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

주성하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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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련 사이트 ‘서울에서 쓰는 평양이야기’(http://nambukstory.com)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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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5-14~2026-06-13
남북한 관계60%
칼럼27%
경제일반13%
  • 北 탈북자 체포조 2000명 中 암약… 탈북자 위장 2인1조로 색출 활동

    북한이 탈북자로 위장해 탈북자를 색출할 임무를 지닌 요원을 중국에 대거 파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에서 검거된 탈북자들도 이 위장 탈북자들로 인해 중국 공안에 발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탈북자 지원단체인 탈북난민인권연합은 북한이 지난달 25일 국가안전보위부와 정찰총국 소속 탈북자 검거요원을 대거 중국에 보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15일 전했다. 이번에 파견된 요원 수는 역대 최대 규모로 보인다. 북한은 과거에도 종종 탈북자로 가장한 요원을 중국에 파견해 왔지만 보통 수십 명 규모였다. 이 단체 관계자는 현재 중국에서 암약하는 북한 검거 요원이 최대 2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탈북자 색출 요원을 대거 파견한 것은 김정은의 지시라기보다는 김정은 등장 이후 보안기관별 충성경쟁이 낳은 결과로 보인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등장한 뒤 탈북자 방지에 가장 큰 관심을 쏟자 시군 단위 보위부까지 나서 ‘김정은 대장의 심려를 덜어드리겠다’며 각자 탈북자 체포조를 조직했다는 것. 요원 대다수는 각 지역과 부서에서 선발한 30대 위주의 장교로 구성돼 있으며 중국에선 탈북자로 위장해 주로 2인 1조로 활동한다. 이들 체포조는 실적에 따라 훈장과 승진을 보장받기 때문에 탈북자 색출에 혈안이 되고 있다. 이들은 북-중 무역을 통해 확보되는 자금으로 활동비를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선양에서 체포된 탈북자 10명 중에도 북한 요원으로 추정되는 남매 두 명이 포함돼 있었다. 자신의 이름이 윤일과 윤옥이라는 이 남매는 20대 후반이라고 소개했다. 탈북자들이 체포된 직후 이들은 바로 현지 공안 구류장에서 풀려났다. 과거엔 중국에서 탈북자로 가장해 활동하던 북한 요원이 체포되면 중국에서 석방되지 않고 북한으로 송환돼야 했다. 하지만 이번 경우처럼 즉시 풀려나는 것을 보면 중국 공안이 북한 요원들의 활동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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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북자도 대한민국 국민… 그들을 구출하자”

    중국 공안에 탈북자 31명이 체포돼 북송 위기에 처했다는 동아일보 보도가 나간 뒤 국내외에서 탈북자를 구출하기 위한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새누리당은 14일 “정부는 중국 측과 협의해 이들의 북송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주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탈북자 체포 소식을 보도한 동아일보 14일자 지면을 펼쳐 보이며 “중국 정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이들 탈북자를 난민으로 처우하고 북송을 중지해야 한다”고 말했다.황우여 원내대표도 외교통상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탈북자 강제송환 관련 간담회에서 “탈북자의 법적지위는 본인이 북한을 벗어나 한국으로 올 의사를 표현한 순간부터 대한민국 국민으로 취급해야 한다”며 “과거 동독 탈출 주민도 같은 법 적용을 했던 사례가 있는 만큼 중국도 이를 존중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중국대사관을 찾아가 탈북자 석방을 촉구했다.각계 시민단체들도 강제북송 반대에 목소리를 모았다. 북한민주화위원회 등 10개 북한인권단체 회원 150여 명은 이날 중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탈북자 강제송환은 중국이 가입한 난민조약과 유엔이 채택한 북한인권결의상 강제송환 금지 원칙 위반”이라며 “중국 정부는 탈북자들의 난민 여부를 심사하고 그들이 원하는 곳으로 출국하도록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오전부터 중국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한 통일시대사람들 임영규 이사는 “구속된 탈북자들이 석방될 때까지 릴레이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미국에 있는 북한자유연합(대표 수잰 숄티)은 13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방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에게 인도주의적 탈북자 처리를 촉구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외교부는 이날 탈북자 가족 6명을 외교부 청사로 불러 위로하고 현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주중 한국대사관과 우방국 대사관을 통해 노력 중이고 천하이(陳海) 주한 중국대사관 참사관을 외교부로 불러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억류된 탈북자 신상 등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고 있으며, 여론의 추이를 살펴보면서 북송할지 한국으로 인도할지를 결정하지 않은 채 시간을 끌 가능성이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

    • 2012-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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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공안, 신발 밑창 보고 “北에 갔다왔군” 헉!

