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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한한 대니얼 드리스컬 미국 육군장관이 1일 국내 언론간담회에서 중국 위협 대응도 주한미군의 주임무라고 밝히면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가 기정사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대장)도 8월 기자간담회에서 “전력을 한곳에 고정 배치하는 것은 군사적 실효성이 낮다”며 “군이 필요한 시간과 공간에 배치할 수 있는 능력이 전략적 유연성”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어 두 달 만에 미 육군의 행정·정책 최고 수장이 이 같은 기조를 재확인한 것은 주한미군이 더 이상 대북 억지용 ‘붙박이 고정군’이 아니라는 점을 공개 선언했다는 분석이다. 군 관계자는 “중국의 대만침공이나 남중국해 충돌 시 주한미군이 어떤 식으로든 투입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한미 안보 분야 협상에서도 국방비 증액과 함께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방어는 한국군에 대부분 넘기고, 주한미군을 역내 안정을 위한 ‘기동군’으로 전환해 전략적 유연성을 최대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리스컬 장관은 한반도 최대 위협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드론’ 전력을 꼽기도 했다. 그는 “중국은 1300만 대, 러시아는 400만 대의 드론을 생산하는데 이는 인류가 직면한 새로운 차원의 위협”이라며 “우리의 중점 과제는 한국과 실시간 정보 공유, 공동 대응, 다층 방어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반도에 첨단장비를 더 배치할 것이라고도 했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세계 최강의 ‘킬러드론’인 리퍼(MQ-9) 무인공격기 부대를 주한 미 공군의 군산기지에 창설한 데 이어 순항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할 수 있는 차세대 방공시스템을 오산 공군기지에 배치했다. 북한의 드론 위협도 고도화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인공지능(AI)이 적용된 자폭형 드론의 성능시험을 참관하면서 무인기 분야를 전력 현대화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 당국자는 “북한은 러시아 파병을 통해 드론의 전략 전술적 효용성과 기술적 노하우를 대거 습득했다”며 “유사시 탐지 요격이 힘든 수백, 수천 대의 소형 드론을 대남 파상공세에 활용하는 작전계획을 세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드리스컬 장관은 미 국방부가 내부 조직망에 4성 대장인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을 3성 중장으로 표시한 데 대해 “미 육군은 최근 본부 인원이 과도하게 늘어났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는 오류라고 밝혔지만 워싱턴포스트(WP) 등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주한미군사령관의 위상을 격하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헤그세스 장관은 현역 4성 장군 수를 최소 20% 줄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쌍방이 훈련을 중지하면 모르지만 우리가 일방적으로 중지할 순 없다”며 “군인은 기본적으로 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주파’를 중심으로 9·19 남북 군사합의 선제적 복원을 위해 우리 군이 먼저 남북 접경지역에서의 사격 훈련을 중지하거나 한미 연합 훈련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안 장관은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방향으로 군사합의 복원 추진이 필요하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에 따라 재개된 사격훈련과 실기동훈련을 중단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주한미군 축소 및 철수 우려가 이어지는 것에 대해선 “철수나 축소의 ‘ㅊ’자도 나오지 않는다. 한미 간에 논의한 바 없다”며 “기우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또 올해 8월 기준 우리 군 상비 병력 규모가 45만 명을 기록하는 등 50만 명 선이 붕괴된 것에 대해 “전투병 위주 현역 군인은 35만 명을 유지하고 경계 인력 등 비전투 분야는 전부 아웃소싱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병역 자원의 가파른 감소에 따라 현역 군인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 민간 아웃소싱 등을 통해 50만 대군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 군 상비 병력은 2002년 69만 명에 달했지만 2023년 말 50만 명으로, 올해 8월엔 45만 명으로 줄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와 관련해선 “한미 간 합의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체계적, 안정적, 능동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전작권 전환 진척 상황에 대해선 “(한미 간에)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FOC 검증은 한국군 사령관이 지휘하는 미래연합사령부의 전작권 행사 능력을 검증하는 3단계 절차 중 2단계다. 전작권 전환 절차는 기본운용능력(IOC), 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 등 3단계로 이뤄진다. 안 장관은 “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을 위해 우리 군도 능력을 키워야 한다. 자주국방을 위해 국방 예산을 (향후에도 매년) 8% 이상 늘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급성기 치료부터 재활, 요양까지 한곳에서 모두 진행할 수 있는 통합형 의료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국가유공자 예우 강화를 위해 추진한 과제 중 가장 큰 성과였습니다.”윤종진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공단) 이사장은 최근 강원 원주 공단에서 진행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년간의 성과를 이같이 설명했다. 윤 이사장은 2023년까지 초대 국가보훈부 차관을 지냈고, 지난해 9월 30일 공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30일이 취임 1주년이다.공단은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1375병상)을 비롯해 부산, 광주, 대전, 대구, 인천 등 전국 6개 보훈병원(3566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6·25전쟁 참전유공자 등 국가유공자들과 이들 가족이 주 이용 대상이다. 윤 이사장은 “기존엔 급성기 치료, 재활, 요양이 각각 분리돼 있어 환자들이 여러 병원을 옮겨 다녀야 했다”며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중앙(서울), 광주, 부산, 대전에 이어 지난해 대구보훈병원에 재활센터가 개원했고, 서울·광주에 이어 지난해 부산보훈병원에 요양병원이 문을 열었다”고 전했다. 한곳에서 연속성 있는 치료와 돌봄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공단은 ‘보훈의료·복지 사각지대 해소’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윤 이사장은 “대통령께서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예우는 더 높게, 지원은 더 두텁게’라는 국정 방향을 강조하지 않았나”라며 “보훈부와 함께 보훈병원이 없는 제주와 강원 지역에 종합병원급 병원 2곳을 선정해 보훈병원과 유사한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준보훈병원으로 만드는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어 “의원급 위탁병원도 현재 약 920개에서 현 정부 임기 내에 2000개까지 늘려 유공자들이 거주지 인근에서 편리하게 진료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공단은 국내 최대 요양원 운영 기관이기도 하다. 경기 수원 등 보훈요양원 8곳(정원 1628명)과 양로시설 등을 갖춘 보훈원 1곳(수원)도 운영하고 있다. 생존 애국지사(독립유공자) 5명 중 오성규 지사(102)가 보훈원에서, 이석규 지사(101)가 전주보훈요양원에서 노후를 보내고 있다. 윤 이사장은 “두 지사님께 전담팀을 구성해 24시간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보훈요양원은 ‘최고의 예우’와 ‘안전’에 중점을 두고 국내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노력으로 2021년 당시 장기요양기관 정기 평가 대상이었던 6개 요양원 중 4곳이 최우수 등급, 1곳이 우수 등급을 받는 등 꾸준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숙원 과제도 있다. 코로나19 사태와 전공의 파업이 이어지면서 2020~2024년 공단은 1793억 원가량 적자를 냈다. 윤 이사장은 “남은 임기 동안 흑자 전환해 지속 가능한 공단 운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일반인들도 보훈병원 이용이 가능한 만큼 일반인들이 더 많이 오면 진료 수익이 늘어나고 보훈 정신과 가치도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다음은 일문일답―국가유공자들을 위해 위탁병원을 늘리되 보훈병원과 위탁병원 간 진료 협력 체계를 촘촘하게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보인다. “전국 6개 보훈병원과 920개 위탁병원 간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국가유공자들에게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중증 질환자나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분들의 경우 보훈병원 진료협력센터를 통해 위탁병원에서 보훈병원으로 신속하게 전원해 상급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단계별 의료서비스 체계를 구축했다. 