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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미래 비전을 확실하게 제시하는 대선후보들이 없습니다. 선거 2개월 전까지도 대선 공약의 기본 철학과 방향을 정하지 못했다면 그 자체가 큰 문제 아닙니까.”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사진)이 대선후보들에게 ‘쓴소리’를 내놓았다. 박 이사장은 16일 재단 창립 6주년을 기념해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의 길: 18대 대선 공약 검증 및 대안 제시’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그는 ‘국민생각’을 창당해 4월 총선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뒤 은인자중해 왔다. 박 이사장은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총선 뒤 미국과 일본에 가서 남북관계 및 주변국 관련 연구를 하고 얼마 전에 돌아왔다”며 “앞으로는 싸움을 위한 싸움 대신에 국가전략을 놓고 논쟁을 하자는 취지에서 심포지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은 사전에 배포한 발제문에서 “지금 이 시대,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은 한마디로 ‘뛰어넘기’여야 한다”며 “산업화와 민주화의 명암, 분단시대의 고통을 뛰어넘어 ‘통일된 선진일류 세계국가’를 건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선후보들이 밝힌 국가비전은 “극도로 보편적, 일반적 내용”이라며 “각 후보의 공약에서는 지도자로서의 상황 판단과 역사의식, 깊은 고뇌와 문제의식이 잘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장은 △국민통합 △선진통일 △신성장 구조개혁 △삶의 질(복지) 개혁 △정치개혁을 차기 정부의 5가지 핵심적 국가전략으로 제시했다. 정치개혁과 관련해서는 대통령 4년 중임제와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 비례대표의 국회 정원 3분의 1로 확대 등을 제안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2007년 제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14일로 1주일째를 맞았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논란에 가세하면서 대선 정국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실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새누리당은 14일에도 ‘민주당 정부의 영토주권 포기 등 대북게이트 진상조사특위’ 회의를 열고 노 전 대통령의 발언 의혹을 뒷받침할 정황을 공개했다. 특위 소속 이철우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정상회담에 앞서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모 박사가 청와대 지시로 NLL 등 평화정착 방안 보고서를 만들었고 2007년 8월 18일 청와대에서 회의가 열렸다”며 “이 회의에서 ‘NLL이 일방적으로 그어져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고 이를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회의에는 당시 문재인 대통령비서실장과 김만복 국가정보원장, 이재정 통일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진성준 대변인은 동아일보 통화에서 “참여정부는 한 번도 NLL을 부정한 적이 없다”며 “서해 공동어로구역도 NLL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영선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문 후보가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책임을 진다’고 밝힌 이상 박근혜 후보도 (사실이 아니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정연순 대변인은 13일 “대화록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행위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여야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처럼 여야 간의 논쟁은 치열하지만 면밀히 들여다보면 논점에는 차이가 크다. 새누리당은 ‘노 전 대통령이 NLL 포기 발언을 했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이를 전면 부인하면서 ‘정 의원이 주장한 비밀 녹취록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당초 정 의원은 8일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2007년 10월 3일 남북 정상은 단독회담을 가졌고 북한 통일전선부는 ‘녹취된 대화록이 비밀 합의 사항’이라며 우리 측 비선라인과 공유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이 배석자 없이 단독회담을 가졌고 이를 기록한 ‘비밀 대화록’이 있다는 뉘앙스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정리됐다. 당시 일부 배석자가 참석한 회담도 ‘단독회담’이라고 표현했는데, 정 의원이 이를 오해한 것이다. 논란의 핵심인 노 전 대통령이 김정일에게 실제 그런 발언을 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공식 대화록을 확인하는 방법밖에 없다. 대통령기록물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국회가 대화록을 볼 수 있지만 여야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합의할 가능성은 낮다. 전문가들도 대화록이 공개될 경우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을 우려한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대화록이 공개되면 북한이 남북대화에 상당히 소극적으로 나오게 될 것이고 남북관계의 위축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2007년 제2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납북자·국군포로 문제를 언급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일축하자 논의를 중단했다고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가 밝혔다. 최 대표는 1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007년 11월경 당시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들은 얘기”라며 이같이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이 “납북자·국군포로 문제를 논의해보자”고 제의했지만 김정일은 “일본에 납북자 문제를 인정하고 사과까지 했지만 뒤통수를 맞았다. 