    수년 전 탈북해 한국에 살고 있는 A 씨는 최근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과 만나기 위해 중국으로 가 국경지대로 갔다. 자신이 넘어올 때에 비해 중국 측 경비가 더욱 삼엄해진 것이 피부로 느껴졌다. 중간에서 도와 줄 사람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직접 꽁꽁 언 두만강을 건너가 가족과 만나고 돌아왔다. A 씨의 집은 매우 외진 곳이어서 감시가 별로 심하지 않은 데다 그가 주변 지리를 훤히 알고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그를 경악하게 한 것은 중국으로 다시 나온 그가 며칠 뒤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동북 3성 모 도시의 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타려 할 때였다. 출국수속을 모두 마치고 한국 국적 비행기에 올라 이륙을 불과 20분가량 남긴 시간, 공안 관련 요원 여러 명이 기내에 들어와 그에게 “여권을 보자”며 비행기 밖으로 나가자고 했다.그들은 조용한 곳에 이르자 갑자기 그의 신발 밑창을 보자고 했다. 신발을 살피던 그들은 “신발 밑창 모양을 보니 조선에 갔다 온 사람이 맞네. 우리가 잡아도 할 소린 없겠지만 이번에 조용히 보내준다”고 말했다. 공안들은 A 씨가 북한에 들어갔다 올 때 어딘가에 남긴 족적(足跡) 정보를 갖고 신발을 비교하고 있었던 것이다. 탈북자 단속과 검거 등을 위한 국경지역의 북-중 공안 기관 간 협조가 긴밀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말을 실감했다고 A 씨는 말했다.최근 북-중 국경 일대를 방문한 탈북동포 B 씨는 “중국 내륙 소도시에서 국경까지 나가는 길목에 2년 전까지만 해도 없던 변방 수비대 초소와 공안국 초소가 하나씩 생겼고 국경의 감시 카메라도 늘고 전에 보이지 않던 곳에도 철조망이 촘촘히 들어서 있다”고 말했다.북한 정보기관 출신의 소식통 C 씨는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옌지(延吉)공항의 경우엔 이곳을 오가는 한국인 신상 정보가 오래전부터 북한 보위부와 공유되고 있다”고 말했다.이번에 탈북자 31명이 체포된 랴오닝(遼寧) 성 선양(瀋陽)의 한 고위 공안 소식통은 “동북 3성에서 탈북자가 체포되면 현지 북한 영사관에 명단이 즉각 통보되기 때문에 체포 뒤 24시간 내에 손을 쓰지 못하면 사실상 구출이 힘들다”고 말했다.중국이 탈북자 색출 및 검거를 위해 북한에 얼마나 잘 협조하는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도 있다. 북한은 최근 몇 달간 북-중 국경의 북한 땅에서 한국과 이뤄지는 휴대전화 통화를 막기 위해 방해 전파를 쏘고 있다. 그 전에는 중국 휴대전화 통신이 가능한 북한 지역에서는 한국과도 직접 통화가 가능했으나 요즘은 거의 불가능하다.북한이 강력한 방해 전파를 쏘면 국경 인근 중국 내의 통화도 방해를 받아 중국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다. 신의주 건너편 단둥(丹東), 혜산 건너편 창바이(長白) 등이 이런 지역이다. 하지만 중국은 자국 주민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한국과 북한 내의 가족 등이 서로 통화하는 것을 저지하려는 북한을 돕고 나선 것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2-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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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한국 요구 무시할 명분없어… 정부도 ‘조용한 외교’ 버려라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최근 중국으로 탈북했다 8일 선양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된 A 양의 아버지 김영남(가명) 씨가 “내 딸을 부모가 눈물 속에 기다리는 대한민국의 품으로 돌려보내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죽여달라”고 호소했다. 동생 B 군이 중국 공안에 체포돼 있는 김영란(가명) 양도 “북한에 계시던 부모님은 다 돌아가시고 동생 외 다른 2명의 혈육은 모두 한국에 있다”면서 “가족도 없는 북한으로 동생을 보낼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수일간 집단으로 체포된 탈북자 31명 대부분은 한국에 부모 형제 등 혈육이 있다. 이는 과거 가족들은 모두 북한에 있는데 혼자 넘어오던 때와는 달라진 탈북 흐름을 보여준다.한국 입국 탈북자가 지난해 말 2만3000명을 넘어서면서 먼저 한국에 와 자리를 잡은 가족들이 중국의 탈북 브로커들에게 돈을 줘 북에 남은 가족을 데려오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2010년 말 양강도 혜산에서 탈북한 최모 씨의 경우 지난해 초 탈북자 정착 지원기관인 하나원을 나와 서울에 자리 잡은 뒤 12월 중순까지 불과 10개월 만에 10여 명의 북한 가족을 모두 데려왔다.한국에 가족이 살고 있어 이뤄진 계획적 탈북 과정에서 체포된 탈북자는 북한 주민이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국민의 가족이라는 특징도 있다. 이미 탈북한 가족이 한국 국민이 됐기 때문이다.이는 한국 정부가 중국 내 탈북자 문제에 과거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필요성을 높여주고 있다. 과거 중국 당국은 탈북자 문제는 북한과 중국 간의 문제로 한국 정부가 개입할 일이 아니라는 주장을 폈다. 이에 한국 정부는 탈북자 문제를 국제 난민 협약에 따른 인도적 처리에만 호소해야 하는지 고민했다.하지만 체포된 탈북자의 가족이 한국 국민인 경우 이는 한국 국민 가족의 문제가 된다. 그런 만큼 한국 정부도 ‘조용한 외교’를 펴온 기존 태도에서 벗어날 명분이 생겼다. 유엔 등 국제사회에 혈연을 강조한 인도주의적 호소를 하며 정공법으로 나갈 여지가 생긴 것이다. 통일운동단체인 ‘통일시대사람들’의 김지우 대표는 “최근 탈북자들이 미국, 영국 등에 적극 진출해 현지 시민권을 따고 있는데 머지않아 중국에서 체포된 탈북자가 미국인의 가족, 영국인의 가족이 돼 복잡한 국제적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중국은 지금까지 북송된 사람들이 박해받은 증거가 없기 때문에 난민으로 볼 근거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탈북자 수가 늘면서 북송된 탈북자가 받는 가혹한 처벌의 증거가 사진 영상 등으로 외부 세계로 속속 노출되며 중국의 논리는 점점 궁색해지고 있다. 더구나 최근 북한의 탈북자 처벌 수위는 그 어느 때보다 가혹해지고 있다. 중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으로 헤어진 혈육들이 영영 다시 못 만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조용한 외교’만 강조하는 것은 너무나 안일한 대처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앞으로도 이번 사건과 유사한 탈북자 대규모 체포는 또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아무리 처벌을 강화해도 함께 모여 살려는 혈육들의 간절한 욕망이 있는 한 탈북 흐름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2-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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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진타오 주석, 그들을 죽음으로 내몰지 말아주세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께.지난주 중국에서 체포된 탈북자 가족들의 애끊는 절규가 저에게 동아일보 지면을 통해 주석님께 편지를 쓰는 용기를 줬습니다. 이제 저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주석님뿐입니다.저 역시 중국을 거쳐 온갖 간난신고 끝에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입니다. 북송을 목전에 둔 탈북자들이 느낄 두려움과 공포를 온몸으로 느끼며 이 글이 체포된 탈북자들의 생명을 구하는 마지막 생명줄이 되기를 바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한 자 한 자 써내려 갑니다. 지금까지 중국은 체포한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송환해 왔고 이번에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그러나 주석님, 북한의 탈북자 처벌은 과거와 비할 바 없이 가혹해졌습니다. 최근 북한은 탈북을 체제의 가장 큰 위협으로 간주하고 탈북하는 주민들을 국경에서 현장 사살하는 등 초강경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정일 사후 처벌은 더욱 강화돼 100일 애도기간 중 탈북한 사람들은 3대를 멸족시키라는 지시까지 하달됐다고 합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한국행에 올랐던 이들이 한꺼번에 북한에 끌려가면 즉시 본보기로 처형되거나 정치범수용소로 향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중국은 최근 들어 탈북을 막기 위해 북-중 국경에 철조망을 치고 탈북자 색출, 국경 순찰, 전파 탐지 등 여러 부분에서 북한과의 공조를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북한 체제의 불안정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탈북자들을 죽음으로 등 떠미는 악역을 언제까지 감당하려 하십니까. 공개 처형과 죽음의 수용소가 아니면 주민들을 통제하지 못하는 체제의 뒤를 언제까지 봐주려 하십니까.지난 10여 년간 중국에서 수만 명의 탈북자가 북송됐고, 이들 중 많은 이가 가혹한 형벌과 굶주림 끝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들의 죽음에는 중국 역시 책임이 있습니다. 탈북자를 한 명 두 명 죽음의 벼랑 아래로 떠밀 때마다 북한의 민심이 중국에서 멀어져 가는 현실을 언제까지 외면하시렵니까.이번에 체포된 탈북자들의 상당수는 가족이 한국에 있습니다. 그들 중엔 한국엔 형과 누나가 살지만 북에는 아무런 혈육도 없는 10대 소년도 있습니다. 식당 허드렛일로 한 푼 두 푼 겨우 모은 돈으로 데려오려던 막내가 죽게 됐다는 소식에 형과 누나는 식음도 전폐한 채 방구석에서 상처 입은 사슴처럼 오들오들 떨고 있습니다. 체포된 한 소녀의 부모는 10일 한국의 외교통상부를 찾아 통곡하며 구출을 못할 바에는 딸에게 제발 독약이라도 전해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딸이 북한에 끌려가 온갖 험한 꼴을 당하다 죽을 바에는 차라리 중국에서 죽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다른 가족들의 심정도 마찬가지입니다.탈북자들이 북송되면 한국에 살고 있는 수십 명의 가족까지 평생을 고통과 악몽, 죄책감에 시달려야 합니다. 후진타오 주석님, 올해는 한중수교 2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국의 모든 국민, 나아가 전 세계인들이 주석님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부디 저들이 기쁨 속에 가족과 재회할 수 있게 아량을 베풀어 주십시오. 그래서 모두가 주석님께 감사의 박수를 보낼 수 있게 선처해 주시기를 간절히 호소합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2-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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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북 31명 첫 체포… 북송 위기

