤄지는 클린룸을 불순물이 거의 없는 상태로 관리하는 기술)와 공정 배치도(핵심 8대 공정 배치 장소와 면적 등이 기재된 도면), 공장 설계도면 등을 부정하게 입수해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출된 기술들은 삼성전자가 30년 넘게 연구개발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개발한 것이라고 한다.검찰이 추산한 삼성전자의 피해액은 최소 3000억 원에서 최대 수 조원에 달한다. 구체적으로는 △BED 기술 개발비용 최소 124억 원 △최적의 공정배치도 도출비용 최소 1360억 원 △설계도면 작성비용 최소 1428억 원 등으로 집계됐다. 검찰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산업 근간을 흔드는 중대 범죄”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공장 1.5km 거리에 ‘짝퉁 공장’ 추진A 씨는 중국 시안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과 불과 1.5㎞ 떨어진 곳에 복제판 공장을 지으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대만 기업이 약정한 8조 원 투자가 불발되면서 공장이 실제로 건설되진 않았다. 대신 A 씨가 4600억 원을 투자받아 만든 반도체 제조 공장이 지난해 연구개발동을 완공해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시제품을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반도체 업계에선 ‘터질 일이 터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A 씨는 예전부터 중국 기업의 반도체 관련 컨설팅을 맡거나 중국 현지 업체 설립을 추진해 언젠가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며 “공정과 수율 쪽에서 유명한 전문가다 보니 자료만 보면 최적의 장비 배치 등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수원=이경진기자 lkj@donga.com구특교기자 kootg@donga.com}

    • 202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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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김동연 “민주당 혁신위원장 밀실 인선 잘못…재창당 수준 환골탈태 필요”

    “경제 전문가로서 판단하기에 경기 북부 지역은 가장 성장 잠재력이 뛰어난 곳입니다. 규제를 풀어주고 적절한 투자가 이뤄진다면 경기 북부를 발전시켜 국가 전체 경제성장률을 1%포인트 이상 올리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다음 달 1일 취임 1주년을 맞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8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도청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경기 북부에는 360만 명 이상의 우수 인적 자원이 있고 비무장지대(DMZ) 등 잘 보존된 자연환경이 있다”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기도는 2026년 7월 1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출범을 공언한 상태다. 김 지사는 또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27%가 거주하며 경제와 산업의 중심인 경기를 대한민국 ‘기회의 수도’로 만들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1주년에 내세울 성과는 뭔가. “먼저 ‘돈 버는 도지사’다. 진보는 경제 성장에 유능하지 않다는 관념을 깨려고 했는데, 실제로 시장 원리에 맞게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국내외 투자를 많이 유치했다. 약속한 대로 4년 동안 100조 원 이상의 투자 성과를 내겠다. 두 번째는 ‘기후 도지사’다.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이 퇴행하는 상황에서 경기도가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40% 감축 등을 목표로 한 ‘경기 RE100(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 비전’을 선포하고 추진 중이다. 세 번째는 ‘글로벌 도지사’다. 국제화를 통해 경기도의 미래 활력을 찾으려 했다. 미국 출장 때 주요 인사들을 만나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지원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및 반도체법 관련 설득을 하는 등 중앙정부에도 도움을 줬다.” ―야당 도지사로 어려움은 없었나. “(경기도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과 감사원 감사가 진행됐다. 그 밖에도 중앙정부의 역차별 등이 있었지만 이는 제가 풀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풀어 나가겠다.” ―역차별 주장의 근거는 뭔가. “바이오 산업의 경우 사업체와 종사자 수, 투자·판매·수출 규모에서 경기도가 ‘대한민국 1등’이다. 그런데 최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바이오 산업 관련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전략회의’가 열렸을 때 (같은 당 소속인) 충북도지사와 인천시장만 초청하고 경기도에는 연락도 안 했다. 어떤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경기도를 빼고 국내 바이오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겠나. 