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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생물권보전지역 등 유네스코(UNESCO) 자연과학분야 3관왕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화산폭발로 만들어진 독특한 형상의 오름(작은 화산체)과 곶자왈(용암암괴에 형성된 자연림) 등 비경이 가득하다. 그래서 세계가 인정한 ‘대한민국 보물섬’이다. 그동안 걸으면서, 또는 차를 타고 다니면서 제주의 자연 경관을 마주했다면 이제 ‘새의 시선’으로 바라본 제주의 또 다른 매력에 흠뻑 빠져보자. 하늘에서 내려다 본 제주는 그동안 경험하거나 접하지 못했던 이국적인 모습을 선사한다. 세계자연유산과 세계지질공원을 비롯해 오름과 해안 등을 드론 카메라로 직접 촬영해 매주 한차례 게재한다.》<1회> 산방산과 용머리 제주에 있는 세계지질공원의 대표명소인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산(천연기념물 제376호)과 용머리해안(천연기념물 제526호)을 한 장면에 담았다. 뒤로 보이는 산방산은 ‘구름모자’를 쓴 모습이었고, 용머리는 이름처럼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 용의 머리’를 떠올리게 했다. 용머리는 한라산과 용암대지가 만들어지기 훨씬 이전 수성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응회환이다. 단단하지 않은 대륙붕 퇴적물 위에 형성돼 분출 도중 수차례에 걸쳐 붕괴가 일어났다. 높이 20m, 길이 600m 가량으로 좁은 통로를 따라 바닷가로 내려가면 층층이 쌓인 사암층 암벽이 나온다. 용머리 응회환을 뚫고 형성된 산방산은 해발 395m의 종상화산으로, 조면암질 용암으로 만들어졌다. 점성이 높은 아아용암이 멀리 흘러가지 못한 채 위로 쌓이면서 종(鍾)의 모습을 한 독특한 화산지형이다. 산방산 남서쪽 해발 200m 지점에 ‘산방굴’로 불리는 자연석굴이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는 4·3사건 70주년을 맞아 생존자와 고령 유족 등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생활보조비 지원을 이달부터 확대한다고 23일 밝혔다. 제주도는 이날 ‘제주4·3사건 생존희생자 및 유족 생활보조비 지원조례’ 개정안을 공포하고 인상한 금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4·3사건 때 다친 피해자와 수형인 등 생존희생자에게 매달 지원하는 생활보조비를 기존 50만 원에서 70만 원으로 올렸다. 사건으로 사망한 희생자의 배우자에게는 5만 원에서 30만 원, 75세 이상 1세대 유족은 5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각각 확대했다. 생활보조비를 지원받는 대상은 생존희생자 112명, 희생자의 배우자 410명, 75세 이상 1세대 유족 4400명 등이다. 4·3사건 생존희생자는 2011년 조례 제정 당시 137명에서 점차 인원이 줄었다. 이승찬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그동안 어려운 환경을 견딘 4·3사건 피해자 등이 70년의 한을 조금이나마 내려놓을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19호 태풍 ‘솔릭’은 23일 새벽부터 제주지역에 강풍과 함께 많은 비를 쏟아부었다. 한라산 진달래밭(해발 1500m)에는 순간 최대 풍속 초속 62m의 기록적인 강풍이 몰아쳤고, 사제비동산(해발 1450m) 주변에는 1044mm의 폭우가 내렸다. 제주시내에는 순간 최대 풍속 초속 34.1m의 강풍과 함께 300mm가량의 비가 쏟아졌다.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이 이틀째 중단돼 관광객 등 4만여 명의 발이 묶였다. 이번 태풍으로 제주시 한경면, 서귀포시 안덕면 등 1만3400여 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또 제주종합경기장 내 복합체육관 천장이 파손됐다. 제주시 연동과 도남동 등 시가지에서 하수가 역류했고, 서귀포시 사계해안도로, 산방산 진입도로 등에서는 월파와 낙석 등의 위험에 따라 도로통제가 이뤄졌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는 30년이 넘는 야자수가 부러지는 등 가로수 100여 그루가 넘어지거나 뿌리째 뽑혔다. 또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항 보강공사를 위해 쌓아 놓은 콘크리트 시설물 등 91t이 높은 파도에 유실됐다. 강풍으로 서귀포시의 토마토, 딸기 비닐하우스가 찢기고 휘어지는 피해가 속출했다. 수확을 앞둔 하우스 감귤에 강풍이 몰아치면서 가지가 부러졌으며 갓 싹이 난 양배추, 브로콜리 등의 농작물도 피해를 비켜가지 못했다. 제주시 구좌읍 등지에서는 파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당근 등이 빗물에 쓸려가면서 농사를 망쳤다. 태풍 솔릭이 근접한 전남에서는 23일 강풍으로 가로수 100여 그루와 가로등 10여 개가 쓰러졌다. 진도군에서는 주택과 창고 등 4채의 지붕이 파손됐고, 폭우로 어선 2척이 침수됐다. 벼 침수와 쓰러짐도 발생해 진도 15ha, 해남 10ha, 강진 1ha 등의 피해를 입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솔릭’ 대처상황에 대한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피해가 큰 지역에 대해 특별교부세 지원과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가능한 모든 지원책을 미리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또 “지방 교육청과 일선 학교를 포함한 전국의 모든 교육기관이 임시휴교와 등하교 시간 조정 등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모든 방법을 적극적으로 강구해 달라”고 당부했다.