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일본 잡고 월드컵 분위기 띄운다.” 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8일 일본 도쿄에서 개막하는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은 재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특히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2경기와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부진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뒤 지난달 열린 콜롬비아(2-1 승), 세르비아(1-1 무)와의 평가전에서 모처럼 좋은 경기력을 보인 기세를 이어가 월드컵 분위기를 띄우겠다는 각오다. E-1 챔피언십은 한국과 일본, 중국, 북한이 참가해 동아시아 축구의 자웅을 겨루는 장이다. 신 감독은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시티), 권창훈(디종FCO) 등 유럽파가 대거 빠진 상황에서 중국(9일)과 북한(12일)을 상대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일본(16일)을 잡고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던 2017년을 기분 좋게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신 감독은 7일 도쿄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4개국 감독 기자회견에서 “일본과는 항상 좋은 라이벌 관계였고 동반 성장을 해왔다. 하지만 승리하고 싶은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최근 평가전에서 재미를 본 전방위 압박과 빠른 공격으로 일본의 세밀한 공수 조직력을 깬다는 구상이다. 주세종(서울)은 “감독님은 상대보다 많이 뛰는 축구, 강한 압박을 요구한다. 감독님의 축구를 이해한 만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경기는 ‘영원한 라이벌’ 일본과 통산 78번째 한일전이다. 역대 한일전 승리는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하는 데 아주 좋은 특효약이었다. 대표팀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을 때마다 드라마 같은 승리로 비난과 논란을 잠재웠다. 극적인 골을 넣거나 몸을 던지는 투혼 플레이를 펼친 선수는 순식간에 스타로 발돋움했다.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대표팀에 딱 필요한 경기다. 한국은 77차례의 한일전에서 40승 23무 14패로 일본에 앞선다. 이 가운데 도쿄에서 일본을 꺾은 ‘도쿄 대첩’은 12번이다. 가장 최근은 2010년 2월 남아공 월드컵을 4개월여 앞두고 열린 동아시안컵이다. 한국은 마지막 3차전에서 이동국과 이승렬, 김재성의 연속 골로 일본을 3-1로 꺾었다. 2차전에서 중국에 0-3의 충격적인 패배를 당해 온갖 비난 여론을 맞던 당시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이날 승리로 분위기를 반전시켜 남아공 월드컵까지 이어가며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이라는 대업을 이뤘다. 이번 맞대결은 최근 일본전 5경기 무승을 끊을 기회라는 의미도 있다. 2010년 5월 일본 사이타마에서 벌어진 친선경기에서 박지성과 박주영의 골로 2-0으로 승리한 뒤 5경기에서 2무 3패로 열세다. 2015년 챔피언 한국은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도쿄=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평창 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남자 500m에서도 깜짝 금메달이 나올 것인가. 남자 단거리의 기대주 차민규(24·동두천시청·사진)가 4일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 오벌에서 벌어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3차 대회 남자 500m에서 예상치 못한 은메달을 따냈다. 차민규는 34초314를 기록하며 34초313으로 들어온 캐나다의 알렉스 부아베르라크루아에게 0.001초 차로 아깝게 2위를 차지했다. 차민규는 종전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을 34초81에서 0.5초가량 당겼다.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하이파이브를 나눌 정도로 예상하지 못했던 메달이었다. 2011년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차민규는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오른쪽 발목 인대를 크게 다쳐 회복 불가 진단을 받았지만 이후 피나는 재활로 기적적으로 다시 일어난 의지의 사나이다. 지난 시즌 ISU 월드컵 2차 대회 500m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언젠가는 잠재력이 크게 터질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차민규는 “1차 대회에서 둔하고 몸이 무거웠다. 2차 대회 끝나고 체력을 보강하면서 스타트가 좋아졌고, 자세를 더 앉아 낮게 중심을 잡았던 게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차민규는 이번 대회 은메달로 월드컵 포인트 80점을 추가하며 1∼3차 대회 총 147점으로 남자 500m 순위 12위에 올랐다. 캘거리=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국 선수 사상 첫 겨울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빙속 여제’ 이상화(28·스포츠토토)가 전성기 시절 기록에 근접하고 있다. 이상화는 4일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 오벌에서 벌어진 2017∼20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500m 경기에서 36초86으로 고다이라 나오(31·일본·36초53)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다. 고다이라에게 올 시즌만 월드컵 1, 2차 대회(레이스 각각 2번)를 포함해 내리 5번의 패배. 그렇지만 표정은 밝았다.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이면서 올 시즌 첫 36초대 기록을 썼다. 이상화는 2013년 1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세계기록 36초36을 작성하기 전에 36초80, 36초74의 기록을 차례로 썼던 캘거리 올림픽 오벌 트랙에서 다시 옛 기억을 살렸다. 이상화는 “캘거리는 ‘홈타운’ 같은 곳이어서 부담 없이 탔다”며 흡족해했다. 이상화는 지난달 2차 대회에서 1차 레이스 7위, 2차 레이스 3위를 한 뒤 불거진 경기력에 대한 우려도 지워냈다. 이상화는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뭔가 좋은 기분을 느꼈는데 2차 대회에서 생소한 링크(노르웨이 스타방에르) 얼음에 적응하지 못했다. 