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동용

민동용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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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민동용 기자입니다.

mindy@donga.com

취재분야

2025-11-11~202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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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3%
  • 영화 ‘터미널’처럼 공항서 먹고자고…

    中인권운동가 펑정후 씨 中입국 불허에 日서 농성 1977년 이란의 팔레비 정권에 항거하다 추방당했던 이란인 메흐란 카리미 나세리 씨(67)는 1988년부터 18년간 프랑스 샤를 드골 공항 제1터미널에서 살았다. 그의 이야기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터미널’(2004년)의 모티브가 됐다. 최근 일본 나리타(成田) 국제공항에도 나세리 씨와 비슷한 처지의 중국인이 있다. 20년 전 6월 톈안먼(天安門) 사태에 참여했던 인권운동가 펑정후(憑正虎·55·사진) 씨는 4일부터 나리타공항 터미널에서 숙식을 하고 있다. 일본 중국연구소의 외국인 특수연구원 신분으로 일본에서 계속 머물 수 있는 특수비자를 갖고 있는 펑 씨는 3일 전일본항공(ANA)편으로 상하이(上海) 푸둥(浦東)국제공항에 도착했지만 상하이 당국은 그의 입국을 허락하지 않았다. ANA 측은 펑 씨를 억지로 태우고 일본으로 돌아왔다.하지만 그는 일본으로의 재입국을 거부했다. 그는 17일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엄연히 중국인인 나를 조국은 쫓아내고 사실상 납치돼 다시 일본으로 돌아온 것은 나도, 중국도 수치”라고 말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펑 씨는 톈안먼 사태 이후 중국 공안당국의 탄압을 피해 1990년대 초 일본으로 건너갔다. 1999년 상하이로 돌아온 펑 씨는 컨설팅 회사를 차렸지만 2001년 이해할 수 없는 혐의로 체포돼 3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2004년 풀려났다. 올해 4월 일본인과 결혼한 여동생을 만나러 상하이를 떠나 잠시 일본에 온 그는 이번을 포함해 8번이나 상하이로 가려 했지만 실패했다.펑 씨는 나리타공항의 보안구역에서 앞면에는 ‘납치(kidnapped)’, 뒷면에는 ‘불의(injustice)’라는 글귀가 쓰인 흰색 티셔츠를 입은 채 ‘농성’ 중이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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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인터넷 검열 반대’ 中검열에 잘렸다

    대학생과의 대화 언론 외면포털, 게재 1시간 뒤 삭제중국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16일 대학생들과의 대화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언론통제로 대중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표현의 자유와 정보 접근의 자유’ ‘인터넷 검열 반대’ 등을 언급했지만 이 메시지는 중국 대중에게 거의 전달되지 못했다고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와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가 17일 전했다. 두 신문에 따르면 관영 중국중앙(CC)TV는 16일 오후 7시 메인뉴스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대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고 상하이 시장을 만났다는 것만 1분도 안 되게 보도했다. 이날 대학생들과의 ‘타운홀 미팅’은 상하이 지역방송 상하이TV에서만 생중계했다. 예정대로라면 함께 중계했어야 할 상하이TV 웹사이트 인터넷 생중계는 엉뚱하게도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대체했다. 상하이 밖 일부 중국인들은 타운홀 미팅 소식을 듣고 미 백악관 웹사이트에 접속해 실시간 인터넷 중계를 시청하려고 했지만, 무슨 이유인지 소리와 영상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인터넷 검열 반대’를 언급한 대목도 대부분의 인터넷 포털 사이트 및 뉴스 사이트에서 삭제됐다. 이날 그는 ‘중국 정부가 트위터 등 일부 사이트를 차단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온라인 질문에 “나는 인터넷의 개방적 사용을 항상 지지했다”고 답했다. 관영 신화통신을 비롯해 시나닷컴 등 주요 포털은 이를 즉각 머리기사로 올렸지만 1시간 뒤 기사가 사라졌다. 인류 보편적 가치를 역설한 발언도 제한받기는 마찬가지였다. 홍콩의 피닉스TV는 이날 타운홀 미팅을 중계하다가 오바마 대통령이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정보 접근의 자유, 그리고 정치 참여 등은 미국만의 권리가 아니다”라고 말하기 직전 다른 뉴스를 내보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 관료들이 몇 주 동안 타운홀 미팅을 더 많은 중국인이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압박을 가했지만 중국 정부는 요지부동이었다”고 지적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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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인터넷검열반대' 외침, 中 삭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외침'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응은 '침묵'이었다. 16일 중국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상하이 대학생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표현의 자유와 정보 접근의 자유", "인터넷 검열 반대" 등을 강조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주장은 중국 대중에 거의 전달되지 못했다고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와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전했다. 두 신문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타운홀 미팅에서 가진 대화 내용은 중국 관영방송인 CCTV의 오후 7시 메인뉴스 시간에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상하이 소규모 방송사가 타운홀 미팅을 생방송으로 중계했지만, 이 방송사의 실시간 인터넷 생중계는 엉뚱하게도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대체됐다. 일부 중국인은 미 백악관 웹사이트에 접속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소리와 영상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CCTV 7시 뉴스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訪中) 뉴스를 톱기사가 아니라 일곱 번째 뉴스로 보도하면서 대학생과의 대화 내용은 한 줄도 소개하지 않았다. 보도 시간도 채 1분을 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 정부가 트위터 등 인터넷 사이트를 차단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개방적인 인터넷 사용을 언제나 지지해왔다"고 대답하자 관영 신화통신을 비롯해 시나닷컴 등 일부 인터넷 사이트는 즉각 톱뉴스로 게재했다. 그러나 1시간 뒤 시나닷컴에서 이 기사는 사라졌다. 신화통신 사이트도 마찬가지였다. 인터넷 검열 같은 민감한 문제가 아닌 보편적인 가치를 역설한 오바마 대통령의 주장 역시 중국 대중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홍콩을 근거지로 삼아 중국 본토에 방송을 하는 피닉스TV는 이날 타운홀미팅을 시작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한 연설을 생중계했다. 그러나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오바마 대통령이 "어느 국가도 다른 국가에 정치체제를 강요할 수는 없지만, 미국이 가진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정보 접근의 자유, 그리고 정치 참여 등은 보편적 권리"라고 말하기 직전 다른 뉴스를 내보냈다. FT는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는 이들의 발언이 실시간으로 중국 대중에 전달됐던 사실을 지적하면서 아이러니컬하다고 전했다. 부시와 클린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 및 티베트 종교 억압을 비판한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극히 이런 문제를 언급하기를 꺼려했음에도 '대접'은 판이하게 달랐기 때문이다.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 2009-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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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리타공항서 길을 잃다

