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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에서 오승환과 한솥밥을 먹고 있는 주전 3루수 조니 페랄타는 가장 타격하기 좋은 볼 카운트를 묻는 한 언론의 질문에 “초구(first pitch)를 즐긴다. 마치 내가 홈 플레이트를 전부 장악하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라고 답한 적이 있다. 페랄타가 메이저리그 15시즌 동안 통산 1753안타, 홈런 202개로 꾸준한 타격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데는 초구부터 자신감을 보인 영향도 있었다. 요즘 한껏 물이 오른 SK 타선을 보면 페랄타의 초구 예찬론이 들어맞고 있는 듯하다. 지난 주말 한화와의 3연전에서는 초구 공략이 잘 통하면서 사흘 동안 총 28점을 뽑아내는 화끈한 공격력을 과시하며 싹쓸이 승리를 거뒀다. 팀 내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최정을 비롯해 김동엽, 정의윤, 나주환 등 ‘빅4’가 추가 점수가 나야 할 때마다 초구를 적절하게 공략해 한화 마운드를 흔들었다. 14일에는 나주환이 초구를 쳐 쐐기 홈런을 터뜨렸다. 15일에도 김동엽이 초구를 받아 쳐 도망가는 귀중한 적시타를 뽑아냈다. 이날 8회초에는 대타로 나선 정의윤이 초구 홈런을 때린 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의 가슴을 내려치는 퍼포먼스까지 펼치며 더그아웃 분위기도 끌어올렸다. 정의윤은 16일에도 6, 7회 연속으로 초구를 공략해 2루타와 안타를 때려냈다. ‘빅4’의 올 시즌 초구 공격 비율은 40%에 육박한다. 10번 타석에서 들어가면 최소 4번은 속전속결로 나선 셈이다. 최정이 46.7%, 김동엽은 45.45%, 나주환 40.74%, 정의윤 34.62%다. 최정의 초구 공략 시 타율은 0.750(4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이었다. 나주환도 타율 5할(4타수 2안타, 1홈런), 정의윤은 타율 0.444(9타수 4안타, 1홈런, 2타점), 김동엽은 0.308(13타수 4안타, 1홈런)로 모두 자신의 평균 타율을 넘어서고 있다. SK의 사정을 잘 아는 다른 프로 구단 A 코치는 “SK가 초반 4연패를 당하자 힐만 감독이 타선에게 참을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연패를 끊은 이후로는 타격감이 좋거나 평소 초구를 좋아하는 타자들에게는 더 적극적인 공격을 하라고 동기부여를 해주고 있다”며 “개인의 성향과 타격감에 맞춘 ‘오픈 마인드’를 점차 팀 운영의 중심 키로 삼는 것 같다”고 말했다. SK가 6연패 뒤 8승 1패로 대반전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힐만 감독의 ‘무한 긍정’ 팀 운영이 전력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힐만 감독은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감독 시절 일대일 설득에 능하고 선수에게 순수하게 다가가 동기부여를 이끌어 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들었다. A 코치는 “힐만 감독은 개인과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고 소통을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KIA가 18일 열린 수원 방문경기에서 임기영의 생애 첫 완봉 호투를 발판으로 kt를 5-0으로 꺾고 6연승을 거뒀다. KIA는 12승 3패로 선두를 질주했다. SK에서 이적한 이명기는 5회초 0-0이던 2사 1, 2루에서 3점짜리 결승 그라운드 홈런을 터뜨렸다. 그라운드 홈런은 시즌 1호로 역대 통산 80번째다. 한화는 LG에 3-2로 승리하며 4연패에서 벗어났다. 두산에서 17일 한화로 트레이드된 포수 최재훈은 이날 선발 출전해 9회까지 안정감 있는 리드와 블로킹을 선보였다. 한화 김태균은 4회말 우전 안타로 출루하며 지난해 8월 7일 이후 60경기 연속 출루로 국내 선수 최다 기록(60경기)을 새로 썼다. 롯데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 호세가 세운 KBO리그 최다 기록(63경기) 타이에 3경기만을 남겨뒀다. SK 최정은 18일 넥센전에서 3회말 무사 1루에서 왼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최정은 시즌 6호 아치로 에반스(두산), 이대호(롯데·이상 5개)를 제치고 홈런 선두에 나섰다. SK는 넥센을 7-4로 꺾고 6연승을 달렸다. 넥센은 5연패. 한편 kt와 롯데는 경기 뒤 kt는 투수 장시환과 김건국을 내주고 롯데는 내야수 오태곤과 투수 배제성을 보내는 2 대 2 트레이드를 실시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제구력이 좋고 완급 조절 능력이 뛰어난 데다 낙차 큰 포크볼까지 장착한 일본 투수들에게 한국 타자들이 고전해 온 게 사실이다. 그래도 일본에 드라마 같은 승리를 자주 거둘 수 있었던 건 노림수를 갖고 일본 투수들의 공을 때려낸 천적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텍사스의 추신수는 17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시애틀 전에서 상대 선발 투수 이와쿠마 히사시에게 2회 시즌 1호인 3점 홈런과 3회 2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2번 모두 낮게 제구된 구질을 읽고 정확하게 장타로 연결했다. 추신수는 혼자서 5타점을 올리는 맹타를 휘둘렀지만 팀은 7-8로 역전패했다. 추신수는 2009년 일본과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에서 이와쿠마에게 홈런을 뽑아낸 뒤 ‘이와쿠마 천적’으로 군림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2015년 이후 이와쿠마를 상대로 8타수 4안타 5할 타율로 압도하고 있다. 한때 주춤하기도 했지만 추신수는 이와쿠마에게 삼진을 단 2개만 당할 정도로 강했다. 추신수처럼 일본 투수에게 강한 한국 타자가 많다. 