두 번 연습하고 뛰어서 실수가 있었던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상화는 이번 3차 대회에서 초반 100m 기록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중·후반 3, 4번째 코너 구간에서 최대한 가속으로 진입하는 데 집중했다. “마지막 코너에서 400m 지점을 어떻게 들어가느냐에 기록이 달려 있다고 포인트를 맞췄어요. 예전에 독일 선수와 1위 경쟁을 할 때도 초반에 밀리더라도 중반에 잘 밀고 나가면 좋은 기록을 냈어요.” 올 시즌 제조사를 바꾼 스케이트 날에도 적응해 가고 있다. 이상화는 “케빈 크로켓 코치와 상의해 스케이트 날을 바꾸고 테스트해 봤다. 길이는 같지만 느낌으로는 기존의 날보다 짧아진 것 같다. 속도를 내기 수월했다. 속도감을 가지고 놀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통 스케이트 날이 길고 빙판에 오래 머물수록 속도를 내는 데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날이 너무 길면 다리를 옆으로 밀거나 거둬들이는 동작이 불편해질 수 있다. 이상화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발이 자꾸 뒤로 빠지는 자세가 나와 스케이트 날을 미는 힘이 속도로 잘 연결되지 못했다. 새 스케이트 날은 좀 더 짧은 느낌을 주어 예전의 불편한 느낌을 덜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후 이상화는 1등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 고다이라와의 경쟁을 홀가분하게 받아들이면서 평창 올림픽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유와 자신감을 얻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시즌 부상에 시달리던 몸 상태도 정상 때의 90%라고 힘줘 말했다. “늘 뒤에 있는 선수에게 잡히지 않을까 두려웠어요. 1등이 되려고 ‘콤마’ 뒤 숫자(소수점 이하를 의미)와 싸움을 하다보니 외롭기도 했죠. ‘중요할 때 못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많았죠. 그러나 이제는 내 위치가 2% 부족한 정상에 있다는 걸 받아들입니다. 이 자리가 편해요. 그러다보니 점점 더 강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무조건 평창에서 터뜨릴게요.”캘거리=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아∼.” 노트북 키보드 치는 소리만 들릴 만큼 고요하던 기자실에 탄식이 메아리쳤다. 고다이라 나오(31·일본·사진)가 레이스 도중 미끄러져 넘어졌을 때였다. 고다이라는 3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1000m에서 결정적인 실수로 2분05초88을 기록했다. 20명 가운데 최하위였다. 앞선 월드컵 1, 2차 대회에서 연이어 500m와 1000m 우승을 휩쓴 고다이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성적표였다. 마지막 10조에서 인코스로 뛴 고다이라는 200m까지 완벽한 질주를 선보였다. 200m 통과 기록은 17초35. 네덜란드의 한 기자는 “1000m 세계 기록의 200m 통과 기록(17초64)보다 앞섰다”며 흥분했다. 하지만 고다이라는 200m 통과 후 곡선 주로를 돌고 직선 주로로 접어드는 순간 왼발이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펜스에 부딪혔다. 경기 후 고개를 숙인 채 스케이트를 벗은 고다이라는 공동취재구역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고다이라는 펜스와 충돌하면서 왼쪽 다리에 작은 찰과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대표팀 관계자는 “목에도 통증이 올 수 있지만 걱정할 만한 부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고다이라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최근 상승세를 타며 기대감을 더욱 높였지만 이날 실수가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게 현지 분석이다. 특히 이번 대회 장소는 고다이라가 2월 개인 최고 기록(1분12초51)까지 세웠던 곳이라 충격이 더 커 보인다. 한편 이상화는 1분14초56의 기록으로 10위에 머물렀다. 캘거리=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연결 동작 균형을 잡기 위한 체력 보강, 접영·자유형 구간에서 남자 선수 맞먹는 폭풍 질주.’ 한국 여자 수영 간판 김서영(23·경북도청)의 새 목표다. 내년 아시아경기 금메달은 물론이고 한국 여자 수영 최초의 올림픽 메달을 노리고 있는 그는 ‘김서영표 수영’을 완성시키기 위한 훈련에 한창이다. “고민을 너무 하다 보니 될 것도 안 됐어요. 한 종목이 잘되면 다른 종목을 망치는 경우도 많았어요.” 김인균 경북도청 감독과 이지선 코치는 김서영의 장단점을 분석해 세부 목표를 정했다. 확실한 목표를 정해 가는 과정에서 심리적 안정도 찾았다. 한때는 목표를 잡지 못하고 헤매다 심리상담까지 받기도 했다는 김서영이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근력과 체력 강화다. 예선과 준결선, 결선 세 경기를 연달아 치를 체력이 부족했다는 자체 진단 결과다. 그는 지난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개인 혼영 200m에서 결선에 진출해 6위를 했다. 준결선에서 2분09초86의 한국기록을 세우고도 정작 힘이 다 빠져 결선에서는 기록을 단축하지 못했다. 키가 163cm로 수영 선수치고는 작은 김서영은 팔과 다리 등 몸 전체의 유기적인 연결 동작의 힘으로 추진력을 얻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후 곧바로 근력을 강화하는 데 애를 썼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김서영은 이달 벌어진 국제수영연맹(FINA) 쇼트코스(25m) 싱가포르 경영 월드컵 여자 개인 혼영 200m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이 종목 세계 최강인 카틴카 호스주(헝가리)와 막판까지 시소 경기를 벌였다. 여자 개인 혼영 400m에서도 호스주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다. 김서영은 “그동안 왜 힘든지 이유도 모르고 무작정 수영을 했다. 이제야 ‘컨트롤’이 된다”고 자신감을 비쳤다. 레이스 전략도 가다듬고 있다. 혼영 첫 번째 순서인 접영에서 속도를 내고 배영, 평영에서 지구력으로 페이스를 유지한 다음 마지막 순서인 자유형에서 다시 최대 속도를 내는 계획이다. 이 코치는 “자동차 경주도 시동을 걸고 빨리 치고 나가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예비동작도 더 간결해질 것”이라고 했다. 평영이 약하지만 접영과 자유형에서 남자 선수들의 50m 페이스 주파 시간과 맞먹는 수준까지 속도를 끌어올려 약점을 만회한다는 계산이다. 롱코스(50m) 기준 여자 개인 혼영 200m 세계신기록은 호스주가 2015년 세운 2분06초12. 달라진 김서영의 최종 목표는 바로 이 기록이다. “2분6초대 진입을 늘 그리고 있어요. 꿈은 크게 꿔야겠죠?”