대한민국 장래를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립을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은 경기 북부가 지난 70년 동안 군사보호구역 지정 등으로 피해를 본 것을 보상해 달라는 식의 주장이 많았다. 하지만 저는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경기 북부는 인적 자원과 자연환경, 생태계가 어우러져 큰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다. 어느 정도 성장이 가능한지, 대한민국의 성장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국제적으로도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는지 등이 포함된 설득 논리를 만들고 있다. 윤 대통령에게도 올 3월에 이런 뜻을 전하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관련) 얘기를 했다. 최근 국회에서 접경지역에 산업단지·관광특구를 조성할 수 있게 하는 ‘평화경제특구법’이 통과되는 등 조금씩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고 본다.” ―앞으로 3년 남은 도정의 목표는 뭔가 “기득권을 깨고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를 통해 경기도를 대한민국 ‘기회의 수도’로 만드는 것이다.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에 있어 여야가 어디 있고, 중앙정부와 경기도가 어디 있겠나. 다 같이 힘을 합쳐야 한다.” ―친정인 더불어민주당 내부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과 진보는 부패하면 끝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돈봉투 및 코인 의혹과 관련해 당에서 단호하게 처리해야 한다. 지금의 민주당을 보면 실망스럽다. 혁신위원장 인선을 밀실에서 진행한 것은 특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무(無)에서 다시 시작하는 혁신이 답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재창당 수준의 환골탈태가 필요하다.” ―차기 대선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현 대통령 임기가 1년밖에 안 지난 상황에서 ‘잠룡’ 얘기가 나오는 건 현재 리더십 부재 상황에 대한 국민의 목마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부는 정치, 외교,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흑백논리를 적용하며 대한민국을 더 작아지게 만들었다. 저는 우선 경기도정을 통해 비전과 혁신,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드리고 싶다. 이후 정치 교체와 정치 개혁 등에 제 역할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하겠다. 차기 대선 도전은 (제가 아니라) 국민께서 결정하실 일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프로필△충북 음성 출생(66) △덕수상고, 국제대 졸업, 미국 미시간대 박사 △행정고시 26회, 입법고시 6회 △기획재정부 2차관(2012∼2013년) △국무조정실장(2013∼2014년) △아주대 총장(2015∼2017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2017∼2018년) △제36대 경기도지사(2022년 7월∼현재)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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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라가던 에스컬레이터 순식간 역주행”… 수십명 깔리고 뒤엉켜

    “위로 올라가던 에스컬레이터가 순식간에 역주행하기 시작했어요. 위에서 쏟아져 내려온 사람들이 서로 깔리고 뒤엉키며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8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역 2번 출구에서 출근 중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를 당한 김민지 씨(23)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또 “출근길에 매일 이용하던 에스컬레이터인데 불안해서 앞으로는 다른 출구로 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수내역 2번 출구에선 지하 1층에서 지상 1층 방향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하면서 1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30여 명 뒤엉켜 쓰러져 3명 중상, 11명 경상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건 이날 오전 8시 19분경이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사고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위로 올라가던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멈춘 뒤 급속도로 역주행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불과 10여 초 만에 에스컬레이터에 타고 있던 시민 30여 명이 균형을 잃고 쓰러지면서 서로 뒤엉켰다. 위에서 밀려 내려오는 사람 아래 겹겹이 깔린 시민들은 비명을 질렀다. 소방 관계자는 “2번 출구 에스컬레이터로 출근하던 시민들이 몰렸는데 이 때문에 부상자가 많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 사고로 3명이 허리와 다리 등에 중상을 입었고 분당차병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부상을 입은 11명은 현장에서 치료를 받은 후 돌아갔다. 다리에 중상을 입은 A 씨는 “무방비 상태에서 위에서 밀려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깔려 다리를 다쳤다. 