    이란인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 씨(67)는 1988년부터 2006년까지 프랑스 샤를드골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살았다. 1977년 이란의 샤 정권에 항거하다 추방당한 그는 프랑스 이곳저곳을 떠돌다 1988년 영국으로 가려고 드골공항에 왔지만 여권을 분실했다. 무작정 런던행 비행기에 올랐지만 영국 이민국은 그를 드골공항으로 되돌려 보냈다. 갈 곳이 없어진 그의 공항 생활은 그때부터였다. 그의 이야기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터미널(2004년)'의 모티브가 됐다. 2009년 11월 4일 일본 나리타(成田)국제공항에 나세리 씨와 같은 처지의 중국인이 나타났다. 20년 전 6월 중국 톈안먼 사태에 참여했던 인권운동가 펭젱후(Feng Zhenghu·55) 씨는 4일부터 나리타공항 터미널에서 먹고 자고 있다. 나세리 씨가 어쩔 수 없이 공항에 발이 묶였다면, 펭 씨는 스스로 공항을 택했다는 점이 다르다. 펭 씨는 3일 전일본항공(ANA)편으로 상하이 푸둥(浦東)국제공항에 도착했지만 상하이 경찰당국은 그의 입국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를 태우지 않으면 푸동공항을 이륙할 수 없다는 경찰당국의 경고에 ANA측은 뿌리치는 펭 씨를 억지로 비행기에 태우고 일본으로 되돌아 왔다. 펭 씨는 나리타공항을 빠져나가기를 거부했다. 그는 17일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실상 납치돼 다시 일본으로 돌아온 것은 나로서도, 중국으로서도 수치다"라며 "내가 일본에 머물러야 할 이유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중국 정부의 '탄압'과 ANA의 '눈치 보기'에 대한 공항 1인 시위를 시작한 셈이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펭 씨는 톈안먼 사태 이후 중국 공안당국의 탄압을 피해 1990년대 초 일본으로 이민을 떠났다. 1999년 상하이로 되돌아온 펭 씨는 컨설팅 회사를 차렸다. 하지만 2001년 상하이 공안당국에 '불법 사업' 혐의로 체포돼 3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2004년 풀려났다. 이후 펭 씨는 국제사면위원회(엠네스티)가 인정하는 저명한 인권운동가가 됐다. 올해 4월 일본인과 결혼한 여동생을 방문하러 상하이를 떠나 일본에 온 펭 씨는 이번을 포함해 8번이나 상하이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매번 뜻을 이루지 못했다. 네 번은 상하이 당국이 입국을 거부했고, 네 번은 일본 항공사가 그의 탑승을 거부했다. 펭 씨는 나리타공항의 도착 게이트와 입국심사대 사이 보안구역에서 앞면에는 '납치(kidnapped)', 뒷면에는 '불의(不義·injustice)'라고 스스로 쓴 흰색 티셔츠를 입고 '농성'을 하고 있다. 셔츠에는 '조국에서 쫓겨난 시민', '베이징은 부끄러운 줄 알라' 등의 글귀도 적어 넣었다. 입국심사대를 통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식당이나 상점을 이용할 수도 없어 수돗물과 여행객이 건네주는 주전부리로 초반 열흘을 버텼다. 13일에야 비로서 그를 지원하는 홍콩 시민단체 회원이 컵라면과 비스킷 등 일주일치 식량과 전기주전자를 갖다 줬다. 언제까지 공항에 머물지 펭 씨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ANA가 나를 다시 상하이로 데려다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으면 일본 땅을 밟지 않겠다"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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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의 고급 창녀’는 34세 의학박사

    블로그에 매춘 이야기 띄워 드라마로도 제작 화제논문 준비하며 돈 아쉬워 나서“익명으로 살기 지루했다” 고백2003년 10월부터 영국에서는 ‘벨 드 주르(Belle de Jour·낮의 여인): 런던 창녀의 일기’라는 온라인 블로그가 큰 화제였다. 자신을 런던의 고급 창녀라고 밝힌 ‘벨 드 주르’라는 인물이 14개월 동안 만난 남성과의 성관계 등을 솔직하고 재미있으면서도 뛰어난 문장력으로 묘사한 것. 유명세를 타고 2005년에는 블로그 내용을 묶어 책이 나왔고, 2007년에는 TV드라마 ‘런던 창녀의 비밀일기’로까지 제작됐다. 이후 벨 드 주르가 누구인지에 대한 온갖 추측이 난무했지만 그 정체는 6년간 영국 문화계의 비밀로 남아 있었다.그런 벨 드 주르가 15일 유력 일간지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실체를 드러냈다. 주인공은 자그맣지만 아름다운 몸매를 지닌 금발의 34세 여성 브룩 매그넌티 씨(사진)였다. 그는 셰필드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고 브리스틀에 있는 성(聖)마이클스병원의 아동건강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가 ‘창녀 커밍아웃’을 한 까닭은 일부 언론에서 자신의 실체에 접근하고 있었던 데다 “익명으로 살기가 지루했기 때문”이다. 입이 가벼운 전 남자친구가 언제 비밀을 폭로할지 모른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한다.매그넌티 씨는 창녀 일을 한 것에 대해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던 시절이었는데 집세도 못 낼 지경이었다”며 “바로 일을 시작하고, 현금을 빨리 손에 쥐면서 논문 쓸 시간도 낼 수 있는 일을 찾다보니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으로 ‘바버렐라 에이전시’라는 매매춘 회사를 통해 1회 두 시간의 ‘만남’에 300파운드(약 58만 원)를 받는 창녀로 변신했다. 이 중 수수료를 뗀 200파운드(약 38만 원)가 그의 몫. 일주일에 ‘손님’은 두서너 명. 14개월 동안 상대한 남성은 수백 명이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그가 벨 드 주르라는 사실을 안 사람은 연구소 동료를 비롯해 6명뿐. 그의 출판계약을 대행했던 에이전트도, 부모도 몰랐다고 한다. 창녀 생활에 후회는 없지만 다시 하고 싶지는 않다고 밝힌 그는 동거 중인 남자친구와 아이를 낳고 싶다고 말했다. 장차 태어날 아이에게는 솔직하게 모든 사실을 이야기해 주겠다고 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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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의 고급 창녀’는 34세 의학박사

