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욱

이기욱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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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 익숙해질 때쯤 다시 경찰서로 돌아왔습니다. 유물이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여러분의 이야기를 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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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07-05~2025-08-04
검찰-법원판결37%
사건·범죄27%
정치일반21%
국제일반6%
사회일반6%
인물3%
  • 美-러 ‘우크라 휴전’ 고위급 협상… “진전” vs “난항” 장외 기싸움

    미국과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24일 오후 10시(한국 시간 24일 오후 4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위한 고위급 협상을 가졌다. 미국 측에서는 마이클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특사, 마이클 앤턴 국무부 정책기획국장, 러시아에서는 그리고리 카라신 연방평의회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 세르게이 베세다 연방보안국(FSB) 국장 등이 참석했다. 양측은 회담 전부터 이견을 노출했다.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는 23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에서 실질적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미-러 회담이 열리기 하루 전 미국 측과 회담한 우크라이나의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장관도 소셜미디어에 “논의가 생산적이었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과의 협상을 앞두고 “어려운 협상”이라며 각종 쟁점에 대한 입장 차가 커 타결이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교전 또한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선 24일 회담이 휴전 확대와 전쟁 재개의 갈림길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뉴욕타임스(NYT)에 “이날 회담의 진행 상황에 따라 미국 관계자들과 23일에 이은 추가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윗코프-페스코프 “흑해 휴전 논의할 것” 윗코프 특사는 23일 인터뷰에서 러시아와의 회담에서 양측이 앞서 19일 합의한 ‘에너지&인프라’ 부문의 ‘30일 휴전’을 이행할 세부 사항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흑해의 해상 운송 문제도 다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스코프 대변인도 24일 러시아 국영 TV 인터뷰에서 “흑해 곡물 거래 재개 의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적 곡물 수출국이며 흑해는 핵심 수송 통로다. 2022년 2월 전쟁 발발 5개월 후인 같은 해 7월 튀르키예와 유엔의 중재로 흑해 곡물 협정이 타결돼 한동안 수송이 이뤄졌다. 하지만 러시아는 서방의 거듭된 제재 등에 불만을 제기하며 2023년 7월 협정에서 탈퇴했다. 윗코프 특사는 21일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와의 인터뷰에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두둔하며 이번 협상을 타결시키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푸틴을 나쁜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매우 똑똑하다”고 호평했다. 또 지난해 7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유세 도중 총에 맞았을 때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정교회 사제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쾌유를 기도했다는 점도 소개했다. 하지만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리는 이 길(협상 타결)의 시작에 있을 뿐”이라며 성급한 낙관을 경계했다. ● 교전 격화 속 ‘부차의 마녀들’ 주목 휴전 논의가 진행되는 중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교전은 격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23일 무인기(드론) 147대를 수도 키이우, 동부 도네츠크 등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전역에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최소 7명 이상이 숨졌다. 또 러시아는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도 공습 강도를 높이고 있다. 교전이 격해지며 많은 수의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전쟁 초 러시아가 민간인을 대거 학살한 우크라이나 북동부 부차의 여성들이 주목받는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부차의 마녀들(Witches of Bucha)’로 불리는 이 지역 방공부대 병사 150명 중 130명이 여성이다. 야간에 날아오는 러시아 드론과 미사일을 요격하는 게 주 임무다. ‘마녀’란 이름은 야간 작전을 주로 수행해 붙여졌다. 전쟁 전 식당 매니저로 일했던 소대장 칼립소 씨(32)는 “부차에서만 수백 건의 (민간인) 처형, 강간, 고문이 발생했다”며 이를 묵과할 수 없어 직접 총을 들고 나섰다고 밝혔다. 전직 수의사로 ‘발키리’란 콜사인(호출부호)을 지닌 52세 여성 부대원도 “무기를 들고 있으면 가족을 보호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참전 이유를 설명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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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또 현대차 거론하며 “트럼프 덕에 美 제조업 르네상스”

    현대차그룹이 이달 말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 준공식을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 백악관이 이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통상 정책의 성공 사례로 소개했다. 관세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통상 정책의 효과로 현대차 같은 각국 주요 기업이 미국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홍보한 것이다. 백악관은 20일(현지 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미국이 제조업의 세계적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각국 주요 기업의 대(對)미국 투자 발표 및 추진 사례를 거론했다. 그 과정에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특히 강조한 미국 자동차 산업의 부활을 거론하며 “현대차 또한 미국 내 생산을 현지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스텔란티스, 일본 닛산과 혼다 등 다른 자동차업체 또한 미국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며 “미국 제조업의 르네상스가 왔다”고 자찬했다. 백악관은 앞서 12일 보도자료에서도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 확대를 거론했다. 당시 백악관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멕시코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현대차도 미국 내 생산 현지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중국과의 통상 전쟁 속에서 제조업의 기반이 되는 광물에 대한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산 광물 생산을 늘리기 위한 행보 또한 가속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미국의 핵심 광물과 희토류 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알래스카주 국립 석유보호구역의 80% 이상, 북극 국립야생동물보호구역 내 일부 지역 등에서 석유, 천연가스 등의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및 광산 도로 건설 제한 등 각종 규제도 해제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행정명령의 목적이 중국산 필수 광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이 이미 자국산 게르마늄, 갈륨, 안티몬 등의 수출을 통제하고 있는 만큼 미국산 광물 개발의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의미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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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타냐후 비리 겨눈 정보수장, 내각 만장일치로 해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1일(현지 시간)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의 수장 로넨 바르 국장을 해임하기로 결정했다. 바르 국장은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으로 발발한 ‘가자전쟁’의 책임이 네타냐후 내각에 있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네타냐후 총리와 측근들이 카타르로부터 홍보비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카타르 게이트’ 의혹도 수사해왔다. 바르 국장에 대한 해임이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 생명 연장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날 오전 네타냐후 내각은 만장일치로 바르 국장을 해임하기로 결정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내각은 바르 국장의 해임을 요구하는 네타냐후 총리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며 “로넨 바르 국장은 다음달 10일 또는 후임 국장이 임명되면 신베트 수장을 그만둘 것이다”라고 밝혔다. 내각이 국내 보안 기관 수장을 해임한 건 이스라엘 역사상 처음이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바르 국장은 가자전쟁 발발 이후부터 네타냐후 총리와 책임 소재 공방을 벌여왔다. 신베트는 5일 카타르가 하마스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할 수 있다는 보고를 네타냐후 내각이 수차례 무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또한 신베트는 2012년과 2018년 네타냐후 총리와 측근들이 홍보비 명목으로 카타르에게 총 6500만 달러를 수수했다는 카타르 게이트 의혹도 수사하고 있었다.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바르 국장에 대해 “조직을 재건하기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다”, “가자 전쟁 이후 그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그의 외교 방식은 공격적이지 않다” 등의 이유를 들어 해임하고자 했다. 