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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클래식 음악을 ‘제대로’ 즐기려면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경남 통영을 찾으면 된다. 본보가 클래식 전문가 11인을 대상으로 ‘2017년 추천 클래식 공연’을 조사했다. 오케스트라 부문과 실내악·독주회 등 두 분야로 나눠 각각 5개의 공연을 추천받았다. 오케스트라 부문에는 20개 공연이 꼽혔다.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추천한 공연(표 참조)은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해외 연주자들의 공연이 차지했다. 전문가들의 추천 목록 중 눈에 띄는 점은 국내 오케스트라의 약진이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무려 4개 공연이 추천 목록에 올랐다. 6월 22,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시향(지휘 마르쿠스 슈텐츠)과 첼리스트 알반 게르하르트의 공연은 7위에 올랐다. 이어 지휘자 이브 아벨의 7월 5, 6일 카르미나 부라나 공연, 10월 13, 14일 지휘자 크리스토프 에셴바흐와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의 바그너 공연, 11월 3일 ‘아르스 노바-관현악 콘서트’ 등도 8위에 올랐다. 박제성 평론가는 “수석객원지휘자로 임명된 마르쿠스 슈텐츠가 선보이는 브루크너 교향곡 7번에서 지휘자 고유의 치밀한 디테일과 독일적인 음향적 균형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주호 평론가는 “아르스 노바 공연에서 스웨덴 작곡가 안데르스 힐보리의 ‘바이올린 교향곡 2번’이 초연된다. 초연작이 주는 즐거움은 올해 최고 중 하나”라고 밝혔다. KBS교향악단도 피아니스트 파질 사이가 협연하는 6월 29일 공연과 1월 24, 25일 메조소프라노 수전 플라츠가 협연하는 공연이 추천을 받았다. 조은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파질 사이의 야성적 연주와 브루크너의 종교적 영성이 강렬히 대비되는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수준 높은 실내악과 독주회를 즐기려면 통영으로 가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의 추천 중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리는 공연이 많았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의 독주회(10월 14, 15일)를 비롯해 아르디티 콰르텟(4월 8일), 피아니스트 조성진 리사이틀(5월 6일·이상), 윤이상 솔로이스츠 베를린(4월 1일), 옌스 페터 마인츠 첼로 리사이틀(4월 6일), 스코틀랜드 체임버 오케스트라&바이올리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5월 27일), 파질 사이 피아노 독주회(7월 2일·이상 1표) 등을 통영에서 만날 수 있다. 황장원 평론가는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수석주자로 잘 알려진 옌스 페터 마인츠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특히 바흐와 윤이상을 무대에 올린다”고 밝혔다. 부흐빈더의 공연에 대해 최은규 평론가는 “그의 진가는 음반보다 무대에서 더 강하게 드러난다”, 이상민 워너뮤직코리아 부장은 “현존하는 최고의 베토벤 연주자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대부분 해외 연주자들이 꼽혔지만 피아니스트 백건우(9월 1일), 피아니스트 김선욱(3월 18일), 연광철-김선욱 독일 가곡의 밤(11월 28일), 첼리스트 고봉인(9월 14일), 임동혁-임지영 듀오 리사이틀(9월 26일) 등 한국 연주자들도 추천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설문 참여자=류태형 박제성 송주호 최은규 한정호 황장원(이상 음악평론가), 조은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장일범 KBS 클래식FM ‘장일범의 가정음악’ 진행자, 이상민 워너뮤직코리아 부장, 이용식 유니버설뮤직 이사, 박문선 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

"몇 달 전에도 은퇴 생각을 했었어요." 올해 프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39). 그는 말이 필요 없는 국내 최고 무용수 중 한 명이다. 열 살 때 토슈즈를 신은 그는 1997년 당시 최연소로 국립발레단에 입단했다. 현재 그는 국립발레단 최장기·최고령 현역 무용수다. 6일 서울 예술의전당 연습실에서 만난 그에게 20주년 소감을 묻자 '은퇴' 이야기부터 꺼냈다. "2~3년 동안 양쪽 다리의 아킬레스힘줄 통증 때문에 고생 했어요. 좋은 몸으로 무대에 서지 못해 그만둘까 생각했죠. 주위 분들이 그만두더라도 그것 때문에 그만두는 것은 아니라 했지만 육체적으로나 마음으로 무척 힘들었죠. 다행히 지난해 말부터 통증이 사라졌어요. 매 공연 때마다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했었는데 올해는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만 들어요." 같은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인 박슬기(31), 김리회(30)와 그의 나이차는 꽤 난다. 수석무용수는 한정된 자리로 그가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 "다른 무용수들에게 제가 눈에 가시일수도 있겠죠. '똥차' 취급을 할 수도 있잖아요. 제가 남을 신경 많이 쓰는 성격이에요. 한동안 스트레스 좀 받았죠. 무대에서 혹시 제가 실수하면 '이제 김지영은 안 되겠네'라고 사람들이 생각할까봐 무섭죠." 1999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40세 즈음까지는 활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 땐 세계적 스타가 되어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 기사를 보여주자 그는 크게 웃었다. "미쳤죠. 그땐 거칠 것이 없었어요. 제가 잘난 줄만 알았죠. 아마 그 당시는 제가 정말 잘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알죠.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주위 사람들 덕분에 이런 자리에 오르고 지금도 춤 출수 있다는 것을요."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에서 활동하다 국립발레단으로 돌아왔을 때 그는 35세에 은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연 언제까지 현역으로 활동할까? "그 땐 정말 한국에서 발레를 마무리 하고 싶어 그렇게 얘기했던 것 같아요. 그때보다 4년을 더 하고 있네요. 솔직히 모르겠어요. 다만 조그마한 소망은 있어요. 제 은퇴 공연에서 제 아이가 나와 꽃다발을 전해주는 장면을 꿈꾸고 있어요. 아직 남자친구도 없으면서 이래요. 하하" 탄탄대로를 걸어왔을 것 같은 그도 많은 시련을 겪었다. 러시아 바가노바 발레학교 유학 시절 졸업공연에서 어머니가 관람 도중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 한 달 동안 잠만 잤을 정도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2002년 네덜란드로 갔을 때도 발목 부상으로 5개월 넘게 춤을 추지 못했고 결국 2년 뒤 수술까지 받았다. "만약 인생이 순탄했다면 더 유명해졌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시련을 겪다 보니 공감 능력이 생기는 것 같아요. 다른 무용수들이 아프거나 슬럼프를 겪으면 해결책을 줄 수는 없지만 이해하고 어루만져 줄 수 있으니까요." 슬럼프도 자주 겪고, 완벽주의자이지만 의지는 박약하고, 자존심은 강하지만 자존감은 낮다고 밝힌 그의 목표는 소박했다. "제가 제일 잘하는 것이 발레에요. 지금도 좀더 춤을 잘 추고 싶어요. 제가 이렇게 오래 춤을 추는 것만으로도 후배들에게 '나도 춤을 오래 출 수 있구나'라는 희망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가 제일 좋아하는 배역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 "무대에서 정말 사랑에 빠진 여자처럼 춤췄어요. 일주일 넘게 그 감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죠. 여전히 관객에게 그런 감정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김동욱 기자creating@donga.com}

