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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일렉트릭이 일본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수주하며 일본 ESS 시장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LS일렉트릭은 최근 일본 미야기현 와타리 지역에 총 사업비 37억 엔(약 360억 원) 규모의 계통연계 ESS 발전소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고 10일 밝혔다. 전력변환장치(PCS) 20MW(메가와트), 배터리 90MWh(메가와트시)급 ESS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LS일렉트릭은 현지 건설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설계·조달·시공(EPC), 통합운영(O&M) 등 실질적인 ESS 구축과 운영을 맡는다. LS일렉트릭은 “한국 기업이 수주를 따낸 일본 계통연계 ESS 사업 중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ESS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저장장치에 담아두었다가 전기가 필요할 때 전력을 공급해 전력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ESS가 일종의 ‘전기 댐’ 역할을 해 발전량 변동폭이 큰 신재생에너지의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LS일렉트릭은 이번 사업 수주를 시작으로 일본 ESS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발전량 기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20년 19.8%에서 2030년까지 36∼38%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필수인 ESS는 최대 50%, 수전 장치는 최대 75% 설치비용을 보조해 주고 있다. 일본은 최근 전기사업법을 개정해 계통연계 ESS를 ‘발전소’의 유형 중 하나로 공식 인정하기도 했다. LS일렉트릭은 2022년 일본 홋카이도와 규슈에 최초로 계통연계형 ESS 발전소를 구축한데 이어 지난해 도쿄 ESS 보조금 지원 사업에 외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된 바 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경제계가 기업 승계의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상속세 일부를 자본이득세로 대체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의 도입을 제안했다. 10일 대한상공회의소는 “현행 상속세는 기업 승계를 부의 대물림으로만 인식하던 시대에 도입돼 주식에 대한 상속세를 과도하게 부과하고 있다”며 “상속세-자본이득세 결합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자본이득세는 유산을 매각하는 시점의 가격 상승분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기업 주식은 경영권 유지를 위해 처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세금 납부 시기를 처분 시점으로 미뤄 기업의 안정성을 보장해 주자는 것이다. 대한상의는 구체적으로 피상속인이 사망한 시점에 최고 30%의 상속세를 부과하고, 이후 상속인이 상속받은 주식을 매각하는 시점에 추가로 자본이득세 20%를 내는 방식을 제안했다. 부동산과 채권 등 경영권과 무관한 재산은 현행 상속세(50%)를 적용하되, 경영권 관련 주식은 자본이득세(20%)를 적용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대한상의는 “한국은 높은 최고세율(50%)에 더해 최대주주 할증평가(20%)까지 있어 전 세계에서 기업 승계가 가장 어려운 나라”라며 “일자리 창출과 국가 경제 번영을 위해 소수 기업에 국한된 현행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넘어 전반적인 기업 승계 제도를 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한국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 때문에 두통을 앓고 있다. 미국이 수입품에 과중한 관세를 부여한다고 하다가 며칠 뒤 번복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수출하는 물품은 물론이고 전 세계 생산망까지 동시에 적용되는 문제인 만큼 일부 기업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쇼’에 전례 없는 불확실성에 직면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스트레스’ 겪는 한국 기업들트럼프 행정부가 9일(현지 시간) 70여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 부여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하자 기업들 사이에선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상호관세 46%가 책정됐던 베트남에 공장이 있는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공급망을 조정하거나 새로운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며 “미국의 관세 널뛰기가 정리돼야 글로벌 경영 전략을 짤 수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국가도 마찬가지다. 이용민 한태상공회의소 회장은 “상호관세가 부과되니 태국 램차방 항구에서 미국으로 출항하는 선적이 대거 취소됐다가 다시 관세 유예로 선적이 재개되는 등 혼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태국 내 한국 기업 주재원들은 본사와 밤낮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비상 경영 체제”라고 전했다. 한국 기업들이 ‘트럼프 스트레스’를 받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이 올 2월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하겠다고 했던 게 대표적이다. 당시 관세가 현실화하자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의 무관세 혜택을 누리던 멕시코 소재 500여 한국 기업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공장에서의 생산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실제론 관세 부과가 연기되면서 생산 전략을 또 수정했다. 반대로 2일 미국 행정부가 베트남(46%), 태국(36%) 등에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을 때는 해당 지역에 진출한 한국 업체들이 멕시코나 한국에서 생산을 증대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부품 업체 관계자는 “관세가 요동치다 보니 고객사와 계약을 할 때 납품 가격을 얼마로 써내야 할지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에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 멕시코 공장 생산량을 늘릴 수도 있는데, 자꾸 상황이 바뀌니 현재로선 상황을 주시하는 것 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협상 통해 불확실성 제거해야” 관세가 요동치면서 미국 내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발 무역 전쟁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수천 대의 차량을 미국 항구에 대기시키거나 일시적으로 선적을 중단하고 있다. 아우디, 재규어 랜드로버 등의 브랜드는 4월 미국 선적을 중단하거나 최소화했다. 