    탈북자 31명이 최근 중국 공안에 잇따라 체포돼 북한으로 강제 송환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체제 출범을 계기로 북한 당국이 탈북자는 3대를 멸족시키겠다고 공언한 이후 중국에서 탈북자들이 대규모로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중국 현지 활동가들에 따르면 8일 오후 6시경 지린(吉林) 성 옌지(延吉) 시를 떠나 제3국으로 향하던 탈북자 12명(남자 4명, 여자 8명)이 랴오닝(遼寧) 성 선양(瀋陽) 시 선허 공안분국에 체포됐다. 이들 중 남매로 위장한 2명은 중국 공안 정보원이었다. 비슷한 시간 선양 다른 지역에서도 탈북자 9명이 체포돼 옌지로 송환됐다. 선양에서는 주말과 12일에도 탈북자 7명과 5명이 각각 체포돼 창춘(長春) 등으로 송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안은 탈북자들이 출발할 때부터 추적했으며, 북한 측과 12, 13일 두 차례 조중공안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선양 공안 당국자는 체포된 탈북자들에게 “늦어도 20일까지는 모두 북송할 예정”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말 “김정일 사망 애도기간에 탈북하면 3대를 멸족시키겠다”고 대국민 선전을 벌였다. 북한이 정한 100일 애도기간은 3월 말까지다. 이번에 체포된 탈북자 중 상당수가 김정일 사망 이후 탈북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 북한 소식통은 “최근 북송된 사람들은 정치범수용소 중에서도 가장 열악한 함북 수성정치범관리소에 종신 수용될 가능성이 크며 일부는 고향에서 본보기로 공개 처형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수성관리소에는 미성년자 수감시설이 따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최근 며칠 동안 한국 관계당국이 중국 측과 탈북자 석방 교섭에 나섰지만 성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체포된 탈북자의 한국 내 가족들은 13일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 요청을 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2-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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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 신년인사회… 양국 인사 600여명 참석

    (사)21C 한중교류협회(회장 김한규)와 주한 중국대사관은 8일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대연회장에서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 신년인사회를 열었다. 21C 한중교류협회는 2000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아셈)에 참석한 주룽지(朱鎔基) 당시 중국 총리의 방문을 계기로 설립됐으며 2001년부터 매년 ‘한중 지도자포럼’을 개최하는 등 양국의 민간교류 확대와 우호 증진을 위한 사업을 해왔다.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민간 차원에서 열린 첫 기념행사인 이날 행사에는 김수한 전 국회의장과 이수성 전 국무총리,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 고흥길 특임장관 내정자,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 등 한국 측 인사 300여 명과 장신썬(張흠森) 주한 중국대사와 대사관 간부, 중국기업체 대표 등 중국 측 인사 300여 명이 참석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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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리핀 세부 인근 6.9강진… 80여명 사망-실종

    유명 관광지인 필리핀 중부 세부에서 서남쪽으로 약 80km 지점에서 규모 6.9의 지진이 발생해 최소 43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실종됐다고 외신이 6일 보도했다. 지진은 이날 오전 11시 49분(현지 시간)에 세부 섬과 네그로스 섬 사이의 해역 깊이 약 46km 지점(진원지)에서 발생했다. 사상자는 대부분 지진 진앙에서 불과 5km 떨어진 필리핀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인 네그로스 섬에서 발생했다. 네그로스 지역은 판잣집들이 많아 피해가 더 커졌다. 네그로스 섬 오리엔탈 주 기훌릉간 시에서 산사태로 가옥 30여 채가 묻혀 최소 29명이 숨졌다. 라리버타드 시에서도 3층 건물이 붕괴되고 지진으로 갑자기 높아진 파도가 해안 옆 주택 5채를 무너뜨린 것으로 알려졌다.한인들이 많이 사는 인구 230만 명의 관광도시 세부에는 큰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주필리핀 대사관이 한인회 비상연락망을 통해 교민과 여행객 피해를 확인했지만 피해가 보고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세부와 네그로스 인근에는 약 2만 명의 교민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의 한국 거주민은 “이곳에서 측정된 지진의 규모는 4.8로 3분 정도 진동이 느껴지고 1분 정도의 정전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세부 섬 남쪽의 바닷물이 흙탕물로 변하고 약 1m 높이의 작은 쓰나미가 밀려왔다는 목격담도 전해졌다. 미국 태평양 쓰나미경보센터는 진원지의 위치가 섬 사이 해협에 있어 태평양 지역으로 쓰나미가 확산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초 지진 후 크고 작은 여진이 200여 차례나 보고됐다. 필리핀 중남부 지역은 환태평양대 ‘불의 고리’에 위치해 지진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1990년 루손 섬에서는 규모 7.7의 지진이 발생해 2000여 명이 숨졌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