부러지진 않았지만 걷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분당점과 연결된 수내역은 하루 평균 승하차 인구가 2만6532명에 달한다. 주민 이영화 씨(76)는 “사고가 난 에스컬레이터를 주 5회가량 이용한다”며 “얼마 전 정자교 붕괴 사고도 났는데 최근 분당구에서 안전사고가 연일 생겨 무섭다”고 했다.● 한 달 전 ‘양호’ 판정에도 사고 사고가 난 에스컬레이터는 2009년 설치됐고 길이는 약 9m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 에스컬레이터는 지난달 10일 매달 실시하는 안전점검에서 ‘양호’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한국승강기안전관리공단에서 실시한 정기점검에서도 ‘합격’ 판정을 받았다. 이 때문에 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코레일 측은 사고 직후 사과문을 내고 “13일 합동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겠다. 사고 에스컬레이터와 같은 시기에 설치된 8개 역의 에스컬레이터 37대는 최대한 빨리 점검하고 이후 전국 역 에스컬레이터에 대한 일제점검을 통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수내역에서 세 정거장 떨어진 분당선 야탑역 4번 출구 에스컬레이터에서도 10년 전 비슷한 역주행 사고가 발생했다며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2013년 7월 발생한 사고로 당시 9명이 중상을, 30명이 경상을 입었는데 추후 밝혀진 원인은 에스컬레이터 부품을 ‘짝퉁’으로 교체한 것이었다. 황수철 한국승강기대 교수는 “기어나 샤프트(구동력을 바퀴에 전달해주는 기계 부품)가 파손되면서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역주행을 막는 방지 장치에도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발생 즉시 철도안전감독관과 철도경찰 등을 사고 현장으로 급파했다”며 “조사에서 법규 위반 사항이 발견될 경우 시정 조치를 내리고 필요하면 처벌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성남=이경진 기자 lkj@donga.com성남=최미송 기자 cms@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 202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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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고생들에 합성대마를… “전자담배야, 한번 피워봐” 속여 유통

    “전자담배인데 한번 피워볼래?” 미성년자에게 합성대마를 전자담배로 속여 피우게 하는 등의 수법으로 대마를 유통시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합성대마를 넣은 용기의 겉모양이 전자담배 액상 용기와 유사한 점을 악용한 것이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5일 수원과 용인 일대에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합성대마를 유통시킨 혐의 등으로 A 씨(21) 등 5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A 씨 등이 유통시킨 합성대마를 흡연한 미성년자는 중학생 1명을 포함해 15명에 달한다. 이 중 고교생 2명은 판매에도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다른 고교생 4명의 경우 합성대마인 줄 모르고 흡연한 것으로 확인하고 입건하지 않았다.● “지인을 손님으로 끌어들여야” 경찰에 따르면 동네 선후배 사이인 A 씨와 고등학생 B 군(15) 등은 올 3월 용인시 기흥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A4용지 2장 분량의 ‘대마 유통계획’을 만들었다. 계획에는 ‘모든 유통은 텔레그램으로 한다’ ‘지인들을 필히 손님으로 끌어낸다’ ‘술자리를 만들어 권유하거나 담배와 비슷하게 만들어 복용을 유도한다’ 등의 세부 행동지침이 담겼다. 그리고 실제로 선후배와 친구들을 술집과 오피스텔 등으로 불러 합성대마를 팔거나 같이 피우기 시작했다. 합성대마는 화학물질을 이용해 만든 인공적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대마에 비해 강력한 환각 효과를 낸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합성대마 흡연을 거부할 경우 강제로 입을 벌려 흡입하게 했다”며 “중독시켜 계속 마약류를 판매하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일당이 마약류 유통을 통해 상당한 범죄수익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올 3월 30일 서울에서 텔레그램을 통해 일명 ‘던지기 수법’으로 약 2100회를 투약할 수 있는 합성 대마 3통(30mL)을 500만 원에 처음 샀다. 1회분당 약 2400원에 구입한 것인데 판매할 때는 구입가의 40배 이상인 1회분당 약 10만 원에 팔았다.● 육안으로 구별 어려워 “출처 모르면 거절해야” 경찰은 A 씨 등이 합성대마를 사용해 추가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일당은 여성들이 합성대마를 피우는 장면을 촬영하고, 이를 빌미로 협박해 금품을 뜯거나 조건만남을 시켜 또 다른 이득을 챙기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마약류에 손을 대게 한 뒤 약점을 잡아 계속 판매하거나 마약에 취한 모습을 몰래 촬영한 후 협박해 금품을 빼앗으려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올 3월 고교생들이 합성대마를 피우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한 끝에 A 씨 등을 붙잡았다. A 씨 등은 수사가 시작되자 대마 유통계획이 담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 화단에 버리는 등 증거 인멸도 시도했다. 