미국 수입업체들도 자동차와 철강에 품목별 개별관세 25%가 부과되고, 일부 국가는 상호관세가 유예되는 등 관세 관련 변화가 너무 많아 계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수입업체에 관세를 계산하고 납부하기 위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국 기업들은 상호관세가 유예된 90일 동안 우리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불확실성을 없애길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의약품 등의 품목관세를 예고한 상태다. 총투자비 440억 달러(약 62조 원)에 이르는 미국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의 한국 기업 참여도 요구하고 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기업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 계획을 짜야 하는데 지금은 불확실성이 굉장히 높은 상황”이라며 “관세가 유예된 90일간 정부에서 협상을 잘해 주길 바라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한국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쇼’에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과중한 관세를 부여한다고 했다가 며칠 뒤 이를 번복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기업들이 경영 전략을 짜는 데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이다. ●‘트럼프 스트레스’ 호소하는 기업들트럼프 행정부가 9일(현지 시간) 개별 국가에 부여했던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하자 기업들 사이에선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46%의 상호관세가 부과됐던 베트남의 생산기지가 있는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널뛰기가 정리돼야 글로벌 경영 전략을 제대로 짤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 시나리오를 놓고 고민중이긴 하지만 당장은 공급망을 조정하거나 새로운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태국에서 20여 년간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이용민 한태상공회의소 회장은 “상호관세가 부과되니 람차방 항구에서 미국으로 출항하려던 선적이 대거 취소됐는데, 또 관세 유예로 선적이 재개되는 등 혼란이 많다”며 “태국에 나와 있는 주재원들은 생산 전략을 놓고 한국 본사와 밤낮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비상 경영’ 체제”라고 말했다.한국 기업들은 올해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오락가락하는 정책 탓에 ‘트럼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올 2월에 있었던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 부과가 대표적이다.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으로 인한 무관세 혜택을 누리고자 인건비가 싼 멕시코로 ‘니어쇼어링’(인적 국가로의 생산기지 이전)을 진행한 500여 한국 기업들로서는 낭패였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공장에서의 생산을 늘리고, 기아는 멕시코 공장 생산분의 판매처를 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USMCA 규정을 준수하는 품목에 대해 관세를 무기한 연장하며 또다시 상황이 변했다.이달 2일(현지 시간)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베트남(46%), 태국(37%), 중국(34%) 등 한국 기업들의 생산기지가 많은 국가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이날 다시 유예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부품 업체 관계자는 “관세가 요동치다 보니 고객사와 계약을 할 때 가격을 얼마로 써내야 할지 애매한 상황”이라며 “90일 뒤에 또 어떻게 될지 모르니 차라리 관세를 한다고 했으면 빨리 시행하는 등 확실성을 주는 게 낫다”고 말했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면 멕시코 공장의 생산량이나 품목을 늘리는 것을 고려할 수 있었다”며 “자꾸 바뀌니까 지금으로선 상황을 주시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90일간 협상 통해 관세 낮춰야”관세가 요동치면서 미국 내 수입 업체들 사이에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자동차와 철강에는 품목별 개별 관세 25%가 부과되고, 일부 국가에 대해서는 상호관세가 부과됐다가 곧바로 유예되는 등 변화가 많아 관세 계산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입업체들은 관세 납부를 위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업계에서는 이왕 상호관세가 유예된 만큼 정부에서 미국과 협상을 통해 최대한 관세를 낮추길 기대하고 있다. 90일 뒤라면 대선도 끝난 상태라 한국의 ‘컨트롤 타워 부재’ 문제도 해결됐을 시기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기업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 계획을 짜야하는데 불확실성이 굉장히 높아진 상황”이라며 “지금은 유예된 90일간 정부에서 협상을 잘해주길 바라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최근 국회에서 상속세 개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기업 승계의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한 ‘상속세-자본이득세 결합 방식’의 개정을 제안했다. 10일 대한상의는 “현행 상속세는 기업 승계를 부의 대물림만으로 인식했던 시대에 도입된 탓에 최대주주 할증평가 등 주식에 대해 상속세를 중과세하며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기업 승계와 관련된 주식 등을 상속하는 경우 자본이득세를 일부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한상의는 ‘부의 재분배’와 ‘기업의 계속성’을 함께 달성할 방안으로 ‘상속세-자본이득세 결합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상의가 제안한 자본이득세는 유산을 상속받을 때가 아니라 향후 매각할 때 가격상승분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기업 주식은 경영권 유지를 위해 처분하기 곤란하고 비상장 주식은 거래가 어려워 현금화가 어렵다. 이 때문에 상속 즉시 세금을 부과해 주식을 팔게 하기보다 세금 납부 시기를 처분 시점으로 미뤄 기업 운영의 안정성을 보장해 주자는 취지다. 대한상의는 상속세와 자본이득세의 결합 형태로 △납부시점별 △과세대상별 △상속가액별 등 3가지 방식을 제안했다. 납부시점별 결합 방식은 피상속인이 사망한 시점에 최고 30%의 상속세를 적용하고 이후 상속인이 주식을 매각하는 시점에 20%의 자본이득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방식이다. 과세대상별 결합 방식은 부동산이나 채권 등 경영권과 관계 없는 상속 재산에는 현행 상속세(최고세율 50%)를 적용하고 경영권과 관련된 주식에만 자본이득세(세율 20%)를 적용한다. 상속가액별 결합 방식은 기준금핵 이하의 상속재산에 현행 상속세를 적용하고 초과분에 대해서만 자본이득세를 적용한다. 