    • 2012-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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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주성하]北 휴대전화 100만 시대… ‘정보’ 열고 돈 챙기나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가 100만 명을 넘었다고 북한 내 휴대전화 독점사업자인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텔레콤이 2일 밝혔다. 지난해 초 40만 명이 좀 넘었으니 1년 새 2배 이상으로 성장한 셈이다. 가입자 증가 속도와 북한의 경제수준을 놓고 볼 때 300만 명 돌파까진 무난해 보인다. 이 소식을 듣고 ‘중이 고기에 맛 들이면…’ 하고 시작되는 옛 속담이 떠올랐다. 북한에서 휴대전화가 이처럼 빠르게 확산되는 것은 북한 위정자들이 달러 벌어들이는 맛에 흠뻑 빠졌기 때문이다. 100만 명이란 숫자 뒤엔 어마어마한 노다지가 숨겨져 있다. 북한이 가입자에게 약 300달러에 독점 판매하는 중국산 휴대전화는 원가가 80달러 정도밖에 안 된다. 개당 이윤이 220달러, 100만 명이면 2억2000만 달러가 떨어진다. 판매 수익은 고스란히 북한이 갖는다. 요즘엔 터치폰도 보급된다. 휴대전화 부품은 모두 중국산이지만 자판만큼은 철저히 ‘주체형’이다. 차림표(메뉴) 통보문(메시지) 수작식사진기(디지털카메라) 축전기(배터리) 유희(게임) 다매체(멀티미디어) 기억기(메모리) 등 대다수 용어가 북한식으로 표기된다. 북한은 또 가입비 명목으로 140달러를 따로 받는다. 100만 명이면 1억4000만 달러다. 거기에 통신요금도 따로 받는다. 이집트 통신사의 수익을 감안하더라도 북한은 휴대전화 사업이 시작된 최근 3년간 주민들의 주머니에서 약 3억 달러를 거둬들였다. 개성공단 8년 동안 남측에서 인건비로 1억8000만 달러를 받았음을 감안할 때 휴대전화 사업은 개성공단 몇 개를 운영해 버는 만큼의 달러를 북한 위정자들에게 안겨주었다. 과거 북한 지배층이 달러를 거둬들이는 방법은 주로 대중을 강제로 동원해 금이나 송이 등을 캐서 국가에 바치게 하는 ‘충성의 외화벌이’ 방식이었다. 그러던 북한 지배층에게 휴대전화 사업은 새로운 노다지 밭이었다. 북한이 인터넷은 금지하면서 휴대전화만 허용한 것은 인터넷의 파급력은 통제할 수 없지만 휴대전화는 통제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거 북한도 비록 인트라넷이긴 하지만 자유게시판이나 채팅을 허용했다. 하지만 2006년 6월 한 사이트 게시판에 “모여서 농구경기를 벌이자”는 글이 오르고 청년 수백 명이 이에 호응해 평양체육관 앞에 나타나는 일이 벌어지자 보위부는 공공기관에서만 사이트와 채팅에 접속할 수 있게 만들었다. 온라인의 위력에 겁을 먹은 것이다. 휴대전화는 군중 동원력은 떨어질지 모르나 북한 상인들에게 타지 가격 동향과 수요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게 해준다. 지배층의 주머니가 불룩해지는 것에 비례해 시장화의 흐름은 거세지고 되돌릴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김정일은 2008년 8월 뇌중풍(뇌졸중)으로 쓰러졌다 깨어난 뒤 10년 가까이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 죽음과 가까워지는 길임을 알면서도 유혹을 이겨내지 못했던 것이다. 폐쇄경제를 고집하려 한다면 북한 위정자에게 휴대전화는 담배와 같은 자멸의 유혹이 될 것이다. 하지만 개혁으로 가려 한다면 휴대전화는 인프라도 얻고 돈도 챙기는 꿩 먹고 알 먹기 사업이 될 것이다. 휴대전화 확산이 북한 위정자들에게 ‘조금만 인민에게 양보하면 나라 곳곳에서 노다지가 쏟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주성하 국제부 zsh75@donga.com}

    • 201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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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백색혁명’의 동상이몽

    20세기 초 사회주의 적색혁명을 이뤘던 러시아에서 21세기 초 ‘백색혁명’의 물결이 일고 있다. 29일 모스크바 중심부는 흰색 리본과 풍선을 매단 승용차 3000여 대(주최 측 주장)가 한꺼번에 몰려 나와 3시간 넘게 행진하는 바람에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3월 대통령선거에 출마해 집권하는 것에 반대하는 대규모 자동차 시위가 열린 것. 차량들이 경적을 울리며 거리를 누비는 동안 시민들은 거리에 나와 흰 손수건을 흔들었다. 흰색은 푸틴 총리의 장기 집권에 반대하는 러시아 시민운동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우크라이나 오렌지혁명, 조지아 장미혁명, 키르기스스탄 튤립혁명과 같은 옛 소련 국가들의 색깔 혁명에 이어 러시아에선 백색혁명이 시작된 것. 지난해 12월 총선 부정선거에 대한 항의로 대규모 시위가 발발한 뒤 시민운동가들은 깨끗함과 순결함의 상징인 흰색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대규모 반(反)푸틴 시위가 예정된 다음 달 4일에도 모스크바엔 흰색 물결이 넘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위대의 구성을 따져 보면 정작 순결함의 상징으로 내세운 흰색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참가자들도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29일 분석했다. 시위대에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 ‘세계화’를 주장하는 자유주의적 진보주의자들도 있지만 ‘슬라브인의 러시아’ ‘외국인 추방’을 요구하는 극단적 민족주의 성향을 띤 극우파도 있다. 시위의 양대 축은 반푸틴이라는 공통점만 아니라면 전혀 어울릴 수 없는 조합이다. 한 자유주의 활동가는 “집회 도중 네오나치주의자들이 외국인 추방과 ‘러시아인을 위한 러시아 건설’을 구호로 외치면 정말 큰 걱정”이라며 고민을 털어놓았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2-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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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바 ‘장기집권 금지’ 파격 개혁 추진

    쿠바 공산당 특별대회가 28일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린 가운데 국가평의회 의장을 포함한 주요 간부의 임기 제한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특히 북한에서 한 달 전에 3대 세습 정권이 출범한 가운데 비슷한 시기 쿠바는 그와는 반대의 길을 가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지구상에서 50년 넘게 세습독재를 실시하고 있는 공산국가는 쿠바와 북한뿐이다. 첫날 회의가 끝난 29일에는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았다. 약 800명의 대표가 참가한 이번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외신들은 회의 의제에 당 간부의 장기집권을 금지하는 파격적인 정치개혁안이 올랐다고 전했다. 쿠바 공산당이 주요 간부직의 임기를 제한하는 방안을 공식 의제로 올린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사진)은 자신을 비롯한 공산당 지도부 및 기타 고위직 임기를 5년에 1차례만 연임할 수 있도록 정치개혁을 하겠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한 사람이 최장 10년 이상 쿠바를 통치할 수 없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쿠바 공산당은 지난해 4월 당대회에서 선출된 정치국원 15명 가운데 65세 이하가 불과 3명에 그치는 등 심각한 고령화 현상에 직면하고 있다. 고위 간부의 임기 제한 추진은 쿠바가 최근 진행하고 있는 경제·사회 개방에 추가해 본격적인 정치개혁의 단초라는 기대를 받고 있지만 쿠바 반체제 인사들에게선 ‘꼼수’라는 비난도 받는다. 올해 81세로 어차피 장기집권이 불가능한 카스트로 의장이 오히려 10년 임기 제한 카드로 합법적이면서 안정적으로 집권할 명분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임기 제한 결정 외에도 이번 대회에서는 100개 항에 가까운 광범위한 정치 경제 사회 개혁안에 대해 공식적인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는 젊은층과 여성, 흑인들이 당·정·군에 진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 동성애자들이 당·정·군 조직에서 공개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민영언론 육성 등 파격적인 개혁안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회를 통해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오는 등 지도부의 일부 교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경제 개혁도 여전히 중요 안건이다.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는 “경제 없는 이념은 없다”며 국가가 경제활동의 90%를 운영하는 현행 경제구조를 민간에 점진적으로 개방하는 개혁안도 이번 회의에서 집중 협의될 것임을 내비쳤다. 특히 그란마는 “진부한 도그마와 기준에 대한 집착”을 “정신적 장애”로 묘사하면서 “카스트로 의장이 최우선적으로 할 일은 이런 집착을 극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2-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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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측근 앉혀놓고 떠난 살레… 예멘 민주혁명 ‘절반의 성공’

