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크루즈터미널 개점휴업… 중국발 크루즈선 입항 감감무소식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2일 03시 00분


5월말 준공후 3개월째 기능 못해… 개장일도 무기 연기 휴업 장기화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민군복합형관광미항에 들어선 서귀포크루즈터미널. 5월 완공됐지만 중국발 크루즈 선박이 입항하지 않아 운용이 되지 않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민군복합형관광미항에 들어선 서귀포크루즈터미널. 5월 완공됐지만 중국발 크루즈 선박이 입항하지 않아 운용이 되지 않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의 서귀포크루즈터미널이 5월 말 준공 이후 3개월이 되도록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이 급감한 이후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휴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제주도는 당초 지난달 1일이었던 서귀포크루즈터미널 개장일을 무기한 연기했다고 21일 밝혔다. 제주에 입항한 크루즈선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로열 캐리비언 크루즈라인의 16만 t급 ‘퀀텀 오브 더 시스’호가 지난해 9월 관광미항에 시험 입출항하면서 실제 크루즈 항만 운용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중국발 크루즈선 입항이 이뤄지지 않아 실적이 전무하다.

관광미항은 제주해군기지로 쓰이는 시설 외에 15만 t급 크루즈선 2척 동시 접안이 가능한 서방파제 420m, 남방파제 690m 등을 갖추고 있다. 서귀포크루즈터미널 건물은 지상 3층, 연면적 1만1161m²로 세관, 출입국 관리, 검역(CIQ) 등을 한꺼번에 할 수 있다. 대규모 단체 관광객이 신속하게 입출국 수속을 마칠 수 있도록 입국 심사대 10개, 출국 심사대 8개를 갖췄다. 관광미항 게이트와 터미널 간 1km가 넘는 무빙워크도 설치했다.

서귀포크루즈터미널 전체 용지는 3만6016m²로 601억 원이 투입됐다. 건물 주변에 주민편의시설과 친수공원, 차량 135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 진입도로 등을 갖췄다. 제주도 분석 자료에 따르면 2500명을 태운 10만 t급 크루즈선 1척이 입항하면 입출항료와 접안료, 터미널 사용료 등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1781만 원이며 전세버스, 관광 안내 등을 합치면 7341만 원의 직접적인 수입이 생긴다.

이처럼 크루즈 관광객에게 편리한 시설을 갖췄지만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크루즈선 입항은 감감 무소식이다. 올해 중국에서 출발해 서귀포크루즈터미널에 입항하기로 한 305회 일정 중 지금까지 성사된 것은 한 차례도 없다. 터미널 주변 특산물 판매점 등 상인들도 애를 태우고 있다. 해군기지와 터미널 공사로 올레 7코스 일부 구간이 변경되면서 관광객 발길이 뜸한 데다 크루즈 수요도 없어 수입에 직격탄을 맞았다.

서귀포크루즈터미널이 정상 운영되려면 중국발 크루즈선의 제주 입항 재개가 반드시 필요하다. 제주도는 터미널 시설 유지 등에 따른 예산을 낭비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발 크루즈선이 들어와야 공식 개장한다는 입장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크루즈 시장의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크루즈 선박을 유치하더라도 실제 배가 기항하는 데 1년 반에서 2년 정도 소요된다. 당장 중국발 크루즈 관광이 재개돼야 터미널이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관광공사가 주관하는 제6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이 28일부터 31일까지 서귀포시 제주신화월드 랜딩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지속 가능한 크루즈 산업 활성화를 위해 ‘아시아 크루즈 모항 활성화 방안’, ‘크루즈 관광 트렌드 및 향후 전망’, ‘크루즈 인프라 확충 및 활용 방안’ 등의 주제를 놓고 발표와 토론이 이어진다. 전시 기능 강화와 비즈니스 교류 확대에 초점을 맞춘 박람회에는 제주에 기항하는 국제 크루즈 선사를 비롯해 관광공사, 여행사, 선물용품 공급업체, 선박 기자재 관련 업체 등이 참가한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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