경찰은 마약 판매자와 투약자 등 모두 22명을 입건했는데 합성 대마라는 사실을 모른 채 강압에 의해 1회씩 흡연한 고교생 4명은 피해자로 판단하고 불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피해자들은 마약퇴치운동본부에 연결해 전문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게 조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합성대마와 전자담배 액상 용기를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만큼 출처를 모르면 일단 피우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음료와 마찬가지로 누군가로부터 출처를 모르는 전자담배 흡연을 권유받을 경우 피우면 안 된다”며 “추가 피해가 없도록 학교 전담경찰관(SPO) 등을 통해 홍보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용인=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3-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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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개 병원 “못받는다”…138분 길에서 ‘표류’ 또 사망

    “10여 년 전 손자를 교통사고로 먼저 보냈어요. 그런데 본인도 이렇게 허망하게 갈 줄 정말 몰랐네요.” 30일 후진하던 차량에 치인 뒤 수술 가능한 병원을 찾다가 2시간여 만에 숨진 구모 씨(74)의 이웃 김모 씨(63)는 경기 용인시에 차려진 빈소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울먹이며 말했다. 이웃 최모 씨도 “5년 전 형수님과 사별하고 홀로 지내다 3년 전 풍이 와서 거동이 불편해도 저녁 산책만은 거르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 용인에서 심야에 교통사고를 당한 70대 남성이 구급차에 실려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다니다 고속도로 위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구급대는 138분 동안 병원 12곳에 수술을 요청했지만 그중 1곳에서 응급처치만 해줬을 뿐 나머지는 모두 병원 문턱을 넘지도 못했다. 응급의료 시스템 미비로 ‘표류’하다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이 수도권에서 다시 한 번 발생한 것이다. 경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30일 0시 28분경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좌항리의 왕복 2차로 도로에서 구 씨가 후진하던 그랜저 차량에 깔렸다. 구 씨는 신고 접수 후 10분 만에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까지만 해도 의식이 있었다. 구급대는 복강 내 출혈이 의심됐지만 응급수술이 이뤄지면 소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구급대는 0시 50분경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인 아주대병원과 접촉했지만 ‘환자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인근 용인세브란스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도 마찬가지였다. 오전 1시 20분경 용인시 기흥구의 강남병원에 도착했지만 구급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산소 공급 등 응급처치만 받았다. 구급대 관계자는 “병원 측에서 병상이 없고 교통사고 외상 후 상태가 위중해 큰 병원에 갈 것을 권했다”고 말했다. 이후 접촉한 8개 병원도 여러 이유를 들며 “받아주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다 오전 1시 43분경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오전 1시 46분경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치료가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구급차는 원주보다 의정부가 낫다는 판단에 사고 현장에서 약 100km 떨어진 의정부성모병원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구 씨는 오전 2시 30분경 이송 중 구급차 내에서 심정지가 발생했고, 오전 2시 46분 병원에 도착해 사망 판정을 받았다.중상 70대, 용인~의정부 100km 138분 ‘표류’… 비극 되풀이 구급차 도착했을 때 의식 있어… 응급수술 받았으면 소생 가능성기상상황 나빠 헬기 이송도 못해병원 문턱도 못넘고 길에서 사망 “서울시내 병원은 항상 중환자실이 만석이라 진작에 연락을 포기했다. 경기도 인근 12개 병원을 수소문했지만 모두 거절당하고 사고 현장에서 100km가량 떨어진 곳에서 간신히 수술해주겠다는 병원을 찾았다. 지금대로라면 계속 응급환자들의 비극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경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30일 새벽에 138분 동안 거리를 달리다 결국 사망한 구 씨의 죽음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교통사고가 접수된 이날 0시 28분부터 구급대의 연락을 받은 12곳의 병원은 ‘병실이 없다’ ‘전문의가 없다’ ‘상급병원으로 가라’ 등의 이유를 들며 수술을 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목격자 신모 씨(39)는 “사고 당시 반팔 반바지를 입고 계셨는데 그냥 다리가 땅에 쓸린 정도라고 생각했다. 겉으로 봤을 때 당연히 병원에 가면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병실 없다”고 해 응급처치만 하고 이동교통사고 현장에 출동한 경기소방재난본부는 먼저 인근 대형 대학병원과 접촉을 시도했다. 