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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2일 전화 통화를 하고 2월 중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정상회담이 열리면 현재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문제를 포함해 이란 핵 합의, 팔레스타인 평화협상, 유대인 정착촌 건설 등이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측은 두 정상의 통화에 대해 “매우 좋은 대화 분위기였다”고 밝혔고, 이스라엘 총리실 측도 “매우 훈훈한 대화였다”고 논평했다. 이란 핵 합의 등을 추진한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때 불편했던 미-이스라엘 관계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의 대(對)이스라엘 정책의 기본 원칙인 ‘2국가 해법’(이-팔 간 갈등 최소화 및 공존 지향)이 폐기될지가 주목된다. 이스라엘 정책 전환을 둘러싸고 미국 내 유대계 간 갈등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 내 유대인들 중 거물급 인사들이 ‘친(親)트럼프’와 ‘반(反)트럼프’ 진영에 동시에 포진해 있고, 이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친트럼프 진영의 가장 대표적인 유대인은 트럼프의 사위이며 가장 강력한 ‘문고리 권력’이란 평가를 얻고 있는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트럼프는 19일 열린 주요 기부자들과의 만찬에서 “당신(쿠슈너)이 중동 평화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 그 누구도 못 하는 것”이라고 말해 쿠슈너가 이-팔 문제를 담당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그룹의 법무 업무를 19년간 담당했고, 국제협상 특별대표로 지명된 제이슨 그린블랫은 드러내 놓고 유대인 정체성을 강조하는 인물로 유대인 정착촌 확대를 지지한다. 고교와 대학을 모두 유대인이 설립한 학교를 나왔고, 유대교의 모자인 ‘키파’도 자주 쓴다. 주이스라엘 미 대사로 임명된 데이비드 프리드먼도 오바마 행정부의 2국가 해법에 반대한다. 그는 지명 직후 “대사직을 예루살렘에서 수행하고 싶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반트럼프 진영 유대인들도 만만치 않다. 대표적인 인물은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버몬트 주). 샌더스는 꾸준히 2국가 해법을 지지했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강경 대응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경제 전문 매체 블룸버그통신의 창업자이며 뉴욕시장을 지낸 마이클 블룸버그도 트럼프의 ‘저격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비판적이다. 한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대선 때 미국 내 유대인 중 약 70%가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터키에서 분리 독립 운동을 벌이는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이라크 국경 은신처에서 북한산 무기가 발견됐다. 북한이 이집트 등 중동 국가에 이어 반군이나 테러단체에도 무기를 불법 판매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터키 경찰은 최근 터키 하카리주의 이라크 국경도시 추쿠르카에 있는 쿠르드군 벙커를 급습해 북한산 지대공 미사일 HT-16PGJ 여러 대를 발견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터키 매체 하베를레르에 따르면 이 동굴 벙커에서는 러시아산으로 추정되는 로켓포, 탱크저지용 무기, 대형 배터리, TNT 폭탄, C4 폭탄, 폭발 케이블 등 다수의 폭파 장비도 함께 발견됐다. 이번에 발견된 HT-16PGJ가 어떤 경로를 통해 터키까지 흘러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이 이라크와 시리아를 무대로 활동하는 이슬람국가(IS)나 시리아 반군 등에 무기를 팔아온 점으로 볼 때, 이라크나 시리아를 거쳐 터키까지 흘러간 것으로 추정된다. HT-16PGJ는 2013년 2월 시리아 반군의 알레포 거처에서 발견됐고, 2014년 8월 IS 대원이 사용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공군이 없는 IS나 시리아 반군이 시리아 정부군 등의 전투기에 대항하기 위한 무기로 북한산 지대공 미사일을 활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그동안 이집트 등 우호 관계인 중동국가에 무기를 밀매하며 외화벌이를 해왔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 분위기로 정상국가를 상대로 한 무기 판매가 시들해지자 반군이나 테러단체로까지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카이로=조동주특파원 djc@donga.com}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총리와 부인, 아들이 유명 가수 머라이어 케리의 전 약혼남인 호주 백만장자 제임스 패커 등 부호들로부터 부적절한 향응과 선물을 제공받은 혐의로 잇달아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스라엘 경찰은 패커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고가의 향응을 제공하고 이득을 챙긴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아들 야이르(25)를 4시간 동안 불러 조사했다고 예루살렘포스트가 18일 보도했다. 야이르는 이스라엘과 미국을 오가면서 수백만 원 상당의 항공권과 호텔비를 패커에게서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이르는 “패커와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을 뿐 아버지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패커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아들에게 금전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패커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수장 요시 코헨에게도 호텔비를 대준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총리와 부인 사라는 이스라엘 영화계 거물인 아르논 밀한에게서 수천만 원 상당의 샴페인과 시가를 선물로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달 초부터 이미 두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다. 