    예멘의 독재자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70·사진)이 34년간의 장기집권에 마침표를 찍고 22일 예멘을 떠나 미국으로 향했다. 이에 따라 튀니지 민주화 혁명의 영향을 받아 지난해 1월 27일 점화돼 2000여 명이 희생된 예멘의 민주화운동은 1년 만에 열매를 맺게 됐다. 하지만 후임 대통령에 살레 대통령의 최측근이 선출될 것으로 예상되며, 살레 대통령과 가족들에게 광범위한 면책특권이 주어짐에 따라 예멘 민주화 투쟁은 미완의 혁명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살레 대통령은 22일 예멘 국영TV에 출연해 “이제 권력을 이양할 시점이 됐다. 만 33년간의 통치 기간 중 부족한 점에 대해 모든 예멘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며 치료를 하러 미국으로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 직후 사나 국제공항 관계자는 대통령 전용기가 예멘을 이미 떠났다고 밝혔다. 살레 대통령은 오만에 들렀다가 뉴욕으로 갈 예정이다. 미 국무부도 이날 살레 대통령에게 비자를 발급한 사실을 확인하며 “그가 의학적 치료를 받는 ‘제한적 기간’에만 미국에 머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반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한 살레 대통령이 미국에서 영구 거주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 그의 출국이 일시적 외유인지, 영구 망명이 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살레 대통령은 “집권여당인 국민의회당의 당수로서 다음 달 21일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 이전에 귀국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총리실 소속 한 관계자는 “치료가 끝나면 아들 하미드가 아버지를 위해 마련한 거처에서 머물 것 같다”고 말했다. 살레 대통령의 출국 하루 전인 21일 예멘 의회는 그의 재임 기간 통치행위에 대해 광범위한 면책을 인정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 법은 살레 대통령의 가족이 앞으로 짓는 범죄에 대해서만 처벌을 받도록 했다. 또한 가족이 공직을 맡는 데 제한을 받지 않으며 살레 정권의 핵심 인사들도 테러 행위를 제외한 모든 직무수행에 대해 면책을 받도록 했다. 이 법은 대통령 직함을 유지한 채 정치에 개입하려는 살레 대통령을 조기 사퇴시키기 위해 의회가 내놓은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벌써부터 이 법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어 살레 대통령의 처벌을 촉구하는 시위가 예상된다. 한편 예멘 의회는 다음 달 대선에 출마할 원내 모든 정당을 대표하는 후보로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부통령(67)을 21일 지명했다. 국방장관을 역임한 하디 부통령은 1994년 부통령으로 지명된 뒤 18년간 살레 대통령을 보좌해온 최측근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2-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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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의 북한, 서방을 향하여 ‘개혁’을 말하다

    양형섭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86)이 16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노동당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사진)이 지식기반 경제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중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의 경제개혁 사례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북한 고위 당국자가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를 포함해 공식석상에서 다른 나라의 경제개혁을 언급한 것은 전례가 없다. 김정일 정권하에서는 북한 관료들이 공식석상에서 개혁이나 개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게 금기시돼 왔다. 특히 외국 기자들에게 개혁이나 개방에 대해 긍정적인 말을 하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었다.북한의 대외선전 인터넷 매체 ‘우리민족끼리’에 따르면 김정일은 김일성 주석 사후인 1996년 2월 “나에게서 그 어떤 변화를 바라지 말라”고 발언해 개혁개방에 대한 일각의 희망을 눌러버렸다. 김정일은 이듬해 9월에도 간부들에게 “우리는 절대로 개혁 바람에 기웃거려서는 안 된다. 내가 있는 한 절대로 개혁개방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이것이 나의 확고한 결심이다”고 하는 등 여러 차례 개혁개방에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김정일 사망 후 올 초부터 미세한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올 초 북한 실세 장성택 노동당 부장의 매형인 전영진이 공기업 민영화 등 개혁조치를 성공적으로 추진 중인 쿠바에 대사로 파견됐다. 장 부장의 핵심 측근인 이광근 전 무역상도 북한의 해외투자 유치 창구인 북한 합영투자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다.김정일 사망 후 북한 고위관리로서는 처음으로 외신과 만난 양 부위원장이 개혁을 언급한 것은 북한이 현재의 절박한 경제상황을 탈출할 유일한 방도가 개혁밖에 없음을 시인하고 외부 세계에 변화 의사를 내비친 것이라고 풀이된다. 김일성의 고종사촌 매제로 김정은과는 먼 인척 사이인 양 부위원장은 2010년 10월 AP의 영상부문 계열사인 APTN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북한의 새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정부 관리로는 처음으로 공식 확인하는 등 사실상 북한 정권의 대변인 역할을 해왔다. 헌법상으로 국가 부수반 격인 양 부위원장은 김정일 사망 이후 발표된 장의위원 명단에선 서열 10위에 올랐다. 해외 언론과 접촉해온 북한 고위급 인사로는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앞서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은 12일 북한 권력을 승계한 김정은을 ‘영 보이(Young Boy)’라고 지칭하며 “북한이 내부 신뢰 구축을 위해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 201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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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이모저모]“술 마시면 기분 좋아지는건 엔도르핀 때문”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는 만족감과 보상을 관장하는 특정 뇌 부위에서 엔도르핀이 분비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제니퍼 미첼 박사는 술을 마시면 뇌의 쾌락 및 보상 중추인 측중격핵과 안와전두피질에서 아편과 비슷한 효과를 일으키는 소단백질인 엔도르핀이 분비된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러한 원리는 30년 동안의 동물실험을 근거로 확인된 것이긴 하지만 이번 연구는 사람의 뇌를 직접 관찰해 얻은 결과라는 데 의미가 있다.미첼 박사는 폭음한 사람 13명과 조금만 마신 사람 12명을 대상으로 뇌의 변화를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으로 관찰했다. 그 결과 두 그룹 모두 술을 마실수록 측중격핵에서 엔도르핀 분비가 증가하면서 만족감도 높았다. 하지만 안와전두피질에서는 폭음한 경우에만 엔도르핀 증가와 함께 만족감도 높아졌고, 조금 마신 경우에는 엔도르핀이 나오지 않았다. 이는 폭음자 또는 문제성 음주자는 더 많은 쾌락을 얻으려고 술을 많이 마시게 되며 이들의 뇌 기능도 그런 방향으로 진화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2-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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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스민혁명 촉발’ 튀니지 청년 사망 1주기… 40대 또 분신사망