    2003년 영국의 인터넷에 '낮의 여인: 런던 창녀의 일기(Belle de Jour: Diary of London Call Girl)'이라는 제목의 블로그가 나타났다. 블로그의 저자는 '벨 드 주르'(낮의 여인·루이 브뉘엘의 1967년 영화 '세브린느'의 원제로 낮에는 의사 부인이지만 밤에는 고급 창녀의 이중생활을 하는 여성 이야기)라는 가명을 쓰면서 자신을 런던의 고급 창녀로 소개했다. 블로그는 벨 드 주르가 14개월 간 만난 남성, 그와 나눈 성관계 등을 솔직하고 재미있게 묘사해 큰 인기를 끌었다. 글 솜씨도 만만치 않아서, 그해 일간지 가디언으로부터 가장 문장력이 뛰어난 블로그로 선정되기도 했다. 영국의 오라이언 출판사는 2005년 이 블로그의 내용을 정리한 책 '벨 드 주르: 런던 창녀의 친밀한 모험(Belle de Jour: The Intimate Adventure of a London Call Girl)'을 펴냈다. 2007년에는 ITV2방송에서 블로그와 회고록을 토대로 한 드라마 '런던 창녀의 일기'까지 나왔다. 이 드라마는 성에 대한 유머러스한 접근이라는 점에서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와 비교되기도 했다. 6년간 영국의 언론, 출판, 방송계에서는 벨 드 주르의 정체에 대한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진짜 창녀가 맞을까. 내용은 허구일까, 사실일까. 성적 판타지에 심취한 남성은 아닐까. 칙릿(chick-lit) 소설가 이사벨 울프가 벨 드 주르라는 주장도 나왔다. '문학탐정'을 자처한 어떤 교수는 일간지 더 타임스에 "저자는 맨체스터 출신의 사라 챔피언"이라고 장담했다. 그 벨 드 주르가 실체를 드러냈다. 그는 남성도, 소설가도 아닌, 그러나 창녀 생활을 한 34세 브룩 매그난티(Brooke Magnanti)였다. 셰필드대에서 의학박사학위를 딴 그는 현재 브리스톨 아동건강연구소의 연구원이다. 그는 자신의 책과 블로그를 가장 신랄하게 비평했던 더 타임스의 기자에게 신원을 털어놨다. "익명으로 지내기가 너무 지루해졌다"는 게 '커밍아웃'의 이유였다. 물론 입방정이 심한 전 남자친구가 언제 비밀을 폭로할지 모른다는 점도 고려했다. 더 타임스가 만난 매그난티는 자그맣고 귀여운, 그러나 환상적인 몸매를 가진 여성이었다. 한쪽 다리에는 전갈 문신이, 한 팔에는 벌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매그난티 씨는 2003년 셰필드대에서 의학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논문을 준비 중이었다. 그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 런던으로 왔지만 박사학위가 없는 그에게 알맞은 일자리는 많지 않았다. 논문을 마무리하고 구술시험 준비를 위한 시간이 필요했던 그였지만 집세를 낼 돈마저 떨어졌다. 결국 그가 택한 것은 매매춘이었다.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고, 훈련이나 투자가 필요하지도 않으면서, 현금을 손에 쥘 수 있고 또 시간이 남는 일을 찾다보니 그것 밖에 남는 게 없었어요." 그는 인터넷에서 런던의 한 매매춘 회사를 알게 됐고 그곳을 통해 2004년까지 14개월간 창녀로 일했다. 한 회, 두 시간의 만남에 300파운드(약 58만원)를 받았다. 이중 수수료를 뗀 200파운드(약 46만원)가 그의 몫이었다. 일주일에 '손님'은 두서너 명꼴. 14개월간 상대한 손님은? "글쎄요. 수십 명에서 수백 명 사이에요." 자신의 정체를 밝힐 때까지 그가 벨 드 주르라는 사실을 알았던 사람은 연구소 동료 등 6명뿐이었다. 자신의 출판계약을 대행하는 에이전트도 일주일 전에야 비로소 알았다. 그동안은 가명으로 계약했고, 차명계좌로 인세를 받았다. 부모도 모르고 있었다. 현재 남자친구와 동거를 하고 있는 매그난티 씨는 아이를 낳고 싶다며 장차 태어날 아이에게는 솔직하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겠다고 했다. 그리고 비록 정체가 드러났지만 블로그도 당분간 지속할 생각이라고 밝혔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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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억류’ 유나 리 회고록 출간계약

