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초대 진입 이상화 “스케이트 잘 바꿨네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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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월드컵 500m 36초86 은메달
“캘거리 익숙해서 부담없이 뛰었고 짧아진 날, 미는 동작 불편함 없애
몸상태 90%… 평창서 꼭 터뜨릴 것”

4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이상화. 캘거리=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4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이상화. 캘거리=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국 선수 사상 첫 겨울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빙속 여제’ 이상화(28·스포츠토토)가 전성기 시절 기록에 근접하고 있다.

이상화는 4일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 오벌에서 벌어진 2017∼20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500m 경기에서 36초86으로 고다이라 나오(31·일본·36초53)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다. 고다이라에게 올 시즌만 월드컵 1, 2차 대회(레이스 각각 2번)를 포함해 내리 5번의 패배. 그렇지만 표정은 밝았다.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이면서 올 시즌 첫 36초대 기록을 썼다.

이상화는 2013년 1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세계기록 36초36을 작성하기 전에 36초80, 36초74의 기록을 차례로 썼던 캘거리 올림픽 오벌 트랙에서 다시 옛 기억을 살렸다. 이상화는 “캘거리는 ‘홈타운’ 같은 곳이어서 부담 없이 탔다”며 흡족해했다. 이상화는 지난달 2차 대회에서 1차 레이스 7위, 2차 레이스 3위를 한 뒤 불거진 경기력에 대한 우려도 지워냈다. 이상화는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뭔가 좋은 기분을 느꼈는데 2차 대회에서 생소한 링크(노르웨이 스타방에르) 얼음에 적응하지 못했다. 두 번 연습하고 뛰어서 실수가 있었던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상화는 이번 3차 대회에서 초반 100m 기록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중·후반 3, 4번째 코너 구간에서 최대한 가속으로 진입하는 데 집중했다.

“마지막 코너에서 400m 지점을 어떻게 들어가느냐에 기록이 달려 있다고 포인트를 맞췄어요. 예전에 독일 선수와 1위 경쟁을 할 때도 초반에 밀리더라도 중반에 잘 밀고 나가면 좋은 기록을 냈어요.”

올 시즌 제조사를 바꾼 스케이트 날에도 적응해 가고 있다. 이상화는 “케빈 크로켓 코치와 상의해 스케이트 날을 바꾸고 테스트해 봤다. 길이는 같지만 느낌으로는 기존의 날보다 짧아진 것 같다. 속도를 내기 수월했다. 속도감을 가지고 놀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통 스케이트 날이 길고 빙판에 오래 머물수록 속도를 내는 데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날이 너무 길면 다리를 옆으로 밀거나 거둬들이는 동작이 불편해질 수 있다. 이상화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발이 자꾸 뒤로 빠지는 자세가 나와 스케이트 날을 미는 힘이 속도로 잘 연결되지 못했다. 새 스케이트 날은 좀 더 짧은 느낌을 주어 예전의 불편한 느낌을 덜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후 이상화는 1등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 고다이라와의 경쟁을 홀가분하게 받아들이면서 평창 올림픽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유와 자신감을 얻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시즌 부상에 시달리던 몸 상태도 정상 때의 90%라고 힘줘 말했다. “늘 뒤에 있는 선수에게 잡히지 않을까 두려웠어요. 1등이 되려고 ‘콤마’ 뒤 숫자(소수점 이하를 의미)와 싸움을 하다보니 외롭기도 했죠. ‘중요할 때 못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많았죠. 그러나 이제는 내 위치가 2% 부족한 정상에 있다는 걸 받아들입니다. 이 자리가 편해요. 그러다보니 점점 더 강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무조건 평창에서 터뜨릴게요.”

캘거리=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이상화#국제빙상경기연맹#isu#스피드스케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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