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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차 영업사원 김정후 씨(33)는 최근 체력이 부쩍 달리자 몸속에 유해 독소가 쌓인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공유되는 자료를 통해 잦은 회식과 야근을 할 경우 몸속에 유해물질이 쌓인다는 정보를 읽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디톡스 요법을 통해 몸속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민간요법 자료도 숱하게 확인했지만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아리송하다.○ 체내 해독기관 ‘간’ 건강 체크해야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뜨거운 물로 관장을 자주 하는 등 검증되지 않은 디톡스 민간요법은 오히려 열상이나 세균감염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각종 천연성분 함유 제품을 섭취하는 디톡스 요법은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단기간에 피로감을 개선하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각종 유해물질과 독소가 걱정이 된다면 무리한 디톡스 민간요법에 의지하기보다 건강한 신진대사 기능을 되찾는 것에 집중하라는 조언이다. 인위적이고 무리한 디톡스보다 평소 건강관리를 통해서 간 기능을 높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에너지 관리, 살균작용, 면역체계 유지 등을 담당하는 몸속의 화학공장인 간 기능을 높여야 체내 유해물질 배출도 원활해지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해독 공장’이라 불리는 간은 체내로 유입되는 각종 독소와 노폐물을 대부분 해독한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송상욱 교수는 “간이 제 기능을 하면 여과 작용으로도 몸속의 독소 99%를 처리하지만 간이 손상됐다면 몸속을 통과하는 독소가 10배 이상 증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간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세포가 적다. 이 때문에 심각한 손상을 입어도 특별히 통증을 못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또 생활습관 개선 등을 통해 간 건강을 미리 관리해야 한다. 기능이 저하된 이후 회복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간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하는 장기다. 몸이 한번 약해지고 간 기능이 떨어진 상황에서는 비타민 등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간경변이나 간기능 장애 등이 있다면 체내 물질대사를 위한 필수 영양소 및 비타민의 저장 능력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간세포 손상으로 인해 비타민의 원활한 체내 작용이 방해될 뿐만 아니라 이동에 이상 반응을 야기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간의 피로를 효과적으로 개선하고 비타민을 섭취하는 편이 좋다.○ 무리한 민간요법보다 평소 생활습관 관리를 간 기능을 높이려면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섬유소가 풍부한 채소 반찬 등을 매끼 충분히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미나 통밀가루, 잡곡 등 섬유소가 많은 식품이 좋다. 탄수화물은 하루 권장 에너지 필요량 중 55∼70%만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서 간에 쌓인 지방을 줄여줄 필요도 있다. 땀이 날 정도로 30분 이상의 조깅 등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1주일에 최소 2회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해줘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식습관 개선과 운동을 병행하면서 간 기능 개선을 돕는 대표 성분 중 하나인 우르소데옥시콜산(UDCA) 제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웅담의 주요 성분인 UDCA는 담즙산으로, 해독 작용과 콜레스테롤 조절 작용 등 간 내에 유입된 다량의 유해물질을 간 밖으로 배출하거나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성분이다. 체내에 유입된 독소는 간을 거치면서 담즙과 소변으로 배출되기 쉬운 형태가 되며, 배설수송체를 통해 간 밖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이때 UDCA는 간 대사 활성화를 돕고 배설수송체를 증가시켜, 체내 독소 및 노폐물 배출을 돕는다. 그뿐만 아니라 간으로의 콜레스테롤 유입을 막고, 담즙산을 통해 콜레스테롤 배설을 원활하게 하는 등 콜레스테롤 조절 작용을 해 간 내 콜레스테롤 감소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UDCA는 우리 몸에 유익한 담즙산의 농도를 높여 간세포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음주로 인해 체내에 생기는 유해한 아세트알데히드로부터의 간 손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올해 8월 폭염일수는 16.7일에 달했다. 기상관측 체계를 갖춘 1973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1일 기상청은 ‘8월 기상특성’을 이같이 밝히고 지난달 전국 평균 기온도 26.7도로 평년(25.1도)보다 높은 무더운 날씨였다고 분석했다. 폭염 연속일수가 가장 길었던 곳은 경남 합천으로 7월 23일부터 8월 25일까지 34일을 기록했다. 폭염은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것을 의미한다. 수도권은 열대야로 지쳤다. 인천이 24일로 열대야 연속일수가 가장 길었고 서울(8월 3∼23일)이 21일로 그 뒤를 이었다. 8월 전국 강수량은 76.2mm에 그쳐 1973년 이래 가장 적었다. 한편 2일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남부지방과 제주도에는 비가 오겠고 중부지방도 낮부터 밤 사이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경남과 남해안에는 시간당 30mm의 많은 비가 오는 곳도 있겠다. 낮 최고기온은 23∼27도로 전날보다 낮겠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가습기 살균제 참사 책임을 묻기 위해 피해자들은 5년을 기다렸지만 가해 기업은 끝까지 책임 회피로 일관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청문회에서 기업들의 무책임한 태도가 또다시 도마에 오른 반면에 여야가 오랜만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가해 기업을 압박하고 피해기금 마련 대책을 앞당긴 성과도 있었다. 