이날 회의에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등 관계 부처 장관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도 등 17개 시도 단체장과의 화상회의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2010년 큰 피해를 줬던 태풍 ‘곤파스’와 경로가 비슷한데 위력은 더 강하고, 내륙에 머무는 시간은 더 길기 때문에 피해가 더 크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민간기업들도 직원들의 안전을 고려해서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등 능동적인 대처에 나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24∼26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2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 “태풍이 그 지역 쪽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장소나 일정 조정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신속하게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통일부는 이산가족 상봉을 하루 늦추는 방안 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제주=임재영 jy788@donga.com / 진도=이형주 / 문병기 기자}
제19호 태풍 ‘솔릭’의 영향권에 들어간 제주에서 관광객이 높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제주와 남부지방의 하늘길과 바닷길도 막혔다. 22일 오후 7시 19분경 제주 서귀포시 서귀동 소정방폭포에서 박모 씨(23·여)가 실종됐다. 해경에 따르면 박 씨는 이모 씨(31)와 함께 사진을 찍으러 해안 쪽으로 내려갔다가 파도에 휩쓸렸다. 이 씨는 난간을 붙잡고 올라와 112에 신고했다. 제주 지역은 22일 오후 6시부터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이날 제주를 오갈 예정이던 국제 및 국내 항공기 489편 가운데 160여 편이 결항했다. 이에 따라 제주에서 관광을 마치고 떠날 예정이던 관광객, 제주에 들어오려던 항공편 이용객 등 2만여 명의 발이 묶였다. 제주 지역 항구와 포구에는 각종 선박 2000여 척이 긴급 대피했고,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7개 항로 여객선 11척도 모두 결항했다. 이날 오전 4시부터 지리산, 덕유산, 다도해, 한려해상 등 8개 국립공원과 탐방로 250곳의 출입도 통제됐다. 또 이날 오후 4시를 기해 전남 지역 전체 여객선 53개 항로 81척의 운항이 중단됐다. 전남 지역의 모든 초중고교는 23일 휴업한다. 부산에서는 22일 오후 9시를 기해 부산항의 선박 입출항과 하역 작업이 중단됐다. 충북도교육청은 23일 각급 학교별로 오전에만 수업하기로 했다. 제주=임재영 jy788@donga.com / 서형석 기자}
제주도와 미국 하와이주, 일본 오키나와(沖繩)현, 중국 하이난(海南)성 등 아시아태평양 4개 섬 정부가 환경 이슈와 지속가능한 섬 발전에 대해 논의하는 장을 마련한다. 제주도는 이들 4개 섬 정부 관계자들이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모여 27일부터 28일까지 ‘제1회 국제녹색섬서밋 포럼’을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회의 주제는 ‘지속가능한 섬과 미래’. 토미 레멩게사우 팔라우 대통령,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지사, 오하마 히로시(大濱浩志) 오키나와현 환경부장, 저우쉐솽(周學雙) 하이난성 생태환경보호청 총공정사 등이 참석한다. 국제녹색섬서밋은 도시 확장과 교통 발달로 거주인구와 관광객이 증가함에 따라 발생하고 있는 자연경관 훼손, 생태계 파괴, 폐기물 관리, 물 문제 등 다양한 환경 이슈에 대해 논의하고 해결 방안 등을 공유한다. 국제사회에 국제녹색섬서밋 창립을 알리는 이번 회의는 리더 대화, 전문가 토론, 지역별 사례 발표 등으로 구성됐다. 4개 섬 정부는 회의 결과를 실제적으로 이행하겠다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선언문에는 환경자산 및 생태시스템 보전, 탄소 배출량 감축 등 공동으로 추진할 사항이 담긴다. 김양보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국제녹색섬서밋은 향후 미주, 유럽, 오세아니아 지역의 환경 선도 도시의 참여를 이끌어 5대양 6대주를 아우르는 세계 섬 지방정부 협의체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의 서귀포크루즈터미널이 5월 말 준공 이후 3개월이 되도록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이 급감한 이후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휴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제주도는 당초 지난달 1일이었던 서귀포크루즈터미널 개장일을 무기한 연기했다고 21일 밝혔다. 제주에 입항한 크루즈선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로열 캐리비언 크루즈라인의 16만 t급 ‘퀀텀 오브 더 시스’호가 지난해 9월 관광미항에 시험 입출항하면서 실제 크루즈 항만 운용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중국발 크루즈선 입항이 이뤄지지 않아 실적이 전무하다. 관광미항은 제주해군기지로 쓰이는 시설 외에 15만 t급 크루즈선 2척 동시 접안이 가능한 서방파제 420m, 남방파제 690m 등을 갖추고 있다. 서귀포크루즈터미널 건물은 지상 3층, 연면적 1만1161m²로 세관, 출입국 관리, 검역(CIQ) 등을 한꺼번에 할 수 있다. 대규모 단체 관광객이 신속하게 입출국 수속을 마칠 수 있도록 입국 심사대 10개, 출국 심사대 8개를 갖췄다. 관광미항 게이트와 터미널 간 1km가 넘는 무빙워크도 설치했다. 서귀포크루즈터미널 전체 용지는 3만6016m²로 601억 원이 투입됐다. 건물 주변에 주민편의시설과 친수공원, 차량 135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 진입도로 등을 갖췄다. 제주도 분석 자료에 따르면 2500명을 태운 10만 t급 크루즈선 1척이 입항하면 입출항료와 접안료, 터미널 사용료 등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1781만 원이며 전세버스, 관광 안내 등을 합치면 7341만 원의 직접적인 수입이 생긴다. 이처럼 크루즈 관광객에게 편리한 시설을 갖췄지만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크루즈선 입항은 감감 무소식이다. 올해 중국에서 출발해 서귀포크루즈터미널에 입항하기로 한 305회 일정 중 지금까지 성사된 것은 한 차례도 없다. 터미널 주변 특산물 판매점 등 상인들도 애를 태우고 있다. 해군기지와 터미널 공사로 올레 7코스 일부 구간이 변경되면서 관광객 발길이 뜸한 데다 크루즈 수요도 없어 수입에 직격탄을 맞았다. 