삼성 이승엽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일본 천적’의 면모를 과시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마쓰자카 다이스케(소프트뱅크)에게 예선에서 홈런을, 3·4위전에서 결승 2타점 2루타를 쳐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에서도 이와세 히토키(주니치)를 상대로 결승 2점 홈런을 쳤다. 보스턴 마무리인 우에하라 고지는 김동주(전 두산)가 “두렵다”고 솔직한 속내를 밝혀 주목받았다. 1997년 대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 김동주에게 2번이나 대형 홈런을 맞은 뒤 이후 국제대회에서 만나기를 꺼렸다. 이정훈 한화 스카우트팀장은 1991년 한일슈퍼게임에서 당시 처음 접한 일본프로야구 정상급 투수들을 맞아 23타수 9안타(타율 0.391)의 맹타를 휘둘렀다. 김성한 전 KIA 감독은 그해 한일슈퍼게임 1차전에서 당시 일본 최고의 투수인 이라부 히데키(전 지바 롯데)의 150km대 직구를 받아쳐 한국프로선수 최초로 도쿄돔에서 홈런을 쏘아 올렸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야구 준결승에서 ‘토네이도’ 노모 히데오(전 LA 다저스)의 마구 같은 포크볼에 매 타석 잘 대응하며 안타를 쳤던 강기웅 삼성 코치와 노찬엽 전 LG 코치도 일본 투수 ‘저격수’였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6연승 뒤 5연패를 당했던 LG가 선두 kt를 잡고 연패를 끊어냈다. LG는 14일 잠실야구장에 열린 kt전에서 혼자 5타점을 쓸어 담은 4번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의 활약에 힘입어 5-2로 이겼다. 개막 후 1할대 타율에 허덕였던 히메네스는 1회말 0-1로 뒤진 상황에서 역전 2점 홈런을 터뜨린 뒤 2-2로 맞선 6회말 1사 만루에서도 싹쓸이 3루타로 모처럼 중심 타자 노릇을 했다. 히메네스는 “투 스트라이크 상황이라 방망이에 정확히 공을 맞히는 데 신경을 썼는데 홈런이 됐다. 앞으로도 팀이 이기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KIA는 선발 투수 팻딘의 9이닝 2실점 완투와 최형우의 결승타로 넥센을 3-2로 꺾고 3연승을 거뒀다. KIA는 9승 3패로 단독 선두로 나섰다. KIA가 단독 선두로 나선 건 2013년 5월 5일 이후 1440일 만이다. 최형우는 이적 후 안방인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선발 윤희상이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SK는 한화를 6-2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두산은 에반스의 연타석 홈런에 힘입어 NC를 10-6으로 제압했다. 두산 선발 유희관은 8이닝 3실점(2자책점) 투구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롯데는 삼성을 9-6으로 꺾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에서 전자랜드에 역전극을 펼치며 4강 PO에 올라온 삼성의 기세가 뜨겁다. 4강 PO 1차전에서 오리온을 대파한 삼성이 13일 고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차전에서도 악착같은 수비와 결정적인 고비 때마다 터진 3점포에 힘입어 84-77로 이겼다. 2연승을 거둔 삼성은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1승만을 남겨 뒀다. 오리온은 1차전에서 삼성의 지역 방어에 막혀 공격을 풀지 못하고 슛 난조를 보였던 가드 오데리언 바셋(11득점) 대신 김진유를 히든카드로 선발 출전시켰다. 김진유는 1쿼터 4득점하면서 발 빠른 움직임으로 공격의 연결 고리 역할을 충실히 했다. 1쿼터에 23-19로 앞선 오리온은 3쿼터 들어 애런 헤인즈(13득점), 장재석(12득점)의 연속 8득점으로 54-46까지 앞서 승기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3쿼터 중반 이후 수비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은 지역 방어와 대인 방어를 순간 바꿔가며 오리온 선수들이 공격을 어렵게 하도록 했다. 반면 오리온은 삼성의 가드를 압박하지 않고 공간을 주면서 골밑 공격에 대한 협력 수비에 치중했다. 그러다 보니 삼성에 번번이 외곽슛을 허용했다. 삼성은 리카르도 라틀리프(21득점, 16리바운드)와 마이클 크레익(13득점)이 골밑에서 공을 오래 끌지 않고 빠르게 외곽으로 공을 내주며 손쉬운 외곽슛 기회를 자주 잡았다. 4쿼터를 58-58 동점으로 맞은 삼성은 임동섭(14득점)과 주희정(8득점, 5리바운드, 5도움·사진), 김준일(10득점)이 3점 슛을 터뜨리며 달아나기 시작했다. 40세의 최고참 베테랑 주희정은 4쿼터 들어 노련한 완급 조절로 공격을 풀며 3점 슛 1개를 포함해 5점을 올렸다. 주희정은 경기 막판 귀중한 수비 리바운드까지 잡아내면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삼성은 3점 슛 23개를 던져 11개를 성공시킨 반면 오리온은 21개를 던져 6개를 넣는 데 그쳤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고비 때마다 골밑에서 파생된 외곽 슛이 터져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희정 역시 “PO가 단기전이기 때문에 정규리그보다 더 ‘디테일’하게 우리 팀의 장점인 골밑과 외곽의 조화를 살리려고 했던 것이 잘 맞아떨어졌다”며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대한 간절함을 갖고 3차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3차전은 15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고양=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가입해 드린 암 보험, 이제 제가 천천히 보험의 알맹이를 알기 쉽게 읽어드릴게요.” 부드럽고 중후한 연기로 오랜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박상원(58·서울예술대 공연학부 연기전공 교수) 씨가 라이나생명의 암 광고 새 모델이 됐다. 박 씨는 2006년부터 업계 최장수 모델로 활약한 배우 이순재 씨의 후임으로 낙점됐다. 