국회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 특위가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연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이 있는 옥시레킷벤키저(옥시)와 원료를 공급한 SK케미칼에 대한 집중 추궁이 이뤄졌다.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수면으로 떠오른 지 5년 만에 국회가 전면에 나서 가해 기업을 청문회 증인석에 세워 많은 관심이 쏠렸다. 청문회를 통해 옥시 영국 본사 차원에서 독성실험 보고서를 은폐하고 사태에 개입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우원식 특위 위원장은 영국 본사가 작성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의 제품안전보건자료를 통해 옥시가 이미 2004년에 호흡계통 자극을 알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고 2011년 이후에도 위해성 조사보고서를 은폐한 정황도 확인했다. 옥시에 이어 지난달 30일 청문회 이틀째에는 핵심 증인인 SK케미칼에 대해서는 가습기 살균제 원료를 공급하면서도 독성을 몰랐다는 것은 확인 의무를 외면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SK케미칼 김철 대표가 참사 책임과 향후 대처 방안을 묻는 질문에 즉답을 회피하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현장에서 “성실하게 답변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국회 여야 특위 위원들의 압박이 이어지자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업체들은 피해자를 위한 기금을 출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금을 출연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SK케미칼 측은 “국회나 정부가 틀을 마련해주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고 애경과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번 청문에 대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성명을 내고 “살인 기업인 옥시와 SK케미칼의 핵심 증인이 불참하고 불성실하게 답변한 점은 유감스럽다”고 밝히면서 한계를 지적했다. 한편 청문회 일정은 끝났지만 가습기 살균제 국조특위는 2일 정부 기관을 상대로 보고를 들을 예정이다. 우 위원장은 “19일 옥시의 영국 본사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며 진상 규명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특위는 8월에도 본사 방문 계획을 세웠으나 옥시가 영국 정부와의 협의를 이유로 들어 협조하지 않았다. 이에 우 의원과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지난달 29일 청문회 중에 “영국 정부가 국회 조사를 반대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옥시를 압박하는 한편으로 추가 조사 가능성을 내비쳤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1일 전국 곳곳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낮 기온은 다시 평년 수준을 되찾겠다. 전날 일시적으로 기온이 급강하했다가 다시 오르는 만큼 기온차가 크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이날 전국의 낮 최고기온이 26∼31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했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서울 27도, 청주 29도, 포항 30도, 전주 29도, 원주 29도, 대구 31도 등을 기록하겠다. 수도권 등 중부지방은 쌀쌀한 날씨를 몰고 왔던 중국 북동지방의 저기압 영향에서 차츰 벗어나겠다. 남서풍으로 따뜻한 공기가 유입돼 기온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부지방은 전날 낮 최고기온이 20도 안팎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28도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에 이어 1일에도 전국에 구름이 많고 해안가를 중심으로 바람이 강하게 불겠다. 대기 불안정으로 강원 영동을 제외한 중부지방과 일부 남부 내륙은 오후부터 밤사이에 소나기가 오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은 이 지역의 강수확률을 60∼70%로 예보했다. 제주도와 남해안도 대체로 흐리고 밤부터 비(강수확률 60%)가 오겠다. 소나기가 오는 지역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 번개가 칠 가능성이 높아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2일에도 남해상에 위치한 기압골의 영향을 받아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비가 오겠다. 중부지방은 오후부터 비가 오다가 밤에 대부분 그칠 것으로 보인다. 1일 바다의 물결은 남해 앞바다를 제외한 전 해상에서 1.5∼5m로 매우 높게 일다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항해나 조업을 하는 선박은 높은 물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10호 태풍 ‘라이언록’의 영향으로 동해에 강력한 저기압이 자리 잡으면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31일 강한 비바람이 불겠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지는 않지만 소형 태풍 정도의 위력이 한반도에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전날 강원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2001년 이후 15년 만에 폭풍해일주의보를 발령하면서 31일에도 이 지역에 초속 20m에 육박하는 바람이 불 가능성이 높다고 알렸다. 경기 서해안과 충남, 호남, 제주지역은 전날부터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31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이 강한 비바람 영향권에 들겠다. 특히 수도권과 충청, 강원 영서를 비롯한 중부지방은 최대 50mm에 가까운 많은 비가 오다가 저녁쯤 그치겠다. 이날 경북 북부 내륙을 중심으로 한 남부지역에도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 이날 전국의 낮 최고기온은 18∼28도로 지역에 따른 편차가 크겠다. 