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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앞으로 조직적인 집단휴업이나 폐원은 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집단행동을 하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리 유치원 파문과 관련해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일명 ‘박용진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개별적으로 휴업이나 폐원을 하겠다는 사립유치원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유총은 3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위한 대토론회’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 토론회에는 사립유치원 설립자, 원장, 교사 등 4500여 명이 모였다. 사설 경호업체와 한유총 관계자들은 외부인과 언론사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한유총으로부터 스티커를 받은 유치원 관계자들만 입장할 수 있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공공성 강화’ 방안에 머리를 맞대기보다는 자신들이 비리 집단으로 몰린 억울함을 성토하며 유치원의 재산을 지키는 방안을 공유하는 데 집중했다. 한 유치원 관계자는 “폐원”이라고 여러 차례 구호를 외쳤다. 다른 참석자는 “교육청에서 폐원 신청 서류를 받아가는 것만으로도 교육당국을 압박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박용진 3법이 통과되면 어떻게 하겠냐’는 현장 설문조사 결과 ‘폐원하겠다’는 답변이 많았다. 사립유치원 비리를 폭로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비리 유치원에 횡령죄를 묻기 위해 유치원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바꾸는 내용의 유아교육법 개정안, 유치원 설립자가 원장을 겸직하지 못하게 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 학교 급식에 유치원을 포함시키는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23일 발의했다. 정부는 사립유치원의 탈세 행위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까지 검토하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관계부처 장관회의에서 “국세청과 교육청 감사, 비리 신고 조사결과에 대한 세무조사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시교육청은 ‘국공립 유치원 취원율 40% 조기 달성’을 위해 2022년까지 사립유치원 40곳을 매입해 공립유치원으로 전환하고, 초등학교 신설 시 병설 유치원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현재 서울 국공립 유치원 취원율은 18%인데, 이를 40%까지 올리려면 현재 850개인 공립 유치원 학급을 1640개로 늘려야 한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정부가 주최하려던 유치원 관련 토론회를 집단행동으로 파행시킨 혐의로 한유총을 검찰에 고발했다. 고양=조유라 jyr0101@donga.com / 김호경 기자}
2021년까지 서울의 모든 초중고교에 무상급식이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의 ‘고교 등 친환경 무상급식 확대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서울의 무상급식은 공립초와 국제중을 제외한 중학교에 제공되고 있다. 고교 320곳과 국립초 2곳, 사립초 38곳(은혜초 제외), 국제중 2곳 등 총 362개 학교에서는 학부모가 급식비를 전액 내고 있다. 고교에 무상급식이 시행되면 학부모들은 연평균 79만 원가량을 절감할 수 있다. 우선 내년에 서울 시내 9개 자치구에서 고교 무상급식이 시범 운영된다. 대상 자치구는 중, 성동, 동대문, 중랑, 강북, 도봉, 동작, 관악, 강동이다. 내년 고교 3학년을 시작으로 2020년 고교 2학년, 2021년 고교 전 학년으로 지원 대상이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국립·사립초교 무상급식은 내년에 종로, 중, 용산, 성동, 동대문, 중랑, 도봉, 노원, 마포, 강서, 동작 등 11개 자치구에서 먼저 실시된다. 시교육청은 국제중도 무상급식 지원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지만 이 학교들이 있는 자치구(광진, 강북)가 아직 지원 여부를 결정하지 않아 내년에는 지원되지 않는다. 조희연 교육감은 “친환경 무상급식은 서민 감세이자 경제 활성화 정책”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예산이다. 재정이 열악한 자치구에 과도한 예산 부담을 지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올해 공립초와 중학교 대상 무상급식 예산은 4533억 원이다. 이 중 교육청이 50%, 서울시가 30%, 자치구가 20%를 분담하고 있다. 2021년까지 모든 초중고교로 무상급식을 확대하려면 2208억 원이 더 필요하다. 재정자립도가 평균 31.7%에 불과한 자치구들에는 상당한 부담이 된다. 대부분의 자치구는 무상급식 확대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예산 부담 때문에 선뜻 무상급식 확대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올해 무상급식 예산이 60억 원인데 고교까지 확대하면 연간 100억 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덕렬 동대문구청장은 “현재 실시 중인 초중학교 무상급식은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며 중앙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원래 창고처럼 썼던 곳입니다.” 25일 찾은 서울 서대문구 한양제일유치원 2층 다락방에는 유아용 방석과 쿠션, 유아용 책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벽과 천장은 나무를 본뜬 조형물들로 장식돼 있었다. 아이들이 아늑한 공간에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만든 도서실로 한눈에 봐도 새것 느낌이 물씬 풍겼다. 이 유치원 이인옥 원장은 “과거 비용 부담에 시설 투자는 엄두조차 못 냈는데 지난해 ‘공영형 유치원’으로 전환하면서 교육환경이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현재 2층 도서실 옆은 교재 자료실로 쓰고 있다. 원래 물탱크가 있던 곳인데 교육청 예산을 지원받아 직수 설비를 갖추면서 물탱크를 없앴다.○ 공영형 전환의 최대 수혜자는 학부모 비리 유치원 사태를 계기로 ‘공영형 유치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공영형 유치원은 기존 사립유치원처럼 개인 소유를 인정하면서 정부가 국공립 수준의 운영비와 인건비를 지원하고 그 대신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형태다. 사립유치원이 공영형이 되려면 반드시 법인으로 전환해야 한다. 건립비로만 약 100억 원이 드는 국공립유치원을 신설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예산(연간 5억∼6억 원)으로 사실상 국공립유치원을 확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때문에 가장 효율적인 국공립유치원 확대 방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현재 전국에 공영형 유치원은 서울 4곳, 대구 1곳 등 5곳에 불과하다. 기자가 찾은 한양제일유치원은 지난해 3월 서울시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선정한 공영형 유치원 2곳 중 하나다. 