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10년 수익률 대공황 때보다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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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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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1820년대 이래 가장 저조”

21세기 첫 10년(2000∼2009년)이 미국 증시로서는 사상 최악의 10년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0년간 미 증시의 연평균 수익률이 ―0.5%를 기록해 유의미한 증시 실적이 기록된 1820년대 이래 가장 낮았다고 21일 보도했다. 예일대 윌리엄 괴츠만 교수(재정학)팀이 분석한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 자료를 토대로 하면 이는 대공황기인 1930년대(1930∼1939년)의 연평균 수익률 ―0.2%보다도 낮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지난 10년의 연평균 수익률은 더 악화된다. 이 기간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면 연평균 수익률이 ―3.3%로 더 떨어졌다. 인플레이션과 베어마켓(약세장)이 이중으로 증시를 괴롭힌 1970년대에도 인플레이션이 반영된 연평균 수익률은 ―1.4%에 지나지 않았다.

이 신문은 지난 10년 미 증시가 추락한 까닭을 두 가지로 지적했다. 먼저 이전 10년(1990∼1999년)의 증시 호황으로 주가가 과대평가된 채 2000년을 맞이했다. 1990년대의 연평균 수익률은 17.6%로 거의 사상 최대였다. 때문에 2000년대 들어 기업은 배당금을 줄였고, 이는 낮은 투자 수익(investors returns)으로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주식은 최악의 자산투자처로 돌변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 기간에 수익을 낸 업종도 있지만 수익률은 1990년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지난 10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업종 가운데 13개만 주가가 올랐고, 이 중 주가가 2배 오른 종목은 단 2개였다. 반면 1990년대에는 30개 업종 모두 주가가 2배 올랐고, 이 중 22개는 3배 이상 폭등했다.

10년이라는 단위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로 정하느냐에 따라 증시 실적은 달라질 수 있다. 대공황이 시작된 1929년부터 1937년까지를 ‘대공황 10년’으로 잡고 연평균 수익률을 측정하면 이 기간 수익률은 지난 10년보다 더 낮다. 그러나 올 초 미 증시의 반등세만 없었다면 지난 10년이 ‘대공황 10년’의 악몽을 능가했을 것이라고 괴츠만 교수는 분석했다.

신문은 지난 10년 자산을 주식에 투자하지 않고 채권이나 금에 투자했다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투자컨설팅 전문업체 이봇슨의 분석에 따르면 이 기간 채권은 분야에 따라 5.6∼8%의 연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은 연평균 수익률 15%를 나타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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