대한상의는 “국민 일자리의 창출과 국가 경제의 지속적인 번영을 위해 소수 기업에 국한된 현행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넘어 전반적인 기업 승계제도를 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SK하이닉스가 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세계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매출액 기준으로 점유율 36%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34%, 미국 마이크론이 25%로 각각 그 뒤를 이었다. SK하이닉스가 D램 점유율 1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70%의 점유율을 보이며 시장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정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책임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이번 성과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HBM 수요가 끊이지 않는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D램을 성공적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HBM은 고성능 D램을 여러 층으로 쌓아 만든다. 일반 D램보다 데이터 처리 능력이 월등히 높지만 만들기가 어렵고 가격이 비싸다. SK하이닉스가 처음 HBM 개발에 성공한 2013년에는 수요가 미미했지만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AI 학습에 쓰이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연산 속도에 맞춰 정보를 저장했다가 꺼낼 수 있는 메모리 반도체가 바로 HBM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상용화된 최신 제품인 HBM3E(5세대) 제품을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다. 6세대인 HBM4 개발도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소한 올해 2분기(4∼6월)까지는 SK하이닉스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발 관세 전쟁의 여파에도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늘어나는 만큼 HBM 시장은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에 중국이 희토류 7종 수출 통제 등으로 맞불을 놓으며 한국 첨단 산업이 유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가 4일 미국에 대해 34% ‘맞불 관세’를 예고한 데 이어 국무원 산하 상무부가 특정 희토류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사마륨, 가돌리늄, 테르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등 희토류 7종에 대해 수출 허가제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업계는 디스프로슘이 모터와 배터리 주요 부품 제작에 쓰이는 만큼 희토류 공급이 장기간 제한되면 전기차 등 생산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희토류가 들어가는 중간재 재고를 일정 수량 확보해 당장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도 색 필터, 형광체 등에 테르븀과 이트륨 등이 소량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주력 제품에 사용되는 희토류 양이 미미해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배터리 업계도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와 관련한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한종호 기자 hjh@donga.com}
LG전자가 1분기(1∼3월)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6년 연속 1조 원대를 유지했다. LG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이 22조7447억 원, 영업이익이 1조259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7일 잠정 공시했다. LG전자의 1분기 매출이 22조 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5.7% 감소하며 증권사 전망치 평균 수준에 그쳤다. LG전자는 “기업 간 거래(B2B)와 구독 등으로 대표되는 질적 성장이 1분기 최대 매출액 달성을 이끌었다”며 “원자재 및 물류비용 안정화, 글로벌 생산지 운영의 유연성 확보 등이 수익성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LG전자에 따르면 생활가전 사업은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주력 제품들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지배력을 유지했다. B2B에서는 빌트인 가전 사업과 모터, 컴프레서 등 부품 외판 사업이 성과를 냈다. 특히 B2B 핵심인 냉난방공조(HVAC) 사업의 1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독 사업 성과도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LG전자 구독 사업이 전년 대비 60% 성장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LG전자는 구독 제품군과 제품 관리 서비스를 강화해 구독 서비스의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도 이날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6조2650억 원, 영업이익 37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138.2% 늘었다.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액이 4577억 원에 달해 이를 제외할 경우 830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LS전선은 강원 동해시 해저 케이블 공장에서 3000kW(킬로와트)급 태양광 발전을 가동한다고 7일 밝혔다. 전력 비용을 아끼는 동시에 친환경 생산 기반을 만들어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LS전선은 이날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가동하면서 연간 약 3600MWh(메가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는 1200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해당 설비를 20년 동안 운영하면 전력 비용을 70억 원 이상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S전선은 최근 글로벌 고객사들이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제품 생산을 입찰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만큼 시장 대응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LS전선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외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도입을 늘려 고객 요구에 부응하는 저탄소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내 첫 원통형 배터리 전용 공장이 2026년 말 양산을 시작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여러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애리조나 공장에서 생산될 원통형 46시리즈(지름 46mm) 배터리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6일 밝혔다.LG에너지솔루션은 5일(현지 시간) 미국 애리조나주에 건설하고 있는 원통형 배터리 공장에 지역 관계자들을 초청하고 공사 현황을 알리는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나희관 LG에너지솔루션 애리조나 법인장(상무)과 애리조나상공회의소 및 지역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나 상무는 “공장 건설이 절반 이상 완료됐다. 