그로부터 1년 7개월, 이 유치원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유치원과 시교육청 관계자는 한결같이 “최대 수혜자는 학부모”라고 입을 모았다. 학부모 부담금은 공영형 전환 이전 월평균 27만5000원에 달했지만 전환 이후 월 6만5000원으로 4분의 1로 줄었다. 특별활동과 통학차량을 이용하지 않으면 학부모 부담금은 사실상 없다.○ 입소문 나면서 원아 수 3배로 늘어 원래 중학교 교사였던 이 원장은 대학 교수인 남편과 함께 2001년 유치원을 인수했다. 하지만 저출산 속에 원아 수가 계속 줄었다. 결국 원장 부부가 월급을 반납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운영난을 겪었다. 폐원을 고민하던 2016년 공영형 유치원 사업 소식을 접했다. 일각에서 ‘교육청이 유치원을 빼앗으려는 꼼수’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원장 부부는 공영형 전환을 결정했다. 이 원장의 남편인 박태규 이사장은 “애초 돈을 벌려고 유치원을 시작한 게 아니었다”며 “운영비 걱정 없이 아이들 교육에 집중할 수 있으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공영형으로 전환하면서 연간 교육청으로부터 누리과정 지원금 외에 추가로 인건비와 운영비 명목으로 5억∼6억 원을 지원받고 있다. 유치원이 공립 수준으로 좋아졌다는 소문이 나면서 2년 전 18명이던 원아는 현재 58명으로 3배로 늘었다. 그 대신 포기한 것도 많다. 학교법인을 세우고 자가 소유인 유치원 건물과 토지를 법인 명의로 돌렸다. 이와 별도로 수익용 기본재산 1억1000만 원을 내놓아야 했다. 박 이사장은 이 돈을 교수 퇴직금으로 마련했다. 이사회 5명 중 3명을 교육청과 협의해 외부 인사로 채웠다. 또 매주 외부 전문가의 컨설팅과 분기별 교육청 평가를 받고 있다.○ 공영형 확대하려면 제도 현실화해야 교육부는 25일 2021년까지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공영형 유치원의 확대를 발표했다. 다음 달부터 공영형 사립유치원 추가 공모를 시작할 예정이다. 문제는 사립유치원들이 얼마나 참여하느냐다. 현재 사립유치원 10곳 중 9곳(87.9%)이 개인 소유인데 이런 유치원들은 법인 전환에 거부감이 크다. 교육부는 법인 전환을 유도하고자 수익용 기본재산 요건을 완화할 방침이지만 설립자인 이사장은 무보수 명예직이라 월급을 받지 못하면서 법인세 등 각종 세금은 매년 내야 하는 등 걸림돌이 적지 않다. 박 이사장은 “운영난이 점점 가중되는 사립유치원 입장에선 공영형이 최적의 대안”이라며 “다만 이미 전 재산을 재단에 출연해 자금 여력이 없는데도 법인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혼자 부담해야 하는 등 법인 전환의 부담이 큰 만큼 정부가 최소한의 경비 지원을 해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박은서 clue@donga.com·김호경 기자}

“꼬어이 후옌(후옌 선생님)” 24일 충남 아산시 충남외고 베트남어과 1학년 학생들은 수업 50분 내내 원어민 교사 응웬 탕 후옌 씨(23·여)의 이름을 불렀다. 이들은 베트남어로 묻고 베트남어로 답했다. 베트남어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제2외국어 과목 9개 중 5번째로 응시자가 많다. 하지만 베트남어를 가르치는 고교는 전국에 충남외고 1곳뿐이다. 원어민 교사도 응웬 씨와 동료 교사 2명이 전부다. 베트남 최고 명문대인 하노이국립대 인문사회과학대 한국학과 출신인 응웬 씨는 어릴 적 한국드라마 ‘대장금’을 좋아하면서 한국과 사랑에 빠졌다. 그가 한국 학교의 교사가 된 것은 여러 우연들이 만들어낸 필연이었다. 첫 번째 우연은 응웬 씨가 2014년 학교 게시판에서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차세대 한국어 인재양성 연수’ 안내문을 본 것이다. KOICA는 1992년부터 한국을 잘 아는 외국인 인재를 길러내고자 한국 관련 전공 학생들에게 국내 ‘단기 유학’을 지원하고 있다. 응웬 씨는 2014년 전 세계에서 선발한 최종 합격자 23명 중 유일한 베트남인이었다. 그는 4개월간 충남 아산 순천향대에서 한국어는 물론, 한국 역사와 경제 등을 두루 배웠다. 두 번째 우연은 지난해 9월 찾아왔다. 대학 졸업 후 통역 프리랜서로 일하던 응웬 씨에게 한국 교사들이 베트남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수업의 통역을 의뢰했다. 응웬 씨는 두 달간 한국 교사들의 입과 귀가 됐다. “호기심에 찬 아이들의 눈빛을 보고 ‘저도 교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세 번째 우연이 찾아왔다. 대학 은사에게서 충남외고 채용 공고 소식을 전해 들었다. 마침 충남외고는 한국 연수 때 머물던 순천향대 옆이었다. “이건 운명이라고 생각했죠.” 응웬 씨는 수업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학생들과 한국어와 베트남어로 된 이중언어 동화책 번역 및 녹음 작업도 한다. 이렇게 만든 동화책은 매년 지역 다문화센터에 기증한다. 응웬 씨는 “지금 제자들이 나중에 한국과 베트남 관계를 발전시키는 ‘다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아산=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정부가 25일 강도 높은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 대책을 내놓자 일부 유치원이 폐원 방침을 밝히는 등 반발하고 있다. 정부와 사립유치원 간의 ‘힘겨루기’에 자칫 아이들이 피해를 볼까 우려된다. 더불어민주당과 교육부는 25일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주먹구구식으로 자체 회계 장부를 쓰던 사립유치원들은 2020년 3월부터 국공립유치원이 쓰는 국가회계관리시스템인 ‘에듀파인’을 사용해야 한다. 그동안 모든 초중고교와 국공립유치원들은 에듀파인을 도입해 실시간으로 교육당국의 감시를 받아왔다. 하지만 사립유치원만 예외였다. 이런 점을 악용해 일부 사립유치원이 정부 지원금과 학부모가 낸 원비를 쌈짓돈처럼 써왔다. 내년까지 국공립유치원 학급 1000개도 확충한다. 당초 2022년으로 설정했던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올해 25.5%)를 2021년으로 1년 앞당기기로 했다. 사립유치원이 정부 대책에 반발해 집단 휴원이나 폐원을 시도할 경우 경찰 고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등으로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누리과정 지원금은 보조금으로 전환해 이를 유용하면 처벌한다. 이날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5년간 감사 결과 지적을 받은 사립유치원 실명을 밝히고 홈페이지에 처분 내용을 담은 자료를 공개했다.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집도 앞으로 정부 보조금을 100만 원만 부정 수급해도 어린이집 이름과 주소, 원장 성명, 위반행위 등을 공표하기로 했다. 이날 경북 포항시의 한 사립유치원이 폐원 신청을 접수시켰다가 반려됐고, 충북 청주시의 한 유치원도 올해까지만 운영하고 문을 닫겠다고 청주교육청에 통보했다. 경기도의 사립유치원 7곳, 충남지역 2곳도 폐원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김호경 kimhk@donga.com·임우선 / 광주=이경진 기자}