부패 스캔들이 확산돼 사퇴 여론이 나오고 있지만 계속 버티고 있다. 그는 “나는 결백하며 결코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퇴임 이틀 전인 18일 열린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친(親)이스라엘 행보가 ‘갑작스럽고 일방적’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20일 취임식에서 미국의 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방안을 발표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우려를 표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의 우경화 정치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고도 우려했다. 그는 ‘두 국가’ 해법이 이-팔 분쟁 해결의 유일한 방안임을 강조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이란 이스라엘 멕시코가 ‘3대 핫스폿(hot spot·분쟁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을 뒤집으며 현상 타파를 꾀할 기세다.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강대국 관계가 장기적인 재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 3국 문제는 언제라도 분쟁으로 비화돼 지역과 국제정세를 급격한 불안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가장 뜨거운 핫스폿은 이란이다. 트럼프는 오바마 정부의 최대 외교 업적으로 꼽히는 이란 핵 합의가 ‘최악의 협상’이라고 비판하며 취임 후 재협상을 공언해 왔다. 반면 이란은 핵 합의가 미국과 이란뿐 아니라 프랑스 독일 영국 러시아 중국까지 개입해 성사된 만큼 트럼프 한 명 때문에 재협상할 순 없다고 강조한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란 핵 협상에 따른 제재 해제 1주년을 맞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재협상을 하자는 트럼프의 주장은 셔츠를 목화로 만들자는 것”이라며 ‘공허한 얘기’라고 재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이란 핵 합의를 흔들고 이란과 갈등관계에 들어설 경우 중동 지역의 정세 급변과 불안은 피하기 어렵다. 중동의 맹주이며 군사·경제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이란이 거세게 반발할 경우 국제사회에 미칠 파장도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조만간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시리아 평화협상을 두고도 삐걱거린다. 러시아와 터키는 미국의 참여를 원하는 반면 이란은 반대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이란 못지않게 불안하다. 트럼프는 대선 때부터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을 유대인들의 마음의 수도인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을 감안해 대사관을 텔아비브에 설치한 전략을 수정하겠다는 뜻이다. 미국의 대사관 이전은 이-팔 간 무력충돌 억제와 공존을 지향하는 ‘2국가 해법’을 사실상 폐기하겠다는 뜻이다. 이-팔 갈등이 심해지고,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아랍 국가들이 조직적으로 반발할 가능성도 높다. 아랍 국가들에 예루살렘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 메디나와 더불어 ‘3대 성지’이며,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하고 있는 곳으로 인식된다. 데이비드 프리드먼 주이스라엘 미국대사 내정자와 제이슨 그린블랫 국제협상 특별대표 등 트럼프의 이스라엘 정책 라인도 불안 요소다. 정통 유대교인으로 요르단 강 서안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 확대 같은 이스라엘 강경파의 정책을 지지하기 때문이다. 인접국인 멕시코의 경우 국경 장벽 설치와 국경세 부과가 ‘뜨거운 감자’다. 이를 통해 멕시코 불법 이민자들의 미국 유입을 억제하겠다는 것은 트럼프의 핵심 정책이다. 트럼프는 당선 뒤에도 이 조치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멕시코는 ‘친트럼프 인사’로 꼽히는 루이스 비데가라이 전 재무장관을 외교장관으로 임명하는 등 대화 의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장벽 설치와 국경세 등은 절대 못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트럼프의 ‘멕시코 비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워낙 강해 ‘약한 모습’을 쉽게 보일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트럼프의 국경세 부과 발언이 나오자 멕시코는 곧바로 보복 관세로 대응하겠다고 맞섰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덴마크와 스웨덴, 영국 등 유럽 교민들이 14일(현지 시간) 덴마크 올보르 시내에서 정유라 씨의 조속한 송환과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구치소를 한 바퀴 돌고 시내로 이동해 현지인들에게 영어로 정 씨 송환의 당위성을 호소했다. 올보르=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아기와 보모, 남성 조력자 2명 등 정유라 씨 일행이 덴마크 올보르 은신처를 빠져나갈 당시 이용한 차량과 트레일러가 정 씨와 삼성의 말 거래를 중개한 헬그스트란 승마장 주인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란 씨 소유의 다른 승마장에서 발견됐다. 동아일보가 13일(현지 시간) 찾은 덴마크 올보르 외곽 우게르할네 승마장 주차장에는 정 씨가 독일에서 타고 온 폴크스바겐 밴이 있었다. 정 씨 일행이 짐과 개, 고양이 등을 옮길 때 쓴 것과 같은 트레일러도 함께 발견됐다. 정 씨의 옛 은신처 앞집 주민이 이사 당시 찍은 사진의 트레일러와 일치했다. 건립한 지 50년이 넘은 우게르할네 승마장은 정 씨가 말을 탔던 헬그스트란 승마장에서 불과 400m 거리이며 헬그스트란 씨가 2015년 구입해 새롭게 단장했다. 정 씨 일행은 이미 노출된 폴크스바겐 차량을 승마장에 맡기고 새 차량을 구해 덴마크 당국이 마련해준 새 은신처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덴마크 경찰은 한국 정부가 보낸 범죄인 인도청구 서류를 바탕으로 다음 주 3일에 걸쳐 정 씨를 조사한 뒤 주말까지 검찰에 심문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다. 