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그들의 눈빛은 어느새 40년 세월을 뛰어넘어 세계 복싱 역사에 남을 명승부를 펼친 바로 그날로 돌아가 있었다. 1977년 11월 27일 파나마의 복싱 메카인 뉴파나마 체육관에서 열린 세계복싱협회(WBA) 초대 주니어 페더급 챔피언타이틀 결정전에서 맞붙은 홍수환 한국권투위원회(KBC) 회장(67)과 엑토르 카라스키야 파나마 국회의원(56)이 27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타이틀전 40주년 기념행사에서 재회했다. 이들의 만남은 홍 회장의 지인인 축구 수집가 이재형 씨, 장규홍 ‘채널인’ 대표 등의 노력으로 성사됐다. 왕년의 복싱 스타 김태식, 이형철 등 전 세계챔피언과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도 행사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홍 회장은 당시 2라운드에 카라스키야의 강펀치에 4번이나 다운을 당한 뒤 3라운드에서 기적 같은 역전 KO승을 거뒀다. ‘4전 5기’의 신화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홍 회장은 “1라운드에서 카라스키야에게 맞았던 첫 펀치의 감을 아직도 느낀다. 정말 ‘아, 살인 주먹이구나. 내가 KO시키지 않으면 당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오랜 기억을 더듬었다. 경기를 위해 서울에서 로스앤젤레스를 거쳐 과테말라, 파나마까지 가는 여정 동안 비행기 내에서 희극인 송해 선생님의 격려를 받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선 홍 회장은 애초 3라운드에 경기를 끝내려고 했었다. 그러다 당시 11전 11KO승 중이던 카라스키야의 강펀치에 2라운드 완전히 누울 뻔했다. 홍 회장은 “그 경기는 WBA가 ‘프리 넉다운’ 제도를 채택한 뒤 첫 경기였다. 그 ‘룰’이 없었다면 나는 졌다. 1라운드 더 뛴 걸로 지금 내가 먹고산다”며 “그래서 카라스키야의 존재가 감사하다. 그는 링에서 나에게 졌지만 인생에서는 진정한 챔피언이 됐다”고 의미를 짚었다. 카라스키야도 “40년 전 경기는 나에게 인생을 가르쳐줬다. 그 경기로 진 것은 진 게 아니라는 교훈도 얻었다. 둘 다 진정한 챔피언으로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 회장은 “내년 41주년에는 내가 파나마로 갈게. 시의원, 시장에 이어 국회의원까지 된 네가 대통령이 될 것을 의심치 않아. 고맙다”고 말했다. 카라스키야의 손을 잡은 홍 회장의 눈가가 촉촉이 젖어들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싱가포르가 내년 평창에서 사상 처음으로 겨울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평균 기온 25도가 넘는 싱가포르가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데는 한국 쇼트트랙에서 ‘원조 여제’로 불린 전이경(41)도 큰 힘이 됐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24일 발표한 2018 평창 올림픽 쇼트트랙 종목 국가별 출전권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여자 1500m에서 출전 쿼터 한 장을 확보했다. 싱가포르의 스포츠 역사를 바꾼 주인공은 샤이넨 고(18). 샤이넨 고는 9일 열린 쇼트트랙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1500m 예선에서 함께 뛴 선수들이 엉켜 넘어지는 바람에 행운의 2위로 준결선에 올라 랭킹 포인트 144점을 따냈다. 1∼4차 대회에서 총 146점을 얻은 샤이넨 고는 36명의 출전 엔트리 가운데 36위로 평창행의 감격을 누렸다. 샤이넨 고는 2015년부터 싱가포르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를 맡고 있는 전이경의 지도 아래 기량을 키웠다. 1994년 릴레함메르와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를 차지한 전 코치는 걸음마 수준이던 싱가포르 쇼트트랙의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전 코치는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내보내려고 키운 선수다. 시험 삼아 1500m를 한번 뛰어보게 한 건데 막차로 올림픽에 나가게 됐다. 운이 좋았다”며 웃었다. 아이스하키를 하다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꾼 샤이넨 고는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경기를 보고 감동해 다시 쇼트트랙 선수가 됐다. 전 코치는 “남은 기간 동안 장거리 훈련을 시키고 체력을 끌어올려 5초 이상 단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전 코치는 예상하지 못한 평창 올림픽 티켓 확보에 들떠 있는 싱가포르 체육계의 분위기도 전했다. “싱가포르 국가올림픽위원회(NOC) 관계자들이 너무 좋아한다. 마치 올림픽 금메달이라도 딴 것 같다.” 전 코치에 따르면 싱가포르에는 링크가 하나밖에 없는 데다 1시간 사용료가 1000싱가포르달러(약 80만 원)에 이른다. 전 코치는 “이제 평창 대비 훈련을 확실하게 지원해줄 것 같다. 하루 한두 시간밖에 못 쓰던 링크를 오래 쓸 수 있도록 지원해주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전 코치 역시 올림픽을 향한 기대감을 밝혔다. “은퇴 후 20년 만에 지도자로 다시 올림픽에 나가게 됩니다. 롱패딩의 인기가 뜨겁다던데 나도 입고 평창에 갈 겁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2월 삿포로 겨울 아시아경기 때 일이다. 기자는 삿포로 시내 일반 주택을 숙소로 빌려 사용했다. 방 2개, 거실, 화장실, 주방으로 이뤄진 15평형 숙소의 1박 요금은 13만∼15만 원이었다. 호텔보다 저렴한 가격에 취사가 가능해 편했다. 예약과 결제 등은 온라인 숙박 공유 플랫폼 업체인 에어비앤비를 통해 진행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이 석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평창과 강릉 일대에 퍼져 있는 펜션 등 한국형 민박 숙소가 숙박 문제 해결의 단비로 주목받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22일 에어비앤비와 ‘숙박 예약 서비스 부문’ 공식 후원 협약을 체결하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숙소가 늘어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림픽 개최 지역 호텔과 모텔 등 숙박 시설은 대부분 사전 예약이 되어 있는 데다 남아 있는 객실 요금도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오죽했으면 강릉시가 24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바가지요금 단속에 나선다고 할 정도다. 예약 또한 단체 관광객 위주로 이뤄져 가족 단위로 방을 잡기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이 때문에 올림픽 흥행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에어비앤비가 올림픽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면서 강원 지역에 산재한 다양한 숙소에 대한 외지인들의 접근이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국내 숙소를 직접 찾고 접촉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제 숙소 예약의 국제적인 창구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한 관광 전문가는 “공유 숙박이 국내에선 제도적으로 미비한 부분이 있어 보완도 필요하다. 