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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아이티에서 발생한 지진 참사 피해자 수가 부풀려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 국제개발처(USAID)의 의뢰를 받아 올 초 아이티 현지 조사를 진행한 경영컨설팅업체인 ‘엘티엘 스트래터지스’의 보고서는 아이티 지진참사 사망자는 최소 4만6180명부터 최대 8만4961명 사이라고 밝혔다. 아이티 당국의 공식 발표인 31만8000명에 훨씬 못 미치는 숫자다. 지진으로 집을 잃은 이재민도 유엔의 공식 추정치인 150만 명의 절반이 좀 넘는 89만5000명이며 국제사회가 제공한 임시천막에서 사는 사람도 애초 알려진 68만5000명이 아닌 37만5000명이라고 밝혔다. 폐기물도 아이티 당국이 밝힌 2000만 m³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고 보고서는 파악했다. 엘티엘 스트래터지스는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5200가구를 방문해 100개 항목 이상의 설문조사를 벌인 끝에 보고서를 발간했다. 내용이 사실이면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아이티 정부가 더 많은 국제지원을 얻어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피해자 수를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아이티 지진사상자와 이재민 수 등을 토대로 재건작업 지원 규모나 비용 문제를 고려해 왔다. 지금까지 아이티는 55억 달러의 국제지원을 받았고, 3000개 이상의 국제 구호단체가 아이티를 돕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보고서 초안이 내부적으로 모순된 점이 있어 종합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강성대국’이라는 단어는 1998년 8월 북한 노동신문 정론을 통해서 처음 등장했다. 이때 북한은 강성대국 달성 시기를 김정일이 환갑을 맞는 2002년으로 잡았다. 하지만 2002년이 되자 ‘올해는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새로운 변혁의 해’라며 말을 바꾸었다. 강성대국 건설이 실패했음을 자인한 것이다. 그해 북한은 시장경제적 요소를 대폭 도입한 7월 1일 경제관리개선조치를 단행했고 9월에는 신의주특별행정구를 발표했다. 북한 주민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한 발표들이었다. 주민들은 “우리도 드디어 개혁과 개방을 하는 것인가”라는 부푼 꿈을 꾸었다. 적어도 2005년 박봉주 총리를 비롯한 개혁파들이 대대적으로 숙청될 때까지는. 북한이 두 번째 강성대국 달성 시기로 정한 2012년이 다시 코앞에 다가왔다. 여전히 경제 사정은 10년 전과 별 차이가 없다. 이대로라면 내년 북한의 민심은 정권을 완전히 떠나 심각한 체제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는 당장 주민들에게 줄 쌀도, 돈도 없다. 그래서 김정일은 지금 마지막 카드를 꺼내려 하고 있다. 2002년 그랬던 것처럼 주민들에게 ‘기대와 희망 심어주기’를 하려는 것이다. 내년에 나진선봉과 신의주 앞 황금평에서 경제특구를 대대적으로 개발하는 모습만 보여줘도 주민들은 “이번엔 정말 개방하는가 보다. 이왕 참은 것 조금 더 참아보자”고 생각할 것이다. ‘구걸외교’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김정일이 또다시 중국을 찾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 분석된다. 가만히 있어도 체제 유지에 문제가 없다면 불편한 몸을 이끌고 1년 동안 3차례나 중국을 찾지 않았을 듯하다. 2012년 주민들에게 아무것도 줄 수 없을 때 닥칠 분노의 민심은 김정일도 가늠하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주민들에게 기대와 희망만 심어줘도 그가 죽을 때까지 권력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김정은에게 권력을 상속해 줄 시간도 벌 수 있다. 여기에 경제특구가 김정일의 계획대로만 되면 경제 파탄으로 앞길이 막막한 김정은호에 숨통을 터줄 수도 있다. 물론 김정일의 대국민 쇼에는 위험도 따른다. 북한은 수십 년 동안 봉쇄와 결핍에 익숙해진 체제이며, 문을 닫고 버티는 데는 전 세계가 경악할 정도의 참을성을 갖고 있다. 문을 여는 일은 김정일에겐 익숙한 게임이 아니다. 내년 북한은 문을 조금씩 열어가다 여차하면 곧바로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일단 한번 문이 열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김정일도 장담하기 어렵다.주성하 국제부 zsh75@donga.com}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원인 불명의 꿀벌 떼죽음이 휴대전화 전자기파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스위스 생물학자이자 꿀벌 전문가 다니엘 파브르 씨는 “휴대전화기와 중계소가 꿀벌 개체수 감소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미국 ABC뉴스가 15일 보도했다. 