정 씨 송환 여부는 이달 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재철 주덴마크 대사는 이날 덴마크 경찰청장과 코펜하겐 경찰청장을 30분 동안 만나 정 씨의 범죄인 인도청구 심사를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 씨는 1일 체포되기 직전까지 덴마크에서 쇼핑을 즐기고 독일에서 한국 식품을 조달해 생활한 것으로 파악됐다. 본보가 11일 정 씨 일행이 떠난 집에서 나온 쓰레기봉지를 확인해보니 가격표도 뜯지 않은 여성용 S사이즈 카디건 등 정 씨 것으로 보이는 옷가지가 여럿 나왔다. 이 옷은 덴마크에서 판매되는 브랜드로, 가격은 400크로네(약 6만8000원)로 적혀 있었다. 다른 쓰레기봉지에서는 독일 수입 라벨이 붙은 한국 라면 수십 개가 발견됐다. 라면 유통기한이 올해 5월 6일까지인 것으로 볼 때 최근까지 독일을 오가며 ‘원정 장보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 올보르=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아기와 보모, 남성 조력자 2명 등 정유라 씨 일행이 덴마크 올보르 은신처를 빠져나갈 당시 이용한 차량과 트레일러가 정 씨와 삼성의 말 거래를 중개한 헬그스트란 승마장 주인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란 씨 소유의 다른 승마장에서 발견됐다. 동아일보가 13일(현지 시간) 찾은 덴마크 올보르 외곽 우게르할네 승마장 주차장에는 정 씨가 독일에서 타고 온 폴크스바겐 밴이 발견됐다. 이 밴은 넓은 공터인 주차장 구석에 주차돼있었다. 정 씨 일행이 짐과 개, 고양이 등을 옮길 때 쓴 것과 같은 트레일러도 발견됐다. 정 씨의 옛 은신처 앞집 주민이 이사 당시 찍은 사진의 트레일러와 일치했다. 주차장에는 이 트레일러를 포함해 말을 옮길 때 쓰는 트레일러 14대가 나란히 세워져 있었다. 당초 정 씨 일행이 이 승마장에 새 은신처를 마련했다는 의혹이 일었지만, 이들은 이미 노출된 폴크스바겐 차량을 승마장에 맡기고 새 차량을 구해 덴마크 당국이 마련해준 새 은신처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립한 지 50년이 넘은 우게르할네 승마장은 정 씨가 말을 탔던 헬그스트란 승마장에서 불과 400m 거리이며, 헬그스트란 씨가 2015년 구입해 새롭게 단장했다. 덴마크 언론에 따르면 말 50필을 보관할 수 있고, 20x60m 규모의 승마시설 두 곳을 가지고 있다. 덴마크 경찰은 한국 정부가 보낸 범죄인 인도청구 서류를 바탕으로 다음 주 3일에 걸쳐 정 씨를 조사한 뒤 주말까지 검찰에 심문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다. 정 씨 송환 여부는 이달 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재철 주덴마크 대사는 13일 덴마크 경찰청장과 코펜하겐 경찰청장을 30분 동안 만나 정 씨의 범죄인 인도청구 심사를 신속하게 처리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 씨는 1일 체포되기 직전까지 덴마크에서 쇼핑을 즐기고 독일에서 한국식품을 조달해 입맛에 맞는 생활을 누린 것으로 파악됐다. 본보가 11일 정 씨 일행이 떠난 집에서 나온 쓰레기봉투를 확인해보니 가격표조차 뜯지 않은 여성용 S사이즈 새 가디건 등 정 씨 옷으로 보이는 옷가지가 여럿 나왔다. 이 옷은 덴마크에서 파는 브랜드로, 가격은 400크로네(6만8000원)로 적혀있었다. 또 다른 쓰레기봉투에서는 독일 수입 라벨이 붙어있는 새 한국 라면이 수십 봉지 발견됐다. 라면 유통기한이 올해 5월 6일까지로 적혀있던 것으로 볼 때 최근까지도 독일을 오가며 '원정 장보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 올보르에도 한국식품을 파는 아시안마트가 한 곳 있지만 품목이 적어 입맛에 맞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마트 주인은 기자가 정 씨와 조력자 이모 씨 사진을 보여주자 "한 번도 본 적 없다"고 답했다.올보르=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10일 오후 1시경 덴마크 올보르의 정유라 씨 집 앞에 하얀 BMW 차량이 들어섰다. 한 한국인 여성이 내리더니 집 문을 두들겼다. 한눈에 봐도 어려 보이는 이 여성은 몸매가 드러나게 딱 붙는 점퍼를 입고 털모자로 얼굴을 꽁꽁 싸맨 상태였다. 평소 취재진이 찾았을 때는 절대 문을 열지 않았지만 이 여성이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정 씨 아들의 보모로 추정되는 여성이 나왔다. 둘은 문을 사이에 두고 한국어로 대화를 이어갔다. 정 씨 바로 앞집에 사는 주민 비비 씨는 10일(현지 시간) 본보에 마지막으로 본 정 씨 일행의 모습을 이렇게 증언했다. 이후 집 안에 있던 보모와 정 씨 아기는 자취를 감췄다. 정 씨 일행이 집을 비우는 과정에서 목격된 ‘어리고 마른 한국 여성’은 그동안 정 씨 조력자로 알려진 20대 남성 2명이나 중년 여성인 보모와는 전혀 다른 인물이다. 비비 씨는 “평소 기자들이 오면 그 집에선 절대 문을 안 열어주는데 이 여성이 오자 바로 안에서 문을 열어줬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이 여성의 정체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여성이 타고 왔다는 하얀 BMW는 최순실 씨 일가가 독일에서 자주 타고 다녔다고 교민들이 주장하는 차량과 흡사하다는 점에서 정 씨의 새로운 조력자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이 여성이 집을 찾아오기 5시간여 전인 오전 7시 30분∼8시에는 말이 들어갈 만큼 큰 검은색 동물 운반용 트레일러가 집 앞에 섰다. 차에서 내린 이들은 1시간여에 걸쳐 집에 있던 짐과 함께 평소 집에서 키우던 개와 고양이 여러 마리를 모두 싣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정 씨가 독일에서 타고 왔고 늘 집 앞에 주차돼 있던 폴크스바겐 밴도 누군가가 운전해 함께 떠났다. 일각에서는 이 여성이 구치소에 구금돼 있는 정 씨 아니냐는 추정까지 나왔다. 이번 이사는 정 씨 일행이 매일같이 집을 찾는 취재진 때문에 사생활을 침해받고 있다며 덴마크 아동복지부서에 새 거처로 옮겨 달라고 요구해 이뤄진 만큼 인도주의가 강한 덴마크 정부가 정 씨 일행이 집을 옮기는 과정에서 혼란스러워할 수 있는 아기를 잠깐이나마 볼 수 있게 배려해준 것 아니냐는 것이다. 올보르 구치소 관계자는 “정 씨의 아기가 정 씨를 보러 면회를 올 수는 있어도 정 씨가 아기를 보러 나갈 수는 없다”고 부인했다. 정 씨 일행이 은신처를 빠져나간 다음 날인 11일 오전에는 하얀색 방역복을 입은 청소업체 직원들이 대형 트레일러를 단 차량 등 2대를 몰고 와 집을 청소했다. 이들이 집 안을 정리하며 내다버린 검은색 대형 쓰레기봉투는 20여 개에 이르렀다. 정 씨 일행은 뜯지도 않은 음식과 새것과 다름없는 옷을 버려두고 집을 빠져나왔을 만큼 급하게 몸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쓰레기봉투를 열어보니 멀쩡한 새 라면 50여 개와 미역, 가다랑어포, 즉석카레 등 한국 식품들이 가득했다. 