라이나생명의 암 보험은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라는 이 씨의 카피(광고 원고) 한 문장으로 공전의 히트를 쳤다. 박상원 씨는 “강렬한 카피로 인상을 남긴 이순재 선생님처럼 나도 어려운 보험 약관이나 내용을 쉽게 읽어주는 남자로 히트를 쳐보겠다. 소비자들이 나의 광고를 보고 자신의 건강에 대해 더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씨는 광고 촬영 현장에서 광고를 보는 시청자들이 복잡한 보험 내용과 약관을 이해하기 쉽도록 콘티 문구를 알기 쉬운 단어로 일일이 수정하고 발음이 정확하지 않으면 곧바로 재촬영을 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박 씨가 등장한 ‘(무)플러스 암보험’ 광고는 13일부터 TV 전파를 타기 시작했다. 라이나생명 측은 “박상원 씨는 남녀노소에게 신뢰와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모델이다. 그동안 주요 보장 내용을 주입식으로 나열했던 기존 광고와는 달리 이번 광고는 박 씨가 책을 읽어주듯이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제작돼 소비자들이 암 보험의 필요성을 절실히 공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평소에도 자신의 지식과 정보를 주변 사람들과 나누며 소통하는 것을 즐기는 박 씨는 올해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음악극장장’을 맡아 듣고 이해하기 어려운 클래식 음악을 쉽게 알리는 전도사로도 나서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주최 음악극장 무대에 내레이션 담당으로 올라 연극, 무용을 접목시킨 클래식 음악의 의미를 알기 쉽게 읽어줬다. 보험이든 음악이든 삶의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읽어주려 뛰는 그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그녀는 트리플 악셀과 동거했다.” 일본 현지 언론은 아사다 마오의 은퇴 소식을 전하면서 일제히 아사다와 트리플 악셀(3회전 반 점프)을 동일한 존재로 표현했다. 그만큼 아사다의 피겨 인생 시작과 마지막은 트리플 악셀로 요약될 만하다. 피겨 여자 선수 중 최초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며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토 미도리는 아사다의 유일한 롤 모델이었다. 145cm의 키로 3바퀴 반 점프를 자유자재로 성공시킨 이토의 영상을 접한 ‘초등학생’ 아사다는 그때부터 홀린 듯 무작정 이토를 따라다닌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이토를 지도한 ‘일본 피겨의 대모’ 야마다 마치코 코치와 인연이 돼 꿈에 그리던 트리플 악셀을 사사했다. 빙판에 수없이 넘어지며 터득한 트리플 악셀은 아사다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주니어 때부터 라이벌이던 ‘피겨 여왕’ 김연아를 확실히 꺾을 무기였다. 하지만 2010년 밴쿠버 올림픽과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트리플 악셀을 100% 소화하지 못하고 연거푸 김연아에게 밀려 큰 충격을 받았다. 밴쿠버 올림픽 이후 자신의 트리플 악셀 앞에 ‘미완성’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가 늘 따라다녔지만 아사다는 쉽게 포기하지 못했다. 2011년 간경변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 마사코 교코 씨가 가장 예쁘다고 응원해준 점프라 더욱 집착했다. ‘트리플 악셀에 왜 목을 매느냐’는 공격적인 질문에 수없이 시달렸고, ‘꽈배기 악셀’이라는 비아냥거림도 들었지만 그럴 때마다 “이 점프가 있기 때문에 내가 존재한다”는 신념으로 버텨냈다. 하지만 은퇴 선언과 함께 아사다의 도약도 미완성으로 남게 됐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쇼트트랙 선수가 된 것은 운명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원래 귀한 아들을 박태환 같은 대한민국 대표 수영 선수로 키우려 했다. 하지만 아들은 면봉으로 장난하다 고막을 다쳐 수영을 접었다. 그래서 어린 아들은 인기 종목인 축구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그러나 부모는 아들이 개인 종목 선수로 크게 빛나길 원했다. 효성 지극한 아들은 집과 가까운 거리의 아이스링크를 드나들다 결국 초등학교 4학년 때 본격적으로 스케이트를 신게 됐다. 9일 막을 내린 평창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쟁쟁한 현 국가대표들을 제치고 종합 1위를 차지한 임효준(21·한국체대·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운동에 대한 애정과 집념이 유난히 컸던 그는 쇼트트랙을 시작해서도 빨리 재능을 꽃피울 수 있었다. 2012년, 16세의 중학생 임효준은 제1회 유스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정상에 올랐다. 당시 여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현재는 ‘쇼트트랙 여제’가 된 심석희(20)와 함께 한국 쇼트트랙을 이끌 차세대 주자 중 으뜸으로 평가받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반복되는 부상에 국가대표 선발전 때마다 불운까지 겹쳐 스포트라이트 뒤에 있었다. 이번 대표 선발전을 통해 임효준은 다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임효준은 1, 2차 선발전 500, 1000, 1500m에서 이정수(28·고양시청), 신다운(24·서울시청) 등 2016∼2017시즌 활약한 현 국가대표들이 전혀 예측하지 못한 완급 조절을 선보였다. 예선에서는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가면서 경쟁 상대의 체력을 뺐다. 이어 준결선, 결선에서는 후반부까지 중위권에서 기회를 엿보다 선두권 선수들이 자리다툼을 하는 틈을 노렸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2관왕으로 선두에서 후발 선수들의 추월을 막는 ‘블록’ 기술이 국내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이정수도 선발전 내내 임효준의 몰아치는 스피드를 당해 내지 못했다. 