파브르 씨는 벌집 속에 휴대전화를 놓아두고 이들의 반응을 관찰한 결과 전화가 통화 모드에 있을 때 벌들이 ‘일벌 장단’으로 알려진 특이한 소리를 내는 것을 발견했다. 분봉(새 여왕벌이 나오면서 무리가 갈라지는 것) 시기가 아닐 때 ‘일벌 장단’이 들리면 군집 내에 큰 혼란이 일어난다. 파브르 씨는 “휴대전화 전자기파에 의해 ‘일벌 장단’이 발생하면 예기치 못했던 분봉 사태가 벌어지고 이로 인해 군집들이 붕괴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미국의 비정부기구(NGO)인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12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양 외곽의 외국인 납북자들이 살았던 거주지라며 관련 구글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외국인 납북자들의 숙소로 알려진 평양시 용성구역 동북리 초대소, 일본 요도호 납치범들이 살았던 평양시 삼석구역 대동강 상류의 ‘일본혁명마을’, 일본인 납북자들이 공작원 교육에 종사했다는 평양시 용성구역 김정일정치군사대학 등의 위치와 각종 시설물들을 보여준다. 이 세 곳이 현재도 그런 용도로 사용돼 납북자 등이 살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 북한엔 1970년 항공기를 납치해 북한으로 건너간 일본의 좌파 테러단체 적군파 9명 중 4명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개된 사진은 구글어스를 활용해 그동안 북한의 비공개 시설을 공개해 왔던 미국인 커티스 멜빈 씨가 분석해 제공한 것이다. 한편 북한인권위는 이날 6·25전쟁 이후 북한에 피랍된 사람이 12개국 18만 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 수는 전쟁 당시 납북된 8만2000여 명의 한국인과 일본에서 북송사업으로 건너간 총련 동포 9만여 명을 모두 포함한 것이다. 그 외 북한은 중국(마카오 포함) 프랑스 이탈리아 레바논 네덜란드 루마니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요르단 태국에서도 주민들을 납치했다고 이 단체는 주장했다. 북한인권위는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적 연대를 결성해야 하며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밖에 유엔을 통한 납북자 문제 해결 노력 및 강제 납북 피해자들이 평양 주재 외국대사관에 진입해 망명을 시도할 경우 보호하려는 적극적 조치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오사마 빈라덴 사살 이후 그의 감춰진 뒷모습을 드러내려는 전 세계 언론들의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11일 한 블로거가 장난 삼아 띄운 ‘가짜 빈라덴 일기’를 일부 언론이 진짜로 오인해 보도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미국의 시나리오 작가 출신 블로거인 잭 헬무스 씨는 이날 미국의 인터넷 신문인 허핑턴포스트의 ‘코미디 코너’에 올린 글에서 “미 행정부 관리를 통해 빈라덴의 일기 발췌록을 입수했다”며 황당한 내용을 게재했다. 빈라덴이 파키스탄 내 은신처로 이사하다 탁자 다리가 파손된 사실을 알고 자신의 정체를 밝혀 이삿짐업체로부터 이사비용 일부를 환불 받아낼까 고민했으며, 같은 여자와 잠자리를 계속 같이하는 것이 지겨워 비아그라를 복용한다는 내용도 있다. 미군 네이비실 공격 당일 일기에는 ‘오늘밤 이곳에서 뭔가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누군가 우리 집 안에 헬리콥터가 내렸다고 한다. 이야, 헬리콥터가 소리가 안 난다. 이놈들은 바보들이군. 잠깐, 이상한 놈들이 내 방으로 오고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내용이 들어 있다. 그러나 한국의 연합뉴스 등 일부 언론은 “허핑턴포스트가 보도한 빈라덴 일기장 발췌록”이라며 내용을 진짜 일기처럼 보도했고, 상당수 인터넷 신문도 이를 전재했다. 연합뉴스는 5시간가량 지나서 ‘가상일기’라며 기사를 수정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11일 이탈리아 로마 시내는 평일임에도 ‘개점휴업’ 상태였다.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이날 로마 시민 5분의 1이 회사에 안 나왔다. 휴가를 낸 사람이 평소에 비해 18% 증가했다. 많은 학교도 문을 닫았다. 이는 트위터 등을 통해 “유명 지진 예언가가 로마에서 11일 대지진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언했다”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 예언을 했다는 장본인은 1979년 숨진 자칭 예언가인 라파엘 벤단디. 소문에 따르면 그가 1915년 “1923년 1월 2일과 2011년 5월 11일에 ‘큰 놈’이 올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1923년이 그랬듯 2011년에도 아무 일이 없었다. 