올보르=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정유라 씨 일행이 덴마크 올보르의 은신처를 빠져나간 다음날인 11일 오전 하얀색 방역복을 입은 청소업체 직원들이 대형 트레일러를 단 차량 등 2대를 몰고 와 집을 청소했다. 이들이 집 안을 정리하며 내다버린 검은색 대형 쓰레기봉투는 20여 개에 달했다. 정 씨 일행은 뜯지도 않은 음식과 새 것과 다름없는 옷을 버려두고 집을 빠져나왔을 만큼 급하게 몸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쓰레기봉투를 열어보니 멀쩡한 새 라면 50여개와 미역, 가다랑어포, 즉석 카레 등 한국 식품들이 가득했다. 장기간 은신을 위해 미리 한국 음식을 잔뜩 준비해뒀지만 언론에 은신처가 발각되자 모두 버린 것으로 추정된다. 집에서 쓰던 그릇 등 주방집기와 이불, 사이즈상 정 씨가 입었을 것으로 보이는 여성용 니트 등도 발견됐다. 한편 정 씨는 변호사를 통해 일체 언론과의 접촉을 거부했다. 정 씨의 덴마크 변호사 피터 마틴 블링켄베르그(peter martin Blinkenberg)는 이날 "지금은 (정 씨로부터) 사건에 대해 언론과 이야기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은 상태"라며 입을 닫았다. 하지만 이어 "물론 시간이 지나면 이런 입장은 변할 수 있다"며 "추후에 (정 씨나 변호사가) 입장을 밝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건이 장기화되고 대중의 분노가 잦아들면 언론을 통한 여론전을 펼칠 수 있다는 뜻을 풀이된다.올보르=조동주특파원 djc@donga.com}

10일 오후 1시경 덴마크 올보르의 정유라 씨 집 앞에 하얀색 BMW 차량이 들어섰다. 한 한국인 여성이 내리더니 집 문을 두들겼다. 한 눈에 봐도 어려보이는 이 여성은 몸매가 드러나게 딱 붙는 점퍼를 입고 털모자로 얼굴을 꽁꽁 싸맨 상태였다. 평소 취재진이 찾았을 때는 절대 문을 열지 않았지만 이 여성이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정 씨 아들 보모로 추정되는 여성이 나왔다. 둘은 문을 사이에 두고 한국어로 대화를 이어갔다. 정 씨 바로 앞집에 사는 주민 비비 씨는 10일(현지 시간) 본보에 마지막으로 본 정 씨 일행의 모습을 이렇게 증언했다. 이후 집 안에 있던 보모와 정 씨 아기는 자취를 감췄다. 정 씨 일행이 집을 비우는 과정에서 목격된 '어리고 마른 한국 여성'은 그동안 정 씨 조력자로 알려진 20대 남성 2명이나 중년 여성인 보모와는 전혀 다른 인물이다. 비비 씨는 "평소 기자들이 오면 그 집에선 절대 문을 안 열어주는데 이 여성이 오자 바로 안에서 문을 열어줬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이 여성의 정체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여성이 타고 왔다는 하얀색 BMW는 최순실 씨 일가가 독일에서 자주 타고 다녔다고 교민들이 주장하는 차량과 흡사하다는 점에서 정 씨의 새로운 조력자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이 여성이 집을 찾아오기 5시간여 전인 오전 7시 30분~8시 사이에는 말이 들어갈 만큼 큰 검은색 동물운반용 트레일러가 집 앞에 섰다. 차에서 내린 이들은 1시간여에 걸쳐 집에 있던 짐과 함께 평소 집에서 키우던 개와 고양이 여러 마리를 모두 싣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정 씨가 독일에서 타고 왔고 늘 집 앞에 주차돼있던 폭스바겐 밴도 누군가가 운전해 함께 떠났다. 일각에서는 이 여성이 구치소에 구금돼있는 정 씨 아니냐는 추정까지 나왔다. 이번 이사는 정 씨 일행이 매일같이 집을 찾는 취재진 때문에 사생활을 침해받고 있다며 덴마크 아동복지부서에 새 거처로 옮겨달라고 요구해 이뤄진 만큼, 인도주의가 강한 덴마크 정부가 정 씨 일행이 집을 옮기는 과정에서 혼란스러워 할 수 있는 아기를 잠깐이나마 볼 수 있게 배려해준 것 아니냐는 것이다. 덴마크 검찰 관계자는 "정 씨는 계속 구치소에 구금돼있고, 밖에 나간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부인했다. 구치소에 있는 정 씨는 호텔이 부럽지 않은 식생활을 하고 있다. 정 씨가 구금된 올보르 구치소에 따르면 식사는 아침에 빵과 치즈, 감귤잼, 시리얼 2종과 우유, 뜨거운 물과 티백이 제공된다. 점심은 매일 식단에 따라 달라지지만 반드시 따뜻한 음식으로 제공된다. 저녁에는 차가운 육류가 담긴 쟁반에 빵과 치즈, 우유, 과일, 뜨거운 물과 티백이 나온다. 식이요법이 필요하면 의사 진단서 첨부 하에 특별식을 요구할 수도 있다.올보르=조동주특파원 djc@donga.com}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덴마크에서 체포된 최순실 씨(61)의 딸 정유라 씨(21)의 조속한 국내 압송을 위해 독일 정부에 정 씨의 비자 무효화를 요청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앞서 우리 정부는 정 씨의 여권을 무효화했지만, 독일 정부가 발급한 비자는 여전히 유효해 이를 근거로 정 씨가 계속 해외에 체류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 씨의 여권은 이날 밤 12시에 효력을 상실했다. 특검은 그간 정 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 절차와 동시에 여권 무효화를 추진해왔다. 여권 무효화를 근거로 덴마크 정부가 정 씨의 강제추방 및 범죄인 인도를 결정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특검은 이에 더해 독일 정부에 “정 씨의 비자는 유효한 여권을 전제로 발급됐지만, 여권이 무효화됐다”며 비자 취소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정 씨가 독일과 함께 유럽연합(EU)에 속한 국가인 덴마크에 머무를 법적 자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목적이다. 여권 무효화 이후에도 정 씨는 독일 정부가 발급한 비자의 유효기한이 남아 있는 동안 덴마크와 독일 등 EU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다. 하지만 독일 정부가 정 씨의 비자를 무효화하면 정 씨는 덴마크에서도 불법 체류자가 되는 것. 비자 무효화가 이뤄지면 덴마크 정부가 정 씨를 추방할 가능성이 높아져 정 씨의 신병을 이른 시일 안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특검은 기대하고 있다. 정 씨가 체포되면서 정 씨가 머물러 온 덴마크 집의 200만 원이 훌쩍 넘는 월세를 누가 낼지 관심이다. 정 씨는 체포 직후인 2일 올보르 법원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수중에) ‘땡전 한 푼’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덴마크 집에는 정 씨의 아이(2)와 보모가 정 씨가 키우던 개,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정 씨의 덴마크 집 주인 수잔 슈미트 부부는 9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정 씨가 지난 3개월 치 월세는 모두 냈지만 이번 달 월세를 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슈미트 부부는 “정 씨를 직접 만난 적은 없다”며 “만약 (정 씨가) 우리 뒤통수를 치면 바로 쫓아내버리겠다”고 단호히 말했다. 한편 정 씨의 말 거래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올보르 북동쪽 외곽 헬그스트란 승마장 측은 기자를 보자마자 “2분 안에 사라지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고함을 칠 정도로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승마장 대표인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란 씨는 삼성이 정 씨를 위해 구입한 명마 ‘비타나V’와 ‘살바토르31’의 거래를 중개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 올보르=조동주 특파원}