피아니스트 조성진(23)이 손목보호대를 착용하고 있는 사진이 화제다. 롯데문화재단은 최근 페이스북에 “연주회 이후 오랜 시간 줄 서 기다려온 팬 여러분을 위해 긴 시간 동안 사인을 하는 조성진 씨의 손목 사이로 보이는 아대”라며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서 조성진의 오른손 소매 밑에 흰색 손목보호대가 보인다. 조성진은 3, 4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가졌다. 이틀 모두 공연을 마친 뒤 사인회를 가졌다. 첫째 날은 약 48분간 600여 명, 둘째 날은 전날과 비슷한 시간으로 진행됐지만 800여 명이 몰렸고, 사인을 못 받은 팬들을 위한 3분간 포토타임이 열렸다. 조성진은 손목에 이상은 없지만 사인회에 따른 체력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손목보호대를 착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목보호대 사진이 게재되자 팬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도 있었다. “조성진의 손목을 보호하기 위해 사인회를 하지 말아야 했다” “팬들과 가까이 만날 수 있는 드문 기회이기 때문에 시간을 줄여서라도 해야 했다” 등의 의견이 맞섰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클래식 전용홀인 서울 롯데콘서트홀은 이틀간 ‘아이돌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23)의 공연 때문이다. 3, 4일 이틀간 열린 리사이틀은 그가 2015년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 우승 이후 처음으로 가진 독주회였다. 지난해 12월 예매 때 4000여 석이 10분도 안 돼 매진됐다. 클래식 공연으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지난해 2, 7월 쇼팽콩쿠르 갈라쇼와 서울시립교향악단과의 협연도 조성진이 나온다는 것만으로 1시간 만에 매진되고 암표까지 등장했다.》 3일 조성진은 베르크의 피아노 소나타와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9번, 그리고 쇼팽의 발라드 1∼4번(4일 쇼팽 24개의 전주곡)을 무대에 올렸다. 이날 조성진이 들려준 쇼팽의 발라드는 최근 발매한 앨범에 수록된 발라드보다 더욱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티켓 예매에 실패한 팬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이날 조성진의 쇼팽 연주는 자신만의 개성도 듬뿍 담은, 오직 이날만 들을 수 있는 그 ‘순간만의’ 연주였다. 슈베르트 연주는 3일과 4일이 확연히 달랐다. 3일에는 손가락에 많은 힘이 들어간 강한 연주를 보여준 데 반해 4일에는 힘을 많이 빼면서 담백한 느낌으로 부드러움을 나타냈다. ‘같은 곡이라도 다양한 해석과 연주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평이 나왔다. 박제성 음악칼럼니스트는 3일 공연에 대해 “쇼팽의 발라드는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놀라운 테크닉과 해석을 보여줬다. 쇼팽 발라드의 새 역사를 쓸 정도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송주호 음악평론가는 “젊은 나이답게 전체적으로 강한 타건의 힘이 넘치는 연주를 보여줬다. 베르크의 신비함과 슈베르트의 애잔함이, 강한 타건 탓에 조금 가려지지 않았나 싶을 정도였다”고 평했다. 황장원 음악평론가는 4일 공연에 대해 “3일 공연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2부 쇼팽 곡에 따라 분위기를 조절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성진은 앙코르로 드뷔시의 달빛과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1번을 들려줬다. 앙코르 때 관객들은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찍었다. 많은 관객이 사진을 찍다 보니 촬영을 금지한 공연장 측에서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롯데콘서트홀은 공연 시작 2시간 전부터 북적였다. 남녀 성비가 비슷한 다른 공연과 달리 95% 이상이 여성인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틀 공연을 모두 보러 왔다는 한 관객은 “조성진의 연주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지만 조성진의 외모와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여성도 많다”고 말했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조성진 열기는 그대로였다. 롯데콘서트홀 관계자는 “1000권의 프로그램북이 모두 팔렸다. 추가 주문한 700권도 4일 매진됐다”고 했다. 사인회는 600여 명이 몰려 예정된 45분보다 20분을 더 연장해 진행됐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정유라 패딩 점퍼 어느 브랜드인가요?” 4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난데없이 ‘정유라 패딩’이 오랫동안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비선 실세’ 최순실 씨(61)의 딸 정유라 씨(21)가 최근 덴마크에서 체포될 당시 입고 있던 털모자가 달린 회색 패딩 점퍼가 화제로 떠오른 것이다. 당초 이 패딩은 인터넷상에서 100만 원 이상의 캐나다 브랜드인 N사의 점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N사 브랜드를 수입·판매하는 업체 관계자는 “매장에서 고객들의 문의가 많아 이전 모델까지 다 찾아봤지만 우리 제품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최 씨와 주변 인물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이목이 쏠리면서 이들과 관련된 패션까지도 주목받고 있다. 이는 유명 연예인도 아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인물의 패션이 화제가 되는 ‘블레임룩’ 현상으로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 이 단어는 비난(blame)과 외모(look)를 합성한 신조어다. 이날 정 씨의 패딩 점퍼를 비롯해 그가 입었던 ‘스타워즈’ 로고가 그려진 셔츠도 관심을 끌었다. ‘부르는 것이 값’이라는 한정판 소문까지 나돌았다. 결국 U브랜드의 3만 원대 제품으로 알려졌지만 곱지 않은 시선이 많았다. 최 씨도 지난해 10월 검찰에 출두할 당시 착용했던 프라다 구두가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최 씨의 신발이 벗겨지면서 브랜드의 로고가 드러났던 것이다. 최 씨의 조카인 장시호 씨(37)도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착용했던 패딩 점퍼가 화제에 올랐다. 