납북자·국군포로 문제는 인정할 수 없고 이 문제를 거론하면 강경파가 반발한다”고 일축해 논의가 더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약 70억 달러의 대북 지원을 했지만 북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데는 실패했으며,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는 주권 수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미국 전문가가 주장했다. 브루스 클링너 미국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11일 세종연구소가 개최한 ‘바람직한 대북정책 방향’ 국제학술회의에서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69억5000만 달러(약 7조7000억 원)에 달하는 현금, (인도적) 지원, 개발원조를 쏟아 부었지만 북한은 근본적으로 경제를 개혁하거나 정치체제를 바꾸지 않았고, 핵무기를 포기하지도 않았다”며 “상호주의 없는 포용정책으로 남북 간 긴장은 완화됐겠지만 한국의 정책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경북 구미 불산가스 누출 사고로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생계지원금이 지급되고, 농·축·임산물은 시가 기준으로 지원을 받게 된다. 정부는 11일 임종룡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피해 주민들이 빠른 시일 안에 생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생계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정부 관계자는 “액수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과거에 인적 재난으로 인한 특별재난지역 선포 때 가구당 200만 원 안팎의 생계지원금이 지급된 사례가 있다”며 “이번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역 560여 가구 모두에 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5∼7일 실시한 1차 중앙재난합동조사에서 오염이 확인된 120ha의 농작물과 임산물을 포함한 피해 수목은 폐기하고 시가에 상응하는 지원을 하기로 했다. 피해를 본 소 등 식용가축도 산지 가격을 조사해 시가 기준으로 보상할 방침이다. 피해를 본 공장과 시설에 대해서는 전문기관의 조사를 거쳐 금액을 확정한 뒤 지원하고, 자금난을 겪는 업체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긴급경영 안정자금(연 10억 원 한도, 3% 고정금리)을 지원하기로 했다. 차량 피해에 대해서는 보험 적용이 가능한 경우 보험으로 처리하되 개인부담금을 지원하고, 보험 미가입자에게는 수리비용을 지급할 계획이다. 구미시는 피해 규모를 확정하기 위해 주민이 포함된 보상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사고 발생업체인 휴브글로벌을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할 계획이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국방부가 ‘종북(從北) 세력은 국군의 적’이라고 공식 규정한 표준교안을 작성해 전 군에 하달했다. 국방부가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진성준 의원실에 제출한 ‘사상전의 승리자가 되자!’라는 제목의 18쪽짜리 표준교안에 따르면 군은 “종북 세력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대남전략 노선을 맹종하는 이적 세력으로 분명한 우리 국군의 적”이라고 규정했다. 이 교안은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8일 각 부대에 하달됐다. 교안은 종북 세력의 위험성을 ‘악성 바이러스’에 비유하며 “대한민국의 역사 부정을 통해 국가정체성을 부인하고, 용어 혼란 전술과 사회 혼란을 통해 공권력의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북 세력을 적으로 규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종북 세력의 활동 목표가 북한의 대남전략 목표인 한반도 적화이고 △주한미군 철수와 국가보안법 폐지, 연방제 통일을 추구하는 북한의 노선을 추종하며 △북한에 밀입북해 직접 지령을 받거나 북한에서 남파된 간첩에게 포섭돼 이적 행위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안은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 조국통일범민족연합 해외본부,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등 9개 단체를 종북 세력으로 꼽았다. 그러나 종북 세력의 실체가 분명치 않은 상황에서 특정한 세력을 지칭해 ‘국군의 적’으로 규정한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진 의원은 “국방부가 사상과 이념의 차이를 가지고 국민 일부를 적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난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9일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과 관련해 “국방부에서는 (새로운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을 서둘러 실전 배치가 빨리 이뤄지도록 하고, 예산 반영 등이 필요하면 기획재정부도 적극 협조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미사일지침 개정으로 사거리와 탄두중량이 늘어난 탄도미사일의 조속한 개발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협상 과정을 설명하면서 “앞으로 10년 동안은 지금 (미사일지침) 개정의 범위를 벗어나는 수요 자체가 생길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탄도미사일 사거리가 800km까지만 늘어난 데 대해선 “800km를 넘으면 인접국에 설명해야 하고 오히려 시빗거리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MD) 체제 편입 가능성에 대해선 “북한의 모든 군사기지 내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정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미국의 MD가 우리 MD망에 들어온 것이지 우리가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미사일지침 개정이 발표된 지 이틀 만인 이날 첫 공식 반응을 보였다. 국방위원회 대변인은 성명에서 “조선반도의 정세를 극한계선으로 몰아가면서 북침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지르려는 상전(미국)과 주구(남한)의 새로운 공모 결탁의 산물”이라고 비난했다. 성명은 이어 “우리는 전략로케트군을 비롯한 백두산혁명강군이 일본과 괌, 미국 본토까지 명중 타격권에 넣고 있다”며 “핵에는 핵으로, 미사일에는 미사일로 대응할 모든 준비가 다 돼 있다”고 주장했다. 