한 쇼트트랙 지도자는 “상대 움직임을 보면서 속도를 순간적으로 내고 나가다 숨을 돌리고, 다시 폭발적으로 튀어 나가는 스피드 조절 능력만큼은 빅토르 안(안현수)이 고교 2학년 때 처음 국가대표가 됐을 당시와 비슷하다는 게 쇼트트랙 지도자들의 공통된 평가”라며 “임효준의 선발은 그에게 ‘러키’(행운)가 아니라 한국 쇼트트랙의 ‘러키’”라고 말했다. 대표 선발을 위해 묵묵히 학교 수업과 하루 6시간 훈련을 병행해 왔던 임효준은 “지난해 대표 선발전에서 10위를 하면서 오기가 생겼다. 소심한 성격인데 ‘내 실력을 더는 의심하지 말자’는 각오로 나를 믿고 적극적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이제 내 앞에 어떤 상황이 벌어지든 틈을 비집고 들어가 추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여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휩쓰는 양궁처럼 겨울올림픽의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도 대표 선발전 통과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보다 더 힘들다. 9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도 마지막까지 순위를 알 수 없었다. 4명씩 선발하는 남녀 대표 선수들이 대거 새 얼굴로 바뀌었다. 남자부에서는 2016∼2017시즌 대표팀 1진으로 활약했던 이정수(고양시청), 신다운(서울시청), 박세영(화성시청), 한승수(스포츠토토)가 올림픽 티켓을 놓쳤다. 그 대신 임효준(한국체대)이 1, 2차 선발전에서 모두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합계 포인트 100점을 받아 1위로 평창 올림픽에 나가게 됐다. 유일한 고교생인 황대헌(부흥고)도 1, 2차 선발전 합계 98점을 얻어 2위로 올림픽 대표로 선발됐다. 황대헌은 나이답지 않은 과감한 레이스 운영으로 선배들을 제쳤다. 특히 한국의 취약 종목인 500m에서 1, 2차 모두 1위를 차지하며 단거리 에이스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도겸(스포츠토토)은 3위로 대표팀에 합류했고,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 나섰던 곽윤기(고양시청)는 4위까지 주어지는 마지막 티켓을 잡아 8년 만에 올림픽에 나가게 됐다. 여자부에서는 세계 최강 최민정(성남시청)이 1, 2차 선발전 전 종목에서 우승하며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김아랑(한국체대)과 이유빈(서현고), 김예진(평촌고)이 종합 순위 2∼4위로 대표팀에 새롭게 합류했다. 그동안 대표팀 1진으로 활약한 김지유(화정고), 김건희(만덕고), 노도희(한국체대)는 탈락했다. 3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쇼트트랙 선수권대회에서 평창 올림픽 직행 티켓을 따낸 남자 서이라(화성시청), 여자 심석희(한국체대)도 국가대표로 활약한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LG 좌투수가 위기 때도 자신 있게 한가운데 직구를 꽂아 넣은 게 이상훈 코치님(사진) 이후 얼마만인가요. ㅠㅠ.” 4일 LG와 삼성의 경기를 지켜보던 한 LG 팬이 감격에 겨워 프로야구 실시간 중계 창에 올린 댓글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LG에 이적해 이날 선발로 등판한 차우찬(30)은 6.1이닝 동안 6안타 1볼넷 8삼진으로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특히 시원하게 꽂아 넣는 직구는 LG 팬들에게는 1990년대 최고의 왼손 투수였던 ‘야생마’ 이상훈 LG 피칭아카데미 원장을 떠올리게 했다. 전문가들도 차우찬이 이날 군더더기 없는 투구 폼, 직구 위주의 자신 있는 공 배합과 짧은 투구 간격을 살려 저돌적으로 타자를 압도한 것이 이 원장의 전성기 시절과 매우 닮았다는 분석을 내놨다. 1993년 이 원장과 동기로 LG에 입단해 포수로 오래 호흡을 맞췄던 김정민 LG 배터리코치도 차우찬을 눈여겨봤다. 그는 “이 원장은 공 배합과 속도 조절로 타자를 상대하기보다는 타자가 아예 못 따라오는 직구로 타자를 제압하며 희열을 느꼈던 스타일이다. 여기에 투구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 타자들을 요리했다”고 회상했다. 차우찬이 이적 후 첫 경기에서 ‘이상훈 스타일’을 보여줘서 놀랐다는 게 김 코치의 분석이다. 김 코치는 “삼성 시절 차우찬은 직구 구위는 좋았지만 너무 스트라이크 존 외곽에 걸쳐 던지려고 하다 보니 투구 수가 많았다”며 “하지만 삼성전에서는 자신의 직구를 믿고 부담 없이 던져 보는 사람도 깔끔하고 공의 종속(終速)도 좋았다”고 칭찬했다. 차우찬은 이날 95개의 투구 중 52개를 직구로 과감하게 뿌렸다. 김 코치는 “현역 시절 홈 플레이트에서 포수 미트로 들어오는 직구의 종속은 왼손 투수 중에서는 이 원장이 가장 빨랐다. 이 원장보다는 허리를 세워 내려찍듯 타자로 향하는 차우찬의 직구도 앞으로 매 경기 강한 인상을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우찬은 “어릴 때 봤던 이 원장님의 직구는 제구가 되면서 공 끝이 떠오르는 느낌이었다.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헛스윙을 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감히 이 원장님 하곤 비교할 수 없다”며 몸을 낮췄다. 이 원장은 “지금처럼만 하면 LG 팬들에게 멋진 선수가 될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차우찬의 직구로 ‘야생마’를 되새기는 LG 팬들의 추억 여행이 시작됐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LG가 창단 후 개막 최다 연승을 이어가며 선두를 질주했다. LG는 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안방경기에서 선발 헨리 소사(32)의 호투에 힘입어 삼성을 4-0으로 완파하고 5연승을 달렸다. 