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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고위관리들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예측하지 못하고 11일(현지 시간) 발사 당시 워싱턴의 주미 일본대사관저에서 열린 일왕 생일 기념파티에 참석하고 있었다고 포린폴리시(FP)가 13일 보도했다. 당시 파티에 참석한 인사들은 웬디 셔먼 국무부 정무차관, 제임스 줌월트 국무부 아시아담당 부차관보, 피터 라보이 국방부 아태담당 차관보 대행, 시드니 사일러 국가안보회의(NSC) 북한 담당관 등이며 이들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발사 소식을 접하고 부랴부랴 파티장을 떠났다. FP는 파티 참석자들의 말을 인용해 “발사 소식이 알려지기 몇 분 전까지도 몇몇 북한 문제 담당 관리들은 ‘북한이 발사를 연기해서 잘됐다’며 파티의 흥이 깨지지 않기를 바랐다”고 보도했다. 파티에 참석했던 한 아시아 전문가는 “미국 정부의 누구도 북한이 언제 미사일을 발사할지 예측하지 못했다”며 “이는 한반도 정책을 다루는 사람이든 첩보를 다루는 사람이든 같았다”고 밝혔다. 심지어 “북한이 크리스마스 전에 로켓을 쏘지 않기를 바란다”는 등 발사를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발언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파티에 참석한 또 다른 아시아 전문가는 “이번 일이야말로 북한에 제대로 휘둘린 것”이라며 “국방부 국무부 백악관 등 모든 부처가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FP에 밝혔다.하지만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국무부, 국방부, 정보기관들이 북한의 발사 시점에 놀란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지난 수주간 우리는 발사에 대해 경고해 왔으며 발사를 강행할 경우 대응책도 준비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에 성공했지만) 북한 미사일 기술이 미국 본토를 위협할 능력은 없다는 시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제한 뒤 “북한은 국제의무를 준수하지 않았으며 이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그러나 카니 대변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실제적인 위협에 대한 미사일 방어를 추진하는 데는 이란과 함께 북한이 포함된다”고 덧붙여 북한 미사일의 미국 본토 위협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초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은 “북한은 5년 내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이용해 미국 알래스카나 서부 해안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과 일본은 북한과 중국이 발사하는 탄도미사일 추적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일본 남부 규슈(九州)에도 미군의 조기 경계 레이더 ‘X밴드 레이더(AN/TPY-2 레이더)’를 내년 봄에 배치하기로 했다고 산케이신문이 14일 보도했다.미군이 2006년 아오모리(靑森) 현에 배치한 X밴드 레이더 1기로는 북한 동북부 무수단리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은 탐지할 수 있지만 서부 동창리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은 포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레이더 방향을 조정하면 중국이 일본 열도나 미국 본토를 겨냥해 발사하는 미사일도 포착할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백연상 기자 mickey@donga.com}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 이후 미국 대북 전문가들의 경계론이 커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북한 핵문제를 외교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왔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국장을 지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12일 “미국은 북한의 각종 발사 실험들을 기술적으로 낙후되고 기괴한 나라의 어리석은 시도로 보는 암묵적 경향이 있다”라며 “이런 태도가 더는 용납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차 교수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홈페이지에 실린 연구진과의 일문일답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는 5가지 측면에서 성공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라며 “스커드, 노동, 무수단 등 북한 미사일을 구입해 온 이란 파키스탄 등에 탄도미사일 발사 기술을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은 북한에 큰 수확”이라고 평가했다. 사거리가 4000∼6000km인 장거리 미사일 기술 확보, 핵탄두를 로켓에 실을 수 있는 기초기술 확보, 김정은의 국내 지지도 상승 측면에서도 성공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선임보좌관을 지낸 필립 윤 플라우셰어스 재단 사무총장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발사 전까지만 해도 북한 미사일 기술을 비웃는 의견이 많았지만 이제는 누구도 북한을 비웃을 수 없게 됐다”라고 말했다. 윤 사무총장은 “위성 발사 기술을 핵탄두 탑재 기술로 발전시키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굿 뉴스(좋은 소식)’라면 ‘배드 뉴스(나쁜 소식)’는 미국이 북한의 행동을 저지할 봉쇄 방안을 지금 찾지 못한다면 나중에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맞는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을 지낸 미사일 전문가 호머 히컴 씨는 “북한은 50년 전 옛 소련이 사용했던 구식 로켓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국제사회에 파문을 일으켰다”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위협을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우려하는 과학자 모임(UCS)’의 데이비드 라이트 연구원은 “북한의 로켓 발사가 미국에 위협은 되겠지만 실현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라며 “북한의 위협은 현재형이 아닌 미래형”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디지털 전문 블로그인 ‘기즈모도’는 “미국 등 우주 추적 능력을 가진 국가들이 북한 우주 비행체의 궤도 진입 성공을 확인했지만 통제가 안 되는 불안정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이 눈 뜨고 진주만 공습을 당한 것은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다. 적(일본)에 대한 정보는 너무나 많았다. 