서귀포크루즈터미널이 정상 운영되려면 중국발 크루즈선의 제주 입항 재개가 반드시 필요하다. 제주도는 터미널 시설 유지 등에 따른 예산을 낭비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발 크루즈선이 들어와야 공식 개장한다는 입장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크루즈 시장의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크루즈 선박을 유치하더라도 실제 배가 기항하는 데 1년 반에서 2년 정도 소요된다. 당장 중국발 크루즈 관광이 재개돼야 터미널이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관광공사가 주관하는 제6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이 28일부터 31일까지 서귀포시 제주신화월드 랜딩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지속 가능한 크루즈 산업 활성화를 위해 ‘아시아 크루즈 모항 활성화 방안’, ‘크루즈 관광 트렌드 및 향후 전망’, ‘크루즈 인프라 확충 및 활용 방안’ 등의 주제를 놓고 발표와 토론이 이어진다. 전시 기능 강화와 비즈니스 교류 확대에 초점을 맞춘 박람회에는 제주에 기항하는 국제 크루즈 선사를 비롯해 관광공사, 여행사, 선물용품 공급업체, 선박 기자재 관련 업체 등이 참가한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국내 최초의 외국 영리병원 개원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공론화 과정과 결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국제자유도시 핵심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인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에 들어서는 ‘녹지국제병원’ 개원에 대해 공론화 절차를 밟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신고리 원전에 대해 공론 조사를 한 적이 있으나 지역 차원에서는 처음이다. 기관과 단체 등에서 추천을 받은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위원장 허용진 변호사)는 연령, 성별, 지역 등을 안배해 도민 3000명을 대상으로 15일부터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설문조사는 녹지국제병원 개설 찬반, 도민참여단 참여 여부 등 모두 8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이어 찬성, 반대, 유보 의견 비율에 맞춰 도민참여단 200명을 구성한다. 이들은 워크숍 등 숙의 프로그램 절차를 거쳐 의견을 모은다. 이를 토대로 공론조사위원회는 다음 달 중순 공론조사 결과를 담은 권고안을 제주도지사에게 제출한다. 공론조사위원회에서 제출한 권고안을 제주도지사가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공론조사 결과 개원 불허로 의견이 모아질 경우 녹지국제병원을 건립한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 회사는 공론조사에 반대 의사를 밝히고 과정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 회사에 전액 투자한 중국 뤼디(綠地)그룹 관계자는 “공론조사까지 가지 않고 지난해 말에 결정이 났어야 할 일이었다. 허가가 나지 않으면 소송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뤼디그룹은 2015년 12월 보건복지부로부터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을 승인받았다. 이후 지난해 7월 서귀포시 토평동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2만8002m² 용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1만8253m² 규모의 녹지국제병원 건물을 준공했다. 성형외과, 피부과, 가정의학과, 내과 등 47병상을 갖추고 있으며 제주도의 권고로 의사, 간호사 등 134명을 채용했다. 지금까지 사업비 778억 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의료영리화 저지 제주도민운동본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무상의료운동본부 등이 반대하면서 개원하지 못했다. 병원 개설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제주도는 지난해 8월 녹지국제병원 신청에 대해 수차례 결정을 연기했다가 공론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이다. 영리병원은 규제를 없애 의료관광을 비롯한 의료산업을 활성화시키자는 의도에서 추진돼왔다. 일각에서는 “태국 싱가포르 등이 투자를 유치해 아시아 의료 허브로 성장하고 있는 데 반해 국내 병원은 각종 규제에 묶여 의료관광 시장을 경쟁국에 빼앗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영리병원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의료통역사 등의 의료관광서비스 일자리를 창출하는 장점도 있다고 강조한다. 반면 현 정부는 ‘의료 공공성을 훼손하는 의료영리화 정책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12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확장공사 현장. 도로를 확장하기 위해 도로 옆 삼나무를 베어내는 작업이 중단되면서 공사 장비가 한쪽 구석으로 옮겨져 있었다. 제주 동부지역에 급증하는 교통량을 해소하기 위해 2일부터 비자림로 확장공사가 진행됐다. 공사 구간은 제주시 조천읍 대천동 사거리에서 금백조로 입구까지 2.9km다. 이 구간에 포함된 삼나무 숲길 800m 양쪽에 있는 2160그루를 베어 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삼나무 베어내기에 대한 반대 여론이 확산되자 제주도는 대안을 마련할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7일까지 500m 구간에 있는 915그루를 베어 낸 채 작업이 중단됐다. 