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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의 좋고 나쁨은 투자 상품을 고르는 기준에도 변화를 준다. 경기 호황기에는 발전 가능성이 큰 기업의 주식이 주목을 받지만 침체기에는 내실이 튼튼한 기업의 주식이 선호되는 식이다. 부동산에서도 마찬가지다. 경기가 좋을 때에는 투자가치가 높은 아파트들이 선호되지만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입지 여건이 아파트 선택의 최우선 요인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최근 수도권에서 입주 1년 미만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자가주택 소유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택 구입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교통, 녹지공간, 교육·편의시설 등의 입지 여건을 꼽은 응답자가 28%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투자 가치(21.5%) 주택 특성(17.5%) 브랜드(16.9%) 단지 특성(16.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가 호황을 보인 2005년에는 투자 가치(29.5%)가 1위를 차지했고, 입지 여건(23.4%) 브랜드(16.4%) 주택 특성(16.0%) 단지 특성(14.8%) 등이 뒤를 이었다. 부동산 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입지 여건이다. 따라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입지 여건이 투자 가치를 역전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건설사들도 이런 추세 변화를 고려해 좋은 입지 여건을 갖춘 아파트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에는 근린공원, 하천, 바다, 산 등 쾌적한 자연환경을 갖췄으면서 전철이나 버스터미널 등 대중교통망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아파트가 많다. 다만 이런 조건을 앞세워 분양가를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하고자 하는 아파트와 주변 시세를 비교 분석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수도권 최대 규모의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건설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경기도시공사와 공동 개발하는 동탄2신도시 시범단지의 공동주택용지 가운데 3필지를 이달 24일 경쟁입찰 방식으로 분양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에 분양하는 용지는 신도시에서도 입지 여건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커뮤니티 시범단지에 있는 마지막 물량이다. 또 KTX 동탄역을 중심으로 백화점, 업무단지, 중심상권 등이 집약된 광역비즈니스 콤플렉스와 대중음악 테마공원 등 다양한 문화공간이 있는 문화디자인밸리에 인접해 있다. 다양한 레저 문화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의미다. 》 12월에는 경기도시공사가 워터프런트 콤플렉스에 있는 공동주택용지 6필지를 분양한다. 산척저수지를 중심으로 수변공원, 문화, 쇼핑, 주거시설이 복합된 지역이다. 상업·업무용지 등은 용도별 토지 수요 등을 고려해 2012년 이후에 공급한다. 동탄2신도시(면적 24km²)는 동탄1신도시(9km²), 동탄 일반산업단지(2km²)와 연계해 개발하는 곳이다. 3곳을 합치면 인구 4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면적 35km²의 수도권 최대 규모 신도시이다. 이는 분당의 1.8배, 일산의 2.2배에 이르는 규모다. 공동주택(주상복합 포함) 11만2000채와 단독주택 3000채 등 모두 11만5000채의 주택이 들어선다. 예상 수용인구는 28만5000명에 달한다. 동탄2신도시 인근에는 삼성전자 화성·기흥 반도체 사업장 등 세계적인 첨단지식산업지역이 있고, 지구 안에 테헤란로 수준의 업무시설용지(27만 m²)와 테크노밸리(14만 m²)를 조성한다. 또 동탄일반산업단지가 있어 직주근접이 가능한 자족형 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통팔달의 교통 인프라도 동탄2신도시의 강점이다. 호남선 KTX가 개통하면 서울 강남까지 18분, 전국으로 2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다. 광역비즈니스 콤플렉스에 건설될 복합환승센터를 통해 10분 이내에 KTX, 신교통수단, 버스, 자전거 등 대중교통 간 환승이 가능하다. 주차의 편리성을 고려해 차량을 갖고 신도시를 찾는 모든 사람이 주차에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상업지역에 주차 전용 건물을 별도로 계획했다. 동탄2신도시는 음악(Music) 박물관(Museum) 미디어(Media) 등 3M을 테마로 하는 문화디자인밸리 등 주민들의 문화 활동 및 교류를 위한 문화공간 조성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최초로 대중음악 테마공원, 캠퍼스타운, 청소년 문화거리, 어린이 문화마을 등 가족과 청소년의 생활문화를 육성 지원하는 다양한 문화공간과 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또 유아, 어린이들이 자연친화적 체험을 할 수 있는 야외 공간과 지역민이 파티 및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 시설도 만든다. ‘맑은 물과 아름다운 지형지세를 가진 곳에서 현자(賢者)가 태어난다’는 뜻의 ‘청림정현(淸林靜賢)’을 테마로 하는 워터프런트 콤플렉스(16만 m²)와 자전거 도로 등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한다. 또 교육 명문도시로 만든다는 계획에 따라 도보 통학이 가능한 거리에 55개에 이르는 초중고교가 들어설 예정이다. LH 동탄사업본부 김성태 본부장은 “계획대로 조성되면 동탄2신도시가 명실상부한 수도권 남부 핵심 거점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09년 10월 1일 출범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매년 독특한 창립기념 행사를 갖는다. 강당에 직원이 모여 1년의 성과를 치하하고 성과를 낸 직원들에게 표창장을 주거나 잔치판을 벌이는 일반적인 창립기념 행사와는 거리가 멀다. 대신 대다수의 임직원들이 사무실에서 나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주변지역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벌인다. 출범한 지 1년이 되던 지난해에는 이지송 사장과 직원들이 당시 수도권 수해지역 중 피해가 컸던 서울 양천구 신월1동을 찾아가 침수가구의 도배와 장판, 보일러 시공 등을 지원했다. 올해에도 간단한 기념행사에 이어 임직원 100여 명이 경기 성남시 야탑동 비닐하우스촌을 방문해 연탄 1만 장을 전달했다. 이처럼 LH가 봉사활동에 적극적인 이유는 이지송 사장의 신념에서 비롯됐다. 이 사장은 “LH가 출범할 당시 직원들과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LH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며 “창립기념일을 내부 직원들만이 기쁨을 나누는 날이 아니라 생활여건이 취약한 주변 이웃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는 한층 성숙된 나눔의 정신을 LH 기업문화로 정착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다짐을 실천하기 위한 LH의 봉사활동은 마을형 사회적 기업 설립지원, 서민금융지원 사업, 희망의 집짓기 등 다른 공기업과 차별화된 사업들로 이어지고 있다. 