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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채용시장의 화두는 고졸 채용 확대다. 은행권에서 시작된 고졸 채용 바람은 정부의 공생발전 주문을 타고 대기업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기업은행이 상반기에 텔러직 공채에서 특성화고 출신 20명을 뽑자 시중은행장들은 7월 은행연합회 이사회 정례모임에서 고졸 행원을 많이 뽑기로 뜻을 모았다. 8월 31일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30대 그룹 총수 간담회에서 30대 그룹은 “올해 고졸 인력을 3만5000명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30대 그룹은 이미 올 상반기에 이 가운데 절반 이상(52.8%)인 1만8000명을 뽑았다. 고졸자 채용 규모는 2009년 2만3000명, 2010년 3만1000명에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가 2일 주재한 공정사회추진회의에서 “고졸 채용을 더욱 확대하고, 고졸이 취업 후 대졸과 동등한 처우를 받도록 하겠다”고 천명한 만큼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하반기 채용계획을 밝힌 주요 그룹을 보면 고졸자 채용 계획이 빠짐없이 들어 있다. 삼성은 올해 채용인원 2만5000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만1000명을 기능직으로 선발하는데 주로 고졸을 채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마이스터고 학생을 정규직으로 우선 채용하는 산학협력 양해각서(MOU)를 통해 마이스터고 재학생들에게 학업 보조비와 실무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SK는 ‘능력에 따른 채용’이라는 원칙에 따라 고졸 인력을 꾸준히 늘려 올해 채용 인원의 20%인 1000명을 고졸로 선발할 방침이다. LG도 올해 기능직 채용인원인 8400명의 절반 이상을 고졸로 채용할 예정이다. 상반기에는 기능직 채용 인원의 절반 이상을 고졸 인력으로 뽑았고, 하반기에도 각 계열사에서 1600명을 더 뽑을 예정이다. 통신과 유통업계에서도 고졸자 채용이 활발하다. KT의 올해 신입사원 선발 예정 인원을 보면 고졸과 대졸이 같다. 지난해 학력 제한을 없애고 열린 채용을 하는 ‘고객서비스 직군’을 만든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롯데는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부터 학력 제한을 완화해 고졸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다. CJ는 올해 고졸 신입사원을 지난해의 배가 넘는 1850명으로 확대해 생산직과 사무직에 고루 배치하기로 했다. 고졸이 지원할 수 있는 직무도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 산업계는 고졸 채용을 양적으로 늘리는 것은 물론 질적인 측면에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고졸 채용이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으로 고졸 출신의 평균 임금(시간당 9944원)은 대졸(시간당 1만7170원)의 57.9%에 불과한 상황이다. 고졸 인력 채용에 적극적인 GS리테일의 경우 고졸 인력을 위한 공채를 따로 진행한다. 지난해 신입사원은 대졸보다 고졸이 많았다. GS리테일은 승진이나 보직에서 대졸과 고졸의 차별이 없고, 지위와 상관없이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어 초고속 승진을 하는 고졸 출신이 많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는 6일 제25회 인촌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인촌 김성수 선생의 탄생 120주년이 되는 올해는 교육, 산업기술, 인문사회문학, 자연과학, 공공봉사 등 5개 부문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학교와 인사들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심사는 부문별로 권위 있는 외부 전문가 4명씩이 참여해 6월 말부터 8월 말까지 두 달 동안 진행됐다. 수상자들의 소감과 공적을 소개한다. 》 ■ 교육 부문-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극심한 학벌주의 분위기 속에서도 직업인 양성이라는 교육목표를 꿋꿋이 지켜온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여성 직업교육의 산실로 꼽히는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 한상국 교장(75)은 85년간 ‘국내 최고 상업고’라는 명성을 유지한 비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여상은 가정형편 탓에 대학에 가지 못한 여성 수재들이 지원하는 명문고였다. 1970년대에는 전교 1∼2등, 1980년대에는 반에서 1∼2등 아니면 지원조차 불가능했다. 1990년대 이후로는 특목고는 물론이고 일반계고에 밀리면서 주춤했지만 2005년 금융 및 국제통상 분야를 특성화하면서 다시 각광받기 시작했다. 최근 은행권을 중심으로 고졸 채용이 확대되고 정부도 학벌주의 철폐에 나서면서 서울여상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서울여상은 산업계의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도 전통과 역사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한 교장은 “많은 상고와 공고가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미디어고 인터넷고 정보고로 간판을 바꿔 달았지만 우리는 한 번도 이름을 바꾸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전문계고가 ‘학벌주의’라는 시류에 휘둘려 본연의 설립 취지를 잃고 진학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할 때도 서울여상은 흔들리지 않고 실무 중심 교육을 강화했다. 전문계고 졸업생의 70%가 대학에 진학하는 상황에서도 서울여상 졸업생의 70%가 취업을 선택하는 이유다. 이런 노력 덕에 서울여상은 100%에 육박하는 취업률로 국내 특성화고 중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지난해에는 취업 희망자 175명 중 172명이 대기업 등에 입사했다. 서울여상은 교육부로부터 2006년 금융교육 우수학교, 2009년 우수 특성화전문계고로 선정되는 등 우수학교 표창을 18차례 받았다. 또 산업자원부와 노동부의 지원사업 대상 학교로 15차례 선정됐다. 현재 1000명의 졸업생이 금융권에서 근무하는 중이다. 시중은행 여성 지점장 300명 가운데 108명이 이 학교 출신. 라근주 교감은 “금융계와 산업계에서 서울여상 출신은 능력과 인성을 갖춘 인재로 꼽힌다. 앞으로도 같은 평가를 듣도록 잘 가르치겠다”고 말했다.이경희 기자 sorimoa@donga.com ▼ 공적 ▼1926년 ‘경성여자상업학교’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여성 실업계고등학교. 올해로 개교 85주년을 맞았다. 어려운 가정환경을 딛고 공부하는 인재를 배출한 여성 인재의 산실로, 특히 금융권에서 활약이 두드러진다. 현재 시중은행 여성 지점장 300명 중 108명(36%)이 서울여상 출신이다. 2005년 금융, 국제통상, e비즈니스 3개 분야를 특화했으며 가상은행창구 학습 등 실무 위주의 교육과정을 강화해 특성화고 성공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에서 18차례 표창을 받았고 노동부 등에서 사업비를 지원받고 있다. ■ 산업기술 부문- 정범식 씨 (호남석유화학 대표이사)“무척 영광스럽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쑥스럽기도 합니다. 석유화학이라는 게 워낙 거대한 사업이라 선후배들이 다 같이 한 일이니까요.” 정범식 호남석유화학 사장(63·사진)은 인촌상 수상의 공을 다른 이들에게 돌리며 “업계에 제일 오래 있었던 내가 대표로 상을 받는 것 같다”고 겸손하게 웃었다. 정 사장이 화학공학을 전공으로 택했던 1960년대 후반에는 석유화학이 지금의 반도체나 나노기술을 능가하는 첨단산업이었다. 그는 “당시 한 신문이 서울 명동을 걷고 있는 한 여성의 사진을 싣고 ‘석유화학이 갑자기 사라지면 (화학섬유로 만든 옷이 사라져) 부끄러운 모습이 될 것’이라며 석유화학의 중요성을 연재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정 사장은 “우리 생활 곳곳에서 쓰이는 석유화학은 이론적으로는 단백질 합성을 통한 식량 생산도 가능할 만큼 아직도 중요한 산업이다”라고 강조했다. 40년간 석유화학 한 우물을 판 정 사장은 변변한 기술이 없던 우리나라의 석유화학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우는 데 기여했다. 그는 “1970년대에는 해외에 엄청난 로열티를 주고 공장 운영 기술을 배워야 할 지경이었지만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에 힘입어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생산시설을 대형화해 우리 기술을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 보람 있는 일이었다”고 돌아봤다. 정 사장이 화학공장설계기술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으로 활동할 만큼 이론과 현장에 모두 밝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해에는 석유화학 분야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일이 너무 재미있어서 스트레스가 쌓일 겨를이 없다는 정 사장은 본격적인 글로벌 전략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타이탄사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우즈베키스탄에 석유화학단지를 만들고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으로 수출 길을 넓혀 호남석유화학을 2018년 연매출 40조 원, 세계 10위의 석유화학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그는 “정밀화학과 첨단소재 투자를 늘려 부가가치를 더욱 높이고, 에너지 저장과 같은 신사업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덧붙였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공적 ▼1971년 한국종합화학에 입사해 석유화학 분야에 투신한 이래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의 석유화학 산업을 정상궤도에 올리는 데 기여했다.