    ‘재스민혁명’을 촉발한 튀니지 청년 노점상 모하메드 부아지지 씨의 사망 1주기에 튀니지 남성 한 명이 실업에 항의하는 분신으로 목숨을 잃었다. AP통신 등은 5일 실업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에 참가했다가 온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분신했던 아마르 가르살라 씨(48)가 9일 숨졌다고 전했다. 세 자녀를 둔 가르살라 씨는 5일 시위대와 함께 튀니지 중서부 가프사 시청 건물 앞에서 이 지역을 방문한 장관 3명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거절당하자 몸에 불을 붙였다. 가프사는 2008년 진 엘아비딘 벤 알리 당시 대통령을 반대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가혹하게 진압된 곳이다. 최근에는 이 지역에서 규모가 제일 큰 공장이 노동자들을 대규모로 해고하는 바람에 실업자 수가 치솟았다. 한국과도 인연이 있어 현대엔지니어링이 2010년부터 9400만 달러를 들여 이 지역에 새 인산공장을 짓고 있다. 1년 전 부아지지 씨의 분신으로 튀니지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확산돼 벤 알리 당시 대통령이 축출됐다. 튀니지에선 민주화 운동가 출신 몬세프 마르주키 씨가 민주선거를 통해 지난해 12월 대통령에 올랐지만 청년실업률이 30%에 이르는 등 경제 사정은 여전히 열악하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2-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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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김정은 시대]北 ‘12월17일生’ 사라진다

    올해부터 북한에선 생일이 12월 17일인 아기가 없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일에 즐겁게 생일을 쇨 수 없어 아기가 태어날 날짜를 미룰 것이기 때문이다.1994년 7월 8일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이후에도 7월 8일생이 함께 사라졌다. 그 대신 다음 날인 9일 출생자가 대단히 많다. 전날 태어난 아이들의 생일을 이날로 등록했기 때문이다. 1994년 이전에 태어난 7월 8일생도 생일을 고치겠다고 보안서 주민등록과에 신청하면 별다른 이의 없이 승인해 준다.7월 8일은 북한에서 ‘태양이 떨어진 최대 슬픔의 날’로 간주된다. 이날에는 김 주석 동상을 찾아가 조문을 표해야 하고 웃거나 노래를 부르는 일은 금기시된다. 술을 마셔도 정치적으로 불온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생일파티를 연다는 것은 엄두도 내기 힘들다. 이 때문에 부모들은 이날에 아기가 태어나면 생일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 설령 생일을 정직하게 신고해도 주민등록과에서 ‘날짜를 다른 날로 바꾸라’고 권고한다고 한다.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북한에 슬픔의 날이 하나 더 추가되면서 12월 17일도 김 주석의 사망일과 비슷하게 취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10만여 명이 슬픔의 날 이틀을 피해 가짜 생일을 쇠게 되는 것이다.한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당국이 김 위원장의 급작스러운 사망으로 이미 제작 배포된 달력을 모두 회수해 다시 출판하게 됐다고 28일 보도했다. 북한에선 모든 달력을 국가가 연말에 일괄 제작해 주민에게 공급한다.이미 배포된 2012년 달력은 예년처럼 첫 장에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의 건강을 삼가 축원합니다’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 김 위원장의 사망일도 표시돼 있지 않았다. 새로 출간될 달력에는 1월 8일로 알려진 새로운 통치자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생일이 표시될지도 관심사다.한 탈북자는 “새로 달력을 제작하려면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가겠지만 김씨 일가의 우상화 문제는 티끌만 한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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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김정은 시대]은둔 좋아했던 김정일, 시신 영구보존? 화장?

    북한은 19일 국가장의위원회 공보 형식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알리면서 “김 위원장 시신을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하고 17일부터 29일까지를 애도기간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 시신은 김일성 주석처럼 영구 방부 처리돼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된 뒤 일반에 공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아직은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게 아버지의 권위와 효자의 이미지가 필요하다는 데 의문이 없다. 그렇다고 김 위원장 시신이 영원히 기념궁전에 보존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선 은둔을 선호했던 김 위원장의 성격상 자신의 시신을 일반인이 매일 참관하도록 용납했을지 의문이다. 김 주석 시신의 영구 보존을 결정한 것은 김 위원장이다. ‘영생’을 강조하고 아버지에 대한 주민들의 경외감을 통치에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주민의 감정이 좋지 않음을 스스로 알고 있었다. 그는 1983년 자신에게 환호하는 사람들을 보고 “저건 다 가짜야”라고 말했다고 당시 북한에 납치됐던 신상옥 감독이 증언한 바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오래전에 이미 자신의 시신을 매장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더구나 근래에 잇따른 독재국가들의 붕괴와 통치자들의 비참한 말로를 지켜본 그로서는 자신에 대한 후세의 평가를 우려해 생전에 유언을 남겼을 가능성이 높다. 금수산기념궁전이 과거 김 주석의 관저인 주석궁이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이곳에 아버지와 함께 안치되는 것도 상징성을 중시하는 북한의 시각에선 어색한 일이다. 나아가 과거 사회주의국가들도 레닌이나 마오쩌둥(毛澤東), 호찌민처럼 건국 지도자의 시신만 영구보존 처리했다. 현재 혈통밖에 내세울 것이 없는 후계자 김정은의 처지에서도 경제 재건에 실패한 아버지보다는 할아버지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탈북자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28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일부 간부들이 충성심을 과시하려 김정일 동상 건설을 위한 모금운동을 시작했으나 김정은의 지시로 중단됐다”고 전했다. 북한이 오래전부터 1976년 사망한 저우언라이(周恩來) 중국 총리의 장례 방식을 높이 평가해왔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저우 전 총리는 문화대혁명의 광기가 시작되던 1965년 자신의 시신을 화장해 조국 땅에 뿌리라는 유언을 미리 남겼다. 이후 덩샤오핑(鄧小平) 덩잉차오(鄧潁超) 같은 여러 중국 지도자의 장례도 같은 방식으로 치러졌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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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김정은 시대]김정은, 김정일과 달리 영구차 직접 호위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28일 직접 아버지의 영구차를 호위하며 금수산기념궁전 광장에 나타난 것은 예상치 못한 장면이었다. 1994년 7월 19일 김일성 주석 영결식 때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고위 간부들과 함께 영구를 한 바퀴 돌며 마지막으로 애도를 표했을 뿐 영구차 호위는 하지 않았다.28일 금수산기념궁전 광장에서는 수만 명의 군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정일 국방위원장 영결식이 시작됐다. 김 주석 영결식 당시엔 현재의 금수산기념궁전이 주석궁이었다. 지금 광장이 있는 자리에는 커다란 연못이 자리 잡고 있었다.이 때문에 17년 전 영결식에는 고위 간부들만 선별해 참석했다. 하지만 1998년 주석궁이 김 주석 시신을 안치한 금수산기념궁전으로 확장되면서 궁전 앞에는 김일성광장의 2배나 되는 커다란 광장이 생겼고 이번에도 영결식 군중행사를 할 수 있었다.영구차가 평양시를 도는 코스와 방식은 1994년 김 주석 영결식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김 주석 영결식 때 김일성광장에 영구차가 약 15분 정도 멈춰서 노제를 지냈지만 이번에는 멈추지 않았다.이는 아버지인 ‘영원한 수령’보다는 장례의 격을 한 단계 낮추기 위한 장치로 풀이된다. 이날 영결식 종료를 알리는 조포와 조총도 21발씩 발사됐다. 김 주석 영결식 때는 24발이 발사됐다.방송 카메라 앞에서 평양 시민들이 도열해 통곡하는 모습도 흡사 17년 전과 유사했다. 하지만 뒷줄에 자리 잡은 사람 중에는 묵묵히 서있거나 주변의 시선을 살피는 장면도 목격돼 전반적인 추모 분위기가 그때보다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1994년에는 한여름이라 군중들의 옷차림이 와이셔츠 위주였다면 이번 영결식 때에는 모두가 두꺼운 방한복을 입고 있었다. 군중 속에서 비싼 모피코트가 목격되는 등 전반적인 옷차림들이 상당히 고급화돼 보였다.조선중앙TV는 오후 2시경 영결식 방송을 시작해 3시간 동안 중계했다. 김 주석 영결식 때보다 37분이 짧았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1-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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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김정일 영결식… 평양 ‘통곡의 100만 물결’ 비밀은