비가 내리는 서울은 한낮 가장 더운 시간대에도 19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수요일인 24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평년 기온을 훨씬 웃도는 32.9도에 이르렀는데 일주일 만에 14도 가까이 떨어지는 셈이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은 중국 동북지방에 위치한 저기압과 라이언록이 만드는 저기압이 동해상에서 영향을 미치면서 악천후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31일 낮 최고기온은 대체로 남부지역은 평년 기온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는 가운데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역이 20도 안팎으로 떨어져 평년보다 3∼9도가량 낮은 분포를 보이겠다. 한편 국립공원관리공단과 기상청은 설악산 단풍은 9월 중순 정도에 시작되고 이후 전국으로 단풍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올여름 장마와 폭염이 이어지는 기간에 잇단 오보로 빈축을 샀던 기상청이 기상 예보 정확도 제고 대책을 밝혔다. 지구온난화로 기상이변이 현실화됐는데도 이를 예측하지 못한 무능력과 오보 책임을 폭염이 끝나고 인정한 것이다. 29일 기상청은 국무조정실과 기상 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대책을 공개하면서 향후 10년 내에 비 예보 정확도를 3∼5%포인트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일반 비 예보 정확도(현재 92% 수준)와 장마 기간 비 예보 정확도(현재 85% 수준)를 각각 95%와 90%로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상청은 예보관 인력 풀을 확충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올여름 잇단 오보는 슈퍼컴퓨터 등 장비 문제가 아니라 기상이변을 분석하는 인력의 전문성이 떨어져서 발생한 문제라고 판단한 셈이다. 기상청은 내부 교육을 통해 기상이변 등을 심층 분석할 수 있는 고급 예보 인력을 현 10여 명에서 100명가량으로 늘릴 방침이다. 기상청은 비 예보만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단기 예보 전문분석관과 기온만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중기 예보 전문분석관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순환보직과 상관없이 정년까지 예보만 담당하는 평생예보관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 예보 경력이 20년 넘는 퇴직 기상청 공무원을 자문관으로 위촉해 현직 예보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놓겠다고 밝혔다. 또 예보관 역량에 따라 초급, 중급, 고급, 특급 4등급으로 나누는 ‘예보관 자격제’를 도입하고 직급에 맞는 교육을 한다는 방침을 아울러 내놓았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들이 기존 대책과 뚜렷한 차별성이 없고, 예보 인력의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은 상시 업무로 봐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고윤화 기상청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장마전선의 변화로 유례없이 길게 이어진 폭염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 현상이었는데 이에 대한 사전 대비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기후 변화가 이렇게 빨리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해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책임을 묻기 위해 열린 청문회에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측 핵심 증인이 대거 불참해 이들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비판이 쏟아졌다. 피해자들은 최대 가해 기업인 옥시가 청문회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진상을 은폐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규탄했다. 국회 ‘가습기 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29일 국회에서 청문회를 처음 열고 최대 가해 업체인 옥시를 대상으로 참사 책임을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국회가 요청한 옥시 측 증인 및 참고인 28명 중 옥시 영국 본사 관계자 등 핵심 증인 13명이 불참한 데다 청문회에 참석한 현 옥시 한국법인 아타울라시드 사프달 대표는 “독성 물질 사용을 결정한 것은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가 옥시를 인수하기 이전에 일어난 일”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진상 규명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옥시의 법률대리를 맡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도 변론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를 들며 대답을 회피해 빈축을 샀다. 또 특위는 옥시로부터 뇌물을 받고 허위보고서를 작성해준 혐의를 받고 구속 기소된 서울대 조모 교수의 출석도 요구했으나 조 교수는 심신미약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이에 특위 위원 사이에서 “누구에게 질의해야 하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옥시 본사가 영국 정부의 요청을 이유로 특위의 현지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주한 영국대사관을 통해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도 옥시의 비협조적인 태도는 한국 국민과 국회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은 이날 성명을 내고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했을 당시 책임자이던 존 리 전 옥시 사장 등이 증인 출석을 회피하면서 대한민국 국회를 무력화했다”며 “이는 피해자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날 옥시 영국 본사가 가습기 살균제의 인체 위해성을 알고도 판매했을 가능성 등을 집중 추궁한 특위는 30일에도 가습기 살균제 가해 기업을 대상으로 청문회를 열어 책임 문제를 지적하고 피해자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특위는 재발 방지를 위한 법안 제출 및 영국 본사 현지 조사 재추진을 검토하기로 했다.임현석 lhs@donga.com·황형준 기자}