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의 국산화 개발을 이끌어 우리나라 석유화학 산업이 3대 수출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정통 엔지니어이지만 뛰어난 경영 수완을 발휘해 호남석유화학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2003년 이 회사의 대표이사가 된 이후 대산공장 증설, 말레이시아 타이탄사 인수 등에 성공했고, 고용 창출과 노사문화 선진화에도 앞장섰다. ■ 인문사회문학 부문- 김주영 씨 (소설가)“수상 소식을 듣고 상당히 긴장했습니다. 제가 받기에는 과분한 상이구나 싶었고, 제 자세를 많이 가다듬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3일 서울 중구 장충동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실에서 만난 소설가 김주영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72·사진)은 “인촌기념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역대 수상자들을 살펴보니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황순원, 박두진, 김성한, 박경리, 박재삼, 윤석중, 최일남, 피천득, 김종길 등 역대 수상자 명단을 열거한 뒤 “이분들은 문학의 본령을 추구하고 문학의 위상을 더럽히지 않으려고 일생 동안 애쓰신 분들”이라며 “수상자 면면만 봐도 인촌 선생의 정신과 상의 취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서라벌예대를 졸업한 뒤 1972년 ‘휴면기’로 ‘월간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객주’(1981년) ‘천둥소리’(1986년) ‘화척’(1995년) ‘홍어’(1997년) 등의 작품에서 서민들의 삶의 애환과 함께 날카로운 시대 인식을 담아 문학이 갖는 일상적 삶의 진솔함과 가치를 탁월하게 드러냈다는 평을 받았다. “나이가 들면 열정이 식고, 상상력이 감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예요. 젊은 시절에는 방에 엎드려서 하룻밤에 단편 하나를 썼는데 지금은 그렇게 못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글자 한 자, 문장 한 줄을 다시 생각하는 느림의 미학에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1989년 심신의 피로를 호소하며 절필했던 김 이사장은 1년여 뒤 동아일보에 ‘야정’을 연재하며 문단에 복귀했다. 그는 “당시 고미석 문학담당 기자(현 동아일보 전문기자)가 끈질기게 설득을 하고 부탁을 해서 복귀를 결심했다. 지나간 일이지만 내 문학의 열정에 다시 불을 댕기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동아일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문학이 예술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점차 그 위상을 다른 장르에 넘겨주는 것 같아 아쉽다”면서 “문학의 고고한 정신, 올곧은 정신을 지켜 나가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공적 ▼1972년 등단해 40년 가까이 왕성한 활동을 펼쳐온 한국 문단의 거목. 장대한 스케일의 서사적 장편뿐 아니라 가족과 같은 내밀한 인간관계를 섬세하게 조명하는 데도 탁월해 중후한 서사와 깊은 서정을 모두 아우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객주’ ‘활빈도’ ‘화척’ ‘야정’ 등 대하역사소설, ‘홍어’ ‘멸치’ ‘빈집’ 등 가족소설을 냈다. 한국소설문학상,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김동리문학상, 은관문화훈장 등을 받았으며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 한국문학번역원 이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등으로 재직 중이다. ■ 자연과학 부문- 강현배 씨 (인하대 교수)“인촌상 수상 소식을 듣고 얼떨떨하면서도 고맙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지금껏 공부만 하던 사람에게 이런 큰 상을 준 것은 우리나라 과학계를 위해 앞으로 큰일을 해달라는 주문이라고 생각하니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강현배 인하대 수학과 교수(51·사진)는 ‘역문제(Inverse problem)와 이미징(Imaging)’ 분야에서 세계적인 학자다. ‘역문제와 이미징’은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장치 같은 의료장비 분석·개발과 연관된 분야다. 2008년 강 교수가 미국 유타대 그램 밀턴 교수와 함께 풀어냈던 60년간의 미해결 문제인 ‘포여-세괴 예측’과 ‘에셸비 예측’도 모두 종양 진단의 기본 이론인 ‘편극텐서’라는 수학적 개념과 관련된 문제다. 편극텐서는 물체를 나타내는 모양을 숫자로 바꿔놓은 행렬로, 편극텐서를 알면 물체의 모양을 추정할 수 있다. 강 교수의 연구는 종양의 형태를 더 분명히 파악할 수 있는 이론적 기반을 제공해 줌으로써 의료영상 장비의 오차율을 낮추고, 종양의 조기 진단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 교수는 수학자들은 연구실 내에 틀어박혀 외부와의 소통이 적다는 일반인들의 편견을 깨는 대표적인 수학자로 연구만큼이나 과학계 외부 활동도 열심이다. 수학계의 꿈이었던 국제수학자대회(ICM) 한국 유치위원으로 활동해 2014년 대회를 서울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조직위원회의 집행위원과 학술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교수는 “1948년 한국수물학회라는 것이 처음 생겨 등록된 수학자가 4명 정도밖에 안 됐던 것을 생각해보면 2014년 ICM 유치에서 볼 수 있듯 우리나라 수학의 수준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가 최근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분야는 의료영상, 광학 등 수학에 기초를 둔 첨단기술이 융합된 분야다. 강 교수는 “수학 연구에 대한 지평이 넓어지고 있는 만큼 깊이 있고 의미 있는 연구로 한국 수학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유용하 동아사이언스 기자 edmondy@donga.com ▼ 공적 ▼서울대 수학과에서 학부와 석사과정을 졸업한 뒤 미국 매디슨 위스콘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숭실대 교수, 고려대 교수, 서울대 교수를 거쳐 2008년부터 현재까지 인하대 정석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상위로 평가받는 세계적인 학술지에 100여 편의 논문을 냈고, 미국 수학회와 독일 ‘스프링거’사를 통해 여러 권의 학술서를 내기도 했다. 2000년에는 대한수학회 ‘논문상’, 2006년에는 대한수학회 ‘학술상’, 2010년 ‘한국과학상’을 받았으며, 2008년에는 교육과학기술부 ‘우수연구성과 50선’에 선정됐다. ■ 공공봉사 부문- 김성수 씨 (푸르메재단 이사장·‘우리마을’ 촌장)“신부가 된 것도, 대학총장이 된 것도, 우리마을 촌장이 된 것도 모두 다른 분이 도와준 덕인데…. 사실은 제가 도움을 받고 살았습니다. 혼자 큰 상을 받아도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김성수 푸르메재단 이사장이자 우리마을 촌장(81·사진)은 수상소감을 묻자 “부끄럽다”는 말로 대신했다. 되레 장인에게서 물려받은 40년 된 빛바랜 양복이 그의 ‘나눔의 삶’을 대변하고 있었다. 배재중(오늘날의 배재고) 재학 시절 그는 농구와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약했다. 건장하던 그가 어느 날 경기 중에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폐결핵이었다. 변변한 약도 없을 때라 “아이가 죽을 것”이라는 수군거림이 들렸다. 어머니의 지극정성이 그를 살렸다. 10년 만의 완치. 덤으로 얻은 삶이라 생각했다. 봉사로 갚기로 했다. 넉넉한 형편을 죄스러워한 어머니, 걸인을 단 한 번도 내친 적이 없는 어머니…. 나눔의 철학은 어머니에게 배웠다. 늦깎이로 단국대 정치학과에 입학했다. 졸업 후 성공회 보육원에 부임했고, 천직이라 여겼다. 주변에서는 그에게 신부가 어울릴 거라고 했다. 다시 연세대 신학과에 입학했다. 1964년 성공회 신부로 품을 받았다. 1973년 ‘성 베드로 학교’를 설립했다. 지적장애 어린이를 위한 특수 기숙학교였다. 이곳에서 장애인을 위한 삶이 시작됐다. 장애아들이 성장한 후 갈 곳이 없다는 걸 발견했다. 졸업하는 날 아이와 부모들은 울먹였다. 그들이 자립할 수 있는 터전이 필요했다. 1998년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강화도 땅 6600m²(약 2000평)에 콩나물·버섯 재배 공장과 기숙사를 지었다. 지적장애인의 공동체 ‘우리마을’이 탄생한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건립비 20억 원을 지원했다. 지적장애인 50여 명이 오순도순 모여 자립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성공회대 총장으로 재직하던 2004년 푸르메재단의 이사장직을 맡았다. 강화도와 서울을 오가며 모금 행사를 벌였다. 이듬해 장애인을 위한 ‘푸르메나눔치과’ ‘푸르메한방어린이재활센터’를 건립했고, 요즘에는 장애인 재활병원 건립에 매진하고 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공적 ▼47년간 장애인을 위해 헌신해 온 장애인들의 아버지다. 1961년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1964년 성공회 신부로 품을 받았다. 1973년 지적장애 어린이들을 위한 ‘성 베드로’ 특수학교를 세우고 10년간 교장으로 재직했다. 1998년 장애인 자립을 돕기 위해 작업장과 기숙사를 갖춘 생활공동체 ‘우리마을’을 세웠다. 여기서 50여 명의 지적장애인들이 함께 살며 자립을 준비한다. 