    평양은 29일 또 한번 전 세계의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영결식에 평양 시민들이 일제히 연도로 나와 ‘거대한 통곡의 물결’을 연출할 것이기 때문이다. 동아일보 주성하 기자가 김일성종합대 재학 시절이던 1994년 7월 19일 김일성 주석의 영결식을 되돌아봤다. 그날은 오전 2시경 눈을 떴다. 모임 장소에 4시까지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온몸이 납처럼 무겁기 그지없었다. 무려 열이틀간의 애도기간에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각종 행사에 시달려 왔고 전날 밤에도 10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었다. 그래도 오늘만 견디면 끝인지라 마지막 힘을 짜냈다. 입맛이 없어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사람들의 행렬이 흐르고 있다. 그 시간 평양 시민 전체가 거리에 나선 것이다. 웃음도, 이야기도, 소란도 없었다. 그저 그림자의 흐름뿐…. 영결차가 지나갈 메인 거리의 약 200m 바깥쪽엔 벌써 보안원(경찰)과 국가안전보위부원들이 쭉 늘어서 안쪽으로 개미 한 마리 접근하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한 시간 넘게 뒷골목을 이리저리 돌아 모임장소에 도착했다. 버스가 다니지 않아 집이 먼 사람은 2, 3시간씩 걸어오기도 했다. 오전 4시가 좀 넘자 조직 책임자가 출석을 불렀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오늘 같은 날 설마 빠지는 사람이 있을라고.’ 5시부터 ‘행사장(연도)’ 입장이 시작됐다. 보위부원이 명단을 들고 이름을 불러 시민증 사진과 얼굴을 비교한 뒤 바리게이트 사이를 한 명씩 통과시킨다. 시민증을 분실한 사람은 전날 임시신분증을 발급받았다. 이것조차 없으면 통과할 수 없다. 바리게이트 양옆에서 날카로운 눈길들이 몸 아래위를 더듬었다. 가방 등 일체의 소지품을 갖고 오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혹시라도 주머니가 불룩하면 소지품을 꺼내 행사가 끝난 뒤 찾아가도록 했다. 평양 시내 곳곳에서 1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이렇게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듯 한 명씩 거리로 나갔다. 그래도 누구하나 불평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것은 어려서부터 몸에 밴 ‘1호 행사(김일성 김정일 등장 행사)’ 참가 절차였다. 수령에게 삶과 죽음의 차이는 없었다. 하긴 ‘영생’이라 하지 않았던가. ▼ 영결식 참석자 전원 몸수색… 아무도 불평안해 ▼두 시간여가 지난 뒤 거리 양쪽에 사람들이 가득 찼다. 이들이 자발적으로 무작정 연도로 나가는 게 아니다. 이런 행사 때에는 바로 자기 집 앞에도 나갈 수 없다. 위에서 조직별 인원수를 따져 정교하게 구간을 맡겨주고 모든 시민은 몇 시간 걸어서라도 반드시 자기 구역에 가야 한다. 영결식은 오전 10시에 열리지만 8시쯤 평양은 모든 준비가 끝났다. 거리에 나오면 영결식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영구차는 어디를 지나는지 알 수 없다. 그냥 기다릴 뿐이다. 정오경이 되자 한 간부가 뛰어오며 소리쳤다. “곧 영구차가 도착합니다. 자 똑바로 줄을 맞추시오.” 앉아 있거나 묵묵히 서있던 사람들이 부산해졌다. 약 10분 뒤 저 멀리부터 통곡소리가 일어나더니 점점 가까워 왔다. 곧이어 영정을 앞세운 영구차가 눈에 들어오는가 싶더니 시속 약 30km의 속도로 1분도 안돼 우리 앞을 지나갔다. 무덤덤해졌던 감정을 슬픔으로 끌어올릴 사이도 없이 새벽부터 기다린 영결식은 그렇게 순식간에 끝났다. 맨 앞줄에 서있던 교수들은 그 짧은 시간에 땅을 치며 통곡을 시작했다. 담임교수가 두 팔을 높이 들고 “수령님” 하고 목청껏 소리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졸업할 때까지 그 교수만 보면 그 장면이 떠올랐다. 나이 든 교수일수록 더 슬퍼했다. 영구차가 지나간 뒤 수령의 마지막을 떠나보내며 눈물을 흘리지 않은 내가 갑자기 의식돼 주변을 슬그머니 둘러보았다. 그러곤 놀랐다. 몇몇 여학생을 빼고는 젊은 대학생들은 나처럼 울지 않았다. 그래도 명색이 김일성대 학생인데…. 한국에 온 뒤 당시 평양 시민들의 눈물을 두고 일부 언론이 ‘집단 히스테리’라든가, 보위부의 처벌을 의식한 ‘거짓 눈물’이라고 평가했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현장에 있었던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영구차가 지나가는 그 순간만큼은 히스테리도, 보위부의 감시도 없었다. 적어도 그 순간 통곡한 평양 시민들은 아버지를 떠나보내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아버지가 아니라 할아버지를 보냈다. 내가 현장에서 본 것은 그것이었다. 29일에도 북한 TV는 통곡의 현장을 방영할 것이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1994년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눈물에 담긴 생각도 정말 다양할 것이다. 정말 슬프든가, 살아온 과거가 서럽다든가, 미래가 불안하든가, 분위기에 휩쓸리든가, 눈치가 보이든가…. 어떤 눈물이든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수십년 신정(神政)체제의 종말에 마지막 눈물 정도야 바칠 수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이제 김정은에게 눈물이 바쳐질 일은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 1994년 나는 영구차를 지나보내며 “한 시대가 이렇게 눈앞에서 지나가는구나”하고 생각했다. 당시로선 불과 1년 뒤 ‘고난의 행군’으로 시체들이 산야에 뒹굴 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제 나는 서울에서 북한의 또 한 시대가 지나감을 목도하게 됐다. 눈물 흘리는 북한 주민들을 보면서 저들은 부디 지금보다 더 무서운 내일을 맞지 않게 되기를 기도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1-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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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러 맛에 흠뻑 취해 호화생활… 평양의 ‘애플족’이 떨고있다