전략로케트군은 전략로케트사령부를 가리키는 것으로 1000여 기의 미사일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명은 또 “이제 남은 것은 우리의 단호한 행동뿐”이라며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진짜 전쟁 맛을 보여주자는 것이 우리 군대와 인민의 철의 의지”라고 위협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강원의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시계획위원을 맡고 있는 A 교수는 1982년부터 27년 동안 연임했다. 그는 1993년부터 19년째 건축위원도 맡고 있다. 서울 B 구청장은 자신의 처남을 도시계획위원회, 건축위원회, 건축민원조정위원회 위원으로 한꺼번에 위촉했다. 인천의 한 지자체 건축위원회는 민원이 있다는 이유로 3년 동안 7차례나 한 건물의 건축 심의를 부결시키며 매번 새로운 조건을 부과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31개 지자체의 도시계획위와 건축위 운영실태를 조사한 결과 뚜렷한 기준 없이 위원을 선정하고 폐쇄적으로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어 부패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이들 위원회는 지역의 각종 개발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먼저 일부 건축위원은 주관적이고 애매한 지적을 통해 사실상 로비를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외관을 가급적 단순히 하라’ ‘조경을 은유적인 디자인으로 계획하라’는 식의 지적을 하면 민간사업자로서는 갈피를 잡기 어려워 로비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 광역자치단체의 건축위는 최근 4년간 접수된 심의 안건 중 조건부가결 또는 재심의 결정을 내린 비율이 84.6%에 달했다. 또 추천이나 공모 절차 없이 지자체장과의 친분 관계에 따라 위원을 위촉하고 지자체의 방침에 우호적인 위원은 장기 연임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체 관계자나 교수가 심의위원으로 위촉돼 자신들이 관여한 안건의 심의를 맡는 사례도 발견됐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위원에 대한 로비를 차단한다’는 명분으로 위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지만 정작 업체들은 대부분 위원 명단을 확보하고 있어 음성적 로비를 유발하고 있다고 권익위는 지적했다. 권익위는 △안건 처리 기한 설정 및 반복적인 심의 제한 △위원 명단 전면 공개 및 심의기간 민간사업자와의 접촉 금지 △공모와 추천을 통한 위원 선정 및 연임 제한 △인터넷을 통한 회의록 공개 등 개선안을 마련해 국토해양부와 247개 지자체에 권고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2007년 10월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대화를 담은 ‘비공개 대화록’이 있다는 주장이 대선 정국을 흔들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섰고, 민주통합당과 당시 정상회담 참석자들은 “날조”라며 정면 대응할 방침이어서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논란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8일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비공개 대화록의 존재를 주장한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도 “두 정상의 대화를 따로 문서로 정리한 게 있다. 그러니까 내가 보고 말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북한이 9월 말 국방위 대변인 성명으로 이런저런 말을 하지 않았느냐. 북측이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한 우리 제안이 틀리다 어쩌고 하니 오픈(공개)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북한 국방위 정책국은 지난달 29일 ‘남측의 NLL 고수 주장은 남북 공동 합의의 경위와 내용을 모르는 무지의 표현’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김정일에게 대규모 경제지원과 관련해 ‘(정권이 바뀌기 전에) 대못질을 해야 한다’며 밀어붙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당시 정상회담에 참여했던 인사들은 “황당하다”며 전면 부인하고 있다. ‘진실게임’이 벌어지는 형국이다. 관건은 우선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이 배석자 없이 대화했는지 여부다. 정 의원은 “2007년 10월 3일 오후 3시 백화원 초대소에서 남북 정상은 단독회담을 했다”고 주장했다. 공식 기록으로는 2007년 10월 3일 오후 2시 45분∼4시 25분 배석자가 참석한 회담이 진행됐다.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은 “배석자를 물리고 두 정상이 단독으로 대화를 나눈 시간은 1초도 없었다”고 말했다. 배석자들이 있는 상황에서라도 노 전 대통령이 과연 김정일에게 “NLL은 미국이 땅따먹기 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선이다” 등의 발언을 했는지, 그런 발언을 기록한 비공개 대화록이 있는지도 주장이 엇갈린다. 당시 정상회담의 공식 대화록은 청와대와 국정원에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공식) 녹취록 말고 따로 존재하는 것이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재정 당시 통일부 장관은 9일 코리아연구원이 주최한 특강에서 “정 의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비밀 녹취록을 봤다면 이는 위법”이라며 “모든 정상회담은 양측이 함께 녹음하지만 후임 대통령도 전임 대통령의 녹취록을 볼 수 없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007년 회담도 녹음한 것으로 안다. 하지만 비밀 회담은 없었고 비밀 녹취록도 없는데 정 의원의 주장은 말이 안 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전 장관 등 회담 배석자들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어느 쪽 주장이 진실인지는 당장 판가름하기 어렵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야 대선후보들의 대북정책은 10·4선언에 대한 태도를 기준으로 보다 뚜렷하게 나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이철우 원내대변인은 이날 “노 전 대통령이 10·4선언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김정일에게 100조 원의 퍼주기 회담을 했다는 등의 주장이 제기돼 충격”이라며 국정조사 실시를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어처구니없다”고 일축했다. 민주당 정성호 대변인은 “없는 일까지 날조하는 작태는 지양돼야 한다”며 정 의원의 공식 사과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