도착 10여 분 후 사고 현장에서 30km가량 떨어진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 연락했는데 0시 50분경 “병실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구급대는 이후 오전 1시 6분까지 용인세브란스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 접촉했지만 역시 받아주지 않았다. 구급대원이 전화를 돌리는 사이 구 씨의 수축기 혈압이 70 밑으로 떨어지면서 저혈압 증세를 보이는 등 눈에 보이게 악화됐다. 이에 구급대는 오전 1시 20분경 역시 ‘병실이 없다’는 용인시 기흥구의 신갈 강남병원에 도착해 “다른 병원을 섭외 중이니 응급처치만 해달라”고 요청했다. 구 씨는 병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구급차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았다. 권승훈 강남병원 총무팀장은 “산소포화도가 많이 떨어져 산소 공급과 추가 수액을 놓기 위한 혈관 확보 등을 실시했다”며 “병상과 의료진이 부족한 문제도 있었지만 환자 상태가 상급종합병원 같은 큰 병원으로 가야 할 만큼 위중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100km 달려 의정부 병원 가던 중 사망경기소방재난본부 상황실과 구급대는 응급처치를 받을 때 구 씨를 받아줄 병원을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단국대병원, 가천대 길병원, 분당차병원, 고려대안산병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한림대성심병원, 분당제생병원,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등 8개 병원에서 구 씨를 수술해주기 어렵다고 했다. 분당제생병원 관계자는 “당직 외과 전문의는 있었는데 외상외과 전문의가 아니어서 못 받았다. 외상 수술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성빈센트병원 측은 “환자 상태를 들어보니 위중해 보여서 더 큰 병원으로 알아보길 권유했다”고 했다. 사고 후 75분과 78분이 지난 후에야 각각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의정부성모병원에서 구 씨를 받아줄 수 있다고 했다. 구급대는 사고 현장에서 100km가량 떨어진 곳으로 가기에는 상황이 위중하다고 판단해 소방재난본부 상황실을 통해 헬기를 요청했지만 “기상 상황이 좋지 않고 가시거리가 짧아 헬기 이송은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결국 사고 후 1시간 반이 넘게 지난 오전 2시 1분경에야 구급차 이송을 시작했다. 그동안 구 씨의 상태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악화됐다. 결국 오전 2시 반경 구급차 안에서 구 씨는 심정지 상태가 됐다. 의식불명 상태로 오전 2시 46분경 병원에 도착했지만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구 씨의 빈소는 경기 용인시 용인시민장례문화원에 차려졌다. 구 씨를 돌보던 요양보호사는 빈소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수년 전부터 구 씨를 돌봤는데 최근 건강이 좋아져서 칭찬을 많이 해 드렸다. 집에서 상추를 키우면 주변에 나눠 주고 저한테도 일 끝나면 항상 밥 먹고 가라던 분이셨는데 사고 소식을 듣고 비통한 심정”이라고 했다. 용인=이경진 기자 lkj@donga.com용인=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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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개 병원 “못받는다”… 138분 길에서 ‘표류’하다 숨졌다

    “10여 년 전 손자를 교통사고로 먼저 보냈어요. 그런데 본인도 이렇게 허망하게 갈 줄 정말 몰랐네요.”30일 후진하던 차량에 치인 뒤 수술 가능한 병원을 찾다 2시간여 만에 숨진 구모 씨(74)의 지인 김모 씨(63)는 경기 용인시에 차려진 장례식장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울먹이며 말했다. 옆에 있던 마을 이장 최 씨도 “5년 전 형수님과 사별하고 홀로 지내다 3년 전 풍이 와서 거동이 불편해도 저녁 산책만은 거르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용인에서 심야에 교통사고를 당한 70대 남성이 구급차에 실려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다니다 고속도로 위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구급대는 138분 동안 병원 12곳에 수술을 요청했지만 그 중 1곳에서 응급처치만 해줬을 뿐 나머지는 모두 병원 문턱을 넘지도 못했다. 응급의료 시스템 미비로 ‘표류’하다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이 수도권에서 다시 한 번 발생한 것이다.경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30일 오전 0시 28분경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좌항리의 왕복 2차로 도로에서 구 씨가 후진하던 그랜저 차량에 깔렸다. 구 씨는 신고 접수 후 10분 만에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까지만 해도 의식이 있었다. 구급대는 복강 내 출혈이 의심됐지만 응급수술이 이뤄지면 소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경기소방재난본부 구급대는 오전 0시 50분경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인 아주대병원과 접촉했지만 ‘환자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인근 용인세브란스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도 마찬가지였다. 