공사 중단 발표에 대해 주민들은 곧바로 반발했고, 시민사회단체는 공사 백지화를 요구해 양측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삼나무 베어내기 작업의 진실은… 작업 중단 여론이 확산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가장 아름다운 도로에 있는 비자림(천연기념물 제374호)의 삼나무 숲’을 베어 내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비자림로는 구좌읍 평대초등교에서 한라산횡단도로인 5·16도로까지 이어지는 27.3km(지방도 1112호선) 구간이다. 실제로는 비자림과 공사 현장이 7km 정도 떨어져 있다. 또 2002년 비자림로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지정된 것은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사려니 숲길 입구의 주변 도로가 아름답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공사 현장과는 14km 떨어진 곳이다. 삼나무는 제주지역 전체 조림면적 1만6987ha의 33.9%인 5754ha를 차지할 정도로 광활하지만 자생수종은 아니다. 일제강점기인 1924년 목재를 생산, 수탈하기 위해 일본에서 들여온 나무다. 자생수종을 베어 낸 오름(작은 화산체)에 집중적으로 삼나무를 심었다. 1970년대 녹화사업 당시 삼나무는 권장 수종의 하나였고 감귤과수원 방풍수로 각광받기도 했다. 현재 제주도 산림정책의 기본 방향은 삼나무 대신 편백나무, 황칠나무, 고로쇠나무 등을 심는 것이다. 봄철에 제주도에서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피부염 등이 다른 지역보다 심한 이유 중의 하나로 삼나무 꽃가루가 지목되기도 한다. ○확장공사 재개 여부 놓고 갈등 증폭 제주도는 공사 기간인 2022년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종합적으로 검토해 도로 주변 삼나무 훼손 최소화 대책 등을 포함한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계획대로 공사가 끝나면 현재 2차로인 도로는 4차로, 폭 21m 도로로 확장된다. 사업비는 총 207억 원이다. 서귀포시 성산읍이장협의회와 성산읍주민자치위원회 등은 10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 재개를 촉구했다. 이들은 “비자림로는 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도로”라며 “의료·교육·문화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리적 조건과 농수산물 물류이동 활성화를 위해 확장이 필요한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사로 잘려나가는 삼나무들이 있겠지만 삼나무 숲 전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 때문에 사람과 환경을 양분하는 이분법적 사고가 아닌 균형적 관점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곶자왈사람들, 노동당·정의당 제주도당, 제주녹색당 등은 이날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연경관을 제1의 가치로 지닌 제주에서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사업이다. 비자림로 공사가 공분을 사는 이유는 제주만의 자연경관을 파괴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일은 제2공항 재앙의 서막이다. 성산읍에 제2공항이 들어서게 되면 도로를 비롯해 동부지역 일대가 어떻게 파괴되는지 도민에게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여름을 관악의 선율로 수놓을 ‘제23회 제주국제관악제’가 8일 개막했다. 이날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제주도립서귀포관악단과 제주윈드오케스트라의 연합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시작을 알렸다. 이어 미국 밴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자 선우예권이 ‘랩소디 인 블루’를, 장애를 딛고 발가락으로 연주하는 독일의 호른 연주자 펠릭스 클리저가 ‘모차르트 호른 협주곡 2번’을 연주하는 무대를 펼치며 감동을 선사했다. 영국 출신 유포니움 연주자로 관악제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스티븐 미드는 영국의 작곡가 겸 지휘자 톰 대보렌이 작곡한 ‘유포니움과 관악단을 위한 의례’를 초연했다.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는 ‘섬, 그 바람의 울림’을 주제로 국제관악제를 16일까지 진행한다. 올해는 세계 26개국에서 80개 팀, 4000여 명이 참가했다. 국제관악제와 함께 열리는 국제관악콩쿠르에는 국내외 연주자 136명이 참여해 유포니움, 베이스트롬본, 튜바, 타악기 등 4개 부문에서 기량을 겨룬다. 국제관악제 참가 팀 공연은 제주 지역 제주문예회관 대극장, 제주해변공연장 등과 서귀포 지역 서귀포 예술의전당, 천지연폭포 야외공연장 등지에서 펼쳐진다. 탐라교육원, 한림공원, 현대미술관, 자구내포구, 대평난드르공연장, 표선해수욕장 등에서는 ‘우리동네관악제’라는 이름으로 특별공연이 열린다. 현을생 국제관악제조직위원장은 “관악 공연과 콩쿠르의 융화를 통해 예술성, 대중성, 전문성을 고루 추구하는 한국의 대표 음악축제로 성장했다”며 “인종과 문화를 초월해 제주에서 울려 퍼지는 평화의 하모니”라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에서 실종된 후 7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이 바닷물에 빠져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최모 씨(38·경기 안산시)에 대해 2일 부검을 실시한 결과 타살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을 의심할 결박이나 목 졸림 등 외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부검을 실시한 강현욱 제주대 교수는 “폐가 손상됐지만 익사로 보이는 여러 특징이 나왔다. 사망원인에 대한 정확한 규명을 위해 폐에서 플랑크톤이 검출됐는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할 예정이다. 사망 시각은 실종시각과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씨는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 방파제 캠핑카에서 남편(37), 아들과 캠핑을 하다 지난달 25일 오후 11시 5분경 인근 편의점에서 소주와 김밥 등을 사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편의점에 들르기 전 남편과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 이후 세화포구 차량 추락방지턱 부근에서 최 씨 휴대전화가 발견됐으며 바다에서는 최 씨 슬리퍼가 확인됐다. 