7, 8월 한반도를 강타한 폭염이 사실상 종료됐다. 당분간 선선한 날씨와 함께 평년 수준의 낮 더위가 예보됐다. 전례 없는 폭염은 우리 사회 곳곳에 큰 피해와 각성의 숙제를 남겼다. 앞으로 폭염이 더욱 빈번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됨에 따라 국가적인 폭염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8일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 따르면 폭염이 점점 강해져 2029년에는 폭염 연속 일수가 연간 10.7일로 늘고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사망자 수도 99.9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어 2050년에는 폭염 연속 일수가 무려 20.3일, 사망자 수는 250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반도 기온 변화 예측치, 장래 인구 추계, 고령화율, 온열질환 사망자 수 등을 토대로 미래 폭염 피해를 시뮬레이션한 결과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폭염 연속 일수가 5일 내외였고, 기록적인 더위를 보인 올 8월 서울의 폭염 연속 일수가 11일인 걸 감안하면 매우 우려되는 수치다. 연구원 김도우 연구사는 “실시간으로 체크한 올해 폭염 사망자가 총 17명이라도 통계청에서 연말에 전수조사하면 사망자 수가 3배가량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2050년까지 최소 5배 이상으로 사망자가 증가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도 2050년까지 한반도 평균 기온이 3.2도 상승하고 폭염 일수도 현재보다 약 3배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환경부는 폭염으로 인한 사망 부담이 인구 10만 명당 0.7명(2010년)에서 2036년 1.5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최민지 환경부 기후변화협력과장은 “도시별 도시화 수준과 열섬현상, 녹지화 정도, 노인 및 어린이 수 등 지역별 취약성과 대책을 담은 대응책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안전처는 폭염 취약 계층을 100만 명으로 추산하고 이들을 관리하기 위한 폭염 대책을 마련해 다음 달 발표한다. 이상권 안전처 자연재난대응과장은 “노인 간 폭염을 경고해주는 노노(老老) 케어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29일 예보 정확도를 높이는 방안을 발표한다. 환경부는 지역별 폭염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김윤종 zozo@donga.com·임현석 기자}

장마가 끝난 뒤 한 달 동안 길게 이어진 올여름의 독한 폭염은 숱한 기록을 남겼다. 8월 1∼25일 서울의 일평균 최고기온이 34.3도로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았고, 올해 폭염일수는 24일에 달해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1994년(29일) 이래 가장 많았다. 2008년 폭염특보제가 도입된 이후 내륙 전 지역에 폭염특보가 동시 발효된 것도 올해가 처음이었다. 문제는 이 같은 무더위가 앞으로 연례행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맞는 종합적인 ‘폭염 재난’ 대비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폭염 대응 못해 피해 눈덩이 사회 곳곳에서 인적 물적 피해가 속출하면서 허술한 방재 시스템과 재난 취약지대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특히 저소득층과 고령층 등 사회적 취약계층이 속수무책이었다. 26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 환자 2098명 중 ‘농림어업 종사자’가 296명으로 가장 많았고 무직자(287명)가 뒤를 이었다. 피해 장소별로 보면 실외작업장에서 근무하다가 온열질환을 호소한 환자가 600명, 논밭에서 발생한 환자가 329명으로 전체 환자의 절반에 가깝다. 취약계층은 집에서도 고통을 견뎌야 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4∼6일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에서 거주하는 주민 20명의 주거 실태를 조사한 결과 평균 방 기온은 33도에 이르렀다. 연구소 관계자는 “폭염 대응을 개인 문제로 한정하지 말고 국가적 관점에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집단급식 시설의 위생관리가 허술하다는 점도 확인됐다. 개학 이후 이달 말까지 전국적으로 식중독 의심환자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학생들은 공포에 떨었다. 올해처럼 평균기온이 급격히 상승할 때 식재료를 밖에 두면 세균 인큐베이터에 넣어두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조리 전부터 식중독균 증식 위험이 높아진다. 하지만 대다수 급식소는 예산 문제 때문에 식재료를 ‘상온’ 보관할 수 있는 준냉장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으로 인한 가뭄과 녹조 등 자연 생태계 변화도 심각해 우려를 샀다. 지난해 심각한 가뭄 이후 지자체는 용수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저수율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곳이 많았다. 특히 지난해 가뭄 피해가 컸던 충남지역은 28일 기준으로 평균 저수율이 39.9%에 그쳐 평년 저수율(74%)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유독성 녹조의 확산이 빨라지면서 낙동강의 식수원 안전 논란도 불거졌다. ○ 예측 능력 키우고 폭염 적응 인프라 구축해야 올 폭염을 계기로 사회 전반에서 폭염에 대한 적응력을 길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관계 부처 및 전문가들을 취재한 결과 온실가스 저감 외에는 전 지구 차원에서 폭염이 자주 발생하는 자연적 현상은 막기 어려운 탓에 결국 △폭염 예측 능력 향상 △정확한 폭염 피해 집계 △폭염에 적응할 수 있는 사회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특히 폭염의 경우 온열병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병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실제 피해자는 훨씬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말에 통계청 조사가 이뤄지면 질병관리본부의 실시간 집계보다 2∼3배 많은 온열질환 사망자가 드러난다. 