이에 바르 국장은 “나를 해임하려는 시도는 신베트가 현재 조사하고 있는 심각한 사건들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해왔다.바르 국장의 해임이 결국 네타냐후 총리의 정권 연장과 직결돼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네타냐후 총리와 바르 국장 간의 불화는 이스라엘 민주주의의 본질과 미래, 법치주의를 둘러싼 광범위한 싸움”이라며 “정부의 권한을 감시하는 독립적인 국가 기관들의 권한을 약화시키고, 의회에서 근소한 과반을 차지한 정부의 권력을 견제하는 장치를 제거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다.바르 국장 해임으로 이스라엘 사회가 더욱 분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에서는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와 바르 국장 해임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물대포를 사용하는 등 강경 진압으로 대응했다.이 가운데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 작전을 확대하고 있다. 18일부터 시작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현재까지 500여 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어린이는 183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AP통신에 따르면 20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는 생후 25일된 아이가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되기도 했다. 다만 아이의 조부모님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은 공습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의 할머니인 파티마 아부 다가 씨는 “아들과 며느리, 손자 8명이 공습으로 죽었다”며 “우리는 휴전 속에 살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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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지는 가자 포성…이스라엘 공습 사흘만에 사망 600명 육박

    이스라엘이 18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을 재개한 이후 지상군 투입을 확대하면서 팔레스타인 사망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보건부는 사흘 동안 50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특히 어린이 사망자는 183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본격적인 전쟁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는 18일 이스라엘이 공습을 시작한 이래로 최소 59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은 “사망자 중 어린이만 183명이며, 94명의 여성도 포함돼있다”고 전했다. 야간에 이스라엘의 공습이 집중되면서 미처 피하지 못한 주민들에게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19일 지상 작전을 개시한 이스라엘군은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대응 공격에 나서자 가자지구 북부로 지상 작전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하마스 알카삼여단은 “시온주의자(이스라엘)의 학살에 대응해 로켓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총 3발 중 1발은 방공망에 요격됐고 2발은 공터에 떨어졌다.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전투원들은 최근 휴대전화 사용을 중단하고, 경계 태세에 들어가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이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실은 21일 내각이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의 수장 로넨 바르 국장을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바르 국장은 네타냐후 정권이 2023년 10월 7일 발발한 ‘가자 전쟁’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정보기관 수장을 정부가 해임한 것은 이스라엘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네타냐후 총리가 정치 생명 연장을 위해 반대파를 제거한 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이스라엘 시민들은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에서 바르 국장의 해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일 경찰은 물대포를 발사하며 시위대를 저지했다. 이스라엘 채널12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민의 51%가 바르 국장의 해임에 반대하고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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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우크라 원전 美에 넘겨라” 젤렌스키 “패트리엇 달라”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협상을 주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약 1시간 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의 원자력발전소(원전)를 미국이 소유·운영하겠단 뜻을 밝혔다. 핵심 에너지 시설이자 전략 자산인 원전을 미국이 소유하면 일대의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트럼프 대통령은 원전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3월부터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원전을 거론한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통화 뒤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자포리자 원전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의 주요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패트리엇 미사일 등 방공 시스템을 제공해 달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8일 통화에서 ‘에너지·인프라’ 부문의 휴전에 합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 휴전안에 동의했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상대의 에너지·인프라 부문을 겨냥한 공격을 감행하고 있어 ‘부분 휴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또 러시아가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을 포기할 가능성이 낮고, 미국의 우크라이나 원전 소유·운영에도 반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둘러싼 각국의 셈법이 달라 향후 협상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美가 소유해야 공격 못 해” 속내는 광물개발 활용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좋은 통화를 마쳤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X에 “긍정적이고 실질적이며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공개했다. 두 정상의 통화 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언론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원전을 소유하는 게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 보호를 위한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통제하는 시설을 러시아가 공격하지 못할 것이란 뜻. 태미 브루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미국 정부가 아니라도 미국인이 소유한 법인을 통해 원전을 소유하면 (충분한) 억지력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일단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자포리자 원전을 러시아로부터 돌려받는다면 미국이 원전의 현대화와 투자에 참여하는 식으로 소유권을 미국에 넘겨주는 방안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밝혔다. 자포리자 원전은 수도 키이우에서 남동쪽으로 550km 떨어져 있다. 전쟁 전에는 400만 가구가 사용 가능한 5700MW를 생산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체 전력의 약 20%를 담당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이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체결하려는 광물 협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광물 채굴과 가공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젤렌스키, 美에 “패트리엇 달라”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민간인 보호를 위한 추가 방공 체계, 특히 ‘패트리엇 미사일 체계’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도 “유럽 내에서 이용 가능한 체계를 찾는 데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공개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정보 공유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패트리엇은 ‘킨잘’ 등 러시아의 최신형 탄도미사일까지 격추할 수 있는 고성능 방공 체계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거듭된 공습으로 보유 중인 패트리엇 미사일 등 방공망이 대거 손상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에너지·인프라 부문에 대한 공격을 멈추는 부분 휴전에 합의했지만 여전히 상대의 관련 시설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18일 밤 무인기(드론) 145대, 순항미사일 4기, 탄도미사일 2기를 발사해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과 병원 2곳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또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크라스노다르 일대의 석유 시설을 공격했다고 맞섰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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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 ‘무제한 국방비 전략’… 佛은 핵공격 가능 전투기 40대 추가