적의 동향 중 우리의 기대에 부합하는 정보에만 관심을 뒀기 때문이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수시간 전 ‘21일 이전에는 로켓 발사가 불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놔 국제적 망신을 산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한미연구소는 12일 자체 웹사이트 ‘38노스’에 미국 저명 군사학자 로버타 월스테터 랜드연구소 교수의 유명한 발언을 인용해 해명의 글을 올렸다. 월스테터 교수는 1962년 저서 ‘진주만: 경고와 결정’에서 “미국이 진주만 공습을 당한 것은 정보 부족이 아니라 ‘일본이 과연 미국을 공격할까’라는 안이한 믿음에 기초해 공격의 신호를 제대로 읽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북한 핵 프로그램과 관련된 깊이 있는 분석을 많이 내놓았던 한미연구소는 이날 편집자 명의의 해명 글에서 “사실을 말한다면 정보수집 결과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위한 모든 준비를 끝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한국 정부의 분석과는 달리 로켓을 발사대에서 내려 분리 해체 작업에 착수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발사 장소와 관전 장소, 주요 인사들이 묵는 호텔, 발사대 근처 새로운 기계들의 움직임과 위성사진 판독 결과 발사 임박 신호를 포착했다는 것. 그러나 연구소는 ‘기술적 결함 때문에 발사 시기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북한의 발표에 지나치게 무게를 두는 치명적 실수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우리의 실수는 해체되지 않은 로켓을 보면서 ‘앞으로 조립 장소로 옮겨져 수리에 들어갈 것’이라고 가정했고 이에 근거해 수리작업 기간을 추정해 발사 시기를 예측한 것”이라고 밝혔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노조 세력의 근거지인 미시간 주의회가 11일 노조 영향력을 크게 제한하는 ‘근로권(Right to Work)법’을 통과시키자 이에 반발한 노조원들이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미시간 주 하원은 이날 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근로자의 노조 가입과 노조회비 납부를 강제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근로권법을 가결했다. 공화당 소속의 릭 스나이더 주지사는 6일 주 상원에 이어 이날 하원을 통과한 법안에 즉각 서명했다. 노조가 악법으로 규정한 근로권법이 통과되자 1만2000명의 노조원들이 주의회로 몰려가 시위를 벌였으며 주지사 집무실에 진입하려던 2명이 체포됐다. 또 근로권법 지지자들이 의사당 앞에 쳐놓았던 천막을 찢는 등 격렬하게 대치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미시간을 찾아 “근로권법은 근로자 임금을 깎아내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이 법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경제적’ 의도가 아닌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있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미시간은 근로권법을 통과시킨 24번째 주지만 제너럴모터스, 포드,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업체들이 본사를 두고 있고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설립되는 등 ‘노조의 요람’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미 노동운동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공무원노조 단체교섭권을 놓고 주지사 소환선거까지 열리는 등 격렬하게 충돌한 위스콘신에 이어 미시간에서 근로권법이 통과된 것은 노조의 결정적 패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노조 가입률이 17.5%로 미국 전체 평균 11.8%보다 높은 미시간은 지금까지 사용자가 노조에 가입한 근로자만 채용해야 하는 ‘클로즈드숍’ 정책을 유지해 왔는데 노조 가입 의무화 등을 폐기한 근로권법이 시행되면 노조 조직력과 협상력에 타격을 입는 것이 불가피하다. 지금까지 근로권법을 시행하고 있는 지역은 노조가 약한 남부와 서부 주들이 대부분이며 중서부에서 근로권법이 통과된 것은 지난해 인디애나에 이어 미시간이 두 번째다. 노조들은 이 법안이 시행되면 앞으로 주민투표를 요구해 다시 표결을 뒤집겠다고 선언했다. 반면 근로권법 지지자들은 미시간의 강성 노조 때문에 외국 기업 유치를 앨라배마, 조지아 등에 뺏기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어 이번 법안 통과가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근로권법에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소속 리자 라이언 미시간 주의회 의원은 “미시간이 노조로부터 벗어나게 됐다”며 “근로권법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크리스마스이브를 공휴일로 지정하라’ ‘(성적이 부진한 프로 미식축구팀) 댈러스 카우보이 구단주를 해고하라’ ‘트윙키를 국유화해서 살려라….’ 미국 백악관 청원 사이트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 오른 청원들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시민의 정치참여와 의사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려고 의욕적으로 시작한 ‘위 더 피플’ 사이트가 황당하고 사소한 청원으로 채워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0일 보도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청원 사이트에는 지난달 말까지 9만4000건의 청원이 올랐고 590만 명이 서명했다. 하루 평균 220건 이상의 청원이 올라와 외형적으로는 성공한 듯 보이지만 정작 중요한 사회 이슈를 찾기 힘들다. 대신 ‘정부는 외계인 접촉사실을 밝혀라’ ‘미군 라디오 방송에서 (보수 논객) 러시 림보의 프로그램을 몰아내라’처럼 특정 그룹의 관심사항 또는 이해관계가 반영된 요구에 좌지우지되고 있다. 이처럼 황당하고 지엽적인 청원에 도배되는 사이트 운영에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는 비난이 일어나고 있다. 백악관은 2만5000명 이상이 서명한 청원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이런 기준을 넘긴 청원은 100건 미만. 그만큼 공감을 불러오는 청원이 없다는 뜻이다. 백악관의 부실한 대응도 문제다. ‘위 더 피플’ 사이트는 3명의 전담 직원을 포함한 11명이 관리하고 있다. 청원이 들어오면 해당 부처에 전달해 정부의 공식 반응을 내보낸다. 그러나 수많은 청원을 제대로 모니터하지 못해 2만5000명 기준을 넘겨도 답변을 하지 않아 청원자의 비난을 사기도 한다. 껄끄러운 청원에 대해 정부가 일부러 답변을 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1만9000명이 서명해 청원 1위를 달리는 텍사스의 미연방 독립은 답변 기준을 넘긴 지 오래지만 백악관이 아무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 백악관은 대부분의 청원이 ‘연방정부 정책과 관련이 있어야 한다’는 기본조건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명하고 있다. 