또 온열질환자를 열사병 등 6개 질환으로 한정하고 있어 성인병 등을 앓거나 면역력이 약해 폭염의 피해를 보는 경우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전염병이 확산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우선 폭염 취약지대와 취약계층에 대한 범위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나가는 것을 시작으로 폭염 대응 수준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폭염의 경우 더위 정보뿐 아니라 폭염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경제적 영향까지 알려 주는 ‘영향예보(Effect Forecast)’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허창회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에 대한 국가 시스템의 대응과 예측이 취약하다는 점이 이번 폭염으로 여실히 드러났다”며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대응 방안을 체계적으로 갖추고 피해가 나타날 수 있는 영역을 면밀히 파악해 이에 대한 관리 수준을 집중적으로 높여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임현석 lhs@donga.com·조건희 기자}
옥시래킷벤키저(옥시) 영국 본사가 가습기 살균제가 유독물질이라는 점을 알고도 은폐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본사가 직접 개입해 독성실험 결과를 은폐했다는 진술이 나온 데 이어 폐 손상 실험과 관련해 본사직원이 국내 연구진과 이메일을 주고받은 사실까지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옥시의 영국 본사 직원이 가습기 살균제의 폐 손상을 확인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관계자와 이메일을 주고받은 사실을 28일 공개했다. 가습기 살균제가 동물실험에서 폐 섬유화를 일으킨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확인한 뒤 영국 본사 연구원은 ‘검토할 사안이 있으므로 추가 실험은 당분간 보류해달라’고 요청하며 결과를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습기 살균제가 폐 섬유화를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를 영국 본사가 사실상 은닉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옥시래킷벤키저는 2011년 가습기 살균제가 폐 손상을 일으킨다는 질병관리본부의 발표 이후 이를 반박하기 위한 흡입독성실험을 KCL에 의뢰했다. 이후 KCL은 가습기 살균제가 폐 손상에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해 이듬해 8월 송부했으나 옥시 측은 이 보고서를 승인하지 않았다. 그 대신 별다른 독성을 확인할 수 없다는 서울대 보고서만 검찰에 제출했다. 앞서 옥시에 유리한 연구결과를 작성한 혐의로 구속된 서울대 조모 교수의 법무 대리인은 “옥시가 살균제의 인체 유해성을 알고 있었다”며 “폐 섬유화가 나타나는 KCL의 연구결과는 수용하지 않고 조 교수의 저농도 연구결과만 수용하면서 의도적으로 결과를 왜곡했다”라고 주장했다. 옥시 본사의 직접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29일부터 시작하는 가습기 살균제 국회 청문회에 본사직원이 참석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옥시래킷벤키저 전 사장 등 핵심관계자들이 검찰 소환조사에도 불응한 데 이어 실무자들도 불참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대외 활동과 인턴 경험은 이제 졸업의 필수 조건으로 여겨진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는 단어가 ‘금(金)턴’이다. ‘금처럼 귀한 인턴 일자리’라는 뜻으로 경력 관리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대학생의 취업 역량까지 키워 주는 인턴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그러니 금턴 프로그램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도 치열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금턴 프로그램은 외국계 기업이나 공공기관, 은행권의 인턴이다. 정규직 채용 비율 높고 다른 일자리에 이력서를 낼 때에도 스펙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취업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인턴 자리도 인기다. 현장에서 실무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해 하는 취업 준비생이 자체 내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현장 경험을 먼저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의 ‘국제 환경 전문가 양성 과정’이 대표적이다.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 등 유엔 산하 국제기구에 약 6개월 과정으로 인턴을 파견하는 프로그램. 우수한 어학 실력과 스펙을 갖추고도 국제기구 일자리는 어떻게 구하는지 알기 어려운 청년들이 대상이다. 이 프로그램은 2009년 정부의 청년 일자리 사업 중 하나로 시작했는데 다른 부처의 국제기구 인턴 파견 사업과 달리 유일하게 두 달 동안 사전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다른 부처의 국제기구 인턴 프로그램이 이미 실력이 갖춰진 대학생을 대상으로 체재비를 지원하는 수준에 그치는 반면, 국제 환경 전문가 양성 과정은 내부 교육 프로그램으로 내실을 갖추면서 선호 인턴 일자리로 거듭났다. 국제기구를 꿈꾸면서도 정작 개별 기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기 어려운 청년들은 지원 기구의 특성에 맞춰 이력서 쓰는 법부터 배운다. 또 현장에서 쓰이는 영문 공문서를 직접 작성하면서 실무 역량을 쌓을 수 있다. 한국환경공단 옥승철 해외협력팀장은 “외국에선 국제기구 인턴을 희망하는 청년이 직접 기구에 문의하거나 공고를 보고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정부가 직접 국제기구 인턴 일자리를 주선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라며 “국제기구별로 어떤 인재와 실무 역량을 원하는지 알고 연결해 줘 이를 준비하는 청년들의 시행착오를 줄였고 원하는 일자리에서 근무할 가능성이 커져 만족도가 높아진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2009년부터 인턴 기수가 쌓여 오면서 인턴 선후배 간의 네트워크가 쌓인 점도 명품 인턴으로 꼽히게 하는 주요 이유다. 