공단의 보훈병원 내부 평가 지표에 위탁병원 협력 실적을 반영하는 것도 진료 협력에 적극 임하도록 독려하기 위한 것이다. 환자 진료 이력과 상태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국가유공자 개개인의 건강 상태와 질환 특성에 맞춘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훈병원 통합 관리 시스템도 완성을 앞두고 있다.”―보훈병원은 공공의료기관인 만큼 의사 급여가 민간병원에 비해 낮은 것으로 안다. 보훈병원 전문 인력 확충에 난관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공공의료기관의 한계로 민간병원 대비 의사들의 처우 수준을 높이기 어려운 것은 현실이다. 그럼에도 의사직 보수 격차 해소를 위해 올해 60억 원을 추가 인건비로 투입했다. 성과 중심 인사 시스템을 도입했고, 복리후생 개선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보훈병원만의 차별화된 근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의료진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육 지원과 연구 활동 기회도 확대하는 중이다. 보훈병원 전문의 정원은 490명으로 현재 정원의 90%인 450명이 근무 중이어서 기본적으로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여타 민간병원과 마찬가지로 호흡기 내과 전문의 확보는 시급하다.”―의정 갈등으로 보훈병원을 떠났던 전공의는 다 복귀하거나 충원됐나? “전공의 파업 전 전국 보훈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는 139명이었다. 이 중 당시 100명 이상이 병원을 떠났다. 현재는 109명이 근무 중으로 파업 전 대비 78% 수준에서 복귀했다.”―보훈병원은 공공의료기관으로 국가유공자는 물론 일반 국민도 이용할 수 있음에도 이 사실을 모르는 국민이 여전히 많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 최우선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보훈병원의 본래 목적이며 사명이다. 다만 일반인도 얼마든지 이용 가능하다. 국가유공자들은 보훈 급여로 진료비가 지원돼 본인부담금이 거의 없거나 매우 적다. 일반 환자는 일반 병원과 본인부담금이 동일하다. 의료서비스 수준도 같다. 현재 전국 6개 보훈병원 환자 중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은 평균 90%, 일반 환자는 10% 정도다.”―보훈병원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일반인 이용 확대가 필요해 보인다.“6·25전쟁이나 베트남전 참전유공자는 세월이 지나면서 크게 줄었다. 생존 국가유공자들이 줄어들면서 일반인들을 진료할 여지가 많이 생긴 것이 사실이다. 보훈병원을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잘 알려지진 않은 만큼 보훈병원 의사들이 지역 주요 시설에 가서 일반 주민 대상 건강강좌를 진행하며 보훈병원 이용을 유도하거나 지역 행사에 홍보 부스를 설치하는 식으로 널리 알리고 있다.”―보훈병원은 주 이용 대상이 매우 연로한 국가유공자인 만큼 보훈병원 모델이 초고령화 사회 대응에도 시사점이 있을 것 같다.“공단이 구축한 급성기 진료-재활-요양을 보훈병원 한 곳에서 진행할 수 있는 통합형 의료시스템은 초고령화 사회에서 주목할 만한 선진적 시스템이다. 특히 고령 환자 특화 의료 서비스 모델이 중요하다. 참전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전쟁 상이에 따른 만성 합병증, 고령화에 따른 복합적 질환 등을 종합 관리하면서 누적된 보훈병원의 경험은 일반 고령 인구의 복잡한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직접 적용될 수 있다. 국가유공자들의 품위 있는 생애 말기를 위해 개발한 공단의 전문 호스피스 서비스는 고령화 사회에 가장 필요한 의료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보훈병원이 공공의료기관으로 지역 거점 역할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지방소멸 위기에서 보훈병원은 지역 주민들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지역 의료 안전망 역할도 하고 있다. 생존 국가유공자가 줄어드는 만큼 보훈병원이 향후 지역 공공기관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10월 1일은 국군의날이다. 현역 군인들에게 제공되는 혜택은 없나.“2014년 현역 군 장병 의료지원 협약을 체결한 이래 현역 군인은 보훈병원 이용 시 본인부담금의 30%를 감면받을 수 있다. 이 역시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 10년 이상 현역 복무한 장기 복무 제대 군인은 본인부담금의 50%가 감면된다. 이는 오랜 기간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에 대한 합당한 예우다.”―국가유공자 예우 문화 확산도 중요하다. “지역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아이들이 보훈요양원을 방문해 국가유공자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그림을 그리는 등의 시간을 통해 아이들이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한 존경심을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단 내 보훈교육연구원은 아이들을 비롯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보훈 의식을 확산하기 위한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지역 예술 문화 단체와의 협력 프로그램도 활발히 운영 중이다. 국악, 클래식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보훈 시설을 찾아 재능 기부를 하는 방식이다. 전국 6개 보훈병원과 8개 보훈요양원이 각 지역 보훈 문화 확산을 위한 거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6·25전쟁 참전유공자 중 생존자는 8월 기준 2만9425명이다. 2019년 12월 약 9만 명이었던 이들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보훈병원 내원 참전유공자는 24시간 전문 간호 서비스가 제공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공단은 이 서비스가 적용되는 병상을 확충해 현재는 2020년 대비 50% 가까이 늘렸다. 더 많은 참전유공자가 보호자가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상황이 돼도 편안한 입원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오랜 투병 생활로 지친 유공자와 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호스피스 완화 의료 전문 병동도 운영하고 있다. 미술, 원예 등 전문 강사 수업은 물론 위로 편지 발송 등을 통한 정신 돌봄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영예로운 삶의 마지막을 위해 품격 높은 장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다.”―30일로 이사장 취임 1주년이 되는데…. “보훈 의료복지 서비스의 품격 제고에 역점을 두겠다. 고령화된 국가유공자들 특성에 맞춘 맞춤형 의료 및 요양 시스템을 더 고도화할 것이다. PTSD 등 정신적 상처까지 포괄하는 통합적 의료서비스를 완성해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한 예우를 다하려 한다. 준보훈병원 제도 정착과 위탁병원 확대를 통한 의료 네트워크 완성으로 국가유공자들이 전국 어디에서도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겠다. 국가유공자들이 진정한 존경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전국 보훈병원과 보훈요양원을 거점으로 지역 사회와 유공자들의 소통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 보훈 의료시스템을 세계 최고 시스템으로 평가받는 미국 보훈 의료시스템 못지않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관련해 연구 용역도 진행하고 있다. 이런 과제들을 잘 수행하며 시대 변화에 맞는 혁신을 추진하되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라는 원칙만은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원주=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12·3 비상계엄 사태로부터 10개월 가까이 지났지만 군은 그 여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군인들이 가장 민감해하는 진급 심사 발표가 7월 소령 진급자, 8월 말 중령 진급자 등으로 이어지면서 수면 아래 계엄 후유증이 폭발한 모양새다. 26일 대령 진급자가 발표되면 군이 또다시 크게 술렁일 것은 자명하다. 인사철이면 군은 늘 몸살을 앓았다. 진급 경쟁자에 대한 투서가 난무했고, 인사 담당자들은 진위를 가리느라 머리를 싸맸다. 투서 중엔 진급 유력 대상자가 과거 부하를 성추행했다는 식의 범죄 사실을 폭로하는 내용도 있었고,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경우도 있었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투서가 숨은 비위를 드러내 부적격자를 걸러내는 계기가 된 경우도 분명 있었던 것이다. 반면 ‘카더라식’ 투서가 상당수였던 역시 사실이다. 과거 군 인사를 담당했던 A 씨는 “진급 때 들어오는 투서를 다 보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엔 그렇지 않아도 극도로 민감한 진급에 40여 년 만의 계엄이라는 초대형 사안이 더해지면서 ‘내부 저격’이 군을 뒤흔들고 있다. 특정 장교가 계엄에 적극 가담했다는 식의 제보가 군 인사 담당자는 물론이고 국회의원실이나 민간 단체, 언론 등에 빗발치는 것. 투서 내용이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실명 박제되는 경우도 있다. 일단 의혹이 제기됐다는 이유로 특정 업무에서 배제되기도 한다. 