소사는 최고 시속 156km의 빠른 공을 앞세워 7과 3분의 2이닝 동안 안타 4개만을 내주고 삼진 6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LG 양상문 감독은 정규리그 개인 통산 300승을 거뒀다. 3승 1패로 공동 2위인 kt와 롯데, KIA도 승리를 추가했다. kt는 데뷔 첫 선발승을 거둔 고영표(26)의 호투로 두산을 5-1로 제압했다. 롯데는 이우민(25)과 전준우(31)의 홈런을 포함해 선발 전원 안타를 몰아치며 넥센을 12-3으로 꺾고 4연승했다. KIA도 SK에 6-4로 승리했다. 넥센과 SK는 개막 후 5연패 수렁에 빠졌다. NC는 한화를 5-2로 꺾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 특혜 지원에 앞장섰다는 비판을 받았던 대한승마협회가 최근 개정된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공개했다. 2015년 2월 24일 6차 개정 이후 25개월 만에 규정이 바뀌었다. 국가대표 선발 검증을 투명하게 하고 경기력향상위원회의 구성과 역할을 보다 구체적으로 정했다는 것이 승마협회의 설명이다. 우선 대표 선수 명단이 확정되면 그 즉시 선발 사유를 협회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로 했다. 명단 공개 뒤에는 이의 신청 기간을 두고 이의 신청 내용은 대한체육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국가대표 선수 지도 및 감독, 평가, 경기력 향상 관련 사항 등을 심의하는 위원회의 역할과 책임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기존 규정에는 그 역할이 모호하게 적혀 있었다. 결국 최 씨와 측근들이 위원회를 장악해 정 씨에게 모든 행정적 편의와 예산 지원을 할 수 있게 된 빌미를 줬다는 비판이 일었었다. 이번에는 위원의 수와 임기, 구성 자격을 구체적으로 정했다. 위원회 중요 운영 업무 일부를 대한체육회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행하는 조항도 들어 있다. 일부 규정이 바뀌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최 씨 측근 인물이 위원회에 남아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번 규정이 제대로 ‘정유라 방지법’으로 작동할지는 미지수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LG 좌투수가 위기 때도 자신 있게 한 가운데 직구를 꽂아 넣은 게 이상훈 원장님 이후 얼마만인가요. ㅠㅠ.” 4일 LG와 삼성과의 경기를 지켜보던 한 LG팬이 감격에 차 프로야구 실시간 중계 창에 올린 댓글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에서 FA(자유계약선수)로 LG로 이적해 이날 선발로 등판한 차우찬(30)은 6.1이닝 동안 6안타 1볼넷 8삼진으로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특히 시원하게 꽂아 넣는 직구는 LG 팬들에게는 1990년대 최고의 왼손 투수였던 ‘야생마’ 이상훈 LG 피칭아카데미 원장을 떠올리게 했다. 전문가들도 차우찬이 이날 군더더기 없는 투구 폼, 직구 위주의 자신 있는 공 배합과 짧은 투구 간격을 살려 저돌적으로 타자를 압도한 것이 이 원장의 전성기 시절과 매우 닮았다는 분석을 내놨다. 1993년 이 원장과 동기로 LG에 입단해 포수로 오래 호흡을 맞췄던 김정민 LG 배터리 코치도 차우찬을 눈여겨봤다. 그는 “이 원장은 공 배합과 속도 조절로 타자를 상대하기 보다는 타자가 아예 못 따라오는 직구로 타자를 제압하며 희열을 느꼈던 스타일이다. 여기에 투구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 타자들을 요리했다”고 회상했다. 차우찬이 이적 첫 경기에서 ‘이상훈 스타일’을 보여줘 놀랐다는 김 코치의 분석이다. 김 코치는 “삼성 시절 차우찬은 직구 구위는 좋았지만 너무 스트라이크 존 외곽에 걸쳐 던지려 하다보니 투구 수가 많았다”며 “하지만 삼성 전에서는 자신의 직구를 믿고 부담 없이 던지다보니 보는 사람도 깔끔하고 공의 종속도 좋았다”고 칭찬했다. 차우찬은 이날 95개 투구 중 52개를 직구로 과감하게 뿌렸다. 김 코치는 “현역 시절 홈 플레이트에서 포수 미트로 들어오는 직구의 종속은 왼손 투수 중에서는 이 원장이 가장 빨랐다. 이 원장보다는 허리를 세워 내려찍듯 타자로 향하는 차우찬의 직구도 앞으로 매 경기 강한 인상을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우찬은 “어릴 때 봤던 이 원장님의 직구는 제구가 되면서 공 끝이 떠오르는 느낌이었다.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헛스윙을 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감히 나하고 비교할 수 없다”며 몸을 낮췄다. 이 원장은 “지금처럼만 하면 LG 팬들에게 멋진 선수가 될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차우찬의 직구로 ‘야생마’를 되새기는 LG팬들의 추억 여행이 시작됐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난데없이 아이스하키가 세계 스포츠계의 뜨거운 이슈가 됐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사무국이 4일 세계 최고 기량을 가진 NHL 구단 소속 선수들을 내년에 열릴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시키지 않겠다고 결정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선수와 팬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서면서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올림픽의 꽃인 아이스하키에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없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반발이다. NHL 정규리그 득점왕을 6차례, 최우수선수(MVP)를 3차례 수상한 러시아 출신 알렉산드르 오베치킨(워싱턴)은 5일 “올림픽 출전은 내 조국과 관련한 문제다. 나는 모든 선수가 평창에서 뛰길 원한다고 생각한다. 