국제기구 인턴으로 일하면서 적응에 필요한 노하우와 입사에 필요한 팁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에서 리서치 컨설턴트로 근무하는 하소정 씨(31)는 “선배 기수들도 기구별로 현장 실무는 어떻게 하는지 등 경험을 준비생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하면서 서로의 성장을 돕고 있다”라고 말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이러다가 수돗물까지 ‘녹차라떼’ 되는 거 아닌가요?” “간 질환을 일으키는 독이 있다는데… 수돗물 마셔도 되나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주 보이는 시민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다. 폭염으로 국내 강과 호수에 ‘녹조(綠潮)’가 확산되면서 먹는 물 안전에 대한 걱정이 커진 것. 녹조는 식물 플랑크톤의 일종인 남조류가 과다 증식해 강이나 호수가 푸르게 변하는 현상이다. 실제 녹조로 인해 하천 환경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 영남권 식수원인 낙동강 내 창녕함안보 일대 남조류 개체 수는 mL당 3만6250개(16일 기준)로, 8일(7906개)보다 5배 가까이로 증가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mL당 남조류 세포 수가 1000개만 넘어도 ‘조류경보’가 발령되는 점을 감안할 때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셈.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 역시 같은 기간 남조류 세포 수가 mL당 5282개에서 8630개로 증가했다. 영산강 내 승천보 일대는 2만7380개, 금강 내 공주보 일대는 2만3000개까지 측정됐다. 부산지역 상수원인 물금취수장 속 남조류 세포 수도 1만 개를 넘었을 정도. 여기에 최근 한강 하류에서까지 녹조 띠가 발견되면서 시민들의 우려가 증폭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한강 하류 쪽은 취수 지역이 아니다”라며 “다행히 수도권 식수원인 팔당호는 남조류가 증가하지는 않았고, 북한강과 남한강에서는 남조류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계속되는 폭염으로 8월 말까지는 녹조 현상이 더 악화될 위험성이 크다는 점이다. 식수원 관리에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남조류에는 간질환을 유발하는 독소물질(마이크로시스틴-LR)이 들어 있다. 수돗물은 안전할까? 정부와 민간 전문가들은 국내 정수 시스템에서는 녹조를 완벽히 걸러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수는 취수→침전→여과→염소 소독 과정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요즘처럼 녹조가 심해지면 정수 과정이 강화된다. 우선 취수구의 방향을 수면 아래로 내려 햇빛이 투과되는 곳까지 번식하는 남조류의 취수장 유입을 최소화한다. 또 취수구 주위로 차단막을 설치하는 한편 수차 형태의 ‘수면 교란 장치’로 물결을 일으켜 녹조 접근을 막는다. 화학적 정수 과정도 강화된다. 이물질을 응집시켜 가라앉게 하는 응집제 투입량을 늘리고, 활성탄을 사용해 냄새, 오염물질을 흡착시킨다. 오존을 물속에 투입해 이물질을 산화시키는 한편 소독물질도 평소보다 더 많이 투입한다. 환경부 측은 “정수 과정을 거치면 99% 이상 남조류가 제거된다”고 강조했다. 경희대 이기태 생물학과 교수는 “정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관리가 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녹조 발생으로 인해 정수 과정에서 소독, 응집 등의 약품 투입량이 늘어나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소독 부산물 중 하나인 총트리할로메탄(THMs)은 발암성을 띤 물질로, 과다하게 복용하면 몸에 해롭다. 수돗물 속 총트리할로메탄이 유아에게 선천적 기형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도 있다. 신재은 환경운동연합 물하천팀장은 “정부가 화학용품 사용이 늘어나도 안심할 수 있는지 충분한 설명 없이 녹조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만 강조하다 보니 시민의 불안감이 더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zozo@donga.com·임현석 기자}
주말부터 무더위가 한풀 꺾인다던 기상청 예보가 또 슬그머니 바뀌었다. 장마예보를 번번이 틀리면서 불신을 샀던 기상청이 이번엔 폭염 종료 시점을 다음 주 중반 이후로 미루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당초 기상청은 연일 기록적으로 이어지는 8월 폭염이 일요일인 21일부터 누그러지면서 전국의 낮 최고기온도 폭염 수준보다 아래인 33도 밑으로 뚝 떨어진다고 18일 예보했다. 이날부터 서울과 부산, 대전의 낮 최고기온은 31도를 기록한 뒤 차츰 평년 기온을 되찾는다는 전망이었다. 그러나 하루 만에 예보가 바뀌었다. 19일 기상청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이 다음 주 중반까지 이어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과 전주, 대구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33도를 넘는 폭염이 23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기상청은 서울지역의 폭염이 광복절인 15일을 기점으로 누그러진다고 밝혔다가 이를 다시 미룬 적이 있는데 또다시 체면을 크게 구겼다. 기상청은 20일경 약해질 것으로 본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24일부터 서서히 약해져 폭염도 이때 수그러들겠다고 다시 예보했다. 20일 전국의 낮 최고기온은 29∼35도로 푹푹 찌고 21일도 전날과 비슷한 수준의 더위가 나타나겠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흔히 ‘어학연수, 공모전 수상, 봉사활동, 자격증’이 취업을 위한 필수 스펙이라고 하죠. 국제기구 취업에는 이런 스펙 쌓기가 아무 소용없었어요. 얼마나 다채로운 인생 경험을 쌓았는지가 더 중요해요.” 청년들에게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유엔 산하 국제기구에 입사한 청년들은 한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의 국제기구 파견 인턴 프로그램 ‘국제환경전문가과정’을 거쳐 실제 취업에 성공한 청년들이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49개 국제기구에 인턴 170명을 파견해 정부가 주선하는 국제기구 인턴 프로그램 중 가장 큰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들 중 일부는 20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힐튼 호텔에서 열리는 ‘국제환경전문가과정 홈커밍데이’에 참석해 자신들의 취업 노하우를 후배 인턴 파견 대상자 40명에게 전할 예정이다. 글로벌 마인드와 전문성을 갖춘 꿈의 직장으로 꼽히는 만큼 취업에 어떤 스펙이 필요한지, 준비는 어떻게 했는지가 취업준비생에겐 주요 관심 사항이다. 수많은 자격증은 없었지만 의외의 노하우가 많았다. 최근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취업한 최진아 씨(28·여)는 식물원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던 경험과 대학 졸업 후 평생대학원에서 약용식물을 공부한 게 도움이 됐다. 