정유라 씨와 함께 10월부터 덴마크 올보르의 주택에서 은신했던 보모와 정 씨 아이, 남성 조력자 2명 등이 10일 모든 짐을 싸들고 돌연 사라졌다. 이웃 주민들에 따르면 이들은 대형 동물 운반용 트레일러까지 동원해 집에서 키우던 개와 고양이들까지 데리고 떠났다. 이들은 주택이 노출돼 취재진의 방문이 잇따르자 부담을 느끼고 덴마크 당국에 요청해 새 거주지로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씨 일행이 거주하는 주택 앞 집 주민 비비 씨에 따르면 10일 오전 7시 30분~8시경 정 씨 집 앞에 검은색 대형 트레일러를 단 하얀 차량 1대가 도착했다. 이 차량이 도착하자 집 안에 있던 일행들이 신속히 짐을 실었다. 집 안에서 키우던 개 2마리와 집 뒷마당에서 키우던 고양이 여러 마리, 개 집 등도 모두 실은 트레일러 차량은 1시간여 만에 집을 비우고 떠났다. 정 씨가 당초 독일에서 타고 온 폭스바겐 밴도 누군가가 운전해 함께 사라졌다. 정 씨 일행이 새벽 어둠을 틈타 집을 비운 지 몇 시간이 지난 오후 1시경, 정 씨 집 앞에 하얀색 BMW 차량이 도착했다고 비비 씨는 전했다. 그에 따르면 차 운전석에선 젊고 마른 한국 여성이 두터운 점퍼로 온 몸을 감싸고 털모자까지 눌러 얼굴을 가린 뒤 집에 노크를 했다. 그러자 집 안에서 보모로 추정되는 또 다른 여성이 나와 대화를 나눴다. 정 씨 아기를 데리고 있는 보모와 일행들은 덴마크 아동복지기관에 연락해 "취재진이 매일같이 찾아와 프라이버시가 침해받고 있으니 새 거처로 옮겨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그러자 덴마크 당국이 공개되지 않은 새 집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벽에 짐을 꾸리고 트레일러를 단 차량과 폭스바겐 밴을 타고 사라진 이들은 그동안 정 씨를 도와왔던 20대 남성들로 추정된다. 그들은 보모와 아기를 집에 남겨두고 먼저 떠난 다음, 상황이 정리되자 또 다른 여성 조력자가 보모와 아이를 데리러 온 것으로 보인다. 비비 씨는 "집 앞에 담배를 피우러 나왔다가 한국어를 쓰는 듯한 여성 둘이 대화를 하는 장면을 봤는데, 그 이후엔 어떻게 됐는지 모르고 차량이 다시 떠나는 것만 봤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 씨의 덴마크 도피를 도와온 일행은 보모와 마부 이모 씨 등 남성 2명으로 알려졌는데, 비비 씨 말이 사실이라면 새로운 여성 조력자가 있다는 말이 된다. 혹시나 그 여성이 정 씨일 수도 있겠다는 판단에 덴마크 검찰에 확인했지만, 정 씨는 아직 구치소에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올보르=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정유라가 그 집에 사는 건 알고 있지만 직접 만난 적은 없다." 정유라 씨의 덴마크 집 주인 수잔 슈미트 부부는 9일 올보르 외곽 농촌 자택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들 부부가 소유한 올보르 주택은 정 씨가 19개월 된 아기, 보모와 조력 남성 2명과 함께 3개월여 동안 은신처로 삼은 곳이다. 하지만 집주인이 세입자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건 임대차 계약을 정 씨 대신 다른 사람이 해 걸 의미한다. 이는 정 씨 소유 독일 회사 비덱스포츠 대표이자 승마코치인 크리스티앙 캄플라데 씨가 정 씨의 덴마크 도피를 도왔다는 의혹을 뒷받침한다. 이들 부부는 정 씨가 살던 올보르 시내에서 1시간 남짓 떨어진 농촌 외곽마을에 살고 있었다. 주변엔 다른 주택 없이 광활한 농장만 있는 한적한 동네였다. 집 주인을 만나기 위해 집 문을 두드리자 잠시간의 정적 끝에 늑대만한 시커먼 개와 함께 집주인 남성이 나왔다. 동양인인 기자가 자신의 집을 찾아오자 정 씨 관련 일 때문이라는 걸 알아챈 듯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집 주인 부부는 정 씨가 지난달 월세까지는 모두 냈지만 정 씨가 체포된 이번 달치 월세를 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덴마크에선 집을 빌릴 때 3개월치 월세를 미리 내는데, 정 씨가 9월 27일에 올보르에 온 만큼 10~12월분까지는 선납된 것으로 보인다. 집 계약은 8~9월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정 씨가 살던 집은 지난해 7월 말까지만 해도 다른 세입자가 쓰고 있었다. 부부는 정 씨가 애완동물을 많이 키운다고 해서 계약서에 동물 수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고도 덧붙였다. 현지 시간으로 새해 첫날 정 씨가 체포되면서 200만 원이 훌쩍 넘는 월세를 누가 낼지도 관심사다. 정 씨는 체포 다음날인 2일 올보르 법원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땡전 한 푼 없다"고 말했다. 정 씨가 체포된 후에도 집에는 19개월 된 아기와 보모가 개,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집주인 부부는 "만약 (정 씨가) 우리 뒤통수를 치면 바로 쫓아내버리겠다"고 단호히 말했다. 정 씨가 월세를 내지 않으면 즉각 집에서 나가라고 할 거란 것이다. 정 씨가 구치소에 있어 직접 월세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 다른 조력자가 없다면 아기와 보모는 거리에 나앉게 될 수도 있다. 집 주인 부부는 '집을 계약한 당사자가 캄플라데 씨나 비덱스포츠가 맞느냐'고 재차 확인하는 질문에 사적 계약이라는 이유로 답변을 거부했다. 다만 캄플라데 씨나 비덱이라는 이름을 언급했을 때 순순히 들으며 고개를 끄덕인 점으로 보아 그들에게 익숙한 이름처럼 보였다. 더욱이 집주인이 세입자인 정 씨를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은 이를 뒷받침한다. 한편 정 씨의 말 거래 의혹의 중심에 서있는 헬스트란 승마장 측은 동양인 기자를 보자마자 "2분 안에 사라지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고함칠 만큼 예민한 상태다. 승마장 대표인 안드레아스 헬스트란 씨는 삼성이 정 씨를 위해 마련해준 명마 비타나V와 살바토르31 등을 중개해줬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로, 정 씨의 덴마크 생활을 밝힐 핵심 열쇠다. 승마장 측은 그동안 "헬스트란 대표가 9일부터 휴가에서 복귀하니 그 때 찾아와 이야기를 들으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정작 9일에 찾아가니 일체 만남을 거부했고, 취재진이 정문 앞에 서있자 직원을 동원해 경찰에 신고했다.올보르=조동주특파원 djc@donga.com}