현재는 푸르메재단 이사장으로 장애인들이 치료비 걱정 없이 재활을 할 수 있도록 병원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공로로 1981년 대통령 표창, 2000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 제25회 인촌상 심사위원▽교육 △위원장: 이돈희 전 교육부 장관 △위원: 이택휘 한영외고 교장, 김헌규 동국대 명예교수, 권대봉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산업기술 △위원장: 금동화 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위원: 박종용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부회장, 이현순 전 현대자동차 부회장, 이계형 단국대 산학협력 부총장▽인문사회문학 △위원장: 진덕규 이화여대 학술원장 △위원: 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 이태수 인제대 석좌교수, 홍정선 인하대 인문학부 교수▽자연과학 △위원장: 백성기 포스텍 총장 △위원: 국양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윤경병 서강대 화학과 교수, 배성한 KAIST 수학과 교수▽공공봉사 △위원장: 최성재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위원: 양옥경 이화여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원장, 전광현 서울신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박능후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언론출판 △위원장: 정진석 외국어대 명예교수 △위원: 이종석 위암장지연기념회 회장, 이기웅 도서출판 열화당 사장, 양승목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

허창수 GS그룹 회장(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그룹 안팎에서 공생발전을 위한 행보를 재촉하고 있다. 허 회장은 2일과 3일 이틀에 걸쳐 강원 춘천시 엘리시안 강촌리조트에서 열린 ‘GS 최고경영자 전략회의’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충분히 다해야 한다”며 공생발전을 위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이 전략회의는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등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50여 명이 매년 한 차례 모여 GS그룹의 장단기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다. 허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기업은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동시에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 이는 언뜻 모순된 것처럼 보이지만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이며 이를 한 바구니에 담아낼 방법을 고민해 보자”고 화두를 던졌다. 허 회장은 “신흥국의 급속한 성장과 세계화로 소득격차가 확대되고 실업이 늘어나는 등 많은 문제가 파생되고 있다”며 “환경문제도 단순한 성장의 부작용이 아니라 시장경제의 소산으로 비판받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흐름들은 글로벌 기업인 GS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도전”이라면서 “원자재 부족, 환경규제 강화 등 여러 난제를 돌파할 해결책을 제시해 일자리도 창출하고 건강한 산업 생태계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이어 휴일인 4일 전경련 임원진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부근 쪽방촌을 방문해 쌀 530포대를 전달했다. 허 회장은 추석을 앞두고 예년보다 쪽방촌 지원이 많이 줄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전경련에 지원 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한 뒤 직접 이곳을 방문했다. 전경련은 영등포를 시작으로 종로, 동대문, 남대문, 용산의 쪽방촌 3150가구에 1억4600만 원 상당의 ‘추석맞이 사랑의 쌀’을 전달할 예정이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JW중외제약은 국내에 공급되는 기초 수액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는 세계 5대 수액 제조업체다. 완제품 수출에 그치지 않고 수액 플랜트 사업을 전개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쌓고 있다.》 최근 바이주누소프 에릭 아베노비치 카자흐스탄 보건부 차관은 JW중외제약의 수액 공장을 방문했다. 카자흐스탄 제약사인 JSC킴팜과 JW중외제약이 3400만 달러 규모의 수액 플랜트 수출 양해각서(MOU)를 맺은 데 따른 것이다. 카자흐스탄 보건부 관계자는 “JW중외제약이 수액 분야에서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며 “카자흐스탄 국민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필수 의약품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액 플랜트 수출은 완제품과 달리 해당 국가가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보급할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추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약사 측에서도 수액 원료를 비롯해 추가적인 수출을 할 수 있어 지속적으로 부가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JW중외제약은 플랜트 수출과 수액 원료 판매 등을 통해 향후 5년간 340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10월 중에는 JSC킴팜과 본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수액 생산설비 제작에 착수할 예정이다. 카자흐스탄 수액 플랜트 사업에는 유럽, 중국 등 여러 업체가 관심을 보였지만 자재에서 완제품 제조까지 수액 생산과 플랜트 구축에 대한 토털 솔루션을 갖춘 JW중외제약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JW중외제약은 이번 계약을 발판으로 삼아 수액 플랜트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지로 마케팅을 집중해 2015년까지 수액 플랜트 분야 매출을 1억 달러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W중외제약은 연구개발(R&D) 분야에서도 차별화 전략을 펴고 있다. 연구 단계에서부터 세계시장을 염두에 둔 혁신 신약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Wnt(윈트·특정 암세포에서만 특이하게 과다 발현되는 세포신호전달 단백질인 베타카테닌이 이동하는 신호전달경로) 표적항암제인 CWP231A의 미국 임상에 돌입했다. CWP231A는 암의 재발과 전이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Wnt 경로를 차단하는 혁신 신약이다. 아직 세계 어느 제약사도 개발에 성공하지 못했다. 혁신 신약은 전혀 알려진 바 없는 작용기전과 약효, 부작용을 하나하나 검증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연구개발 난도가 매우 높다. 대신 개발에 성공하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해 제약사에 부와 명예를 동시에 가져다준다. 글리벡, 비아그라 등이 대표적인 혁신 신약이다. 임상 승인에 따라 JW중외제약은 MD앤더슨 암센터와 프레드 허친슨 암센터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1상 임상시험을 시작한다. 2012년 말까지 1상 임상을 끝내고 2상 임상을 거쳐 2016년경 신약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후 다발성골수종, 림포마 등 혈액암은 물론이고 폐암을 비롯한 고형암에 대한 순차적인 임상 개발을 통해 적응증을 확대해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치료제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CWP231A가 상품화되면 30조 원 규모의 세계 표적항암제 시장에서 최소 3%만 점유해도 매년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지난해 암 연구 분야 세계 최대 학회인 미국 암학회에서 CWP231A의 연구결과가 발표된 이후 많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새로운 혁신 신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국내 업체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거대 다국적 제약사와 경쟁할 수 있는 우수한 신약과 기술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수액과 혁신 신약 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이명박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이 ‘동반성장’이 화두(話頭)가 된 이후 모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3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생발전을 위한 대기업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27명은 떡갈비와 우거짓국이 담긴 도시락으로 점심을 함께하며 두 시간 넘게 ‘공생발전’에 대한 청사진을 주고받았다. 재계는 당초 이 대통령이 올해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기업을 매섭게 질타했던 점에 비춰 이날 간담회 역시 ‘압박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최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 사재를 털어 거액을 기부하고, 대기업과 협력업체 사이에 상생 문화가 태동하는 움직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때때로) 잔잔한 긴장감이 느껴지기도 했다”고 전했지만 대부분의 참석자는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대화가 진행됐다”고 입을 모았다. 