정부의 해결 능력을 벗어나기 때문이라는 것. 최근 ‘반미 랩’ 논란을 일으킨 싸이의 ‘크리스마스 인 워싱턴’ 공연을 금지하라는 청원도 백악관의 역할 범위를 넘어선 청원 사례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외교정책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며 군사력 강화를 주장해온 ‘매파’ 의원들이 올해 말 의회에서 대거 퇴장한다. 특히 중국의 부상, 중동 문제로 중대한 고비를 맞은 시점에서 이들이 사라지면 미 외교안보정책에 큰 공백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9일 보도했다. 올해 말로 선거 패배, 은퇴 등으로 상·하원에서 사라지는 외교안보통 의원은 10여 명에 이른다. 상원 군사위와 외교위에는 각각 26명, 19명의 의원이 소속돼 있다. 하원 군사위와 외교위에는 각각 62명, 44명이 활동하는 등 총 150여 명이 외교안보통 의원들이다. 대개 수십 년 의정생활을 해온 다선 의원이거나 제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 복무 경력이 있는 의원들로 외교위원회 군사위원회 등에 장기간 배속돼 고도의 전문성을 키워왔다. 초선이거나 의정 경력이 짧은 의원들은 외교안보 관련 위원회에 배속되는 것을 선호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배속된다고 하더라도 복잡한 이슈를 이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이들과 손발을 맞춰 일해야 하는 국방부 국무부에서는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상원에서는 리처드 루거(공화) 조지프 리버먼(무소속) 짐 웹(민주) 의원, 하원에서는 로스코 바틀릿, 제리 루이스, 토드 애킨(이상 공화), 노먼 딕스, 레너드 보즈웰(이상 민주) 등이 올해 말 퇴장한다. 이들은 소속 정당을 가릴 것 없이 미국의 안보 우위, 중국 군사력 경제력 견제, 이란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 제재 강화에 중점을 둔 법안을 마련하고 통과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리버먼 의원은 올 4월 대북 식량 지원을 재고하라는 서한을 행정부에 보내고 이란 북한 시리아 제재 강화 법안을 입안했다. 웹 의원은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이 한국 일본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웹 의원은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역할 강화를 주장해 온 의원들이 사라지면 특히 아시아 문제가 걱정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이 퇴장하면 외교안보통 의원은 칼 레빈 상원 군사위원장, 벅 매키언 하원 군사위원장 정도가 남게 된다. 일각에서는 외교안보 강경파 의원들의 퇴장을 반기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들이 수십 년간 국방예산을 부풀리고 일방주의적 외교정책을 추진해 국제관계를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퇴장으로 미 외교정책이 한동안 방향을 잡기 힘들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가수 싸이(박재상·35)가 2000년대 초 부른 랩이 반미(反美) 선동적 내용을 담고 있어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싸이가 공연하는 크리스마스 기념행사에 예정대로 참석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싸이 공연에 반대하는 청원도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7일 “오바마 대통령 가족이 9일 워싱턴 국립건축박물관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인 워싱턴’ 행사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대통령이 이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연례 전통으로 가수 선정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케이블채널 TNT는 홈페이지에서 “‘강남스타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싸이는 6명의 공연 가수 중 한 명”이라고 소개했다.올해 31회째 열리는 ‘크리스마스 인 워싱턴’은 주빈인 대통령 가족과 사전 초대를 받은 명사들이 참석하는 자선행사이며 모은 자선기금은 미국 국립아동의료센터에 기부된다. 매년 12월 둘째 일요일에 국립건축박물관에서 열리며 올해에는 TNT 채널을 통해 21일 전국에 녹화 방송된다. 올해 행사에는 싸이를 비롯해 흑인 여가수 다이애나 로스, 컨트리 가수 스코티 매크리리, 성악가 크리스 맨, 여성 팝가수 데미 로바토, 여성 뮤지컬 가수 메건 힐티가 공연하며 인기 토크쇼 진행자 코넌 오브라이언이 사회를 맡는다.백악관 청원 사이트 ‘위 더 피플’은 ‘싸이를 이번 행사에 초청하지 말아야 한다’는 청원을 7일 삭제했다. 사이트 관리자는 “‘특정인을 적대시해서는 안 된다‘는 청원 게시 조건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이에 앞서 미 언론은 “싸이가 2002년 주한미군 반대 집회에 참석해 미제 탱크 모형을 차버리는 등 반미 퍼포먼스를 했으며 2004년에는 콘서트에서 반미 내용의 랩을 불렀다”고 보도했다. 이 랩은 ‘이라크인을 고문하는 미군과 가족을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이자’는 등의 가사를 담고 있다.논란이 불거지자 싸이 측은 7일 영문 보도자료를 통해 “이 노래는 8년 전 이라크전쟁과 미군 장갑차에 깔려 숨진 두 명의 한국 여중생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공감했던 반전(反戰) 감정을 표현한 것”이라며 “부적절한 가사로 상처를 입은 모든 사람에게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많은 미국 언론매체는 싸이의 사과 성명을 전문 게재했다.미 언론에 따르면 싸이의 반미 랩이 처음 미국에 알려진 것은 10월 초였지만 싸이의 선풍적 인기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행사 참석을 계기로 싸이의 ‘자격’ 논란이 불거지면서 랩의 반미 내용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하게 번져나갔다.워싱턴포스트는 “당시 햇볕정책으로 인한 반미주의적 시대 분위기 속에서 이 노래가 탄생했다”며 “원래 국내 록그룹 넥스트가 부른 곡이지만 싸이가 주한미군 철수 집회 등에서 다른 가수들과 함께 자주 불렀다”고 소개했다. ‘디어 아메리카(Dear America)’라는 제목의 이 곡은 넥스트가 2004년 발표한 5집 ‘개한민국’에 들어있으며 2004년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 피살된 김선일 씨 사건으로 국내 일각에서 반미 반전 분위기가 높아질 때 집회에서 많이 불렸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김윤종 기자 mickey@donga.com}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미술관이 13일부터 8개월간 한국이 낳은 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 특별 전시회 대장정에 들어간다. 백남준 탄생 80주년을 맞아 ‘백남준-글로벌 비저너리(Visionary)’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그의 주요 작품 67점과 스미스소니언 미술관이 2009년 구입해 소장하고 있는 ‘백남준 아카이브’에서 선별한 자료 140점을 선보인다. 