정부가 25일 강도 높은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 대책을 내놓자 일부 유치원들이 폐원 방침을 밝히는 등 반발하고 있다. 정부와 사립유치원간의 ‘힘겨루기’에 자칫 아이들 피해가 우려된다. 더불어민주당과 교육부는 25일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주먹구구식으로 자체 회계 장부를 쓰던 사립유치원들은 2020년 3월부터 국공립유치원이 쓰는 국가회계관리시스템인 ‘에듀파인’을 사용해야 한다. 그동안 모든 초중고와 국공립유치원들은 에듀파인을 도입해 실시간으로 교육당국의 감시를 받아왔다. 하지만 사립유치원만 예외였다. 이런 점을 악용해 일부 사립유치원들이 정부 지원금과 학부모가 낸 원비를 쌈짓돈처럼 써왔다. 내년까지 국공립유치원 학급 1000개도 확충한다. 당초 2022년으로 설정했던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올해 25.5%)를 2021년으로 1년 앞당기기로 했다. 사립유치원이 정부 대책에 반발해 집단휴원이나 폐원을 시도할 경우 경찰고발, 공정위 조사 등으로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이날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5년간 감사결과 지적을 받은 사립유치원 이름을 실명으로 밝히고 홈페이지에 처분내용을 담은 자료를 공개했다. 이날 포항의 한 사립유치원이 포항교육지원청에 공문을 통해 폐원 신청을 접수했으나 관련 서류 미비를 이유로 반려됐다. 청주시의 한 유치원도 12월 말까지 운영하고 문을 닫겠다고 청주교육청에 통보했다. 경기도 광주시의 사립유치원 6곳과 부천시의 1곳도 최근 폐원의사와 함께 내년도 원아모집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충남 서산과 천안에선 한곳씩 내년 2월 폐원하겠다고 학부모에게 통보한 상태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내년 3월부터 원생 200명 이상 사립유치원은 국가교육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을 도입해야 한다. 2020년부터는 에듀파인이 모든 사립유치원으로 확대 적용된다. 더불어민주당과 교육부는 25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회계 관리 감독의 사각지대였던 사립 유치원들이 어디에 돈을 쓰는지 에듀파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또 내년 안에 국공립유치원 1000개 학급을 신설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는 2022년까지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를 달성하기 위해 당초 내년에 500개 학급을 증설할 계획이었다. 이번 비리 유치원 사태로 국공립유치원 확대 여론이 커지면서 추가로 500개 학급을 더 늘리기로 한 것이다. 계획대로라면 국정과제인 취원율 40% 달성 시기는 1년 정도 앞당겨지게 된다. 이를 위해 기존 학교 부지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 기존 사립유치원을 매입하거나, 장기임대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유치원을 짓기로 했다. 또 부모들로 구성된 협동조합이 정부나 공공기관 시설을 임대해 직접 유치원을 짓는 방안도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는 건물과 부지가 100% 자기 소유인 법인이나 개인만 유치원 신설이 가능하다. 최근 일부 사립유치원들이 집단 휴원이나 폐업을 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사립유치원이 아이들을 볼모로 실력 행사하고 아이들의 학습권을 위태롭게 하는 건 일어나서 안 되며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교육부는 유치원이 일방적으로 폐원할 경우 우선 원아들은 인근 다른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으로 분산 배치하는 한편 교육감을 통해 유치원에 운영 개시를 명령하고 이를 어길 시 학급 정원 감축 등 행정처분이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경기도교육청 감사에서 비리 혐의가 적발된 경기 화성시 소재 한 사립유치원이 해명을 요구하는 학부모들의 내부 출입을 금지하고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아이를 데려가라”는 안내문을 보내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 유치원은 교육부의 유치원 감사 결과 실명 공개를 공개 비판하며 사립유치원에 대한 재산권 인정을 요구하고 있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이덕선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곳이다. A유치원은 22일 이 이사장 명의로 된 가정통신문을 학부모들에게 보냈다. 이 이사장은 가정통신문에서 “학부모들에게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면서도 “당분간 학부모님의 유치원 건물 내부 출입을 제한한다. 그것에 동의하지 못하는 학부모님들은 자녀를 데려가셔도 좋다”고 밝혔다. 이어 “서로 불신하는 가운데 교육하는 것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출입 제한 이유를 설명했다. A유치원은 지난해 9월 경기도교육청의 감사 결과 부적정한 회계 처리 등이 드러나 원장 경고 등 조치를 받았다. 당초 A유치원은 19일 감사 결과에 대한 학부모 설명회를 열기로 했으나 일부 학부모가 언론 취재를 요청했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이 이사장은 취소 이유에 대해 “유아교육이 정치세력과 결부되면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우리 유치원 문제는 우리 유치원 안에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지역 맘 카페 회원들이 A유치원 문제를 거론하는 것에 대해 “외부 세력이 들어와 조정하는 현상에 깊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도교육청의 감사가 “보복 감사”라고 주장했다. 감사 결과 A유치원은 이 이사장의 자녀(A유치원 연구실장)가 소유한 숲 체험장을 이용하고 그 대가로 월 930만 원씩 1년 3개월간 총 1억3853만 원의 임차료를 지급했다. 도교육청은 과다 지급이라고 봤다. 하지만 이 이사장은 “숲 체험장을 보유한 게 우리 유치원만의 강점이며 아이들에게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며 감사에서 지적받은 건물 무단 증축에 대해서도 “유치원 교육을 위해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치원 출입 금지를 당한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 학부모는 “그동안 학부모들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저런 안내문을 보내겠냐”고 했다. 다른 학부모는 “아이들이 있는 곳이니 (출입이) 조심스러운 건 맞지만 부모들도 막 대하는 저분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할지 뻔하지 않냐”고 우려했다. 한편 교육부는 19일 유치원 비리신고센터 개통 이래 이날 오후 6시까지 전국에서 총 131건의 비리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박은서 clue@donga.com·김호경 기자}