긴장감을 떨쳐내기 위해 일부러 웃으며 입장하는 듯했던 총수들은 간담회장을 나설 때는 훨씬 편안한 표정이었다. 정몽구 회장은 사재 기부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잘된 일이죠, 좋게 생각해주세요”라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기업을 사랑하고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협력을 하되 시혜적 협력이 아니라 서로 ‘윈윈’하고 함께 발전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이미 상당한 변화의 조짐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고 그런 점에서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대기업) 총수들이 직접 관심을 가져준다면 빨리 전파돼 긍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 대통령은 “공생발전을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시장경제를 지킬 수 있고 사회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대해서는 “향후 50년을 내다보고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 많이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재계 안팎의 비난을 받고 있는 전경련에 경고를 한 셈이다. 대기업 총수들은 이 대통령의 주문에 적극 호응했다. 총수들의 발언에 가장 많이 등장한말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건강한 기업 생태계’ ‘공생발전’ 등 이 대통령의 단골 표현들이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경제 불안에 대한 우려가 많아 기업인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업과 사회의 관계에서 공생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경련은 30대 그룹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12만4000명을 고용하고, 특히 공생발전을 위해 고졸 인력을 3만5000명 채용하겠다고 보고했다. 동반성장을 위한 지원 금액도 지난해(8922억 원)보다 50% 이상 늘어난 1조3628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이명박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오찬간담회 주요 발언―허창수 전경련 회장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겠다.”―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서,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기업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2, 3차 협력 업체 육성과 체계적 지원을 강화해 건전한 기업 생태계를 만들겠다.”―구본무 LG그룹 회장 “협력사가 경쟁력을 갖추도록 돕는 지원 활동이 결실을 맺도록 저 스스로 꼼꼼히 챙기고 독려하겠다.”―최태원 SK그룹 회장 “SK는 주로 사회적 기업을 통해 공생발전을 실천하겠다.”―정준양 포스코 회장 “강건한 기업 생태계를 위해 3년간 민간 공동기술투자 500억원 등 총 2500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편성하겠다.”―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지방사업장에선 현지 학생들을 우선 채용하고 여성인력을 특별 채용하겠다.”―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 “불균형을 해소하고 갈등 해결에 도움이 되는 효과적인 사업을 추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동반성장을 위해 대기업은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에 힘쓰고 있다. 중소기업도 경쟁력 향상에 힘써야 한다.” }
중국의 경제구조가 빠르게 바뀌면서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 208곳을 대상으로 ‘중국 경제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대응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53.8%)이 ‘3년 내에 경쟁우위가 사라질 것’이라고 답했고, 이 가운데 19.2%는 ‘이미 경쟁우위가 사라졌다’고 답했다. 경쟁우위 소멸 시기를 ‘4∼6년 이내’라고 본 기업은 28.4%, ‘7∼10년 이내’라고 한 기업은 10.1%였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42.2%)보다 중소기업(57%)들이 3년 내에 경쟁우위를 잃을 것이란 불안감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중국 정부가 임금 상승을 유도하면서 노동집약적 시장의 장점이 사라지고, 환경이나 에너지 관련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이 꼽은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임금 인상 및 복리비용 증대(42.1%)가 가장 많았고, 중국 토종기업과의 경쟁 격화(16.9%), 노동력 부족(11.5%), 원자재가격 상승(11.2%)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런 상황에 대응하는 전략에 대해 대기업은 사업확장을 통한 성장역량 축적(77.8%)을, 중소기업은 현상유지 및 사업축소나 철수(51.4%)를 주로 꼽아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중국 시장에서 기업 규모에 따른 부익부 빈익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전을 치르며 현대자동차그룹에 제기했던 명예훼손 민사소송을 취하했다. 이에 따라 두 그룹 사이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음 달 3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작고한 정몽헌 전 회장의 장녀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의 결혼식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조카인 정 전무의 손을 잡고 식장에 들어설지도 재계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현대그룹은 30일 “정지이 전무의 결혼을 나흘 앞두고 가족들의 화합과 상호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현대그룹이 현대차그룹을 상대로 제기했던 명예훼손 민사소송을 취하했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다른 조건 없이 순수하게 가족의 화합을 위해 노력하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현대그룹은 지난해 현대건설 매각 과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인수자금의 출처 입증을 요구하는 현대차그룹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빼앗기자 ‘현대차가 악의적인 내용을 언론에 흘렸다’며 명예훼손 형사소송과 500억 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도 무고 및 명예훼손 혐의로 현대그룹을 맞고소한 상태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민사소송은 우리만 제기한 것이라 일방적으로 철회할 수 있었지만 형사소송은 서로 소송을 건 상태이므로 현대차그룹 측과 논의해 취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현대차그룹과 앙숙이 된 현대그룹이 전격적으로 화해의 손길을 내민 것은 집안의 경사를 준비하면서 소송에 얽힌 모습을 보이는 게 부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회장이 딸의 결혼식을 나흘 앞두고 전격적으로 소송 취하를 결정한 것은 앞으로 화목한 집안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최근 범현대가와 현대차그룹 주변에서는 ‘현 회장이 정몽구 회장에게 조카의 손을 잡고 식장에 들어가 달라고 요청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았다. 현 회장은 남편이 사망한 이후 그룹 경영권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범현대가로 분류되는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 정상영 KCC 명예회장 등과도 불편한 상황이 되는 바람에 정 전무의 결혼을 앞두고 무척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현대그룹이 민사소송을 취하하는 등 화해의 제스처를 보냄에 따라 정몽구 회장도 결혼식에 참석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몽준 의원도 결혼식에 참석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이 굳이 정 전무의 손을 잡고 입장하지 않더라도 가족석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무게감을 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하지만 양측의 갈등이 완전히 해소될지는 미지수다. 형사소송이 아직 남아 있을 뿐 아니라 현대그룹이 채권단을 상대로 낸 양해각서 부당해지 관련 소송은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현대차 측으로 넘어간 현대상선 지분(7.71%)을 둘러싼 갈등도 여전하다.한 재계 관계자는 “가족행사는 가족행사이고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라는 것이 정 씨 일가의 전반적인 분위기”라며 “결혼식 참석이 비즈니스 관계 해빙 무드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라고 말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