오전 1시 20분경 용인시 기흥구의 강남병원에 도착했지만 구급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산소공급 등 응급처치만 받았다. 구급대 관계자는 “병원 측에서 병상이 없고 교통 사고 외상 후 상태가 위중해 큰 병원에 갈 것을 권했다”고 말했다. 이후 접촉한 8개 병원도 여러 이유를 들며 “받아주기 어렵다”고 했다.그러다 오전 1시 43분경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오전 1시 46분경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치료가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구급차는 원주보다 의정부가 낫다는 판단에 사고 현장에서 약 100km 떨어진 의정부성모병원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구 씨는 오전 2시 30분경 이송 중 구급차 내에서 심정지가 발생했고, 오전 2시 46분 병원에 도착해 사망 판정을 받았다.권역외상센터는 “병상 없다”… 대형병원도 “외과전문의 없다” 거절“서울시내 병원은 항상 중환자실이 만석이라 진작에 연락을 포기했다. 경기도 인근 12개 병원을 수소문 했지만 모두 거절당하고 사고 현장에서 100km 가량 떨어진 곳에서 간신히 수술해주겠다는 병원을 찾았다. 지금대로라면 계속 응급환자들의 비극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경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30일 새벽 138분 동안 거리를 달리다 결국 사망한 구 씨의 죽음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교통사고가 접수된 이날 오전 0시 28분부터 구급대의 연락을 받은 12곳의 병원이 ‘병실이 없다’, ‘전문의가 없다’, ‘상급병원으로 가라’ 등의 이유를 들며 수술을 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사고 목격자 신모 씨(39)는 “사고 당시 반팔 반바지 입고 계셨는데 그냥 다리가 땅에 쓸린 정도라고 생각했다. 겉모습을 봤을 때 당연히 병원에 가면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병실 없다”고 해 응급처치만 하고 이동교통사고 현장에 출동한 경기소방재난본부는 먼저 인근 대형 대학병원과 접촉을 시도했다. 도착 10여분 후 사고현장에서 30km가량 떨어진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 연락했는데 오전 0시 50분 경 “병실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구급대는 이후 오전 1시 6분까지 용인세브란스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 접촉했지만 역시 받아주지 않았다. 구급대원이 전화를 돌리는 사이 구 씨의 수축기 혈압이 70 밑으로 떨어지며 저혈압 증세를 보이는 등 눈에 보이게 악화됐다.이에 구급대는 오전 1시 20분경 역시 ‘병실이 없다’는 용인시 기흥구의 강남병원에 도착해 “다른 병원을 섭외 중이니 응급처치만 해달라”고 요청했다. 구 씨는 병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구급차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았다. 권승훈 강남병원 총무팀장은 “산소포화도가 많이 떨어져 산소 공급과 추가 수액을 놓기 위한 혈관 확보 등을 처치했다”며 “병상과 의료진이 부족한 문제도 있었지만 환자 상태가 상급종합병원 같은 큰 병원으로 가야할 만큼 위중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100km 달려 의정부 병원 가던 중 사망경기소방재난본부 상황실과 구급대는 응급처치를 받는 중 구 씨를 받아줄 병원을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단국대병원, 가천대 길병원, 분당차병원, 고대안산병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한림대성심병원, 분당재생병원,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등 8개 병원에서 구 씨를 수술해주기 어렵다고 했다. 분당재생병원 관계자는 “당직 외과 전문의는 있었는데 외상외과 전문의가 아니어서 못 받았다. 외상 수술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성빈센트병원 측은 “환자 상태를 들어보니 위중해보여서 더 큰 병원으로 알아보길 권유했다”고 했다.사고 후 75분과 78분이 지난 후에야 각각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의정부성모병원에서 구 씨를 받아줄 수 있다고 했다. 구급대는 사고현장에서 100km 가량 떨어진 곳으로 가기에는 상황이 위중하다고 판단해 소방재난본부 상황실을 통해 헬기를 요청했지만 “기상 상황이 좋지 않고 가시거리가 짧아 헬기이송은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결국 사고 후 1시간 반이 넘게 지난 오전 2시1분경에야 구급차 이송을 시작했다.그 동안 구 씨의 상태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악화됐다. 결국 오전 2시 반경 구급차 안에서 구 씨는 심정지 상태가 됐다.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오전 2시 46분경 병원에 도착했지만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구 씨의 빈소는 경기 용인시 용인시민장례문화원에 차려졌다. 구 씨를 돌보던 요양보호사 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3년 전부터 구 씨를 돌봤는데 최근 건강이 좋아져서 칭찬을 많이 해 드렸다. 집에서 상추를 키우면 주변에 나눠주고 저한테도 일 끝나면 항상 밥 먹고 가라던 분이셨는데 사고 소식을 듣고 비통한 심정”이라고 했다.용인=이경진 기자 lkj@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23-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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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록의 싱그러움 가득한 목장에 가볼까