올림픽에서 뛴다는 것은 생애 최고의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무조건 (평창에) 간다”고 사무국의 결정에 확실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같은 팀의 케빈 샤틴커크(미국)와 골키퍼 브래든 홀트비(캐나다)도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워싱턴의 구단주인 테드 레온시스는 “우리 팀 선수들이 자신의 나라를 위해 뛰고 싶다면 사무국으로부터 벌금을 부과 받을 수도 있다. 나도 어떠한 식으로든 징계를 받을 수 있지만 선수들을 도울 것”이라며 선수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미 보스턴의 주장 즈데노 하라(슬로바키아)는 “세계 최고의 무대인 올림픽에서 국가의 명예를 걸고 경쟁하는 건 특별한 일”이라고 했고, 필라델피아의 야쿠프 보라체크(체코)는 “평창 올림픽 불참은 바보스럽고 멍청한 짓”이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썼다. 1980, 90년대 NHL의 전설인 핀란드 출신 야리 쿠리도 거들었다. 쿠리는 NHL 소속으로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 핀란드 대표로 출전해 3·4위전에서 ‘아이스하키 황제’ 웨인 그레츠키가 버틴 캐나다를 꺾고 동메달을 따낸 기억을 인생 최고의 기억으로 꼽는다. 쿠리는 “선수들이 불쌍하다. 최고의 선수들은 모든 경기장에 있어야 한다. 더구나 올림픽은 아이스하키 선수들에게는 가족이나 다름없다. NHL 사무국이 선수들을 가족에게서 떼어놓는 악행을 한 것”이라고 힐난했다. 다른 종목 지도자들도 비난에 가세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에 이어 남자 피겨 세계 최강자인 하뉴 유즈루(일본)를 지도하고 있는 캐나다 출신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이날 “NHL은 스포츠보다 비즈니스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온갖 비난에 휩싸인 NHL을 동조하는 의견도 없진 않다. 캐나다 출신 스포츠 변호사인 트레버 위펜은 “선수들은 팀과의 계약에 따라 팀을 위해 뛰어야 하는 의무가 있다. 팀에 손해가 발생하면 계약이 파기되고 임금을 못 받을 수도 있다. 그러면 자신의 경력에도 문제가 생긴다”고 말문을 열였다. 그는 “지금처럼 논란이 계속되면 NHL 사무국이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금지를 법원에 요청할 수 있다. 법원은 어쩔 수 없이 NHL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 하더라도 미국 4대 프로스포츠 가운데 NHL 선수 노조의 입김이 세기로 정평이 나 있다. 팬들까지 NHL 사무국을 맹렬하게 비난하고 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결정의 문을 완전히 닫았다”던 NHL 사무국이 다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과의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모든 경기를 시청하지는 못하지만 외국인 선수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는 기회라 시간 날 때마다 잘 챙겨 봐요.” 매년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 농구 최강팀을 뽑는 ‘3월의 광란’은 ‘만수(萬手·만 가지 수)’ 유재학 모비스 감독도 유난히 집중하면서 보는 농구 축제다. 비록 프로가 아닌 대학 선수들의 무대이기는 하나 머지않아 미국프로농구(NBA)에 진출하는 예비 농구 스타들의 잠재력과 미국 농구가 왜 강한지 그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올해 ‘3월의 광란’의 주인공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전 시카고)의 모교인 노스캐롤라이나대였다. 노스캐롤라이나대는 4일 미국 애리조나 주 글렌데일의 피닉스대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6~2017 NCAA 남자농구 디비전 1 챔피언십에서 곤자가대를 71-65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챔피언십에서 후반 종료 버저 소리와 함께 빌라노바대에 통한의 역전 3점포를 맞고 비운의 주인공이 됐던 노스캐롤라이나대는 1년 전 악몽을 지워버리고 1957년, 1982년, 1993년, 2005년, 2009년에 이어 통산 6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후반 종료 1분40초 전까지 63-65로 끌려갔지만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전, 후반 40분 동안 3점 슛 4개(성공률 14.2%)대 8개(성공률 42.1%), 리바운드 수 46대 49로 곤자가대에 밀렸지만 후반에 수비에 집중하면서 상대의 범실을 유도했던 것이 승리로 이어졌다. 노스캐롤나이나대의 조엘 베리는 3점 슛 4개 포함 22득점으로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첫 우승에 도전한 곤자가대는 전반을 35-32로 앞섰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14개의 실책(노스캐롤라이나 4개)을 범한 데다 후반 막판 슛이 빗나가면서 다 잡았던 경기를 놓쳤다. 이날 스타디움에는 무려 7만6168명의 관중이 입장했고 그 열기는 NBA 챔피언결정 7차전 못지 않았다. 하지만 심판이 후반 접전 상황에서 자주 반칙 ‘콜’을 하며 흐름을 끊은 것이 옥에 티였다. 심판 3명은 후반 20분 동안 돌아가면서 양 팀 선수들에게 27개의 반칙을 선언했다. 치열하게 수비를 한 양교의 주력 센터들이 파울 트러블에 걸려 일찌감치 벤치로 물러나면서 묘미가 사라졌다. 폭스 등 미국 현지 언론은 “이 경기는 축제를 망친 심판 3명의 이름부터 기억해야 한다”, “심판들이 축제를 폐허로 만들었다”며 일제히 비난했다. NBA 슈퍼스타인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도 “어떤 남자라도 참고 볼 수 없던 경기”라며 “나는 ‘키즈’(선수)들이 실력으로 승패를 결정하는 것을 보고 싶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원주=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만수(萬手·만 가지 수)’ 유재학 모비스 감독이 믿고 맡긴 네이트 밀러(사진)의 ‘쇼타임’은 완벽했다. 