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핵 지금 막지 못하면 어려운 상황 올것”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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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발사’ 美전문가들 우려
“탄도미사일 기술 판매 가능… 北정권에 커다란 승리 안겨”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 이후 미국 대북 전문가들의 경계론이 커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북한 핵문제를 외교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왔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국장을 지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12일 “미국은 북한의 각종 발사 실험들을 기술적으로 낙후되고 기괴한 나라의 어리석은 시도로 보는 암묵적 경향이 있다”라며 “이런 태도가 더는 용납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차 교수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홈페이지에 실린 연구진과의 일문일답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는 5가지 측면에서 성공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라며 “스커드, 노동, 무수단 등 북한 미사일을 구입해 온 이란 파키스탄 등에 탄도미사일 발사 기술을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은 북한에 큰 수확”이라고 평가했다. 사거리가 4000∼6000km인 장거리 미사일 기술 확보, 핵탄두를 로켓에 실을 수 있는 기초기술 확보, 김정은의 국내 지지도 상승 측면에서도 성공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선임보좌관을 지낸 필립 윤 플라우셰어스 재단 사무총장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발사 전까지만 해도 북한 미사일 기술을 비웃는 의견이 많았지만 이제는 누구도 북한을 비웃을 수 없게 됐다”라고 말했다.

윤 사무총장은 “위성 발사 기술을 핵탄두 탑재 기술로 발전시키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굿 뉴스(좋은 소식)’라면 ‘배드 뉴스(나쁜 소식)’는 미국이 북한의 행동을 저지할 봉쇄 방안을 지금 찾지 못한다면 나중에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맞는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을 지낸 미사일 전문가 호머 히컴 씨는 “북한은 50년 전 옛 소련이 사용했던 구식 로켓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국제사회에 파문을 일으켰다”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위협을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우려하는 과학자 모임(UCS)’의 데이비드 라이트 연구원은 “북한의 로켓 발사가 미국에 위협은 되겠지만 실현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라며 “북한의 위협은 현재형이 아닌 미래형”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디지털 전문 블로그인 ‘기즈모도’는 “미국 등 우주 추적 능력을 가진 국가들이 북한 우주 비행체의 궤도 진입 성공을 확인했지만 통제가 안 되는 불안정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북미사일#북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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