운영을 잘 한다면 숙박난 해결과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6월 기준으로 에어비앤비가 확보한 강원 지역 숙소는 2134개다. 앞으로 에어비앤비에 신규 등록하는 숙소가 늘어나 요금 안정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농가 민박업 등록을 한 숙소를 중심으로 신규 등록을 계속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에 외국인 관광객 50만 명 중 8만5000명이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약 4만8000개의 숙소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신태용 축구 대표팀 감독(47)의 아들인 고려대 신재원(19)이 24일 전주대 운동장에서 벌어진 전주대와의 2017 대학축구 U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경기 전 아버지에게 “상대 선수와 경합할 때 강하게 부딪히라”는 조언을 받은 신재원은 2-2로 맞선 후반 44분 조영욱의 크로스를 전주대 수비수와 경합하면서 헤딩골로 연결했다. 신재원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준 조영욱도 5월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 당시 지휘봉을 잡았던 신 감독이 주전 공격수로 중용했던 애제자라 의미가 더 컸다. 신재원은 “아빠가 ‘자신감을 가지고 너의 장점을 보여라’라고 했는데 그 말대로 해서 결승골을 넣었다. 감사드린다”며 감격했다. 눈 내리는 운동장에서 아들을 응원한 신 감독은 “아들에게 100점 만점에 80점을 주고 싶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고려대는 2008년 U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왕중왕전 2연패를 달성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평창 올림픽 개막 78일을 앞두고 준비 상황이 크게 변한 것을 보게 됐습니다. 매우 흥분됩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분야별 준비 상황을 총괄 조정해온 구닐라 린드베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정위원회 위원장(70)이 최종 준비 상황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린드베리 위원장은 20일 한국에 도착해 21일과 22일 강원 평창에서 열린 제9차 IOC 프로젝트 리뷰 회의를 통해 평창 올림픽 마지막 실무점검을 마쳤다. 린드베리 위원장은 회의를 끝낸 후 본보와 만나 “연 이틀 회의로 매우 피곤하지만 착실히 단계를 밟아 준비를 마친 평창의 상황을 보고 안심할 수 있게 됐다”며 밝게 웃었다. IOC와 평창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며 6년 동안 올림픽 준비 상황에 신경을 곤두세웠던 린드베리 위원장은 개막식 당일 기상 상황, 숙박, 음식 문제 등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성공적인 개막을 막을 만한 변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먼저 평창의 추위에 대해서는 “나도 스웨덴 출신이지만 한국에 와보니 춥다. 평창에 오는 분들은 분명히 추위에 대비하고 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부터 추운 게 오히려 다행이다. 경기에 필요한 눈이 잘 만들어질 수 있다. 또 선수들이나 관광객들이 미리 추운 날씨에 적응하기에도 좋다”고 했다. 숙박과 관련해서는 “작지만 숙박업소들이 많이 있고 서울로 이동해 머무를 수도 있다. 객실이 없어 사람들이 찾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했다. 음식이나 식당에도 외국인들이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평창 올림픽 경기장 주변 국밥집들과 만두가게 등은 이미 올림픽 관련 시설 점검 및 설치를 위해 파견된 외국인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는 것이다. 린드베리 위원장은 “외국인들에게는 한국 음식이 건강에도 좋고 맛있다고 알려져 있다. 나도 한국식 고기 요리와 비빔밥을 좋아한다. 김치도 싫어했지만 지금은 먹을 줄 안다”며 “가볼 만한 식당도 많다. 강원도 바닷가에는 해산물을 전문으로 하는 작은 레스토랑이 많은데 친절하고 주변 경관까지 함께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 관련해서는 “북한에는 6개월 전에 평창 올림픽 참가 초청장을 보냈다. 개인적으로는 종목별 올림픽 출전권을 딴 북한 선수들이 평창에 왔으면 좋겠다. 중요한 건 IOC는 모든 국가에 대해 문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16일 러시아의 도핑 검사 기관인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에 대한 자격정지 징계를 계속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러시아의 평창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해진 점에 대해서는 “2주 뒤(12월 5일)에 IOC 집행위원회에서 러시아 도핑 관련 리포트가 공개될 예정이다. 복잡한 상황인 건 맞다. 그렇지만 IOC는 청렴한 선수들이 올림픽에 나가야 된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린드베리 위원장은 IOC 조정위원회 위원과 위원장으로 토리노, 밴쿠버, 소치 올림픽에 이어 4번째 겨울올림픽에 참가한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도 한국에 왔었기에 한국에 대한 애착이 크다고 했다. 린드베리 위원장은 “올림픽마다 느낌이 달랐지만 평창은 훨씬 가깝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과거 한국의 강세 종목으로는 스피드스케이팅 정도가 떠올랐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한국이 피겨,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을 비롯해 알파인스키, 스노보드, 컬링 등에서 많은 성장을 이뤄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올 2월 삿포로 아시아경기에서 선전한 각 종목 대표팀의 활약상도 기억하고 있었다. 린드베리 위원장은 활짝 웃으며 “지금 제 휴대전화에는 주로 손자 사진이 저장돼 있는데 앞으로는 평창 사진이 더 많아질 것 같다”며 말을 마쳤다. 평창=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구닐라 린드베리국적: 스웨덴생년월일: 1947년 5월 6일(70세)약력―스웨덴 올림픽위원회 사무총장(1989∼ )―유럽올림픽위원회 위원(1993∼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회 사무총장(2004∼ )―국제올림픽위윈회(IOC)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집행위원회 및 조정위원회 위원장(2011∼ )―IOC 집행위원회 위원(2011∼ )―IOC 부위원장(2004∼2008)}