    올해 3월 북한과 중국 국경에서 탈북자 관련 취재를 하다 북한에 억류된 뒤 141일 만에 풀려난 미국 커런트TV의 한국계 프로듀서 유나 리 씨(사진)가 미국 주류출판사와 북한 억류 회고록 출간 계약을 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13일 전했다. 미 크라운출판그룹의 브로드웨이 북스 출판사는 12일 리 씨와의 회고록 계약을 발표하는 성명에서 “책의 가제는 ‘이제 더 커진 세상(The World Is Bigger Now: A Memoir of Faith, Family and Freedom)’이며 수감생활 및 심문 과정, 취재원을 보호하고 취재 목적을 밝히지 않기 위한 그녀의 노력과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출간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리 씨와 함께 억류됐던 중국계 기자 로라 링 씨도 자신의 언니와 함께 독자적으로 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2009-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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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고위인사 또 퇴진

    크레이그 법률 고문 사임최근 두달새 3명 그만둬‘오바마 인사’ 구설수 올라미국 백악관이 인사(人事)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백악관은 13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법률고문 그레그 크레이그(사진)의 사임을 발표했다. 1월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래 백악관 최고위급 관료가 그만둔 것이다. 백악관 고위 인사의 퇴진은 지난 두 달 새 벌써 세 번째다. 10일에는 보수 성향의 TV 방송인 폭스뉴스를 “공화당의 선전대”라며 공개 비난했던 애니타 던 공보국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고, 9월에는 백악관 녹색 일자리 담당 차르였던 밴 존스가 폭스뉴스의 집요한 공격 끝에 사퇴했다. 2004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9·11테러를 사전 인지했다는 주장에 동조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게 치명타였다. 크레이그 고문의 사퇴는 본인과 백악관이 사퇴 사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더 논란이다. 크레이그 본인과 백악관은 공식 부인했지만,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 유력 언론은 “그가 쿠바의 관타나모 기지 폐쇄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사실상 밀려났다는 것이다. 크레이그 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직후 발표한 “관타나모 기지를 1년 안에 폐쇄하겠다”는 대통령령(Executive Order)의 초안을 작성했다. 그러나 의회의 반대 등 관타나모 기지 폐쇄에 따르는 복잡한 정치적 변수를 충분히 예상하지 못해 ‘1년 내 폐쇄’라는 대통령의 약속을 사실상 물거품으로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는 “그의 지인들은 ‘그가 정치적 희생양이 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한 반발도 거셌다. 크레이그 고문과 오랜 친구인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은 “관타나모 기지 폐쇄가 진척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책임을 한 사람에게 묻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13일 밝혔다. 국제관계 전문 격월간지 포린폴리시 인터넷판도 14일 “만약 책임을 져야 한다면 전임 부시 행정부가 져야 한다”며 백악관의 사임 결정을 비판했다. 미 ABC방송은 “크레이그 고문의 사퇴설이 8월부터 돌았지만 그때마다 백악관은 부인했다”며 투명하지 못한 인사 처리 과정을 문제 삼았다. 크레이그 고문의 후임 인사 역시 논란을 부르고 있다. 백악관은 후임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2008년 대선 캠프 법률담당이자, 핵심 이너서클에 속하는 로버트 바우어 변호사를 임명했다. 그러나 정치 전문 인터넷매체인 폴리티코는 “선거법 전문가이자 당파성이 강한 그가 민감한 헌법 및 국가안보와 관련된 문제를 다뤄야 하는 대통령 법률고문으로 적임자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가 ‘보수언론과의 전쟁’의 첨병으로 나섰던 애니타 던 백악관 공보국장의 남편인 점도 ‘회전문 인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워싱턴 파워 커플의 반쪽이 백악관을 나가자마자 다른 반쪽이 들어왔다”고 꼬집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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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BC “北 정치-외교적 술책 가능성 주목”

    외신, 긴급뉴스로 보도세계의 주요 외신들은 10일 오전 서해에서 발생한 남북 해군 함정 간 교전 상황을 신속하고 비중 있게 보도했다. 외신들은 특히 1999년과 2002년 서해교전의 전례를 빠짐없이 언급하는 등 교전의 배경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AP 등 주요 통신사는 긴급 기사로 상황 발발 소식을 전한 데 이어 전개되는 상황을 속보로 다루면서 후속상황 전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dpa는 무력충돌의 불씨가 된 북방한계선(NLL)의 역사적 배경을 상세히 다뤘다. 외신들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을 통해 긴장을 고조시켰던 북한이 올해 8월 이후 미국과 한국을 상대로 유화적 자세로 돌아선 최근의 상황에 주목하며 이번 도발의 배경에 관심을 보였다. 특히 AFP는 북한문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둔 상황에서 긴장을 유발하기 위한 의도적 도발이라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교도(共同)통신은 이날 낮 서해교전을 긴급 뉴스로 보도한 데 이어 속보를 통해 교전 상황을 속속 전했다. 요미우리신문과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석간 1면 머리기사로,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1면 주요 기사로 교전 소식을 보도했다. 중국의 신화통신 역시 북한 함정이 한국 측 경고를 무시하고 계속 남하한 사실을 언급하고, 이후 양측의 충돌상황과 한국 측의 긴급 대응 태세를 상세히 전했다. 유럽 언론도 이날 서해에서 발생한 교전에 큰 관심을 보였다. BBC는 “북한이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바라는 상황에서 이날 사건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며칠 앞두고 발생한 것”이라고 전해 북한의 정치, 외교적 술책 가능성에 주목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의 행정부에 해당하는 집행위원회는 이날 발생한 서해교전에 대해 “걱정을 끼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집행위 당국자는 이날 유럽의회 한반도관계대표단 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에게 최근 한반도 동향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서해에서 발생한 양측 충돌은 걱정을 끼치는 상황으로 우리는 사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상황이 더 악화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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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못 알려진 ‘소문’ 5가지