최 씨는 1일 서귀포시 가파도 서쪽 1.3㎞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 씨 사인이 익사로 잠정결론이 내려졌지만 시신이 100㎞가량 떨어진 가파도 인근에서 발견된 점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았다. 통상적인 조류 흐름으로는 설명이 힘든 부분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적인 조류 흐름과 반대방향으로 흘러 간 것은 맞지만 해류는 예측 불가능한 부분이 많다. 실종 당시 태풍 ‘종다리’가 일본을 관통하는 등 다양한 기상 변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국방부가 주관하는 국제관함식 행사에 대해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 대부분이 찬성했다. 민군복합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이 있는 강정마을회는 28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마을회관에서 ‘대통령의 유감표명과 공동체회복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국제관함식 동의 여부 주민투표’를 진행했다. 개표 결과 449명 가운데 찬성이 85.7%인 385표로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고 반대 62표, 무효 2표로 집계됐다. 강정마을 유권자 수는 800여 명으로 향약에서 유권자 자격을 ‘강정 자연마을 내에 전입해 실제 거주한 기간이 5년을 경과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강희봉 마을회장은 “주민들은 그동안 해군기지 추진 과정에서 손상된 주민의 명예회복과 진상규명, 주민공동체 회복 사업을 정부에 요구해왔지만 박근혜 전 정부는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았다”며 “문재인 정부는 이런 주민 요구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 왔기 때문에 주민 여론이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관함식은 대통령이 군함 전투태세와 군기를 사열하는 해상사열식으로 해군 군사력을 대외에 알리고 우방국과의 해양 안보협력을 도모하는 행사다. 1998년 건군 50주년을 맞아 부산에서 국제관함식이 처음 열렸고, 2008년에도 부산에서 12개 국 함정 50여 척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됐다. 올해 열리는 국제관함식은 10월 10일부터 14일까지 5일 동안 예정으로 해외 70여 개 국 관계자가 초청대상이다. 외국에서 함정 30여 척이 참가할 전망이다. 해상사열식을 비롯해 국내외 함정 공개행사, 해군심포지엄, 문화공연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행사 개최와 외국함정 입항 등에 따라 130억 원 가량의 경제적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추정됐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태양광으로 만든 전기를 저장했다가 전기자동차에 충전하는 실증 사업이 추진된다. 제주도는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신재생에너지홍보관과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생물종다양성연구소에 신재생에너지 융합 충전스테이션을 갖추고 시험 운영한다고 26일 밝혔다.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기반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태양광발전 시설과 ESS, 급속충전기, 충전 중 휴식 카페 등을 설치한다. 태양광으로 생성한 전기를 ESS에 저장했다가 전기자동차 충전에 쓰고 남은 전력을 판매하는 에코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이다. 신재생에너지홍보관에 0.1MW, 생물종다양성연구소에 0.5MW 규모 태양광발전 시설이 각각 들어섰다. 여기에 전기자동차 7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급속충전기 4기가 세워졌다. 이 사업에는 국비 10억 원, 도비 10억 원, 현대일렉트릭(민자) 10억 원, 제주에너지공사 5억 원, 제주테크노파크 5억 원 등 모두 40억 원이 투자됐다. 송윤심 제주도 전기자동차과장은 “1년 동안 시험 운영한 뒤 기존 주유소를 전기자동차 충전소로 전환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융합형 전기자동차 충전소 인프라를 확대해 전기자동차 연관 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주최하고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위원회가 주관하는 ‘2018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이 28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로 11회를 맞는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은 국내 생태관광을 대표하는 트레킹 행사로 세계자연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했다. 행사기간에 사전 예약 없이 거문오름을 무료로 탐방할 수 있으며 평소 개방하지 않던 용암길과 진물길을 체험할 수 있다. 탐방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로 제한하며 탐방에 앞서 탐방안내소에서 출입증을 받아야 한다. 트레킹 코스는 분화구 내부와 정상부 능선을 따르는 태극길(10km)과 거문오름에서 분출한 용암이 흘러내려간 구간인 용암길(5km), 벵뒤굴부터 흐린내 생태공원까지 진물길(6km) 등 모두 3개 코스다. 트레킹 외에도 29일 무형문화재 공연과 터키 전통 마블링 공연이 펼쳐진다. 다음 달 4일에는 남미 전통음악, 5일에는 초대가수 박혜경의 특별 공연이 각각 열린다. 비누만들기 체험, 천연염색 체험, 목공 체험 등 친환경 관련 체험부스도 운영한다. 