박문화 전 LG전자 사장(61·사진)이 29일 연암공업대 신임 총장으로 임명됐다. 박 신임 총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1975년 LG전자에 입사해 이 회사의 광저장장치 사업 분야를 6년 연속 세계시장 점유율 1위로 이끌었다.}

정부의 ‘공생발전’ 주문에 부응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5000억 원 상당의 사재를 내놓았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1조 원 규모의 기부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재계 3위인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사진)의 조용한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까지 최 회장이 ‘돈을 내놓겠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선경그룹 시절부터 ‘사회구성원의 행복’을 강조해온 SK여서 이런 행보에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SK 측은 29일 “최 회장의 구상은 단순 기부에 머물지 않는, 더 효과적인 방식의 나눔”이라며 “타 기업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6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글로벌콤팩트 이사회에서 기부에 관한 그의 생각을 밝혔다. 최 회장은 당시 “단순 기부 등 전통적 사회공헌활동은 투입비용 대비 3배의 경제·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지만 사회적 기업인 ‘행복한 학교’는 30배의 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기업의 기부는 기업적 메커니즘을 활용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단순 기부로는 사회적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하곤 한다. 최 회장이 ‘사회적 기업 전도사’를 자처하는 이유도 사회적 기업을 기부의 한 방법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사회적 기업이란 영리기업과 비영리봉사단체의 중간 형태로, 취약 계층에 서비스나 일자리를 제공해 자립을 돕는 동시에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을 말한다. SK는 저소득층에 도시락을 만드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이 도시락을 소외계층에 지원하는 ‘행복 도시락’, 저소득층 학생들의 방과후 수업을 지원하는 ‘행복한 학교’ 등 69개의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지원하고 있다. SK는 사회적 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해 사회공헌 방안을 연구하는 싱크탱크인 ‘사회공헌사무국’을 만들었다. 사무국에서 사회적 기업의 모델과 지원 방안을 연구하면 각 계열사나 행복나눔재단이 인력 지원이나 기금 후원 등 실무를 맡는 방식이다. 올해 사회적 기업에 500억 원을 추가로 지원할 SK는 기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SK 관계자는 “최근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계열사인 MRO코리아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은 정치권의 압박 때문이 아니라 최 회장의 지시에 따라 이미 연초에 구상한 것의 실천”이라고 말했다. SK는 나아가 출소자나 탈북자 등 새로운 기반에서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소외계층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 기업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법무부와 손잡고 출소자의 자립을 돕는 ‘행복한 뉴라이프 재단’을 만든 것이 한 예다. SK의 차별화된 행보는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한국을 방문해 “유엔이 해결하고자 하는 세계 여러 문제를 풀어가려면 기업인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최 회장과 SK그룹의 사회적 기업 모델이 표본이 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사회적 기업과 더불어 최 회장이 주력하는 기부 형태는 인재 양성이다. 최 회장은 고 최종현 SK 회장이 장학퀴즈를 통해 인재를 키우고, 사회에 힘을 보태는 것을 지켜봤다. SK는 1973년부터 장학퀴즈를 후원하고 있고, 장학퀴즈 출신자 모임인 ‘수람회’가 하는 각종 봉사활동에도 기금을 보태고 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삼성그룹은 29일 경기 광주시청에서 이창렬 삼성사회봉사단 사장과 유중근 대한적십자사 부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폭우 피해를 본 소외계층을 위해 8억 원 상당의 쌀 전달식을 가졌다. 이 쌀은 추석을 앞두고 전국의 소외계층 4만3845가구에 10kg씩 전달될 예정이다.}

중견기업 부장인 박모 씨(42·경기 수원시)와 논술학원 강사인 박 씨 아내의 수입은 한 달에 500만∼520만 원. 각종 세금과 국민연금, 건강보험료를 제하면 실제 계좌에 들어오는 것은 440만 원 정도다. 중산층 중에서도 소득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다달이 나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2년 전 아파트를 사면서 빌린 돈의 원리금 상환에 90만 원, 두 자녀의 학원비에 70만∼80만 원, 가족 4명의 휴대전화와 인터넷 요금 등 통신비에 20만∼25만 원, 퇴직연금 및 각종 보험으로 60만 원이 든다. 수입의 절반 이상이 통장에서 고스란히 빠져나간다. 여기에 각종 생활비와 경조사비를 쓰고 나면 저축을 하기가 쉽지 않다. 박 씨는 “여름방학 기간에는 아이들 학원비가 월 120만 원 정도 들어 외식 한 번 제대로 못했다. 백화점에서 옷을 산 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면서 “마이너스통장의 대출액이 늘어만 가는데 나 같은 사람도 중산층이냐”고 반문했다.○ 갈수록 줄어들고 늙어가는 중산층 현대경제연구원이 28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1990년부터 20년간 한국의 중산층 변화를 분석한 결과 1990년 75.4%이던 중산층은 지난해 67.5%로 7.9%포인트 줄었다. 중산층은 통상적으로 도시가구 월평균 소득의 50∼150% 범위에 있는 계층을 말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2인 이상 도시가구 중산층 월평균 소득은 약 322만 원이었다. 20년간 고소득층(가구 월평균 소득의 150% 초과)은 17.5%에서 20%로, 저소득층(가구 월평균 소득의 50% 미만)은 7.1%에서 12.5%로 늘어 양극화가 심해지는 양상이다. 중산층 가구주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다. 1990년대에는 ‘제조업에 종사하는 30대의 고졸자’가 가장 많았지만 2010년에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40대의 대졸자’가 표상이 됐다. 특히 대표적인 자영업인 도소매, 음식, 숙박업에 종사하는 중산층 가구주 비중은 1990년 16.8%에서 2000년 23.2%까지 늘었다가 2010년 18.6%로 후퇴했다. 2003년 카드 대란에 따른 내수 부진과 구조조정 때문이다. 중산층 가구주의 평균 연령은 1990년 37.5세에서 2010년 47세로 열 살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맞벌이 비율도 15%에서 37%로 급증했다. 중산층이 되려면 더 높은 학력과 더 오랜 경제활동 기간이 필요하고, 부부가 동시에 벌어야 한다는 얘기다. ○ 중산층의 삶은 갈수록 고단 중산층이 되기도 어렵지만, 중산층이 살아가는 현실 또한 힘겨워지고 있다. 중산층 가운데 적자가구는 1990년 15.8%에서 2000년 24.2%로 최고조에 달했다가 2010년 23.3%를 기록했다. 2000년대 들어 자영업자 몰락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가속화하면서 중산층의 사업소득이나 재산소득은 줄어드는 반면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각종 비용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중산층의 지출 가운데 부채 상환,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 준조세, 사교육비, 통신비 등 4대 경직성 비용(가계가 줄이지 못하는 고정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년간 3배 안팎으로 뛰었다. 특히 부채 상환 비중이 1990년 10.4%에서 2010년 27.5%로 크게 늘었다.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이 늘어나다 보니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소비 여력은 줄었다. 중산층의 전체 지출에서 오락·문화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4.3%에서 2000년 4.7%까지 올랐다가 2010년 4.1%로 오히려 줄었다. 음식·숙박비 지출 비중은 2000년 10.1%에서 10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2000년에 비해 2010년의 적자가구가 0.9%포인트 줄어든 것도 중산층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동열 수석연구위원은 “중산층의 경우 호황기에 문화비 지출을 늘리고 불황기에 지출을 줄이는 탄력성이 두드러진다”면서 “중산층이 카드대란과 금융위기 등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오락, 문화, 외식, 여행 비용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중산층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가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을 장기에 걸쳐 분산시키고 사회보험료를 인상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특히 사교육비와 통신비 부담을 줄여 중산층의 소비 여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5000억 원을 기부하면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사진)의 기부 약속도 주목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은 각각 차명계좌 보유(이 회장)와 비자금 조성(정 회장)과 관련한 검찰 수사를 계기로 거액의 기부를 약속했던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2002년 설립한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을 통해 가족과 계열사가 공동으로 8000억 원을 기부한 바 있다. 