장교 B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근무 연이 있다는 이유로 내란 연루자라는 소문이 났다”며 “계엄과 무관하다고 해명했지만 의혹이 다 퍼져버렸다”고 했다. 군 내부에선 진위와 무관하게 일단 내란 관련 의혹 당사자가 되면 진급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불안이 팽배하다. 상명하복과 내란 가담은 계엄 같은 특수 상황에선 한 끗 차이인 만큼 당시 상황이 급박해 지휘관 명령에 우선 ‘하복’한 것을 이유로 내란 가담자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공포도 크다. 실제로 지난달 중령 진급자 발표가 나자 진급자 명단에 오른 일부 소령들이 계엄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들을 진급시킨 건 국방부에 내란 단죄 의지가 없다는 증거라는 식의 비판이 나왔다. 일각에선 내란 세력이 모두 단죄될 때까지 군 인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과거 군 인사를 담당한 C 씨는 “계엄 관련 정보는 극도의 보안 탓에 합참의장도 배제되는 등 극소수 최고위 지휘관들만 공유했는데 무슨 수로 소령들이 계엄에 적극 가담하겠느냐”며 “영관급에서도 소령과 중령은 상명하복할 수밖에 없는 직위가 대부분인 걸 잘 알면서도 일부 장교들이 이들을 내란 가담자로 저격하는 걸 보면서 진급 지상주의의 폐해를 느꼈다”고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인사법 시행령상 형사 사건으로 기소되거나 중징계가 확정되지 않은 이상 의혹만으로 진급 심사 대상에서 누락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군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진급 심사 기간까지 수사 대상이 되지 않은 경우 평가 점수가 높으면 우선 진급시켜 놓고 영관급 기준 통상 1년 안팎인 진급 예정자 기간에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진급을 취소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비상 계엄의 진상은 시간이 걸려도 반드시 확인해 잘잘못을 가려야 한다. 빗발치는 투서 속에 아직 드러나지 않은 단서가 있을 수도 있다. 문제는 계엄 당시 군내 중요 직책에 있었으니 필시 가담했을 것이라는 등의 막연한 추정을 근거로 애먼 사람을 몰아가는 것이다. 무분별한 의혹 제기로 나라를 위해 수십 년간 희생한 이들이 진급에서 탈락한다면 이는 법적 문제로 비화되고, 군은 더 곪을 수밖에 없다. 장교 D는 “군인이 자신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방법이 진급 외에 뭐가 있겠느냐”며 “진급에서 계속 탈락한 군인을 두고 그 복잡한 사연을 들여다보고 ‘그래도 훌륭한 군인’이라고 평가할 이들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했다. 이어 “내가 내란 가담자로 지목돼 진급에서 떨어지면 법적 대응을 해서 반드시 명예를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엄 이후 처음 단행된 이번 진급을 둘러싼 논란은 계엄 후유증이 군 조직을 얼마나 병들게 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신상필벌의 원칙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 동시에 억울한 이가 없도록 신중한 검증이 병행돼야 하는 것 역시 명예를 먹고 사는 군인들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진급을 둘러싼 불신과 저격이 확산되면 군의 전투력과 사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흔들리지 않는 원칙과 공정한 인사만이 군이 계엄의 그림자를 넘어설 출발점인 것은 분명하다. 손효주 정치부 기자 hjson@donga.com}

육군 병사가 훈련을 마친 뒤 의식을 잃고 쓰러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군에서 총기 사망 사건 등 각종 사고가 잇따르자 국방부가 ‘전군 특별 부대정밀진단’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지 사흘 만에 또다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19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경기 양주에 있는 한 부대 소속 A 일병(23)이 18일 오후 3시경 동료들과 부대 내에서 걸어가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 A 일병은 인근 민간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오후 4시 40분 사망 판정을 받았다. A 일병은 이날 오전 전투준비태세 훈련을 했고, 훈련을 마친 뒤 점심식사를 했다. 이후 훈련 관련 물자를 정리한 뒤 부대로 복귀하다가 갑자기 의식을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 A 일병은 평소 별다른 지병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은 “군과 민간 수사기관에서 정확한 사망 원인과 경위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13일 인천 옹진군 대청도의 한 부대에서 B 병장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사망하는 등 군내 사망 사고가 이어지자 16일부터 30일까지 전군 특별 부대정밀진단을 시행한다고 15일 밝혔다. 그러나 발표 사흘 만에 A 일병이 사망한 데 이어 이날 전북 진안군의 한 아파트에서도 C 병장이 투신해 사망하는 등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동북아나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에 대한 책임을 어느 한 국가가 홀로 짊어진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1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한미동맹재단·주한미군전우회 주최 ‘한미동맹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2022년 8월 중국이 군함과 항공기를 동원해 대만 포위 훈련을 했던 것을 거론하며 “분쟁이 경고 없이 급격하게 고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또 최근 북한, 중국, 러시아가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등을 계기로 밀착하고 있는 것을 언급하며 “적들은 자신들만의 연합을 구축하고 군사적, 경제적 유대를 심화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이 동맹을 확대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동맹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 우려로 이어지고 있는 ‘한미동맹 현대화’ 논란에 대해선 “우리가 어떻게 다양한 위협에 대응해 동맹을 현대화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은 적응력(adaptability)”이라며 “위협은 빠르게 진화하기 때문에 우리는 유연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 견제 및 방어를 위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확대하는 데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해상 탐색 임무에 나섰던 해병대 병장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 군 수사 당국 및 경찰은 해당 병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가운데 오발 사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14일 해병대에 따르면 13일 오전 인천 옹진군 대청도의 한 부대에서 A 병장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 부대 간부가 이마에 총상을 입은 채 군용 트럭 운전석에 쓰러져 있는 A 병장을 발견해 신고했고, 즉시 응급치료 등을 실시했지만 13일 오전 9시 1분 최종 사망 판정을 받았다. A 병장에 대한 부검이 진행된 가운데 A 병장은 개인 소총에서 발사된 실탄에 맞아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A 병장이 총기 오발 사고로 사망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지만 개인적인 문제로 신변을 비관한 나머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원인이 잠정적으로 밝혀지면서 해병대는 유가족 동의하에 15일 영결식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오발 사고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만큼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는 영결식 후에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A 병장 외에도 최근 군에선 극단적 선택으로 결론 났거나 극단적 선택이 의심되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해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엔 경북 영천 육군3사관학교 훈육관이던 B 대위가,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엔 육군 C 하사가 각각 총기를 사용해 목숨을 끊었다. 공개되지 않은 비슷한 사건도 다수 있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 전언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5일 군 기강 확립 주요 지휘관 회의를 주관하고 “분야별 맞춤형 자살 예방 대책 등 제도적 방안을 적극 시행해 사고 예방에 전력을 다할 것”을 강조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새뮤얼 퍼파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사진)이 인천상륙작전 75주년을 하루 앞둔 14일 한국을 찾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인태사령부 최고 지휘관이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한 건 처음이다. 