    유럽연합(EU)이 2030년까지 유럽의 재무장을 마치겠다는 국방백서 ‘대비 태세 2030(readiness 2030)’을 19일 공개했다. 향후 5년간 유럽의 국방비 지출을 현재보다 최대 8000억 유로(약 1270조 원) 늘리고 국방 지출의 65%를 유럽산 부품 사용으로 충당한다는 이른바 ‘바이 유러피안(Buy European)’이 핵심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방위비 증액을 강하게 압박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협상 과정에서도 친(親)러시아 행보로 일관하자 유럽 또한 안보 자강을 강화하며 미국과의 ‘거리 두기’에 나섰다. 특히 EU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 의회는 같은 날 최대 1조 유로(약 1590조 원) 규모의 국방 및 인프라 투자 계획을 담은 법안을 통과시켰다. 프랑스 또한 핵미사일의 운용이 가능한 라팔 전투기 40대를 추가 배치하고 15억 유로(약 2조3800억 원)를 군 현대화에 투자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은 러시아의 군사 위협에 맞서겠다며 1997년 체결된 대인지뢰 금지 협약 ‘오타와 협약’을 탈퇴하겠다고 예고했다.● 폰데어라이엔 “유럽산 부품 65% 구매해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8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의 왕립 육군사관학교를 찾아 “전쟁을 피하려면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내일(19일) ‘대비태세 2030’ 로드맵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EU 웹사이트 등에 따르면 이번 로드맵의 주요 내용은 △최대 8000억 유로(약 1270조 원)의 국방비 지출 증대 △우크라이나를 위한 ‘고슴도치 전략’(상대를 이기진 못 해도 치명상은 입히겠다는 전략) △EU 전역을 아우르는 국방 시장 구축 △범유럽 협력 확대 등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취재진과의 대화에서 “국방비 지출의 65% 이상은 유럽산 부품을 쓰는 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이 부품이 유럽 내 생산 시설에서 만들어져야 한다며 “더 많은 유럽 제품을 구매하라”고 거듭 외쳤다.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경고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유럽의 안보는 누구와도 나눌 수 없다”며 “그린란드와 덴마크에 ‘유럽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옹호한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佛·獨·폴란드·발트3국, 안보 자강 강화 18일 독일 하원 격인 연방 의회는 국방과 인프라 분야 지출을 최대 1조 유로까지 늘리는 것을 허용하는 기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특히 국방비에 대해서는 부채 한도 규정을 면제해 사실상 무제한으로 국방비를 늘릴 수 있게 했다. 21일 상원에서 통과될 가능성 또한 높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전망했다. 올 2월 총선 승리 후 이번 법안 통과를 주도했으며 유력한 차기 총리로 꼽히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 대표는 18일 “국방비 부채 한도 면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침략 같은 특정 상황에서 허용된다”며 러시아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오늘의 결정은 독일을 넘어 유럽 전체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또한 같은 날 북동부 뤽세유생소뵈르의 공군기지를 찾아 이곳을 핵 억지력 구축을 위한 기지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폴란드, 발트3국 등 4개국 국방장관은 같은 날 공동 성명을 내고 오타와 협약을 조만간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네 나라는 모두 러시아, 대표적 친러 국가인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러시아 및 벨라루스 접경지대에 지뢰를 설치해 혹시 모를 러시아의 침공 위협에 대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4개국 모두 자국 의회의 승인 등이 필요해 공식 탈퇴까지는 최소 반년이 걸릴 것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망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18일 수도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재계 이익단체 ‘러시아 산업·기업인 연맹(RSPP)’ 회의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한 ‘주요 7개국(G7)’을 거론했다. 그는 “G7은 지도에서 잘 보이지도 않는다”며 손을 안경처럼 만들어 얼굴에 대고 조롱했다. 지난해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9%에 불과했지만 러시아는 4.1%에 달했다고 자랑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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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또 가자 대규모 공습… “404명 사망”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휴전 연장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스라엘이 18일 오전 2시경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공습으로 이날 낮 12시 기준 404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부상자도 562명으로 보고됐다. 이스라엘이 다시 가자지구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에 나서고 팔레스타인 인명 피해도 커지면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발발한 ‘가자전쟁’의 휴전 연장, 나아가 종전 협상은 사실상 파국을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측은 1월 19일 1차적으로 6주간의 휴전에 합의한 뒤 단계적으로 휴전 연장과 종전을 위한 협상을 이어 가기로 했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격에 대해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를 준비하고 병력을 증강하며 재무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군 지휘관, 지도부, 테러 인프라를 겨냥한 선제공격이다”라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스티브 윗코프 미국 중동특사와 다른 중재자들에게서 받은 모든 제안을 거부해 공습에 나섰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이날 공습은 가자지구 전역에 걸쳐 진행됐다. 또 이스라엘은 확전도 예고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모든 인질이 집으로 돌아와 전쟁의 모든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우리는 전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대한 반격에 나서진 않았다. 그간 이스라엘의 집중 공격으로 군사 역량이 크게 약해졌고, 휴전 협상을 깬 게 이스라엘이란 것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 대신 하마스는 “네타냐후 총리와 그의 극단주의 정부는 휴전 협정을 뒤집기로 결정하고 가자지구의 인질들을 알 수 없는 운명에 노출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이 지속되면 현재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들의 생명이 위태로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개인 비리 혐의와 가자전쟁 발발 책임론으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 네타냐후 총리와 지지 세력이 돌파구를 찾기 위해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려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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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전 두달만에…이스라엘, 가자 대규모 공습 최소 330명 사망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휴전 연장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스라엘이 18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공습으로 최소 330여 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다시 가자지구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에 나서고 팔레스타인 인명 피해도 커지면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발발한 ‘가자전쟁’의 휴전 연장, 나아가 종전 협상은 사실상 파국을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측은 1월 19일 1차적으로 6주 간의 휴전에 합의한 뒤 단계적으로 휴전 연장과 종전을 위한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격에 대해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를 준비하고 병력을 증강하며 재무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군 지휘관, 지도부, 테러 인프라를 겨냥한 선제공격이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스티브 윗코프 미국 중동 특사와 다른 중재자들로 받은 모든 제안을 거부해 공습에 나섰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이날 공습은 가자지구 전역에서 걸쳐 진행됐다. 또 이스라엘은 확전도 예고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모든 인질들이 집으로 돌아와 전쟁의 모든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우리는 전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대한 반격에 나서진 않았다. 그간 이스라엘의 집중 공격으로 군사 역량이 크게 약해졌고, 휴전 협상을 깬 게 이스라엘이란 것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 대신 하마스는 “네타냐후 총리와 그의 극단주의 정부는 휴전 협정을 뒤집기로 결정하고 가자지구의 인질들을 알 수 없는 운명에 노출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스라엘의 공습이 지속되면 현재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들의 생명이 위태로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개인 비리 혐의와 가자전쟁 발발 책임론으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 네타냐후 총리와 지지 세력이 돌파구를 찾기 위해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려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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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전 걷어찬 이스라엘…가자지구 공습해 최소 232명 사망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휴전 연장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스라엘이 18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대규모 공습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공습으로 최소 200여 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스라엘은 앞으로 군사력을 증강하여 하마스에 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확전을 암시하면서 1월 19일 발효된 휴전 협정이 58일 만에 사실상 파국을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로이터통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 가자지구 전역을 공습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격에 대해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를 준비하고 병력을 증강하며 재무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군 지휘관, 지도부, 테러 인프라를 겨냥한 선제공격이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공습 이유에 대해 “하마스가 스티브 윗코프 미국 중동 특사와 다른 중재자들로 받은 모든 제안을 거부했다”고 말했다.