백남준 작품세계 강연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한다. 이번 행사는 한국국제교류재단과 미국의 예술재단 및 기금 등 11곳이 공동 후원한다. 엘리자베스 브라운 스미스소니언 미술관장은 “피카소가 20세기 전반을 지배한 거인이라면 백남준은 20세기 후반 예술의 무게중심”이라며 “그의 상상력이 세상을 바꿔놨다”고 밝혔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이 내년 1월 취임식 행사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1기 취임식 때와는 달리 기부금을 모금하려고 기업에 손을 내밀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8일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준비위원회가 발송한 취임식 기부금 요청 서류를 단독 입수해 “기업과 개인 후원자는 기부금 수준에 따라 17∼21일 열리는 다양한 취임식 행사에 차등적으로 참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애덤스’ ‘제퍼슨’ ‘매디슨’ 등 역대 유명 대통령 이름에 따라 분류된 4등급 패키지 상품은 기업과 개인별로 최대 100만 달러(약 10억8200만 원)에서 최저 1만 달러까지 기부금에 따라 선서식 퍼레이드 점등식 무도회 콘서트 등 취임식 관련 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수준이 달라진다. 최고 프리미엄급인 ‘(조지) 워싱턴’은 기업이 100만 달러를 내면 무도회 점등식 콘서트 등 8개 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초대권을 2∼4장 제공한다. 미 대통령 취임식은 선서 행사만 세금으로 충당되며 나머지 퍼레이드 무도회 리셉션 등 부대행사 경비는 대통령이 기부금을 모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식 때 기업이 행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기업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지 않는 대신 개인 기부자로부터 최대 5만 달러 한도 내에서 후원금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취임식에는 기업 기부금을 무제한으로 받기로 해 오바마 대통령이 초심(初心)을 잃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기업 기부금 논란이 일자 애디 위즈넌트 취임식 준비위원회 대변인은 “기업 기부는 허용하지만 로비스트와 정치인 후원 외곽조직인 슈퍼정치행동위원회(슈퍼팩) 기부는 받지 않는다”며 “기업과 개인 기부자 명단을 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해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미 대통령 취임식은 1월 20일 열리는 것이 관례이지만 내년 이날은 일요일이어서 다음 날에 열린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가수 싸이(박재상·35)가 2000년대 초 부른 랩이 반미(反美) 선동적 내용을 담고 있어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싸이가 공연하는 크리스마스 기념행사에 예정대로 참석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싸이 공연에 반대하는 청원도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7일 "오바마 대통령 가족이 9일 워싱턴 국립건축박물관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인 워싱턴' 행사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대통령이 이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연례 전통으로 가수 선정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케이블채널 TNT는 홈페이지에서 "'강남 스타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싸이는 6명의 공연 가수 중 한 명"이라고 소개했다. 올해 31회째 열리는 '크리스마스 인 워싱턴'은 주빈인 대통령 가족과 사전 초대를 받은 명사들이 참석하는 자선 행사로 모아진 자선기금은 미국 국립아동의료센터에 기부된다. 매년 12월 둘째 일요일에 국립건축박물관에서 열리며 올해에는 TNT 채널을 통해 21일 전국에 녹화 방송된다. 올해 행사에는 싸이를 비롯해 흑인 여가수 다이애나 로스, 컨트리 가수 스카티 맥크리리, 성악가 크리스 맨, 여성 팝가수 데미 로바토, 여성 뮤지컬 가수 메건 힐티가 공연하며 인기 토크쇼 진행자 코난 오브라이언이 사회를 맡는다. 백악관 청원 사이트 '위 더 피플'은 '싸이를 이번 행사에 초청하지 말아야 한다'는 청원을 7일 삭제했다. 사이트 관리자는 "'특정인을 적대시해서는 안 된다'는 청원 게시 조건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미 언론은 "싸이가 2002년 주한미군 반대 집회에 참석해 미제 탱크 모형을 차버리는 등 반미 퍼포먼스를 했으며 2004년에는 콘서트에서 반미 내용의 랩을 불렀다"고 보도했다. 이 랩은 '이라크인을 고문하는 미군과 가족을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이자'는 등의 가사를 담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싸이 측은 7일 영문 보도자료를 통해 "이 노래는 8년 전 이라크전쟁과 미군 장갑차에 깔려 죽은 두 명의 한국 여중생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던 반전(反戰) 감정을 표현한 것"이라며 "부적절한 가사로 상처를 입은 모든 사람들에게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많은 미국 언론매체들은 싸이의 사과 성명을 전문 게재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싸이의 반미 랩이 처음 미국에 알려진 것은 10월 초였지만 싸이의 선풍적 인기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행사 참석을 계기로 싸이의 '자격' 논란이 불거지면서 랩의 반미 내용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하게 번져나갔다. 워싱턴포스트는 "당시 햇볕정책으로 인한 반미주의적 시대 분위기 속에서 이 노래가 탄생했다"며 "원래 국내 록그룹 넥스트가 부른 곡이지만 싸이가 주한미군 철수 집회 등에서 다른 가수들과 함께 자주 불렀다"고 소개했다. '디어 아메리카(Dear America)'라는 제목의 이 곡은 넥스트가 2004년 발표한 5집 '개한민국'에 들어있으며 2004년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 피살된 김선일 씨 사건으로 국내 일각에서 반미 반전 분위기가 높아질 때 집회에서 많이 불렸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mickey@donga.com 김윤종기자 zozo@donga.com}