장 씨가 입은 패딩 점퍼는 국내 B브랜드의 60만 원대 제품이었다. B브랜드 관계자는 “장 씨가 입었다는 사실만으로 화제가 돼서 굉장히 놀랐다. 마케팅 측면에서 득보다 실이라고 생각해 문의가 와도 알리지 않았다”며 “다만 청문회 뒤 서울 강남에서 ‘장시호 패딩’을 언급하며 찾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 전에도 2014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2)이 검찰 출두 당시 착용했던 코트, 머플러, 가방 등도 블레임룩으로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패션 브랜드들은 블레임룩 현상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한 패션 브랜드 관계자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인물들이 착용한 제품이 화제가 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매출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십 년간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에 좋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누리꾼들도 장 씨 등의 패션에 쏠린 관심에 대해 씁쓸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의 패션을 왜 따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범죄자가 입는 옷이 왜 멋져 보이는지 모르겠다”는 등의 의견을 남겼다. 김지호 경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해당 인물들이 반복적으로 노출되다 보니 사소한 것까지 눈에 띌 수밖에 없다”며 “사건의 본질과 상관없이 사회적인 이슈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블레임룩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올해 무용 팬들은 설렌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세계적인 무용단들이 잇달아 방한하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발레단은 세계 최고 발레단으로 손꼽히는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이다. 마린스키 발레단은 11월 9∼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백조의 호수’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2012년 이후 5년 만의 방한이다. 이 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이자 지난해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한국인 발레리노 최초로 수상한 김기민이 주역인 왕자 역할로 출연할 예정이다. 주최 측인 서울콘서트매니지먼트 관계자는 “김기민의 출연을 전제로 계약을 체결했다. 김기민이 주역으로 출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기민은 지난해 인터뷰에서 “수석무용수로 올라선 뒤 일본에서만 공연을 가져 아쉬움이 컸다. 한국 무대에 선다면 그 어떤 무대보다도 떨리고 설렐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 정상급 무용단인 스페인국립무용단도 11월 9∼12일 서울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1979년 국립 클래식 발레단으로 설립돼 클래식 레퍼토리를 공연하다가 현대 발레로 영역을 옮겼다. 특히 세계적인 현대발레 안무가 나초 두아토가 1990∼2010년 예술 감독을 맡으며 세계에서 권위 있는 무용단으로 올라섰다. 이번 공연에서는 스웨덴 안무가 요한 잉게르가 안무한 ‘카르멘’을 선보인다. 잉게르는 지난해 비제의 카르멘을 재해석한 이 작품으로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안무가 부문을 공동 수상했다. 현대무용의 거장 피나 바우슈(1940∼2009)가 생전에 이끌던 무용단인 ‘탄츠테아터 부퍼탈’이 한국을 찾는다. 이 무용단은 3월 24∼27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바우슈가 별세 1년 전인 2008년에 안무한 ‘스위트 맘보’를 무대에 올린다. ‘스위트 맘보’는 바우슈가 온전히 이 무용단을 위해 만든 작품이다. 그런 만큼 바우슈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무용수들의 개성과 그들 각자에 대한 바우슈의 애정을 느낄 수 있다. 남녀 관계의 행복, 슬픔, 고통 등 다양한 감정을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조선민중으로 하야곰 세계문명(世界文明)에 공헌케 하며 조선강산으로 하야곰 문화(文化)의 낙원(樂園)이 되게함을 고창하노니, 이는 곧 조선민족의 사명이요 생존의 가치라.” 1920년 4월 1일 동아일보 창간사는 ‘문화주의(文化主義)’를 3대 사시(社是) 중 하나로 제창한다. 동아일보는 일제강점기부터 광복 후 6·25전쟁으로 피폐한 상황에서도 문화운동을 활발히 펼쳐 왔다. 본보는 2020년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을 앞두고 올해부터 ‘동아(東亞)의 문화주의 100년’을 조명하는 다양한 기념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동아연극상, 동아음악콩쿠르, 동아무용콩쿠르, 동아국악콩쿠르 등의 수상자들이 출연하는 기념공연과 행사도 추진된다.○ 연령 학력 차별 없는 대국민 오디션 “제가 성악가로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동아음악콩쿠르 덕분이었습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신영옥 씨(56)는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동아일보 사옥을 지날 때마다 옛 추억을 회상한다. 그는 “1978년 동아음악콩쿠르에서 고교 재학생(선화예고 2학년)으로는 처음으로 입상하면서 처음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신 씨는 미국 줄리아드음악원을 졸업하고 1990년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에서 데뷔하며 일약 스타가 됐다. 1992년 동아일보 초청으로 첫 국내 독창회를 가졌던 그는 “1년 뒤 돌아가신 어머니가 본 제 마지막 독창회여서 잊을 수 없다”고 밝혔다. 1961년 시작된 동아음악콩쿠르는 연령, 학력에 제한을 두지 않는 ‘대국민 오디션’이었다. 1회 피아노 부문 우승자인 신수정을 비롯해 피아니스트 김대진 강충모, 지휘자 임헌정, 성악가 연광철 임선혜,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강동석 유시연, 첼리스트 송영훈, 비올리스트 김상진 등 한국 음악계의 스타를 배출해 왔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가르친 원로 피아니스트 신수정 서울대 명예교수(74)는 “국내 연주자들의 기량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50년이 넘도록 꾸준히 지속돼 온 동아음악콩쿠르가 있었다”고 말했다. 1964년 창설된 동아무용콩쿠르는 김혜식 한국예술종합학교 초대 무용원장을 비롯해 발레리노 이원국 김용걸, 발레리나 김주원 박세은 황혜민, 안무가 홍승엽 차진엽 등 스타 무용가들의 등용문이 됐다. 1995년 학생부 금상을 받은 발레리나 김주원(39)은 “볼쇼이발레학교 유학 시절 방학을 이용해 콩쿠르에 도전해 금상을 받았다.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 단장이 동아무용콩쿠르는 무용가에겐 ‘필수 코스’라고 추천해 줬다”고 말했다.○ 연극사를 이끌어 온 한국 최초의 연극상 1964년 출발한 동아연극상은 한국 최초의 연극상이다. 극작가 고(故) 박조열 씨는 “연극인들은 동아연극상 대상 수상 극단에 수여되는 상금 ‘30만 원’에 놀라고 감격했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쌀 한 가마가 3000원이었다. 