정유라 씨가 덴마크 구치소에서 나온 뒤 아이와 함께 현지 자택에 연금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범죄인 인도 결정 불복 소송 등이 길어지면 덴마크 당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정 씨를 배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9일 현지 법조계에 따르면 덴마크 법원은 정 씨의 신병을 한국으로 인도하느냐를 결정하는 재판이 길어질 경우 △흉악범이 아니고 △어린아이를 혼자 키우는 ‘싱글맘’인 데다 △여권이 무효화돼 다른 국가로 도주하기도 어렵다는 이유 등을 들어 이같이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원이 예비 심리를 통해 정한 정 씨 구금 기간은 이달 말까지이며 현지 검찰이 연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일단 정 씨의 여권은 10일부터 무효화된다. 하지만 덴마크 당국이 여권 없는 정 씨의 이민법 위반(불법 체류)보다 현지에서 진행 중인 범죄인 인도 청구 심사와 향후의 인도 결정 불복 소송이 더 중대한 사안이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아 재판 기간 동안 정 씨는 덴마크에 더 체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정 씨가 1심이나 2심에서 패소하더라도 이미 구금된 지 수개월이 지난 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인도적 차원의 가택연금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정부는 2일 구금 연장 심리를 받으려고 덴마크 올보르 법원에 출석한 정 씨에게 직접 여권 반납 명령서를 건넸다. 당시만 해도 정 씨는 자진 귀국 의사가 강해 즉각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정 씨 여권은 구금 이후 덴마크 당국이 가져가 정 씨가 한국 정부에 반납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태다. 정 씨가 명령서를 받은 지 일주일 안에 여권을 반납하지 않으면 여권이 무효화되는데, 바로 10일부터다. 정 씨가 여권이 없는 사실상 불법 체류자라도 덴마크 당국은 자국 내에서의 재판 등 모든 사법 절차를 마친 다음에 한국으로 보낼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 검찰이 한국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정 씨를 한국으로 보내주겠다고 결정해도, 정 씨가 불복해 법원에 소송을 낸다면 불법 체류자라도 1, 2, 3심 재판의 진행 기간에는 덴마크에 머물 수 있다. 정 씨가 현지 변호사를 새로 선임해 재판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선 만큼 재판 종료까지 최소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걸릴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여권이 없는 정 씨가 자진 귀국 의사를 밝히면 즉각 임시 여행자증명서를 발급해줄 예정이다. 정 씨는 구치소에서 자유롭게 전화를 쓸 수 있지만 2일 심리 이후 단 한 번도 귀국 방법을 한국 정부에 묻지 않았다.올보르=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정유라 씨 한국 송환을 위한 덴마크 검찰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정 씨 송환 사건을 맡은 모하마드 아산 덴마크 검찰청 차장검사(사진)는 7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 만나 “1월 안에 송환 결정을 내릴 방침”이라며 “정 씨의 덴마크 영토 내 범죄나 덴마크에서의 생활 방식 등은 따로 조사하지 않고, 한국 정부가 보낸 서류만을 바탕으로 인도 요건에 부합하는지 신속히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적극적인 의지와 한국-덴마크의 우호적 외교 관계를 고려할 때 현지에서는 이달 안에 정 씨 송환을 허가해주는 쪽으로 결론이 날 거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최재철 주덴마크 대사는 이날 정오경 아산 차장검사를 30분간 따로 만나 “한국에서 중요한 사안인 만큼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덴마크 검찰은 6일 국문 버전과 영문 버전, 참고자료를 모두 합쳐 200쪽 분량인 한국 정부의 범죄인 인도청구 요청서를 e메일로 수령한 뒤 하루 만에 개괄적 검토를 마쳤다. 주말인 7일에도 담당팀이 출근해 요청서를 들여다봤다. 수십 페이지에 이르는 핵심 내용에서 질문거리를 추린 다음, 이르면 이번 주에 경찰을 통해 정 씨를 신문할 방침이다. 정 씨는 구금 연장 재판에서 패한 얀 슈나이더 변호사를 코펜하겐의 새 변호사로 교체하며 인도 결정에 대한 이의 제기 소송에 대비하고 있다. 전임 변호사가 하루에 100통 넘는 취재 전화에 시달린 걸 반면교사 삼아 새 변호사는 철저히 신원을 감추고 있다. 덴마크 법조계에선 이 변호사에 대해 ‘슈나이더를 넘는 거물급’이라는 평가와 ‘거물급은 아니다’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코펜하겐=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이란에서 꾸란을 불태우는 내용의 미출판 소설을 일기장에 쓴 혐의로 구속된 여성 인권운동가가 남편의 71일간 옥중 단식투쟁 끝에 일시 석방됐다. 이란 여성인권운동가 골로크 이브라히미 이라이 씨(35)는 2일 남편 아라쉬 사데히 씨(36)가 71일에 걸친 옥중 단식투쟁을 멈추는 조건으로 일시 석방됐다고 BBC가 3일 보도했다. 아내는 며칠간 일시적으로 석방된 것이지만 석방 기한이 연장될 수 있다고 변호인이 밝혔다. 이라이 씨는 지난해 10월 24일 이슬람 가치를 모독하고 반체제 프로파간다를 유포한 혐의로 자택에서 체포됐다. 그는 영화 '더 스토닝'을 뼈대로 간통 누명을 쓰고 돌팔매질 당하며 죽어가는 여성의 심경 변화를 담은 소설을 일기장에 써둔 것이 죄목이 됐다. 소설 속에서 여주인공이 이슬람 성전인 꾸란을 불태우는 장면이 나온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당시 감옥에 있던 남편 사데히 씨는 아내의 체포가 부당하다며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인권운동가인 그는 사이버공간에서 반체제활동을 벌이고 국가안보를 위협했으며 이슬람공화국 설립자를 모독한 혐의로 2015년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그는 이란 당국이 출판되지도 않은 개인 일기장에 적힌 소설을 문제삼아 아내를 체포한 건 자신을 압박하기 위한 부당한 조치라고 아내의 즉각 석방을 요구해왔다. 