마을형 사회적 기업은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고 판매해서 얻은 수익금을 지역사회의 목적과 가치 실현에 맞도록 재투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소규모 회사로, 국내 최초의 사회적 기업이다. LH는 이를 통해 임대아파트 단지 및 인근 지역의 주거복지를 실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설립한 마을형 사회적기업 3곳은 임대단지 입주민 등 취약계층 67명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줬고, 하루 평균 360명에게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민금융지원 사업은 LH 행복론이라는 이름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는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취약계층 및 영세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것이다. 운용기금은 25억 원으로 LH의 2급 이상 임직원들이 2009년 10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급여 일부를 기부한 돈으로 조성됐다. 기금 운용은 신용회복위원회가 맡고 있으며 LH의 임대주택 거주자 또는 영세 자영업자에게 생활안정자금이나 시설개선 및 운영자금으로 지원된다. 10월 말 현재 LH행복론 이용자는 총 1436명에 이르고 47억3000만 원을 대출받아 자활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했다. 희망의 집짓기는 2010년 LH와 한국해비타트가 열악한 주거환경과 과도한 주거비용으로 고통 받는 저소득층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일에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하면서 추진되고 있다. 올해에도 1억 원의 후원금을 전달하고 경기 양평, 충남 천안 등 전국 해비타트 건설현장에서 LH 나눔봉사단 200여 명이 집짓기 운동에 참여했다. 이 밖에도 LH는 전 직원이 참여한 ‘LH 나눔봉사단’을 가동하는 한편 43개 지부가 1지부 1브랜드 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국제적으로 가장 크고 권위 있는 물 관련 행사를 한국이 유치함으로써 물과 녹색성장의 선도국가라는 이미지를 세계에 알릴 수 있게 됐습니다.” 박은경 한국물포럼 총재(사진)는 최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2015년 ‘7차 세계 물포럼’의 개최지로 한국의 대구·경북이 선정된 의미를 이렇게 소개했다. 세계물위원회는 15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이사회를 열어 대구·경북을 7차 세계 물포럼 개최지로 선정했다. 세계 물포럼은 각국의 정상 및 국회의원, 물 관련 전문가와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등이 모여 갈수록 심각해지는 지구촌 물 부족 현상을 해소할 방안을 찾는 지구촌 최대의 물 관련 국제행사로, 1997년 시작돼 3년마다 열린다. 한국 정부는 2009년 7차 세계 물포럼 개최지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고, 한국물포럼이 실무를 전담해 왔다. 박 총재는 “7차 세계 물포럼에서는 국제적으로 현안이 되고 있는 물 부족 문제를 105개 과제로 나누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집중 논의했다”며 “(이번 선정으로) 내년 3월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릴 ‘6차 세계 물포럼’ 이후 모든 관련 행사가 한국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내년 이후 2015년까지 크고 작은 물 관련 학술행사가 한국에서 열리면서 적지 않은 개최지 홍보 효과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2015년에 일주일 남짓 진행될 7차 세계 물포럼을 통해 2000억 원의 경제적인 편익과 1900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총재는 한국의 유치 성공 비결에 대해 “우리 정부의 치밀한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우선 박 총재를 세계에서 유일한 수자원대사로 임명해 운신의 폭을 넓혀 줬다. 여기에 세계 물포럼 개최지 선정권을 갖고 있는 세계물위원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열의도 영향을 미쳤다. “5개 분과로 이뤄진 세계물위원회 이사회에 국토해양부, 한국물포럼,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자원학회 등 4개 기관이 참여하면서 유리한 여론을 조성할 수 있었다”고 했다. 개최 도시인 대구·경북이 실사단에 좋은 인상을 심어준 것도 주효했다. 박 총재는 “차질 없는 후속 준비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5공화국에서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수사단장과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이학봉 씨(74)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자택이 경매에 넘어갔다. 16일 부동산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 씨의 자택은 대지 375m², 건평 325m²에 지하 1층, 지상 2층의 단독주택으로 감정평가액은 26억400만 원이다. 경매청구인은 이신범, 이택돈 전 국회의원이며 청구액은 10억1900만 원이다. 경매는 서울중앙지방법원 1계에서 29일 진행된다. 이번 경매는 이신범 전 의원 등이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당시 계엄법 위반 등으로 유죄를 선고받고 복역했다가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아낸 뒤 전두환 전 대통령과 이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올해 5월 승소하면서 이뤄졌다. 재판부는 당시 국가와 피고인들이 공동으로 이신범 전 의원에게 7억 원, 이택돈 전 의원에게 3억 원을 각각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전 전 대통령과 이 씨는 1심 판결에 항소했지만 확정 판결 전이라도 임시집행을 청구할 수 있다는 법원 결정에 따라 이신범 전 의원 등은 올해 6월 서울중앙지법에 경매를 신청했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경매청구액이 주택 감정가격의 40%가 채 못 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라면 경매가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이번 사건은 단순한 채무관계로 보기 어려워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덜컹거리며 3분여 올라가던 공사용 엘리베이터가 드디어 멈추고 문이 열렸다. 엘리베이터에서 발을 내딛자 사방이 유리창으로 막힌 널따란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동쪽으로 눈을 돌리자 63빌딩의 머리끝이 손에 잡힐 듯 보였고, 한강을 따라 죽 늘어선 아파트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서편 창가로 다가서자 발아래에 여의도 국회의사당의 둥근 지붕이 장난감처럼 보였다. 뒤편으로 한강과 경인아라뱃길이 잇따라 펼쳐져 있다. 날이 좋으면 인천 송도국제도시까지도 충분히 보인다고 한다. 북쪽으로는 마포 광화문 남산 일대가, 남쪽으로는 영등포와 서울 남서지역이 한눈에 들어왔다. 16일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서울국제금융센터(IFC서울) 사무용빌딩 3동 53층에서 내려다본 주변 풍경이다. IFC서울은 세계적인 금융회사 AIG그룹이 출자해 만든 AIG코리아부동산개발이 서울시에서 대지 면적 3만3000m²를 임대받고, 1조5140억 원을 들여 짓는 초대형 복합건물로 사무용빌딩 3개와 38층 높이의 5성급 호텔(콘래드), 지하 3층에 걸쳐 있는 쇼핑몰(IFC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무용빌딩 2동(29층)과 3동(55층)은 내년 8월 준공을 목표로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지만, 1동(32층)은 지난달 19일 입주를 시작했다. 