내년 중반 시제품 생산을 시작해 연말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산 배터리의 수요 증가에 맞춰 추가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애리조나 공장 건설에 따라 2027년까지 이 지역에서 1500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애리조나 주정부, 지역 교육 기관과 협력해 인재 교육 센터를 짓고 신규 직원 교육을 시작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서 7개의 공장을 운영 또는 건설하고 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한국의) 경쟁자인 중국이 인공지능(AI)도, 제조업도 우리를 앞서고 있다”며 “시간이 흐르면 우리가 쫓아가지 못하고 죽을 확률이 높다”고 진단했다.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2일 대전 유성구 KAIST에서 열린 ‘미래세대와의 AI 토크콘서트’ 패널로 참석해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제조의 스케일도 크고 AI, 로봇에 대한 인풋(투자)도 엄청나고 엔지니어도 훨씬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풀링(끌어당기는 힘)’이 필요하다. 모든 기업이 제조 데이터를 모으고 시스템을 만들어 경쟁력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대한상의와 KAIST는 AI 분야 창업자들과 산업계, 학계 리더들이 모여 AI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논하기 위해 이날 자리를 마련했다. 패널 토론은 KAIST 출신의 AI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질문을 던지면 최 회장이 여기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최 회장은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올려 (기업들이) 생산 공장을 한국이 아닌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하더라도 백그라운드 기술이 없으면 안 된다”며 “경쟁자들은 AI와 제조업을 결부해 공장을 만들 텐데, 우리가 그것 없이 다른 곳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것은 전략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최 회장은 AI 스타트업이 가져야 할 경쟁력으로 ‘독점력’을 꼽았다. 대표적인 AI 독점 기업으로는 미국 엔비디아를 꼽았다. 그는 “저희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줄 서서 사고 돈을 지불하는 것과 동일한 문제”라며 “독점력이 있어야 시장에 뛰어들어 내 물건을 팔 수 있는 확률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 회장은 이날 SK그룹이 지향하는 AI 시대 미래 사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칩 솔루션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AI 데이터센터를 어떻게 하면 가장 싸게 지을 수 있을까도 저희가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또 “대형언어모델(LLM) 형태의 AI 솔루션을 만들고 기업 간 거래(B2B),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모델을 만들어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최 회장은 SK그룹의 로봇 산업과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저희가 직접 로봇을 개발, 생산하는 것은 하지 않을 것이다. 제조 분야의 AI를 만들어내는 일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연초부터 이어진 식품업체들의 가격 인상으로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가 1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이달에도 라면, 맥주 등이 가격 인상을 앞두고 있는 데다 최근 발생한 대형 산불로 사과를 비롯한 농축산물도 피해를 입은 탓에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3.6% 상승했다. 2023년 12월(4.2%) 이후 가장 큰 오름폭이다. 초콜릿(15.5%), 김치(15.3%), 양념소스(11.5%), 커피(8.3%) 등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전체 물가 상승률은 2.1%로 3개월 연속 2%대를 이어갔다.올 1월부터 대상, 빙그레 등 주요 식품업체 11곳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선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일각에선 국정 공백기를 틈타 가격을 올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달에도 맥주, 라면 등의 가격이 오르는 만큼 가공식품 가격 인상은 수개월에 걸쳐 순차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축산-수산물 가격도 껑충… 산불 여파 더 오를수도비상등 켜진 장바구니 물가지난달 축산물 3.1-수산물 4.9%↑생활물가, 전체 물가 상승률 웃돌아산불로 사과 재배면적 9% 피해올 들어 가격 인상에 나선 주요 식품 업체 11곳의 평균 인상률은 모두 5%가 넘었다. 소득이 적을수록 식료품에 쓰는 돈의 비중이 커 이들 품목의 가격 인상은 저소득층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 역시 3% 넘게 오른 가운데 영남권 대형 산불로 인한 농축산물 피해가 공급 감소로까지 이어져 가격을 더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체감 생활물가, 5개월째 전체 물가상승률 웃돌아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이달까지 가격 인상에 나선 주요 식품 업체는 11곳이다. 이들 업체의 평균 가격 인상률은 지난달 전체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3.6%)을 크게 웃돈다. 대상은 올 1월 마요네즈, 소스, 후추 등의 가격을 올렸는데, 평균 인상률이 19.1%로 11개 업체 중 가장 높았다. 빙그레는 커피, 주스 등의 가격을 평균 14% 올렸고 CJ제일제당(11%)과 남양유업(10%)도 두 자릿수의 인상률을 보였다. 평균 인상률이 가장 작았던 뚜레쥬르, 동원F&B는 5%를 인상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전체 물가 상승률 2.1% 가운데 가공식품 물가가 끌어올린 몫은 0.3%포인트였다.가공식품뿐만 아니라 다른 먹거리들도 전체 물가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달 도축 마릿수가 줄어든 축산물과 어획량이 감소한 수산물 가격이 각각 3.1%, 4.9% 상승했다. 특히 수산물 오름 폭은 2023년 8월(6.0%) 이후 가장 컸다. 