셋이서 완벽하게 하나가 됐다.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 역대 처음으로 팀 스프린트 종목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민선(서문여고), 김현영(성남시청), 박승희(스포츠토토)가 나선 여자대표팀은 20일 노르웨이 스타방에르에서 벌어진 2017∼2018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 대회 팀 스프린트에서 1분28초09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강력한 경쟁 팀인 노르웨이(1분28초48)를 0.39초 차로 제쳤다. 월드컵 종목 중 3명의 선수가 400m 트랙을 3바퀴 도는 팀 스프린트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남녀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남자 대표팀은 이 종목에서 메달을 딴 적이 없다. 팀 스프린트는 아직 올림픽 종목은 아니다. 13일 네덜란드 헤이렌베인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냈던 여자 3인방은 2차 대회 금메달로 시즌 월드컵 랭킹 포인트 170점을 쌓으며 노르웨이(160점)를 제치고 월드컵 랭킹 1위로 올라섰다. 남자 대표팀은 1분21초36으로 9개 출전 팀 가운데 5위를 차지해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남자 대표팀은 1차에서도 6위에 머물렀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버튼’만 누르면 알아서 된다. 프로농구 DB가 외국인 선수 디온테 버튼(18득점, 12리바운드, 8도움)의 맹활약에 힘입어 19일 인천에서 전자랜드를 74-71로 꺾었다. 10승(4패) 고지를 밟은 DB는 2위를 지켰다. 전자랜드는 10승 6패로 4위. 올 시즌 한국 프로농구에 첫선을 보인 버튼은 지난달 15일 개막전부터 계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고 있다. 11일 kt전 이후로는 4경기 연속 리바운드를 10개 이상 잡아내고 있다. 이날 버튼은 득점 도우미로도 나섰다. 빠른 패스로 전자랜드의 압박 수비를 뚫고 동료에게 득점 기회를 열어줬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도움 기록을 세운 버튼은 경기 후 “농구는 개인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5명이 어울려야 한다. 팀이 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SK는 애런 헤인즈-데리코 화이트-김민수 ‘삼각편대’가 67점을 합작하는 활약과 압도적인 리바운드 우위에 힘입어 KGC(7승 8패)를 97-82로 꺾고 13승 3패로 선두를 질주했다. 8위 LG(6승 9패)는 최하위 kt(2승 13패)를 70-62로 꺾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은 김정은(14득점, 5도움), 박혜진(13득점, 7도움)의 활약과 외국인 선수 서덜랜드(17점, 11리바운드), 어천와(9득점, 9리바운드)의 제공권 장악으로 신한은행을 71-56으로 눌렀다. 우리은행은 5승 2패로 KB스타즈와 공동 선두가 됐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역시 큰물에서는 강심장이 필요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자신 있게 공을 던지던 24세 이하 투수들은 결승 한일전이라는 부담에 얼어붙은 새가슴이 됐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 제1회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에서 마운드 난조 속에 일본에 0-7로 완패했다.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 한일전에서 보여준 대역전극은 일어나지 않았다. 16일 예선 일본전(7-8 패)에서 다 잡은 경기를 놓쳤던 한국은 투수들이 한일전에 큰 부담을 느끼며 경기 내내 일본 타자들에게 끌려가는 승부를 펼쳤다. 선발로 나온 박세웅(롯데)부터 제구력 난조로 흔들렸다.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잡지 못하고 불리한 카운트로 몰리면서 볼넷 등으로 1, 2회 대량 실점 위기를 자초했다. 박세웅은 2회말 무사 1, 2루에서 1루수 류지혁(두산)이 상대 희생 번트 타구를 병살타로 잡아낸 덕택으로 3회말 삼진 3개를 잡으며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4회말 다시 선두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결국 선취점을 내줬다. 볼넷이 계속 발목을 잡았다. 박세웅 이후 나온 심재민(kt), 김명신(두산), 김윤동(KIA)이 일본의 하위 타선 타자에게 볼넷을 내주고 상위 타자들에게 불리한 카운트로 몰리다 적시타를 맞고 스스로 무너졌다. 0-4로 뒤진 6회말에 나온 김대현(LG)도 선두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추가로 2실점했다. 한국 투수들은 6회말까지 볼넷을 8개나 허용하고 자멸했다. 반면 일본의 좌완 선발 투수 다구치 가즈토(요미우리)는 마치 유희관(두산)을 연상시키듯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30km 초반대에 불과했지만 좌우 스트라이크존을 절묘하게 활용하는 제구력과 완급 조절로 한국 타선을 완벽하게 잠재웠다.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고 유리한 카운트에서 타자들의 리듬을 뺏었다. 다구치는 7이닝 동안 안타 3개, 몸에 맞는 공 1개만을 허용하고 무실점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1, 2번 테이블 세터인 박민우(NC)-이정후(넥센)는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며 10년 가까이 대표팀 테이블 세터를 맡은 정근우-이용규(이상 한화)를 이을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줬다. 4번 타자로 일본과의 2경기에서 홈런과 장타를 뽑아낸 김하성(넥센)도 수확이다. 내년 자카르타 아시아경기,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는 선동열호에는 정교한 일본 마운드 공략과 불펜 및 마무리 투수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가 과제로 떠올랐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러시아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러시아가 절망과 ‘실낱같은’ 희망의 카드를 함께 받았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러시아의 도핑 검사 기관인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에 대한 자격정지 징계를 계속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WADA는 2015년 11월 러시아 육상계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금지약물 복용 실태를 고발한 보고서를 토대로 RUSADA의 자격을 정지했다. WADA가 RUSADA의 자격정지를 계속 유지함에 따라 러시아 선수들이 제대로 된 도핑검사를 받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도핑을 적극적으로 저질렀다는 의혹이 사라지지 않게 됐다. 