역대 연출상을 수상한 김정옥 임영웅 오태석 윤호진 이상우 김석만 김광림 이윤택 고선웅 씨 등은 한국 연극계의 주축이 됐다. 동아연극상 개인 최다 수상자(7회)인 이윤택 씨는 “부산에서 연극을 시작한 데다 명문 예술대 출신도 아닌 내가 기성 연극계에 발을 들일 수 있었던 건 동아연극상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2006년 사재 2억 원을 동아연극상에 기부한 데 이어 매년 ‘유인촌신인연기상’ 상금을 지원하는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동아연극상 연기상 출신이다. 배우 신구 씨도 “제대로 된 상이 없던 시절 동아연극상은 연극인들에게 최고의 자부심이었다”고 했다. 1985년 시작된 동아국악콩쿠르는 왕기석 왕기철 유태평양(이상 판소리), 정수년 강은일(이상 해금), 원일(피리) 등 800여 명의 국악인을 배출했다. 또한 1956년 동아일보가 창설한 국수전은 조남철 김인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 9단 등 대한민국 바둑계의 국수(國手)를 배출해 왔다.김동욱 creating@donga.com·김정은 기자 }

“저는 알고 있어요. 무대로 걸어 나가고, 노래를 부르고,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를 듣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요.” 루치아노 파바로티(1935∼2007), 플라시도 도밍고(75)와 함께 세계 3대 테너로 불려온 호세 카레라스(70)가 마지막으로 한국을 찾는다. 카레라스는 3월 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호세 카레라스 마지막 월드 투어―음악과 함께한 인생’ 공연을 갖는다. 2014년 11월 이후 2년 4개월 만의 내한공연이다. 공연에 앞서 그와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올해 일흔 살이 되면서 제가 평생 노래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마무리를 앞두고 멋진 공연과 환상적인 관객으로 제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도시들을 다시 한번 가보기로 했죠.” 스페인에서 태어난 그는 1970년 오페라 무대에 데뷔했다. 이듬해 베르디 국제음악콩쿠르에서 1위에 오르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특히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전야제에서 파바로티, 도밍고와 함께 ‘스리 테너’로 무대에 서며 전 세계적인 지명도를 얻었다. “도밍고는 정말 좋은 친구고 지금도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눠요. 당연히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함께 무대에 서고 싶어요. 파바로티는 정말 많이 그립네요. 그 시절은 우리의 인생에서 하이라이트 같은 순간들이었죠.” 화려해 보이지만 그의 음악 인생도 굴곡이 있었다. 1987년 느닷없이 찾아온 백혈병으로 힘든 투병 생활을 시작했다. 생존 확률이 10%에 불과했지만 기적적으로 완치 판정을 받고 1년여 만에 무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호세 카레라스 백혈병 재단’을 설립했다. “은퇴 뒤에는 제 모든 에너지를 백혈병 재단에 바칠 생각이에요. 언젠가는 백혈병을 치유 가능한 병으로 만들고 싶어요.” 그는 오페라 음반 50장을 포함해 총 160장의 음반을 발매했고, 총 판매량만 무려 8500만 장에 이른다. 그래미상과 에미상 등도 받았다. “사람들이 저를 도덕적으로 철저한 삶을 살았던 사람으로, 언제나 모든 것을 바쳐 최선을 다해 노래하고, 이를 위해 태어난 사람으로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요.” 이번 공연에서 그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유명 오페라 아리아들과 카탈루냐 민요, 뮤지컬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한국에 올 때면 항상 환영받는 느낌입니다. 사람들의 따뜻함에 감동받아요. 저를 사랑해주는 사람들 앞에서 최선을 다해 공연할 수 있어서 저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정말 마지막 공연일까? “마지막 월드 투어이기는 하지만 아예 노래 부르기를 멈추는 것은 아니에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더 이상 노래를 부를 수 없는 그날이 오기 전, 할 수 있는 일들을 만끽하고 싶어요.” 6만∼28만 원. 1577-5266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최근 국내 클래식 팬들에게 지휘자 크리스토프 에셴바흐(76)만큼 친숙한 지휘자는 없을 듯하다. 에셴바흐는 올해 이미 4번이나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연주회를 가졌고 28, 29일 서울시향의 올해 마지막 연주회도 함께 한다. 이전까지 그는 2007년 파리 오케스트라, 2015년 빈 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내한한 것이 전부였다. 그가 한 해 3번 방한하게 된 것은 지난해 12월 당시 서울시향 정명훈 예술감독이 사임하면서부터. 정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의로 정 감독이 2016년 나서기로 한 공연에 모두 비상이 걸렸다. 당장 1월 9일 서울시향의 새해 첫 공연이 문제였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공연을 열흘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대체 지휘자를 찾아야 했다. 통상 2, 3년 전에 섭외해야 하는 업계 특성상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때 구원투수로 에셴바흐가 나섰다. “이전부터 서울시향에 관심이 많았어요. 우수한 연주자가 많고, 수준이 높았어요. 마침 1월 초 중국에 머물게 됐는데 뜻밖의 제안을 받고 돕고 싶다는 마음에 서울시향의 지휘봉을 잡기로 했습니다.” 그는 기존 일정을 조정한 뒤 입국하자마자 연습실로 향해 오후부터 저녁 늦게까지 리허설을 가졌다. “첫 리허설 때 서울시향의 연주를 듣고 감탄했어요. 가장 끝 파트에 앉아있는 단원들까지 집중하며 잘 따라와 줬어요. 작곡가가 의도한 다양한 특징을 잘 표현해 냈어요.” 우여곡절 끝에 그가 지휘한 서울시향의 브루크너 공연은 평단과 팬 모두에게 호평을 받았다. 이후 그는 세 번의 공연을 더 했다. 그는 28,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올해 서울시향의 마지막 공연인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다시 지휘한다. “올해 제가 5번이나 서울시향과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서울시향에 대한 저의 애정이 입증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940년 독일 출생인 그는 11세에 주요 피아노 콩쿠르에 입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25세이던 1965년에는 이미 인정받는 피아니스트로 입지를 굳혔고, 1972년 32세에 지휘자로 데뷔한 이후 파리 오케스트라,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들을 지휘했다. “지금까지 이런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은 열심히 음악 활동을 하고 약속을 철저히 지켰기 때문이죠. 피아노는 실내악 무대나 성악 리사이틀을 통해 가끔 연주하고 있어요.” 그는 30년 전부터 일본 도쿄의 야마하 매장에서 구입한 지휘봉을 즐겨 쓴다. 그는 이 지휘봉을 “가장 값싼 악기 중 하나”라고 불렀다. 