라면, 돼지고기 등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돼 서민들의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도 2.4% 오르며 5개월째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먹거리 물가 상승은 저소득층일수록 더 크게 피부에 와 닿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한국경제인협회가 내놓은 ‘소득분위별 소비자 체감물가 추이 분석’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가구가 주로 소비하는 식료품 물가는 41.9%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21.2%)보다 2배가량 높았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가 주로 소비하는 품목의 물가 상승률이 5.3∼10.6%에 그쳤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체 지출에서 식료품에 쓰는 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저소득층일수록 체감 물가 상승률이 높다는 것이다.● 산불로 사과 전체 재배면적의 약 9% 피해문제는 먹거리 물가를 끌어올릴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발생한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경남·경북은 봄배추, 마늘, 건고추, 사과, 자두 등의 주산지다. 특히 사과는 직간접적인 피해가 우려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과 재배 면적 3000ha에 대한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전체 재배 면적(3만4000ha)의 약 9%에 해당한다.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의성군, 안동시, 영덕군, 영양군, 청송군, 산청군 등 6개 시군은 전국 사과 재배 면적의 25%를 차지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고속철도(KTX) 운임 인상을 추진하는 등 공공요금까지 들썩일 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올 상반기(1∼6월) 중에는 전기, 가스, 철도 요금을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기, 가스, 철도 등 중앙 부처가 관리하는 공공요금은 원가 절감과 자구 노력을 통해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해 상반기 중 동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유가와 달리 환율이 지금처럼 높다면 모든 제품의 원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7∼12월)까지도 물가가 2∼3%대를 오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1일 “국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상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이번이 7번째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9시경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상법 개정안에 대해 “현실에서 어떤 의사결정이 총주주나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하는 것인지 법률안만으로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며 “(상법개정안은) 이사를 민형사 책임과 관련한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해 적극적 경영활동을 저해할 소지가 높다”고 거부권 행사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뿐 아니라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업들은 상법 개정안이 발효되면 주주들은 이사회가 내린 결정 때문에 손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소송을 낼 수 있게 돼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공격에 취약해진다며 상법 개정안에 반대해왔다. 한 권한대행은 모든 주주의 이익을 공정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상법 개정안의 입법 목적에 대해서는 “깊이 공감한다”면서 상법 대신 국내 상장사에만 적용되는 자본시장법을 개정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경제 8단체는 입장문을 내고 한 권한대행의 상법 개정안 재의 요구에 대해 “다행스럽게 평가한다”며 “상법보다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핀셋 처방이 기업의 합병·분할 과정에서 일반 주주를 보호하는 데 효과적이고, 정부가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경제계도 논의에 참여해 건설적인 제안을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78·사진)이 53년에 걸친 직장 생활을 마치고 퇴임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이 회장이 1일 오전 경북 구미 공장에서 퇴임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홍익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1973년 도레이첨단소재의 전신인 제일합섬에 입사했다. 1999년 도레이첨단소재 대표이사에 오른 이 회장은 당시 적자 기업이던 도레이첨단소재를 이듬해 흑자 기업으로 전환시켰다. 2013년에는 회장 자리에 오르며 50년 넘게 경영 일선에서 활약했다. 이 회장은 도레이첨단소재 창립 당시 필름과 섬유 중심의 사업 구조였던 회사를 탄소섬유복합재료, 폴리에스터 필름 및 메타 아라미드 섬유 등 고부가가치 첨단 소재를 생산하는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이 회장에 이은 차기 회장은 일본인 경영진인 규노 모토히사 현 부회장이 맡는다. 이 회장은 퇴임 후에도 도레이첨단소재 상담역으로 남아 지원할 예정이다. 2018년부터 맡고 있는 한국도레이과학진흥재단 이사장직도 유지한다. 이 회장은 퇴임 인사장을 통해 “산업 기술의 역사적 변화를 화학공학도로 체험한 것과 경제 발전을 위하여 선후배 동료들과 함께 땀 흘렸던 시간이 인생 최고로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맞아 더욱 가속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포기하기 어려운 큰 시장이 된 만큼 높아진 관세 장벽을 현지 투자로 돌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31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국에 투자와 구매를 하겠다고 발표한 금액만 약 540억 달러(약 80조 원)에 달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4년간 2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지난달 21일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항공이 327억 달러 상당의 보잉 및 GE에어로스페이스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한다는 협약을 체결했다. SPC그룹도 2월 미국 텍사스주에 1억6000만 달러를 들여 제빵공장을 건설하는 건을 지방정부에서 승인받았다.