그는 단식 기간 동안 체중 19kg이 줄었고, 지난달 중순부터 심박수와 호흡 등에 이상이 생겨 병원으로 이송된 상태다. 이라이 씨의 소설은 2014년 9월 이란 혁명수비대가 부부의 자택을 급습해 수색하면서 발견됐다. 당시 아내는 20일 동안 고강도 조사를 받은 끝에 풀려났고, 남편은 반체제 활동 혐의로 고문을 당한 끝에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다 올해 10월 이란 당국이 다시 이라이 씨를 체포하면서 소설을 문제 삼아 징역 6년을 선고하자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 최근 부부가 갇힌 에빈 감옥 앞에선 이례적으로 수백명이 모여 부부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란에선 사데히 씨를 포함해 최소 8명의 정치범이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 중 3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이슬람국가(IS)가 2일 “영웅적인 전사가 나이트클럽에서 이교도적인 휴일을 즐기는 기독교인들을 공격했다”며 새해 첫날 새벽을 핏빛으로 물들인 터키 이스탄불 나이트클럽 테러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IS는 선전매체를 통해 “이는 터키가 무슬림을 피로 물들이며 공격한 대가”라고 밝혔다. 터키 당국은 범인이 25세가량의 우즈베키스탄 또는 키르기스스탄 출신 남성이며, 칼라시니코프 자동소총을 허리춤에 매고 사상자의 상체를 조준 사격해 피해를 극대화한 점으로 볼 때 철저하게 훈련된 병사 출신으로 보고 있다. 범인의 정확한 신원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범행 당시 구체적인 행적이 속속 파악됐다. 범인은 노란 택시를 타고 가다가 교통 체증 때문에 근처에서 내려 트렁크에서 총기를 꺼내 코트에 숨기고 최소 4분 동안 걸어서 클럽으로 향했다. 입구에서 보안요원을 사살하고 클럽 안으로 돌진해 최소 7분 동안 180발을 무차별적으로 난사했다.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쳤고, 엉성한 터키어로 소리치기도 했다. 이후 혼란을 틈타 총을 버리고 코트를 벗어던진 채 택시를 타고 도주했다. 이번 테러로 사망한 39명 중 신원이 판명된 38명 가운데 27명이 14개 국적의 외국인으로 조사됐다. 터키인이 11명이며, 나머지 1명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새해 첫 붉은 태양이 떠오르기도 전에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이 핏빛으로 물들었다. 2017년 새해를 맞는 인파로 가득 찬 이스탄불 나이트클럽에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무장괴한이 침입해 총기를 난사하면서 경찰 1명을 포함해 최소 39명이 숨지고 69명이 다쳤다. 범인은 총격 직후 도망쳐 아직 붙잡히지 않았다. 하얀색 산타클로스 옷을 입은 남성 괴한은 1일 오전 1시 15분경 이스탄불 레이나 나이트클럽 입구에 서 있던 21세의 경찰을 총으로 쏴 사살하고 내부로 침입했다. 그는 클럽 안에 있던 700여 명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퍼부었다. 유럽과 아시아를 가로지르는 보스포루스 해협에 위치한 이 클럽은 패리스 힐턴, 지젤 번천, 우마 서먼, 케빈 코스트너, 스팅 등 유명 스타들이 종종 찾는 고급 클럽이다. 놀란 시민들은 밖으로 뛰쳐나왔고, 일부는 바로 옆 보스포루스 해협으로 뛰어들어 몸을 피했다. 좁은 공간 안에 700여 명이 몰려 있다 보니 대피가 늦어지면서 피해가 커졌다고 BBC가 전했다. 외국인 손님이 많은 곳이다 보니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21명 중 16명이 외국인이었다. 사망자들의 국적은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모로코, 레바논 등 중동 및 북아프리카 국가가 많았다. 사상자 중에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은 총기 난사 직후 클럽에서 산타 옷을 벗어던지고 도주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지만 여전히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범인은 노란색 택시를 타고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일부 목격자 진술에 따라 범인이 최대 3명이라는 현지 보도가 이어졌지만 바시프 샤힌 이스탄불 주지사는 범인이 1명이라고 밝혔다. 터키 주재 한국대사관은 도주 중인 테러범의 2차 공격이 우려된다며 교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번 테러 공격을 “나라의 정신을 파괴하고 혼란을 야기하기 위한 극악무도한 시도”라고 규탄하고 “터키는 테러와 싸우고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단체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터키 경찰은 그가 아랍어로 소리쳤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이슬람국가(IS) 소속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민간인들이 많이 몰려 있고 상대적으로 경비가 약한 소프트 타깃을 노렸다는 점도 IS 소행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IS는 2015년 프랑스 파리 때 공연장을, 지난해 6월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 테러 당시 나이트클럽을 각각 공격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범죄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정황도 나왔다. 클럽 사장인 마흐메트 코차르슬란 씨는 “범인은 러시아제 자동소총 칼라시니코프를 썼다”며 “10여 일 전쯤 미국 정보 당국이 연휴 기간에 터키에 대한 테러 가능성을 경고해 보안 조치를 강화했지만 막을 수 없었다”고 현지 언론에 밝혔다. 터키는 지난해 IS와 쿠르드계 무장단체가 저지른 15차례의 테러로 260여 명이 숨지는 등 최악의 해를 보냈다. 이날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는 최근 한 달 사이 터키에서 일어난 네 번째 테러다. 하와이에서 휴가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에릭 슐츠 백악관 부대변인을 통해 “무고한 생명이 사망한 데에 애도를 표한다”며 “터키에 적절한 지원을 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한기재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해소의 유일한 길인 ‘두 국가 해법’이 위기에 빠졌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28일 국무부 연설에서 최근 강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을 비판하며 두 국가 해법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거듭 촉구했다. 