재선 3주째를 맞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두 가지 복병을 만나 고전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공화당이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 대사의 국무장관 임명에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2기 내각 인선이 출발부터 암초에 부딪힌 형국이다. 나라 밖에서는 이란 문제가 외교정책 구상을 근본부터 흔들고 있다.라이스 대사는 27일 자신의 임명을 반대하는 공화당 중진 의원들을 만났지만 설득에 실패했다. 존 매케인, 린지 그레이엄, 켈리 에이요트 상원의원은 라이스 대사와 회동 후 “인준 반대를 철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의혹이 가시지 않았다”거나 “만나기 전보다 오히려 우려가 더 커졌다”는 표현을 썼다.라이스 대사는 올해 9월 11일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이 피습돼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 등 미 외교관 4명이 사망한 지 닷새 뒤 알카에다의 조직적 테러가 아닌 우발적 시위라고 발언했다.라이스 대사는 자신이 제의한 이날 회동에서 “불충분한 정보에 기초해 벵가지 사태를 잘못 규정했다”고 시인했지만 “의도적 왜곡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화당 의원들은 “고위직 외교관리가 정보의 정확성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백악관의 의도적 정보 은폐”라고 반박했다.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대통령이 라이스 임명을 위해 공화당과의 대결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상황에서 뒤로 물러서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재정절벽’ 협상을 앞두고 공화당과의 갈등을 악화시킬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분석했다.민주당에서는 라이스 대사가 ‘우발적 시위’ 발언을 했던 5개 TV 뉴스 프로그램에 당초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출연할 예정이었던 만큼 클린턴 장관이 책임을 지되 당분간 직무를 계속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한편 AP통신은 27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입수한 도표를 근거로 이란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훨씬 강력한 핵폭탄을 생산하기 위한 컴퓨터 모의실험을 이미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도표에 의하면 이란 과학자들이 모의실험한 핵폭탄의 폭발력은 50kt으로 히로시마 원폭 15kt의 3배 이상이다.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이란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진전시키고 팔레스타인과 시리아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등 중동에서 계속 위기를 조장하면서 아시아로 중심축을 이동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끝내려는 오바마 행정부 2기 외교정책의 우선순위가 혼란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NYT는 미국이 이집트 터키 카타르에서 급부상하는 수니파의 영향력을 지렛대로 삼아 시아파가 주도하는 이란을 고립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2010년 일리노이대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은 리즈 잭슨 씨(31·여)는 미국 내 50개 대학의 조교수 자리를 알아봤지만 모두 불합격 통지를 받았다. 경기침체로 대학들의 교수 채용이 크게 줄었기 때문. 같은 해 시험 삼아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대에 지원서를 보낸 그는 바로 채용 통지를 받았다. 초임 연봉 4만5000달러(약 4900만 원)에 방 3개짜리 아파트 무료 임대, 연 44일 휴가, 이사비용 8000달러(약 860만 원) 지원이 조건이었다. 대학 측은 함께 이주하는 잭슨 씨 남편의 직장을 알아보고 매년 부부의 미국 방문 때 비행기 비용도 대주겠다고 약속했다. 잭슨 씨는 아부다비대에서 1년 근무한 뒤 지난해 다시 미국 대학에 자리를 알아봤지만 여전히 채용 시장은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그는 미국 대학 취직은 포기하고 종신교수직을 제안한 홍콩대로 자리를 옮겼다. 월가의 헤지펀드 회사에서 일하다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해고된 데릭 카포 씨(29)는 미국에서 일자리를 잡지 못해 중국으로 향했다. 그는 현재 베이징에서 외국인을 위한 중국어학원 ‘넥스트스텝’과 직업소개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역시 미국에서 새 일자리를 찾지 못한 옛 동료 3명이 지난해 중국으로 건너와 그를 돕고 있다. 심각한 취업난으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미국인들이 외국으로 몰리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 보도했다.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많은 외국인이 미국으로 몰려들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찾아 외국으로 떠나고 있는 것. 외국 이주 현상은 고실업의 가장 큰 타격을 받은 20∼30세 연령에서 가장 많고 이들은 중국 홍콩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등 성장 가능성이 크고 외국인들에게 비교적 관대한 지역을 선호한다. 미 국무부 조사에 따르면 올해 외국에서 일하거나 공부하고 있는 미국인은 630만 명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미국 경기침체가 시작된 2008년 520만 명에서 4년 만에 21% 늘어난 것이다. 마케팅 연구기관 아메리칸웨이브에 따르면 ‘외국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한 25∼34세 미국인은 2009년 0.9%에서 2011년 5.1%로 늘었다. 18∼24세 미국인 10명 중 4명꼴인 39.6%가 ‘외국 이주에 관심 있다’고 답했다. 외국에서 직장을 찾는 미국인들은 ‘외국인’이라는 프리미엄 덕분에 현지인보다 20∼30% 높은 임금을 받고 건강보험과 휴가 등 복지 혜택도 잘 받을 수 있다. 외국에서 직장을 구한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미국에 있으면 수십만 달러에 달하는 학자금 융자금을 10년이 걸려도 못 갚지만 외국에서 일하면 5년 내에 완전히 갚을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미국에 온 외국인 유학생들도 미국 내에서 직장을 구하지 못해 고국으로 돌아가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미국인과 미국 유학을 마친 현지인들의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엄마, 내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해.”(딸 에드워다)“물론이지. 절대 네 곁을 떠나지 않을게. 약속할게. 약속은 약속이야.”(어머니 케이)1970년 1월 3일 미국 마이애미 병원에 급송된 에드워다 오바라 양이 의식을 잃기 전 어머니는 딸과 굳게 약속했다. 소아과 의사가 되겠다는 야무진 꿈을 가진 17세 여고생은 당뇨병 관리를 위해 복용한 인슐린 약의 부작용 때문에 쓰러졌다. 에드워다 양의 가족은 42년 동안 있는 힘을 다해 그녀를 보살피며 약속을 지켜냈다.마이애미헤럴드는 가족의 극진한 간호 속에 사상 최장기 혼수상태 기록을 세우며 42년 동안 생명을 유지해온 에드워다 씨가 추수감사절 전날인 21일 5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23일 보도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딸이 혼수상태에 빠지자 장기 입원시키라는 의사들의 권유를 뿌리치고 집으로 데려왔다. 