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매파 대거 퇴장… 외교안보 공백 우려”

  • 동아일보

루거-리버먼 의원 등 퇴임… 국무-국방부 정책조율 고심
일각 “일방주의 부추겼을 뿐”

미국 외교정책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며 군사력 강화를 주장해온 ‘매파’ 의원들이 올해 말 의회에서 대거 퇴장한다. 특히 중국의 부상, 중동 문제로 중대한 고비를 맞은 시점에서 이들이 사라지면 미 외교안보정책에 큰 공백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9일 보도했다.

올해 말로 선거 패배, 은퇴 등으로 상·하원에서 사라지는 외교안보통 의원은 10여 명에 이른다. 상원 군사위와 외교위에는 각각 26명, 19명의 의원이 소속돼 있다. 하원 군사위와 외교위에는 각각 62명, 44명이 활동하는 등 총 150여 명이 외교안보통 의원들이다. 대개 수십 년 의정생활을 해온 다선 의원이거나 제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 복무 경력이 있는 의원들로 외교위원회 군사위원회 등에 장기간 배속돼 고도의 전문성을 키워왔다.

초선이거나 의정 경력이 짧은 의원들은 외교안보 관련 위원회에 배속되는 것을 선호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배속된다고 하더라도 복잡한 이슈를 이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이들과 손발을 맞춰 일해야 하는 국방부 국무부에서는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상원에서는 리처드 루거(공화) 조지프 리버먼(무소속) 짐 웹(민주) 의원, 하원에서는 로스코 바틀릿, 제리 루이스, 토드 애킨(이상 공화), 노먼 딕스, 레너드 보즈웰(이상 민주) 등이 올해 말 퇴장한다. 이들은 소속 정당을 가릴 것 없이 미국의 안보 우위, 중국 군사력 경제력 견제, 이란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 제재 강화에 중점을 둔 법안을 마련하고 통과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리버먼 의원은 올 4월 대북 식량 지원을 재고하라는 서한을 행정부에 보내고 이란 북한 시리아 제재 강화 법안을 입안했다. 웹 의원은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이 한국 일본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웹 의원은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역할 강화를 주장해 온 의원들이 사라지면 특히 아시아 문제가 걱정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이 퇴장하면 외교안보통 의원은 칼 레빈 상원 군사위원장, 벅 매키언 하원 군사위원장 정도가 남게 된다.

일각에서는 외교안보 강경파 의원들의 퇴장을 반기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들이 수십 년간 국방예산을 부풀리고 일방주의적 외교정책을 추진해 국제관계를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퇴장으로 미 외교정책이 한동안 방향을 잡기 힘들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의파#강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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