최 씨는 “평소 식물에 대한 관심이 많아 CITES에 지원했는데 그때 얼마나 오랫동안 준비를 했는지, 전문성을 어떻게 키워 왔는지 보여주는 경력이 있어 유리했다”라고 노하우를 소개했다.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ESCAP)에서 동북아 환경협력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이미진 씨(36·여)도 “국제기구에서 일하려면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는 포용력을 보여야 하는 만큼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여러 경험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에서 리서치 컨설턴트로 근무하는 하소정 씨(31·여)도 “대학원에서 언어학을 전공하고 20대 후반에서야 환경정책에 대한 관심이 생겨 국제기구에 도전했다”며 “평소 사회와 환경 이슈에 대해 얼마나 깊은 이해와 호기심을 가졌는지 보여주면서 여러 인턴 경력을 소개한 것이 입사에 도움이 됐다”라고 설명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19일 전국의 최고기온은 29∼35도로 찌는 듯한 무더위가 이어지겠다. 그러나 일요일인 21일부터 33도를 넘어서는 폭염 수준의 더위가 차츰 물러나고 다음 주부터 전국이 평년 기온을 되찾겠다. 기상청은 서울과 대구의 낮 최고기온이 19일에 34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동해안 일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특보가 발령된 가운데 내륙은 여전히 33도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토요일인 20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3도로 다소 주춤하다가 21일은 31도로 폭염을 벗어날 것으로 예보됐다. 20일은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30도 안팎의 기온을 나타내면서 무더위가 한풀 꺾이겠다. 다음 주 중반까진 비슷한 기온을 유지하다가 주말께에는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밑도는 곳도 많겠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명단에 37명이 추가됐다. 이로써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 수는 총 258명으로 확정됐다. 환경부는 지난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 추가 신청(3차 피해조사)을 받아 이를 심의한 결과 1단계(가능성 거의 확실) 14명, 2단계(가능성 높음) 21명 등 총 35명을 지원 대상으로 최종 확정한다고 18일 밝혔다. 여기에 앞선 2차 피해조사에서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한 2명도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져 피해자에 추가됐다. 2014년부터 시작된 가습기 살균제 1, 2차 피해조사에는 530명이 신청해 221명이 피해자로 인정받았다. 여기에 37명이 추가되면서 생존자 145명과 사망자 113명의 피해자가 확인됐다. 이들은 정부가 인정한 공식 피해자로 병원 치료비와 함께 장례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피해자 조사는 총 4단계에 걸쳐 피해등급을 산정하는데 이번 추가 신청자 가운데 3단계(가능성 낮음) 판정을 받은 사람은 49명, 4등급(가능성 거의 없음) 판정을 받은 사람은 81명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3차 피해 신고자 중에서 조사가 이뤄지지 못한 587명에 대한 판정은 12월 말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정부는 현재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 중에서 폐질환만 인정하고 있는데 재조사 기준이 마련되는 즉시 재조사에 나설 방침도 밝혔다. 여기에 올해부터 4차 피해자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올해 피해 신고자만 3031명에 달해 피해규모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환경부는 월 126만 원 이하 최저생계비를 받는 피해자는 올해부터 생활비와 간병비를 지원하기로 했는데 이 기준을 충족하는 환자는 1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정부가 초중고교 우레탄 트랙을 전수조사하면서 발암물질 조사 계획을 세웠다가 실제 조사에선 이를 뺀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프탈레이트 논란 때와 마찬가지로 우레탄 트랙에 대한 관리규정 자체가 허술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논란의 소지가 있는 유해물질은 더욱 적극적으로 조사했어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불만이 거세다. 올해 초 우레탄 트랙을 전수조사하기로 한 교육부는 3월 11일 일선 학교에 내려보낸 공문에 4대 중금속(납, 6가크롬, 카드뮴, 수은) 성분 외에도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도 기준에 넣어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TVOC는 흔히 아토피를 유발하는 물질로 잘 알려져 있는데 발암물질인 벤젠이 대표적이다. PAHs는 탄 음식에서 나오는 벤조피렌 등을 일컫는데 이 역시 위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중국 베이징의 한 소학교(초등학교) 분교에서 우레탄 트랙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고 이를 맡은 학생들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면서 위해성 논란이 일어났는데 당시 문제가 된 것도 환경호르몬과 벤젠이었다. 당시 학생에 대한 채혈 검진 결과 137명이 벤젠과 포름알데히드에 과도하게 노출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논란이 커졌다. 그러나 교육부는 3월 23일 다시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내 TVOC와 PAHs는 빼고 중금속만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결국 중금속 기준치를 기준으로 한 우레탄 트랙 전수조사 결과가 나왔으나 프탈레이트를 비롯한 유해물질에 대한 조사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교육부 관계자는 “우레탄 트랙과 관련한 KS 기준엔 수은과 납 등 중금속 기준치만 있다는 점을 뒤늦게 확인해 공문을 수정해서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KS 기준에 없는 유해물질인 만큼 조사 계획에서 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앞서 논란이 된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프탈레이트 역시 KS 기준에 없어 조사 대상이 아니었으나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논란이 됐다. 