충남의 한 중학교 교장이 여교사에게 성추행과 욕설을 했다는 제보가 접수돼 관할 교육청이 조사에 나섰다. 충남교육청과 학교, 피해 교사 대리인 등에 따르면 올해 3월 교장으로 부임한 A 씨는 지난달 21일 서류 결재를 받기 위해 교장실로 온 여교사 B 씨의 어깨를 약 5초간 주물렀다. 당시 교장은 B 씨에게 “내가 마사지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라며 자신의 성추행을 정당화화려고 했다. 교장은 지난달 17일 B 씨에게 고구마를 사오라는 개인적인 심부름을 시켰고, 고구마 수량이 잘못됐다며 욕을 했다. 8월 회식 자리에서는 술을 마시라 강권했다. 당시 B 씨가 치과 치료 중이라며 거절하자 자신의 술잔을 거꾸로 뒤집으며 “앞으로 너한테는 술 절대 안 준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B 씨는 교장에게 술을 따르고 자신도 술을 마셨다. B 씨 대리인은 “이전부터 교장의 성추행, 성희롱, 막말로 B 씨가 성적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껴왔다. 현재 정신적 피해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A 씨로부터 비슷한 피해를 당한 여교사가 더 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학교는 22일 B 씨를 공무상 병가 처리하고 관할 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교장은 학교의 자체 조사 때 “일부는 인정하지만 나머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은 이날 현장 조사를 시작했다. 신고가 접수된 지 3일 만이다. 피해 교사 측에서는 교육청의 대응이 부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성 관련 신고가 접수되면 교육청은 조사에 앞서 피해자 보호 조치부터 해야 하지만 3일간 교장의 출근, 직무 정지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조사 중이라 교장에 대한 신분상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올해 서울에 거주하는 중학교 3학년은 자율형사립고(자사고)나 외국어고(외고), 국제고에 지원했다가 떨어지면 일반고 2곳만 지원할 수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19일 서울 지역 자사고 22곳이 자사고 탈락 시 일반고 2곳만 지원하도록 한 서울시교육청의 ‘2019학년도 고입 전형 계획’을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올해 고입은 서울시교육청이 7월 발표한 대로 치러진다. 이미 예고된 내용이라 학교 현장의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시교육청은 지난해 개정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자사고에 지원했다 탈락하면 아예 일반고 지원 기회를 주지 않고, 교육감이 임의로 일반고에 배정할 방침이었다. 3월 이런 내용을 담은 고입 전형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6월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헌재는 ‘새로운 고입 전형이 학교 선택권을 침해한다’며 자사고와 학부모들이 제기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7월 시교육청은 자사고에서 탈락한 학생도 일반고에 지원할 수 있도록 고입 전형을 수정했다. 서울 지역 고교 배정은 모두 세 단계로 진행된다. 1, 2단계에서는 배정 희망 일반고를 2곳씩 총 4곳을 써낸다. 이 4곳 중 한 곳에 배정되지 않은 학생은 3단계에서 임의 배정을 받는다. 시교육청은 당초 자사고에서 탈락한 학생은 곧바로 3단계 임의 배정 대상에 포함시키려 했지만 헌재 결정 이후 자사고 탈락자도 2단계에서 일반고 2곳을 지원할 수 있도록 방침을 바꿨다. 이로써 자사고 지원에 따른 불이익이 상당 부분 해소됐지만, 자사고들은 여전히 1단계에서 자사고와 일반고 이중 지원을 금지한 것은 부당하다며 5월 제기한 행정소송을 취하하지 않고 지속했다. 하지만 이날 법원은 “자사고 지원자들이 2단계부터 일반고에 지원하더라도 거주지 근처 학교를 지원하는 데 지장이 없는 만큼 시행령은 공익과 사익의 조화를 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국·공립학교에 우선해 학생을 선발할 권리는 헌법상 보장하는 사학의 자유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고, 고교 입시 경쟁을 완화하는 시행령의 목적이나 공익이 사립학교가 입게 되는 불이익보다 크다”고 덧붙였다. 오세목 전국자사고연합회장은 “이번 판결이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면서도 “학생들은 자사고에 지원했다가 떨어져도 불이익을 거의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도 “헌재 판결이 남아 있지만 올해 고입은 7월 발표한 대로 치러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김호경 kimhk@donga.com·김윤수 기자}
《 정부가 사립유치원 회계 비리 파문과 관련해 지난 5년간 감사에서 적발된 유치원 명단을 25일까지 각 교육청 홈페이지에 실명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19일부터 비리신고센터를 설치하고 비리 신고가 들어온 유치원, 대형·고액 유치원에 대해서도 집중 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하지만 감사 인력 부족 등 현실적 제약이 적지 않고 실효성도 의문이다. 국가회계시스템 도입을 포함한 종합대책은 다음 주에 발표된다. 》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일부 사립유치원의 비리 파문과 관련해 교육부가 19일 오후 2시부터 비리신고센터를 열고 유치원과 관련한 비리 제보를 받겠다고 18일 밝혔다. 교육부는 비리 내용을 집중 확인하는 한편 대형·고액 유치원에 대해서도 별도 감사에 나설 계획이다. 또 지난 5년간 모든 유치원 감사 결과가 각 시도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유치원 실명뿐 아니라 시정조치 이행실적도 공개한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일부 감사 결과를 공개했는데, 이를 전면 확대하는 것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전국 시도 부교육감 회의를 주재하고 이런 내용의 유치원 감사 강화 대책을 확정했다. 지금까지 유치원에 대한 감사는 시도교육청별로 각각 이뤄져 감사 대상이나 빈도, 결과 공개 방식이 제각각이었다. 특히 감사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2013년 유치원에 대한 첫 감사를 실시한 이후 지난 5년간 감사를 받은 유치원은 전체의 23%에 불과하다. 77%는 단 한 번도 감사를 받지 않은 것이다. 교육부는 당장 전수조사에 나설 인력이 부족한 만큼 ‘유치원 비리신고센터’를 대안으로 내놓았다. 신고센터는 교육부 홈페이지와 콜센터에서 운영한다. 비리가 접수된 유치원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집중적인 종합감사에 나선다. 집중 감사 대상에는 △원생이 200명 이상인 대형 유치원 △월 학부모 부담비용이 50만 원 이상인 고액 유치원 △기존 감사에서 적발되고도 시정조치를 취하지 않은 유치원도 포함할 예정이다. 문제는 유치원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서울과 경기 교육청이다. 유치원이 서울엔 880곳, 경기엔 2258곳이나 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지원청까지 합쳐 감사인력이 40명도 되지 않는다. 만약 서울에서 전수조사를 한다면 감사인력 1명당 20곳이 넘는 유치원을 들여다봐야 하는 것이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집중감사를 하려면 외부 인력을 충원해야 하는데 유치원 전반을 제대로 들여다볼 역량을 갖춘 인사가 많지 않다”며 “그렇다고 유아교육 쪽 인사들을 동원하면 지연이나 학연 등으로 얽혀 감사가 부실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유 부총리는 “사립유치원들이 ‘처음학교로’에 적극 참여해주길 바란다”며 “지금처럼 참여 비율이 2%대에 머물 경우 사립유치원들은 신뢰를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처음학교로’는 추첨 과정의 편의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만든 유치원 온라인 입학시스템이다. 