또 쇼핑몰과 호텔도 내년 하반기 개장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사무용빌딩 3동은 55층이지만 층당 높이가 3m로 일반 사무용빌딩(평균 2.4m)보다 높게 설계돼 건물 전체 높이는 63빌딩(264m)보다 20m가량 높다. AIG 측은 이 건물의 공사가 끝나면 1층에서 최고층까지 30초면 올라갈 수 있는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55층은 특수시설로 사용하고, 54층은 전망대, 카페 등과 같은 관광시설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입주가 시작된 사무용 1동에는 이미 딜로이트, ING자산운용, 일본 다이와증권, 뉴욕멜론은행, 중국 자오상증권 등 외국계 금융회사 18곳이 선임대 방식으로 입주를 확정했다. 18개사가 임대한 사무실이 빌딩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또 지하 쇼핑몰에는 CGV영화관, 영풍문고, 자라, H&M 등이 입주를 확정한 상태다. 윌리엄 프리먼 AIG코리아부동산개발 사장은 이날 여의도 현장에서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IFC서울의 성공적인 개발로 서울의 동북아 금융허브 지위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새로운 여의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AIG코리아부동산개발은 지난달 입주한 사무용빌딩 1동의 공식 준공식을 17일 갖기로 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덜컹거리며 3분여쯤 올라가던 공사용 엘리베이터가 드디어 멈추고 문이 열렸다. 엘리베이터에서 발을 내딛자 사방이 유리창으로 막혀진 널따란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동쪽으로 눈을 돌리자 63빌딩의 머리끝이 손에 잡힐 듯 보였고, 한강을 따라 죽 늘어선 아파트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서편 창가로 다가서자 발아래에 여의도 국회의사당의 둥근지붕이 장난감처럼 보였다. 뒤편으로 한강과 경인아라뱃길이 잇따라 펼쳐져 있다. 날이 좋으면 인천 송도국제도시까지도 충분히 보인다고 한다. 북쪽으로는 마포 광화문 남산 일대가, 남쪽으로는 영등포와 서울 남서지역이 한눈에 들어왔다. 16일 막바지 마무리공사가 한창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서울국제금융센터(IFC서울) 사무용빌딩 3동 53층에서 내려다본 주변 풍경이다. IFC서울은 세계적인 금융회사 AIG그룹이 출자해 만든 AIG코리아부동산개발이 서울시에서 대지면적 3만3000㎡를 임대받고, 1조5140억 원을 투입해 짓는 초대형 복합건물로 사무용빌딩 3개와 38층 높이의 5성급 호텔(콘래드), 지하 3층에 걸쳐 있는 쇼핑몰(IFC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무용빌딩 2동(29층)과 3동(55층)은 내년 8월 준공을 목표로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지만, 1동(32층)은 지난달 19일 입주를 시작했다. 또 쇼핑몰과 호텔도 내년 하반기 개장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사무용빌딩 3동은 55층이지만 1개 층 당 높이가 3m로 일반 사무용빌딩(평균 2.4m)보다 높게 설계돼, 건물 전체 높이가 63빌딩(264m)보다 20m가량 높다. AIG측은 이 건물의 공사가 끝나면 1층에서 최고층까지 30초면 올라갈 수 있는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55층은 특수시설로 사용하고, 54층에는 전망대, 카페 등과 같은 관광시설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입주가 시작된 사무용 1동에는 이미 딜로이트, ING자산운용, 일본 다이와증권, 뉴욕멜론은행, 중국 자오상증권 등 외국계 금융회사 18곳이 선임대 방식으로 입주를 확정했다. 18개사가 임대한 사무실이 빌딩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또 지하 쇼핑몰에는 CGV영화관, 영풍문고, 자라, H&M 등이 입주를 확정한 상태다. 윌리엄 프리먼 AIG코리아부동산개발 사장은 이날 여의도 현장에서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IFC서울의 성공적인 개발로 서울의 동북아 금융허브 지위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새로운 여의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AIG코리아부동산개발은 지난달 입주한 사무용빌딩 1동의 공식준공식을 17일 갖기로 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잇단 해외발 금융위기로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민자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국내외 금융투자기관들에 투자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15일 국토해양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 추진이 지연돼 왔던 대형 민자 SOC 사업들이 최근 잇따라 본격화하고 있다. 구리∼포천 고속도로는 공동 금융주관사인 산업은행, 기업은행, 정책금융공사가 최근 투자자를 모집한 결과 우리은행, 교보생명, 대한생명, 알리안츠생명 등 20개 금융기관이 대출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 등은 이달 말 투자확약서(LOC)를 받고 후속작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달 11일 건설공사가 시작된 제2영동고속도로도 2010년에 착공될 예정이었으나 투자자 모집이 늦어지면서 늦춰졌던 사업이다. 하지만 올해 10월 말 투자확약서를 받은 결과 은행 보험사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 28개 기관투자가가 참여했고, 사업자금도 당초 목표액의 2배에 가까운 2조 원을 모집했다. 경북 영천시 북안면에서 상주시 낙동면을 잇는 총길이 93.9km의 영천∼상주 고속도로도 2008년 말 투자자 간 실시협약을 맺고서도 후속작업이 지지부진했던 사업이다. 하지만 이달 투자자 대상 사업설명회를 열고, 다음 달에는 투자확약서를 접수해 속도를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처럼 민자 SOC 사업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 및 유럽발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기업금융이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위험도가 크게 증가하자 상대적으로 투자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2015년에 열릴 제7차 세계 물 포럼이 한국에서 열린다. 세계 물 포럼은 1997년 시작돼 3년마다 열리는 국제행사로, 각국의 정상과 국회의원, 물 관련 기업과 비정부기구(NGO), 국제기구 관계자 등 3만여 명이 참가해 물과 관련한 세계의 현안을 토론하고 첨단기술을 소개하는 세계 최대의 물 관련 국제 엑스포(EXPO)다. 국토해양부는 15일 오후 8시 35분(한국 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43차 세계물위원회’ 이사회에서 7차 세계 물 포럼 개최지로 한국의 대구·경북이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최지 선정에는 한국을 비롯해 영국, 스코틀랜드, 아랍에미리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유치경쟁을 벌였고 최종까지 대구·경북과 스코틀랜드가 경합을 벌였다. 국토부는 세계 물 포럼을 유치해 얻게 될 직접적인 경제효과가 2000억 원에 이르고, 1900여 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추정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2015년에 열릴 7차 세계 물 포럼이 한국에서 열린다. 세계 물 포럼은 1997년 시작돼 3년마다 열리는 국제행사로 각국의 정상과 국회의원, 물 관련 기업 및 NGO, 국제기구 관계자 등 3만여 명이 참가해 물 관련 세계의 현안을 토론하고 첨단기술을 소개하는 세계 최대의 물 관련 국제 엑스포(EXPO)다. 