이미 이사회 전날 WADA 준법감시위원회가 RUSADA의 지위 회복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도부에 권고했던 것이 이사회의 최종 결정으로 이어졌다. 이날 결정으로 러시아의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을 막아야 한다는 국제적 여론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 여부는 다음 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결정된다. 하지만 WADA의 태도는 예상과는 달리 조심스러웠다. 이사회가 열리기 직전만 하더라도 WADA가 2012년 1월부터 2015년 8월까지 RUSADA가 실시한 러시아 선수 대상 약물 검사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됐다. 러시아 선수들의 추가 도핑사례가 폭로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사회에서 구체적인 관련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 대신 전날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 내용을 재차 확인하는 수준에서 자격정지 유지 결정이 이뤄졌다. WADA는 러시아의 올림픽 출전 여부 판단은 IOC에 있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크레이그 리디 WADA 위원장은 RUSADA의 자격정지가 유지되면서 러시아의 평창 올림픽 출전 전망이 어두워진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WADA는 올림픽 출전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 없다. IOC의 결정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다”고 했다. 올리비에 니글리 WADA 사무총장도 “우리는 RUSADA의 규정 준수 여부를 따질 뿐 러시아의 평창 올림픽 출전을 결정할 수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리디 위원장은 러시아 도핑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WADA가 요구하는 두 가지 조건을 러시아가 수용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첫째는 러시아가 대규모 도핑을 실시했다는 캐나다 법의학자 리처드 매클래런 보고서를 인정하라는 것과 둘째는 러시아 선수들의 소변 샘플에 대한 접근과 조사를 허용하라는 것이다. 리디 위원장은 “며칠 전 러시아 정부 조사위원회로부터 조사에 협력하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WADA의 결정이 IOC의 러시아 올림픽 출전 허용 여부 판단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리디 위원장은 “IOC의 결정까지 2주 반 정도가 남았는데 여러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한겸 전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위원장(고려대 의대 병리학 교수)은 “WADA 내에서도 제재가 무조건 능사는 아니라는 기류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물론 지위 회복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겨울 스포츠 강국인 러시아의 자정 노력을 계속 유도하는 분위기로 끌고 가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30)과 배지현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30)가 결혼한다. 배 아나운서의 소속사인 코엔스타즈 측은 16일 “류현진과 배 아나운서가 내년 1월 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밝혔다. 류현진과 배 아나운서는 2년 전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소개로 처음 만나 야구를 매개로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발전했다. 슈퍼모델 출신인 배 아나운서는 MBC스포츠플러스에서 각종 야구 프로그램 MC로 활약하고 있다. 2006년 한화에 입단한 류현진은 프로 7시즌 동안 98승(52패)을 거두며 국내 최고의 좌완 투수로 군림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예선과 결승 2경기에서 눈부신 호투를 펼쳐 한국의 금메달 획득을 주도했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은 데뷔 첫해와 이듬해 각각 14승을 올리며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보여줬다. 2015년 어깨 수술 이후 두 시즌 동안 1패에 그쳤지만 올 시즌 5승(9패)을 거두고 100이닝 이상을 소화하면서 부활을 알렸다. 류현진은 “부상과 재활로 힘들어하던 시기에 만나 큰 힘이 된 사람이다. 감사하다”며 예비신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배 아나운서도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는 따뜻한 사람이다. 계속 야구를 할 것이니 나도 그쪽으로 도움을 많이 주고 싶다”고 밝혔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문애런.’ 프로농구 팬들이 댓글 등에서 자주 쓰는 조어다. 13일 현재 11승 2패로 프로농구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SK 문경은 감독(46)에게는 씁쓸한 단어다. SK의 특급 장수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36)에게 문 감독이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다소 문 감독을 ‘평가절하’하는 의미로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뒤집어보면 국내 프로 감독이 외국인 선수와 마찰 없이 오랜 기간 안정적인 ‘결합’을 이룬 사례는 극히 드물다. 농구 철학의 공유와 인간적인 이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척 어려운 일이다.○ 손가방 가득 채운 ‘헤인즈의, 헤인즈에 의한, 헤인즈를 위한’ 작전지 “헤인즈 맞춤 전술을 쓰고 지웠던 작전지만 해도 손가방 하나를 채울 정도입니다. 500장? 1000장?” 2012년 SK 감독이 되고 헤인즈를 선발하면서 문 감독은 ‘자나 깨나 헤인즈’ 연구를 했다. 훈련 과정에서 패턴 10개 중 8, 9개는 휴지통으로 들어갔지만 1, 2개만 건져도 신이 났다. “은퇴 후 미국 대학농구를 보면서 구심점 선수 한 명을 축으로 나머지 선수들을 활발하게 바꿔가며 변화를 주는 농구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어요. 