투자가 이미 집행되고 있거나 앞으로 예정된 사업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는 370억 달러 이상을 들여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38억7000만 달러를 투입해 인디애나주에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LS전선은 약 1조 원을 투자해 버지니아주에 미국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장을 조만간 착공하고,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역시 미국 오하이오주, 조지아주, 인디애나주 등지에서 공장 건설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는 기존 테네시주에 있던 공장 주변 부지를 정비하고 현지에서 냉장고나 오븐 생산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미국에 20개의 공장이 있는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1월 사우스다코타주에 7000억 원을 들여 아시아 식품 공장을 짓기로 발표했다.미국에 투자를 결심한 한국 기업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장벽’ 소나기를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미중 갈등으로 인해 중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에 한계가 있는 만큼 지금이 미국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기회라는 기대감도 나온다.다만 일부 기업들은 아직 신중한 분위기다. 아직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소·중견 기업들의 경우에는 당장 미국 투자 여력이 없는 곳도 많다. 이와 관련해 한 대기업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경우 전체 자동차 판매량 4대 중 1대가 미국에서 팔릴 정도로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아 선제 투자에 나선 것”이라며 “이미 한국 업체들이 투자한 배터리나 반도체는 공장 관련 보조금 지급이 뒤집힐 수 있다고 우려해 다소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추가 관세 발표와 유예를 반복하는데 이게 다 정리된 이후 한국 기업들이 투자 검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은 일단 추이만 지켜보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등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확대에 한국 경제가 큰 시험대에 올랐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은 이미 지난 수년 동안 미국의 정책 기조에 발맞춰 미국 내 생산시설을 늘리는 등 대미 투자를 크게 확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 갈등과 리쇼어링(생산시설 본국 회귀) 등 달라진 통상 환경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이런 노력으로 한미 경제 협력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관계 당국과 산업연구원 등의 집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 진출 한국 기업들이 현지에서 직간접적으로 창출한 일자리(제품 배송, 판매 등 파생되는 일자리 포함)는 80여만 개에 이른다. 미국에서 샌프란시스코 전체 인구(2023년 80만9000명)와 맞먹는 사람들이 한국 기업 덕분에 일자리를 갖게 된 것이다.한국은 또 미국 입장에서 봤을 때 세계 최대 투자국 반열에 올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2023년 215억 달러(약 31조 원)를 미국에 투자했다. 2010년대만 해도 10위권이던 것이 일본과 대만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집계한 해외직접투자(FDI) 통계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1위 투자 대상국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4년 연속 미국이었다.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체는 2432곳(한국무역협회 2024년 분석)에 이른다.경제계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재집권과 무관하게 이제 한미 경제 관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전까지 국내에서 생산한 중저가 상품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니어쇼어링(멕시코 등 인접 국가로의 생산시설 이전)을 통해 미국에 수출해 왔다면, 이제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현지 기업과 협력해 새 시장을 개척하고 미국 현지 경제에도 기여하는 ‘코러스(KORUS·KOREA+US)노믹스 2.0’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뜻이다.윤성용 미한국상공회의소 부회장은 “미국은 인구가 3억 명이 넘고 소득 수준도 워낙 높아 한국 기업들에는 포기할 수 없는 ‘제2의 내수시장’이 됐다”고 말했다.금성 첫 공장후 40년, 美투자 1000배로 “수출 넘어 제2 내수시장”〈1〉 일자리-시장 넓힌 윈윈 투자韓기업, 美 50개 주 중 47곳 진출… 제네시스 3대 중 1대가 美서 팔려현대차 정의선 “‘뿌리’ 내리러 왔다”… 조선-에너지 등 진출도 가속화 전망“R&D-생산 핵심은 한국에 둬야”“우리는 공장을 짓기 위해 여기 온 게 아닙니다. ‘뿌리’를 내리기 위해 온 것입니다.”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메타플랜트) 준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한 말이다. 정 회장의 말처럼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은 이제 새로운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80억 달러(약 11조7000억 원)를 투자해 메타플랜트를 건립했다. 직접 찾아간 서울 여의도 4배 크기(1176만 ㎡)의 이 공장은 ‘가장 진보된 공장’이란 평가처럼, 한국과 미국의 최첨단 기술이 적용돼 있었다. 현대차 측은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한 뒤 20년 동안 대미 수출과 국내 생산, 고용이 모두 늘었다”고 전했다. 이번 준공식이 ‘코러스(KORUS·KOREA+US)노믹스 2.0’ 시대의 막을 여는 상징적인 장면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40년 만에 1000배 늘어난 美 투자1982년 10월. 금성사(현 LG전자)는 당시 550만 달러(약 80억 원)를 들여 미국 앨라배마주 헌츠빌에 연간 생산 12만 대 규모의 컬러TV 공장을 준공했다. 이 공장은 한국 업체가 미국에 처음 단독 투자한 ‘1호 공장’이다.40여 년이 지난 현재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2432개 업체(2024년 기준)에 이른다. 한국무역협회가 기업정보업체인 D&B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 기업은 미국 50개 주 가운데 47개 주에 진출해 있다. 미국에서 한국 기업이 진출하지 않은 지역이 오히려 극소수란 뜻이다.한국 업체들은 40년 동안 공격적으로 미국 투자를 늘렸다. 31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24년 한국 기업들의 미국 대상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20억8438만 달러로 2014년 투자액(59억8599만 달러)의 3.7배로 늘었다. 20년 전과 비교하면 15.4배, 30년 전의 42.7배, 40년 전의 1096.3배로 증가했다. 미국을 ‘제2의 내수 시장’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한국 기업들이 대미 투자를 늘린 것이다.