국토해양부는 15일 오후 8시35분(한국 기준)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 43차 세계물위원회' 이사회에서 7차 세계 물 포럼 개최지로 한국의 대구·경북이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최지 선정에는 한국을 비롯해 영국, 스코틀랜드, 아랍에미리트연합,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이 유치경쟁을 벌여왔고, 최종까지도 한국과 스코틀랜드가 경합을 벌였다. 국토부는 이번 세계 물 포럼을 유치를 통해 얻게 될 직접적인 경제효과가 2000억 원에 이르고, 1900여 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내년 3월 프랑스 마르세이유에서 6차 세계 물 포럼이 개최된 이후 2015년까지 3년간 전 세계에서 추진될 각종 물 관련 국제행사를 주도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돼 세계 물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입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지속적인 체질 개선으로 한국의 대표 건설사의 명성을 이어간다. 국내 건설업계의 종가를 자부해온 현대건설은 해외건설에서도 국내 업체를 이끌어왔다. 지난해 110억 달러가 넘는 해외수주를 기록하며 단일 업체로는 최초로 해외수주 100억 달러 시대를 열었다. 올해 8월 초에는 국내 최초로 800억 달러가 넘는 해외 수주액을 올리며 대한민국 대표 건설사로서의 위상을 또 한 차례 다졌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현재의 성장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면서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해외공사 수주지역의 다변화에 적극 나서는 한편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대건설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인더스트리얼 디벨로퍼’로 성장한다는 구체적인 실천계획도 마련했다. 이는 단순히 건설공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공사를 기획, 제안하고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구매, 시공에 금융 조달까지 도맡아 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영업과 기술진 간 협업 영업이 가능하도록 매트릭스 조직을 만들었고 지역별 공사종류별 발주처별 전문가들을 한꺼번에 아우르는 PM(Project Manager) 담당제를 시행하고 있다. 시장 다변화도 수주지역을 중동 중심에서 기타 지역으로 확대해나가자는 것이다. 국내 건설업체들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점은 공사 수주지역이 산유국을 중심으로 한 중동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우려되는 오일 달러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고 안정적인 수익기반 확보를 위해서는 시장 다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요구사항이다. 현대건설은 이를 위해 동·서남아시아, 아프리카, 독립국가연합(CIS), 중남미 등지로 수주지역을 확대하기로 하고 이미 알제리와 카자흐스탄 알마티 등지에 지사를 신설하는 등 수주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있다. 아프리카·CIS·중남미와 같은 신흥 산유국 및 자원보유국에도 일본과 유럽 선진업체, 이미 진출해 있는 국내 업체 등과의 협력을 강화해 진출해 나가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 신성장 사업 진출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환경이나 대체에너지, 물 관리, 원자력사업 등 녹색성장 및 고속철도가 주 타깃 분야다. 특히 녹색성장 사업과 관련이 많은 원자력 사업에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내 최초로 진출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을 시작으로 향후 400기 이상 발주될 세계 원자력 시장에서 현대건설만이 가진 독보적인 원전 시공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거쳐 국내 대표 건설사를 넘어 글로벌 건설명가로 자리 잡는 게 목표”라며 “현재 추세대로라면 머지않은 미래에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서울의 사무용빌딩 매매가가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이 장기적인 추세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에셋부동산연구소는 올해 3분기 서울 사무용빌딩 매매가격지수가 299.4로 산정됐다고 13일 밝혔다. 이 연구소는 2000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매매가 실제로 이뤄진 빌딩들의 실거래가격을 이용하고, 2000년 1월 가격을 100으로 환산해서 산정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올 3분기 이전까지 서울의 사무용빌딩 매매가격지수의 최고점은 2008년 3분기로 290.3이었다. 2000년을 기준으로 할 때 연평균 가격 상승률은 13.4%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연평균 8∼9%)보다 높았다. 여기에 임대수익률까지 고려하면 금융위기 이전까지 사무용빌딩 투자가 상당히 짭짤한 투자처였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경기가 급랭하고 사무용빌딩 수요가 큰 폭으로 줄면서 매매가격지수는 추락했다. 2009년 1분기에는 217.6으로 최고점 대비 75% 수준까지 떨어진 것. 연구소는 “올해 3분기에 매매가격지수가 신고점을 찍은 이유에 대해 유럽발 금융위기로 증시가 불안해지면서 수익형 부동산인 중소형 규모의 사무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가격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사무용빌딩 매매가가 등락을 반복하는 등 변동성이 심해진 상황이어서 최근의 가격 상승세가 장기적인 추세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와 청담동 명품거리는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문화의 거리다. 대로변을 사이에 두고 있는 두 상권은 고급주택가와 고가 아파트를 배후지로 보유하고, 다양한 문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압구정동 로데오거리는 한양아파트 사거리에서 학동사거리 입구까지 ‘ㄱ자’ 형태 상권으로 100여 개의 의류 상가들이 밀집되어 있다. 시작은 1990년대 초 당시 ‘오렌지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부유층 자녀들이 몰려드는 고급 패션거리로 이름을 알렸다. 현재 상권의 모습은 패션의류 브랜드 직영매장과 직수입 멀티숍, 개인 디자이너숍들이 포진해 있다. 청담동 명품거리는 갤러리아백화점에서 청담사거리까지 대로변에 형성되어 있으며 40여 개의 플래그십스토어(특정 상표의 홍보 효과도 겨냥한 상품매장)와 편집매장(신발 의상 액세서리 등 다양한 패션아이템을 모아놓은 상품매장)이 밀집돼 있다. 상권이 태동한 시기는 1980년대 중반 이후 패션디자이너들이 명동에서 이전해오면서부터다. 이후 연관업종인 의상실과 미용실, 웨딩숍들이 입점하며 상권이 발전했고, 1995년 갤러리아백화점 명품점이 들어서면서 명품거리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이면도로에 고급 레스토랑들이 입점하고, 커피전문점 등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현재와 같은 상권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두 곳의 임대료 수준은 매우 높다. 압구정동 로데오거리는 보증금(1층 33m² 규모 기준) 1억∼3억5000만 원에 월 임대료 400만∼600만 원 수준이다. 청담동 명품거리는 보증금 1억∼2억 원에 월 임대료 200만∼300만 원 수준. 두 곳 모두 대로변을 따라 들어서 있는 점포들은 개별 점포가 아닌 건물 전체를 임차해서 쓰기 때문에 가격 수준이 매우 높다. 두 상권의 배후 인구는 압구정동과 청담동 고급주택 거주자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용자는 차이가 있다.