    최근 햇살이 부쩍 강렬해졌다. 산과 바다로 떠나는 휴가철이 되려면 아직 한두 달은 더 기다려야 한다. 그렇다면 이번 주말엔 가족, 연인과 함께 초록색 넓은 평원에서 양떼가 한가로이 풀 뜯는 모습을 보며 힐링해보는 건 어떨까. 경기도가 싱그러운 초록빛이 가득 물든 목장 여행지 4곳을 25일 추천했다.● “목장에서 즐기는 상쾌한 초여름”안성시 공도읍 안성팜랜드는 128만9200㎡(약 39만 평) 규모를 자랑하는 국내 최대 체험형 목장이다. 안성팜랜드는 1969년 독일에서 차관을 들여 만든 한독낙농시범목장에서 시작됐다. 국내에서 처음 현대식 낙농업이 시작된 곳으로 최근에는 각종 체험 시설이 인기를 끌며 연간 60만 명이 방문하는 관광지로 자리잡았다. 안성팜랜드는 △승마를 체험하는 ‘승마센터’ △애견 놀이터인 ‘파라다이스독’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 목장’ △계절마다 꽃이 만발하는 ‘그림 같은 초원’ 등 네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황소와 거위 등 동물 25종, 800여 마리도 만날 수 있다. 양평군 용문면에 있는 양평 양떼목장은 TV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등장하면서 유명해진 곳이다. 정해진 관람 순서 없이 편하고 자유롭게 이동하며 산책하듯 둘러볼 수 있다. 양들에게 건초도 먹일 수 있고, 울타리 안에 들어가 염소 및 아기돼지와 교감하는 경험도 할 수 있다. 양떼목장 오르막길 옆에는 타조 우리가 있는데, 바닥을 잘 살펴보면 타조알을 발견할 수 있다. 타조 울타리 옆 연못을 노니는 오리들도 인기다. 나무 덱으로 이뤄진 쉼터에는 그늘과 해먹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어린이와 연인들의 ‘핫플’다양한 체험을 즐기고 싶으면 여주 가나읍 은아목장이 좋다. 1983년 문을 연 이 목장은 젖소 세 마리로 시작해 현재 8만5000㎡(약 2만6000평) 부지에서 젖소 40여 마리를 키우고 있다. 젖소가 생산하는 원유는 요구르트와 피자치즈 등으로 가공된다.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엄마젖소 젖 짜기 △송아지 우유 주기 △여물 주기 △밀크 아이스크림 만들기 등이 있다. 모차렐라, 페타, 고다(하우다) 치즈도 만들 수 있는데 만든 치즈는 가져갈 수 있도록 진공포장을 해 준다. 직접 만든 치즈를 맛본 이들은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렛츠런팜 원당’(원당종마목장)은 1984년 한국마사회가 경주마를 사육할 목적으로 조성했다. 국내에서 처음 경주마가 탄생한 곳인데, 현재는 경마 관계자들의 교육시설로 활용 중이다. 1997년부터 일반인들에게 교육시설을 제외한 목장시설을 개방하면서 ‘감성 핫플’로 데이트 명소가 됐다. 렛츠런팜은 36만 ㎡(약 10만9000평)의 초지와 구릉으로 이뤄져 있는데, 4km가량의 산책로가 인기다. 피크닉존과 포토존, 벤치 등이 있어 쉬엄쉬엄 돌아볼 수 있다.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3-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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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동-청소년 46명 성착취… 고교생 등 25명 체포

    아동·청소년에게 성착취물을 만들게 하고 성관계까지 가진 고등학생 등 남성 25명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피해자 46명 중에는 초등학생도 포함돼 있었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아동 성착취물 제작·소지) 등의 혐의로 25명을 입건하고 이 중 최모 군(17) 등 6명을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피의자들은 2021년 11월∼2022년 5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A 양(12)과 친밀감을 형성한 뒤 아동 성착취물을 촬영하도록 해 전송받은 혐의를 받는다. 특히 최 군은 A 양 SNS에 공개된 개인정보를 활용해 접근한 뒤 “사랑해” 등의 메시지를 보내며 친분을 형성했다고 한다. 이후 최 군은 성착취 영상을 찍어 보내도록 강요했고, A 양 집 근처로 찾아가 성관계를 갖기도 했다. 최 군 외에도 10∼30대 남성들이 A 양에게 접근해 자신을 ‘주인님’이나 ‘대디(아빠)’ 등으로 부르라고 한 뒤 성착취물을 촬영하게 해 전송받았다고 한다. 일부는 A 양을 ‘노예’라고 부르기도 했다. 경찰이 압수한 A 양의 아동 성착취물은 1793개나 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피해 아동 12명을 조사했다. 나머지 피해 아동·청소년 33명도 조사해 피의자들의 여죄를 철저하게 밝히겠다”고 말했다.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3-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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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년 전 ‘집단성폭행’한 가해자, 교사됐다”에…경기도교육청 조사 나서