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업종은 제조업이 가장 많다. 한국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2432개 업체 중 26.8%가 제조업에 해당된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각각 반도체와 가전을,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와 앨라배마주에서 자동차를, LG전자는 테네시주에서 가전 등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비스업 분야에서 미국 진출 속도가 가파르다. 2021∼2024년에는 금융이나 부동산 등 서비스업의 미국 신규 진출이 42.9%로 가장 많았다.한국 기업들이 만드는 현지 일자리도 급증했다. 1982년 금성사가 헌츠빌에 공장을 준공할 때는 5년 안에 3000명을 고용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수출입은행은 2023년 기준 한국 기업들의 북미 지역 고용이 총 11만3387명(한국인 포함)에 달한다고 밝혔다.● ‘제2의 내수 시장’ 된 미국‘코러스노믹스 2.0’ 시대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이 단순히 미국에만 유리한 건 아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이다. 특히 수익성이 좋은 고급형·대형 제품이 많이 팔린다. 미중 갈등으로 중국 업체들이 미국에서 기를 펴지 못하는 것 또한 한국 업체들이 최근 미국 투자를 늘리는 이유 중 하나다. 이미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3대 가운데 한 대가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LG전자의 고급 주방 가전 브랜드 ‘SKS’는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북미에서 발생한다.미국엔 한국 기업들의 ‘큰손 고객사’도 많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 고객사인 퀄컴, 구글, IBM 등이 모두 미국 회사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 자동차 ‘빅3’인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포드 등을 겨냥해 북미 지역에 공장을 늘리고 있다. 고객의 피드백을 곧바로 반영할 수 있고, 납품 대상과 가까운 덕에 물류비가 절약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앞으로는 조선, 소형모듈원전(SMR), 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로 인해 국내 산업이 공동화(空洞化)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전 세계 생산기지의 중심축 역할을 할 수 있는 ‘마더 팩토리’를 한국에 만드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전 세계 생산기지에서 생산될 상품에 대한 핵심 기술 연구나 시험 생산, 글로벌 공급망 관리 등을 한국에서 수행하는 것이다. 핵심 업무를 맡기 때문에 청년 세대가 선호하는 고임금 일자리가 많이 배출된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신규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국내 중소기업과의 협력이 유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에 핵심 연구개발은 국내에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코러스(KORUS)노믹스 2.0코러스는 한국(KOREA)과 미국(US), 경제학(Economics)을 합성한 말. 한미 경제 협력관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뜻한다. 코러스노믹스 1.0은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교역에 치중하는 단계였다면, 코러스노믹스 2.0 시대에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진출해 사업장을 짓고 일자리를 만드는 유기적인 경제 관계로 도약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클라크스빌=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엘라벨=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한화 지분 22.65% 가운데 절반인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한다. 이를 통해 한화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등에게 경영권 3세 승계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한화 3세 승계 완료 “한화에어로 유증 오해 해소”한화는 31일 공시를 통해 김 회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을 김 부회장, 김 사장, 김 부사장에게 각각 4.86%, 3.23%, 3.23%씩 증여한다고 밝혔다. 증여 후 그룹 지주사 격인 ㈜한화의 지분은 한화에너지 22.16%, 김승연 회장 11.33%, 김동관 부회장 9.77%, 김동원 사장 5.37%, 김동선 부사장 5.37% 등이 됐다. 한화에너지는 삼 형제가 지분 100%(김 부회장 50%, 김 사장·부사장 각각 25%)를 갖고 있다. 결국 삼 형제가 ㈜한화 직접 지분(20.51%)과 한화에너지 지분(22.16%)을 통해 지주사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로 승계가 완료된 셈이다. 한화는 “김 회장은 지분 증여 이후에도 한화그룹 회장직을 유지하며 경영 자문 및 글로벌 비즈니스 지원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재계 안팎에서는 삼 형제가 한화에너지 지분을 대거 보유한 만큼 ㈜한화와 한화에너지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3세 승계 작업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지난달 13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한화오션 주식 1조3000억 원어치를 매입한 것에 대해 “한화에너지에 대규모 자금 유치를 도운 격”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 직후인 2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조6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의결하고 ㈜한화가 여기에 100% 참여한 것을 두고도 ‘경영 승계 포석’이란 의심이 제기됐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이 3700억 원에 불과한 ㈜한화가 유증 참여를 위해 9800억 원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회사 가치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이번 김 회장의 지분 증여 발표로 그동안 그룹을 둘러싼 승계 의혹을 불식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삼 형제의 ㈜한화 지분만으로 김 회장의 지분을 넘어선 만큼 앞으로 승계를 위해 ㈜한화와 한화에너지를 합병할 필요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한화는 이날 “김 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신속히 해소하고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지분 증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증 참여 결정에 대해서도 “대주주로서 과감한 투자를 위해 책임을 다한 것”이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3조6000억 원을 포함해 총 11조 원의 장기 투자로 미래 사업을 준비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승계에도 불구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기습 유상증자로 인한 주가 하락과 주주들의 피해를 되돌리기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주가는 증여세에 영향을 미치니 낮아진 주가로 증여세를 절감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러니 ‘자본시장을 현금인출기로 여긴다’는 주주들의 비판에도 할 말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증여세만 2218억 원 “정도경영 원칙, 성실 납부” 이번 지분 증여로 김 부회장 등 삼 형제가 내야 할 증여세는 총 2218억 원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과세된 세금은 ‘정도경영’ 원칙에 따라 투명하고 성실하게 납부할 계획이라고 한화는 밝혔다. 