최근 두 달 새 북한군 병사 3명이 잇달아 서부와 동부전선을 넘어 귀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북한군의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공포정치와 대외 도발의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북한군 탈출 러시로 김정은 충격8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승조 합참의장은 “(6일 귀순 병사 외에) 이달 2일 동부전선 쪽에서도 1명이 소초 폐쇄회로(CC)TV에 발견됐다. (신병을 인수해) 조사 중인데 군인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8월 17일에는 중서부전선에서 북한군 하전사(병사) 1명이 귀순을 뜻하는 흰색 깃발을 들고 남하해 경계병이 신병을 확보했다.6일 상관 2명을 사살하고 경의선 남북관리구역 군사분계선(MDL)을 통해 귀순한 병사는 만 17세로 합동신문 과정에서 “남측으로 귀순하기 위해 상관을 살해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지난달 9일 인천 강화군 교동도에서 발각된 민간인 탈북자도 귀순하기 위해 평안도에서부터 여러 곳의 검문소를 거쳤지만 무사히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북 소식통도 “전연부대(접경지대에 배치된 부대)에는 좋은 집안 출신에 사상이 검증된 장병들을 배치한다”며 “김정은으로서는 4월 장거리미사일 시험 발사 실패 때보다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한국군 전방부대의 대북 경계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통합당 김광진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동부전선을 넘은 북한군 병사는 우리 군 숙소(생활관)까지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합참의장은 “경계의 소홀함이 있을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 아주 엄중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합참은 북한군 귀순 과정에서 해당 부대의 경계 태세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복병’ 만난 김정은의 선택은그동안 경제개혁을 추진하며 ‘선민(先民) 정치’를 표방해 온 김정은으로서는 인민군의 기강 해이라는 복병을 만남에 따라 당장 대내적으로는 공포정치로 통치 방식을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지난해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권력을 물려받은 김정은은 집권 직후 “탈북자를 현장에서 사살하고 삼족을 멸족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공안통치’를 통해 권력 기반을 다졌다. 잇달아 군부대를 방문해 선군(先軍) 정치를 강조하기도 했다.하지만 김정은은 4월 당 대표자회와 최고인민회의를 끝내고 어느 정도 권력이 안정되자 ‘선민 정치’를 강조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4월 15일 김일성 100회 생일 때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졸라매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당의 확고한 결심”이라고 밝힌 것이 대표적 사례다. 최근엔 ‘6·28 경제개선 조치’를 통해 경제개혁을 추진하고 있다.하지만 김일성, 김정일에 비해 카리스마가 약하고 통치 경험이 적은 김정은에 대해 주민들은 깊은 신뢰를 보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김석우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장은 “탈북자들에게 물어보면 김일성에 대한 경의와 존경을 100으로 봤을 때 김정은은 30 정도이고, 친구들끼리 쉽게 김정은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다고 한다”고 전했다.이미 공포정치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김정은은 7일 국가안전보위부(남한의 국가정보원)를 방문한 자리에서 “원수들의 사상·문화적 침투와 심리모략 책동을 단호히 짓부숴버리라”며 불순분자 색출을 지시했다. 북한군은 6일 병사의 귀순 이후 최전방 부대를 중심으로 특별검열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북한군 고위 간부와 당 인사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이 병사가 근무했던 초소에서 조사활동을 벌였다고 정부 소식통이 전했다.김정은이 대외적으로는 군사적 도발을 선택할 수도 있다. 유동열 치안연구소 선임연구관은 “앞으로 황색바람(자본주의 문화)과 탈북자에 대한 단속 등 사회 전반적인 통제가 강화되면서 피바람이 불 것”이라며 “제한적인 대남 도발을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남북 정상회담에서 ‘앞으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으며 이 발언이 담긴 비공개 대화록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당시 회담 배석자와 관계 기관은 이를 부인했다.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8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2007년 10월 3일 오후 3시 백화원초대소에서 남북 정상은 단독회담을 가졌다”며 “당시 회담 내용은 녹음됐고 북한 통일전선부는 ‘녹취된 대화록이 비밀 합의사항’이라며 우리 측 비선라인과 공유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통일비서관을 지냈다.정 의원은 “대화록에서 노 전 대통령은 김정일에게 ‘NLL 때문에 골치 아프다. 미국이 땅따먹기 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선이니까. 남측은 앞으로 NLL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며 공동어로 활동을 하면 NLL 문제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라며 구두 약속을 해줬다”고 주장했다.노 전 대통령은 2007년 11월 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연설에서 NLL을 둘러싼 남북 갈등에 대해 “실질적으로는 거의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문제를 놓고 괜히 어릴 적 땅따먹기 할 때 땅에 줄 그어놓고 ‘니 땅 내 땅’ 그러는 것과 같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 대통령이 북한 최고지도자에게 NLL을 부정했다면 이는 ‘NLL은 불법’이라는 북한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또 정 의원은 “대화록에는 북핵 문제와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이 ‘내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북한이 핵보유를 하려는 것은 정당한 조치라는 논리로 북한 대변인 노릇을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북한이 나 좀 도와 달라’는 언급을 했다”며 “주한미군 철수와 한반도 통일 등에 대한 김정일의 발언에 노 전 대통령이 동의를 표하는 내용, 대규모 경제지원을 약속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고 말했다.