국가기술표준원과 해당 사실을 확인한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KS 기준은 우레탄 제품에 대한 임의 기준일 뿐”이라며 “이들 발암물질도 프탈레이트와 마찬가지로 어린이 청소년에게 유해한 성분이라고 판단할 경우 관리 주체인 교육부가 적극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KS 기준 자체가 어린이 청소년 생활공간과 동선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레탄 트랙과 인조잔디는 운동장에 붙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벤젠 등의 유해물질 기준은 인조잔디에만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인조잔디에 쓰인 고무 충전재에선 벤젠 등을 검사하지만 화단이나 보도에 깔리는 같은 고무 충전재에는 이 같은 검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 의원은 “어린이 생활공간별로 기준을 정하는 기구나 컨트롤타워가 없이 관리가 중구난방으로 이뤄지다 보니 학부모의 불안감만 커진다”고 지적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정부가 폴크스바겐 외에도 서류를 조작해 배출가스 인증을 받은 수입 차량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벤츠와 BMW 등 국내 영업 중인 모든 수입차 업체가 제출한 서류를 조사하고 있다. 차량 출시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본사 원본 서류에 글씨만 바꿔 제출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사례가 수입차 업계의 관행일 수도 있다고 본 것이다. 최근 환경부는 국정감사를 앞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국내에 차량을 들여오는 11개 수입차 제작사의 유로6 경유차 110개 모델의 인증 서류를 조사 중이라고 보고했다. 17일 환경부 관계자는 “이는 사전 조사 성격으로 만약 조작 단서가 나오면 유로5 등 이전에 수입된 경유 차량의 인증 서류까지 전수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수입차의 인증은 교통환경연구소가 담당하고 있다. 연구소 측은 차종별 인증 현황을 우선 확인한 뒤 기존에 제출한 인증 서류를 재검토하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 본사의 원본 서류와 대조하는 작업을 통해 조작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독일 업체인 폴크스바겐은 자국에서 인증받은 모델(한국 미판매)의 인증 서류를 한국에 판매한 모델의 서류인 것처럼 꾸며 제출한 사실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런 점 때문에 환경부와 연구소 측은 본사가 있는 국가에서 인증받은 차종과 한국 출시 차종이 다른 수입차 업체의 차량을 선별해 집중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배출가스 서류를 조작한 사실이 적발되면 최근 개정된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인증 취소와 판매 정지 명령 외에도 차량 1종당 판매량에 따라 과징금으로 최대 100억 원이 부과된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기록적인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많은 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질병관리본부의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결과에 따르면 감시체계가 가동된 5월23일 이후 이달 15일까지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16명에 달했다. 이는 2011년 온열질환자에 대한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많은 수다. 온열질환 사망자는 2012년 15명이 최다였고 2013년에는 14명, 2014년 1명, 지난해에는 11명이었다. 올해는 8월이 다 가지도 않았는데 벌써 이전 년도 통계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보건당국은 폭염으로 인한 탈진이나 신체 피해를 막기 위해서 물을 많이 마시고 되도록 어두운 옷은 피하고 기온이 치솟는 한낮에는 외출을 피할 것을 권고했다. 한동안 무더위가 더 이어질 전망이어서 온열질환으로 인한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목요일인 18일도 전국에 구름이 많을 것으로 예보됐다.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20~26도, 낮 최고기온은 27~35도를 나타내겠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세계적으로 올해 7월은 기상관측을 시작한 1880년 이후 가장 무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지난달 지구 평균 기온이 가장 무더웠던 지난해 7월보다 0.18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15일 발표했다. 1950∼1980년 7월 평균 기온보다는 0.84도나 높았다. 또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10개월 연속 달별 최고 평균 기온을 갈아 치웠다. 이에 따라 ‘가장 더운 해’의 타이틀은 2014년, 2015년에 이어 올해까지 3연속 경신이 유력해졌다. 올해의 기록적인 무더위는 지구 온난화와 엘니뇨의 협공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2014년 12월 시작돼 18개월 넘게 지속된 엘니뇨는 현재 소멸된 상태다. 미국 조지아공대 기후학자 킴 코브는 “엘니뇨가 쇠퇴했음에도 지구 온도가 계속 상승한다는 사실에 주목하라”고 밝혔다. 호주 멜버른대 기후학자 데이비드 캐럴린은 올해 7월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에 비해 1.3도가량 상승했는데, 이 중 1.1도가 온난화의 영향이고 0.2도만 엘니뇨 탓이라고 분석했다. 7월 무더위는 한반도도 달궜다. 지난달 전국 평균 열대야 발생일수는 4일로, 평년의 2.3일보다 1.7일 많았다. 이는 열대야 통계가 시작된 1973년 이후 6번째로 높은 것이다. 지난달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5.5일로 평년치(3.9일)를 훌쩍 뛰어넘었다. 17일 전국의 낮 최고기온도 27∼35도로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권재현 confetti@donga.com·임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