앞서 2006∼2007년 김 회장이 ㈜한화 지분 일부를 증여했을 때 삼 형제는 1216억 원의 증여세를 납부했다. 김 회장도 1981년 당시 역대 최대 수준인 277억 원을 상속세로 냈다. 한화에 따르면 과세 기준 가격은 이날 공시 이후 한 달 뒤인 4월 30일 기준 전후 각각 2개월 주가의 평균 가격으로 결정된다. 상장회사 내부자 주식 거래 사전 공시제도에 따른 것이다. ㈜한화 주가는 앞서 2월 10일 자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 지분 일부를 인수한다고 발표한 뒤 크게 올라 3월 10일 5만2300원을 기록했다. 이전까지 3년간 ㈜한화 주가는 2만∼3만 원 수준에 머물렀다. ㈜한화 주가는 31일 종가 기준 4만950원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SDI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불리는 46파이(지름 46mm) 배터리(사진)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SDI는 최근 베트남 법인에서 4695(지름 46mm, 높이 95mm) 배터리 모듈 출하식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46파이 배터리 양산 공급은 국내 배터리 업체 중 처음이다. 삼성SDI는 이미 확보한 해외 고객사 외에 공급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SDI의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는 전극 끝부분을 여러 개의 탭으로 만들어 전류의 경로를 확장시키는 ‘탭리스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내부 저항을 90%가량 낮추고 출력을 높였다. 이에 따라 기존 2170(지름 21mm, 높이 70mm) 원통형 배터리 대비 에너지 용량이 6배 이상 향상됐다. 삼성SDI는 2023년 3분기(7∼9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46파이 원통형 배터리의 양산 목표 시점을 2026년으로 잡은 바 있다.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46파이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 것으로,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46파이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46파이 배터리 시장은 올해 155GWh(기가와트시)에서 2030년 650GWh까지 연평균 3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최주선 삼성SDI 사장(사진)이 1억9150만 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최 사장은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된 전날 자사주 1000주를 장내 매입했다. 매입가는 주당 19만1500원으로 총 매입 금액은 1억9150만 원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된 당일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책임경영 및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의 표명”이라며 “중장기 성장을 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중장기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의결한 바 있다. 삼성SDI는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 투자 △헝가리 공장 생산 능력 확대 △전고체 배터리 라인 시설 투자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함께 멀리’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공존과 상생의 키워드다.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 미래 세대의 풍요로운 삶에 기여하는 기업만이 100년을 넘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 이를 위해 한화그룹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활동을 강화하고 사회 공헌, 문화예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화그룹은 ESG 활동 강화를 위해 2021년 한화그룹 ESG위원회를 설립했다. 한화그룹의 주요 상장 계열사와 한화자산운용, 한화에너지 등 비상장사 두 곳도 ESG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계열사 ESG위원회는 위원 3분의 2 이상 혹은 전원을 사외이사로 채우고 위원장을 사외이사가 맡게 해 독립성을 보장한다. 각 사 ESG위원회는 환경안전, 사회적 책임, 고객과 주주가치, 지배구조 등의 기본 정책과 전략을 수립 및 심의한다.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는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ESG 전반의 주요 성과와 미래 전략을 공개했다. ㈜한화는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한화 넷 제로 2040’을 선언했다. 기후변화 대응 활동을 강화하고 에너지 관리 효율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투자를 통해 친환경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한국 재생에너지 기업 최초로 ‘K-RE100’을 선언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에너지 전환 캠페인이다. 한화솔루션은 2050년까지 RE100을 달성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지배구조의 공정성, 투명성, 독립성을 확보해 균형 있는 지배구조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기업지배구조헌장도 제정했다. 한화그룹은 사회적 약자와 미래 세대,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지원도 꾸준하게 해왔다. 2000년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 달력을 처음 제작해 지난해까지 누적 96만 부를 배포했다. ‘한화 태양의 숲’ 캠페인을 통해 지난해 경북 울진군 나곡리에 약 8000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2011년부터 조성한 ‘한화 태양의 숲’ 11곳의 총면적은 약 145㎡(제곱미터)다.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는 서울시의 대표적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