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의 주 업종은 패션의류이지만 미용실, 성형외과 등의 뷰티업종과 카페, 레스토랑 등 요식업종도 다수 자리 잡고 있다. 업종의 특성상 외부 유입인구가 많고 10, 20대 젊은 여성층이 많이 찾는다. 반면 청담동 명품거리는 초고가 명품 의류숍 위주다. 10, 20대 젊은 여성들보다는 30, 40대 이상 고소득 소비자와 연예인들이 주 고객이다. 이들은 주로 청담동 지역 고급 빌라에 산다는 특징도 갖고 있다. 두 곳의 배후 주거지역 거주민들의 소비력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 집값은 압구정동이 4086만 원(3.3m² 기준)으로 청담동(2798만 원)보다 높다. 하지만 청담동은 초고가 고급 빌라 비중이 높은 곳이고, 1인당 소비력은 압구정동을 능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한 청담동 명품거리에서는 와인바, 레스토랑, 일식전문점 등과 같은 고급 요식업종이 추천 분야다. 청담동을 찾는 사람들이 경제적 여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한 업종이다. 또 요식 관련 업종이 다른 업종 점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타깃 층이 대부분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보다는 자기 차량을 이용해 접근하기 때문에 지하철역 근처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이 지역 이용자들은 프라이버시 노출을 매우 꺼린다는 점을 염두에 둔 실내 인테리어나 매장 배치가 필요하다. 압구정동 로데오거리는 상권이 만들어질 초기에는 패션의류업종이 유망했지만 현재는 인근 청담동 명품거리, 신사동 가로수길과 소비인구를 분할하고 있어 패션 부문의 경쟁력은 약해진 상태이다. 높은 임대료 때문에 중저가 의류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고, 고급 의류는 청담동에 비해 경쟁에서 뒤처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네일숍이나 에스테틱, 토털케어 등 뷰티 관련 업종으로 도전하는 것이 좋다. 여성 유입인구가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성형외과와 같은 뷰티 관련 의료시설이 많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내년에는 분당선 연장선 신청담역이 갤러리아백화점 사거리에 개통될 예정이어서 유입 인구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 그만큼 시장규모도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도움말: 부동산114 장용훈 연구원)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아파트 이름을 유명 브랜드로 바꾸기 위해 소송까지 벌였다는 언론보도를 봤습니다. 아파트 이름이 그렇게 중요해진 이유가 뭔가요. 어떤 경우에는 혼란스럽기까지 한 아파트 브랜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건가요. 》 요즘에는 웬만하면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에는 모두 특화된 브랜드를 붙이고 있어 브랜드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브랜드를 붙이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으로 불과 10여 년 전입니다. 이전에는 시공사 이름에 아파트를 붙이는 단순한 형태였습니다. 그런데 1999년 삼성중공업이 쉐르빌이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아파트 분양에 나서 큰 성공을 거둡니다. 이후 건설업체들은 앞다퉈 브랜드를 개발해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허청에 따르면 아파트를 포함한 건설업 관련 특허등록건수는 2000년 초 연간 1400건에서 2002년 1600건, 2003∼2005년에는 매년 2000건을 웃돌았습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아파트 브랜드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2007년 기준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이내 건설사 중 주택을 짓는 91개 건설사가 브랜드를 1개 이상씩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을 정도입니다. 1999년에 브랜드 아파트가 도입된 것은 1998년부터 시작된 아파트 분양가 자율화 조치가 원인이었습니다. 정부의 분양가 규제를 받아 짓는 아파트와 달리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품질이 고급화된 아파트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이후 ‘○○아파트’보다는 브랜드가 달린 아파트가 고급이고, 비싼 아파트라는 인식이 확산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1970년대 이후 아파트에 사느냐, 살지 않느냐가 계층의 분화를 가져왔다면 2000년대 이후 현재는 브랜드 아파트에 사느냐, 그렇지 않으냐가 사회적 계층을 나누는 중요한 기준이 됐다”고 평가할 정도입니다. 이런 이유로 브랜드를 만들기 전에 지은 아파트에서 ‘개명 신청’을 하는 사례가 있는 것입니다. 한편 요즘 들어 아파트 브랜드는 좀 더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래미안’ ‘자이’ ‘롯데캐슬’ 등과 같은 이름에 꼬리표를 붙이는 방식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것으로 ‘펫 네임’ 붙이기라고 합니다. 당시에는 동일한 지역에 같은 건설사의 아파트가 모이면서 메인 브랜드에 지역 이름을 앞이나 뒤에 붙이는 식이었습니다. 이후 서울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삼성동 ‘롯데캐슬 킹덤’ 등과 같이 서울 강남지역에서 분양하는 고급 아파트라는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아파트는 지역 이름에 좀 더 튀는 펫 네임을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이런 펫 네임 붙이기가 전국적인 현상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부산에서 분양한 아파트 중에는 ‘다대 롯데캐슬 블루’ ‘더샵 센텀포레’ ‘쌍용 예가 디오션’ 등 지역적 특성을 살린 펫 네임을 붙인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주거상품이 다양해지면서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주상복합아파트 등에 따로 브랜드를 적용하기보다는 메인 브랜드에다 각각의 상품의 기능적 특성을 반영해 펫 네임으로 붙이는 사례도 있습니다. 펫 네임도 유행이 있습니다. 한동안은 고급스러운 면을 강조하는 데 중점을 둔 펫 네임이 인기였습니다. 그런 분위기를 타고 나온 것들이 하이어스, 휴레스트, 트리베라와 같은 것들로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단어들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달라지고 있습니다. ‘서수원 레이크 푸르지오’, ‘아이파크 포레스트 게이트’ 등 지역 특성이나 단지 조경의 특징을 살리는 펫 네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어려운 단어가 남발됨으로써 소비자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로 보입니다. 일부 업체는 펫 네임 달기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기도 합니다. e편한세상 브랜드로 유명한 대림산업이 대표적인 곳입니다. 펫 네임을 붙인 아파트와 그러지 않은 아파트의 품질에 차이가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내부적으로 별도의 펫 네임 만들기를 막고 있다고 합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경기 하남시 부동산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2009년 6월 이후 올해 9월까지 28개월 동안 5번을 제외하곤 지가변동률이 전국 상위 5위권 안에 머물며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한 때 하남시는 시 면적의 98%가 그린벨트로 지정돼 제대로 된 개발사업이 진행될 수 없었던 곳이다. 