케리 장관은 미국이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중단 촉구 결의안에 기권 표를 던진 것은 두 국가 해법을 지키려는 미국의 가치를 반영하기 위해서라며 이스라엘의 반발을 일축했다. 케리 장관은 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로운 공존을 뼈대로 한 두 국가 해법을 유지시키기 위한 중재자로서 역대 모든 정부가 해 왔던 선택을 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이-팔 국경 문제와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 해결책,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수도 예루살렘 추진 등 향후 평화협상을 이끌어갈 6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정착촌 건설 중단 촉구 결의 채택 이후 이례적으로 미국 대사를 초치하고 대(對)유엔 관계 축소 검토 등 초강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케리 장관은 “이스라엘은 지금 위험한 미래로 가고 있다”며 “네타냐후 총리가 역사상 가장 우파적인 어젠다를 밀어붙이며 국가를 민주주의의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두 국가 해법을 외면한다면 유대교와 민주주의를 동시에 가질 수 없다”고도 했다. 하와이에서 휴가 중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21일 이집트가 안보리에 제안한 이스라엘 정착촌 관련 결의안에 대해 워싱턴의 국가안보팀과 통화하며 기권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 보도했다. 조 바이든 부통령 등이 기권할 경우 미 의회와 이스라엘의 거센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미국이 최근 이스라엘의 급격한 정착촌 확장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힐 때가 무르익었다는 데 모두 동의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기권했을 때 실익을 따져보니 해가 될 만한 것은 이미 다 일어난 것들이라 ‘잃을 것이 없다’고 판단하고 기권 표를 택했다고 한다. 안보리 결의안 투표에 직접 기권 표를 던진 서맨사 파워 유엔 미국대사는 이런 오바마의 뜻을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통해 전화로 전달받았다. 예상했던 대로 후폭풍이 거셌지만 오바마 정부는 두 국가 해법이 다시 국제사회 어젠다로 돌아온 것에 만족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이 테러리즘에 몰두하는 팔레스타인에 ‘립 서비스’를 해줬다며 케리 장관의 연설이 편향적이었다고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오바마 행정부의 이스라엘 정책을 취임 직후 폐기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밝혔다. 그는 트위터에 “미국의 훌륭한 친구였던 이스라엘이 무시당하는 걸 더는 참을 수 없다”며 “잘 견디고 있어라 이스라엘, (취임일인) 1월 20일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고 적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덴마크 정부가 시리아로 건너가 ‘이슬람국가(IS)’에 투신한 자국민 최소 36명에게 억대의 실업수당 등 복지 혜택을 제공해 온 사실이 밝혀졌다. 북유럽의 선진적인 복지 제도가 IS의 신종 자금줄로 악용돼 온 것이다. 덴마크 현지 언론이 정보공개 청구로 확보한 고용부 문서로 IS 병사에 대한 복지 혜택이 드러나면서 정부는 바로 환수 조치에 나섰다. 덴마크 출신 IS 병사 36명 중 34명은 지방정부로부터 직접 현금으로 실업수당을 받았고 나머지 2명은 정부가 보조하는 개인 실업보험 혜택을 받아 왔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덴마크 언론 엑스트라 블라데트를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덴마크 정부는 자국민 IS 병사 36명 중 29명에게 부당 지급한 실업수당 등 복지 혜택 67만2000덴마크크로네(약 1억2000만 원)를 돌려받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7명은 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받은 총 금액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덴마크 의회는 여야가 한목소리로 ‘부끄러운 일’이라며 규탄했다. 실업수당을 받는 국민은 반드시 덴마크 노동시장에 즉각 참여할 수 있어야 하는데 IS에 투신해 시리아로 건너간 이들은 명백하게 부정수급에 해당한다. 덴마크인 실업자는 30세 이상이고 자녀가 없는 경우 매달 생활비 명목으로 1만849∼1만3121크로네(약 185만∼224만 원)를 지방정부로부터 현금으로 받는다. 상황에 따라 주택보조금도 추가된다. 덴마크 정부가 직접 현금을 지원하는 실업자 수는 15만6000여 명이다. 국가가 지원하는 펀드에 기반한 개인 실업보험 가입자는 직장이 없는 최소 2년 동안 평균 1만6720크로네(약 285만 원)를 받을 수 있다. 덴마크에선 최소 135명이 IS에 투신해 유럽에서 벨기에 다음으로 수가 많다. 이번 언론 보도 전까지 36명 중 단 1명의 IS 병사만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파악해 경찰에 신고했을 뿐이다. 지난해 5월에도 IS에 투신한 덴마크인 32명이 실업수당 37만8000크로네(약 6500만 원)를 부정하게 챙긴 사실이 드러나 문제가 됐는데도 같은 사건이 반복된 것이다. 북유럽의 복지 선진국인 스웨덴에서도 IS의 복지 악용 사건이 있었다. IS 수도인 시리아 락까로 건너가 지하디스트로 활동하며 IS 선전 영상에도 자주 등장한 마이클 스크라모가 정부로부터 최소 5만 크로나(약 658만 원)를 받아온 사실이 지난달 밝혀졌다. 한 영국인은 정부로부터 받은 복지수당을 인출해 벨기에 브뤼셀 테러를 감행한 IS 조직원에게 건네 재판을 받기도 했다. IS의 이라크 최대 근거지인 모술 정벌에 나선 이라크군은 당초 ‘연내 토벌’을 장담했지만 거센 저항에 부닥쳐 고전하고 있다. 미군 측은 26일 “IS를 전멸시키려면 최소 2년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다르 알 압바디 이라크 총리는 27일 “미군이 상황을 너무 비관적으로 본다”며 “3개월이면 이라크에서 IS를 박멸시킬 수 있다”고 반박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