그는 올해 마지막 공연에서 ‘평화’를 강조하겠다고 밝혔다. “베토벤의 합창은 자유, 환희 그리고 평화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혼란과 고난으로 가득한 이 시대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해내는 것이 우리 음악가들의 임무가 아닐까요?” 그는 내년 10월 서울시향과 다시 무대에 서며 인연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서울시향의 예술감독으로 거론한다. 그는 “감사한 질문이지만 답을 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서울시향에 대한 그의 무한한 애정이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2018년 겨울올림픽을 1년 앞두고 강원 평창에서 클래식과 재즈의 잔치가 열린다. 내년 2월 15∼19일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개최되는 ‘2017 평창겨울음악제’는 평창 겨울올림픽을 문화 올림픽으로 개최하고자 올해 1월 첫선을 보였다. 한여름에 정통 클래식 음악 위주로 열리는 평창대관령음악제와는 재즈를 추가해 차별화했다. 이번 음악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연주자는 재즈 피아니스트 존 비슬리. 2017년 그래미상 3개 부문 후보에 오른 비슬리는 세르지우 멘지스, 마돈나, 포플레이,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등 정상급 뮤지션들과 협업해 왔다. 총 5차례 무대를 꾸미는데 그룹 롤링스톤스의 베이시스트 대릴 존스,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 등과 호흡을 맞춰 블루스, 비밥, 현대 재즈 등의 장르를 선보일 예정이다. 클래식 콘서트는 실내악 위주의 작품들로 채워진다. 김상윤(클라리넷), 이상 엔더스(첼로), 김규연(피아노)이 베토벤의 삼중주를 연주한다. 음악제 부예술감독인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비올리스트 이한나를 비롯해 소프라노 매기 피네건, 피아노 듀오 앤더슨 앤드 로 등도 무대에 오른다. 2월 15일 개막 콘서트에서는 첼리스트 정명화와 손열음, 안숙선 명창이 임준희 작곡의 ‘판소리, 첼로, 피아노와 소리북을 위한 세 개의 사랑가’를 협연한다. 평창겨울음악제 정명화 예술감독은 “이번 음악제에서는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 굴다의 첼로 콘체르토, 번스타인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등 클래식과 재즈를 넘나든 작곡가들의 대표작들로 채웠다”며 “재즈 공연은 롤링스톤스, 마이클 잭슨의 히트곡과 올해 탄생 100주년인 재즈 거장 텔로니어스 멍크의 명작들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만∼5만 원. www.musicpyeongchang.com, 033-240-1362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수많은 만남 중 우리는 평생 몇 번이나 진실한 만남을 가질 수 있을까? 그리고 내게 있어 그러한 깊은 만남이라면 어떤 인연의 모습들이 있을까?’ 최근 발표된 ‘미쉐린(미슐랭) 가이드 서울 2017’에서 전통 한식으로 유일하게 선정된 간장게장 전문점 ‘큰기와집’(별 1개)의 한영용 대표(47)가 첫 에세이 ‘한영용의 접빈’(사진)을 출간했다. 이 책은 차(茶)로 시작된 인연을 접빈(接賓)으로 모시며 다회를 연 이야기를 담았다. 미쉐린 가이드 선정 이후 한 달여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큰기와집에서 그를 만났다. “선정 이후 외국에서도 많은 손님들이 식당을 방문하고 있어요. 부담도 되고, 한국의 맛을 잘 알려야겠다는 의무감도 들어요. 이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딴 열매이기 때문에 더 노력하려고 합니다.” 바쁜 와중에도 그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약이 되는 밥상 이야기’ ‘시집가는 날 아름다운 혼례 음식’ ‘요리사가 말하는 요리사’ 등 음식 관련 책은 몇 권 썼지만 에세이는 처음이다. “50세를 앞둔 지금이 제 인생과 음식 인생 30년을 돌아볼 시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가깝게 모셨던 인생의 스승들을 찾아뵙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 자신을 돌아보고 싶었어요.” 일지암 법인 스님, 임권택 감독, 차계의 원로 고세연 선생, 전명진 원불교 교무, 이시형 박사, 고은 시인, 다산연구소 박석무 이사장, 류건집 전 원광대 석좌교수, 가수 장사익 등 12명의 ‘접빈’이 등장한다. “젊었을 때부터 저보다 훨씬 나이 많은 어르신들과 관계가 좋았어요. 가까이 지내다 보니 저도 모르게 그분들의 삶의 지혜를 배웠습니다. 그분들이 가르쳐주겠다고 한 것도 아닌데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르침이 스며들었어요.” 책에서는 접빈들과의 인연과 교류, 한 씨 자신의 얘기를 풀어냈다. 아울러 그가 접빈들을 위해 마련한 다회의 재료와 만드는 방법, 음식 이야기 등을 소개했다. “세상에서 최고의 만찬은 다회입니다. 다회는 그릇, 음악, 의상, 그림, 꽃 등 모든 것을 하나의 주제로 통일시켜 만들어냅니다. 만약 주제가 흰 눈이라면 눈이 연상되는 음식, 겨울 풍경의 그림, 흰 꽃 등을 준비하는 것이죠.” 그는 인생에서 ‘좋은 인연과 좋은 차를 마시며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을 최고로 여긴다. “요즘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인연만 좋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세상 누구와도 인연을 맺을 수 있지만 맺어진 인연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생각했으면 합니다. 앞으로 차 말고도 다른 방식으로 맺은 여러 인연들을 소개하고 싶어요.”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주인공 독식상-셰익스피어의 햄릿 올 한 해 연극계에서 가장 많이 무대에 오른 작품은 단연 서거 400주년을 맞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이다. 배우 유인촌이 여섯 번째 햄릿을 맡아 화제가 된 연극 ‘햄릿’, 배우 김강우의 연극 데뷔작 ‘햄릿 더 플레이’, 햄릿을 현대 여성으로 각색해 연출한 서울시극단의 ‘함익’ 등이 대표적이다.○ 내가 최고상-발레리노 김기민 올 한 해에도 많은 연주자와 무용수가 해외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한국을 빛냈다. 그중 가장 기쁜 소식은 마린스키 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김기민이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고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것. 한국 무용의 쾌거였다. ○ 심폐소생술상-배우 조승우 2008년 초연된 뮤지컬 ‘스위니 토드’는 공연계에서 ‘작품성과 음악은 좋지만, 대중적이지 못한 작품’으로 통했다. ‘쪽박’의 대명사 ‘스위니 토드’가 배우 조승우란 날개를 달고 8년 만에 흥행작으로 거듭났다. 조승우는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이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 고군분투상-기획사 빈체로 10월부터 공연계는 얼어붙었다. 9월 28일부터 시작된 청탁금지법 때문이었다. 공연장, 기획사마다 티켓이 팔리지 않아 마음고생을 꽤 했다. 이에 클래식 기획사 빈체로는 팔을 걷어붙였다. 12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티켓 가격을 2만5000원으로 낮췄다. 손해는 있었지만, 바로 매진이 될 정도로 반응은 뜨거웠다. ○ 투자왕상-뮤지컬 마타하리 올 뮤지컬 시장은 유독 창작 작품이 많았다. 