이 같은 주장은 이명박 정부 초기에도 제기된 적이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2008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수위 시절 국가정보원을 방문해 정상회담 대화록을 열람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북한이 원하는 경제지원을 다 해주겠다. (한국의) 정치제도도 북한이 원하는 대로 해 바꿔주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핵개발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다. 핵무기는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것이다’라고 하자 노 전 대통령은 ‘그 말을 존중한다’고 했다”며 “내용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노 전 대통령은 참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만 들었다”고 말했다.그러나 당시 정상회담에 참여했던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007년 10월 3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정상회담이 있었지만 별도로 만난 적도, 노 전 대통령은 이런 내용을 언급한 적도 없다. 황당한 얘기다”라고 일축했다. 노무현재단도 “하나부터 열까지 허위 사실이며 비밀 합의도 없었고 발언도 날조된 내용”이라고 밝혔다.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감에서 대화록의 존재 여부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국정원 고위 관계자도 “들어본 적 없다. 대화록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김승련 채널A 기자 srkim@donga.com }

북한군 1명이 6일 상관 2명을 살해하고 경의선 남북관리구역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귀순했다. 북한군 귀순은 2010년 3월 2일 북한군 하전사(병사) 1명이 강원도 동부전선으로 넘어온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하지만 상관을 살해하고 귀순한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7일 “하전사 계급인 북한군 1명이 6일 낮 12시 10분경 경기 파주시 경의선 남북관리구역에서 MDL을 넘어 아군 초소로 뛰어오는 것을 우리 경비병이 발견해 귀순 의사를 확인한 뒤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12시 6분경 북한 초소에서 6발의 총성이 들려 한국군은 경계를 강화하던 중이었다.귀순한 북한군 병사는 “경비초소에서 경계근무를 하던 중 소대장과 분대장을 사살하고 귀순했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북측 초소에서 쓰러진 북한군 2명을 옮기는 장면이 관측됐다”고 말했다. 합참은 즉시 해당 지역의 경계태세를 강화했고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정승조 합참의장이 합참 지휘통제실에서 상황을 점검했으나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었다.경의선 남북관리구역은 MDL을 사이에 두고 남과 북의 군 초소가 불과 500m 거리에 있다. 양측 군은 개성공단으로 통하는 남측 차량과 인원을 통제한다. 사건 직후 개성공단에 체류하던 남측 입주기업 관계자 300여 명은 예정대로 돌아왔다.다만 오후 2시경 개성공단으로 들어가려던 기업 관계자 2명은 북측으로의 출경을 취소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북한 내부에서 발생한 군기(軍紀) 사고인 만큼 개성공단 출·입경에는 영향이 없다”며 “8일 출·입경도 정상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앞으로 북한 당국이 ‘현행범인 만큼 신병을 넘겨달라’고 요구하며 이번 일을 정치문제화할 가능성도 있다. 군 관계자는 “우리는 귀순 병사를 정치범으로 보고 있으며 북한의 신병 인도 요구가 있더라도 응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이날 발생한 북한군 병사의 탈북사건은 북한군의 기강 해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직 탈북 동기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북한에서 ‘최고 출신성분’만 골라서 배치하는 것으로 알려진 경의선 남북관리구역에서 상관 사살에 이어 탈북이 발생했다는 것은 북한군 군기문란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북한군의 기강 해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통일연구원이 북한군 내부자료인 ‘학습제강’과 ‘선동자료’를 분석해 지난해 말 발간한 연구총서 ‘북한군의 기강 해이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2000년대 초부터 군부대의 기강 해이 현상을 심각하게 인식해온 것으로 나타났다.북한 내부자료에 따르면 ‘최고사령관이 제시한 당의 노선과 정책의 정당성을 의문시하는 현상’ ‘당의 방침을 무조건 그대로 집행하지 않는 현상’ 등 충성심 약화 사례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한 강연자료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현지지도를 맞는 부대에서 장교들이 복장도 제대로 갖추지 않아 김 위원장이 심하게 질책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돼 있다. 김정일은 군수물자의 착복과 유용에 대해서도 자주 질타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집권하면서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이 약해졌고 7월 이영호 총참모장 숙청 등 군부에 큰 변화가 오면서 군기가 더욱 해이해졌을 것으로 보인다.북한의 경제난도 군인들의 충성심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주민들이 (북한을) 이탈하고 있는 상황에 군인들도 당연히 영향을 받는다”며 “북한 당국이 이번 사건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에 김정은은 적대분자 색출작업을 지시하는 등 기강 단속에 나섰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전했다. 김정은은 국가안전보위부(남한의 국가정보원)를 방문한 자리에서 “적에 대한 털끝만 한 환상이나 양보는 곧 죽음이며 자멸의 길이라는 것을 인민의 가슴에 깊이 새겨줘야 한다”며 “딴 꿈을 꾸는 불순 적대분자들은 단호하고도 무자비하게 짓뭉개 버려야 한다”고 지시했다. 