군 당국 등에 따르면 퍼파로 사령관은 14일 오후 인천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인천상륙작전 75주년 기념 ‘화합과 평화를 위한 밤’ 행사에 참석했다. 행사는 유정복 인천시장이 참전국 대표단을 환영하고 참전용사들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마련했다. 퍼파로 사령관은 축사를 통해 “75년 전 우리 참전용사들은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자유를 얻었다”며 “오늘날 인천은 자유가 활기찬 민주주의를 가능하게 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에 앞서 퍼파로 사령관은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만났다. 국방부는 “양측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북-러 간 불법적 군사협력 등이 한반도는 물론이고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 평화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고, 이를 억제·대응하기 위해 굳건한 연합방위태세 유지가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韓-美-日 ‘프리덤 에지’ 훈련… 美 ‘北억제→中억제’ 초점 이동 미군이 한미일 3국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Freedom Edge)’가 조만간 실시된다고 발표하면서 “‘제1도련선(島鏈線·First Island Chain)’ 내 억지력 강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태평양 진출 방어 최전선인 제1도련선을 언급하면서 한미일 군사훈련이 중국 견제 목적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동맹 현대화’를 요구하고 있는 미국이 한미일 안보 협력의 초점을 북한에서 중국 견제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가 한미일이 실시하는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Freedom Edge)’ 실시 계획을 발표하며 훈련 목적을 “제1도련선(島鏈線·First Island Chain) 내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억지력을 한층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제1도련선’은 미국이 냉전기에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차단하기 위해 설정한 해상 방어망으로 중국은 이 선 돌파를 해상 전략의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군이 제1도련선을 공식 자료에 거론한 것은 한미일 군사 협력의 목표가 북한 억제가 아닌 중국 견제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도태평양사령부는 4일(현지 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한미일 3국이 곧 시행될 프리덤 에지 훈련 계획을 승인했다고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프리덤 에지는 해양·공중·사이버 등 다영역에서 특정 기간 동시다발적으로 시행되는 한미일 연합 훈련이다. 프리덤 에지는 한미일 정상이 2023년 발표한 ‘캠프데이비드’ 합의에서 한미일 연합 훈련을 정례화하기로 한 데 따라 지난해 6월, 11월 실시됐다. 이번 훈련은 10개월 만으로 이달 15∼19일 제주 동·남방 공해상 등에서 실시된다. 이재명 정부는 물론이고 올 1월 도널드 트럼프 미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첫 프리덤 에지 훈련이다. 인태사령부가 프리덤 에지와 관련해 ‘제1도련선’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일각에선 한미일 군사 훈련 목적이 중국 억제에 있다는 사실을 공식화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태사령부가 이번 훈련에 대해 “강화된 해상 차단 작전 훈련(maritime interdiction operation training)이 도입된다(introduce)”고 밝힌 것 역시 훈련 목적이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제1도련선 돌파를 막는 데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조만간 발표할 최상위 국방 전략 문서 국가방위전략(NDS)에서 중국 견제가 미 국방 전략상 최대 과제라 명시하고, 북한 등의 다른 위협은 동맹국의 자체 국방력을 강화해 대응한다는 원칙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11월 훈련 당시엔 ‘북한’을 언급하며 훈련 목적이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대응에 있음을 시사했던 인태사령부는 이번엔 아예 북한을 거론하지 않은 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를 공동으로 달성하고 유지하겠다는 양국의 공동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남성욱 숙명여대 석좌교수는 “미국이 북한의 위협은 한국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것을 강조하는 동시에 주한미군은 대중 억제라는 목표를 위해 그 역할과 규모를 재조정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미군 안보 전략이 큰 틀에서 바뀌었음을 보여준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북한에 대한 언급은 생략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도 5일 훈련 실시 계획을 발표했지만 중국을 떠올릴 만한 표현을 쓰지 않았다. 합참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시행하는 연례 훈련”이라고 해 미국과 온도 차를 드러냈다. 한편 통상 3일간 실시되던 프리덤 에지 훈련 기간이 이번엔 5일로 늘어난 것을 두고도 중국 견제를 위해 훈련을 강화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군 관계자는 “지난해 두 차례 했던 훈련을 올해 한 차례에 몰아서 진행하다 보니 기간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제1도련선(島鏈線·First Island Chain)미국이 냉전기에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차단하기 위해 설정한 해상 방어망. 일본 규슈 남단부터 오키나와, 대만, 필리핀 북부를 연결하는 방어선으로 중국은 미국과 전쟁 발발 시 제1도련선 돌파를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중국은 3일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유인 항공기와 협동 작전을 수행하는 공격용 스텔스 무인기 ‘페이훙(FH)-97’을 비롯해 미래 전장을 장악할 최첨단 무기를 대거 공개했다. 무인 전투 체계 등 ‘스타 워즈’를 방불케 하는 미래형 무기를 내세워 미래 전장에서는 미국의 군사력을 추월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북-중-러 군사 밀착을 중국이 이끌겠다는 뜻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됐다.가장 이목을 끈 건 미래 전장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 페이훙-97이었다. 유무인 복합 전투용으로 쓰일 공격용 스텔스 무인기를 국가 차원의 공개 행사에 내세우며 실전 배치를 선언한 경우는 페이훙-97이 세계 최초다. 미국과 호주도 이를 개발 중이지만 실전 배치 단계까지는 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페이훙-97은 유인 전투기와 함께 작전하는 ‘로열 윙맨(Royal wingman) 드론’으로 공중전에서 가장 위험한 임무인 유인, 교란 등을 수행하고 상대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은 채 공대공 미사일을 이용해 은밀한 기습 공격도 수행할 수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무기임이 드러난 상황에서 스텔스 성능까지 추가된 만큼 더욱 과감한 작전이 가능해 공중전의 양상을 180도 바꿔놓은 무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또 다른 공격용 스텔스 무인기로 단독 작전에 더욱 특화된 것으로 알려진 GJ-11도 이날 공개했다.‘LY-1’으로 불리는 레이저 무기도 등장했다. 함정 탑재형 대공 방어 시스템으로 개발된 것으로, 빠르게 접근하는 무인기나 미사일을 고출력 레이저를 이용해 무력화할 목적으로 사용된다. 발사에 전력 비용만 드는 등 발사 비용이 수천 원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고 전력만 공급되면 무제한 발사가 가능한 만큼 ‘드론 킬러’ 역할에 최적화된 무기다. 함정은 물론이고 차량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머리에 센서를 다수 탑재한 로봇개(군사용 사족보행 로봇) 군단도 등장했다. 이 로봇개는 열화상 카메라, 레이저 레이더 등을 장착하고 주변 지형을 360도로 정밀하게 스캔하는 방식으로, 사람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정보를 실시간 수집하는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추정된다. 사람이 진입하기 어려운 지역에 먼저 투입돼 정찰 임무를 하는 한편 목표물을 AI 기술 등을 활용해 정밀 식별하고 등에 소총 등 무기도 장착해 표적 타격 임무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진행된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극초음속미사일 등 미 본토와 역내 미군 전력을 정조준한 ‘핵 3축 체계’를 비롯한 신형 전략무기들이 처음 공개됐다. 땅과 바다, 하늘뿐 아니라 우주를 무대로 한 최신예 전력들이 총출동하면서 역대급 무기 전시장을 방불케한 것. 군 관계자는 “미국은 물론이고 한국, 일본을 포함한 주변국에 중국의 가공할 핵 타격력 등 막강한 힘을 과시하는 동시에 미 주도의 안보질서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 美 본토 겨냥 신형 ICBM, 더 예리해진 ‘괌 킬러’미 본토를 때릴 수 있는 ‘둥펑(DF)-61’ 신형 ICBM은 이번 열병식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2019년 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한 DF-41을 개량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대 사거리는 1만2000∼1만5000km로 ‘다탄두 각개목표 재진입체(MIRV)’를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전역의 주요 도시 여러 곳을 동시에 핵 타격할 수 있다는 의미다.