그의 예언은 당시 베니토 무솔리니 총리가 공포정치의 일환으로 이용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무솔리니는 벤단디에게 기사 작위를 내렸다. 이날 이탈리아 곳곳에서 작은 지진이 22건 발생했지만 로마에서는 별다른 지진이 감지되지 않았다. 한 로마 시민은 “지진 예언을 믿은 로마 사람들은 별로 없다”며 “놀기 좋아하는 로마 사람들 구미에 딱 맞는 핑계였을 뿐”이라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비디오게임 ‘스미스소니언 입성’… 팩맨 등 85개 전시세계 최대 박물관인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비디오게임의 역사를 대표할 수 있는 게임 85개를 선정해 전시한다고 미국 MSNBC 방송이 11일 보도했다. 박물관 측은 이 게임들을 ‘비디오게임의 예술’이라는 제목으로 내년 3월 16일∼9월 30일 스크린샷과 짧은 영상 형태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최 측은 세계 175개국, 약 370만 명이 참여한 공개 투표와 게임 개발자·디자이너 등의 토의 등을 거쳐 전시 작품을 선정했다. 선정 기준은 시각효과, 신기술 활용, 세계의 각종 사건과 대중문화가 게임의 메시지에 미친 영향 등을 고려했다. ‘팩맨’ ‘슈퍼마리오 브러더스’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둠2’ 등 한국인에게 친숙한 게임도 다수 포함돼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북한이 6만∼7만 명의 노동자를 해외에 파견해 매년 수억 달러에서 수십억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자가 현지에서 받는 임금의 70∼80%를 북한 당국이 가져가는 착취구조다. 한국 등 외부의 대북지원이 중단되고 무기와 마약 등 불법 거래가 국제사회의 압력 및 감시로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해외인력 송출을 통한 외화벌이가 북한 체제를 지탱하는 가장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해마다 대외적으로 10억 달러 이상의 공식 무역적자를 내고 있다. ○ 단물은 북한 당국이10일 해외 작업장에서 탈출한 북한 노동자를 지원하는 ‘북한인권개선모임’ 등의 단체와 현지에서 활동하는 관계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현재 전 세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규모는 6만∼7만 명으로 추산된다.송출된 북한 노동자가 받는 임금의 대부분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금고로 알려진 노동당 39, 38호실에 곧바로 송금되며 근로자들에겐 전체 임금의 10% 미만만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노동자 3500여 명이 파견된 쿠웨이트의 경우 노동자 한 명이 현지 업체에서 받는 월급은 5000달러 정도. 현지에서 일하는 한국 근로자 임금(7000∼9000달러)에 비해 그렇게 적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이 중 48%인 2400달러를 북한에서 떼어간다. 쿠웨이트에서만 연간 1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북한 노동당 금고에 자동으로 송금되는 것이다. 남은 임금 가운데 10%는 방글라데시 송출회사가 뗀다. 이후 현지 북한대사관 노동국에서 25%를, 쿠웨이트 주재 북한 사업소와 각 지역 작업장에서 관리비 운영비 명목으로 각각 30%를 뗀다. 이 돈의 상당 부분도 북한에 보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북한 근로자들이 최종적으로 손에 쥐는 임금은 숙식비 500달러 정도를 제외하고 200∼300달러다. 그나마 여기에서도 김일성 김정일 생일 등 명절마다 ‘충성의 자금’으로 50∼100달러를 낸다. 또 일하다 다친 사람들의 치료비 명목으로 20달러 정도를 매달 갹출한다.노동자들을 감시하는 보위부 간부 등은 현지에 가족과 함께 나와 있는데 이들 가족은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술과 두부 등을 만들어 팔며 돈을 번다. ▼ 임금 대부분 김정일 사금고 ‘노동당 39호실’로 들어가 ▼○ 급증하는 해외 파견 노동자 총 6만∼7만 명의 파견 노동자 가운데 러시아에 파견된 인력이 2만∼3만 명으로 가장 많다. 또 중동과 동남아시아 각각 1만5000여 명, 아프리카 7000∼8000명, 동유럽 지역 5000여 명, 몽골 5000여 명, 중국 3000여 명 등이다. 수십 개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종사하는 분야는 벌목 토목 건설 단순임가공 요식업 등으로 다양하다. 러시아에서는 벌목, 중동에서는 건물 정유공장 도로 수로 등의 건설, 아프리카에서는 대통령궁, 각종 기념관, 대형 조형물, 군사시설 건설과 의료 분야에 주로 종사한다. 동유럽에는 단순임가공에 종사하는 여성이 많으며 동남아에서는 건설 분야와 함께 식당 운영도 하고 있다. 중국과 몽골에서도 임가공과 광업 등에 종사한다.파견 형식도 북한 당국이 직접 보내거나 해외 송출회사와 계약을 해서 보내는 등 다양하다. 