김정은의 이 같은 지시에 따라 북한의 ‘공안통치’가 한층 강화되고 주민들에 대한 통제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7일 발표된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에 따라 한국군은 북한 지역 전역을 커버할 수 있는 억제력을 갖추게 있게 됐다. 무인항공기(UAV)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80∼90점 수준은 된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하지만 여전히 북한과의 미사일 전력 차가 크고, 민간 로켓 고체연료 개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북한 미사일기지 대부분 타격권”한국과 미국이 한국군의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800km까지 늘리기로 합의한 배경에는 북한에 크게 뒤지는 미사일 능력을 강화하되 주변국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메시지가 깔려 있다. 한국의 탄도미사일 사거리 연장이 ‘국제사회의 비확산(Non-Proliferation) 정책에 배치되지 않는 자위권 차원의 조치’라는 점을 주변국에 이해시키기 위해 한미 양국이 고민한 결과로 풀이된다.한미 양국이 미사일지침 개정 협상을 시작한 뒤 군 안팎에선 300km로 묶인 사거리를 1000km까지 늘려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 3월 내외신 공동인터뷰에서 “북한 미사일이 제주도까지 날아올 수 있으니까 (사거리를 늘리는 것이) 대칭적으로 우리도 필요하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북한이 함경북도 무수단리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제주도까지 공격할 수 있다면 한국도 최남단에서 무수단리까지 도달할 수 있는 사거리 1000km 탄도미사일을 보유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를 1000km까지 연장하면 베이징과 도쿄가 사정권에 들어가 중국과 일본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북한의 경우 2006년 사거리 6000km 이상인 ‘대포동 2호’(탄두 750∼1000kg 추정)를 시험 발사했다. 사거리에서는 남북 간에 최대 8배가량 차가 나는 셈이다. 하지만 사거리를 550km로 하자는 미국을 설득해 800km를 관철한 것은 상당한 진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일각에서는 탄두중량도 사거리 800km 기준으로 500kg에 머물러 ‘절반의 성공’이라는 지적도 있다. 2001년 미사일지침 개정 협상에 참여했던 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예비역 소장)은 “미국이 ‘한국은 이 정도면 된다’는 평가를 유지한 것이 가장 유감스럽다”고 꼬집었다.그러나 사거리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트레이드오프를 적용하면 북한의 미사일기지 대부분을 타격권에 두는 사거리 550km 탄도미사일의 경우 미사일기지를 충분히 파괴할 수 있는 수준인 1t짜리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또 탄두 제작기술과 폭약 성능의 발달로 500kg의 탄두로도 파괴력에 문제가 없다는 반박도 만만찮다.군 고위소식통은 “이번 합의로 유사시 충청 이남 지역에서 북-중 접경지역의 핵과 미사일 기지, 지휘부까지 제거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을 갖추게 됐다”며 “2015년 말 전시작전권 전환에 따른 안보 우려를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민 한양대 교수는 “사거리 800km 수준이면 대전에서 북한 전역을 커버하기에 충분한 수준으로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며 “90점 정도는 주고 싶다”고 말했다.○ “드론 개발 기반 마련”세계가 ‘UAV 시대’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UAV의 탑재중량(항속거리 무제한 기준)을 기존 500kg 이하에서 2500kg 이하로 늘린 것도 중요한 대목이다. UAV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지, 지휘부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추적·감시할 수 있는 전략무기이고 공격무기를 탑재할 수도 있다. 당장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의 도입이 가능해진 것은 물론이고 한국의 UAV 개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군 당국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2010년대 후반을 목표로 중고도 UAV를 개발 중이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를 파괴할 수 있는 UAV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이 분야에 관해 한국이 상당한 기술을 갖고 있는 만큼 정찰과 공격 능력을 겸비한 무인기를 개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간 고체연료는 별도 채널 협상”전문가들이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는 부분이 민간 고체연료 로켓 개발의 전면 허용이 무산됐다는 점이다. 이번 협상에서는 한국의 우주발사체용 대형 고체연료 로켓 개발을 금지하고 민-군 간 관련 기술의 이전을 막고 있는 기존 조항을 개정하는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다. 액체연료는 순간 추진력이 약해 발사 순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로켓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군사용에만 한정된 고체연료 추진체가 필수적이다.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은 고체연료 기술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전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아직 한국은 액체연료를 개발하는 수준인데 굳이 의심을 살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우주개발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앞으로 교육과학기술부를 중심으로 별도의 채널에서 협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레이드오프(trade-off) ::미사일 사거리를 늘리면 탄두의 중량을 줄이고 탄두 중량을 늘리면 사거리를 줄이는 시스템. 어떤 것을 얻으려면 반드시 다른 것을 희생해야 하는 관계를 설명하는 경제 용어에서 비롯된 말이다.:: 탄도미사일 ::발사 초기에는 로켓의 동력으로 날아가다가 최종 단계에서 자유 낙하하는 방식의 미사일. 탄도(彈道)와 같은 포물선 궤적을 그리며 날아간다. 대기권 밖에서도 작동하고 속도가 매우 빨라 요격하기 어렵다.:: 순항미사일 ::비행기처럼 날개와 제트엔진을 사용해 미리 입력된 좌표와 비행경로를 따라 비행하는 미사일. 