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공습으로 최소 23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하마스 내무부 차관도 이번 공습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는 “네타냐후 총리와 그의 극단주의 정부는 휴전 협정을 뒤집기로 결정하고 가자지구의 인질들을 알 수 없는 운명에 노출시키고 있다”며 “가자지구에서 우리 민족을 상대로 한 시온주의자의 전멸 전쟁 재개를 거부하는 목소리를 높여달라”고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하마스는 이번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해 반격을 하지 않고 있다.이스라엘은 사전에 이번 공습에 대해 미국과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가자지구 공습에 대해 이스라엘과 협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바와 같이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미국을 공포에 떨게하는 하마스, 후티 모두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지옥 문이 열릴 것이다”고 전했다.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이달 1일 휴전 협정 1단계가 종료된 이후 휴전 연장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 했다. 이 가운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공습하면서 휴전 협정이 사실상 결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알자지라방송은 “이스라엘이 휴전을 일방적으로 종료했다”고 평가했다.특히 이스라엘은 확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모든 인질들이 집으로 돌아와 전쟁의 모든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우리는 전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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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 마지막 ‘저항의 축’ 후티 때린 美, ‘배후’ 이란 직접 공격도 경고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 모든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마이클 왈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예멘의 친(親)이란 무장단체인 후티 반군에 대규모 공격을 가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16일(현지 시간) 후티의 배후인 이란까지 직접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같은 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은 너무 오랫동안 후티를 지원해 왔다. 물러서야 한다”며 이란을 겨냥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역시 CBS 방송에 출연해 “후티 지원을 멈추라. 그러지 않으면 그들이 서방 군함과 선박을 공격하는 일에 대한 책임도 지게 될 것”이라고 이란에 경고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외교안보 인사들이 동시에 이란을 정조준하면서 향후 미국이 이란과 이란이 지원해온 후티, 하마스, 헤즈볼라 등 중동 내 반(反)미·반이스라엘 무장단체들에 대한 압박 강도를 더욱 높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란과 이 무장단체들은 이른바 ‘저항의 축’으로 불려 왔는데, 지난해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의 집중 공격으로 사실상 무력화됐다. 이에 따라 미국이 실질적으로 마지막 남은 친이란 무장단체인 후티에 대한 집중 공격에 나서며 이란의 무장단체 활용 전략을 완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미국이 이란의 핵 개발을 본격적으로 저지하는 단계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왈츠-루비오-헤그세스 모두 경고 왈츠 보좌관은 이날 ABC 방송에 출연해 하루 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후티 공격 목표가 “첫째, 후티 지도부를 제거하는 것이고, 둘째, 이란에 책임을 묻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는 건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알리 하메네이 이란 국가 최고지도자가) 핵 버튼에 손가락을 대고 있는 세상은 있을 수 없다”며 “이란은 핵 프로그램을 넘기고 포기하는 방식으로 검증 가능하게 해결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여러 다른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루비오 장관 또한 “이란의 지원이 없었다면 후티가 이런 일(미국 공격)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미국은 15일 예멘 수도 사나를 포함해 다양한 지역의 후티 거점을 공습했다. 이로 인해 최소 53명이 숨졌다. 후티도 16일 홍해 일대에서 활동 중인 미 해군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을 향해 탄도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발사하며 보복에 나섰다. 다만 미군은 대부분의 후티 드론을 격추했고 일부 미사일은 비행 중 오작동으로 바다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후티에 대한 공격이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루비오 장관과 헤그세스 장관은 모두 후티를 해적 무리(band of pirates)라고 지칭했다. 특히 헤그세스 장관은 “후티에 가차 없는(unrelenting) 공격을 하겠다. 후티가 (서방) 함선에 대한 사격을 중단하겠다고 말하는 순간 우리의 공격도 멈출 것”이라며 “힘을 통한 평화의 시대가 돌아왔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도 “후티가 서방 선박을 공격할 능력을 상실할 때까지 후티에 대한 공습을 계속하겠다”고 동조했다. 미국의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이란은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도 “미국의 위협에 단호하고 결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맞섰다. 또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에스마에일 바카에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알리 하메네이 국가 최고지도자에게 보낸 서한을 수령했다며 “서한을 면밀히 검토한 후 회신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움직임을 경계하면서도 협상에는 열려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투원 35만 명 후티 궤멸 쉽지 않을 듯 다만 미국이 후티를 무력화시키는 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행정부, 이스라엘,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오랫동안 군사 작전으로 후티 무력화를 추진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유엔과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터 등에 따르면 후티의 전투원 수는 35만 명에 달한다. 최대 사거리가 2000km에 달하는 미사일도 상당량 보유하고 있다. 실전 경험도 풍부하다. 수도 사나를 접수한 2015년 이후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수니파 ‘아랍연합군’과 전쟁을 벌였고, 이들이 가한 수천 번의 공습 속에서도 아직 건재하다. 지난해 유엔 보고서는 “후티가 제한적 역량을 가진 ‘국지적 무장 단체’에서 ‘강력한 군사 조직’으로 변모했다. 점령지를 넘어선 작전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후티는 1992년 예멘 내에서도 특히 가난하고 낙후된 북부 사다주에서 청년운동으로 출범했다. 당시 시아파 분파인 자이드파의 부흥을 외친 무함마드 알 후티와 형제 후세인 알 후티가 이 운동을 주도해 이들의 성을 땄다. 예멘은 1990년부터 2011년까지 장기 집권했던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이 ‘아랍의 봄’(중동의 민주화 운동)으로 실각한 뒤 2015년 내전에 휩싸였다. 사우디와 이란은 각각 수니파인 정부군과 시아파인 후티를 지원해 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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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무기 꿈도 꾸지마” 후티 때린 美, 배후 이란 직접 공격 경고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 모든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마이크 왈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예멘의 친(親)이란 무장단체인 후티 반군에 대규모 공격을 가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16일(현지 시간) 후티의 배후인 이란까지 직접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같은 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은 너무 오랫동안 후티를 지원해 왔다. 물러서야 한다”며 이란을 겨냥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역시 CBS방송에 출연해 “후티 지원을 멈추라. 그러지 않으면 그들이 서방 군함과 선박을 공격하는 일에 대한 책임도 지게 될 것”이라고 이란에 경고했다.트럼프 2기 행정부 핵심 외교안보 인사들이 동시에 이란을 정조준하면서 향후 미국이 이란과 이란이 지원해온 후티, 하마스, 헤즈볼라 등 중동 내 반(反)미·반이스라엘 무장단체들에 대한 압박 강도를 더욱 높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란과 이 무장단체들은 이른바 ‘저항의 축’으로 불려 왔는데, 지난해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의 집중 공격으로 사실상 무력화 됐다. 이에 따라 미국이 실질적으로 마지막 남은 친이란 무장단체인 후티에 대한 집중 공격에 나서며 이란의 무장단체 활용 전략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미국이 이란의 핵 개발을 본격 저지하는 단계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왈츠-루비오-헤그세스 모두 경고왈츠 보좌관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하루 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후티 공격 목표가 “첫째, 후티 지도부를 제거하는 것이고, 둘째, 이란에 책임을 묻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는 건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는 점”이라고 밝혔다.