아프리카 국가의 대통령궁이나 대형 조형물 공사에 투입된 노동자는 북한 국영회사가 해당 국가와 직접 계약을 체결해 파견했지만 중동지역의 노동자는 방글라데시 등의 송출회사를 통해 파견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영국의 유명 등반가인 켄턴 쿨 씨(37·사진)은 6일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라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를 이용해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그는 “에베레스트 정상 9번째 등반. 신호가 약하게 잡히는 3세대(3G) 이동통신 신호와 놀라운 성능의 삼성 갤럭시S2 덕분에 세계 정상에서 첫 트위터 글 작성”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트위터 측도 이 글이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작성된 것이 맞다고 8일 인정했다. 트위터를 쓰기에 앞서 쿨 씨는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동료에게 전화도 했다. 위성전화 통화만 가능하던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서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통화를 한 것도 처음이다. 쿨 씨의 기록은 네팔 이동통신사인 엔셀이 지난해 10월 에베레스트 산 자락에 기지국을 세웠기 때문에 가능했다. 쿨 씨가 트위터 글을 올리기 전까지는 산 정상이 수신 범위에 포함될지가 확실치 않았다. 쿨 씨의 이번 등반은 삼성전자가 후원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그들은 2년간에 걸쳐 1만 km² 면적의 대서양 바다 밑을 샅샅이 뒤졌다. 수심이 3000∼6000m에 달하는 깊은 바다였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228명의 인명을 앗아간 비행기 사고의 진실을 찾아내야 한다는 일념에서였다.프랑스 정부가 2009년 6월 1일 대서양 상공에서 추락해 228명의 희생자를 낸 에어프랑스 A330 여객기의 비행기록장치(블랙박스)를 끝내 찾아냈다. 오렌지색 원통 모양의 블랙박스는 대서양 수심 3900m의 모래 속에 절반 넘게 파묻혀 있었다. 덤불 속 바늘보다 더 찾기 어려웠던 블랙박스를 찾아낸 비결은 포기를 모르는 집념이었다.프랑스 항공사고조사국(BEA)은 “수색팀이 로봇잠수정인 레모라 6000 ROV를 조종해 1일 협정세계시(UTC) 기준 오전 10시경 블랙박스를 찾아냈으며 그로부터 6시간 40분 뒤 바다 위로 인양하는 데 성공했다”고 이날 밝혔다. 찾아낸 블랙박스의 외관은 비교적 깨끗한 상태였다. 이번에 발견된 블랙박스는 여객기에 장착된 블랙박스 2개 중 하나로 나머지 한 개도 조만간 발견될 것으로 보인다.인양된 블랙박스는 파리의 BEA 본부로 옮겨 정밀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블랙박스는 1500기압의 외부충격에 견디며 수심 6000m에서도 한 달 동안 외부에 신호를 보낼 만큼 견고하기 때문에 내부 기록 자료는 손상이 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에어프랑스와 여객기 제조사인 에어버스는 블랙박스를 비롯한 여객기 잔해와 탑승객들의 유해를 찾기 위해 2년간 4000만 달러(약 426억 원)를 써가며 바다 밑을 샅샅이 수색했다. 세계적인 통신장비 업체인 프랑스의 알카텔루슨트사도 해저케이블 공사용으로 제작한 140m의 수색용 대형선박을 지원했다. 여객기가 추락한 지점은 수심이 3000∼6000m에 이르는 깊고 울퉁불퉁한 지형으로 조사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수색팀은 포기하지 않았고 마침내 지난달 초 여객기의 엔진과 날개 잔해, 탑승자 일부 유해를 해저 3900m에서 찾는 데 성공했다.사고 여객기는 승객 216명과 승무원 12명을 태우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출발해 프랑스 파리로 향하던 중 이륙 4시간 만에 브라질 해안에서 약 805km 떨어진 지점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사고 직후 여객기 잔해 일부와 50여 구의 시신이 바다 위에서 발견됐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시리아 정부군이 4월 30일 새벽 탱크 20여 대를 동원해 반정부 시위 거점 도시인 다라로 진주해 주민을 무차별 사살하고 남성들을 납치했다. 이 도시는 25일부터 5000여 명의 군인에게 포위당해 식량, 전기, 물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시내에 진입한 군인들은 집집마다 들어가 닥치는 대로 남성들을 끌어내 버스에 태웠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군 소식통은 군인들이 이날 시위대 6명을 사살하고 14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슬람권 휴일이었던 4월 29일에는 금요기도회가 끝난 뒤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에 대한 유혈진압으로 최소 66명이 숨졌다. 