    20년 전 베를린장벽 붕괴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시간이 흐른 뒤에야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을 바꾸는 역사적인 대사건이었기에 배후에 매우 중요한 원인과 배경이 있으리라고 믿는 사람도 적지 않다. 미국 국제관계 전문 격월간지 포린폴리시 인터넷판은 6일 지금까지 떠도는 ‘신화(神話)’는 무엇이며 이는 왜 신화에 불과한지를 소개했다.▽“CIA가 배후 조종을 했다”=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이이제이(以夷制夷) 방식으로 옛 소련을 치명적으로 약화시켜 결국 장벽을 무너뜨렸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당시 CIA는 옛 소련과 동유럽 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CIA의 옛 소련 블록 작전담당 책임자는 역사적인 9일 밤 숙소에서 하릴없이 CNN방송의 장벽붕괴 생중계만 시청했다.▽“레이건 대통령 때문이다”=1987년 6월 12일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서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고르바초프 서기장, 여기 와서 벽을 허물어 버리시오”라고 연설했다. 이것이 2년 뒤 장벽 붕괴를 촉발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전혀 없다. 이 연설은 그의 측근들도 ‘국제용’이 아닌 ‘국내 정치용’이라고 믿었다.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수석비서관도 “훌륭한 연설이지만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붕괴는 필연적이었다”=동독 정권이 당시 시위를 무력 진압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역사는 시위대 편이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에리히 호네커 동독 공산당 서기장은 그해 6월 중국 공산당의 톈안먼(天安門) 사태 무력 진압에 고무됐다. 베를린장벽 붕괴의 시발점이었던 그해 10월 9일 라이프치히 ‘월요 시위’ 때 동독 정부는 경찰에 실탄을 지급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무력 사용 직전 지역 명사와 당 지도부가 설득해 겨우 유혈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 ▽“KGB가 배후 조종을 했다”=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가 일부 공산당 간부의 권력 유지를 위해 일련의 사태를 꾸몄다는 음모론이다. 최근 비밀 해제된 KGB 자료에 따르면 당시 KGB도 CIA와 다를 바 없이 사태의 핵심에서 배제됐다. 동독 정부가 여행규제를 자유화하기로 결정한 뒤 대규모 동독 주민이 장벽으로 몰려들었을 때도 KGB는 사전에 알지 못했다. 장벽이 무너지던 날 밤에 자고 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서기장을 아무도 깨우지 않았을 정도로 상황 파악이 허술했다.▽“모든 것이 다 경제 때문이다”=변화를 이끈 것은 결국 경제라는 주장이다. 동유럽 국가는 극심한 외채에 시달렸다. 그러나 채권국인 미국 영국 서독 정부는 동유럽을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인상을 줄까 봐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았다. 이렇게 분석한 포린폴리시는 “동유럽의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 시위 진압을 위한 옛 소련군 파견을 거부한 고르바초프 서기장, 빈사 직전에 있던 동유럽의 경제,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대중의 신뢰 하락, 그리고 서방 정보의 대량 유입 등이 어우러져 역사적인 베를린 장벽 붕괴를 낳았다”고 결론 내렸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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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버지니아주 하원의원 한국계 마크 김 당선

    미국 버지니아 주 하원에 첫 한국계 의원이 탄생했다. 미 민주당의 마크 김 후보(42·사진)는 3일 실시된 버지니아 주 35선거구 주 하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의 제임스 하일랜드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됐다. 서울에서 태어난 김 당선인은 장로교 목사인 아버지의 선교활동을 따라 베트남과 호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다 1978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카운티에 정착했다. 김 당선인의 아버지는 여기서도 개척교회 활동을 했기에 생계는 공장에서 일하던 어머니가 책임져야 했다. 김 당선인도 10대 시절부터 공장 건설현장 대형마트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었다. 이 때문에 지난달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그를 지지한다고 밝히며 ‘미국의 성공 신화’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어바인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헤이스팅스대 법학대학원을 졸업한 김 당선인은 1992년 로스앤젤레스 흑인폭동 당시 경찰이 소수계보다 주류인 백인 위주로 보호하는 것을 보고 정치에 입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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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오 마이 갓…” 민주당, 주지사 선거 2곳 완패