모비스는 3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시즌 KCC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밀러(30)가 종횡무진 활약한 데 힘입어 동부를 77-70으로 꺾고 3연승으로 4강 PO에 안착했다. 2014∼2015시즌 이후 2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모비스는 10일부터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정규리그 우승팀인 KGC와 4강 PO(5전 3선승제)를 치른다. 모비스는 낭떠러지에 몰린 동부의 투지에 고전했다. 동부는 허웅이 허리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1, 2차전 부진했던 가드 두경민과 허웅 대신 투입된 박병우가 공격의 활로를 열며 종료 직전까지 모비스와 대등한 승부를 이어갔다. 하지만 모비스에는 동부 김영만 감독이 가장 위협적이라고 걱정한 밀러가 있었다. PO 1차전에서 19득점 10리바운드, 2차전에서 22득점 8리바운드로 팀 승리를 이끈 밀러는 3차전에서도 고비 때마다 득점을 터뜨리며 수비에서도 결정적인 리바운드와 가로채기를 따냈다. 3쿼터 동부가 로드 벤슨과 웬델 맥키네스의 득점으로 무섭게 추격했지만 밀러가 12점을 쓸어 담는 바람에 모비스는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밀러는 4쿼터 3분을 남기고 동부가 5점 차로 추격해오자 절묘한 골밑 돌파로 흐름을 깨기도 했다. 밀러는 이날 31득점에 13리바운드, 3도움, 가로채기 6개를 기록하며 유 감독을 활짝 웃게 했다. 완벽한 ‘밀러 타임’이었다. 정규리그 첫 경기부터 시즌 막바지까지도 퇴출 후보 1순위라는 혹독한 평가를 받았던 밀러는 PO 들어 완벽하게 팀에 녹아들었다. 양동근을 도와 유 감독의 전술 활용에서 중심에 섰고, 187cm의 작은 키지만 상대 장신 포워드와 센터를 수비하면서 리바운드 잡기에도 적극 나섰다. 시즌 초반 빗발치는 퇴출 여론에도 밀러를 끝까지 믿었던 유 감독의 선택이 결국 옳았다. 밀러는 “오늘 한국 와서 최고의 경기였다. 정규리그를 다 잊고 집에 돌아가지 않으려고 각오를 다졌던 것이 좋은 리듬으로 이어졌다”고 기뻐했다.원주=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 팀은 슛이 터졌고, 한 팀은 속이 터졌다. 3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과 전자랜드의 2016∼2017시즌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삼성이 정교한 외곽포를 앞세워 전자랜드에 89-75로 승리했다. 2008∼2009시즌 이후 4강 PO를 밟아보지 못한 삼성은 2승만 더 거두면 오리온과 4강 PO에서 만난다. 역대 6강 PO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4강 PO에 진출한 확률은 95%였다. 올 시즌 6번의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5승 1패로 전자랜드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삼성은 1쿼터 중반 문태영과 임동섭의 3점슛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1쿼터를 24-12로 앞선 삼성은 식스맨으로 투입된 이관희까지 득점에 가세하며 상승세를 탔다. 임동섭은 3쿼터에서 전자랜드가 점수 차를 좁히며 추격해 올 때마다 귀중한 3점포 2방을 터뜨렸다. 삼성의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22득점에 리바운드 18개를 잡아내며 골밑을 든든히 지켰다. 문태영도 22득점을 하며 공격에 앞장섰다. 전자랜드에서는 기대했던 3점슛이 터지질 않았다. 전자랜드는 이날 외곽에서 기회가 날 때마다 적극적으로 3점슛 24개를 던졌지만 고작 4개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삼성과 전자랜드의 6강 PO 2차전은 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지난해 쌍둥이를 얻은 프로농구 KGC 오세근(30)에게 평생 잊지 못할 날이 찾아왔다. 오세근은 27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생애 첫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시상식 마지막 하이라이트에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오세근은 입술을 꽉 깨물고 MVP 경쟁을 한 팀 동료 이정현(30)을 끌어안았다. 기다리던 쌍둥이를 얻을 때도 나오지 않았던 눈물을 끝까지 참느라 수상 소감도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이날 감독상을 수상한 KGC 김승기 감독은 행사 전 “이정현은 시즌 시작을 잘 열어줬고 오세근은 마무리를 잘해줬다. MVP를 누가 받을지 정말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감독도 궁금해할 정도로 발표 직전까지 수상자는 오리무중이었다. 하지만 접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세근은 기자단 투표 총 101표 중 65표를 받아 이정현(35표)을 여유 있게 제쳤다. 2011∼2012 시즌에 신인상을 받고 플레이오프 MVP에 올랐던 오세근은 5년 만에 정규시즌 MVP까지 차지하며 주희정(삼성), 김주성(동부), 양동근(모비스)에 이어 4번째로 신인상, 정규시즌 MVP, 챔피언결정전 MVP 등 주요 3가지 상을 다 받은 선수가 됐다. 신인상과 정규시즌 MVP를 모두 품은 선수로는 주희정, 신기성, 김승현, 김주성, 양동근에 이어 6번째다. 데뷔한 다음 시즌에 부상과 수술, 지난해에는 불법 도박으로 징계를 받아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오세근은 올 시즌 54경기 전 경기에 출장하며 경기당 13.98점, 8.4리바운드, 3.4도움 등 주요 부문에서 자신의 시즌 개인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시즌 내내 골밑에서 수비와 궂은일도 도맡아 했다. 