특히 그는 “(하메네이가) 핵 버튼에 손가락을 대고 있는 세상은 있을 수 없다”며 “이란은 핵 프로그램을 넘기고 포기하는 방식으로 검증 가능하게 해결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여러 다른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루비오 장관 또한 “이란의 지원이 없었다면 후티가 이런 일(미국 공격)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미국은 15일 예멘 수도 사나를 포함해 다양한 지역의 후티 거점을 공습했다. 이로 인해 최소 53명이 숨졌다. 후티도 16일 홍해 일대에서 활동 중인 미 해군 항공모함 ‘해리 S 트루먼’을 향해 탄도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발사하며 보복에 나섰다. 다만 미군은 대부분의 후티 드론을 격추했고 일부 미사일은 비행 중 오작동으로 바다에 추락했다고 밝혔다.트럼프 2기 행정부는 후티에 대한 공격이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루비오 장관과 헤그세스 장관은 모두 후티를 ‘해적 무리(band of pirates)’라고 지칭했다.특히 헤그세스 장관은 “후티에 ‘가차 없는(unrelenting)’ 공격을 하겠다. 후티가 (서방) 함선에 대한 사격을 중단하겠다고 말하는 순간 우리의 공격도 멈출 것”이라며 “힘을 통한 평화의 시대가 돌아왔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도 “후티가 서방 선박을 공격할 능력을 상실할 때까지 후티에 대한 공습을 계속하겠다”고 동조했다.미국의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이란은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도 “미국의 위협에 단호하고 결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맞섰다. 또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에스마에일 바카에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알리 하메네이 국가 최고지도자에게 보낸 서한을 수령했다며 “서한을 면밀히 검토한 후 회신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움직임을 경계하면서도 협상에는 열려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투원 35만 명 후티 궤멸 쉽지 않을 듯다만 미국이 후티를 무력화시키는 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행정부, 이스라엘,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오랫동안 군사 작전으로 후티 무력화를 추진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다.유엔과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터’ 등에 따르면 후티의 전투원 수는 35만 명에 달한다. 최대 사거리가 2000km에 달하는 미사일도 상당량 보유하고 있다. 실전 경험도 풍부하다. 수도 사나를 접수한 2015년 이후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수니파 ‘아랍연합군’과 전쟁을 벌였고, 이들이 가한 수천 번의 공습 속에서도 아직 건재하다. 지난해 유엔 보고서는 “후티가 제한적 역량을 가진 ‘국지적 무장 단체’에서 ‘강력한 군사 조직’으로 변모했다. 점령지를 넘어선 작전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후티는 1992년 예멘 내에서도 특히 가난하고 낙후된 북부 사다주에서 청년운동으로 출범했다. 당시 시아파 분파인 자이드파의 부흥을 외친 무함마드 알 후티와 형제 후세인 알 후티가 이 운동을 주도해 이들의 성을 땄다.예멘은 1990년부터 2011년까지 장기집권했던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이 ‘아랍의 봄’(중동의 민주화 운동)으로 실각한 뒤 2015년 내전에 휩싸였다. 사우디와 이란은 각각 수니파인 정부군과 시아파인 후티를 지원해 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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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지옥 쏟아질것” 친이란 후티반군에 취임후 첫 대규모 공습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지옥이 너희 위로 쏟아질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예멘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에 대규모 공격을 명령했다. 미국의 이번 공습으로 예멘에서 최소 31명이 숨졌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취임 뒤 해외에서 진행된 첫 번째 대규모 공습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1일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의 동아프리카 소말리아 은신처를 공격했지만 이 공습은 소규모로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후티가 홍해와 아덴만 등에서 미국의 군함, 상선, 항공기 등을 공격했기 때문에 대응 차원에서 이번 공습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후티에 대한 공격이 미국의 핵 협상 제안을 거부한 이란을 향한 경고란 해석도 나온다. 후티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더불어 이란의 지원을 받으며 반미, 반이스라엘 활동을 펼쳐 온 이른바 ‘저항의 축’의 일원이다. 지난해 이스라엘군의 파상 공세와 지휘부 암살로 사실상 무력화된 하마스와 헤즈볼라보다 건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이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선 이스라엘의 하마스에 대한 공습으로 최소 9명이 숨졌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휴전 협정을 노골적으로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위태로운 휴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다시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트럼프 “이란, 후티 지원 즉시 중단하라”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는 미군에 예멘의 후티 테러리스트들을 상대로 결정적이고 강력한 군사 행동을 개시할 것을 명령했다”며 “그들은 미국과 기타 국가들의 선박, 항공기, 드론을 상대로 끊임없는 해적 행위, 폭력, 테러 행위를 벌여 왔다”고 밝혔다. 후티는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가자전쟁’이 발발한 뒤 홍해와 아덴만 등에서 미국, 영국, 이스라엘 선박 등을 공격해 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후티는 2023년 이후 미국 군함을 174회, 상선을 145회 공격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3일째인 올 1월 22일 후티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이번 미국의 공습은 후티 거점인 예멘 수도 사나와 북부 사다주(州) 등에서 이뤄졌다. 후티 보건부는 공습으로 최소 31명이 숨지고 101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것은 일회성이 아니다. 몇 주는 아니더라도 며칠 동안 지속될 일련의 사건의 시작”이라고 CNN에 말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내에선 후티가 예멘 북부를 장악하지 못하도록 더 강력한 공격을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이 이번 공격을 통해 핵 협상 제안을 거부한 이란에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압박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경고한다. 후티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지원을 즉시 중단하라”고 했다. 16일 호세인 살라미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은 “우리는 적들이 이란에 위협을 가할 경우 단호하고 파괴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한다”고 말했다. 후티도 “보복 없이 지나갈 순 없을 것이다. 확전에는 확전으로 대응한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 가자 북부 공습으로 최소 9명 사망 홍해 등에서 후티의 공격을 야기한 가자전쟁도 점점 휴전과 멀어지는 양상이다.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15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야 공습으로 언론인 3명을 포함해 최소 9명이 숨졌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에 위협이 되는 드론을 운용하는 두 명의 테러리스트를 확인해 공격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들은 민간인으로 자선단체의 후원을 받아 피란처 인근 지역에서 활동했다”며 “이스라엘군의 공격은 휴전 협정을 약화시키고 인질 교환 기회를 의도적으로 파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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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지옥이 쏟아질 것”…美, 친이란 예멘 후티 공습

    미국이 15일(현지 시간) 예멘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에 대규모 공격을 가해 최소 24명이 숨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 취임한 이후로 외국에 가한 첫 번째 공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최근 후티가 홍해와 아덴만 등에서 미국의 상선, 항공기 등을 공격한 것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격을 두고 최근 미국의 핵 협상 제안을 거절한 이란에 대한 경고라는 분석도 나온다. 후티는 “확전에 확전으로 대응한다”며 보복을 선언했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나는 미군에게 예멘의 후티 테러리스트들을 상대로 결정적이고 강력한 군사 행동을 개시할 것을 명령했다”며 “그들은 미국과 기타 국가들의 선박, 항공기, 드론을 상대로 끊임없는 해적 행위, 폭력, 테러 행위를 벌여왔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후티는 2023년 이후 미국 군함을 174회, 상선을 145회 공격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후티 테러리스트들에게 경고한다. 너희들의 시간은 끝났다. 즉각적인 공격 중단 없이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지옥이 너희 위로 쏟아질 것이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3일째인 1월 22일 후티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미국의 공습은 후티의 거점인 예멘 수도 사나, 북부 사다주(州) 등에 이뤄졌다. 공습으로 최소 24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것은 일회성이 아니다”며 “몇 주는 아니더라도 며칠 동안 지속될 일련의 사건의 시작이다”고 CNN에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내에선 후티가 예멘 북부를 장악하지 못하도록 더욱 강력한 공격을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특히 미국은 이번 공격을 통해 이란에 경고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이란을 압박하려고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경고한다. 후티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지원을 즉시 중단하라”고 밝혔다. 