    미국 공화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당에 강력한 두 방의 ‘펀치’를 날렸다. 민주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승리 1년을 하루 앞두고 3일(현지 시간) 실시된 버지니아 주와 뉴저지 주 등 2곳의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에 완패했다. 뉴욕시장 선거는 무소속인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이 민주당의 윌리엄 톰슨 후보와 접전 끝에 51% 대 46%로 이겼다. 민주당이 중간평가 성격을 띤 이번 선거에서 참패함에 따라 앞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수행은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됐다. 2002년 이후 두 차례 치러진 주지사 선거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버지니아에서는 공화당의 밥 맥도널 후보가 59% 지지를 얻어 민주당의 크리 디즈 후보(41%)를 큰 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공화당은 버지니아 주 부지사 선거와 검찰총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을 눌러 버지니아 주 선출직 선거 3개를 모두 이겼다. 버지니아 주는 지난해 대선에서 공화당이 44년 만에 처음으로 주인 자리를 내준 곳이어서 공화당으로서는 의미 있는 정치적 승리로 평가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공화당이 민주당에 ‘더는 2008년이 아니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인 뉴저지 주의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의 존 코자인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의 막판 지원 유세에도 공화당의 크리스토퍼 크리스티 후보에게 45% 대 49%로 패배했다. 크리스티 후보는 12년 만에 처음으로 뉴저지 주 고위공직자 선거에서 승리한 공화당 후보로 기록된 반면 현역 주지사로 재선에 도전한 코자인 후보는 뉴저지에서 1993년 이후 처음으로 재선에 실패한 주지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버지니아 주와 뉴저지 주는 지난해 대선에서 중립 성향의 유권자들이 오바마 후보에게 몰표를 준 곳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화당의 손을 들어 줬다. 경기불황이 이어지면서 경제 문제가 다른 이슈를 제치고 선거에 큰 영향을 끼치면서 유권자들이 ‘무능한’ 민주당을 외면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젊은 층과 흑인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 적극 참여하지 않은 것도 민주당 패배의 원인으로 꼽힌다.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 디즈 후보와 코자인 후보의 유세장을 5차례 이상 찾는 등 총력전을 폈지만 결과를 바꾸지는 못했다. 백악관은 이번 선거 결과의 의미를 애써 축소하고 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주지사 선거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신임투표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 수도 워싱턴과 경제수도 뉴욕 인접 주에서 민주당이 모두 패배함으로써 오바마 대통령은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개혁정책인 건강보험 개혁은 공화당이 반대하고 있어 추진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 또 아프가니스탄 병력 증파 문제 등 보수 진영과 대립하고 있는 국정 현안에서도 정치적 부담이 불가피해 보인다.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선거법 바꿔 3선출마 블룸버그 ‘상처뿐인 승리’▼무명후보에 5%P差로 진땀당선 “이번 선거 결과는 (블룸버그 시장에게) 상처로 남을 것이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3일 미 뉴욕시장 선거를 이렇게 평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현 시장이 낙승하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무명에 가까운 민주당 윌리엄 톰슨 후보에게 5%포인트 차로 가까스로 이겼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시장은 자신의 3선 출마를 위해 ‘선출직 공무원은 재선까지만 허용한다’는 뉴욕시 선거법까지 지난해 논란 끝에 뜯어고쳤다. 이 때문에 지난 8년간 뉴욕시장 직을 누구보다 훌륭히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면서도, 평판은 크게 추락한 상태였다. 이것이 이번 ‘상처뿐인 승리’의 원인이라고 미국 언론은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유권자 상당수가 ‘마지못해’ 그를 찍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올해 선정한 세계 17번째 부자(재산 약 160억 달러·약 18조8900억 원)답게 무려 9000만 달러(약 1060억 원)라는 천문학적 선거자금을 풀었다. 톰슨 후보의 선거자금은 600만 달러(약 70억 원)에 불과했다. 유권자 사이에서는 “블룸버그 시장이 돈으로 표를 산 셈이다”라는 말도 돌았다. 1942년 매사추세츠 주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블룸버그 시장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투자은행 살로먼브러더스에서 능력 있는 증권거래중개인으로 이름을 날렸다. 1981년 명예퇴직을 당한 뒤 이듬해 금융 및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블룸버그통신을 설립해 대성공을 거두며 ‘자수성가한 미국인의 전형’이라는 찬사를 받았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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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완상 씨 美에모리대 동창상

    한완상 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사진)이 젊은 시절 유학했던 미국 에모리대의 ‘명예로운 국제동창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에모리대 홀리 시메트코 국제교류 부처장은 2일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한 전 부총리는 학문을 진흥하고 국가에 봉사했으며 세계 인도주의 증진을 위해 애썼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 2009-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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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공쿠르 문학상 흑인 여성 첫 수상

    세네갈계 프랑스 작가 마리 은디아예 씨(42·사진)가 프랑스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공쿠르 문학상 수상자로 2일 선정됐다. 은디아예 씨는 105년 공쿠르상 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수상자다. 그는 1967년 프랑스 파리 남쪽 피티비에에서 프랑스인 어머니와 세네갈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고교를 다니던 17세 때 첫 소설을 발표했고, 이후 프랑스 문단에서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 극작가로 확고한 위치를 굳혔다. 고전극 공연으로 유명한 국립극장 코메디 프랑세즈의 공연 목록에 작품을 올린 작가 중 살아있는 사람은 그가 유일하다. 수상작인 ‘강한 세 여성(Trois femmes puissantes)’은 아프리카와 프랑스를 넘나들며 힘겨운 삶과 수치, 굴욕에 맞서 인간의 품위를 지켜내는 세 여성 노라 판타 카디의 이야기를 담았다. 9월 출간되자마자 비평가들의 찬사 속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AFP통신은 이 작품이 그의 최근 여러 작품과 마찬가지로 아프리카와 과거 유럽 제국 간의, 흑인과 백인 사이의 곡절 가득한 인연을 다루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이 작품에 대해 “완벽하게 투명하고 독창적인 그의 목소리는 의미 없는 지저귐 위로 솟아오른다”고 평했다. 은디아예 씨는 2일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흑인 여성’과 ‘공쿠르 상’이라는 단어가 함께 나열될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며 놀라워했다. 세네갈인 아버지를 뒀지만 20세가 되기 전까지는 세네갈에 가본 적이 없었다는 그는 “사람들이 피부 색깔과 이름에 비춰 나를 아프리카계로 아는 것을 제외하고 나의 뿌리는 나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다”며 “나는 100% 프랑스 문화 속에서 자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프랑스 영화감독 클레르 드니와 함께 영화 ‘화이트 머티리얼’의 대본을 쓰기도 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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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통의 땅 아프간에도 서민들에게 위안주는 점쟁이 ‘팔벤’이 있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있는 한 이슬람교 사원 옆 골목에 조그만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수십 년의 전쟁과 테러, 빈곤 속에 가슴 졸이는 아프간 서민들이 잠시 위로를 얻는 이곳은 점집 골목이다. 중앙아시아 전문 인터넷매체 유라시아넷이 28일 아프간의 점집을 소개했다.경력 15년의 팔벤(fallben·아프간 말로 점쟁이) 사이드 레자 씨는 점술 도구로 빨간색 아라비아숫자로 된 표 뭉치를 쓴다. 각각의 표를 이용해 손님의 희망에 맞는 코란의 장(章·separah)과 절(節·ayat)을 찾는다. 배가 아파 찾아온 손님에게 레자 씨는 위의 방식으로 찾은 코란의 한 구절을 펜으로 종이에 썼다. 잉크는 녹색이다. 가족에 관한 것은 빨간색, 부(富)는 검은색, 교육은 파란색 잉크를 쓴다. 구절을 쓴 종이를 물에 적시고 그 물을 손님이 마시게 한다. 적신 종이는 손님의 집 벽 틈에 잘 넣어두라고 했다.치료사, 예언자이자 대필(代筆)가이기도 한 팔벤의 역사는 대략 1400년으로 대부분 가업으로 잇고 있다. 탈레반 정권이 들어서며 신성 모독이라는 이유로 금지됐다가 2001년 탈레반 정권이 무너지면서 복권됐다.팔벤은 대개 이슬람교도지만 카르테 파완 마을의 노란도르셍 씨는 시크교도다. “손님이 찾아오면 (시크교도인) ‘나를 믿느냐’고 묻고는 그렇다고 하면 점을 쳐 주죠.” 노란도르셍 씨는 코란 대신 인도 펀자브 지역 말로 된 구절을 써주며 베개 속에 넣고 자라고 처방한다. 그러나 그는 “솔직히 나도 내 능력을 믿지 않아요. 이슬람교도나 믿지요. 먹고살기 위해서 하는 거죠”라고 말했다.대부분의 팔벤은 거리에서 나무로 짠 상자를 놓고 점을 친다. 손님은 주로 노처녀 딸을 둔 어머니, 고부 갈등을 겪는 며느리, 아이를 못 낳는 새댁 등 여성이 많다. 복채는 정해져 있지 않다. 거리에서 주사위 점을 치는 사예드 라바니 씨는 “손님이 돈이 없으면 받지 않는다. 다만 부자 손님은 1달러를 주기도 하고 점이 맞으면 더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이슬람교 지도층에게 팔벤은 여전히 ‘반(反)이슬람’ 골칫덩어리다. 지난해에는 한 이슬람 성지 옆에서 팔벤 10여 명이 쫓겨나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을 찾는 서민의 행렬은 끊이지 않고 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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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럼독’ 아역스타 장학금 못받을 위기