제주세계자연유산의 다양한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페이스북 ‘제주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국제트레킹’에 등록하면 추첨을 통해 20만 원의 상금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한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22일 오후 7시 반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회관 1층. 민군복합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 건설로 갈등의 골이 깊어진 강정마을 주민 100여 명이 모였다. 정부가 추진하는 ‘2018 대한민국 국제관함식’을 제주에서 개최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 위해서다. 국제관함식은 대통령이 군함 전투태세와 군기를 사열하는 해상 사열식으로, 해군 군사력을 대외에 알리고 우방국과의 해양 안보협력을 도모하는 행사다. 1998년 건군 50주년을 맞아 부산에서 국제관함식이 처음 열렸고 2008년에도 부산에서 12개국 함정 50여 척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됐다.○ 국제관함식 제주 개최에 찬반 갈려 이날 토론회는 강희봉 강정마을회장이 진행을 맡아 찬반 측 주민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실, 국방개혁비서관실 관계자들도 참석해 의견을 청취했다. 3시간 반 동안 진행된 토론회에서 찬반 의견이 맞서면서 한때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갈등을 겪은 주민들에게 대통령이 국제관함식 제주 개최를 계기로 유감을 표명하고 그동안 예산을 집행하지 못했던 공동체 발전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찬성 주민들의 입장이다. 한 주민은 “초기에 해군기지 반대 활동을 했지만 결국 기지는 들어섰고 마을 공동체는 갈기갈기 찢어졌다. 언제까지 갈등 속에서 살 수는 없다. 이제는 마을 미래와 화합을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 측은 국제관함식이 아니더라도 대통령이 제주를 찾아 아픔을 치유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정마을회 임시총회에서 이미 반대 결정을 했기 때문에 추가 논의도 불필요하다고 덧붙였다. 3월 30일 개최된 강정마을회 임시총회에서 참석자 86명 가운데 47명이 국제관함식 개최를 반대했다. 반대 측 주민은 “국제관함식이 아니더라도 민군복합관광미항 완공식 같은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해 사과 표명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강정마을회 결정에 관심 집중 관심의 초점은 강정마을회가 임시총회를 다시 열어 국제관함식 찬반 논란을 매듭지을지 여부다. 향약에 따라서 100명 이상 서명이 있으면 임시총회를 열어 재논의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정마을회장은 토론회를 마치고 나서 “반대 측 주민들의 변화가 감지된다. 대통령 메시지와 공동체 회복사업에 대한 기대도 적지 않다. 투쟁도 좋지만 주민을 위한 다른 방법이 있다면 주민 동의를 얻어 재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이용선 대통령시민사회수석이 18일 강정마을을 방문해 주민 의견 수렴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비공개로 진행한 당시 간담회에서 이 수석은 강정마을회에서 국제관함식 개최 반대 결정을 내리면 개최지를 변경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정마을회에 국제관함식 개최 여부를 맡긴 것이다. 마을회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이지만 향후 찬반이 갈리는 정부 행사나 사업 개최와 관련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월 10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국제관함식에는 해외 70여 개국 관계자가 초청 대상이다. 외국에서도 함정 30여 척이 참가하며 해상사열식을 비롯해 국내외 함정 공개행사, 해군 심포지엄, 문화공연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행사 개최와 외국 함정 입항 등으로 130억 원가량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다양한 공연으로 무더위를 식히는 예술축제가 제주지역에서 펼쳐진다. 제주시는 재즈, 록, 댄스, 포크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 공연팀이 참여하는 ‘2018 한여름 밤의 예술축제’를 2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제주시 탑동 해변공연장에서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올해로 25회째를 맞는 이 축제는 제주지역 여름철 대표적인 야간 문화예술행사로 성장했다. 개막식 초청 가수로 ‘울랄라세션’과 ‘사우스 카니발’이 확정됐고, 생활문화 동호회 및 장르별 예술인들의 공연이 매일 오후 7시 반부터 진행된다. 사우스 카니발은 다양한 리듬으로 제주를 노래하며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제주지역 대표 밴드로 22회부터 연속 출연을 하고 있다. 28일에는 시민 참여를 강화한 ‘생활문화 동호회 페스티벌’이 열려 아마추어 동호회 7개 팀이 공연을 한다. 29일부터는 ‘제주 문화예술 르네상스’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재즈, 크로스오버, 포크, 댄스, 록 등의 공연이 펼쳐진다. 공연 외에도 24년 동안 축제 현장을 담은 사진을 전시하고 이주 작가 등이 참여하는 플리마켓도 운영한다. 제주시 관계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공연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며 “더위에 지친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시원한 청량감을 줄 수 있는 좋은 추억을 선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숲 향기가 싱그럽다. 몸과 마음이 깨끗하게 씻겨지는 느낌이다. 