앞서 8일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겁박하는 강대국의 협상 요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요구를 강요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의 핵 협상 제안을 거절했다.후티는 보복을 천명했다. 후티는 그들이 운영하는 알마시라TV를 통해 “이번 공격은 보복 없이 지나갈 수 없을 것”이라며 “확전에는 확전으로 대응한다”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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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복 입고 격전지 간 푸틴 “적 빨리 격퇴하라”… 휴전 수용 미지수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11일(현지 시간) ‘30일의 임시 휴전’에 합의하고, 러시아에도 이를 제안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3년 넘게 이어져 오면서 단 한 번도 휴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러시아가 휴전안을 수용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유세 시절부터 “재집권하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각각 압박하며 휴전, 나아가 종전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휴전안과 주요 쟁점을 알아본다.① 푸틴은 휴전안을 수용할까미국과 우크라이나의 휴전안이 발표된 다음 날인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군복을 입고 주요 격전지인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州)의 군 지휘소를 깜짝 방문했다. 그가 이곳을 방문한 건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주의 일부 지역을 점령한 후 처음이다. 최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점령지를 속속 탈환하며 유리한 전황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적을 패배시키고 최대한 빨리 완전한 영토 해방을 단행하라”고 지시했다.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 등을 향해 “쿠르스크의 적을 가능한 한 빨리 격퇴하라”고도 주문했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외교담당 보좌관도 13일 현지 공영방송 인터뷰에서 “30일간의 휴전은 우크라이나군에게 휴식을 주고, 우크라이나를 돕게 될 것”이라며 휴전안 수용을 사실상 거부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합의한 휴전안을 곧바로 수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2일 워싱턴포스트(WP) 또한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과 관련된 싱크탱크가 지난달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에 보고한 문서를 입수해 휴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했다. 이 문서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권을 완전히 해체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긴장을 고조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리한 입장인 푸틴 대통령이 종전 협상에 임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다양한 선결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CNN과 영국 이코노미스트 등은 그가 우크라이나의 대선 실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불가,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사용 제한, 미국의 우크라이나 원조 중단 등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해 5월 5년 임기가 끝났지만 전쟁을 이유로 대선을 치르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를 이유로 젤렌스키 대통령의 집권 정당성에 줄곧 의문을 제기해 왔다. 대선을 통해 친(親)러시아 성향의 후보를 당선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② 격전지 쿠르스크주의 전황은 어떠한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줄곧 방어에 치중했던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높지 않았던 쿠르스크주 수미, 수자 일대를 기습 점령했다. 종전 협상에서 현재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등을 돌려받기 위한 ‘영토 교환 카드’ 목적이었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쿠르스크주에서 1300㎢를 점령했지만 전력 열세 등으로 현재 1100km²(약 85%)를 뺏긴 상태다. 특히 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설전 끝에 파국을 맞았다. 그 여파로 미국이 4∼11일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군사 및 정보 지원을 중단하면서 쿠르스크주를 탈환하기 위한 러시아군의 파상 공세가 더욱 거세졌다. 13일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 군대가 쿠르스크주 최대 도시 수자를 탈환했다고 밝혔다. 전날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1100㎢ 이상의 영토를 탈환하고 우크라이나군 430명을 생포했다.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점령 계획은 실패했다”고 주장했다.③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은 가능한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을 둘러싼 이견은 상당하다. 최근 우크라이나와 유럽 주요국은 종전 뒤 우크라이나에 유럽 주요국이 구성한 평화유지군을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직접적인 안보 보장이나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어렵다면 평화유지군이라도 있어야 러시아의 재침공 위협을 억제할 수 있다는 논리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희토류를 미국 주도로 개발하는 ‘광물 협정’의 타결 조건으로 안보 보장을 줄곧 요구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나토 회원국을 중심으로 한 30여 개국의 군 수장들은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평화유지군 구성 방안을 논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만 명의 평화유지군을 주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 정도 규모로 구성하는 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러시아는 평화유지군 주둔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④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반환은 가능한가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일대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하고 있다. 러시아는 종전 후에도 이를 돌려주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12일 수도 키이우에서 취재진에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러시아 땅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본격적인 종전 협상이 시작되면 이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대립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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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군복입고 쿠르스크 깜짝 방문…‘휴전’ 유리한 협상 노림수

    12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에게 점령당했던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州)를 직접 찾아 “이 지역이 해방되기를 기대한다”며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군 격퇴를 치하했다. 쿠르스크를 탈환해 종전 협상에서 러시아가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11일 우크라이나와 ‘30일 임시 휴전안’에 합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에 재차 휴전안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이날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녹색 군복을 입고 쿠르스크를 직접 방문해 “가까운 미래에 우리의 임무는 쿠르스크에 뿌리내린 적을 단호히 물리치고 쿠르스크 지역을 완전히 해방시키는 것이다”고 밝혔다. 전투를 계속할 의사를 보인 것을 두고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30일 임시 휴전안을 즉각 수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이날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점령당했던 1300㎢ 중 1100㎢를 탈환했다고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하며 “이는 적이 점령했던 지역의 86%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크라이나 군인 430명을 포로로 붙잡았다고 밝혔다. 또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에 대한 계획은 실패했다”고 밝혔다.푸틴 대통령은 포로로 붙잡힌 우크라이나 군인들에 대해 “러시아 법에 따라 테러리스트로 취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군을 위해 싸운 외국인 용병들은 제네바 협약을 적용받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쟁포로 대우 등에 관한 제네바 협약은 생포한 군인을 재판에 회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온 유럽 등의 용병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의 쿠르스크 대공세를 반박했다. 이날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성명을 내고 “우리 군대는 쿠르스크에서 적의 공격을 8차례 방어했다”며 “러시아와 북한 연합군의 강화된 압박에도 우리는 쿠르스크 방어를 계속할 것이며 끝까지 사수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지난해 8월 이후 러시아가 쿠르스크에서 5만5000명가량의 군인 사상자가 발생했고 이중 2만2000명이 사망자라고 주장했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일랜드 총리와의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 측이) 러시아로 가고 있다”며 “우리는 휴전의 절반가량을 달성했고 러시아만 멈추게 할 수 있다면 완전한 휴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재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며 이는 러시아에게 매우 나쁜 일이 될 것이다”며 러시아에 휴전안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러시아 측과 통화를 갖고 휴전안 수용을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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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우크라이나, “30일 휴전 동의”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11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의 ‘30일 임시 휴전안’에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휴전안을 논의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다시 워싱턴 백악관으로 초청하기로 했다. 