    지난해 미국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작품상 등 8개 부문을 휩쓴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로 깜짝 스타가 된 인도 아역배우 두 명이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않아 장학금과 신탁기금을 놓칠 처지가 됐다.이 영화 제작진이 인도 뭄바이 빈민촌에서 사는 루비나 알리 양(10)과 아자루딘 모하메드 이스마일 군(11)의 생계와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세운 ‘자이 호 재단’은 최근 이 둘의 부모에게 “학교 출석률이 70%를 넘지 못하면 더 지급할 돈은 없다”고 통고했다고 AP통신이 29일 전했다. 영화 제작자 크리스천 콜슨 씨와 대니 보일 감독은 당초 재단을 설립하면서 이들의 학교 출석률이 70%에 못 미치면 월 120달러의 장학금과 신탁기금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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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미네이터 주지사, 암호 욕설?

    영화배우 출신 주지사의 발칙한 농담일까, 자신을 공개적으로 망신 준 의원에 대한 교묘한 보복일까. 아니면 그저 우연의 일치일까. 영화 ‘터미네이터’의 스타 아널드 슈워제네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사진)가 주 민주당 하원의원에게 보낸 법안 통과 거부 사유를 밝힌 편지에 ‘숨겨진 의미’를 두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공화당 소속의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12일 샌프란시스코의 옛 조선소 용지 재개발을 위한 자금지원 법안에 대해 주지사의 고유 권한 중 하나인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 법안은 정치적,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없는 법안이었기에 주 상·하원 모두 반대 없이 통과시켰다. 문제가 있다면 이 법안을 발의한 사람이 슈워제네거 주지사에게 공개 석상에서 험한 소리를 퍼부었던 민주당의 톰 아미아노 하원의원이었다는 점. 샌프란시스코의 유명 코미디언이었던 아미아노 의원은 앞서 7일 민주당 윌리 브라운 주의원의 후원 파티에 깜짝 출연한 슈워제네거 주지사를 향해 “거짓말쟁이(You lie!)”라고 야유를 했다. 그것도 모자라 아미아노 의원은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인사말을 하는 도중 “내 궁둥이에 입이나 맞춰”라고 소리를 지른 것.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아미아노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에게 보낸 편지는 언뜻 보면 7줄로 이뤄진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사유를 밝힌 편지에 불과하다. 그런데 각 줄의 첫 글자를 모두 이어보면 “엿이나 먹어라”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미국 욕설(F×××-You)이 드러난다. 이 방식은 암호를 다루는 전문서적이라면 어김없이 나오는 기초적인 암호의 하나다. 이 같은 사실은 샌프란시스코의 한 지역 신문이 27일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애런 맥리어 주지사 대변인은 “정말 이상한 우연”이라며 “편지를 쓰다 보면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 편지 가운데 같은 방식으로 읽으면 ‘시인(Poet)’, ‘비누 또는 아첨(Soap)’ 같은 단어도 나온다고 해명했다. 이에 아미아노 의원은 “나도 신문을 보고서야 알았다. 약간 ‘충격과 공포’를 느꼈다”며 “그런데 아주 재미있다”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 2009-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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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격의 CNN… 황금시간대 시청률 사상 첫 꼴찌