케빈 듀랜트(골든스테이트) 같은 선수를 데리고 팀을 이끌고 싶었는데 헤인즈가 왔죠. 전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문 감독은 헤인즈와 함께 2012∼2013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포함해 올 시즌까지 총 네 시즌 동안 129승을 합작했다. 그가 거둔 통산 191승 중 68%가 헤인즈와의 동업 작품이다. “헤인즈를 중심으로 유재학 감독님(모비스)과 유도훈 감독님(전자랜드)의 ‘기계화 농구’를 벤치마킹했어요. 헤인즈로 인해 조직력이 좋아졌어요.”○ ‘문애런’의 합작 연구는 현재 진행형 헤인즈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미국 어바인 전지훈련에서 ‘문애런’의 존재를 알았다. 헤인즈는 “식사 중에 감독님이 나를 보고 ‘문애런!’이라고 부르더라. 자초지종 얘기를 듣고 한바탕 웃었다. 감독님과 농구 철학, 스타일을 절묘하게 접목하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헤인즈는 “SK에 다시 와서 내가 고개만 돌려도 정확하게 자리를 잡는 최준용, 김민수, 최부경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 이들은 공을 가지지 않을 때도 다음 나의 옵션을 늘 생각하면서 빈틈을 파고들고 속이는 동작을 쓴다”고 말했다. ‘문애런’ 합작 연구는 계속 진행 중이다. 헤인즈는 올 시즌 경기당 24.6득점(3위), 10.4리바운드(5위), 6.5도움(1위)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문 감독은 이제 헤인즈의 약점을 최소화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문 감독은 “특히 헤인즈가 막는 상대 ‘빅맨’ 수비를 다른 국내 선수들이 어떻게 도와주느냐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했다. 때로는 헤인즈의 빅맨 수비 시간을 최대한 줄여주기 위해 상대 가드를 먼저 막도록 하고 자연스럽게 빅맨에게 접근하는 식의 변칙을 가미하고 있다. 헤인즈는 “내 수비 연결 동작과 시야의 특징에 맞춰 수비 위치를 잡아준다. 이런 섬세함에 재미를 느낀다”며 웃었다. “헤인즈를 만나서 전술과 선수 연구도 치밀하게 할 수 있게 됐고, 더 잘해야겠다는 오기도 생깁니다.”(문경은) “문 감독과의 커뮤니케이션, 상호 작용 자체가 감동입니다.”(헤인즈) ‘문애런’ 사이의 ‘케미’, 화학적 결합은 무척 단단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2014년 러시아 소치 겨울 올림픽에 출전한 러시아 스키 대표 선수들이 도핑 검사에서 무더기로 양성 반응을 보여 올림픽 출전 금지, 메달 박탈 등의 징계를 받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0일 “러시아 크로스컨트리 선수 4명을 도핑 양성 반응으로 실격 조치하고 향후 올림픽 출전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달 초 소치 올림픽에 출전했던 러시아 크로스컨트리 선수 2명에게 징계를 내린 데 이어 두 번째다. 징계를 받은 4명은 막심 빌레그자닌, 알렉세이 페투코프, 율리야 이바노바, 예브게니야 샤포발로바다. 빌레그자닌은 소치 올림픽 크로스컨트리 남자 50km에서 따낸 은메달을 박탈당했다.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알렉산드르 렉코프는 앞서 메달이 취소됐다. 러시아는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앞으로 러시아 선수들의 추가 징계가 나오면 당시 금메달 11개로 2위였던 노르웨이와 메달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이번 징계로 러시아의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을 불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IOC는 다음 달 5일부터 열리는 집행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내년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고 IOC를 조종해 꾸며낸 사건”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러시아스키협회도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이의를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소치 올림픽 여자 피겨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 덕으로 ‘피겨 여왕’ 김연아를 제치고 금메달을 따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는 도핑 혐의를 벗었다. 해외 언론에 따르면 IOC는 소트니코바에 대한 도핑 의혹을 기각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이제 한국의 최고 투수, 더욱더 직진(직구 돌진)이다. 올 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프로야구 36년 역사상 처음으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상과 한국시리즈 MVP상을 한꺼번에 거머쥔 KIA의 양현종(29). 7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양현종은 “올 시즌 공 배합에 대해 복잡한 생각을 했다. 내년 시즌은 나의 직구를 믿고 더 많이 던지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양현종은 전체 투구의 60.2%를 직구로 던졌다. 여기에 체인지업 18.5%, 슬라이더 15.2%, 커브 6.1%를 섞어 던졌다. 상반기까지는 직구 비중을 자신의 올 시즌 전체 평균보다 낮게 던졌다. 5월 26일 롯데전(58.7%), 6월 1일 NC전(54.5%), 6월 9일 넥센전(48.3%)에서 직구 비중은 60% 이하였다. 그는 이 3경기(2패)에서 13과 3분의 1이닝 동안 21개 안타(홈런 4개 포함)를 맞고 17실점하는 낭패를 봤다. 양현종은 “역시 직구가 먼저 살아야 변화구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걸 그때 알았다”고 했다. 양현종은 시즌 후반 직구 비중을 높이며 위력적인 투구를 했다. 양현종이 직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낀 건 한국시리즈 2차전 완봉 경기 때였다. 양현종은 이날 투구 수 122개 중 80개(65.6%)를 직구로 던졌다. 8, 9회에도 직구 위주의 피칭을 했다. 9회초 마지막 타자 두산 양의지 타석 때 포수 김민식에게 “빠져 앉지 마라”고 했던 것도 직구의 힘을 느끼고 정면승부를 하기 위해서였다. 양현종은 “경기 전에 힘이 있었다. 언제든지 힘만 받쳐준다면 상대가 직구 타이밍을 노리고 있어도 내 직구가 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경기였다”고 했다. 올 시즌 양현종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4.1km. 2016년 142.6km와 비교해 빨라졌다. 그러나 공 위력의 척도인 분당 직구 회전수(rpm)는 2502.3으로 지난해 2635.9보다 떨어졌다. 회전력은 타자들의 타구 비거리를 줄이고 타자 앞에서 공이 살아가는 종속을 끌어올린다. 