교육부는 이미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는 사립유치원에 대해 재정지원을 제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처음학교로의 참여 여부를 ‘좋은 유치원’의 판별 근거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유치원 감사 결과를 각 시도교육청 홈페이지에 전면 공개하는 작업은 25일까지 마치기로 했다. 11월 1일부터 ‘처음학교로’를 통해 내년도 유치원 입학 지원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이 입학 지원에 앞서 각 유치원의 감사 결과 및 시정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단 유치원 실명은 공개되지만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설립자나 원장의 이름은 확인할 수 없다. 당정은 이날 마련한 유치원 감사 강화 대책을 바탕으로 21일 회의를 연 뒤 다음 주에 사립유치원의 국가회계시스템 도입을 포함한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김호경 kimhk@donga.com·박은서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내년부터 가출 청소년을 포함해 학교를 그만둔 ‘학교 밖 청소년’에게 1인당 월 20만 원씩 연간 240만 원의 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학교 밖 청소년의 소재를 파악하고, 이들이 계속 공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취지다. 하지만 실제 돈을 제대로 썼는지 확인하지 않기로 해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학업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교육기본수당’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지급 대상은 9세부터 18세까지 취학 연기, 자퇴, 퇴학 등으로 학교를 다니지 않고 있는 청소년이다. 교육청 산하 학업중단학생지원센터인 ‘친구랑’에 등록한 청소년 중 심사를 거쳐 지급 대상을 정한다. 최대 지원 인원은 500명이다. 내년 시범 사업 이후에는 대상을 더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서울시내 학교 밖 청소년은 1만여 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에게 모두 수당을 지급하려면 연간 240억 원이 필요하다. 교육청은 학교와 학교 밖을 넘나들며 청소년들이 학업을 이어가도록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일명 ‘브리지(가교) 수당’이라는 별명도 붙였다. 더 나아가 수당 지급을 통해 학교를 떠나면 소재 파악조차 어려운 학교 밖 청소년을 교육 당국이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교육청이 연락처를 확보하고 있는 학교 밖 청소년은 15% 수준에 불과하다. 문제는 소득이나 학교를 떠난 이유와 상관없이 ‘공부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수당을 지급하기로 한 점이다. 교칙을 어겨 제적이나 퇴학을 당한 청소년도 수당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수당을 현금으로 지급하되 실제 돈을 적절하게 썼는지 사용처는 확인하지 않기로 한 점도 논란거리다. 수당은 청소년의 통장으로 바로 입금된다. 그러면서도 교육청 관계자는 “영수증을 확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대신 청소년과 부모 교육을 철저히 하는 등 관리를 엄격히 하겠다”고 했다. 수당은 교재나 도서 구매비, 온라인 강의 수강, 교통비, 식비로도 쓸 수 있다. 하지만 수당 지급 취지와 달리 학업과 무관한 유흥 목적으로 쓰더라도 파악하기 쉽지 않다. 이런 지적에 대해 조 교육감은 “시범 사업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은 계속 보완하겠다”고 했다. 여성가족부는 시교육청의 수당 도입에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학교 밖 청소년 관련 업무는 여가부 소관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사전에 우리 부와 어떤 협의나 연락이 없었다”고 했다.김호경 kimhk@donga.com·김하경 기자}

정부 지원금과 학부모들이 낸 수업료를 쌈짓돈처럼 쓴 일부 사립유치원에 대한 공분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립유치원들이 매년 공개하는 회계 자료 상당수가 엉터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 감사 때만 제대로 공개하는 회계 자료 동아일보 취재팀은 17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비리 유치원 명단에 포함된 사립유치원 5곳과 국공립유치원 5곳이 유치원 정보 공시사이트인 ‘유치원 알리미’에 올린 최근 5년간의 회계 자료를 비교했다. 그 결과 사립유치원 5곳 모두 교육당국으로부터 감사를 받는 기간을 제외하면 예산과 결산 총액만 공개했다. 감사를 받는 해에는 세입세출 세부 내용을 상세히 공개하고, 그렇지 않은 해에는 총액만 대충 올리는 식이다. 반면 국공립유치원들은 모두 예산과 결산 내용을 상세히 밝혔다. 유치원 알리미는 2012년 9월 교육부가 유치원의 투명성을 높이고자 만든 사이트다. 현행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 시행령’상 모든 유치원은 매년 4, 10월 이곳에 예산과 결산 명세를 정해진 항목대로 공개해야 한다. 학부모들에게 자녀가 다니는 유치원이 돈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알려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사립유치원 자료에는 이런 ‘알맹이’가 빠져있어 사실상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없다. 실제 원장이 유치원 교비로 명품과 성인용품까지 구입한 것으로 드러난 경기 화성시 환희유치원이 이달 15일 공시한 지난해 결산 자료에는 △인건비 △운영비 △일반교육활동비 등의 총액만 적혀 있었다. 이와 달리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감사를 받았던 2016년과 그 이전에 공시한 결산 자료들은 교육부가 정한 양식에 맞춰 어디에 돈을 얼마나 썼는지가 상세하게 정리돼 있었다. 인건비 항목에서는 교사가 몇 명이고, 이들의 월급이 얼마인지, 원장이 얼마나 받는지, 건강보험은 얼마나 부담하는지 등을 모두 알 수 있다. 파일 형식도 올해 PDF 파일로 작성된 것과 달리 엑셀 파일이었다. 다른 사립유치원 4곳도 결산 자료에서 같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또 서울 은평구의 A사립유치원이 2016년 4월 공시한 자료에는 ‘예산서가 아직 준비되지 않아 준비되는 대로 업로드하겠다’는 내용만 적혀 있다. 사실상 공시를 누락한 것이다. ○ 공시 누락해도 걸리지 않으면 그만 사립유치원이 공시한 결산 자료의 신빙성도 문제다. 현재 국공립유치원과 모든 초중고교는 ‘에듀파인’이라는 시스템에 돈이 들어오고 나간 기록을 일일이 사안이 있을 때마다 입력해야 한다. 교육당국의 실시간 감시가 가능한 구조다. 하지만 이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 사립유치원에는 교육당국이 현지 감사를 하지 않는 한 회계 부정을 걸러내기가 불가능하다. 게다가 사립유치원은 정기감사를 받지 않다 보니 공시를 누락하거나 허위로 작성해도 ‘안 걸리면 그만’인 셈이다. 교육부가 공시 자료를 검증하고는 있지만 4282개에 달하는 사립유치원의 회계 자료를 일일이 들여다보지는 못하고 있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당초 사립유치원들은 공시 자체도 반대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보건복지부는 사립유치원 비리 파문이 커지면서 어린이집도 조사하라는 요구가 커지자 비리 정황이 있는 어린이집 2000곳을 대상으로 집중 점검을 하기로 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서울서부지법에 비리 유치원 명단을 공개한 언론사를 상대로 명단 공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김호경 kimhk@donga.com·박은서 기자}