하지만 2008년 삼성 특검 수사 당시 “차명 재산 가운데 세금과 벌금, 과태료 등을 뺀 나머지를 유익한 일에 쓰겠다”던 약속은 아직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 회장의 기부금은 1조 원 규모로 예상된다. 28일 삼성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회장이 차명 재산을 실명으로 전환한 뒤 세금과 벌금을 내고 남은 재산의 평가 금액은 1조 원가량이다. 이 돈을 모두 기부할 것이라는 게 삼성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회장이 조만간 기부를 단행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달 들어 대기업에 대한 압박 수위가 한층 높아지면서 범현대가의 정몽준 의원과 정몽구 회장이 잇달아 거액의 기부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31일 이명박 대통령과 30대 그룹 총수의 간담회가 예정된 점을 들어 이 회장의 기부 발표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삼성 측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삼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부의 압박이 있기 전부터 이미 몇 년간 기부 방법을 논의해 왔다”면서 “현금 기부, 주식 기부, 재단 설립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장단점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최종 안을 정하지 못해 시일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고위 임원은 “일주일이나 한 달 내에 나올 수준은 아니지만 올해를 넘기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회장의 기부가 늦어지는 이유는 이 회장이 ‘기존 기부 형태와는 전혀 다른 방식’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과거 장학재단을 통해 8000억 원을 기부했지만 좋은 평가를 얻지 못했다. 삼성 측은 “그동안 우리가 거액을 내놓아도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이 많았고 기억하는 이들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양극화 해소와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에 실질적으로 보탬이 될 수 있는 ‘복합재단’ 설립 등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합재단은 교육·복지 등 수혜층이 한정된 기존 재단과 달리 공익적 가치를 폭넓게 실현하는 형태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그냥 거액을 던져놓고 ‘잘 써보라’고 하는 방식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선진국의 모범 사례 등을 연구해 ‘잘 쓰일 수 있는 방법’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73·사진)이 5000억 원 상당의 개인 주식을 사회에 내놨다. 국내 개인 기부 규모로는 사상 최대 금액이다. 정 회장은 28일 “기부금은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충분한 교육 기회를 주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5000억 원은 정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주식 263만1579주를 본인이 사회공헌을 위해 2007년 설립한 ‘해비치 사회공헌문화재단’에 계좌이체로 기부하는 방식으로 조성된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의 물류회사인 현대글로비스의 정 회장 보유지분은 18.11%에서 11.09%로 낮아진다. 이번 기부는 정 회장이 2006년 검찰의 비자금 수사 중 개인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한 약속의 일환이다. 당시 정 회장은 “향후 7년에 걸쳐 8400억 원을 출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이날 5000억 원을 포함해 지금까지 모두 6500억 원의 사재를 출연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대한석유협회는 25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수해복구 성금 15억 원을 기탁했다. 대한석유협회는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4개 정유사로 구성돼 있다. 박종웅 협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정동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찾아 성금을 내고 “고유가 상황에서 막대한 피해를 본 수해지역 주민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기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편 동부그룹도 25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를 찾아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주민들을 돕기 위한 성금 5억 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한 동부건설과 동부화재 임직원들은 우면산 산사태 지역의 토사를 제거하고 사회복지시설의 피해복구를 지원하는 등 봉사활동을 벌였다고 동부그룹 측이 전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분야에서 애플을 따라잡아 ‘세계 1위’에 오르겠다고 선언했다. 또 올해 태블릿PC 판매량을 전년 대비 5배로 늘리고, 클라우드 서비스도 대폭 강화해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빠른 추격자)가 아닌 퍼스트 무버(First Mover·시장 선도자)가 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홍원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2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 강의에서 ‘스마트폰 혁명과 우리의 과제’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며 이런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현재 스마트폰 업계 판세에 대해 “애플이 최강자이고, 삼성은 갤럭시 시리즈로 급부상하고 있으며, HTC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또 다른 강자”라며 “중국 ZTE의 급부상을 눈여겨봐야 하는 반면 노키아와 림은 추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스마트폰 보편화 시대’가 올해의 화두로 지목됐다. 지난해 판매된 전체 휴대전화는 약 13억6000만 대인데 이 가운데 스마트폰은 3억 대로 22%를 차지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지난해 1830억 달러 중 이미 절반을 넘어선 990억 달러(54%)가 스마트폰이었다. 올해는 이런 현상이 더 심해져 새로 팔릴 15억5000만 대의 휴대전화 가운데 스마트폰이 4억2000만 대를 차지하고 금액으로는 전체 2000억 달러 규모의 시장 가운데 약 3분의 2에 이르는 1270억 달러(64%)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런 급격한 변화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이 주도하고 있다. 신흥시장은 아직 스마트폰 비중이 낮아 성장 여력이 큰데 이곳에서 지난해부터 200달러 이하의 매스 스마트폰(대중적인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생겨났다. 매스 스마트폰 비중이 지난해 16%에서 올해 51%로 급증하게 되면 생산 능력과 시장 적응 능력이 중요해진다. 이렇게 되면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갤럭시S와 같은 고급 제품으로 애플과 경쟁하고, 신흥시장에서는 노키아와 가격 경쟁을 벌이던 삼성전자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한편 홍 부사장은 태블릿PC 시장도 밝게 전망했다. 그는 “태블릿PC 시장은 애플과 삼성의 양강 구도”라면서 “올해 태블릿PC를 판매량 기준으로 5배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800만 대가 팔린 태블릿PC는 연간 53%씩 급성장해 올해 5900만 대, 2015년에 1억5000만 대가 팔릴 것으로 추산된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

