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시대]김정은, 김정일과 달리 영구차 직접 호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 김일성 영결식과 비교

평양시 도는 운구행렬… 코스와 방식 큰차이 없어

노제없이 바로 금수산궁전行… 김일성 때보다 37분 짧아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28일 직접 아버지의 영구차를 호위하며 금수산기념궁전 광장에 나타난 것은 예상치 못한 장면이었다. 1994년 7월 19일 김일성 주석 영결식 때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고위 간부들과 함께 영구를 한 바퀴 돌며 마지막으로 애도를 표했을 뿐 영구차 호위는 하지 않았다.

28일 금수산기념궁전 광장에서는 수만 명의 군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정일 국방위원장 영결식이 시작됐다. 김 주석 영결식 당시엔 현재의 금수산기념궁전이 주석궁이었다. 지금 광장이 있는 자리에는 커다란 연못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 때문에 17년 전 영결식에는 고위 간부들만 선별해 참석했다. 하지만 1998년 주석궁이 김 주석 시신을 안치한 금수산기념궁전으로 확장되면서 궁전 앞에는 김일성광장의 2배나 되는 커다란 광장이 생겼고 이번에도 영결식 군중행사를 할 수 있었다.

영구차가 평양시를 도는 코스와 방식은 1994년 김 주석 영결식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김 주석 영결식 때 김일성광장에 영구차가 약 15분 정도 멈춰서 노제를 지냈지만 이번에는 멈추지 않았다.

이는 아버지인 ‘영원한 수령’보다는 장례의 격을 한 단계 낮추기 위한 장치로 풀이된다. 이날 영결식 종료를 알리는 조포와 조총도 21발씩 발사됐다. 김 주석 영결식 때는 24발이 발사됐다.

방송 카메라 앞에서 평양 시민들이 도열해 통곡하는 모습도 흡사 17년 전과 유사했다. 하지만 뒷줄에 자리 잡은 사람 중에는 묵묵히 서있거나 주변의 시선을 살피는 장면도 목격돼 전반적인 추모 분위기가 그때보다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1994년에는 한여름이라 군중들의 옷차림이 와이셔츠 위주였다면 이번 영결식 때에는 모두가 두꺼운 방한복을 입고 있었다. 군중 속에서 비싼 모피코트가 목격되는 등 전반적인 옷차림들이 상당히 고급화돼 보였다.

조선중앙TV는 오후 2시경 영결식 방송을 시작해 3시간 동안 중계했다. 김 주석 영결식 때보다 37분이 짧았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