사회복무요원의 장애학생 폭행 사건이 벌어진 서울 도봉구 소재 특수학교인 ‘인강학교’ 교사들에 대한 자질 논란이 커지고 있다. 피해 학생 학부모들은 “폭행의 근본 원인이 장애학생을 제대로 돌보지 않은 교사들에게 있다”고 성토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8월 교사의 불성실한 근무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인강학교와 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8월 1∼7일 인강학교에 대한 특별감사를 진행했다. 인강학교를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인강재단)과 교직원이 각각 서로 비위를 저질렀다며 민원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인강재단은 2014년 재단 소유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폭행 사건과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기존 이사들이 퇴진해 현재 관선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하지만 재단이 새로 채용한 교장과 기존 교직원이 학교 운영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으면서 급기야 ‘쌍방 감사’ 요청으로까지 이어졌다. 재단 측은 교사들이 학급을 무단으로 변경하고, 수업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학생 관리를 사회복무요원이나 학부모에게 맡기는 등 교사로서 자질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교육청에 감사를 요청했다. 실제 사회복무요원들이 수업시간에 장애학생을 교실 밖으로 데리고 나가 폭행한 것도 교사들이 이를 묵인하고 방조했기 때문이라는 게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지난달 12일 ‘교사 복무와 관련된 문제는 학교가 직접 조사해 처리하라’고 재단에 통보했다. 반면 교직원들이 제기한 교장의 채용 부당개입 등에 대해선 ‘상당부분 과실이 드러났다’며 교장을 파면하라고 재단에 요구했다. 재단 관계자는 “내부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공정성 시비를 피하고 정확한 기준을 얻기 위해 감사를 요청했는데, 교사 진술에만 의존해 감사가 이뤄졌다”고 반발했다. 재단은 이달 8일 시교육청에 재감사를 요청했다. 시교육청 감사관실 관계자는 “사립학교 교사의 징계 권한은 학교와 재단에 있는 데다 재단과 교사들의 주장이 엇갈려 시교육청이 처분을 내리는 게 부적절했다”며 “검찰로부터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교장과 교감은 감사 기준상 중징계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정치권과 교육계에서 자주 인용하는 아프리카 속담이다. 아이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가정, 학교는 물론이고 지역사회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12일 찾은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의 학교복합시설 ‘동탄중앙이음터’는 그 자체로 하나의 ‘마을학교’였다. 인접한 초중고교 학생들이 자유롭게 도서관 등을 이용했고 지역주민들이 학생들의 체험활동 등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는 곳이었다. ○ 경기도교육청-화성시 모두 ‘윈윈’ 2016년 9월 문을 연 동탄중앙이음터는 전국 유일의 학교복합시설이다. 원래 이음터 부지에는 동탄중앙초 운동장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기도교육청은 2015년 화성시에 이곳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화성시가 여기에 학교복합시설을 지으면서 지금의 모습이 됐다. 동탄중앙초와 연결돼 있는 이음터에는 어린이집과 마을카페, 도서관, 강당, 체육시설 등 지역주민을 위한 편의시설이 들어섰다. 동탄중앙초 학생들은 자체 운동장을 대신해 학교와 붙어 있는 시립 운동장을 마음껏 사용하고 있다. 학교 수업시간 중에는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돼 사실상 ‘학교 운동장’과 다름없다. 지역주민들은 방과 후에만 운동장을 이용하고 있다. 교육청과 시가 학교시설 복합화에 합의한 건 제한된 예산과 부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해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도서관, 편의시설 등을 만들고자 하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동탄2신도시에는 초고층 아파트가 즐비하지만 10년 전만 해도 허허벌판이었다. 2015년부터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가 시작되면서 학교는 물론이고 도서관, 공원, 체육시설 등을 새로 지어야 했지만 두 기관이 각자 갖고 있는 부지와 예산은 한정적이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목한 게 학생과 지역주민 모두 이용이 가능한 학교복합시설이었다. 하지만 학교시설 복합화가 가능한 법적 기반이 없다 보니 지자체 주도로 추진해야 했고 건립비용 260억 원 역시 전액 화성시가 부담했다. ○ 학생들 다양한 체험활동 가능해 인기 “이곳에 한 번도 오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와 본 사람은 없을 거예요.” 이날 동탄중앙이음터 3층 어린이도서관 앞에서 만난 학부모 이모 씨(38·여)는 “아이 덕분에 내가 요즘 책을 자주 보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올해 동탄중앙초에 입학한 이 씨의 자녀는 학교 수업이 끝나면 학교와 이음터를 연결하는 통로를 통해 어린이도서관으로 ‘하교’한다. 이 씨는 학교 교문이 아니라 어린이도서관에서 아이를 만난다. 접근성이 좋으면서 학부모 출입이 자유로운 덕분이다. 이음터에서 만난 주민들은 동탄중앙초와 인근 중고교 학생들은 물론이고 영유아부터 백발의 어르신까지 다양했다. 특히 학생들은 학교에서 할 수 없는 체험활동을 이음터에서 할 수 있다며 만족해했다. 이음터 1층 마을카페에서는 동탄중 학생 15명이 마을강사의 지도에 따라 바리스타 실습을 하고 있었다. 이음터 5층에서는 동탄중 다른 반 학생들의 재봉틀 실습이 한창이었다.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이음터 5층 정보통신기술(ICT) 프로그램실이다. 학교에서 일일이 사기 어려운 고가의 3차원(3D) 프린터 수십 대와 드론, 레이저 커팅기까지 갖춰져 있다. 조난심 이음터 운영센터장은 “올해 학교 38곳을 방문해 드론 수업을 진행했는데 반응이 좋아 올해 7000만 원이던 관련 예산을 내년 1억 원으로 늘렸다”고 했다. ○ 지역주민들이 체험활동 선생님으로 이음터에서는 방학 때마다 아이들에게 무용, 만들기, 미술 등 각종 체험활동을 가르쳐 주는 ‘마을학교’가 열린다. 지난해 여름방학 때 175명이 참석했는데 올 여름방학 때는 300여 명으로 늘었다. 특히 마을학교 강사 대부분이 지역주민이라 학부모들이 믿고 아이를 맡긴다. 이음터에서는 마을교육공동체프로그램에 참여한 주민 중 소질과 적성이 있는 지역주민을 마을강사로 초빙하고 있다. 일종의 ‘재능나눔’이다. 이음터는 학부모가 아닌 주민들에게도 소중한 공간이다. 1층 마을카페는 지역주민 22명으로 구성된 ‘커피사봉(커피를 사랑하는 봉사자 모임)’이 운영하고 있다. 봉사단원 김천희 씨(64·여)는 “신도시라 주민들과 친해질 기회가 없는데 지난해부터 이곳에서 봉사를 하면서 주민들과 돈독해질 수 있었다”고 했다. 화성=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사회복무요원이) 티가 나지 않는 곳만 골라 때렸다고 해요.”(학부모회장 박모 씨) “때린 사회복무요원보다 내부 제보를 묵인한 교사가 더 문제죠.”(학교운영위원장 이모 씨) 8일 서울 도봉구의 특수학교인 인강학교 강당에 모인 장애학생 학부모들은 울분을 쏟아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들의 얘기를 묵묵히 수첩에 적었다. 