31일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과 30대 그룹 총수의 오찬 간담회를 앞두고 주요 그룹이 차별화된 공생발전 전략을 짜느라 부심하고 있다. 재계는 동반성장이 화두(話頭)가 된 이후 열린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간담회 때에 비해 대통령이 대기업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아졌다고 판단해 이번 간담회가 ‘압박 면접’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주요 그룹들은 어느 때보다 긴장하며 ‘대통령의 눈높이에 부응하는’ 전략을 내놓기 위해 핵심 부서를 총동원하고 있다.○ “강도 높은 대기업 책임 묻는것” 주요 그룹들은 이 대통령이 올해 8·15 경축사에서 재계를 향해 던진 표현들이 대부분 부정적인 것이라는 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대통령은 ‘탐욕 경영’ ‘자본의 책임’ ‘부익부 빈익빈’ 등의 표현을 쓰면서 곧바로 총수 간담회를 예고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지난해 8·15 경축사에서 ‘공정사회’라는 화두를 내놓고 상생을 강조한 이후 가진 두 차례 간담회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간담회에서 동반성장을 주문하면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고, 올해 1월 간담회 때는 기업과 정부의 협력을 강조하면서 대기업을 치하하기도 했다. 그러던 이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대기업을 질타한 이유는 그동안 여러 차례 동반성장을 강조했음에도 대기업과 총수들의 대응이 이에 못 미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대기업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책임을 적극적으로 맡으라고 주문하지 않았느냐”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수준이 아니라 훨씬 거시적이고 강도 높은 책임을 묻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反)기업 정서 누그러뜨릴 차별화 전략 부심 주요 그룹 가운데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곳은 삼성과 SK다. ‘1등 기업’이라는 이유로 반기업 정서의 표적이 된 삼성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지시에 따라 미래전략실 차원에서 양극화 해소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 왔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공생발전과 관련해 여러 부서에서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삼성 관계자는 “승자독식에서 벗어나 삼성의 이윤을 모두와 나눌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중이다. 이 가운데 빠른 시일 내에 가능한 것들을 추려 간담회에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도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사회적 기업 육성’을 통해 공생발전 전략을 짜고 있다. 대기업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고 있는 SK는 2004년 기업 이념을 ‘이윤 극대화’에서 ‘이해 관계자의 행복 극대화’로 바꾼 것과 같은 맥락에서 공생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사회 구성원 사이에 SK에 대한 반감이 생기면 경영에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라며 “사회적 기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SK와 별 상관이 없어 보이는 사회 구성원들까지 아우르는 것이 전략”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은 최근 주력인 전자 계열사들의 부진으로 그룹 전반이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추진하는 데 애로를 겪고 있는 점을 감안해 기존의 사회복지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LG는 40여 년 전인 1969년에 일찌감치 LG연암문화재단을 설립했을 정도로 창업 당시부터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의지가 크다. 이에 따라 LG는 현재 복지, 문화, 환경, 교육, 언론 분야로 세분화해 운영하고 있는 5개의 재단을 더욱 활성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중소기업과의 녹색 동반성장, 고졸 인력 채용 확대 등도 LG의 공생 전략이다. 허창수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고 있는 GS그룹은 중소기업 지원 등 기존의 동반성장 정책들을 공생이라는 큰 틀에 맞춰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포스코는 중소기업과 기술협력을 해 얻은 성과를 나눈다는 ‘성과 공유제’ 확대를, 한진그룹은 ‘협력사와 함께하는 성장’을 공생전략의 키워드로 삼아 세부안을 짜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동반성장사무국을 통해 현재 사회적으로 강조되는 공생발전과 관련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가진 계열사 여성 임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여성도 최고경영자(CEO)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에는 이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제외하면 아직 여성 사장이 없지만 이 회장의 발언에 따라 올해 말 정기인사에서 여성 임원의 약진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삼성의 여성 임원 7명과 함께한 자리에서 “여성이 임원으로 끝나서는 역량을 다 펼치지 못할 수도 있다. 사장까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여성은 능력도 있고 유연하다. 경쟁에서 질 이유가 없다. 이길 수 있고 이겨야 한다”며 “이겨내야 여러분이 가진 역량을 맘껏 펼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하기도 했다. 오찬에는 최인아 제일기획 부사장, 삼성전자의 심수옥 이영희 전무, 조은정 상무, 김유미 삼성SDI 전무, 윤심 삼성SDS 상무, 이재경 삼성증권 상무가 참석했다. 이 회장의 딸인 이부진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도 자리를 같이했다. 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이날 모임은 이 회장이 집안일과 회사 일을 병행해야 하는 여성 임직원의 애로를 듣고자 마련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서초사옥으로 정기 출근한 첫날인 4월 21일 사내 어린이집을 방문해 어린이집을 더 만들도록 지시하기도 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KT ‘롤스터 우승’기념 노트북 선물KT는 이 회사 스타크래프트 게임단인 KT 롤스터가 최근 신한은행 프로리그에서 우승한 것을 기념해 3차원(3D) 노트북 등을 팬들에게 선물하는 이벤트를 마련한다고 22일 밝혔다. 24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올레닷컴(www.olleh.com)에서 우승 축하 메시지 댓글 달기 이벤트를 벌인 뒤 추첨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LG 3D 노트북, 아이패드2 등을 준다. ■ NC백화점 강서점 내달 29일 개점이랜드그룹은 다음 달 29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NC백화점 강서점을 연다고 22일 밝혔다. 강서점은 지하 7층, 지상 10층 규모로, ‘럭셔리 갤러리’에는 루이뷔통과 프라다 구치 코치 등의 브랜드가 입점하고 ‘제화존’에서는 토리버치 페라가모 등의 제품을 판매한다. ■ 23, 24일 中모바일기업 초청 상담회KOTRA는 23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중국 모바일기업을 초청해 수출상담회를 연다고 22일 밝혔다. 이 행사에는 가입자 6억 명 규모의 세계 최대 이동통신회사인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의 6개 모바일기업이 참가한다. ■ 商議, 몽골서 한-몽골 비즈니스 포럼대한상공회의소는 22일 몽골 외교부 청사에서 ‘한-몽골 비즈니스 포럼’을 열고 양국의 자원·에너지 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 포럼에는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한-몽골 경협위원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등 양국 경제인 100여 명이 참석했다. ■ 일우재단, 24일까지 어린이 사진교실한진그룹 산하 공익재단인 일우재단은 22∼24일 경기 용인시 한진그룹 신갈연수원에서 사진교실을 열어 서울 구로구 삼흥학교 초등학생 27명에게 카메라 사용법과 사진이론을 알려주고 사진실습도 한다고 22일 밝혔다. 삼흥학교는 북한 이탈주민 자녀들을 대상으로 보충수업 등을 하는 학교다. ■ 조명·온열기기 33개 리콜명령기술표준원은 기준치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가는 전기장판 등 안전성에 중대한 결함이 있는 조명·온열기기 33개 제품을 적발해 리콜명령을 내렸다고 22일 밝혔다. 적발된 제품 목록은 제품안전포털시스템(www.safetykorea.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 대기업들의 각오 “배울점 많았다… 더 노력하겠다”‘같이 가야 멀리 간다’ 시리즈를 지켜본 대기업들은 9차례에 걸쳐 소개된 생생한 사례를 통해 동반성장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명암을 함께 보여주고, 전문가의 제언까지 곁들여 문제 해법을 제시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고 평가했다. 