지구 어디든 도달할 수 있는 DF-5C ICBM도 모습을 드러냈다. 기존 DF-5B를 개량한 액체연료 ICBM으로 중국 매체들은 “중국 전략 반격 시스템의 중요한 부분으로 타격 범위가 전 세계에 이른다”고 전했다. 쥐랑(JL) 계열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여러 기 등장했다. 다탄두 ICBM인 쥐랑급 SLBM은 최대 사거리가 8000km로 전략핵잠수함(SSBN)에서 발사된다. 중국 근해에서 쏘면 알래스카, 인도양·태평양으로 빠져나가서 쏘면 미 본토 전역까지 도달할 수 있다. 미국에 버금가는 ‘제2격(핵보복)’ 능력을 갖췄음을 과시한 것.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잠수함 발사형 대륙간탄도미사일 JL-3는 북미 대륙까지 도달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괌 킬러’로 불리는 DF-26D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존 DF-26보다 정밀타격 능력이 개선됐고, 최대 사거리가 5000km로 중국 본토에서 미 전략자산의 핵심 거점인 괌을 직접 때릴 수 있다. 주일미군과 필리핀 미군 기지는 물론이고 대만해협의 미 항공모함도 사정권에 포함된다. 미 외교안보 전문매체 내셔널인터레스트는 “DF-26D 때문에 대만 유사시 미 항공모함이 대만해협 1000km 밖에서 머물러야 할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미사일 요격망을 돌파할 수 있는 극초음속미사일도 다수 공개됐다. DF-17은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미일의 SM-3 요격 미사일로도 요격이 힘든 것으로 평가된다. 또 ‘잉지(YJ)-17·21’ 등 신형 극초음속 대함미사일도 여러 종류가 선보였다. YJ-17은 최대 속도가 마하 8(음속의 8배)이고 사거리가 1200km다. 함정이나 항공기에서 발사돼 먼 거리의 해상 표적을 타격할 수 있고 최종 비행 단계에서 회피 기동으로 요격이 힘들어 대만 분쟁 발생 시 미 항모의 새로운 위협으로 평가되고 있다. ● 초대형 무인잠수정도 공개 이날 열병식에선 러시아의 ‘포세이돈’ 핵어뢰와 유사한 초대형 무인잠수정(XLUUV·수중드론)도 실체를 드러냈다. 단순 정찰임무를 넘어 유사시 핵을 싣고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피해 남중국해와 서태평양, 한반도 주변까지 중국의 핵역량을 투사할 수 있는 전력으로 평가된다. 적 잠수함의 추적과 공격, 기뢰 제거·부설 임무를 수행하면서 유사시 미 해군의 접근을 차단하는 ‘게임 체인저’급 무기라는 평가도 있다.방어용 무기인 차세대 지대공 미사일 ‘훙치(HQ)-29’도 처음 공개됐다. 중장거리 요격 능력을 갖춘 첨단 대공방어 무기로 중국 본토 방어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지구 대기권 밖의 미사일과 저궤도 위성도 파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자는 “이번 열병식은 과거와 달리 무인기와 극초음속 미사일 등이 대거 등장한 것이 특징”이라고 분석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중국은 3일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유인 항공기와 협동 작전을 수행하는 공격용 스텔스 무인기 ‘페이훙(FH)-97’을 비롯해 미래 전장을 장악할 최첨단 무기를 대거 공개했다. 무인 전투 체계 등 ‘스타 워즈’를 방불케 하는 미래형 무기를 내세워 미래 전장에서는 미국의 군사력을 추월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북-중-러 군사 밀착을 중국이 이끌겠다는 뜻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됐다.가장 이목을 끈 건 미래 전장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 페이훙-97이었다. 유무인 복합 전투용으로 쓰일 공격용 스텔스 무인기를 국가 차원의 공개 행사에 내세우며 실전 배치를 선언한 경우는 페이훙-97이 세계 최초다. 미국과 호주도 이를 개발 중이지만 실전 배치 단계까지는 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페이훙-97은 유인 전투기와 함께 작전하는 ‘로열 윙맨(Royal wingman) 드론’으로 공중전에서 가장 위험한 임무인 유인, 교란 등을 수행하고 상대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은 채 공대공 미사일을 이용해 은밀한 기습 공격도 수행할 수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무기임이 드러난 상황에서 스텔스 성능까지 추가된 만큼 더욱 과감한 작전이 가능해 공중전의 양상을 180도 바꿔놓은 무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격도 대당 수십억 원대로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유사시 대량 투입돼 전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란 분석도 있다. 중국은 또 다른 공격용 스텔스 무인기로 단독 작전에 더욱 특화된 것으로 알려진 GJ-11도 이날 공개했다.‘LY-1’으로 불리는 레이저 무기도 등장했다. 함정 탑재형 대공 방어 시스템으로 개발된 것으로, 빠르게 접근하는 무인기나 미사일을 고출력 레이저를 이용해 무력화할 목적으로 사용된다. 발사에 전력 비용만 드는 등 발사 비용이 수천 원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고 전력만 공급되면 무제한 발사가 가능한 만큼 ‘드론 킬러’ 역할에 최적화된 무기다. 함정은 물론이고 차량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머리에 센서를 다수 탑재한 로봇개(군사용 사족보행 로봇) 군단도 등장했다. 이 로봇개는 열화상 카메라, 레이저 레이더 등을 장착하고 주변 지형을 360도로 정밀하게 스캔하는 방식으로, 사람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정보를 실시간 수집하는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추정된다. 사람이 진입하기 어려운 지역에 먼저 투입돼 정찰 임무를 하는 한편 목표물을 AI 기술 등을 활용해 정밀 식별하고 등에 소총 등 무기도 장착해 표적 타격 임무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는 올해 ‘한미동맹대상’ 수상자로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91)를 선정했다. ‘한미동맹대상’은 한미동맹 강화에 기여한 개인이나 기관을 선정하는 상이다.올해 수상자인 김 목사는 한미 양국 간 신뢰 구축과 교류 협력 증진을 위해 헌신했으며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고 재단은 밝혔다. 재단에 따르면 김 목사는 6·25전쟁 참전용사와 주한미군 복무 장병 및 그 가족들을 기리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2022년 미국 워싱턴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에 건립된 6·25전쟁 참전용사 기념비 ‘추모의 벽(Wall of Remembrance)’ 사업에도 적극 참여했다. ‘추모의 벽’은 6·25전쟁 미군 전사자 3만6634명과 한국인 카투사 전사자 7174명 등 4만3808명의 이름을 새겨넣은 화강암 벽이다. 참전용사와 주한미군 장병 유가족을 여러 차례 한국으로 초청해 “당신들의 희생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는 메시지를 직접 전하기도 했다. 김 목사는 극동방송 어린이합창단을 이끌고 미국 전역을 순회하며 ‘나라사랑 음악회’를 개최해 참전용사와 주한미군 장병들의 헌신을 기리고 양국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이어왔다. 재단 측은 “2016년 뉴욕 카네기홀에서 진행된 공연과 지난해 워싱턴 케네디 센터에서 어린이 7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대규모 합창 공연은 한국 문화와 정서를 세계에 알리고, 양국이 공유하는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2023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헌신하는 미군 장병들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하와이 인도·태평양사령부 장병 및 가족들을 대상으로 어린이 합창단 공연을 열기도 했다. 민간외교 장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 1973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빌리 그래햄 목사의 전도 집회에서 통역을 맡으며 국제 무대에 처음 나선 것을 계기로 지미 카터, 조지 H.W. 부시, 도널드 트럼프 등 미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지도자들과 교류하며 신뢰를 쌓았다. 올해 1월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되기도 했다. 시상식은 1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리는 ‘2025 한미동맹 콘퍼런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올해 6월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기습 타격한 ‘미드나이트 해머(Midnight Hammer·한밤의 망치)’ 작전의 성공 뒤에는 숨은 주역이 있었다. EA-18G 그라울러와 EC-130H 컴퍼스콜 등 미군 전자전 항공기(전자전기)가 먼저 나서 이란 방공망과 무선지휘통제체계를 재밍(jamming·전파 교란)으로 무력화하며 ‘안전한 길’을 만들어 준 것. 덕분에 B-2 스텔스 폭격기 등 세계 최강 공중 자산은 요격 위험 없이 이란에 접근해 핵시설을 타격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장비를 지배하는 능력은 현대전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이다. 