    2006년 김영춘 당시 북한군 총참모장(75)의 아들이 공금 8만 달러를 훔쳐 유용한 사실이 적발돼 평양시가 떠들썩했다. 북한에서 8만 달러의 가치는 한국의 수십억 원에 맞먹는다. 더욱 놀랍게도 김영춘의 자녀와 일가친척 20여 명이 모두 군부 외화벌이 기관들의 핵심 요직을 차지하고 엄청난 달러를 축적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이 사건을 계기로 김영춘은 2007년 4월 후배인 김격식 대장에게 직책을 물려줬다. 하지만 김영춘은 불과 2년 뒤인 2009년 2월 인민무력부장으로 재기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정은 후계구도를 뒷받침할 ‘믿을 맨’으로 그를 지목한 것이다. 김영춘은 이번 장례식에서 김정은의 옆에 서서 당당히 자신의 존재를 과시했다.○ 체제의 최대 수혜자 ‘애플족’김영춘 아들 사건과 비슷한 시기에 오극렬 작전부장, 강석주 외무성 1부상 등 최고 실세의 자녀들이 김정일의 지시로 몽땅 외화벌이 기관에서 쫓겨났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않았다. 2, 3년 뒤 쫓겨났던 실세의 자녀들이 다시 달러를 주무르는 자리에 모두 복귀했던 것이다.김정일 장례식 때 차수 대장 등 별을 단 실세들은 김정은 앞에서 대를 이어 충성을 맹세했다. 하지만 그 자녀들은 역으로 북한에서 가장 달러 맛에 흠뻑 빠진 계층이기도 하다. 겉으로는 “사회주의 위업에 충성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실제로는 북한에서 가장 자본주의적으로 살고 있는 이들은 겉만 빨갛고 속은 하얀 ‘애플(사과)족’이다.애플족은 화려한 출신 성분과 든든한 아버지의 권력을 등에 업고 각종 이권을 주무르는 핵심 직책에 올라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외국산 가전제품으로 가득 찬 호화주택에서 살며 고급 승용차를 타고 외화식당(외화만 받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예쁜 아가씨들을 끼고 외화상점에서 달러를 뿌린다.이들은 외국에 수시로 나가 쇼핑도 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 등 해외의 생활형편을 북한에서 가장 잘 알고 있는 계층이기도 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2006년 “중국 단둥(丹東)에 호화 아파트를 사놓고 신의주를 건너다보며 우유 목욕을 즐기는 북한 부유층이 있다”고 소개한 이들이 바로 애플족이다.이들은 역설적으로 북한 붕괴를 가장 두려워한다. 북한 체제가 자신들의 기득권을 가장 잘 지킬 수 있다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 이들의 권력과 돈은 아버지의 파워에서 나온다. 일례로 북한에서 대외무역을 하려면 ‘와크’(러시아 대외교역위원회를 의미하는 바트에서 유래)라 불리는 무역허가증이 있어야 한다. 권력을 이용해 취득한 와크를 다른 무역회사에 빌려주면 가만히 앉아서도 거래액의 5% 이상을 로열티로 받아 챙길 수 있다.애플족은 승진하기 위해 뇌물을 싸들고 기웃거리는 간부들에게 다리를 놓아주고 돈을 챙기기도 한다. 특히 군부의 부패가 심각해 장성이 되기 위해선 막대한 뇌물이 필요하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탈출 시기 저울질하는 애플족거칠 것 없어 보이는 애플족도 가장 두려운 것이 있다. 바로 자신들의 호화생활을 지탱해주는 아버지가 권력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최근 김정은 후계 승계 과정에서 가장 불안에 떠는 사람이 이들 애플족이라고 전했다. 지금 같은 권력 승계 시기에는 아버지가 언제 권력의 정점에서 물러날지 모르기 때문이다.애플족은 서로 교류를 하며 지내기 때문에 친구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수없이 보아 왔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에서 남자 중 최고 부자는 간부 인사권을 틀어쥔 실세 중의 실세 이제강 조직지도부 1부부장의 사위인 차철마, 여자 중 최고 부자는 김일철 전 인민무력부장의 딸이 꼽혔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약속이라도 한 듯 이제강은 의문의 교통사고로 죽었고, 김일철은 갑자기 모든 직책에서 해임되면서 자녀들의 파워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제 북한의 최대 여성 부자로 김영춘의 딸이 떠오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김정일의 선군정치는 군부 측근들이 충성을 바치고 대신 이권을 묵인 받는 공생관계에서 유지됐다. 김정은 체제에선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선 측근에게 나눠줄 이권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북한 실세들은 ‘손에 풀기(권력) 있을 때’ 어떻게든 달러를 챙기기 위해 애쓴다. 고령으로 명예롭게 은퇴하는 형태를 취하면 자녀들의 돈은 고스란히 살아남는다. 하지만 올해 총살된 류경 국가안전보위부 부부장, 지난해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총살된 박남기 당 계획재정부장, 1997년 총살된 서관히 당 농업담당 비서의 가족처럼 한순간에 민심 수습용 카드로 전락되면 가족까지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가야 한다.애플족은 1990년대 말 김정일 체제 구축 과정에 ‘심화조’ 사건 등으로 문성술 중앙당 본부당 책임비서, 서윤석 평남도당 책임비서 등 핵심권력층을 포함해 수만 명이 숙청되는 것도 지켜봤다. 이 때문에 일부 애플족은 최악의 순간을 대비해 탈출구까지 마련해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권력 변동기 애플족의 동향이 주목되는 이유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1-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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