지난달 28일 백악관에서 벌어졌던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설전 뒤 난항을 겪던 종전 협상에 다시 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휴전안을 받아들이면 2022년 2월 발발 후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이번 전쟁에서 처음으로 포성이 멈추게 된다. 다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12일 “앞서나가면 안 된다”며 미국으로부터 이번 합의에 관한 충분한 설명을 들은 후 휴전에 응할지를 결정할 뜻을 밝혔다. 13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진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가 관련 내용을 러시아 측에 설명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11일 사우디아라비아 제2의 도시 제다에서 약 8시간 동안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 미국은 공중, 해상 등을 포함한 러시아와의 전쟁 최전선에서 향후 30일간 휴전하라고 제안했고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였다. 그 대가로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군사 및 정보 지원’을 재개했다. 두 나라는 우크라이나에 매장된 광물을 개발하는 ‘광물 협정’도 조속히 체결하기로 했다. 또 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우크라이나의 장기적 안보를 제공하는 평화 협상을 즉시 시작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도 협상 타결을 압박했다. 그는 “푸틴과 통화할 것”이라며 “탱고를 추려면 두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미국이 러시아를 설득해야 한다. 러시아가 동의하는 순간 휴전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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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슬라車 산 트럼프 “건드리면 지옥 맛보게 할 것” 머스크 구하기

    “테슬라 대리점에 대해 폭력을 저지르는 이들을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자신이 구매한 테슬라의 플래그십 세단 ‘모델S’에 탑승하며 이렇게 말했다. 운전석에 앉은 트럼프 대통령 옆엔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 겸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자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슬라와 같은 미국 기업을 건드리면 우리는 끝까지 쫓아갈 것이고 그들은 지옥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테슬라 구매 및 탑승 행사는 DOGE의 연방정부 구조조정 과정에서 월권 논란을 빚으며 불매 운동과 제품 방화 사건 등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머스크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날 미 교육부는 정원(약 4133명)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1315명의 직원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머스크 논란’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이 DOGE가 추진 중인 연방정부 구조조정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크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에 보답하려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 측에 1억 달러(약 1450억 원)를 기부할 의향을 보였다고 전했다.● 테슬라 제품 전시장 된 백악관 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경내에 자신이 구매한 테슬라 모델S, 사이버트럭, 모델Y 등 차량 5대를 전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빨간색 모델S를 가리키며 “내가 좋아하는 건 저것”이라며 운전석에 올라탔다. 또 “모든 게 컴퓨터다. 아름답다”고 말했다. 미국 내 모델S 가격은 7만3490∼8만8490달러(약 1억656만∼1억2731만 원)로 책정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내가 (테슬라 차를) 구매한 이유는 첫째로 이 제품이 정말 훌륭하기 때문이고, 둘째로 머스크는 이 일에 자신의 에너지와 인생을 바쳤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테슬라 대리점을 향한 폭력 시위를 테러로 규정하고 “(머스크가) 소수의 사람들로부터 매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가 애국자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걸 알리고 싶다”고 했다. ‘테슬라 구매가 주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12시경 트루스소셜에 “급진적인 좌파 광신도들은 늘 그래왔듯, 불법적인 방식으로 공모해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업체 중 하나인 테슬라, 그리고 일론의 ‘아기(baby)’를 보이콧하려 하고 있다”며 “진정으로 위대한 미국인인 일론 머스크에 대한 자신감과 지지의 표시로 내일 아침 테슬라를 구매할 것”이라고 썼다. 이날 자신의 다섯 살 아들과 백악관 행사에 참석한 머스크는 미국 내 테슬라 차량 생산량을 2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친(親)트럼프 인사’인 폭스뉴스 앵커 숀 해너티도 이날 모델S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일각에선 이번 구매 행사가 공직자로서 이해 충돌 논란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NBC방송은 “백악관이 테슬라 전시장이 됐다. 현직 대통령은 물론 고위 정부 관계자가 특정 제품을 이렇게 명시적으로 지지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1기 때인 2017년 켈리앤 콘웨이 당시 백악관 선임 고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의 의류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려다 정부 윤리 부서로부터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급진주의자 장악된 교육부 폐지”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교육부 직원 1315명을 일시에 해고하며 교육부 폐지 수순에 돌입했다. NYT에 따르면 교육부 직원은 4133명 중 지금까지 총 1950명이 감원됐다. 린다 맥마흔 교육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오늘 우리는 비대한 관료조직을 없애는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우리는 교육을 빼앗는 것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육에서 관료주의를 제거하고 주(州)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 “교육부가 급진주의자, 광신도,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 장악됐다”며 교육부 폐지를 공약했다. 다만, 법률로 규정된 교육부를 대통령 권한으로 없앨 수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정부 부처 폐지를 위해선 미 상원에서 60명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하지만, 공화당은 현재 53석만 확보하고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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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러, 휴전 수용 예스-노로 답하라”… 젤렌스키 또 “트럼프 감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께 감사한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11일(현지 시간)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30일 임시 휴전’에 합의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같은 날 소셜미디어 ‘X’에 이같이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을 추켜세웠다. 그는 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을 보이며 강하게 대립했다. 하지만 4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및 정보 지원을 중단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자 완전히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전황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해졌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8월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 수미 일대를 점령했다. 종전 협상 과정에서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동부 지역과 교환하려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지원 중단, 전력 열세 등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주 점령지를 상당 부분 탈환했다. 러시아는 11일 쿠르스크의 12개 마을과 100km² 이상의 영토를 회복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위태로워진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휴전안에 동의하며 종전 협상 최종 타결의 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쥐게 됐다.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 또한 13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 측과 종전 협상을 논의하기로 했다.● 美-우크라 “광물 협정도 조속 체결” 11일 사우디아라비아 제2의 도시 제다에서 열린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고위급 회담에서 양측은 우크라이나 희토류를 미국 주도로 개발하는 광물 협정 또한 신속히 타결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며 협정 체결을 거세게 압박했다. 다만 러시아의 재침공을 우려하는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장기적 안보 보장을 선결 조건으로 요구해 그간 양측 합의가 쉽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측도 압박해 종전 협상의 최종 타결을 마무리 짓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같은 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푸틴 대통령이 이번 합의에 동의할 가능성을 75%로 전망했다. 