그래서 부동산시장에서는 철저히 소외됐던 곳이다. 도대체 하남시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하남미사지구 개발이 핵심 동력 하남시 부동산시장을 꾸준하게 밀어올린 동력은 잇따른 대규모 개발사업이었다. 우선 수도권의 마지막 신도시로 불리는 ‘하남 미사지구’ 개발사업이 핵심이다. 국토해양부는 2009년 6월 하남시 망월동, 선동, 풍월동 일대 546만 m²를 인구 9만4000여 명이 들어갈 신도시급 보금자리주택지구를 지정했다. 하남미사지구다. 광명·시흥보금자리주택지구(1074만m²)에 이어 두 번째이고, 1기 신도시인 평촌 신도시(510만m²)보다도 큰 규모다. 미사지구는 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데다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 강일 나들목(IC)과 상일 IC가 인접해 있고, 경춘고속도로 미사IC가 사업지와 연결돼 있다. 서울, 경기 동남부와 강원도를 잇는 교통 요충지에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88고속도로나 지하철 등을 이용하면 서울 강남지역으로 출퇴근하기도 편리하다. 다음 달에 시범지구인 A9과 A15블럭에서 1688채에 대한 청약접수가 실시될 예정이다.○대규모 개발사업으로 호재도 풍부 신세계가 하남시에 수도권 최대 복합쇼핑몰(유니온스퀘어)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대형 호재다. 2015년까지 하남시 신장동 일대 11만7000여m²에 총면적 33만여 m²로 조성되는 ‘유니온스퀘어’는 여주 프리미엄 아웃렛(3만3500m²)보다 10배 크다. 이곳에는 백화점, 패션전문관, 영화관, 공연·전시시설이 들어서고, 7000여 명에 이르는 직접 고용 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연간 1000만 명 이상이 하남시를 찾을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하남시가 숙원사업으로 육성하는 각종 지역사업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하남시 풍장동 일대 15만5000m² 규모로 추진 중인 ‘현안1지구’나 신장동 일대 57만286m²에 추진하는 ‘현안2지구’ 등은 모두 쾌적한 주거단지 조성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하철 연장 등으로 서울 접근성도 개선 교통망이 대대적으로 개선되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우선 서울지하철 5호선이 기존 서울 상일동에서 검단산 일대까지 연장된다. 정부는 2019년 개통을 목표로 내년 6월까지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을 마치고, 2014년까지는 사업계획 승인을 마친 뒤, 2015년부터 본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과 경기 구리시를 잇는 구리암사대교가 2013년 개통되면 구리에서 하남까지 15분 이내에 오갈 수 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하남시는 그동안 잠재력에 비해 내재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대표적인 지역 중 하나”라며 “최근 잇따른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분당, 광교, 판교 등지에 버금가는 수도권 동부지역의 발전거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미사지구, 경관·교통망 갖춘 서울 동쪽의 랜드마크로 조성”▼“서울 동쪽의 관문으로서 랜드마크(지역상징물)가 될 수 있는 신도시를 만들겠다.” 경기 하남미사지구의 조성 및 분양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 하남직할사업단 최문수 단장(사진)은 “미사지구가 뛰어난 주변경관과 교통망을 갖추고, 주변 일대 강동1·2, 풍산, 고덕 등과 같은 소규모 택지지구를 묶어줄 허브(HUB)지역이라는 특장점을 갖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실제로 미사지구는 미사리카페촌을 밀어내고 들어서는 신도시로, 한강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는 입지여건을 갖췄다. LH를 이를 살리기 위해 단지 전체에 총길이 10km, 폭 15∼300m짜리 녹지지대(그린 매트릭스)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 녹색지대를 따라가면 미사지구 어디서든 한강, 미사리조정경기장, 하남시종합운동장 등과 같은 주변 시설에 닿을 수 있다. 또 미사지구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 강남은 물론 서울 도심, 경기 성남시, 강원 춘천시 등지를 쉽게 오갈 수 있다. 미사지구의 또 다른 특징은 직주(職住) 근접형 자족도시라는 점이다. 사업지구 외곽에 도시형 공장이나 벤처단지, 정보기술(IT) 관련 기업 및 연구기관 등이 사용할 수 있는 시설용지가 조성되고 있는 것. 보금자리주택의 취지에 맞게 분양가도 3.3m²당 970만 원대 수준으로 주변 아파트값보다 30% 가량 저렴하게 책정됐다. 최 단장은 “미사(渼沙)라는 이름이 ‘모래가 물결치는 것 같이 아름답다’는 뜻을 갖고 있다”며 “이름에 걸 맞는 도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서울 은평구 진관동, 구파발동 일대에 조성되는 은평뉴타운은 서울의 서부관문 지역이다. 은평뉴타운은 349만 m² 대지에 2만5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8700여 채의 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가장 큰 장점은 교통이 편리하다는 것이다. 서울시와 경기 고양시의 접경지역으로 통일로(6차로), 통일로 우회도로(4차로·개통예정)와 연서로(4차로·개통예정) 등을 이용하면 서울 광화문까지 승용차로 30분이면 닿는다. 지하철 3호선이 사업지를 통과하고, 지하철 6호선 연신내역에서 가깝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서울외곽순환도로 북부구간(일산∼퇴계원)이 10km 이내여서 서울 외곽으로 오가기도 쉽다. 북한산, 서오릉자연공원, 진관근린공원, 갈현근린공원, 창릉천 등으로 둘러싸여 있어 주변 환경도 쾌적하다. 은평뉴타운에서 현재 잔여물량이 선착순 분양 중이어서 내 집 마련 실수요자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서울시 산하 SH공사(사장 유민근)는 은평뉴타운 내 전용면적 101∼166m² 규모의 중대형 분양아파트 685채를 특별 분양 중이다. 분양조건은 일시납과 할부납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일시납은 계약금 10%, 잔금 90%로 계약하되 계약일자에 따른 특별선납할인 금액을 최대 6470만 원까지 잔금 납부 때 차감해준다. 이미 설치된 발코니 확장비용 최대 1429만원을 무료로 제공하고 잔금 집단대출도 알선해준다. 할부납은 계약금 10%, 중도금(입주 잔금) 40%, 잔금(할부금) 50%로 납부하되 5년 무이자 10회 분할납부가 가능하며 분양대금의 50%를 완납해야 입주가 가능하다. 근저당권설정 등기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건물소유권이전 등기수수료를 지원한다. 신청자격은 11월1일 현재 만 20세 이상인 자는 거주지역, 과거 당첨사실, 주택소유, 입주자저축(청약통장)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법인도 신청 가능하다. 가구당 분양가는 전용 101m² 4억9287만∼5억5399만 원, 134m² 6억6408만∼8억6513만 원, 166m² 8억1221만∼10억7530만 원이다. 분양가구 방문을 원할 경우 매일(공휴일 포함)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은평뉴타운 현장을 방문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신청희망자는 신분증, 인감도장, 인감증명서를 지참하고 SH공사를 직접 방문해 신청해야 한다. 