병원에 두면 딸을 곁에서 지켜줄 수 없기 때문이었다.부모는 책을 읽어주고 음악을 들려주며 의식을 잃은 딸과 대화를 나눴다. 아버지가 1976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후 어머니는 아예 딸의 방에서 잠자고 생활하며 24시간 간호했다. 딸에게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2시간마다 몸을 뒤집고 튜브로 음식물을 넣어줬다. 4시간마다 인슐린 주사를 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어머니는 쪽잠을 자며 한 번에 1시간 반 이상 눈을 붙인 적이 없었지만 딸을 간호하는 것은 부담이 아니라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어머니는 주변 사람들에게 “삶은 기적”이라며 “딸이 살아있는 것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안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딸을 간호한 지 38년 만인 2008년 3월 7일 딸의 침대 곁에서 잠자다가 세상을 떠났다. 금발 머리는 하얗게 변하고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했지만 평생 딸을 돌보다 숨을 거둔 어머니의 모습은 평화로웠다고 에드워다 씨의 여동생 콜린 씨는 전했다.어머니 케이 씨의 헌신에 감동받은 자기계발 심리학자 웨인 다이어 박사는 2001년 ‘약속은 약속이야: 어머니의 조건 없는 사랑에 대한 거의 불가능할 것 같은 이야기와 그 교훈’이라는 책을 펴냈다. 2004년 ‘축복받은 나의 아이’라는 노래도 나왔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여동생 콜린 씨가 언니를 지켰다. 콜린 씨는 말 조련사 직업을 그만두고 간호에 전념했다. 그는 “언니를 돌보는 것은 당연히 내가 해야 할 일”이라며 “검은색에서 백발로 변한 언니의 머리를 아침마다 땋아줬다”고 말했다. 콜린 씨는 21일 언니를 목욕시킨 후 “잠깐 커피를 타러 부엌에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언니는 이 말을 알아들었는지 환하게 웃는 듯했다. 커피를 타서 돌아왔을 때 언니는 숨을 거둔 후였다. 4년 전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언니의 마지막 모습도 평화로웠다.콜린 씨는 “언니는 의식이 없는 상태였지만 나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줬다”며 “언니를 돌보며 조건 없는 사랑과 인내가 무엇인지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언니가 세상을 떠나는 순간 어머니는 ‘이제 됐다. 가자’라고 말했을 것”이라며 “언니와 어머니는 지금 천국에서 만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콜린 씨가 22일 웹사이트(edwardaobara.com)와 페이스북을 통해 언니의 사망 소식을 알린 후 에드워다 씨의 명복을 빌고 가족들의 헌신적 간호를 기리는 글들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줄을 잇고 있다.에드워다 씨 간호 때문에 많은 빚을 지게 된 가족은 조화(弔花) 대신 소정의 장례식 비용을 에드워다 오바라 재단에 기부해 달라고 부탁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차기 대선 승리를 벼르고 있는 미국 공화당의 떠오르는 스타로 명문 정치 가문인 부시가(家)의 ‘젭 부시-조지 P 부시’ 부자(父子)가 각광을 받고 있다. 아버지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59)는 차기 대선주자로, 아들 조지 P 부시(36)는 공화당 아성인 텍사스의 주지사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미 언론은 내다보고 있다. 조지 H 부시 제41대 미 대통령의 차남과 손자, 제43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과 조카인 젭-조지 P 부시 부자가 급부상하는 것은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의 최대 약점으로 드러난 히스패닉 유권자를 공략할 수 있기 때문. 대선 패배 후 공화당 안팎에서 부시 가문에 대한 막연한 향수가 존재한다는 점도 유리한 환경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 “플로리다에 있는 젭 부시의 개인 사무실에 공화당 유력 인사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며 “젭 부시가 차기 대선 출마에 대해 가족과 주변 인사들의 의견을 듣고 있으며 재정적인 여력은 되는지 등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젭 부시는 멕시코 출신 부인을 두고 있고 스페인어에 능통해 히스패닉 표심을 얻을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고 있다. 법에 저촉되지 않고 건전하게 생활하는 불법이민자들에게 미국 시민권을 부여하는 이민법 개혁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점도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호감을 사고 있다. 공화당 내에서는 대선 패배 후 젭 부시를 위원장으로 하는 이민법 개혁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플로리다 주지사 시절 ‘교육 주지사’라는 명성을 얻을 정도로 교육 이슈에 관심이 많은 젭 부시는 교사 평가와 학교 선택권을 중시하는 정책을 밀고 나가 교원노조와는 갈등을 빚기는 했지만 보수주의자들의 큰 지지를 받았다. 젭 부시는 히스패닉 유권자들에게 인기 높은 또 다른 차기 대선주자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의 정치적 스승으로 통하기 때문에 만약 젭 부시가 출마를 결심한다면 루비오 의원이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NYT는 전했다. 젭 부시의 아들인 조지 P 부시는 멕시코 출신 어머니 덕분에 히스패닉 표심 공략에 유리할 뿐 아니라 아프가니스탄 해군 복무 경력이 있어 보수주의자들의 지지도 얻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텍사스에서 변호사로 일하며 ‘텍사스 히스패닉 공화당원 연합’을 설립한 그는 16일 2014년 텍사스 공직 출마를 위한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4일 전했다. 젭 부시는 지지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아들이 2014년 선거에서 텍사스 주정부 토지행정관에 도전할 것”이라며 선거자금 기부를 호소했다. 