제다 회담에서 미국 측 대표단을 이끈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제 ‘예스(Yes), 노(No)’를 답하는 건 그들(러시아인)에게 달렸다”면서 “(러시아가) ‘노’라고 하면 이 평화를 막는 방해물이 뭔지 알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를 압박했다. 미국은 러시아를 압박하는 동시에 정보 공유도 강화했다. 존 랫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은 이날 통화를 갖고 대립 완화를 위한 정기 접촉에 합의했다.● 러 외교 “평화유지군 불허” 다만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휴전안에 얼마나 긍정적으로 반응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대변인은 12일 “미국으로부터 (이번 합의에 관한) 완전한 정보를 기대하고 있다”며 충분한 정보를 얻은 뒤 휴전에 응할지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도 11일 “우리의 입장은 일부 당사자의 합의나 노력으로 해외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라 러시아 내부에서 이뤄진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우크라이나 평화유지군 주둔 논의가 최종 타결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종전 후 유럽 주요국이 구성한 평화유지군이 우크라이나에 주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 측은 이에 매우 부정적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12일 “어떠한 경우에도 주둔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동하기로 했다. 집권 1기에 심심찮게 ‘나토 탈퇴’를 거론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나토에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5%까지 방위비로 지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날도 방위비 증액, 우크라이나 지원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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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테슬라 건드리면 지옥을 맛볼 것”

    “테슬라 대리점에 대해 폭력을 저지르는 이들을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겠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자신이 구매한 테슬라의 플래그십 세단 ‘모델S’에 탑승하며 이렇게 말했다. 운전석에 앉은 트럼프 대통령 옆엔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 겸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자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슬라와 같은 미국 기업을 건드리면 우리는 끝까지 쫓아갈 것이고 그들은 지옥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테슬라 구매 및 탑승 행사는 DOGE의 연방정부 구조조정 과정에서 월권 논란을 빚으며 불매 운동과 제품 방화 사건 등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머스크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실제로 이날 미 교육부는 정원(약 4100명)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1315명의 직원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머스크 논란’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이 DOGE가 추진 중인 연방정부 구조조정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머스크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에 보답하려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 측에 1억 달러(약 1450억 원)를 기부할 의향을 보였다고 전했다.● 테슬라 제품 전시장 된 백악관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경내에 자신이 구매한 테슬라 모델S, 사이버트럭, 모델Y 등 차량 5대를 전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빨간색 모델S를 가리키며 “내가 좋아하는 건 저 것”이라며 운전석에 올라탔다. 또 “모든 게 컴퓨터다. 아름답다”고 말했다. 미국 내 모델S 가격은 7만3490~8만8490달러(약 1억656만~1억2731만 원)로 책정돼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내가 (테슬라 차를) 구매한 이유는 첫째로 이 제품이 정말 훌륭하기 때문이고, 둘째로 머스크는 이 일에 자신의 에너지와 인생을 바쳤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테슬라 대리점을 향한 폭력 시위를 테러로 규정하고 “(머스크가) 소수의 사람들로부터 매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가 애국자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걸 알리고 싶다”고 했다. ‘테슬라 구매가 주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기를 바란다”고 답했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정 경 트루스소셜에 “급진적인 좌파 광신도들은 늘 그래왔듯, 불법적인 방식으로 공모해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업체 중 하나인 테슬라, 그리고 일론의 ‘아기(baby)’를 보이콧하려 하고 있다”며 “진정으로 위대한 미국인인 일론 머스크에 대한 자신감과 지지의 표시로 내일 아침 테슬라를 구매할 것”이라고 썼다.이날 자신의 다섯살 아들과 백악관 행사에 참석한 머스크는 미국 내 테슬라 차량 생산량을 2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친(親) 트럼프 인사’인 폭스뉴스 앵커 숀 해너티도 이날 모델S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일각에선 이번 구매 행사가 공직자로서 이해 충돌 논란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NBC방송은 “백악관이 테슬라 전시장이 됐다. 현직 대통령은 물론 고위 정부 관계자가 특정 제품을 이렇게 명시적으로 지지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1기 때인 2017년 켈리앤 콘웨이 당시 백악관 선임 고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의 의류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려다 정부 윤리 부서로부터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급진주의자 장악된 교육부 폐지”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교육부 직원 1315명을 일시에 해고하며 교육부 폐지 수순에 돌입했다. NYT에 따르면 교육부 직원은 4133명 중 지금까지 총 1950명이 감원됐다. 린다 맥마흔 교육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오늘 우리는 비대한 관료조직을 없애는 첫 걸음을 내딛었다”며 “우리는 교육을 빼앗는 것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육에서 관료주의를 제거하고 주(州)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 “교육부가 급진주의자, 광신도,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 장악됐다”며 교육부 폐지를 공약했다.다만, 법률로 규정된 교육부를 대통령 권한으로 없앨 수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정부 부처 폐지를 위해선 미 상원에서 60명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하지만, 공화당은 현재 53석만 확보하고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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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의 남다른 테슬라 사랑…‘테슬라 쇼룸’으로 변한 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위해 직접 구매한 테슬라 차량 ‘모델S’를 백악관에서 시승했다. 최근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진영에서 갈등을 빚고, 테슬라 주가 하락과 대리점 테러를 겪고 있는 머스크에 대한 지지를 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사우스론에 직접 구매한 테슬라 모델S, 사이버트럭 등 차량 5대를 전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빨간색 모델S를 가리키며 “내가 좋아하는 것은 저것이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델S의 운전석에 올라타 “모든 것이 컴퓨터다”며 “아름답다”고 칭찬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테슬라 차량을 선보이며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내가 (이 차를) 구매하는 이유는 첫째로 이 제품이 정말 훌륭하기 때문이고, 둘째로 이 사람이 이 일에 자신의 에너지와 인생을 바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테슬라 대리점을 향한 폭력 시위를 테러로 규정하고 “(머스크가) 아주 소수의 사람들로부터 매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가 애국자라는 이유로 처벌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했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정경 트루스소셜에 “급진적인 좌파 광신도들은 늘 그래왔듯이, 불법적인 방식으로 공모해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업체 중 하나인 테슬라, 그리고 엘론의 ‘아기(baby)’를 보이콧하려 하고 있다“며 “진정으로 위대한 미국인인 일론 머스크에 대한 자신감과 지지의 표시로 내일 아침 테슬라를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날 머스크도 5세 아들 ‘X(본명 엑스 애시 에이트웰브·X Æ A-Xii)’와 함께 회견에 참석했다. 머스크는 “테슬라를 지지하는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미국에서 테슬라 차량 생산량을 2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매한 차량들은 백악관 직원들이 운전하게 될 예정이다.일각에선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테슬라에 대한 지지가 이해 충돌 등의 논란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NBC방송은 “백악관이 테슬라 쇼룸(showroom)이 됐다”며 “윤리적 제약으로 현직 대통령은 물론 고위 정부 관계자가 제품을 이렇게 명시적으로 지지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 NBC에 따르면 2017년에도 켈리앤 콘웨이 당시 트럼프 행정부 고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의 의류 제품을 구매하려 했다가 정부 윤리 부서로부터 경고를 받았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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