오세근은 “롤러코스터 같았던 지난 5년의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영원한 친구인 정현이가 잘 도와줘 상을 받은 것 같다.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우승을 하면 정현이가 MVP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MVP만큼 관심을 모았던 신인상은 시즌 중반 이후 맹활약한 강상재(23·전자랜드)에게 돌아갔다. 올 시즌 드래프트 전체 3위로 입단한 강상재는 101표 중 96표를 받아 2순위로 입단한 최준용(23·SK·5표)을 따돌렸다. 강상재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이 치열했던 6, 7라운드에서 경기당 10.6점을 올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신인상을 받으면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에게 키스를 하겠다고 공약했던 강상재는 수상 뒤 유 감독의 볼에 입맞춤을 하며 약속을 지켰다. 강상재는 “이제는 ‘3순위 강상재’가 아닌 ‘신인상 강상재’다. 다음 시즌 더 나은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세계 최강자 김보름(24·강원도청)은 매일 일기나 다름없이 쓰던 훈련일지 노트를 요즘 며칠 쳐다보지 않았다. 깨알같이 자신의 몸 상태와 훈련 중 특이사항 등을 기록해 놓고 수시로 들여다보는 게 낙이었지만 잠시 접었다. 12일 2016∼2017시즌 마지막 대회인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파이널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랭킹 포인트 세계 1위로 시즌을 마친 뒤 꿀 같은 휴식을 보내고 있다. “좋은 일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잖아요. 홀가분하게 쉬면서 마음을 비우고 평창 겨울올림픽을 목표로 다시 원점에서 새로운 ‘김보름’을 만들고 싶어요.” 2주 정도의 휴식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평창 금메달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새로운 김보름으로 태어나기 위해 변화를 시도한다. 항상 ‘보물 1호’라고 자부하던 현재 스케이트 구두를 큰맘 먹고 바꾸기로 했다. 2년간 신어 교체할 때도 됐고 발에 더 잘 맞는 구두를 찾기 위해 국내 업체에 제작을 의뢰했다. 훈련 때 착용해보고 잘 맞으면 올림픽 때까지 신을 계획이다. 또 다음 시즌 월드컵 대회에서는 새로운 레이스 운영 전략으로 나설 계획이다. 김보름은 “월드컵에서 성적이 나지 않아도 시행착오를 겪어보고 가장 좋은 전략을 세워 올림픽에 나설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2월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는 자만을 떨쳐버리는 좋은 약이 됐다. 금메달을 따냈지만 6400m(16바퀴) 레이스 내내 경쟁 상대들의 견제와 압박이 만만치 않았다. 내년 올림픽에서 안방 이점을 안고 뛸 김보름을 어떻게라도 흔들어보려고 강하게 몸싸움을 걸어왔다. 일본의 다카기 나나-다카기 미호 자매처럼 작정을 하고 둘이 번갈아 김보름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변칙 전략도 나왔다. “느낀 게 많았어요. 홈 관중의 응원 소리에 힘이 났지만 다른 선수들의 돌발적인 움직임을 못 듣고 눈치 채지 못하는 문제도 생겼어요. ‘이기는 데 정답이란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발생 가능한 수많은 변수에 순간순간 대처하는 경기 운영 능력을 키워야 한다. 강한 체력은 필수다. 올해 여름에도 쇼트트랙 경기장에서 살다시피 할 예정이다. 곡선주로 스피드와 추월능력을 키우는 데 쇼트트랙만 한 훈련이 없다. 스피드가 빠른 남자 선수들을 선두에서 끌어보고 때로는 바짝 뒤따라가면서 체력 안배 감각까지 끌어올릴 생각이다. 김보름은 “경기를 하다 보면 다리에 부하가 많이 걸린다. 지쳐서 솔직히 몇 바퀴가 남았는지도 잘 모른다. 수시로 내 앞으로 치고 나가는 상대들을 따라잡는 것 자체가 ‘사점(死點)’을 넘어서는 일”이라며 “다리가 끊어질 것 같은 통증이 와도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만간 노트에 때가 묻을 날도 많아질 것이다. 훈련 때의 컨디션이 새롭게 기록되고, 좋았던 몸 상태를 유지했던 과거의 메모와 합쳐진다. 김보름은 “대회 직전에는 노트를 뒤적여 컨디션이 좋았을 때 내가 어떤 운동을 하고 관리를 했는지 등을 돌아본다. 평창 올림픽을 준비하면서도 노트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력으로 정월대보름(1월 15일)에 태어나 ‘보름’이란 이름을 얻은 김보름은 “스피드스케이팅 인생 최고의 정점인 꿈의 무대에서 보름달 같은 금메달을 선물받고 싶다”고 했다. 금메달을 위해 스케이트를 타며 가장 무서운 순간도 이겨낼 수 있다고 마음을 단단히 다졌다. “아이러니하게도 빙판에서 최고 속도를 낼 때가 가장 무서워요. 매스스타트는 마지막 바퀴 약 100m를 남겨놓고 가장 빠르게 속도를 내야 하잖아요. 평창 올림픽 때는 이 무서움을 떨치고 가장 빠른 스피드로 결승선에 들어오겠습니다. 하하.”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마린보이’ 박태환(28·사진)의 시즌 첫 경기 모습을 5월에 보게 됐다. 지난해 관리 단체로 지정된 후 사실상 업무 기능이 마비됐던 대한수영연맹이 어렵게 올해 9개 국내 대회 일정을 확정해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했다. 가장 시급했던 2017 헝가리 세계수영선수권대회(7월 14∼30일) 파견 국가대표 선발전 날짜가 확정됐다. 선발전은 5월 12일부터 15일까지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다. 올 2월 호주로 출국해 전지훈련 중인 박태환은 그동안 선발전 일정이 잡히지 않아 세부 훈련 계획을 세우는 데 다소 차질을 빚었다. 박태환 측 관계자는 “어제 선발전 일정을 확인했다. 5월까지 시간이 없지만 선발전 날짜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환 측은 “선발전이 끝난 뒤 유럽에서 훈련을 하고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