삼성그룹은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가 큰 이슈가 되는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어젠다를 설정하고, 모범 사례를 통해 실질적인 대안까지 제시한 노력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CJ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기사 스크랩을 할 때 이 시리즈를 가장 먼저 챙길 만큼 열독했고, 다른 기업의 우수 사례를 보면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을 챙겼다”며 공생(共生)경영 의지를 밝혔다. SK그룹은 지속가능한 동반성장 사례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차별화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SK그룹 관계자는 “동반성장이라는 이슈가 다뤄질 때마다 기업이 악역으로 비쳤던 감이 있는데 대기업이 잘못하는 부분은 따끔하게 지적하면서도 대기업의 고민도 함께 다뤄 큰 도움이 됐다”면서 “정부와 대기업이 큰 틀에서 동반성장을 논의하는 데 동아일보 시리즈가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시리즈가 동반성장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더욱 확산시켰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뿌리 없이 혼자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은 없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동반성장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대기업이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생생한 사례를 많이 소개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동반성장 노력을 확대하겠다는 다짐도 이어졌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우리 회사의 상생협력 활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컸다. 앞으로 실질적인 상생 프로그램이 2차, 3차 협력사까지 효과가 미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포스코는 “우리는 전 부문에 걸쳐 동반성장을 활발히 펼치고 있지만 이번 시리즈를 통해 포스코와 거래하고 있지 않은 다른 중소기업들의 어려운 현실을 직시하게 됐다”면서 포스코가 동반성장의 표준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중소기업들의 제언 ▼동아일보와 중소기업중앙회의 ‘같이 가야 멀리 간다’ 시리즈가 시작된 이후, 동아일보의 독자제언 e메일(reporter@donga.com)과 중기중앙회를 통해 현장에서 뛰고 있는 중소기업인들의 다양한 의견이 들어왔다.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진 한국 산업 생태계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비판도 있었고, 자신이 처한 어려움에 대한 절절한 하소연도 있었다. 동반성장을 위한 건설적 의견도 나왔다. ○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재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동반성장 움직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결국 해답을 풀어내야 하는 쪽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당사자들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검사장치 제조업체인 윌테크놀러지의 김영삼 상무는 “동반성장의 필요성을 확대해 나가는 것은 좋지만 정부 주도로 이끌어가다 보면 이해당사자들이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지식경제부 외에도 동반성장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는 물론이고 각 정당까지 동반성장을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중소기업 대표는 “정부와 정치권에서 동반성장을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중소기업이 체감하지 못하는 것은 말로만 외칠 뿐 행동은 없기 때문”이라며 “불공정거래를 막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고, 잘 지키는지 감시하면 굳이 여기저기서 동반성장을 말할 필요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동반성장을 막는 산업계의 고질적인 구조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전선 제조업체 대표는 “대형 건설사들은 공사 발주 때부터 턴키(설계 및 시공일괄) 방식을 택해 자재까지도 지정해 구매하도록 한다”며 “이 경우 중소기업은 입찰 참여를 하지 못할 뿐 아니라 대기업의 하청공장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기업 제품을 사용하다 하자가 발생하면 담당자에게 사표, 감봉 등의 책임을 지우는 분위기라서 구매담당자들이 중소기업 제품을 꺼린다”며 “대기업들의 원천적인 구매 관행을 바꾸지 않고서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동반성장은 요원하다”고 덧붙였다. 외국의 제도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국자동차부품재제조협회 김국곤 회장은 “미국은 납품 즉시 청구서를 발행하고, 발행 30일 이내에 거래 대금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며 “만약 30일이 경과하면 연 18%의 이자를 물리고, 심할 경우 채권추심까지 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렇게 되면 대기업의 신용도가 나빠지기 때문에 납품 대금 지급을 지연하는 사례가 적다”고 설명했다. ○ ‘모범사례’의 확산이 중요 그동안 쌓인 서러움이 많았던 때문일까. 납품단가 후려치기, 기술 탈취, 인력 빼가기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벌어지는 불합리한 상황을 생생히 전달한 것에 대해 중소기업인들은 “속이 후련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도권의 한 금형 관련 중소기업 대표 A 씨(57)는 “동아일보의 보도를 보고 주변 사람들은 ‘이 정도로 심했느냐’는 반응을 보였지만 사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일상적으로 겪는 일”이라며 “중요한 것은 이 같은 문제점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도록 대기업과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대한타이어공업협동조합 송정열 전무는 “모든 불공정 관행을 적나라하게 지적하고 동아일보와 중기중앙회가 힘을 모아 대책을 모색한 것은 통쾌했다”며 “이번 시리즈에서 소개된 모범사례처럼 좋은 상생 해법이 제도적으로 완전히 정착되고 확산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30년 넘게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금속가공유제 전문업체인 범우의 김명원 회장은 “일시적인 지원책도 문제지만 경영환경을 개선하고 기술력을 높이려는 노력에 소홀한 중소기업도 문제가 있다”며 “우수한 중소 협력사가 없다면 대기업도 존재하지 않는 환경이 됐기 때문에 ‘동반생존’을 위해서라도 모범 사례가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상생위원회 종합평가 “대안제시 충분… 틀 만들어가야” ▼동아일보와 중소기업중앙회가 구성한 ‘대·중소기업 상생위원회’ 위원들은 ‘같이 가야 멀리 간다’ 시리즈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현실을 균형감 있게 보여줬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 동반성장을 위한 구조적 틀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유현 중소기업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문제만 있는 게 아니라 서로 협력하고 보완하면서 좋은 성과를 내는 기업도 있다는 것을 균형감 있게 보여줬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함께 실어 서로의 입장을 ‘역지사지(易地思之)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창석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시리즈가 정치적, 경제적 성향에 관계없이 상당히 폭넓은 영역을 다루면서 독자들에게 객관적 시각을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줬다”면서도 “하지만 좋은 사례를 보고 업계 전반이 다 좋은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어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동학림 IBK경제연구소 소장은 “문제가 있는 현실을 보여준 뒤 동반성장 모델을 제시하는 방법은 균형이 잡혔다는 면에서 과거보다 진일보한 기사”라고 평가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업계의 현실을 살피고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김승일 중소기업연구원 전략경영연구실장은 “공정 경쟁 질서를 갖추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정치·행정·학계가 모두 모여 공정한 경제생태계를 만들어야겠다는 지향점을 갖고 큰 틀에서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원장인 이장우 경북대 경영학과 교수는 “앞으로의 과제는 대·중소기업이 높은 신뢰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협력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21세기 협력 관계는 수평적이고 대등한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갑을 관계와 완전히 배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협력관계는 단순한 보호가 아니라 중기가 능력이 있으면 대기업과 쉽게 협력할 수 있고, 협력을 등한시하고 기술개발에 게으른 중소기업은 퇴출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특별취재팀 ▽팀장 김상수 차장 ssoo@donga.com ▽팀원 김선우 정효진 유덕영 김상훈 김현수 김상운 한상준 장선희 기자 }

LG상남언론재단은 22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해외 언론인들에게 한국연수를 실시하는 ‘2011 서울대-LG 프레스 펠로십’ 개회식을 열었다. 이 프로그램은 1997년부터 매년 한 차례 열리며 올해에는 브라질 중국 인도 등 8개국 기자 8명이 참여해 3주 동안 한국의 문화와 경제, 사회를 배울 예정이다. 개회식에서 정상국 LG그룹 부사장(앞줄 왼쪽), 오연천 서울대 총장(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 등 펠로십 관계자와 해외 언론인들(뒷줄 8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