이 회전력을 다시 높이는 것이 양현종에게는 숙제다. 김경문 NC 감독은 “양현종의 직구는 스피드건에 찍히는 것보다 빠르고 강하다. 회전력이 워낙 좋기 때문에 타자가 쳐도 파울이나 헛스윙이 많다. 방망이가 밀리니까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자주 말했다. 올 시즌 양현종 직구의 좌우 변화 폭은 지난해보다 넓었다(14.65cm→16.45cm). 하지만 상하 변화 폭은 31.36cm에서 28.19cm로 줄었다. 직구의 높낮이로 타자를 공략하는 점에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자신이 던진 직구의 미세한 변화를 양현종도 잘 알고 있다. 양현종은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직구의 움직임을 더 예리하게 다듬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1루 쪽 투구 판을 밟으면서 오른손 타자 몸쪽을 향해 대각선으로 던지는 직구 패턴을 보이고 있다. 그는 “현재의 오른발을 높이 올리는 ‘하이 키킹’이나 투구 때 몸을 앞으로 끌고 나오는 동작 등의 패턴을 유지하면서도 더 강한 직구를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더불어 “검지와 중지 사이에서 채는 기분 반, 미는 기분 반으로 던지는 체인지업이 아직 완전하지 않다”며 직구의 위력을 배가시키기 위해 체인지업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생각도 밝혔다. 시즌이 끝났지만 양현종의 눈은 공의 실밥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19세 새내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침착했다. ‘야구 천재’ ‘바람의 아들’로 불렸던 이종범의 아들 이정후(넥센)는 스스로의 힘으로 아버지의 후광을 벗겨 냈다. 고졸 신인 외야수 이정후가 6일 2017 타이어뱅크 한국야구위원회(KBO) 시상식에서 평생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상을 받았다. 신인상은 아버지도 받지 못했다. 이정후는 기자단 투표에서 535점 만점에 503점을 받아 롯데 김원중(141점), kt 정현(113점)을 제쳤다. 이정후는 올 시즌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4, 179안타, 2홈런, 47타점, 11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3할 타율 올리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힘들다는 프로 첫 시즌에 3할 달성은 기본이고 역대 KBO리그 신인 최다안타, 신인 최다 득점 기록을 바꿔 놨다. 이정후는 “지난해 팀 마무리 캠프에 가서 크게 좌절했었다. 독하게 마음먹고 겨울을 보낸 것이 효과를 봤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가 기회를 줬고, 선배들 또한 실수를 하더라도 칭찬과 격려로 다독여줘 힘이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정후는 “올해는 출루와 득점에 신경을 썼는데 내년부터는 조금씩 파워를 키우면서 홈런도 치고, 타점과 도루도 많이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정후는 시상식에서 눈물을 보인 어머니를 행사 내내 다독였다. 이정후는 “어린 시절 추억의 3분의 2는 어머니하고 같이 했다. 어머니가 힘든 일도 참고 뒷바라지를 해주셨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16일부터 벌어지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에서 한국 대표팀 선수와 주루코치로 호흡을 맞추게 될 아버지에 대한 말도 빼놓지 않았다. 이정후는 “아버지는 늘 나를 한 번도 혼내지 않고 친구처럼 대해 주셨다. 아버지가 못 타본 신인상을 타서 뿌듯하다. 신인상이 끝이 아니기 때문에 더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5일 아버지와 대표팀에서 첫 훈련을 한 이정후는 “코치님으로서는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 첫 훈련에서 형들이 아버지의 펑고(야수가 수비 연습을 할 수 있도록 코치가 배트로 쳐주는 것) 템포가 빨라서 힘들다는 불평을 했다. 봐주시라”며 여유롭게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야구 천재로 불렸던 ‘바람의 아들’ 이종범(47)에게 일본 야구는 충격이자 벽이었다. 건국대 3학년 때인 1991년 그는 한일 슈퍼게임을 보고 처음으로 “이런 야구도 있구나” 하며 스스로 초라해지는 기분을 느꼈다고 한다. 일본 투수들이 던지는 마구 같은 포크볼과 절묘한 제구가 계속 머리를 맴돌아 한동안 심적 혼란도 왔다. 그래서 국내 프로에서 온갖 기록을 다 세웠지만 늘 마음은 일본 야구를 넘는 데 가 있었고, 스스로 최고라는 말도 아꼈다. 해태(현 KIA) 시절인 1995년 일본 선수들과 처음 만난 한일 슈퍼게임에서 시즌 때 당한 부상에도 몸을 날린 것이나 1998년 일본프로야구(주니치)로 건너가 ‘무사’처럼 칼을 뽑은 것도,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을 결정하는 한일전에서 전성기의 배트 스피드가 아님에도 당시 일본 최고의 마무리 투수인 후지카와 규지(한신)의 시속 148km 몸쪽 직구를 마치 들어올 줄 알고 있었다는 듯 통타해 한국 야구 역사에 남을 2타점 2루타를 쳐냈던 것도 일본 야구를 이겨내려는 그만의 집념과 집중력이 아니었다면 하지 못했을 일들이다. 당시 2루타 타구를 치고도 거침없이 3루까지 내달리며 날린 당시 36세 이종범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일본을 향한 자존심이었다. 그가 없었다면 경기 후 한국 선수들이 마운드에 태극기를 꽂은 감격적인 순간이 영영 없을 뻔했다. 이제 이종범의 아들 이정후(19·넥센)가 일본 야구에 비수를 꽂는 선봉장에 나선다. 16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의 한국 대표팀에 선발된 이정후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버지가 ‘국가대표로서 자부심을 갖고 그에 맞게 행동하라’고 하셨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 시즌 넥센 유니폼을 입고 144경기 전 경기에서 타율 0.324, 179안타, 2홈런, 47타점, 111득점으로 맹활약한 이정후는 16일 예선 첫 경기인 일본전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시속 150km 이상의 공을 던지는 투수가 9명이 포함된 일본 마운드를 상대로 대표팀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야 할 임무를 맡는다. 아버지는 대표팀 주루 코치로 아들과 호흡을 맞춘다. 지금까지 아들과 심도 있게 야구 얘기를 해보지 않았다는 이종범 코치는 아들에게 일본전 노하우를 최대한 전수한다. 올 시즌 리그에서 직구만큼은 자신감을 보였던 이정후는 “아버지에게 주루 노하우를 이번에 한번 배워 봐야 할 것 같다”며 일본전에서는 어떻게든 살아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4일 일본으로 출국해 16일 일본전, 17일 대만전, 19일 결승전(진출 시)을 치른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