시리아에서 3월 15일 시위 발발 이래 전체 사망자는 최소 582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혈진압에도 불구하고 반정부 시위대는 1일 다라를 시작으로 4일까지 각 도시에서 시위를 벌이고 5일 밤에는 전국적인 철야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유엔은 시리아 사태 특별회기 결의안을 채택한 뒤 진상조사단을 즉각 시리아에 파견하겠다고 밝혔으며 시리아에 대한 원조계획 추진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앞으로 5년 후면 인류가 보낸 우주선이 태양계를 넘어서 새로운 우주로 들어선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977년 발사된 태양계 탐사위성 보이저 1호와 2호가 태양계 가장자리에 도달해 5년 뒤면 태양계를 완전히 벗어날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1957년 달 탐사를 시작으로 우주 개발에 나선 인류가 반세기가 채 안 돼 태양계를 넘어서게 된 것이다. NASA 과학자들에 따르면 1977년 9월 5일 발사된 보이저 1호는 현재 태양권덮개(Heliosheath) 영역을 통과해 태양풍과 항성풍이 맞부딪쳐 생기는 항성풍충격파(Bowshock) 지대로 향하고 있다. 보이저 1호가 5년 뒤 이 지대에 들어서면 태양권을 벗어난 것으로 간주된다. 보이저 1호보다 보름 앞선 같은 해 8월 20일 발사된 보이저 2호도 이미 태양권덮개 영역에 들어섰다. 시속 약 6만 km로 항해하는 1호와 2호는 현재 지구에서 각각 177억 km와 145억 km 떨어져 있다. 보이저 1호는 1979년과 1980년 목성과 토성에 도착해 최초로 두 행성의 상세한 영상을 보내왔으며 보이저 2호는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을 지나갔다. 두 탐사선은 지금까지 10여 개의 위성을 추가로 발견하는 등 많은 천문학적 발견을 했다. 플루토늄 238을 활용한 열전기발전기(RTG)가 실려 있는 두 탐사선의 연료는 최소한 2020년까지 떨어지지는 않는다. 플루토늄 외에 추가로 실린 히드라진이라는 연료만으로도 주요 계기들을 60년 동안 작동시킬 수 있다. 보이저 1, 2호는 우주에 보낸 지구의 사절단이기도 하다. 두 탐사선에는 각기 지구 사진 118장, 음악과 개 짖는 소리 등 갖가지 지구의 소리, 55개 언어의 인사말, 사랑에 빠진 여성의 뇌파, 유엔 사무총장의 인사가 녹음된 축음기판 등이 실려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소녀들은 백마 탄 왕자가 자신을 남루한 현실에서 구원해주는 신데렐라 꿈을 한 번쯤 꾸어본다. 영국 윌리엄 왕세손과 결혼한 캐서린(케이트 미들턴)은 ‘현대판 신데렐라’의 꿈을 이룬 주인공이다. 캐서린의 아버지가 완구회사를 운영하는 백만장자이고 어머니가 윌리엄 왕세손에게 딸을 접근시키기 위해 치밀한 전략을 짰다는 증언도 나온다. 아무리 그렇대도 캐서린에게 그녀만의 매력이 없었다면 왕세손이 끌리진 않았을 것이다. ▷캐서린은 여러 면에서 다이애나비와 비교된다. 귀족의 후손으로 유치원 보모를 하다 졸지에 왕세자비가 된 다이애나와는 달리 캐서린은 왕가의 며느리로는 처음으로 결혼 전에 왕세손과 동거했다. 왕세손이 오랜 기간 청혼하지 않아도, 서로 결별했을 때도, 파파라치의 집요한 공세도 ‘쿨’하게 견뎌냈다. 그녀에게 구박 받는 신데렐라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지 않다. 왕자라는 신분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한 태도와 자신감이 오히려 그녀에게 신데렐라가 될 기회를 제공한 것 같다. ▷신데렐라 이야기는 오래전 이집트 그리스 설화에도 등장할 만큼 여러 버전이 있지만 프랑스 동화작가 샤를 페로의 1697년 작품이 가장 유명하다. 미국 여성 언론인 콜레트 다울링은 자신의 능력과 인격으로 자립할 자신이 없는 여성이 일시에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켜 줄 왕자와 같은 사람의 출현을 기다리는 심리를 ‘신데렐라 콤플렉스’라고 정의했다.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라는 우리 속담도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반영한다. 많은 드라마가 재벌가 자제와 사랑에 빠지는 미천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는 걸 보면 신데렐라 콤플렉스는 여전히 작동 중이다. ▷윤혜원의 소설 ‘신데렐라, 그 이후’는 왕자와 결혼한 신데렐라는 과연 행복했을까를 화두로 내용을 전개한다. 소설은 자신을 삶의 주체로 생각하는 여성이라야 남자도 만날 수 있다고 설파한다. 영국 여론조사기관이 최근 1000명의 여성에게 ‘캐서린을 얼마나 부러워하느냐’고 물어본 결과 86%가 전혀 질투를 느끼지 않는다고 답했다. 대다수가 결혼식 이후 캐서린의 삶이 무기력하게 바뀔 것이라고 응답했다. 다이애나가 남편과 이혼한 뒤 교통사고로 사망한 걸 보더라도 신데렐라와 행복이 동의어(同義語)는 아니다.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지구상의 마지막 타자기 공장이 끝내 문을 닫았다. 한때 사무혁명의 대표주자였던 타자기가 이제 컴퓨터에 밀려 박물관 전시용으로 갈 운명이 된 것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5일 세계에서 유일하게 타자기를 생산하던 인도 뭄바이의 ‘고드레지 앤드 보이스’ 회사가 주문이 없어 문을 닫게 됐다고 전했다. 이 공장은 1950년대부터 타자기를 생산했다. 