개전 초 전자전기를 이용해 적 방공망과 통신망을 마비시키는 한편 적의 전파 방해를 막는 안티 재밍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건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필수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 군도 전자전기 확보에 뛰어들었다. 방위사업청은 올해 4월 제168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원거리 전자전 수행 능력을 갖춘 전자전기 2대를 확보하기 위한 체계 개발 기본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전자전기 중에서도 우선 1단계에 속하는 ‘스탠드오프 재머(Stand-off Jammer)’부터 확보하겠다는 것. ‘스탠드오프 재머’는 적 방공망이나 레이더 탐지 범위 밖, 즉 원거리에서 강력한 전자파를 쏴 적의 레이더·통신 시스템을 교란하는 항공기나 장비를 말한다. 사업 기간은 내년부터 2034년까지로 사업비는 1조7775억 원이다. 방사청은 2일까지 전자전기 Block-Ⅰ 체계 개발 입찰 제안서를 받는다.● KAI, 한화시스템 손잡고 ‘한국형 전자전기’ 개발 도전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한화시스템과 손을 맞잡고 이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KAI가 항공기 체계 종합 개발을, 한화시스템은 재밍 신호 생성기, 고출력 송신장치 등 전자전 장비 개발을 각각 맡는다. 한화시스템은 KAI가 생산하는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의 ‘눈’인 최첨단 국산 능동형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개발하는 등 전자전 핵심 장비 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형 전자전기의 플랫폼이 될 항공기는 캐나다 봄바르디에사의 초장거리 비즈니스 제트기(중형 민항기) Global 6500. KAI는 이를 전자전기 임무에 최적화해 재설계하고 전자전 장비를 통합해 시험 평가까지 하는 체계 종합을 담당한다. KAI는 현재 양산 중인 KF-21은 물론이고 국산 경공격기 FA-50,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등 다양한 항공기 플랫폼을 개발하며 체계 개발 및 플랫폼 개조·설계, 전자전 장비 등 각종 장비와 기체를 통합하는 능력을 증명해 왔다. 특히 KF-21 개발 과정에서 AESA 레이더는 물론이고 전자전 장비(ESM, ECM), 표적획득 장비(EO TGP), 적외선 탐지 장비(IRST)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하며 전자전기 개발에 준하는 역량을 이미 입증해 보였다.● 고난도 체계 개발 사업, 국내 기술로 ‘K전자전기’ 완성이번 사업 명칭은 ‘전자전 항공기 체계 개발 사업’으로 KAI는 체계 개발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아무리 우수한 전자전 장비를 개발해도 항공기에 제대로 통합하지 못하면 전자전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없어서다. 체계 통합 기술은 현재 전자전기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프랑스, 일본 사례에서도 핵심으로 꼽을 만큼 난도 높은 기술이다. 8년 6개월에 달하는 사업 기간만 봐도 KF-21(10년 6개월)에 준하는 고난도 개발 과정임을 알 수 있다. 그만큼 기술적 리스크 대응이 중요한 사업으로 평가된다. KAI는 KF-21을 비롯한 다양한 항공기 개발 사업을 주관하면서 사업과 기술 리스크 대응 경험을 축적해 왔다. 이를 기반으로 1000회가 넘는 감항인증을 획득했다. 미 국방부의 군용 감항인증 기준인 MIL-STD-516에 부합하는 군용기 인증 역량을 갖춘 국내 유일 기업이기도 하다. KAI가 신형 전자정찰기를 국산으로 개발하는 ‘백두체계 능력 보강 2차 사업’의 체계 종합 개발 주관사로 참여 중인 점도 이번 전자전기 개발 사업에서 KAI를 유력 주자로 손꼽히게 하는 요인이다. KAI는 ‘스탠드오프 재머’를 개발한 뒤 이를 토대로 폭격기 등 타격 전력과 편대를 구성해 함께 움직이는 ‘에스코트 재머(Escort Jammer)’도 개발할 계획이다. EA-18G 그라울러가 대표적인 에스코트 재머다. KAI는 KF-21을 ‘에스코트 재머’ KF-21EX로 개발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KAI 관계자는 “전자전기 기술은 미국, 러시아 등 소수 국가만 보유한 핵심 항공 기술로 해외에서의 기술 이전이 불가능해 국내 기술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며 “KAI는 이번 전자전기 개발에 이어 KAI 자체 플랫폼인 KF-21과 유무인 복합체로 기술을 발전시켜 국내 기술로 한국형 전자전 항공기를 완성하고 차세대 K방산 주력 수출 품목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1일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비롯한 대장(4성 장군) 7명을 전원 교체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군 수뇌부 인사에서 대대적 물갈이를 단행한 것.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돼 12·3 비상계엄 당시 군 수뇌부였던 대장을 모두 바꾸고, 64년 만에 탄생한 문민 국방부 장관 체제의 대대적인 군 개혁 드라이브에 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현역 군 서열 1위이자 한반도 전구작전을 책임지는 합참의장에는 진영승 전략사령관(공군 중장·공사 39기)이 내정됐다. 공군 출신이 합참의장에 기용되는 것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9월 원인철 의장 이후 5년 만이다. 육군참모총장에는 김규하 미사일전략사령관(육군 중장·육사 47기), 해군참모총장에는 강동길 합참 군사지원본부장(해군 중장·해사 46기), 공군참모총장에는 손석락 공군 교육사령관(공군 중장·공사 40기)이 각각 내정됐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에는 김성민 5군단장(육군 중장·육사 48기)이,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에는 주성운 육군 1군단장(육군 중장·육사 48기)이, 육군 제2작전사령관에는 김호복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부사령관(육군 중장·3사 27기)이 각각 발탁됐다. 이번 인사는 2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군 통수권자인 이 대통령이 합참의장 후보자를 제외한 6명을 임명할 예정이다. 합참의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임명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의 전면적 쇄신을 통한 조직 안정화가 이번 인사의 핵심”이라면서 “(중장급 이하) 후속 인사도 최대한 빠른 시기에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합참의장 5년만에 공군 출신 발탁… 非육군 연속 내정은 처음尹정부 대장 7명 전원 교체‘육참총장, 계엄 주도 육사 출신 안돼’… 非육사 점쳐졌지만 육사 낙점육사 3-공사 2-해사 1-3사 출신 1명… “중장급 이하 후속인사 폭도 커질 듯”국방부는 1일 4성 장군(대장) 7명을 전원 교체하는 군 수뇌부 인사를 발표하면서 ‘전면 쇄신’과 ‘조직 안정’을 강조했다. 12·3 비상계엄 당시 군 수뇌부를 모두 바꾸고, 새 인물로 수뇌부 진용을 꾸려서 인적 쇄신에 나서는 동시에 흔들린 군 조직을 안정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인사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 군 관계자는 “비상계엄으로 국민 신뢰가 추락하고, 사기가 떨어진 군을 일신하기 위한 고강도 쇄신과 국방개혁의 ‘신호탄’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 尹 정부 대장 7명 모두 교체·전역 김명수 합참의장 등 기존 대장 보직자 7명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로도 탄핵심판과 조기 대선 등 정치적 일정으로 장성 인사가 늦어지면서 지금까지 자리를 지켜왔다. 비상계엄 당시 군 수뇌부와 새 정부의 ‘불편한 동거’가 이번 인사로 이재명 대통령 취임 3개월 만에 끝난 것이다. 현 정부의 초대 합참의장에 진영승 공군 중장이 발탁된 것은 12·3 비상계엄을 주도한 육군 출신의 배제 기조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김명수 현 합참의장(해사 43기)은 해군 출신이다. 합참의장은 주로 육군 대장이 맡아왔는데 비육군 출신이 연속으로 내정된 것은 처음이다. 군 관계자는 “안규백 장관의 국방개혁 의지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당초 군 안팎에선 육군참모총장에 비(非)육사 출신의 기용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12·3 비상계엄을 주도한 육사 출신을 인사권을 가진 육군 수장에 발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 하지만 후속 인사 등 육군의 조직 안정이 중요하다는 데 무게가 실리면서 육사 출신인 김규하 미사일전략사령관(육사 47기)이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일각에선 문재인 정부 당시 군 인사의 과도한 육사 배제 기조가 윤석열 정부에서 역풍으로 작용한 점도 고려됐다는 분석이 나온다.육군 중 보병 병과가 주로 대장에 진급했던 것과 달리 포병(김규하 육군참모총장 내정자)과 기갑(주성운 지상작전사령관 내정자) 병과 출신이 진급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군 관계자는 “현 정부의 군 인사는 출신과 병과보다는 능력을 중시하겠다는 메시지”라고 했다.이번 인사를 통해 7개의 4성 장군 보직은 모두 중장에서 진급한 장성이 맡게 됐다. 4성 장군 보직 7개가 모두 중장에서 대장으로 진급한 인사로 채워진 것은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3년 10월 군 수뇌부 인사 이후 약 2년 만이다.일각에선 12·3 비상계엄에 연루되지 않은 일부 대장급 인사가 새 정부에서도 중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군 소식통은 “군내 비상계엄의 잔재를 청산하고, 전면적 혁신을 하기 위해서 대대적 인적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결론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기수 파괴 대신 안정… 육사 전면 배제 없어이번 인사로 군 수뇌부의 사관학교 기수는 두 기수가 낮아졌다. 