때죽나무에 도토리처럼 매끈한 열매가 대롱대롱 매달렸고 팽나무, 예덕나무는 푸름을 뽐냈다. 20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교래휴양림. 강렬한 햇빛을 부드럽게 할 만큼 숲이 우거졌고 바람은 산산이 흩어졌다.○ 비밀의 용암 숲, 곶자왈 가만히 들여다보니 여느 숲과는 다르다. 흙이 드문 대신 크고 작은 바윗덩어리들이 조각난 채 지면을 덮고 있다. 그 바윗덩어리를 움켜쥐듯 나무뿌리가 감쌌다. 바위에 있는 물과 습기를 먹고 자라느라 뿌리 모양이 이리저리 뒤틀렸다. 나름의 생존방법이다. 다른 바위에는 원시의 신비함을 느끼게 하는 푸른 이끼가 덮였고 주변에는 큰톱지네고사리, 뿔고사리, 십자고사리, 골고사리, 일색고사리 등 다양한 고사리가 터를 잡았다. 한라산, 오름(작은 화산체)과 더불어 제주를 대표하는 생태계의 보물, 곶자왈이다. 2014년 제정한 ‘제주특별자치도 곶자왈 보전 및 관리조례’에는 곶자왈을 ‘제주도 화산활동 중 분출한 용암류가 만들어낸 불규칙한 암괴지대로 숲과 덤불 등 다양한 식생을 이루는 곳을 말한다’로 정의했다. 곶은 숲, 자왈은 넝쿨과 가시나무 따위가 엉클어진 덤불이라는 뜻을 가진 제주방언이다. 숲이나 덤불이라는 식생 의미뿐만 아니라 투수성이 좋은 용암지대라는 지질 및 지형적 특성까지 포함하고 있다. ‘용암 암괴 위에 있는 숲이나 덤불’이라는 뜻이다. 곶자왈은 단순한 숲이 아니다. 땅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신선한 공기 덕분에 연중 일정한 기온을 유지하면서 온대, 한대 식물이 공존한다. 국내 양치식물 종류 가운데 80%를 곶자왈에서 확인할 수 있고 식생조사를 할 때마다 미기록종이 자주 나오는 ‘비밀의 숲’이다. 아울러 제주지역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만들어내는 통로이기도 하다. 시간당 3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도 한 시간 뒤면 말짱하다. 빗물이 용암 암괴 사이로 빠져 모두 지하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과거 제주사람들은 곶자왈에서 땔감, 숯, 약초 등을 얻었고 제주 4·3사건 등 난리가 날 때는 피난처이자 은신처 역할도 했다.○ 지하수 연구하다 곶자왈에 관심 생태, 지질, 인문학적으로 곶자왈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지만 정작 제주지역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비밀의 문을 처음으로 연 선구자는 송시태 세화중 교장(57)이다. 송 교장은 2000년 고산중 교사로 재직할 당시 ‘제주도 암괴상 아아용암류의 분포 및 암질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곶자왈 형성과정을 과학적으로 처음 알렸다. 이 논문은 지질학적 분석이 대부분이지만 곶자왈 현장에서 확인한 특이한 식생을 주변에 알리면서 다양한 접근과 연구가 가능하게 됐다. 송 교장을 곶자왈로 이끈 연결고리는 지하수였다. 해양지질 연구를 희망하며 일본 도쿄(東京)대 박사과정 입학허가까지 받았으나 때마침 아내가 임신했다. 결국 일본행을 접고 교사의 길로 접어든 후 아픈 마음을 달래려고 육상에서 할 수 있는 연구를 찾던 중 지하수에 관심을 가졌다. 지하수위가 바닷물에 영향을 받는 지 분석을 하면서 전선에 뽕돌(낚싯줄에 매다는 추)을 매달아 수위를 측정하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냈다. 이 내용을 연구논문으로 썼고 후속 작업으로 지하수가 어떻게 강수에 영향을 받는 지에 관심을 가졌다. “비가 내리면 하천을 따라 바다로 흘러가거나 증발해서 사라집니다. 나머지는 지하로 스며들었는데 그 통로가 궁금했습니다. 그러던 중 아무리 많은 비가 내려도 물난리가 나지 않는 곳이 있었어요. 지질, 토양의 문제일 것으로 여기고 돌 하나하나를 깨면서 그 속에 담긴 광물의 특성을 따라가다 보니 끝은 바로 ‘오름’이었습니다.” 땅 속 깊은 곳의 반액체 상태의 암석물질인 마그마가 솟아나면서 오름을 만들었고, 화산이 분출하면서 나온 용암이 흘러내려 크고 작은 암괴로 쪼개지면서 요철지형을 만들어 곶자왈을 형성한 것이다. 암괴 사이에 형성된 틈이 ‘숨골’로 불리는 지하수 통로이다. 폭우가 쏟아져도 마치 스펀지처럼 금방 흡수해버린다. 숨골로 들어간 빗물은 암반과 퇴적층 등을 거쳐 지하에 쌓이면서 지하수가 된다.○ “곶자왈 훼손 막는 보존 대책 시급” 송 교장은 이 같은 사실을 규명하려고 주말이나 방학 때면 어김없이 광물성분을 확인하는 망치, 지형도만 달랑 손에 든 채 곶자왈로 향했다. 원시 밀림이나 다름없었기에 가시에 찔리거나 미끄러져 상처가 난 것은 셀 수 없을 정도이고 방향감각을 잃어 해질 무렵까지 숲 속을 헤매기도 했다. 고생 끝에 박사논문을 완성했고 이 내용에 관심을 가진 지역 언론사 제의로 곶자왈 탐사를 시작했다. 지질은 물론이고 동식물 등 생태 탐사 내용을 지면에 연재하면서 곶자왈은 세상에 드러났다. 이런 탐사와 지속된 연구를 거쳐 제주지역 곶자왈은 한경∼안덕곶자왈, 애월곶자왈, 조천∼함덕곶자왈, 구좌∼성산곶자왈 등 크게 4개 지대로 구분하고 있으며 곶자왈용암류 분포를 세분하면 10개 정도로 나뉜다. 곶자왈 면적은 제주도 전체 면적의 6% 정도인 110km²를 차지한다. 제주의 허파, 용암 숲, 생명 숲 등으로 불리고 있지만 중요성이 알려지기도 전에 곳곳에서 훼손됐다. 농사짓기 힘든 땅이다 보니 땅값이 저렴했다. 대규모 개발을 위해 눈독을 들였다. 채석장, 골프장, 도로개발, 역사공원 등을 조성하면서 싹둑싹둑 잘려나갔다. 110km² 가운데 18.7%인 20.6km²가 사라졌다. “곶자왈에는 세계에서 제주에서만 자라는 제주고사리삼을 비롯해 식물 600여 종, 곤충 4300여 종이 서식하고 있고 고지대와 저지대를 연결하는 생태계 완충지대입니다. 노루 등 동물들의 서식처나 보금자리이고 철새들 역시 곶자왈에서 번식을 하는 등 무수한 생명이 공존합니다. 낙엽활엽수가 대부분인 곶자왈이 있는가 하면 상록활엽수로 연중 푸른 곶자왈이 있는 등 지역에 따라 생태가 다릅니다. 더욱 치밀한 연구와 경계 구분 등을 거쳐 온전히 보존해야할 소중한 자원입니다.” 송 교장은 그동안 곶자왈 관련 논문 20여 편, 책 10여 권을 펴냈다. 곶자왈 연구와 보전을 운명처럼 받아들였다. 2005년 곶자왈에 대한 관심을 높이려고 지인들과 뜻을 모아 ‘곶자왈사람들’을 조직했다. 곶자왈 보전을 위한 선도적인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훼손된 곶자왈을 활용해 자연생태환경에 맞는 체험 공간을 조성하고 ‘자연과 인간의 공존’, ‘상생과 순환의 원리’를 제대로 알릴 계획이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생태계 보고(寶庫)이자 비밀의 숲인 곶자왈. 