    13년 전 집단 성폭행에 가담했던 한 남성이 현재 경기지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경기도교육청이 조사에 나섰다. 가해 의혹 교사는 논란이 일자 학교에 병가를 냈다.경기도교육청은 24일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미성년자 장애인 강간범이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자신을 가해자의 지인이라고 소개한 글쓴이 A 씨는 “가해자 16명은 장애인을 집단성폭행 했음에도 어리다는 이유 등으로 사실상 무죄라고 볼 수 있는 소년보호처분을 받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해자들은 명문대에 합격해 잘 살고 있고 이 중 몇몇은 광교 초등학교의 담임 교사, 소방관 등 공직에서 일하며 완벽한 신분 세탁을 할수 있었다”고 했다.A 씨가 언급한 사건은 2010년 대전지역의 남자 고등학생 16명이 채팅을 통해 알게 된 지적장애 3급 여자 중학생을 한 달에 걸쳐 여러 차례 성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대전지법 가정지원은 비행 전력이 없던 점,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가해자에게 모두 보호처분을 결정했다. 현행법상 보호처분은 형사처벌이 아니기에 전과로 남지 않고 범죄 경력 자료에도 기록되지 않아 교사 등 공직을 맡는데 지장이 없다.현재 경기도교육청은 이 사안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지만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범행이 교사 임용 전에 일어났고 법적으로는 모든 처벌이 끝났기 때문이다. 해당학교측은 즉시 가해 의혹 교사와 학생들을 분리 시켰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절차에 따라 (관련 의혹 조사를)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수원=이경진기자 lkj@donga.com}

    • 202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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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생 자습시키고 수차례 골프 연습…50대 교사의 ‘황당 해명’

    “엄마, 담임 선생님이 교실에서 골프를 치셔.” 경기 시흥시의 한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은 최근 부모에게 이렇게 말했다. 부모는 “설마” 라며 넘겼는데 이 학생의 말은 사실이었다. 학부모들의 제보를 듣고 학교 측이 조사한 결과 올 3월부터 최근까지 50대 교사 A 씨가 수업 시간 중 학생들에게 문제를 풀게 하거나 모둠 활동을 시키고 교실 뒤편에서 수 차례 골프 스윙 연습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A 교사는 교실에 드라이버와 아이언 등 골프채와 매트, 플라스틱 공을 두고 골프 연습을 했다고 한다. 일부 학생들은 골프채를 휘두르는 소리가 날 때마다 골프채에 맞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학교 측에 “어떻게 아이들을 방치하고 교실에서 골프 연습을 할 수 있느냐”고 항의했다. 이에 A 교사는 학교 측에 “자신도 골프를 못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연습한다는 것을 보여주며 학생들에게 학업 등을 포기하지 말라고 독려하는 차원이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교육청은 A 교사의 복무 규정 위반 등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정확하게 상황을 파악한 후 징계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시흥=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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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신한 부인-신생아 태우고 운전한 일당… 16번 고의 사고로 보험금 챙겼다

    임신한 부인이나 신생아를 태운 채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며 보험금을 챙긴 20대 남성 등 일당 4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남부경찰청은 22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보험사기죄) 혐의로 20대 남성 A 씨를 구속하고, 부인 B 씨와 A 씨의 중학교 동창 2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 씨는 동창 2명과 함께 2018년 4월부터 올 2월까지 경기 광주시와 성남시 일대에서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대상으로 고의 접촉사고를 낸 뒤 합의금과 수리비 명목으로 보험금을 청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일당이 이런 수법으로 보험사들로부터 약 37차례에 걸쳐 1억6700만 원가량을 갈취한 것으로 파악했다. A 씨는 부인 또는 어린 자녀를 태우고도 16번이나 고의 교통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4월에는 임신 6개월인 부인을 태우고 교통사고를 냈고, 자녀가 태어난 후에는 19개월이 될 때까지 동행한 채 범행을 이어갔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의심을 피하고 더 많은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어린 아이를 태우고 일부러 사고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아이 몫의 합의금으로 1000여만 원을 추가로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경찰은 올 1월 보험사로부터 “A 씨의 보험사기가 의심된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사고 이력과 금융거래 내역, 휴대전화 등을 분석해 A 씨 외에 B 씨와 동창이 범행에 가담한 사실을 파악했다”며 “A 씨는 도박 빚을 갚고 생활비 마련을 위해 보험사기를 저질렀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광주=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3-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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