    ‘중도를 지키는 뉴스는 따분하다?’ 1980년 세계 최초로 24시간 뉴스 전문 케이블방송을 시작한 미국 CNN이 사상 처음으로 황금시간대(오후 7∼11시) 시청률 꼴찌를 기록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25∼54세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뉴스 전문 케이블방송 10월 시청률 조사에서 CNN이 노골적 반(反) 버락 오바마 대통령 성향의 폭스뉴스, 진보 성향의 MSNBC, HLN에 뒤져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시청자들은 방송사의 견해가 담긴 뉴스를 선호한다는 점이 재차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계열사인 HLN에도 뒤졌다는 점은 CNN으로서도 충격적이다. CNN은 10월 황금시간대에 평균 20만2000명의 시청자를 끌어 모았다. 68만9000명이 본 1위 폭스뉴스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MSNBC는 평균 25만 명, HLN은 22만1000명이었다. CNN의 황금시간대 4개 프로그램 중 3개가 같은 시간대 다른 세 방송사 프로그램보다 모두 시청률이 낮았다. 오후 7시 ‘래리 킹 라이브’만 3위에 턱걸이했다. CNN 간판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오후 10시 ‘앤더슨 쿠퍼의 360°’는 같은 시간대 MSNBC의 ‘카운트다운’ 재방송에도 뒤졌다. CNN은 그동안 폭스뉴스나 MSNBC처럼 어느 한쪽의 시각으로 기울어진 보도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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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괴기!엽기! 핼러윈 오바마 가면

    31일 핼러윈을 앞두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얼굴을 패러디하거나 흉물스럽게 변형한 가면이 미 인터넷 쇼핑몰에서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마녀나 마법사, 공포영화 속 괴기스러운 인물 등의 용모와 옷차림을 흉내 낸 채 집집을 다니며 사탕, 초콜릿을 얻어가는 핼러윈의 복장으로 사회 유명인사의 가면은 단골 메뉴다. 미 일간지 시카고트리뷴은 최근 인터넷판에 시중에 나온 오바마 가면 11종을 소개했다. 금융위기 극복, 건강보험 개혁, 아프가니스탄전쟁 추가 파병 등 난제를 떠안은 그의 힘겨운 상황을 반영하듯 괴기스러운 것이 주를 이룬다. 공화당 지지자들이 건강보험 개혁 반대 시위에 들고 나왔던 ‘마르크스주의자 광대①’ 사진을 토대로 만든 가면은 언뜻 보기에 섬뜩하다. 하얗게 회칠한 얼굴에 빨간 입술은 양쪽 귀밑까지 찢어졌다. 오바마 대통령을 드라큘라에 빗댄 ‘바라큘라(Barakula)②’, 되살아난 시체를 뜻하는 좀비(zombie)와 오바마를 합친 ‘좀바마(Zombama)③’ 가면도 등장했다. 역시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인기를 끌 것이라는 설명이다. 바보같이 웃음 짓는 ‘해피 오바마’와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가면도 나왔다. 핼러윈데이 복장으로 최고 인기는 6월 사망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라고 ABC방송은 전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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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식민지들 ‘유물 독립전쟁’

    ‘루브르 대첩(Louvre Victory)!’ 이집트가 이달 초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으로부터 3200년 전 파라오시대 무덤의 프레스코 벽화 조각 5점을 돌려받기로 한 사건을 두고 이집트 언론이 표현한 말이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유럽 제국주의 기간에, 혹은 식민지들이 독립하는 과정에서 식민지의 많은 유물이 프랑스 영국 독일 미국 등으로 약탈되거나 밀반출됐다. 과거 식민지 국가와 구(舊)제국주의 국가들 사이의 ‘(뺏고 빼앗긴) 유물 소유권 전쟁’은 주로 배후에서 외교적으로 치러졌지만 특기할 만한 유물 반환은 이뤄진 적이 없었다. 이 와중에 이번 ‘루브르 대첩’이 벌어진 것이다. 승리를 이끈 주인공은 이집트 고(古)유물 최고위원회 자히 하와스 위원장이다. 그는 루브르박물관 측에 1980년대 초 이집트에서 도둑맞은 유물 5점을 돌려주지 않으면 이집트 프랑스 간 고고학 관련 문화교류를 끊겠다고 압박했다. ‘조용한 외교’ 대신 ‘채찍’을 들어 휘둘렀고 결국 프랑스는 굴복했다. 여세를 몰아 영국 대영박물관에 ‘로제타석’을, 독일 ‘신(新)박물관’에 3300년 된 이집트 왕 아크나톤 왕비인 ‘네페르티티 흉상’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두 박물관 측은 두 유물에 대해 각각 18세기 말과 20세기 초 이집트에서 발굴된 것이라며 합법적으로 획득했다고 맞서고 있다. 최근 들어 유물 반환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곳은 이집트뿐만이 아니다. 그리스는 19세기 초 터키 주재 영국공사 엘긴 경(卿)이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에서 떼어 가 대영박물관에 기증한 조각 및 부조(浮彫) 더미인 ‘엘긴 마블(Elgin Marbles)’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엘긴 마블을 전시하기 위해 올해 6월 파르테논 신전 옆에 연건평 2만 m²(약 6050평)의 ‘신아크로폴리스박물관’까지 세웠다. 일종의 ‘무력시위’인 셈이다. 이란은 12일 대영박물관에 기원전 539년∼기원전 530년 페르시아 왕 키루스가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길이 23cm의 ‘키루스 원통 비문(Cyrus Cylinder)’을 빌려주지 않으면 박물관과의 모든 협력관계를 끊겠다며 두 달의 시한을 통고했다. 나이지리아도 대영박물관에 16세기 베닌 왕국 청동상 200여 점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유물 소유권을 둘러싼 논쟁은 간단치 않다. ‘누가 유물을 소유하는가(Who Owns Antiquity?·2008년)’의 저자 미국 고고사학자 제임스 쿠노 시카고예술재단 이사장은 “유물은 현재 있는 곳에 속해 있다”며 “만약 옮겨진다면 세계의 문화유산에 심각한 손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과거 식민지 국가들이 유물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유물 반환을 요구한다”고까지 말한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고고학 관련 법률학자인 콰미 오포쿠 박사는 16일 웹사이트 ‘아프리카넷’에 “서방 국가들은 근거가 희박한 논리 뒤에 숨지 말고 반환 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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