합참의장과 각 군 총장의 임기가 2년이고, 약 2년 만의 수뇌부 교체라는 점에서 ‘기수 파괴’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군 안팎에선 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순환 보직 체계와 개개인의 능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이번 인사로 윤석열 정부에서 4성 장군으로 진급한 7명은 모두 임기를 다해 전역 수순을 밟게 된다. 다만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혐의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기소휴직 상태로 직을 유지하는 상태다. 이에 따라 김규하 신임 육군참모총장 내정자는 진급 이후 당분간 참모총장 직무대리를 맡게 된다. 군 관계자는 “박 총장이 올 10월에 임기가 끝나 전역하게 되면 김 내정자가 총장에 취임할 예정”이라고 했다.이번에 발표된 7명의 대장 인사 중 육사 출신은 3명, 공사 출신 2명, 해사 출신 1명이다. 김호복 2작전사령관 내정자(육군 3사관학교)만 유일하게 비육사 출신이다. 2작전사령관은 비육사 출신이 맡아오던 전례를 따른 것. 기존 군 수뇌부도 육사 출신이 3명으로 육사 비중이 줄어들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대장 7명이 모두 교체됨에 따라 중장급 이하 후속 진급 인사의 폭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정부가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으로 국방비를 증액하기로 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합의한 ‘GDP의 5%’가 기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선제적으로 국방비 지출 증액을 약속한 가운데, 한국의 국방력 강화 수요와 맞물린 국방비의 단계적 증액 계획에 따라 양측의 견해차가 좁혀진 것. 한미는 또 250억 달러(약 34조 원)에 이르는 미국산 무기 구입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기존 재래식 전력 외 한국의 대북(對北) 역량 강화에 필수적인 미국의 ‘첨단’ 무기체계 도입도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비 GDP 3.5% 증액 불가능한 일 아냐”1일 미국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한미는 실무 협의에서 가능한 한 빨리(as soon as possible) 한국의 국방비를 GDP의 3.5% 수준으로 증액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정부는 단계적 국방비 증액 계획과 함께 민군 연구개발(R&D) 등 안보 간접 비용을 합쳐 순차적으로 GDP 5% 기준을 맞추는 여러 계산법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 일단 직접 비용인 국방비를 나토 기준에 맞추는 방안에는 의견이 모아진 것. 앞서 6월 나토 회원국들은 GDP 5% 국방비 증액에 합의하면서 3.5%는 나토의 국방비 항목에, 나머지 1.5%는 도로·항만·사이버 방위 등 안전 보장과 밀접히 관련된 분야에 사용하기로 한 바 있다.나토 수준으로 국방비를 증액하기로 한 것은 미국의 요구와 우리 군의 자체 방위 능력, 장병 처우 개선 등 국방비 인상 수요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국방비를 증액할 것”이라며 “한반도 안보를 지키는 데 더욱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방비 증액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정부 소식통은 “국방 예산을 GDP의 3.5% 수준으로 맞추는 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실제 정부는 지난달 29일 내년 국방 예산을 올해(61조2469억 원)보다 8.2% 늘어난 66조2947억 원으로 편성했다. 이는 2008년(8.7%) 이후 두 번째로 높은 국방비 증가율로 만약 정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GDP 대비 국방 예산은 2.42%로 올해보다 0.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12월 마련된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군은 연평균 7.3% 인상을 통해 2029년 84조7073억 원까지 국방 예산을 늘리는 계획을 세웠다. GDP 성장 예측치 등을 고려할 때 이 수치는 GDP의 3%대 초중반 수준이다. 다만 ‘10년 내’ 기한이 정해진 나토처럼 한국의 목표치 도달 시점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기한 등 세부 내용을 두고 한미 간 실무 협의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산 ‘첨단’ 무기 도입 논의될 듯한미가 협의 중인 25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무기 구매의 경우 그동안 미국이 타국에 판매하지 않았던 ‘첨단’ 무기체계에 대한 후속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상과 해상 무기체계는 이미 상당 부분 국산화가 이뤄졌고 공중 무기체계는 F-35A 스텔스 전투기 등 미국으로부터 도입이 진행 중인 사업이 있는 만큼 미국산 무기 구입을 확대하기 위해선 첨단 정찰감시 자산 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것. 이는 정부가 임기 내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도 연계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정부도 한국이 한반도 방어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선 첨단 무기 구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정상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우리는 첨단 등 꼭 필요한 무기를 구매하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 의견에 일치가 있었다”고 말했다.첨단 전력 외 군 내부에서 거론되는 도입이 가능한 무기체계로는 아파치 공격 헬기(AH-64E)가 거론된다. 또 현재 추진되고 있는 공중 급유기나 조기경보통제기 등 특수임무기 도입 사업도 미국 기종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정부가 대북 유화책의 하나로 우리 군이 제작·송출해 온 대북 심리전 방송인 ‘자유의 소리’ 라디오 방송을 전격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방송이 중단된 건 2010년 5월 천안함 폭침 사건을 계기로 방송을 재개한 이후 15년 만이다. 31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국군심리전단이 제작해 송출하던 라디오 방송인 ‘자유의 소리’ 방송 송출을 1일부터 중단했다. 방송은 통상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4시간가량의 정비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종일 진행됐는데, 31일 오후 10시 방송을 끝으로 1일 오전 2시부터 방송을 재개하지 않았다. ‘자유의 소리’ 방송 중단은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과 확성기 시설물 철거 등에 이은 남북 긴장 완화 조치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 방송은 FM 라디오 방송이나 단파방송 형태로 송출되던 것으로 정보가 차단된 접경 지역 북한 주민들이나 북한군이 한국 등 외부 세계 관련 정보를 얻는 주요 수단이었다. 날씨 등의 생활 정보를 비롯해 대한민국의 체제 우월성을 선전하는 한편 북한 정권의 실상을 알리는 내용, 가요 등 음악, 국제 뉴스 등이 송출돼왔다. 이 방송은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하자 2개월 뒤인 5월 6년 만에 재개된 바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전방 지역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고 시설물을 모두 철거했을 때도 이 방송은 중단하지 않고 이어왔다. 정부 소식통은 “대북 라디오 방송은 북한 주민들 사상을 뿌리부터 흔드는 내용이어서 북한이 가장 민감해하던 것 중 하나였다”며 “접경 지역에서의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번 조치를 단행한 것으로 앞으로도 긴장 완화 조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정부는 6월 민간 단체에 대북 전단 살포 중단을 요청한 데 이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다. 7월 초엔 국가정보원이 대북 라디오·TV 방송을 전면 중단했고, 8월 초엔 대북 확성기 시설물을 철거했다. 이 대통령은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실질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일관되게 취해 나갈 것”이라며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보였지만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망상이고 개꿈”이라고 깎아내렸다. 북한은 우리 정부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조치에 호응해 대남 소음 방송을 중단한 것 외에 이렇다 할 상응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은 현재도 전방 40여 개에 달하는 대남 확성기 중 1개를 철거한 것 외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미국 정부가 ‘번스-톨레프슨법(Byrnes-Tollefson Amendment)’을 우회할 수 있도록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등을 통해 한미 조선 협력의 걸림돌로 지적돼 온 선박 규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한국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논의하기 위한 한미 실무진 간 첫 회의가 다음 달 열릴 예정이다. 한미 조선 협력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7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 해군부는 이달 초 우리 정부와 만나 미 해군력 강화를 위한 군함 건조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이런 입장을 밝혔다. 