당시 인도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는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타자기를 가리켜 인도 공업화의 상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연간 5만 대의 타자기를 판매했다. 최근 10여 년간 컴퓨터에 밀려 주문이 급감했지만 전력난이 심각한 인도 동북부,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주문이 꾸준히 들어왔다. 주요 고객은 법원과 정부청사. 2009년만 해도 1만2000대를 팔았지만 지난해 판매대수는 불과 800대. 이제는 가난한 국가에도 타자기가 필요치 않게 된 것이다. 저가 컴퓨터는 타자기가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조차 없게 만들었다. 무려 1800여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타자기의 대당 가격은 100달러가 훌쩍 넘는다. 남아 있는 재고는 대부분 아랍어 타자기로 200여 대에 불과하다. 1867년 미국에서 발명된 타자기는 100년 넘게 사무실의 필수품으로 여겨졌지만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한국에서는 6·25전쟁 이후 경방공업주식회사가 ‘클로버’라는 상표로, 동아정공이 ‘마라톤’이라는 상표로 타자기를 생산했다. 하지만 한국 내 타자기 생산은 1996년에 중단됐다. 타자기를 밀어낸 데스크톱이나 랩톱 등 1세대 컴퓨터 역시 미래는 밝지 못하다. 최근 태블릿PC의 급성장으로 이들도 머지않아 100년 넘게 존속한 타자기의 ‘장수(長壽)’를 부러워해야 할 처지에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중국에서 인터넷 검열을 강화하려는 당국과 이에 맞서는 누리꾼의 머리싸움이 갈수록 진화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5일 전했다. 누리꾼들은 당국이 특정 단어를 금칙어로 정해 인터넷에서 자동으로 삭제하면 발음이 비슷한 단어로 대치하기, 세로읽기, 검색엔진에 잡히지 않는 이미지 파일로 변환해 올리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최근 반체제 예술가인 중국 현대미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 씨의 이름이 금기어가 되자 누리꾼들은 발음이 비슷한 ‘아이웨이라이(愛未來·미래를 사랑하라)’라는 단어로 그를 지칭하면서 토론을 이어갔다. 이 단어까지 금지되자 이번에는 아이 씨가 뚱뚱하다는 점에 착안해 ‘Fat(뚱보)’ 등으로 대신했다. 당국이 ‘재스민 혁명’이라는 단어를 차단하자 누리꾼들은 ‘량후이(兩會)’라는 은어로 이를 대치했다. 량후이는 중국이 해마다 3월에 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정치협상회의를 통칭하므로 중국 정부가 절대 삭제할 수 없는 단어이기도 하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이 25일 새벽 리비아 트리폴리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 관저를 공습해 건물 2개동을 파괴했다. 나토군은 22일에도 관저 인근의 비밀시설물을 폭격했다. 반카다피군 지원에 역점을 두었던 나토군의 작전 목표가 카다피 제거로 점차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나토군의 공습에 대해 리비아 정부 대변인은 25일 카다피 원수의 목숨을 노린 공습이었다고 비난했다. 공습으로 카다피 원수가 외국 방문객들을 접견하고 각종 회의를 열던 건물이 심하게 파괴됐다. 카다피 원수는 2주 전 이 건물에서 리비아 내전 평화 중재안을 들고 찾아온 아프리카연합(AU) 대표단을 만났다. 도서관 겸 사무실로 쓰던 인근 빌딩도 부서졌다. 이날 폭격으로 45명이 부상했으며 공습 이후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고 대변인은 밝혔다. 카다피 원수의 관저가 공격당한 것은 지난달 20일 이후 처음이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홍안의 나이에 6·25전쟁에 참전해 자유 수호를 위해 피를 바쳤던 백발의 미군 참전용사들이 쓸쓸한 해단식을 열었다. 20일 미국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 인터콘티넨털호텔 연회장에서 열린 미 제2보병사단 한국전 참전용사회 연례 정기모임에서는 “모임을 지속할 것이냐, 아니면 여기서 그만둘 것이냐”라는 안건을 놓고 투표가 진행됐다. 모임을 계속하자는 의견은 참석자 79명 중 4명에 그쳤다. 이로써 20년 전 출범한 제2보병사단 한국전 참전용사회는 3개월의 유예기간을 가진 뒤 7월 31일부로 해체된다. 》 이 단체의 척 한킨스 회장(79)은 뉴올리언스 지역신문인 타임스피키윤과의 인터뷰에서 “모두가 모임이 계속되기를 원하지만 여력이 있는 사람도, 여력이 있다고 느끼는 사람도 없다. 양동이의 물은 이미 말라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마다 정기모임에 몇 명이 참석할지를 가늠하는 것이 너무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와해되느니 차라리 보기 좋게 그만두는 길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 모임의 해체는 이제는 70, 80대 고령에 접어든 노병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그대로 웅변해주고 있다. 