그중 맏형은 3월 세계 초연된 뮤지컬 ‘마타하리’다. 국내 공연 최대 규모인 250억 원이 투자된 마타하리는 화려한 무대 세트와 의상 등으로 관객의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배우 ‘옥주현’이 마타하리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이 구역의 대장상-롯데콘서트홀 롯데콘서트홀이 8월 19일 개관했다. 예술의전당에 이어 28년 만에 서울에서 문을 여는 클래식 전용 공연장이다. 대형 공연을 잇달아 열면서 클래식 팬들은 환호했다. 어느새 연주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공연장으로 등극했다.○ 공연취소황당상-뮤지컬 록키 어려워진 공연 시장의 민낯을 드러낸 사건도 있었다. 10월 뮤지컬 ‘록키’ 제작사인 엠뮤지컬아트가 프리뷰 공연 하루 전날 공연 포기를 선언하며 티켓 예매 관객에게 대거 환불하는 소동을 빚었다. 엠뮤지컬아트가 투자금 돌려 막기 등으로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대관극장인 디큐브아트센터에 대관료를 제때 지급하지 못했다.○ 나도 아이돌상-피아니스트 조성진 이제 한국 클래식을 이야기할 때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빼놓기는 힘들다. 2월 공연은 예매 시작 1시간도 안 돼 표가 모두 팔렸다. 공연 당일 클래식 공연으로는 드물게 암표상도 등장했다. 내년 1월 공연도 9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 메모지, 펜 등 조성진 관련 상품도 나왔고, 모두 인기가 좋다. 이쯤 되면 아이돌 부럽지 않다.○ 나이는 숫자상-플라시도 도밍고 세계적인 성악가인 플라시도 도밍고(75)는 10월에 내한공연을 가졌다. 한번 거장은 영원한 거장임을 보여주듯 75세 나이가 무색하게 풍부한 성량과 열정적인 모습으로 2시간 40분 동안 7000여 명의 관객을 사로잡았다. 밤베르크 방송교향악단을 이끌고 온 89세 노장 헤르베르트 블롬스테트, 바흐의 바이올린 무반주 연주에 도전한 68세 정경화도 후보에 올랐다. ○ 보이콧상-가수 이수 대형 뮤지컬 캐스팅 발표 이후 관객들의 거센 항의로 주연 배우가 공연 전 하차하는 사건도 있었다. 6월 뮤지컬 ‘모차르트’ 주인공에 미성년자 성매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가수 이수가 캐스팅되자 뮤지컬 마니아 관객 중심으로 반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결국 제작사 EMK는 캐스팅 발표 2주 만에 이수 하차 결정을 내렸다. 김정은 kimje@donga.com·김동욱 기자}

커다란 대포가 등장한다. 한 남성이 대포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펑’ 소리와 함께 남성이 하늘로 날아간다. 약 20m 공중을 날아 출입구에 설치된 에어매트에 떨어진다. 눈앞에서 직접 ‘인간대포’ 묘기를 보니 입이 쩍 벌어진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유럽의 성을 떠올리게 하는 천막극장이 설치돼 있다. 유럽 정통 서커스단인 그레이트유로서커스의 ‘스타즈 오브 유로’다. 이곳에서 내년 2월 26일까지 서커스가 펼쳐진다. 그레이트유로서커스는 1800년대 초부터 7대째 서커스를 하고 있는 독일 웨버가 사람들을 중심으로 20여 년 전에 구성됐다. 현재는 12개국 41명의 단원이 있다. 지금까지 10여 개 나라를 돌면서 약 3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번 한국 공연이 아시아 초연이다. 서커스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짜여 있다. 중·노년층이라면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봤던 서커스의 추억을 되살릴 만한 무대다. 공중 링과 공중 그물 묘기 등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들고 옷 빨리 갈아입기 묘기 등도 눈을 즐겁게 한다. 특히 인간대포와 오토바이 묘기는 하이라이트다. 원형의 구 안에서 오토바이 바이커들이 사람을 사이에 놓고 아슬아슬하게 교차하며 질주한다. 굉음을 내며 오토바이가 관객 머리 위로 날아가기도 한다. 중간 휴식 20분을 포함해 2시간의 공연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다양한 볼거리로 채워져 있다. 다만 마술, 댄스 등이 공연 시간의 절반 정도를 차지해 액션 넘치는 서커스를 맛보고 싶었던 사람은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다. 그래도 머리를 비우고 즐길 준비를 한다면 마음껏 웃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아이들과 함께 보러 가는 것을 추천한다. 5만∼18만 원. 070-7802-5858 ★★★★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누나,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면 안 될까요?” 19일 서울 유니버설아트센터의 연습실.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 최영규(25)와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 홍향기(27)가 1시간 반 정도 호흡을 맞추고 있었다. 이들은 16∼31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호두까기 인형’에서 20, 21일 나란히 주역으로 나섰다. 전날 귀국한 최영규는 공연 다음 날인 22일 다시 네덜란드로 가서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코펠리아’ 공연에 나선다. 빠듯한 일정이어서 아직 시차 적응도 안 된 상태였다. “잠을 4시간밖에 못 잘 정도로 힘들고 피곤하기는 하죠. 하지만 한국에서의 전막 발레 출연은 처음이라 설레는 마음이 더 커요.” 최영규는 2011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후 곧바로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군무 단원으로 입단했다. 국내에서 두 차례의 갈라 공연을 가졌지만 전막 발레는 처음이다. “한 달 전 향기 누나가 출연 제안을 했어요. 향기 누나는 선화예중부터 10년간 호흡을 맞춘 사이죠. 공연 기간이라 오기 힘들었지만 향기 누나와 함께 무대에 서고 싶어 무리해서라도 왔죠.” 공연을 위해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은 이틀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날 홍향기와 거의 완벽에 가까운 호흡을 보여줬다. “한 달 전 향기 누나가 보내준 ‘호두까기 인형’ 동영상을 보면서 틈날 때마다 외워 혼자 연습했어요.” 그에게 ‘호두까기 인형’은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에서 올해 1월 ‘호두까기 인형’ 주역을 맡은 뒤 수석무용수로 승급했어요. 한국 첫 전막 데뷔도 ‘호두까기 인형’으로 하게 됐네요.” 그는 2006년 바르나 국제발레콩쿠르 남자 주니어 은상, 2007년 빈 콩쿠르 주니어 1위를 차지하며 ‘발레 신동’으로 불렸다. 하지만 그도 처음에는 발레단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회생활을 한 번도 해보지 않고,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외국에서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무용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문화 차이 적응, 사람과의 관계 설정 등을 두루두루 잘해야만 하죠.” 발레단에서 유일한 동양인 수석무용수인 그는 현지에서 많은 팬들이 생길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제 앞에 주어진 것을 최대한의 노력으로 이루는 것이 목표예요. 더 유명한 발레단에 가거나 좋은 상을 받는 것도 좋지만 제 꿈은 항상 모두가 인정하는 무용수가 되는 것이죠.”