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시공 참여 印다리 붕괴, 17명 이상 사망… 한국인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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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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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印건설사가 짓는 쪽 무너져… 우린 피해자”

인도에서 현대건설과 현지 업체가 함께 짓고 있는 다리가 무너져 적어도 현지인 인부 17명이 숨지고 14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AFP통신과 인도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아직 인부 30여 명이 강 속의 붕괴된 다리 잔해에 묻히거나 끼여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인도 서북부 라자스탄 주 조드푸르 시에서 약 350km 떨어진 코타 시 참발 강 공사 현장에서 24일 밤 건설 중이던 다리 상판이 연쇄적으로 무너져 내렸다. 사고가 나자 해군 잠수팀이 수색작업을 벌였고 육군과 경찰, 소방당국도 수색을 돕고 있다. 그러나 사고 현장의 산자이 샤르마 소방대장은 “붕괴된 거대한 상판 밑이나 강물에 떠다니는 시신을 볼 수 있지만 물 밖으로 건져내기가 쉽지 않다”고 AFP통신에 밝혔다. 그는 “적어도 인부 30명이 물에 잠긴 다리 철골구조에 끼여서 빠져나오지 못하거나 익사한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수색작업팀은 수중카메라를 이용해 물속에서 실종자를 찾고 있다. 그러나 실종자를 찾아도 생존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샤르마 대장은 전했다. 현지 강에 서식하는 악어가 공격을 할까 우려스러워 구조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또 인부를 옭아매고 있을 다리 철골구조를 잘라내야 하는데 가스절단기로 작업을 펼쳐도 24시간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인부들의 생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된 14명은 두 곳의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중상이다.

이 다리는 2007년부터 현대건설과 인도의 ‘감몬인디아’사가 짓고 있는 총연장 1.4km의 사장교(斜張橋)로 내년 3월 완공 예정이었지만 감몬인디아가 맡은 진입로 및 연결구간 건설이 지연돼 내년으로 완공이 늦춰졌다.

현대건설 고위 관계자는 “이번 공사는 현대건설이 공정의 70%, 인도 현지기업이 30%를 맡았는데 무너진 곳은 인도 쪽 구간”이라며 “부실공사에 대한 경고를 인도 측에 몇 차례 했는데 결국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도 쪽 공사구간이 무너지면서 현대건설 공사구간도 영향을 받아 일부 훼손되었다”며 “이를 우리 책임으로 물을 수는 없으며 피해자는 우리 쪽”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주 정부 차원의 사고 조사가 시작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인도 인터넷언론매체인 ‘지뉴스닷컴’은 “현대건설 현장 작업책임자와 감몬인디아 임원이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돼 경찰이 조사 중”이라고 25일 전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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