제주 자연환경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알려지기 전에 각종 개발로 몸살을 앓았고 지금도 사유재산권 행사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곶자왈 전체 면적 110km² 가운데 사유지는 60%인 66km² 규모다. 곶자왈을 지키려는 운동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사유지를 매입해 자연환경 상태로 보전하는 ‘공유화 사업’이 활발하다. 송시태 세화중 교장 등이 주축을 이룬 민간단체 ‘곶자왈사람들’은 국민신탁을 통해 곶자왈 매입운동을 벌이고 있다. 국민신탁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과 기부를 통해 자연환경자산 등을 매입한 후 보전하는 운동으로, 국민신탁법에 따라 2007년 특수법인 자연환경국민신탁이 설립됐다. 이 단체는 다양한 행사 개최 등으로 모금 활동을 벌여 화순곶자왈, 청수곶자왈 지역 일부를 매입했다. 송 교장은 “제주지역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곶자왈 매입에도 어려움이 있다”며 “광활한 면적을 사들일 수는 없지만 핵심 지역을 사들여 개발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에서도 곶자왈 매입을 서두르고 있다. 산림청은 2009년부터 올해까지 예산 446억 원을 투입해 4.6km²를 사들였다. 곶자왈을 공동의 소유로 보전하려고 2007년 설립된 곶자왈공유화재단은 각종 기탁금 등 44억 원으로 곶자왈 0.56km²를 매입했다. 산림청은 2023년까지 곶자왈 매입사업을 추진하고 곶자왈공유화재단 역시 지속적으로 곶자왈을 사들일 예정이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15만 원을 지불하면 하루 9시간 중형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관광행복택시가 운영된다. 제주도는 평소 일반 택시로 운행하다 예약을 받으면 시간 대절 요금으로 운행하는 관광행복택시를 20일부터 시범 운영한다고 19일 밝혔다. 그동안 관광객 등을 상대로 불법, 편법 운영하던 대절 택시를 양성화한 것이다. 이용요금은 5∼9시간 기준으로 승차정원 5인승 이하 중형택시는 15만 원, 승차 정원 6∼10인승인 대형 택시는 23만 원이다. 제주도와 택시운송사업조합이 보증하는 관광행복택시는 인터넷 홈페이지 및 전화 예약으로 운영된다. 제주도는 대형택시 48대, 중형택시 298대 등 346대를 관광행복택시로 지정했다. 3일 전 예약해야 배차가 가능하다. 안우진 제주도 교통정책과장은 “시범운영 기간 동안 불편사항, 건의 내용, 승객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9월 1일부터 본격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관광행복택시는 읍면지역 70세 이상 노인들에게 택시비 일부를 지원하는 어르신행복택시, 버스에서 택시로 환승하면 800원의 요금을 할인하는 환승행복택시에 이은 행복택시 세트의 마지막 사업이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한라산에서 구상나무 종 복원 활동이 펼쳐진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구상나무 보전연구를 위해 7년 동안 자체 증식한 어린 구상나무 1000그루를 영실탐방로 선작지왓에 심는다고 16일 밝혔다. 시험 식재 이후 생존율과 생육 상황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 뒤 구상나무 종 복원 매뉴얼 자료로 활용한다. 식재 장소는 구상나무가 쇠퇴한 뒤 제주조릿대가 번성한 곳이다. 어린 구상나무와 제주조릿대의 경쟁관계도 연구 대상이다. 이번 식재에서는 부식이 되는 친환경 특수용기를 사용하는 등 구상나무 묘목을 이식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변화를 최소화한다. 식재 장소인 선작지왓은 영실탐방로에 있는 해발 1600∼1700m 일대 고산평원으로, 백록담 화구벽이 정면으로 시야에 들어온다. 선작지왓은 ‘돌들이 널려 있는 들판’이라는 제주방언으로 털진달래, 산철쭉 등이 장관을 이루는 명승 제91호이다. 김창조 세계유산본부장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구상나무를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할 만큼 세계적인 보전 가치를 지녔다”며 “이전 영실탐방로에 시험 식재한 구상나무는 현재 90% 이상 생존율을 보였고 이번 시험식재도 성공을 거두면 구상나무 숲 복원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소나뭇과에 속하는 구상나무는 피라미드 형태로 곧게 펴진 늘 푸른 모습, 죽어서도 기묘한 형상 등을 간직해 ‘살아서 100년, 죽어서 100년’이라는 별명이 있다. 세계적으로 한라산에 가장 광대한 숲을 형성하고 있지만 2006년 738.3ha였던 숲 면적은 2015년 626.0ha로 15.2% 감소했다. 태풍에 따른 뿌리 흔들림과 가뭄, 겨울철 폭설 등 복합적인 기상이변으로 구상나무가 말라죽은 것으로 분석됐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조명 빛으로 제주의 바람 등을 표현한 야간 관광지가 제주에서 선보인다. 제주관광공사는 세계적인 조명 예술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빛의 축제인 ‘라프’(LAF·Light Art Festa)가 제주시 조천읍 10만 m²에서 펼쳐진다고 12일 밝혔다. 27일 정식 개관에 앞서 작가 6명의 작품 14점을 공개하는 지역 인사 초청 행사를 13일 갖는다. 제주관광공사와 라프 운영국은 제주 지역에 야간 문화예술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3년 전부터 이 행사를 준비했다. 이번 행사에는 영국 출신의 세계적 조명 예술가 브루스 먼로(59)가 메인 작가로 나선다. 먼로는 3만 개의 발광다이오드(LED)를 이용해 화해와 치유 등을 표현한 작품 ‘오름’을 공개한다. 조명예술가인 젠 르윈, 톰 프루인, 제이슨 크루그먼의 작품도 야외에 전시된다. 입장객은 전시장 주변에 설치된 20m 높이의 ‘집라인’을 타고 스릴을 만끽하며 작품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축제는 10월 24일까지 이어지며 푸드 트럭 15대가 운영된다. 축제가 끝나면 전시장은 상설 운영으로 전환된다. 축제 운영은 ㈜아트플레쉬(대표 문이식)가 맡는다. 문 대표는 “조명과 음악의 조화 속에 관객과 소통하는 형식을 갖추고 있다”며 “빛의 예술, 미디어 테크, 엔터테인먼트가 융·복합된 야간 관광명소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