조지 P 부시는 토지행정관을 발판 삼아 앞으로 텍사스 주지사에 도전할 것이며 이후 당내 영향력을 넓혀 대선까지 도전할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6일 대선 패배 뒤 일반 시민으로 돌아간 밋 롬니 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평범한 일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대선 기간에 깔끔한 모습으로 비밀경호를 받으며 유세장을 누비던 롬니는 19일 정리되지 않은 머리 모양에 셔츠 차림으로 캘리포니아 주 라호야 집 주변 주유소에서 직접 차에 기름을 넣는 모습이 주민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미국 10대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많은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광팬으로 소문난 롬니는 17일 개봉한 ‘트와일라잇: 브레이킹던 2’를 부인 앤 여사와 함께 관람한 뒤 영화관 인근 피자 가게에 들러 피자를 먹기도 했다. 20일에는 아들과 손자 손녀들을 데리고 로스앤젤레스 인근 디즈니랜드에 가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롬니는 14일 선거자금 기부자들이 마련한 행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에서 이긴 것은 일부 지지층에게 건보개혁, 세금인상 등의 ‘선물’을 줬기 때문”이라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뒤 정치 행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 언론은 “공화당 내에 자기반성 회오리바람을 몰고 왔던 롬니 자신은 극도로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바로잡습니다]본보 11월 23일자 A31면 롬니의 집이 있는 지역을 캘리포니아 주 ‘라졸라’에서 ‘라호야’로 바로잡습니다.}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자지구 휴전 합의를 이끌어내며 ‘중동의 피스메이커’로 떠올랐다. 가자 사태가 가장 긴박하게 돌아가던 20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무르시 대통령에게 3번이나 전화를 해 중재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캄보디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뒤 힐러리 클린턴 장관을 이스라엘로 급파하고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에어포스원 전용기 안에서 30분 가까이 전화기를 붙잡고 휴전 합의의 필요성을 강조했을 정도로 무르시 대통령의 협상력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고 폴리티코는 21일 전했다. 이집트를 중동 외교의 키 플레이어로 복귀시킨 무르시 대통령은 당초 이슬람 과격단체 무슬림형제단 출신이라는 점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이번 교전이 시작되자 헤샴 깐딜 총리를 가자로 급파하며 공개적으로 하마스를 편들었다. 하지만 무르시는 이스라엘 특사를 비밀리에 이집트로 불러들여 중재에 나서면서 미국에 대화 파트너로서의 신뢰감을 심어줬다. 클린턴 장관은 21일 휴전 합의 기자회견에서 “이집트의 새 정부가 책임감과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치켜세웠다. 뉴욕타임스는 21일 무르시 대통령이 경제위기 극복에 필요한 48억 달러의 국제통화기금(IMF)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 미국과의 협조가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무르시 대통령의 이 같은 외교적 성과가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노선을 요구하는 이집트 국민의 정서와 국내 경제난을 등한시한다는 비판을 불러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이스라엘에 급파된 뒤 하루 만에 휴전 합의를 성사시킨 클린턴 장관에게도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21일 이집트를 방문한 클린턴 장관은 대통령궁에 진을 치고 예정보다 4시간이나 더 오래 머무르며 무르시 대통령과 막판 협상을 벌였다. 클린턴 장관의 가자 휴전 중재는 ‘아랍의 봄’ 이후 변화된 중동 정세에 미국이 다시 깊숙이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19일 이집트로 날아가 20일 하루 동안 이스라엘 예루살렘, 팔레스타인 라말라, 이집트 카이로, 요르단 암만, 다시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주파하는 초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며 휴전을 이끌어내는 데 큰 힘을 보탰다. 각각 하마스와 이스라엘을 대변하는 입장이던 무르시 대통령, 클린턴 장관과 달리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국제기구의 수장인 반 총장의 중재 리더십은 서방과 중동 주변국들이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재선 후 첫 해외 순방으로 동남아시아 3국을 방문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9일 저녁 캄보디아 프놈펜에서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 만찬 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과 마라톤 전화 회의를 했다. 전화를 끝낸 시간은 20일 오전 2시 반. 대통령은 내내 옆에 있던 힐러리 클린턴 장관에게 “이스라엘에 가서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을 이끌어 달라”고 요청했다. 클린턴 장관은 두말없이 국무장관 전용기를 타고 이스라엘로 날아갔다. 뉴욕타임스는 “역대 미 국무장관 중 가장 많은 120개국이 넘는 해외 방문 기록을 세우며 셔틀외교의 진수를 보여준 클린턴 장관이 미국의 최대 이해관계가 걸린 중동에서 거칠 것 없는 횡보로 마지막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고 19일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교전이 끝나가는 시점에 클린턴 장관을 현지에 급파한 것은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 마지막 미션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지는 20일 분석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수행원인 클린턴 국무장관이 보여준 마지막 ‘동행 리더십’이 화제다.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할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턴 장관의 외교 경험과 식견을 존중하는 ‘포용의 리더십’을, 국무장관 임기를 마치는 클린턴 장관은 끝까지 오바마 대통령을 보좌하며 스포트라이트를 양보하는 ‘2인자 리더십’을 보여줬다. 아시아 3개국 순방 기간 중 오바마 대통령은 전용기 에어포스원 집무실에서 클린턴 장관과 독대했다. 보좌관들은 두 사람이 업무적 대화뿐만 아니라 최근 4년을 회고하는 여담을 나눴다고 전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두고 사생결단식 경쟁을 벌였던 두 사람이 4년 동안 동고동락하며 단순한 외교 파트너를 넘어 친한 친구가 됐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항 영접 행사에서 클린턴 장관과 나란히 보조를 맞추고 함께 손을 흔들며 클린턴 장관의 ‘아시아 중심’ 전략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클린턴 장관은 이에 보답하듯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오바마 대통령에게 주인공 자리를 양보했다. 클린턴 장관은 미얀마 아웅산 수치 여사 자택 방문 때 오바마 대통령이 리무진에서 내려 수치 여사의 환영을 받는 동안 리무진 안에서 잠시 대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중 갑자기 “클린턴 장관은 어디 있느냐”고 찾더니 환영객 중에 섞여 있던 클린턴 장관에게 “이보다 더 감사할 수는 없다. 