유 부총리가 이날 인강학교를 방문한 건 이달 초 학교에서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들이 장애학생을 지속적으로 폭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유 부총리는 “절대 있어선 안 될 일이 일어나 정말 참담한 심정”이라며 “특수교육도 국가의 책임이다. 교육부 수장으로서 고통을 당한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피해 학생 학부모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인강학교는 사회복지법인 인강재단이 운영하는 특수학교로 발달지체 장애학생 127명이 재학 중이다. 4일 사회복무요원들이 장애학생을 때리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사회적으로 파장이 일었다. 이후 사회복무요원 13명 전원이 업무에서 배제됐다. 이 중 폭행에 적극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4명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교육부와 병무청은 인강학교 재학생 127명의 피해 여부를 전수 조사하는 한편 사회복무요원이 근무하는 다른 특수학교 150곳을 포함한 전체 특수학교에 대한 인권침해 실태를 전수 조사하기로 했다. 지난달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6월 태백미래학교에서 일어난 장애학생 상습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특수학교 인권침해 실태 전수 조사를 마친 지 1개월 만에 재조사에 나서는 것이다. 지난달 전수 조사 결과 장애학생 23명이 인권을 침해당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인강학교 폭행 사건은 당시 조사에서 드러나지 않는 등 조사의 사각지대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유 부총리는 이런 한계를 보완하고자 “학부모도 조사 대상에 포함하고 전문가 참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김태화 병무청 차장, 김종호 서울병무지원청장이 참석했다. 시교육청은 인강학교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인강재단 이사회가 의결한 인강학교 공립화를 검토하기로 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7일 찾은 서울 동대문구 전농초등학교 담장 바로 아래 흙더미를 덮은 방수포에는 ‘세월’의 흔적이 역력했다. 방수포 곳곳이 해져 있었고, 그 사이로 잡초가 무릎 높이만큼 자라 있었다. 방수포로 덮인 약 6m 높이의 흙더미는 학교 담장과 건물을 지탱하고 있는 옹벽을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비가 내리면 빗물이 그대로 흙더미로 흘러들어 흙이 쉽게 유실될 수 있었다. 실제 학교 건물과 담장 사이 바닥 일부가 밑으로 꺼져 있었다. 약 2년 전 전농초 인근에 아파트 단지를 짓기 위해 건설사는 옹벽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흙더미를 쌓고 방수포를 설치했다. 올 5월 공사가 완료됐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조치 없이 흙더미와 방수포가 방치돼 있다. 서울시교육청과 동대문구청은 노후화한 방수포를 보강하고, 지반 침하를 막기 위한 보강공사를 하라고 건설사에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지난달 6일 서울 동작구 상도유치원 붕괴 사고가 발생한 뒤 시교육청과 자치구가 처음으로 서울 시내 공사장 인근 유치원과 학교를 전수 조사한 결과 15곳이 지반이 침하되거나 건물에 균열이 가는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입수한 시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 시내 공사장 인근 유치원과 학교는 총 120곳으로, 이 중 집중점검대상 42곳의 안전점검이 지난달 완료됐다. 전농초처럼 지반 침하가 발견된 학교는 송파구 풍성중과 송파공업고, 중구 덕수중까지 총 4곳이다. 덕수중 건물 뒤편에는 건물과 바닥이 맞닿는 부분에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의 2∼3cm짜리 틈이 발견됐다. 학교 인근에서는 지하 8층, 지상 20층짜리 건물 2개동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 공사로 지반이 침하되면서 기계실에 누수까지 발생했다. 다만 학교 건물의 구조적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 덕수중 관계자는 “건설사가 이달 보수 공사에 착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신축 공사장으로 둘러싸인 양천구 신남초에서는 건물 균열이 확인돼 구청이 건설사에 보수공사를 지시하기로 했다. 실제 학교 정문으로 가는 경사로의 아스팔트 곳곳이 갈라져 있었다. 현재 이 길은 폐쇄됐고, 학생들은 다른 문으로 등하교를 하고 있다. 강동구 고일초와 상일여고, 양천구 한가람고, 성북구 길원초, 동작구 상도중에서도 건물 균열이 확인됐다. 이 밖에 △담장 균열(마포구 서울디자인고, 동도중) △옹벽 균열 및 기울임(마포구 나사렛유치원, 은평구 보람유치원) △조경이나 보도블록 파손(노원구 혜성여고) 등의 피해를 본 곳도 있었다. 시교육청은 해당 자치구와 함께 피해를 입힌 건설사에 즉시 피해를 원상 복구하고 보강 공사 등 안전조치를 취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할 계획이다. 건설사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해당 자치구가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집중점검대상이 아닌 나머지 78곳에 대한 안전점검도 이달 중순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김호경 kimhk@donga.com·박은서 기자}
“다오워순쉬러(到我順序了·내 차례야)!” 1일 서울 영등포구 대동초등학교 앞 놀이터. 성모 양(10)이 함께 딱지를 치던 김모 군(7)을 향해 외쳤다. 대동초에 재학 중인 두 아이는 중국동포 부모들을 따라 중국에서 건너왔다. 대동초 인근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는 장모 씨(62·여)는 “동네 아이들 중 90%는 중국어를 쓴다”고 말했다.서울시교육청과 대동초에 따르면 대동초 올해 신입생 70명 중 54명(77%)이 다문화 학생이다. 서울에서 신입생 중 다문화 학생 비율이 가장 높다. 대동초는 지난해 기준 전교생 487명 중 304명(62.4%)이 다문화 학생일 정도로 원래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 신입생 73명 중 50.7%인 37명이었던 다문화 학생이 1년 만에 77%까지 늘어난 것이다.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외국인이었다면 다문화 학생으로 분류하지만, 이를 알리길 원치 않는 경우도 있어 실제 다문화 학생은 통계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중국동포들의 대동초 선호와 한국 학부모들의 대동초 기피가 맞물리며 일어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대동초는 중국동포들 사이에 소위 ‘명문학교’로 알려졌다. 중국 학생이 많아 적응하기 쉽고 이들을 위한 수업 환경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대동초는 ‘다문화 예비학교’로 지정돼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한국어 특별학급’이 갖춰져 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정규 교과과정으로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어를 잘하지 못하는 중도 입국 아이들이 교사와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또 ‘한국에서는 덥다고 해서 웃통을 벗으면 안 된다’와 같이 문화적인 차이도 교사들이 가르쳐야 한다. 