레이더망을 피하기 위해 저고도로 지표면의 높낮이에 따라 장시간 비행할 수 있고 표적을 우회해 공격할 수도 있다.:: 무인항공기(UAV) ::사람이 탑승하지 않고 원격으로 조종하는 비행기. 적외선감지기, 비디오카메라, 기상레이더 등을 장착해 적진을 정찰할 수 있고, 미사일을 탑재해 공격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한때 ‘위독설’까지 나왔던 북한 김경희 노동당 비서(66·김정은 제1비서의 고모·사진)가 한 달여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선중앙통신은 7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김정일의 노동당 총비서 추대 15주년 기념 중앙보고대회에 김정은과 함께 김경희 등 당정군 핵심 간부들이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김경희는 지난달 1일 김정은 부부와 함께 인민내무군 여성취주악단 연주회에 참석한 것을 마지막으로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달 25일 열린 제12기 6차 최고인민회의에 불참해 ‘병세가 위독해 외국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5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총리실 국정감사에서 “총리실은 기획재정부에 내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 관리 예산으로 6억4700만 원을 요구했는데, 이는 세종시 공관 관리 예산 8000만 원의 8배나 된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어 “서민들은 ‘하우스 푸어’ ‘렌트 푸어’ 등 집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데 총리는 공관 두 채에 연간 7억 원 이상 쓴다면 서민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매우 클 것”이라며 “행정부의 세종시 이전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서울 공관을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종룡 총리실장은 “총리공관은 각종 위원회 개최와 전문가 접견, 외국 귀빈 접대 장소로 쓰고 있으며 (세종시 이전 이후) 활용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19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5일 여야는 대선후보 검증을 놓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국감의 본질인 국가정책 검증은 뒷전이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민주통합당 박홍근 의원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정수장학회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1995년부터 2005년까지 불법으로 11억여 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은 보수지급 대상을 상근 임직원으로 한정하고 있는데, 비상근이었던 박 후보가 큰돈을 받은 것은 불법이라는 주장이었다. 이에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은 “박 후보는 비상근 이사장으로 재직한 1998∼99년 2억3500만 원의 섭외비 외에 별도의 급여를 수령하지 않았고, 2000∼2005년엔 이사장직과 상임이사를 겸하면서 관련 법령에 의거해 9억200만 원의 섭외비와 급여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통합진보당을 탈당한 무소속 박원석 의원은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한 국감에서 “박 후보의 외사촌 형부인 정영삼 씨가 박정희 정권 시절 한국민속촌을 특혜로 인수했다”면서 “정 씨는 한국민속촌을 기반으로 재산을 증식해 정 씨 일가가 소유한 7개 기업의 총자산은 2011년 말 기준 4529억 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이 “무소속 의원이 민주당을 도와준다”고 꼬집자 박 의원이 “사과하라”고 맞서며 신경전을 벌였다.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총리실 국감에선 민주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대한 검증 공방이 이어졌다.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안 후보가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내무반에 들어간 뒤 가족에게 (입대 사실을) 알렸다’고 말했는데 이는 안 후보 부인의 인터뷰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미국 백신회사 맥아피에서 안랩을 1000만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했으나 거절했다’는 내용도 맥아피의 보도자료를 보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안 후보의 다운계약서 검증 논란과 관련해 “검인계약서는 본인 동의 없이는 제공될 수 없는 개인정보인데 어떻게 유출돼서 공개됐는지 권력기관의 개입과 대선후보에 대한 뒷조사 의혹이 있다”며 “(정부에) 박근혜 후보의 검인계약서도 요구했으나 제출할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민주당 문 후보의 아들 준용 씨가 2007년 한국고용정보원에 5급으로 채용된 데 대해 “해당 직급에 유일하게 문 후보 아들만 입사원서를 냈고 채용공고도 통상보다 짧게 했으며, 당시 고용정보원장은 문 후보가 청와대에 있을 때 데리고 있던 직원이었다”며 “맞춤채용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북한에 ‘김정은 체제’가 구축되면서 TV방송 뉴스가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지난달 28일 저녁 종합뉴스에 해당하는 ‘8시 보도’를 마친 뒤 약 10분간 ‘국제체육소식’이라는 제목으로 스페인 독일 러시아 아르헨티나의 프로축구 1부 리그 소식을 소개하는 코너를 신설했다. 조선중앙TV는 독일 분데스리가와 경기 중계 계약을 맺고 매주 두 경기를 중계하기로 한 바 있다. 또 이날 8시 보도는 남성 아나운서와 여성 아나운서가 나란히 출연해 각종 소식을 전했다. 기존에 남성 또는 여성 아나운서가 혼자 출연해 뉴스를 전했던 것과 비교하면 일종의 ‘파격’이다. 이런 변신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해외 유학 경험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로 10·4 남북 정상선언(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 5주년이 된다. 2007년 이 선언을 이끌어 냈던 남과 북의 최고지도자는 이미 고인이 됐고, 현 정부 5년 동안 10·4선언은 사실상 사문화됐다. 