업무능력뿐만 아니라 클린턴 장관과 수치 여사가 보여준 인권과 민주주의 메시지 때문”이라고 존경의 뜻을 전했다. 클린턴 장관은 20일 오바마 대통령과의 4년 동행을 마치는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달콤쌉쌀하고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여러분이 상상하는 모든 감정이 다 든다”고 답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외도 스캔들’로 사임한 후 처음으로 HLN과의 인터뷰에서 “(외도 상대인) 폴라 브로드웰과 기밀정보를 공유하지 않았으며 이번 사건은 단지 혼외정사일 뿐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 피습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라고 일축했다고 CNN이 15일 보도했다. 사임 시점이 벵가지 피습 관련 청문회 출석을 피하려는 것이라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16일 의회 비공개 청문회에 출석했다. 폭스뉴스는 퍼트레이어스와 친분이 있는 소식통을 인용해 그가 청문회에서 “사건 발생 24시간 내에 영사관 공격이 테러라는 사실을 알았으며 이 지역의 알카에다 지부와 이슬람 극단 무장단체인 안사르 알샤리아가 배후일 것으로 판단했다고 증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이번 사건 조사 과정에서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얻었다”며 “그렇지 않았다면 즉각 대통령과 의회에 보고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브로드웰의 협박성 e메일을 받았던 질 켈리는 플로리다 탬파에서 군 고위층과의 관계를 이용해 허세를 부리고 특권을 요구하는 도가 지나친 행동으로 눈총을 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명예영사 신분을 활용해 미국인 사업가에게 접근하기도 했다. 탬파베이온라인닷컴(TBO)에 따르면 켈리는 대안에너지기업 트랜스가스개발시스템의 애덤 빅터 회장에게 수백만 달러 규모의 한국 에너지사업 계약을 주선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일반적인 수수료보다 훨씬 많은 8000만 달러(약 872억8000만 원)를 요구했으나 정작 대규모 사업 계약을 주선한 경력이 없다는 사실이 들통 나 실패했다. 한편 켈리가 브로드웰의 e메일 조사를 요청했던 프레더릭 험프리스 미연방수사국(FBI) 요원은 시애틀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켈리와는 연인 관계가 아니다”라며 “문제가 된 사진은 스캔들이 터지기 전인 2010년 가을 켈리를 비롯해 많은 지인에게 보낸 것”이라며 사진을 공개했다. 험프리스는 이 사진이 “FBI 특수기동대 훈련을 마친 뒤 상의를 벗고 훈련용 더미(모조인형)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장난 삼아 찍은 것”이라고 덧붙였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주애진 기자 mickey@donga.com}
영국 최대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미국 최악의 원유 유출 사고로 기록된 2010년 멕시코 만 원유 유출 사고와 관련해 벌금 45억 달러(약 4조9100억 원)를 내는 데 미 법무부와 합의했다고 15일 밝혔다. BP는 이날 성명에서 “멕시코 만 원유 유출 사고에 대한 기소 내용을 모두 인정했다”며 “6년에 걸쳐 45억 달러의 합의금을 내고 살인 및 위증 혐의로 기소된 임원진 3명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BP가 이번에 합의한 벌금 액수는 2009년 미 법무부가 다국적 제약업체 화이자에 부과한 12억 달러를 넘는 사상 최대 규모”라며 “원유 유출 사고로 인한 형사소송은 마무리됐지만 각종 민사소송은 아직 남아있다”고 밝혔다. BP의 멕시코 만 원유유출 사고는 2010년 4월 멕시코 만의 마콘도 유정에 설치한 시추선 ‘딥 워터 호라이즌’이 폭발하면서 발생했다. 당시 시추요원 11명이 사망하고 3개월 동안 400만 배럴이 넘는 원유가 유출돼 해양 환경이 심각하게 오염됐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4일 대선 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 “재정절벽(fiscal cliff) 문제 해소와 세제개혁을 위해 공화당과 긴밀히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일자리와 세금, 재정적자와 관련해 연말까지를 시한으로 큰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는 부자들을 위한 세금 감면을 놓고 논쟁하느라 중산층을 볼모로 잡아선 안 된다. 나는 빅딜을 원하고 포괄적인 협상을 원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재정절벽 해소와 부자 증세에 대한 협상을 앞두고 상대인 공화당을 압박하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그는 16일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의회 지도부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이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기업과 부유층에게서 향후 10년 동안 1조6000억 달러(약 1740조 원) 규모의 세금을 더 거둔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후 1시 반부터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나에게 더이상 선거는 없다. 국민에게 모든 정책의 초점을 맞추겠다”며 50여 분 동안 자신의 집권 2기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섹스 스캔들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기밀이 유출돼 국가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퍼트레이어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미국민이 안전하게 살고 있다”며 여전히 그에 대한 신뢰를 아끼지 않았다. ‘재선 수락 연설에서 밋 롬니 공화당 후보와 마주앉아 협력방안을 논의하겠다고 했는데 그를 초대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아직 일정을 잡지 못했다. 모든 사람이 선거가 지난주였다는 사실을 잊고 있는 듯하다. 나는 선거 다음 날 잊어버렸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이 수전 라이스 유엔대사의 국무장관 임명을 반대한 것에 강하게 반박했다. “만약 공화당 의원들이 벵가지 문제와 관련해 공격하려면 나를 공격하라”며 “모범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라이스 대사를 표적으로 삼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존 매케인 의원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날 오전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 피습 사건 후 라이스 대사의 발언은 그가 미국의 외교적 이익을 대변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그가 국무장관에 임명된다면 인준을 막기 위해 상원 공화당 의원들은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최영해·정미경 특파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