노병 대부분이 자신 또는 가족에게 닥친 병마와 싸우느라 조직을 유지할 여력이 없어진 것이다. 2사단 참전용사회는 한때 회원이 3000명에 이르렀으나 이제는 2100명만 남았다. 생존 회원들의 평균 나이는 83세다. 휴스턴에서 온 빌 호지 씨(78)는 “지난 모임에 참가했던 회원들 중 많은 이가 병과 사망으로 이번엔 참석하지 못했다”고 했고, 워싱턴에서 온 돈 코언 씨(78)도 “이제는 진격할 사람이 없다”고 쓸쓸히 말했다. 이들이 젊음을 바친 미 제2보병사단은 6·25전쟁 중 미국 본토에서 최초로 한국에 도착해 미군 사단 중 가장 많은 전투를 치른 부대다. 낙동강 전선에서 청천강까지, 다시 지평리 전투와 피의 능선 전투, 단장의 능선 전투 등에서 활약했다. 항상 가장 어렵고 중요한 전선에 서다 보니 2만5000여 명의 막대한 피해(전사 7094명, 부상 1만6237명, 실종 186명, 포로 1516명)를 입었다. 전쟁 후에도 계속 한국에 주둔하면서 자유 수호의 첨병 역할을 이어갔다. 94년의 사단 역사 중 미 본토에 주둔한 기간은 40년이지만 한국에는 50년을 주둔하고 있다. 앞으로 공식 해체까지 남은 3개월간 참전용사회는 캐비닛 8개에 가득 찬 방대한 양의 한국전 기념 자료를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참전용사의 아들이 운영하는 민간연구단체인 ‘코리안워프로젝트’에 넘길 예정이다. 미국의 다른 참전용사 단체도 사정은 비슷하다. 미 국방부 대외연락사무소 데이비드 에번스 부국장은 “이들은 시간이 흐르며 하나둘 사라지는 많은 노병 단체 중 하나”라면서 “지금이 아니면 앞으로 해단식을 할 기회조차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재향군인청은 매일 400명의 한국전 참전용사가 사망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 사이에 끼여 미국에서 오랫동안 ‘잊혀진 전쟁’으로 불렸던 한국전쟁은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 및 민주화로 인해 미국 역사에서 ‘보람된 희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참전 60주년 행사를 계기로 많은 재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그런 관심은 미국 중앙정치권과 학계 차원일 뿐이다. 이번 2보병사단 참전용사회의 해체가 보여주듯 한국 현대사의 귀중한 목격자이며 참여자인 노병들은 세월의 뒤안길에서 쓸쓸히 퇴장하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50·여)의 ‘파트너’인 팀 메티슨 씨(54·사진)가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탓에 푸대접을 받고 있다고 호주 언론 시드니모닝헤럴드가 전했다. 파트너는 부부는 아니지만 법률적으로 동거인 이상의 지위를 인정받는 관계다. 호주 언론에 따르면 메티슨 씨는 몇 주 전 자신의 딸 셰리 및 딸의 친구들과 함께 길라드 총리를 만나러 캔버라 국회의사당에 갔다가 국회 보안요원들로부터 제지를 받았다. 국회 보안요원들이 그의 얼굴을 모를 리 없지만 증명서 유효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로 출입을 허가하지 않았던 것. 이런 황당한 일은 외국에서도 벌어졌다. 길라드 총리가 지난달 미국을 방문했을 때 메티슨 씨는 공식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파트너’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미국 행정부가 행사에 그를 초청하지 않았던 것. 늘 푸대접만 받는 것은 아니다. 20일부터 일본 한국 중국 아시아 3개국 순방길에 오른 길라드 총리를 따라나선 메티슨 씨는 일왕 주최 리셉션에도 초대받았고 한국 방문 기간에 6·25전쟁 참전용사들을 위한 만찬도 주재한다. 영국 왕자 결혼식 피로연에도 초청을 받았다. 미용사 출신의 메티슨 씨는 길라드 총리가 보건장관으로 있던 2006년 그의 머리를 다듬어주다 호감을 가지기 시작했다. 길라드 총리가 부총리 시절이던 2007년부터 동거를 시작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암살시도를 피한 불사신도 세월 앞에선 별 도리가 없었다. 19일 14년 만에 열린 쿠바 공산당 제6차 당대회의 마지막 날. 트레이닝복을 입은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85)이 연단에 깜짝 등장했다. 자신이 만든 공산당에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나온 것. 그는 자리에 앉아 박수도 치고 동생이자 평생의 혁명동지였던 라울 카스트로(80)와 이야기도 나누었지만 회의가 끝난 뒤 경호원의 부축을 받으며 회의장 문밖으로 힘겹게 걸음을 옮겼다. 현대사 최장 집권 기록을 갖고 있는 독재자가 역사의 뒷길로 쩔뚝이며 퇴장하는 순간. 그나마 위안은 많은 당대회 참석자들이 눈물로 그의 뒷모습을 배웅해주었다는 점이다.○ 6명의 아들 대신 동생에게 권력 이양 쿠바 최고 권력자로 52년간 군림해 오며 현대사에 많은 족적을 남긴 피델 카스트로는 19일 마침내 모든 공직에서 공식적으로 떠났다. 2008년 국가평의회 의장과 군 통수권을 동생 라울에게 물려주고 2선으로 물러섰던 그는 공산당 제1서기직도 공식적으로 동생에게 물려주었다. 