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남자라면 역시 핑크 아닌가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말이다. 남자가 핑크라니? 남자와 핑크는 가장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통념 아닌가. 하지만 최근 인터넷에서 자주 사용되는 말이다. 성(性)의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가 되면서 컬러의 남녀 구별도 무너지고 있다. 최근 패션에서는 핑크가 더 이상 여성의 상징이 아니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남성용 코트를 비롯해 셔츠, 바지 등에 핑크를 접목시키고 있다. 프랑스, 미국 등 세계에 진출한 남성복 브랜드 ‘우영미’는 올겨울 핑크 코트를 출시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 브랜드의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정유경 실장은 “패션에서 남녀의 경계가 무너지는 현상을 핑크가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요즘 여성들이 파란색 계열을 즐겨 입듯, 남성들도 핑크색을 즐겨 입는 추세”라고 말했다. 패션뿐만 아니라 휴대전화, 헤드폰 등 전자제품과 소품에서도 남성들의 핑크 추구는 뚜렷하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6S를 내놓으면서 핑크에 가까운 로즈골드 색상을 도입해 사상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삼성전자도 올해 갤럭시S7을 출시하면서 핑크골드를 출시했다. 삼성전자 홍보팀 관계자는 “핑크골드는 여성용으로 내놓은 것이 아니다. 실제로 남성에게 많이 판매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용품에서도 핑크는 남성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골퍼인 버바 왓슨은 대표적인 핑크 마니아로 핫핑크 드라이버를 사용한다. 본지가 패션 리더로 꼽히는 20∼40대 남성 43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실제 핑크색 의류나 생활용품 등을 이용하거나 소유해 본 경험이 있는지에 대해 12명(27%)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사실 핑크가 여성의 색상으로 여겨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중세 유럽에서는 남자아이나 가톨릭 사제가 핑크색 옷을 입었다. 1918년 미국에서 발간된 책에서는 “일반적으로 소년에게는 핑크색, 소녀에게는 푸른색이 잘 어울린다. 그 이유는 핑크색이 더 섬세하고 강한 색상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 미국 서부극의 아이콘 존 웨인은 핑크색 옷을 즐겨 입은 사람 중 한 명이다. 색채전문가인 청운대 건축공학과 문은배 교수는 “조선시대 선비들을 보면 핑크와 유사한 복사꽃색 도포를 즐겨 입었다. 그만큼 핑크색은 남녀 구별 없이 사용된 색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남성에게 남성다움이 강조되고, 화사한 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핑크=남성’이라는 공식이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1980년대 세계 경제가 살아나면서 여성들을 공략하기 위해 ‘핑크 마케팅’이 도입되면서 ‘핑크=여성’이 굳어졌다는 것이다. 우영미의 장 실장은 “핑크가 과거처럼 중성적인 색상으로 인식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11번가 차별화패션팀 박철민 MD는 “핑크를 입거나 사용하는 남성을 패션 감각도 있고, 오픈 마인드에, 다정할 것 같다고 여기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남자라면 역시 핑크 아닌가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말이다. 남자가 핑크라니? 남자와 핑크는 가장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통념 아닌가. 하지만 최근 인터넷에서 자주 사용되는 말이다. 성(性)의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가 되면서 컬러의 남녀 구별도 무너지고 있다. 최근 패션에서는 핑크가 더 이상 여성의 상징이 아니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남성용으로 코트를 비롯해 셔츠, 바지 등에서 핑크를 접목시키고 있다. 프랑스, 미국 등 세계에 진출한 남성복 브랜드 '우영미'는 올해 겨울 핑크 코트를 출시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 브랜드의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정유경 실장은 "패션에서 남녀의 경계가 무너지는 현상을 핑크가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요즘 여성들이 파란색 계열을 즐겨 입듯, 남성들도 핑크색을 즐겨 입는 추세"라고 말했다. 패션뿐만 아니라 휴대전화, 헤드폰 등 전자제품과 소품에서도 남성들의 핑크 추구는 뚜렷하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6S를 내놓으면서 핑크에 가까운 로즈골드 색상을 도입해 사상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삼성전자도 올해 갤럭시S7을 출시하면서 핑크골드를 출시했다. 삼성전자 홍보팀 관계자는 "핑크골드는 여성용으로 내놓은 것이 아니다. 실제로 남성에게 많이 판매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 용품에서도 핑크는 남성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골퍼인 버바 왓슨은 대표적인 핑크 마니아로 핫핑크 드라이버를 사용한다. 핑크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 세계적인 사이클링 의류 브랜드인 라파코리아의 문정욱 대표는 "핑크만큼 포인트를 주기 좋은 색상이 없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워 하던 남성 라이더들이 요즘 많이 찾고 있다"고 밝혔다. 본지가 20~40대의 패션리더로 꼽히는 남성 43명을 조사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실제 핑크색 의류나 생활용품 등을 이용 또는 소유해 본 경험이 있는지에 대해 12명(27%)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용 경험이 없는 응답자에게 앞으로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31명 중 8명이 '시도해보고 싶다'고 응답했다. 사실 핑크가 여성의 색상으로 여겨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중세 유럽에서는 남자 아이나 가톨릭 사제가 핑크색 옷을 입었다. 1918년 미국에서 발간된 책에서는 "일반적으로 소년에게는 핑크색, 소녀에게는 푸른색이 잘 어울린다. 그 이유는 핑크색이 더 섬세하고 강한 색상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 미국 서부극의 아이콘 존 웨인은 핑크색을 즐겨 입은 사람 중 한 명이다. 색채전문가인 청운대 건축공학과 문은배 교수는 "조선시대 선비들을 보면 핑크와 유사한 복사꽃색 도포를 즐겨 입었다. 그만큼 핑크색은 남녀 구별 없이 사용된 색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남성에게 남성다움이 강조되고, 화사한 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핑크=남자'라는 공식이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1980년대 세계 경제가 살아나면서 여성들을 공략하기 위해 '핑크 마케팅'이 도입되면서 '핑크=여성'이 굳어졌다는 것이다. 