교사들은 “매일이 입학식 날 같다”고 피로감을 호소한다. 다문화 학생이 많은 학교는 지원 정책의 초점이 다문화에 맞춰져 상대적으로 한국 학생이 역차별을 느끼기도 한다. 이 때문에 한국 학생들이 다문화 학생이 적은 학교로 전학 가는 경우도 많다. 중국동포가 많은 서울 영등포·구로·금천구의 일부 초등학교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동초와 비슷한 상황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다른 학교에서 하지 않는 업무도 많고 부담이 커 교사들이 다문화 학생이 많은 학교 근무를 기피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다문화 학생의 쏠림 현상으로 이들 학교가 다문화 격리구역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서울시와 시교육청은 지난해 영등포·구로·금천구를 묶어 ‘교육국제화특구’ 지정을 추진했다. 다문화 학생이 많은 특징을 살려 제2외국어 교육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에 자율성을 부여하기 위해서였다. 이 사업은 ‘특권 교육으로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일부 시민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장인실 경인교대 교수는 “특성을 무시한 채 모든 아이가 똑같은 교육을 받도록 한 현재 교육체계는 다문화 사회에 맞지 않는다”며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은 학교들이 학교 특성에 맞춰 교육 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학교에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호경 kimhk@donga.com·조유라 기자}
내년 2학기부터 중·고등학교 교문에서 ‘귀밑 ○cm’ 규정에 따라 학생 두발 단속을 하던 풍경은 서울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마음대로 머리카락을 기를 수 있고 염색과 파마도 지금보다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런 내용을 담은 ‘서울 학생 두발 자유화 선언’을 27일 발표했다. 조 교육감은 “두발 길이로 교사와 학생이 갈등하는 시대는 마감돼야 한다. (염색과 파마 등) 두발 상태도 학생 자율에 맡겨야 한다”며 “내년 상반기(1∼6월)까지 학교가 자체 공론화를 추진해 두발 규정을 개정해 달라”고 했다. 달라진 두발 규정은 내년 2학기부터 적용된다. 이번 선언은 ‘학생의 두발을 규제해선 안 된다’고 명시한 서울학생인권조례의 후속 조치다. 조례는 2012년 제정됐지만 의무규정이 아닌 데다 두발 규정 개정은 각 학교장 권한이다. 현재 서울 중·고교 709곳 중 597곳(84.2%)은 머리카락 길이를 규제하지 않고 있다. 이번 선언을 계기로 서울 모든 중·고교에서 머리카락 길이 제한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와 달리 머리카락 길이를 자유화하자는 데 사회적 공감대가 크기 때문이다. 다만 염색과 파마까지 허용하는 학교가 얼마나 나올지는 미지수다. 머리카락 길이와 달리 상당수 학교가 염색과 파마는 금지하고 있다. 조 교육감은 “(염색과 파마는) 사회적 합의 수준이 낮아 각 학교가 구성원 합의를 거쳐 염색과 파마를 규제한다면 이를 수용하겠다”며 “학교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기보다는 토론과 협의를 거친 규제였으면 한다”고 했다. 몸에 꽉 끼는 디자인과 작은 사이즈 때문에 ‘현대판 코르셋’으로 불리던 교복은 디자인과 단체 구매 등 준비 시간이 필요한 관계로 2020학년도 1학기부터 편안한 교복으로 바뀐다. 교복 개선 공론화를 추진하고 있는 시교육청은 다음 달 6일 학생 토론회, 11월 시민 토론회를 거쳐 올해 안에 ‘교복 개선 가이드라인’을 확정할 계획이다. 각 학교는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내년 상반기에 교복을 어떻게 바꿀지 최종 결정한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대학입시 수시모집 논술전형에서 처음으로 경쟁률 300 대 1을 넘는 학과가 나왔다. 26일 동아일보가 종로학원하늘교육에 의뢰해 2015∼2019학년도 대학 학과별 논술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10명을 선발하는 인하대 의예과 논술전형에 3814명이 지원해 경쟁률 381.4 대 1을 기록했다. 올해 수시모집을 실시한 4년제 대학 198곳 중 실기 위주로 뽑는 일부 예체능 학과를 제외하면 논술·학생부 종합전형, 학생부 교과전형을 통틀어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종전까지 가장 높았던 경쟁률은 2017학년도 성균관대 의예과의 논술전형(288.8 대 1)이었다. 인하대 의예과 논술 경쟁률이 유독 높은 것은 지난해 폐지됐다가 올해 논술이 부활했고 성균관대 의예과 논술이 폐지되면서 의대 지원자가 몰렸기 때문이다. 올해 전체 대학의 논술 평균 경쟁률도 39.25 대 1로 2015학년도 35.11 대 1보다 높다. 학생부 교과전형, 학생부 종합전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 정시 경쟁률이 10 대 1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3배 이상 높은 경쟁률이다. 전문가들은 수능 전형 비율은 줄고 학생부 위주 전형이 늘어난 ‘풍선효과’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수능 전형 비율은 2015학년도 전체 대학 선발 인원의 34.8%였지만 2019학년도에는 23.8%로 10%포인트 이상 줄었다. 반면 학생부 위주 전형은 같은 기간 55%에서 65.7%로 늘었다. 학생부 위주 전형 당락은 내신 성적에 좌우된다. 특히 일반고에서는 내신 1, 2등급 미만이면 중상위권 대학의 학생부 위주 전형에 합격하기가 매우 어렵다. 서울 문일고 김혜남 진학지도 담당 교사는 “학생부 교과는 물론이고 학생부 종합전형도 내신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내신이 안 좋은 학생들은 교과, 학종 모두 갈 수 없다 보니 논술로 중상위권 대학을 노리는 것”이라고 했다. 내신이 안 좋은 학생에게 도전할 기회를 준다는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에서 논술전형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지난달 밝혔다. 충남 서령고 최진규 교사는 “학교 수업만으로 논술 대비가 쉽지 않다”며 “사교육 유발 효과가 가장 큰 전형”이라고 했다. 논술 시험은 계열별로 치러진다. 인문사회계열에서는 문학, 철학, 경제 등 국어와 사회탐구 분야 제시문을 분석하고 자신의 생각을 서술해야 한다. 자연과학계열에서는 수학, 과학 관련 서술형 문제를 풀어야 한다. 대학마다 논술 시험이 다른 데다 해가 거듭할수록 문제가 어려워지면서 “대학생, 현직 교사도 풀지 못한다”는 비판이 커졌다. 논술 시험 일정이 대학마다 다른 점도 수험생에겐 큰 부담이다. 올해 논술 시험은 다음 달 7일부터 수능 직후까지 이어진다. 수능과 논술을 동시에 대비해야 한다. 논술 시험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 매년 수험생이 ‘퀵서비스 오토바이’를 타고 대학을 이동하는 아슬아슬한 풍경이 연출되곤 한다. 교육부의 단계적 논술 폐지 방침에 교육계는 “근본대책이 아니다”라고 평가한다. 대학이 논술 비율을 줄일 경우 다른 전형을 늘려야 하는데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비정상적인 논술 경쟁률은 내신 3∼5등급 학생들이 도전할 전형이 점차 줄었기 때문”이라며 “논술을 줄인 만큼 수능 비율이 늘지 않는다면 내신이 안 좋은 학생이 갈 곳이 없어지는 문제점은 그대로 남는다”고 했다.김호경 kimhk@donga.com·박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