그 스스로는 이미 5년 전에 제1서기를 포함한 모든 공직에서 물러났다고 밝혀왔지만 쿠바공산당이 이를 공식 확인한 적은 없다. 그는 조언하는 원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1926년 농장주와 가정부 사이에서 혼외정사로 태어나 15세까지 정식 아들로 인정받지 못했던 피델 카스트로는 사생아라고 놀림을 당하며 시대의 반항아로 자랐다. 1959년 사회주의 혁명에 앞장선 이후 그는 작은 섬나라 쿠바를 반미국가로 변모시켜 최강대국 미국의 코앞에서 사회주의 국가를 이어갔다. 그의 집권 기간 미국에선 무려 10명의 대통령이 바뀌었다. 하지만 그가 권력을 잡은 대부분의 기간은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인권도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통상 아들에게 권력을 넘겨주는 데 집착한 다른 독재자와는 달리 그는 동생에게 권력을 넘겼다. 두 번의 결혼과 두 번의 혼외정사를 통해 여섯 명의 아들과 두 명의 딸을 두었다. 자식들은 과학자, 의사로 지내 권력과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맏아들 디아스 발라르트가 원자력위원회 집행서기로 공직에 진출했지만 1992년 공금횡령에 연루돼 아버지로부터 직위를 박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 라울의 쿠바, 실용 색채 가미할 듯 쿠바는 이제 공식적으로 라울 카스트로 시대가 열렸다. 형이 사회주의 원칙에 집착했었다면 동생의 쿠바는 실용 색채를 가미할 것으로 보인다. 6차 공산당대회에서 새 지도부 구성과 함께 300여 개의 혁신적 경제개혁안이 통과됐다. 개혁안 통과로 쿠바 주민들은 혁명 이후 50여 년 만에 주택과 차를 사고팔 수 있게 됐으며 은행 대출도 받을 수 있다. 또 공직자 100만여 명이 줄어들 예정이다. 하지만 사회주의 기본틀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쿠바가 중국식 사회주의를 모델로 삼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라울 카스트로의 나이를 감안하면 그의 권력도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라울은 당대회 기간 자신을 포함한 고위 정치인의 임기를 10년으로 제한하겠다는 선언을 했다. 이 말대로라면 향후 쿠바의 지도부 구성방식도 중국을 닮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10년 뒤면 라울이 90세가 되기 때문에 임기제한 발언은 자신의 집권기간 동안 무난하게 전체주의 통치를 유지하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하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중국에서 개고기 식용 논란이 뜨겁다. 18일 AFP통신에 따르면 16일 개 500마리가량을 태우고 허난 성의 보신탕집으로 이동하던 트럭을 동물애호단체 회원들이 막아섰다. 15시간의 대치 끝에 화물주는 실비를 보상해주면 개들을 죽이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한 동물애호단체가 11만5000위안(약 1900만 원)을 지급해 개들을 구했다. 인터넷엔 400만 건이 넘는 의견이 올라왔다. ‘인간의 친구’인 개 식용을 비난하는 글이 다수지만 “소 돼지는 괜찮고 개고기만 문제 삼는 논리적 근거가 뭐냐”는 반론도 적지 않다. ■ 아파트 한 채가 2415억원… 런던서 세계 최고가 거래영국 런던 도심 공원 하이드파크가 내려다보이는 아파트 한 채가 2007년에 1억3640만 파운드(약 2415억 원)에 팔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8일 보도했다. 공동주택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3개 층으로 이뤄진 2300m² 크기의 이 아파트 구입자는 우크라이나인으로 모두 현금으로 냈으며, 6000만 파운드(1062억 원)를 더 들여 실내 공사중이다. 미국에선 센트럴파크가 내려다보이는 뉴욕 맨해튼의 아파트(560m²)가 지난달 3000만 파운드(531억 원)에 팔렸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할리우드 영화배우 니컬러스 케이지 씨(47)가 16일 한국계 아내 앨리스 김 씨(27)와 다투다 경찰에 체포됐다. 미국 뉴올리언스 경찰은 케이지 씨가 이날 주택가에서 큰소리로 부부싸움을 벌이다 체포됐으며 몇 시간 뒤에 풀려났다고 밝혔다. 사건 당시 만취 상태였던 케이지 씨는 어느 주택 앞에서 자기가 빌린 집이라고 들어가려 했고 아내는 남의 집이니 들어가면 안 된다고 만류했다. 실랑이를 벌이던 중 케이지 씨는 아내의 팔목을 잡아끄는가 하면 주위의 자동차를 주먹으로 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지나가던 택시운전사가 “케이지 씨가 아내를 밀치고 있다”고 신고했다. 김 씨는 경찰에게 케이지 씨의 폭력 혐의를 부인하며 처벌을 원하지 않았다. 케이지 씨는 2004년 한국계 여성과의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으며 둘 사이에 아들이 하나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