우영미의 장 실장은 "핑크가 과거처럼 중성적인 색상으로 인식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11번가 차별화패션팀 박철민 MD는 "핑크를 입거나 사용하는 남성을 패션감각도 있고, 오픈 마인드에, 다정할 것 같다고 여기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13번째로 찾아오는 ‘겨울나그네’다. 피아니스트인 신수정 서울대 명예교수와 바리톤 박흥우 씨(리더라이히 대표)가 연말을 맞아 슈베르트 연가곡 ‘겨울나그네’의 서정성을 들려준다. 30일 오후 7시 반 서울 서초구 모차르트홀에서 열리는 이들의 공연은 2004년 이후 연말마다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두 사람의 인연은 신 교수가 독일문화원에서 독일 리트(가곡)를 부르는 박 씨의 공연을 보고 감정 표현과 가사 전달력에 감탄해 공연을 제안하며 맺어졌다. 이후 매년 5월엔 슈만의 ‘시인의 사랑’, 연말엔 슈베르트 ‘겨울나그네’를 공연하고 있다. 공연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신 교수가 직접 번역한 가사를 영상 스크린으로 보여준다. 24곡의 노래는 휴식 없이 진행된다. 2만 원(학생 1만 원). 02-3472-8222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올해는 격동의 한 해였다. 복잡한 머리와 마음속의 응어리를 클래식 음악으로 풀면서 한 해를 마무리해보는 것은 어떨까. ▽가족과 함께=23,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의 창작 음악극 ‘왕자와 크리스마스’가 무대에 오른다. 조선왕조 마지막 왕자와 궁궐 밖 친구들의 즐거운 만남을 그렸다. 2만5000∼3만 원. 02-399-1114 유터피 목관5중주단의 ‘어린이를 위한 크리스마스 음악회’와 서울페스타챔버 오케스트라, 팝페라 가수 최의성, 소프라노 윤정인의 ‘꿈의숲 송년음악회’는 각각 25, 31일 서울 꿈의숲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1만2000∼1만8000원. 02-2289-5401 ▽연인과 함께=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단의 로맨틱 콘서트는 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차이콥스키, 드뷔시, 말러의 명곡을 해설과 함께 들려준다. 소프라노 구은경, 테너 김정규, 첼리스트 홍서현 협연. 1만∼3만 원. 02-399-1114 ▽제야음악회=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선 31일 오후 5시와 오후 10시 반 두 차례 제야음악회를 갖는다. TIMF 앙상블의 연주에 서울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 최수열이 지휘봉을 잡고, 팝페라 가수 카이가 진행을 맡는다. 소프라노 임선혜, 피아니스트 김태형,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첼리스트 문웅휘 등이 출연한다. 4만∼12만 원. 02-399-1114 서울 롯데콘서트홀도 30, 31일 세 차례에 걸쳐 제야음악회를 선보인다. 코리아쿱 오케스트라(지휘 백윤학)와 그란데오페라합창단, 테너 이용훈, 소프라노 양지영, 바리톤 김동섭, 오르가니스트 신동일과 유니버설발레단이 무대에 오른다. 배우 유지태가 콘서트 가이드로 참여한다. 4만∼13만 원. 1544-7744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직접 가보지 못한 아쉬움을 덜 수 있어서 좋았어요.” 올 11월 16일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앨범 발매를 기념한 쇼케이스가 서울 서초구 모차르트홀에서 열렸다. 좌석은 200여 석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날 쇼케이스는 무려 8만여 명이 지켜봤다. 네이버 TV캐스트와 V라이브 클래식 생중계를 통해서다. 유럽에서는 클래식 공연의 생중계가 활발하지만 국내에서는 극히 드물었다. 하지만 현장예술로 분류되는 클래식 공연이 최근 온라인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국내에서도 활발한 생중계 시대를 맞이했다. 클래식 공연 생중계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국내 최대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다. 네이버 관계자는 “플랫폼으로서 클래식 장르의 대중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생중계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2012년부터 네이버는 ‘리처드 용재 오닐&임동혁 공연’을 시작으로 ‘예술의전당 2016 교향악축제’, 롯데콘서트홀 개관 공연 등 다양한 클래식 공연을 생중계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롯데콘서트홀 개관 공연은 약 1만6000명이 생중계를 시청했다. 조성진 쇼케이스는 누적 시청자만 10만 명이 넘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도 누적 시청자가 2만6000여 명에 이른다. 많은 공연이 1만 명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지난달 시작된 글로벌 동영상 라이브 서비스인 ‘브이 라이브(V LIVE)’ 클래식 채널을 해외에서 보는 사람도 많아졌다. 팔로어 1만6000여 명 중 75%가 해외 이용자다. 조성진의 쇼케이스를 함께 진행한 유니버설뮤직 관계자는 “지금까지 클래식 공연의 주된 관객은 중장년층이었다. 하지만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생중계는 아무래도 휴대전화를 자주 사용하는 젊은층이 쉽게 볼 수 있다. 생중계에 대한 반응도 젊은층이 많았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미 전석이 매진된 28, 29일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송년콘서트도 생중계할 예정이다. 또 내년에는 국내 주요 예술단체들과 함께 발레, 오페라 등 국내 창작 공연과 전통음악 등도 생중계할 계획이다. 롯데콘서트홀 관계자는 “생중계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앞으로도 저작권, 개런티 문제만 해결된다면 생중계를 확대하고 싶다”고 말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새 주택을 지을 때 반드시 내진 설계를 반영해야 한다. 또 병원과 학교, 노인·아동시설은 층수나 면적에 상관없이 내진 설계를 해야 한다. 정부는 16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열린 국민안전 민관합동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지진방재 종합대책’을 확정했다. 올 4월 일본 구마모토(熊本) 지진 발생 후 마련한 방재대책을 경주 지진으로 인해 더욱 강화한 것이다. 현행 내진 설계 기준은 ‘3층 또는 연면적 500m² 이상’ 건축물이다. 올해 개정된 시행령에 따라 내년 1월부터 ‘2층 또는 500m² 이상’으로 강화된다. 내년 하반기에는 모든 신축 주택과 ‘2층 또는 200m² 이상’ 건축물로 확대된다. 학교시설은 내진 보강을 위해 2034년까지 매년 2500억 원 이상을 투입한다. 공공시설 내진 보강 일정도 앞당겨진다. 당초 계획보다 63% 늘어난 2조8276억 원을 2020년까지 투입해 현행 40.9%인 내진율을 54%까지 높이기로 했다. 지진 경보 시간은 2020년까지 10초 이내로 단축한다. 지진 감지 시간을 줄이기 위해 관측소는 현재 206곳에서 2018년까지 314곳으로 늘어난다. 또 내년 초 공연법을 개정해 배나 항공기처럼 공연장도 공연 전 관객에게 유사시 대피 방법을 안내해야만 한다. 공연장 내 피난안내도를 비치하고, 공연 종사자들에 대한 안전교육도 확대된다.박성민 min@donga.com·김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