하지만 주요 대선주자들은 현 정부에 비해 10·4선언에 한결 긍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새 정부가 들어서면 남북관계 개선을 모색할 것으로 보이며, 이때 10·4선언도 재조명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북한 어선이 잇달아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긴장이 높아지는 등 서해가 ‘한반도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10·4선언의 48개 세부사업 중 ‘서해 평화수역 및 공동어로수역 설정’이 가장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문제에 대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지난달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북한이 서해 NLL을 인정한다는 전제 아래 “10·4선언 합의에 포함된 (공동어로수역 및 평화수역 설정 방안 등) 여러 가지를 논의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10·4선언의 주역 중 한 명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물론이고 ‘포용정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도 서해 평화수역 문제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어느 선을 기준으로 수역을 정할 것인가, 즉 북측이 서해 NLL을 인정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북측은 NLL을 부정하면서 1999년 일방적으로 서해에 ‘해상군사분계선’을 설정한 바 있다.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은 지난달 29일에도 “NLL은 미군이 제멋대로 그어놓은 불법·무법의 유령 선(線)”이라며 “10·4선언에 명기된 서해에서의 공동어로와 평화수역 설정 문제는 NLL 자체의 불법·무법성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무현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 이전부터 장성급 군사회담 등을 통해 공동어로수역 설정 문제를 논의했지만 북측이 ‘근원문제(해상경계선 획정) 해결이 먼저’라고 주장해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는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은 10·4선언 일주일 뒤 기자간담회에서 “(김정일에게) 지금 우리 의제에 (NLL을) 넣으면 한 발짝도 못 나간다… NLL 해결은 뒤로 미루고 실용적인 문제부터 먼저 풀어 나가자(라고 얘기했다)”라고 설명했다. 2007년 12월 열린 장성급 군사회담에서도 남측은 ‘NLL을 기준으로 공동어로수역을 설정하자’고 제안했으나 북측이 ‘NLL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결렬됐다. 전문가들은 서해 평화수역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서는 최고지도자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내년 중반 이후 이 문제가 남북 간의 핵심 의제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남북 모두 군부의 동의를 얻어낸 뒤 3차 정상회담을 통해 결정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금강산관광 재개 등을 통해 남북 간 신뢰 분위기를 조성한 뒤 실무급, 고위급 회담에 이어 정상회담을 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해 평화수역 설정에 대해서는 여전히 한국 내 보수세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평화수역을 설정하기 위해 NLL을 일부 양보한다면 결국 남한의 영해가 줄어들게 되고, 서해 5도 인근에서 어민들이 북측 군함과 직접 마주치는 일이 생길 수 있어 논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북한이 5년 전보다 한국의 대선에 대한 개입을 크게 늘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가 2일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노동신문, 조선중앙TV 등 매체를 통해 남한 대선을 직접 거명한 사례는 4·11총선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총 767건으로 하루 평균 약 4.6회로 나타났다. 이는 2007년 17대 대선 당시 같은 기간에 하루 평균 1.5회 대선 관련 언급을 한 것에 비해 약 3배로 늘어난 것이다. 앞서 북한 매체들은 올해 4·11총선과 관련해서도 1월 1일부터 4월 11일까지 하루 평균 4.6회 언급했다. 이는 4년 전 18대 총선 당시 같은 기간에 하루 평균 0.8회 거론한 것보다 약 6배로 늘어난 수치다. 또 북한은 선거 개입에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등 대남기구들을 적극 동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젊은층을 겨냥해 유튜브와 트위터, 플리커 등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윤 의원은 “북한은 앞으로도 대선에 개입하기 위해 SNS 활용, 국내 종북세력의 결집, 해외 거주 친북세력의 동원 등에 힘을 집중할 것”이라며 “정부가 북한의 선거공격전에 어떻게 응전할 것인지 정밀한 대비태세를 갖춰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북한이 유엔 무대에서 “남북 관계가 악화된 것은 한국과 미국 정부의 책임”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특히 “미국이 새로운 한국전쟁 시나리오를 완성했다”는 근거 없는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박길연 북한 외무성 부상(사진)은 1일 유엔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적대적 대북정책으로 한반도는 불씨 하나로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분쟁지역이 됐다”며 “미국이 적대정책을 거두지 않는 한 한반도의 평화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이 이미 새로운 한국전쟁을 일으킬 시나리오를 완성했으며 실행할 시기만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인내심과 국방 저지력으로 미국이 전면전을 도발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부상은 또 “남한 정부는 6·15남북공동성명(2000년 김대중 정부)과 10·4선언(2007년 노무현 정부) 등 모든 남북 합의를 무효화하면서 남북 관계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갔다”고 비난했다. 이어 “남한이 최악의 국가적 손실을 겪은 북한 주민의 상처에 소금을 문지르고 굴욕감을 안겨주는 정치적 테러까지 저지르면서 남북 관계는 파산했다”며 남북 관계 냉각의 모든 책임을 남한 정부에 돌렸다. 박 부상은 이날 한국 정부를 비판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은 거론하지 않았다. 조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측의 발언은 전혀 동의할 수 없는 내용임을 (북측도) 잘 알 것”이라고 일축했다.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