이에 방위사업청과 미 해군부는 행정명령 등에 담길 구체적인 규제 완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워킹그룹 회의를 다음 달 중순 미 현지에서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번스-톨레프슨법’은 미국 군함이나 군함 선체(hull), 주요 구성품을 해외에서 건조할 수 없다고 규정한 법이다. 미국 내 항구 간 화물 운송에는 미국산 선박만 사용하도록 규정하는 ‘존스법(Jones Act)’도 한미 조선 협력을 막는 대표적인 규제로 꼽혀 왔다. 미국과 중국의 군함 건조 능력 격차로 미국의 해군력이 중국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미 의회는 최근 선박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하지만 미국 내 반대로 이른 시일 내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들 규제를 우회할 수 있는 한시적 행정명령을 마련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는 것. 행정명령에는 한국에서 함수와 함미 등 군함의 각 블록을 생산한 뒤 이를 미국으로 보내 미국 조선소에서 최종 조립하는 방식을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 군함 블록의 한국 생산이 가능해지면 전투함에 비해 보안 관련 기준이 덜 엄격한 군수지원함 등 비전투함이 우선 생산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 해양청이 발주한 국가 안보 다목적선 ‘스테이트 오브 메인(State of Maine)’호 명명식에 참석해 한미 조선 협력 강화 의지를 밝혔다. 韓서 ‘선박블록’ 생산뒤 美서 조립 방식… 군수지원함 등 非전투함부터 만들듯[韓美 마스가 협력]美, ‘군함 해외건조 제한법 우회’ 제안이르면 연내 행정명령 발동할 수도“美일자리 유지하며 한미 상생 속도”“미국은 한국에서 선박을 살 것이다. 동시에 미국에서 미국 인력을 활용해 직접 선박을 만들도록 할 것이다.”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조선업 협력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현행 미국의 ‘번스-톨레프슨법’과 ‘존스법’에 따르면 미국은 해외 조선소에서 건조된 군함이나 상선을 구매할 수 없다. 미 군함이나 군함에 들어가는 주요 구성품은 해외에서 건조할 수 없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선박을 구입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이 같은 선박 규제를 우회할 조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 해군부는 이달 초 한국 정부에 번스-톨레프슨법을 우회할 수 있는 행정명령 발동 등이 가능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선박 규제와 관련해 “예외를 적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법 개정 없이 한국이 미국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우회 조치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방위사업청과 미 해군부는 다음 달 중순 미국 워싱턴에서 조선업 협력을 위한 규제 완화 방안을 논의하는 워킹그룹 회의를 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군함 확보가 시급한 미 행정부가 이르면 올해 안에 번스-톨레프슨법 개정 효과에 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은 급속히 해군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현재 296척인 보유 함정을 2054년까지 381척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매년 퇴역하는 함정 등을 고려하면 향후 30년간 364척을 신규로 건조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낙후된 미국 조선소로 인해 한국, 일본 등과의 협력 없이는 달성이 불가능한 목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미 의회에는 존스법을 폐지하거나 한국과 일본에 대해선 예외를 두는 법안 등 선박 건조 관련 규제를 폐지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황이다. 다만 미 의회 내에서도 이들 법의 폐지나 개정에 대한 반대가 상당하다. 또 국내 기업들의 미국 조선소 인수 역시 시설 확장 등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는 만큼 당장 한국에서 선박을 건조할 수 있도록 한시적 행정명령을 통해 우회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행정명령을 통한 규제 우회 방안으로는 한국에서 빈 선체를 조립한 뒤 미국으로 보내 미국에서 장비와 무장을 장착하고 조립하는 방안과 군함을 함수와 중앙부, 함미 등으로 나눠 한국에서 ‘블록 모듈’ 형태로 제작한 뒤 미국에서 조립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현행 번스-톨레프슨법에 따르면 블록 모듈도 해외 건조를 금지하는 주요 구성품에 해당돼 행정명령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 소식통은 “과거부터 우리 정부는 미국에 한미 조선 협력 중 군함 건조 협력을 4단계로 나눠 1단계 부품 생산, 2단계 블록 모듈 생산, 3단계 빈 선체 건조, 4단계 군함 전체 건조 등으로 진전시킬 것을 제안했다”며 “현재 미국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유지하는 등 한미 조선업이 상생하면서도 미군 군함 건조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건 2단계 방안”이라고 했다. 미 해군의 군함 확보가 시급한 만큼 미 정부가 행정명령을 발동하면 군수지원함 여러 척을 한국에 주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투함 등은 군사 기밀 노출 등을 우려해 미국에서 생산하되 급유함이나 구난함 등 보안 우려가 덜한 군함들이 우선적으로 한국에서 건조될 수 있다는 것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필라델피아=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그들(한국)에게 땅 소유권(ownership)을 우리(미국)에게 넘겨 달라고 요구하고 싶다. 땅을 주는 것(giving)과 임대하는 것(leasing)에는 큰 차이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규모를 감축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대규모 군사기지가 있는 그 땅 소유권을 확보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했다. ‘대규모 기지’는 경기 평택시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해외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험프리스 부지 면적은 1467만7000㎡(약 444만 평)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5배가 넘는다. 주한미군 기지는 우리 정부 국유재산으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근거해 미군이 사용하는 기간 동안 ‘공여’된다. 공여는 사용료 없이 무상 제공하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사용한 ‘임대(lease)’와는 다른 개념이다. 부지 사용권이 아니라 소유권을 미군에 주려면 SOFA부터 개정해야 한다. 독일 일본 등 미군이 주둔 중인 어떤 나라도 기지 부지 소유권을 미국에 넘긴 경우는 없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26일 국회에서 관련 질의를 받고 “주한미군 부지는 SOFA 규정에 따라 잠시 사용하는 것으로 (소유권) 이전 요구를 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현실 세계에서는 불가능하다”며 “전략 전술 차원에서 다른 것을 요구하려고 그런 말을 꺼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국방부가 8일 장병 특별 정신교육을 위해 전국 부대에 하달한 ‘민주주의와 헌법, 그리고 군’이란 제목의 표준 교안을 놓고 군 기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상관에 대한 명령 불복종을 부추길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21일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실이 공개한 교안에는 항명죄 성립 여부와 관련한 판례가 소개돼 있다. 교안은 항명죄가 성립하지 않은 사례로 △상관의 지각 금지 명령을 따르지 않았던 사례 △해안 경계 부대 소초장의 음주 제한 명령을 따르지 않았던 사례 등을 들었다. 이는 작전 수행이나 전투력 유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부대 관리나 일상적인 의무에 관한 명령이어서 정당한 명령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도 적시됐다. 이 교안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헌법 수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장병들에게 군 본연의 역할을 명확히 인식시킨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군 안팎에선 이를 두고 병사들에게 ‘상관의 일상적 지시는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을 심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의 핵심 가치인 상명하복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 유 의원은 “군의 정신교육이 군 기강과 전투력을 갉아먹는 방식으로 추진된다면 그것은 교육이 아니라 안보를 위협하는 자해적 처사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현재 이 교안은 의견 수렴 단계에 있는 만큼 다양한 의견을 참고해 보완한 뒤 교육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