계약 체결 후 전매가 가능하다. SH공사 홈페이지에서 사이버모델하우스와 전자 팸플릿을 볼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입주자 모집공고문을 참고하면 된다. 1600-3456, 02-3410-7517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문화 한류, 전자제품 한류에 이어 건설 한류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메이드 바이 코리아’가 붙은 도시 건설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이 축적한 신도시 건설 경험과 첨단 아파트 시공능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권에 머물렀던 진출 영역도 알제리와 이라크 등 아프리카와 중동 등지로 확대되는 추세다.○메이드 바이 코리아 신도시 늘어난다 북아프리카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남쪽으로 250km 떨어진 부그줄 신도시. 알제리 국토개발종합계획에 따라 진행 중인 14개 신도시 중 첫 번째 프로젝트로, 2025년까지 35만 명이 거주할 주택 8만 채가 국내 분당신도시의 약 3배 크기인 6000만 m² 대지 위에 지어진다. 시공사는 대우건설이다. 대우는 부지 조성공사 이외에 50km 길이의 도로, 20km의 상하수도, 전기, 가스, 통신 등의 기반시설을 건설한다. 대우는 부그줄 신도시 이외에도 40억 달러 규모의 부이난 신도시 건설사업도 진행 중이다. 한화건설은 올해 5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 1830만m² 터에 100∼140m²형 주택 10만 채를 짓는 초대형 신도시 사업을 따냈다. 수주 금액은 무려 72억5000만 달러로 국내 건설업체가 해외에서 수주한 신도시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다. 한화건설은 이 공사에서 설계와 조달, 시공 모두를 책임지는 방식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GS건설은 베트남 경제수도인 남부 호찌민시 주변 냐베 일대에 신도시를 조성할 예정이다. 호찌민 남부 개발 축에 위치한 냐베 신도시는 349만 m² 면적에 6만8000여 명을 수용할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GS건설은 이곳에서 4단계에 걸쳐 빌라와 연립주택 1800채, 아파트와 주상복합 1만5200채, 오피스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는 대우건설이 207만 m² 규모의 떠이호떠이 신도시를 건설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현재 토지 보상 작업 등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2006년 베트남 최대 국영건설사 비나코넥스와 합작 방식으로 25억 달러를 투자해 베트남 최초의 자립형 신도시 ‘스플랜도라’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스플랜도라를 통해 도시개발사업 분야의 강자로 이름을 세계에 알린 뒤 축적된 노하우로 중국, 아프리카 등지로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도 세웠다. 이 밖에 경남기업은 알제리 시디압델라에서 태영건설 한양 KT 벽산엔지니어링 등과 공동으로 6억5200만 달러 규모의 신도시 기반시설 건립 공사를 벌이고 있고, STX건설은 가나의 주요 10개 도시에서 주택 20만 채와 도시기반시설 등 총 10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 신도시는 토털패키지 수출상품 해외신도시 사업은 국내 건설경기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건설사들로서는 ‘신수종(新樹種) 사업’ 분야이다. 국내 인구가 2018년부터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건설사들이 해외신도시에 눈을 돌리게 만든 요인이다. 게다가 해외신도시는 단순히 건축물만 짓는 것이 아니라 토지 매입부터 각종 자재 조달, 주택 분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복합적인 프로젝트로 진행돼 부가가치가 높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해외신도시 개발은 단순히 도로망 상하수도 등과 같은 인프라와 주택을 건설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며 “관련 시설을 완공한 이후 정보기술(IT)을 이용한 운영 관리 등 지속적인 수요 창출이 가능한 복합 수출상품”이라고 말했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해외신도시 수주를 건설업만이 아니라 시스코 히타치 지멘스와 같은 제조업체들이 주도하는 이유다. 정부도 해외신도시 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 지원에 나설 태세다.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는 해외신도시 사업 지원을 위한 범정부 통합기구 설립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토해양부는 직접 해외 현지를 돌며 프로젝트 정보를 수집한 뒤 국내 업체에 소개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해 ‘해외사업 5개년 추진 전략’을 수립하고 민간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아프리카 남부수단 신수도 건설 마스터플랜 수립 사업’ 등과 같은 민관 합동사업을 수립해 건설사에 제안하는 방식이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올해 부동산시장의 중요 특징 가운데 하나로 수저지고(首低地高)를 꼽을 수 있다. 즉 수도권의 침체와 지방시장의 활황이다. 실제로 수도권의 집값은 바닥을 기었고,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들은 미분양에 전전긍긍했다. 반면 지방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집값이 모두 두 자릿수가 오르고, 새 아파트나 오피스텔의 본보기집마다 인파가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그 중심에 부산과 경남이 있었다. 이들 지역의 올해 집값이 전국 평균 집값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그 덕택에 신규 주택 공급도 활발하게 이뤄지며 일부 지역에서는 과열 양상을 보일 정도였다.》○집값 수도권 지고, 지방 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비 10월 말 현재 전국 집값은 6.3% 올랐다. 서울은 이 기간 0.5% 오르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경기도도 1.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인천은 아예 1.2%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수도권 전체로는 0.7% 상승에 머물렀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값이 떨어진 셈이다. 반면 인천을 포함한 6개 광역시는 평균 10.4% 올랐다. 특히 부산은 15.2%가 올라 광주(17.5%) 대전(17.2%) 다음으로 많이 올랐다. 도 지역에서는 경남이 17.5%로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집값이 크게 오른 원인은 공급 부족에 있다. 2007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이들 지역에 신규 분양 물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한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부산이다. 부산은 1년 평균 1만3000∼1만5000채가 공급됐는데 최근 2, 3년간 1만 채 이상 분양된 적이 없어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였다. 경남지역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대비 10월 말 현재 집값이 무려 20.4%가 오른 창원시는 신규 공급 부족에 재건축에 따른 수요가 집중된 게 원인이다. 현재 창원시에는 52개 재건축구역이 지정돼 있다. 이 중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구역이 5개, 이주·철거 중인 구역이 5개에 이른다. 이에 따라 한때는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지역 중개업소에 나돌 정도였다. 여기에 혁신도시, 한국토지주택공사 이전과 같은 호재도 영향을 미쳤다.○지방 신규분양 열기도 뜨거웠다 집값이 오르면서 이들 지역에서는 상반기부터 달아올랐던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청약 열기가 지속됐다. 벽산건설이 지난달 부산 화명신도시 인근에서 ‘율리역 벽산블루밍’ 아파트의 청약을 접수한 결과 1순위 모집에 14.93 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1단지 전용면적 59m²는 14채 모집에 441명이나 몰려 31.5 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동문건설이 부산진구 부암동에 공급한 ‘서면 동문 굿모닝힐’(모집가구 559채)도 평균 14.73 대 1의 경쟁률로 13개 주택형이 모두 순위 내 마감됐다. 이에 앞서 7월에 부산 수영구 민락동에서 분양한 ‘더샵 센텀포레’는 1순위 청약에서 무려 7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84m²A형은 43채 모집에 8232건이 접수돼 191 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여 화제가 됐다. 이는 올 들어 분양한 아파트 가운데 최고 경쟁률이었다. 경남지역에서도 이 같은 청약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GS건설이 경남 진주에서 분양한 ‘진주 센트럴 자이’(401채 모집)는 청약 접수 결과 평균 경쟁률 3.7 대 1로 전 평형이 마감됐다.○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 중 지방 부동산시장의 투자 열기는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그 온도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투기수요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온나라 부동산정보통합 포털(www.onnara.go.kr)에 따르면 올해 1∼9월 지방 5대 광역시(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 아파트 거래에서 외지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동기보다 줄었다. 작년 9개월간 5대 광역시에서 팔린 아파트의 24%는 외지인들이 매입했고 그중 절반인 12%가 서울에 거주하는 매입자였다. 그런데 올해는 외지인 비율이 20%로 감소했고 서울 매입자는 6%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산에서는 지난해 9개월간 팔린 아파트 5만8059채 가운데 외지인이 매매한 게 1만25채로 17%나 됐다. 그런데 올해는 총 거래량은 6만2894채로 늘었지만 외지인 매매는 9596채로 줄면서 비중도 15%로 떨어졌다. 또 서울 매입자 비중도 7%에서 5%대로 낮아졌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1년 이상 지방 부동산시장의 투자 열기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다만 총 거래량이 꾸준히 늘고, 집값 오름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볼 때 실수요자가 투기 수요자들을 대체하고 있어 당분간 부산 경남 등지의 투자 열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정부가 남태평양 피지공화국에서 여의도(약 8.4km²)의 350배 크기의 해저광구를 단독 조사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태평양지역 해양광물자원 확보 경쟁에 우리 정부도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국토해양부는 11일 피지공화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에 여의도 면적의 350배 규모인 3000km² 넓이의 해저광구에 대한 독점 탐사권을 확보했다고 11일 밝혔다. 정부는 내년부터 2017년까지 이 일대에서 개발유망지역을 대상으로 자원매장량, 위치, 채굴방법 등에 대한 정밀 탐사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상업적 가치가 많다고 판정되면 피지 정부와 광산 개발을 위한 협약을 거쳐 본격적인 채굴작업을 할 예정이다. 다음 달에는 탐사작업과 개발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할 민간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사업설명회도 개최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곳 일대에 대규모 해저열수(熱水)광상이 매장돼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저열수광상은 수심 1000∼3000m에서 마그마로 달궈진 물인 열수가 온천처럼 솟아나오는 과정에서 금속성 물질들이 차가운 물에 접촉하면서 만들어지는 침전물로, 금 은 구리 아연 등과 같은 중요 금속이 포함돼 있다. 국토부는 20년간 연간 30만 t을 개발하면 약 65억 달러(연간 약 3억2500만 달러)의 수입대체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해양연구원 심해·해저자원연구부 문재운 부장은 “2000년부터 사업대상 지역에 대한 문헌 및 현장조사를 실시했고, 주변 지역에서 실제로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해저열수광상 발견 가능성을 높게 봤다. 정부가 해외에서 해저광구 독점탐사권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1호는 2008년 3월 남서태평양 통가왕국의 EEZ에 위치한 해저광구(약 2만4000km²)다. 이 사업은 2013년 완료를 목표로 현재 마지막 탐사작업이 진행 중이며 정부와 삼성중공업, SK네트웍스, 포스코, 대우조선해양, LS-Nikko동제련 등이 공동으로 맡고 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정부가 남태평양 피지공화국에서 여의도의 350배 크기의 해저광구(海底鑛區)를 단독 조사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태평양지역 해양광물자원 확보 경쟁에 우리 정부도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국토해양부는 11일 남서태평양 피지공화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에 여의도(8.4㎢)의 350배 규모인 3000㎢ 넓이의 해저광구에 대한 독점 탐사권을 확보했다고 11일 밝혔다. 정부는 내년부터 2017년까지 일대에서 개발유망지역을 대상으로 자원매장량, 위치, 채굴방법 에 대한 정밀 탐사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상업적 가치가 많다고 판정되면 피지 정부와 광산 개발을 위한 협약을 거쳐 본격적인 채굴작업을 할 예정이다. 다음달에는 탐사작업과 개발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할 민간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사업설명회도 개최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곳 일대에 대규모 해저열수광상이 매장돼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저열수광상은 수심 1000~3000m에서 마그마로 달궈진 물인 열수(熱水)가 온천처럼 솟아나오는 과정에서 금속성 물질들이 차가운 물에 접촉하면서 만들어지는 침전물로, 금 은 구리 아연 등과 같은 중요 금속이 포함돼 있다. 국토부는 20년간 연간 30만t을 개발하면 약 65억 달러(연간 3억2000만 달러)의 수입대체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해양연구원 심해·해저자원연구부 문재운 부장은 "2000년부터 사업대상지역에 대한 문헌 및 현장조사를 실시했고, 주변지역에서 실제로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해저열수광상 발견 가능성을 높게 봤다. 정부가 해외에서 해저광구 독점탐사권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1호는 2008년3월 남서태평양 통가왕국의 EEZ에 위치한 해저광구(약 2만4000㎢)다. 이 사업은 2013년 완료를 목표로 현재 마지막 탐사작업이 진행 중이며 정부와 삼성중공업, SK네트웍스, 포스코, 대우조선해양, LS-니코동제련 등이 공동으로 맡고 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