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헌

이승헌 부국장

동아일보 편집국

구독 15

추천

안녕하세요. 이승헌 부국장입니다.

ddr@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칼럼100%
  • 유세장서 잇단 유혈 난투극… 美사회 ‘트럼프 분열’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유세장에서 지지자들과 반대 유권자들이 충돌하는 유혈 사태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 시작된 대선 레이스 사상 처음으로 유세가 취소되거나 중단되는 파행이 빚어졌다. 뉴욕타임스는 “히스패닉과 흑인 등에게 비하 발언을 일삼는 트럼프를 둘러싼 미국 사회의 갈등이 극단적 폭력에까지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특정 대선 주자의 찬반을 놓고 유권자들이 유혈 사태를 일으킨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폭력 사태는 11일 오후 미 일리노이 주 시카고의 일리노이대 경기장에서 열린 트럼프 유세장에서 벌어졌다. 경기장 안팎에 모인 7000여 명의 유권자는 시작 전부터 주로 백인 노동 계층인 지지자들과 히스패닉, 흑인 등으로 이뤄진 반대파로 나뉘어 날카롭게 대립했다. 반대파들은 “인종차별주의자 트럼프는 물러가라”고 외쳤고 지지자들은 “우리는 트럼프와 함께한다”는 구호로 맞섰다. 일부 유권자가 가운뎃손가락을 세우는 욕을 주고받다가 난투극을 벌이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일부는 얼굴에 피를 흘리며 실려 나갔다. 충돌 30여 분 후 트럼프 측은 경호를 맡은 백악관 비밀경호국(SS)과 상의해 “안전상 이유로 유세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아예 연단에 서지도 못했다. ABC방송은 “마치 반(反)정부 집회를 연상케 하는 증오와 갈등의 현장이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트럼프를 둘러싼 갈등은 12일에도 이어졌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오하이오 주 데이턴 공항에 자신의 보잉 757기로 도착한 뒤 즉석연설을 했다. 그러자 뒤편에서 30대 백인 남성인 토머스 디마시모가 연단 위로 급습하듯 다가섰다. 화들짝 놀란 트럼프는 연설을 2분간 중단했다. 경호하던 SS 요원들과 지지자들이 연단에 올라 트럼프를 둘러쌌고 경찰이 달려와 이 남성을 연행했다.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디마시모는 평소 트위터에 트럼프의 인종차별적 언행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왔다고 오하이오 현지 방송 WHIO가 보도했다. 이날 오후 미주리 주 캔자스시티의 유세장에서도 반대파들이 “(백인우월단체인) KKK가 지지하는 트럼프는 안 된다”는 구호를 외쳐 20분간 유세가 중단되기도 했다. 경찰은 유세장 밖의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를 두 차례 발사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미니 슈퍼 화요일’(15일)을 앞두고 유세를 잇달아 망치자 행사장에 난입한 유권자들을 경찰에 고발하겠다며 흥분했다. 그는 캔자스시티 유세에서 “신상 기록에 ‘빨간 줄(big arrest mark)’이 가도록 해 남은 인생을 망치게 될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오하이오에서 자신에게 돌진한 남성에 대해서는 “이슬람국가(IS)와 관련 있으며 감옥에 가야 한다”고 트위터에서 주장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텍사스 주 댈러스의 한 정치모금 행사에서 트럼프를 겨냥해 “대선 주자라면 모욕과 조롱, 사실 조작, 편 가르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트럼프는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고 했고,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미국을 분열시키는 트럼프가 대선 후보가 되면 그를 지지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수도 워싱턴(대의원 19명)과 와이오밍 주(26명 중 10명 결정)에서 열린 공화당 경선에선 루비오와 크루즈가 각각 승리했다. 미국령 괌에서 열린 경선에선 크루즈가 이겼다. CNN은 “유세 파행 사건이 트럼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3-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고트니 북부통합전투사령관 “北ICBM 美도달 능력… 핵탄두 소형화 대비를”

    윌리엄 고트니 미군 북부통합전투사령관(사진)은 10일(현지 시간)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우주(대기권 밖)로 쏘아올린 뒤 미국과 캐나다까지 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ICBM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는 발언이다. 고트니 사령관은 이어 “북한이 핵탄두를 ICBM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할 능력이 있고, 또 이것이 미 전역과 캐나다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가정 아래 이에 대비하는 것이 (미 본토 방어를 책임지는) 북부사령관으로서의 신중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고트니 사령관은 지난해 10월에도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해서 로켓에 실어 미국 본토까지 보낼 수 있다는 분석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세실 헤이니 미 전략사령관도 이날 청문회에서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주장 등을 거론하면서 “북한이 (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만큼 우리가 이런 문제(위협)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트니 사령관의 이 같은 평가는 9일 김정은의 핵탄두 소형화 성공 발표 이후 나온 한미 군 당국의 논평과는 뉘앙스가 다른 것이다. 빌 어번 국방부 대변인은 9일 논평에서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해 ICBM에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데니스 블레어 전 미 국가정보국장(DNI)은 11일 미국의소리(VOA)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의 KN-08 이동식 ICBM 위협에 대해 “북한이 부분적 성공을 거뒀다. 북한 미사일은 미 서부 지역을 사정거리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핵탄두 소형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3-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軍 북부사령관 “北 ICBM, 美-캐나다까지 도달 가능”

    윌리엄 고트니 미군 북부통합전투사령관은 10일(현지 시간)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우주(대기권)로 쏘아올린 뒤 미국과 캐나다까지 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ICBM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는 발언이다. 고트니 사령관은 이어 “북한이 핵탄두를 ICBM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의 소형화 능력을 갖고 있고, 또 이것이 미 전역과 캐나다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대비하는 것이 (미 본토 방어를 책임지는) 북부사령관으로서의 신중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고트니 사령관은 지난해 10월에도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해서 로켓에 실어 미국 본토까지 보낼 수 있다는 분석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세실 헤이니 미 전략사령관도 이날 청문회에서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주장 등을 거론하면서 “북한이 (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만큼 우리가 이런 문제(위협)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트니 사령관의 이 같은 평가는 9일 김정은의 핵탄두 소형화 성공 발표 이후 나온 한미 군 당국의 논평과는 뉘앙스가 다른 것이다. 빌 어번 국방부 대변인은 9일 논평에서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해 ICBM에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능력에 대한) 우리의 평가는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미 정부 안팎에선 북한의 ICMB 능력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달 25일 하원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증언에서 “북한이 발사 실험을 하지 않았지만 이동식 ICBM인 KN-08의 배치를 위한 초기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언 패네타 전 국방장관은 8일 ‘미국의 소리’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탄두가 장착된 ICBM 능력을 확보했는지는 아직 확인된 게 없지만 북한이 계속 ICBM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하는 것으로 봐서 언젠가는 그런 능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

    • 2016-03-11
    • 좋아요
    • 코멘트
  • 南 대북제재 발표 다음날… “핵 실전배치” 위협한 김정은

    북한은 핵탄두(핵폭발장치)가 장거리 미사일에 탑재될 정도로 경량화, 소형화됐다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발언과 함께 72개 이상의 폭발렌즈와 뇌관을 갖춘 것으로 보이는 핵탄두(핵폭발장치),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의 탄두 내부 설계도면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핵무기연구소의 존재도 처음 드러났다. 정부는 북한의 핵탄두 실전 배치 가능성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북한의 공세적인 움직임에 주목했다.○ 나가사키(長崎)에 떨어진 핵폭탄과 비슷 9일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우리 식의 혼합 장약구조로서 열핵반응이 순간적으로 급속히 전개될 수 있는 합리적인 구조로 설계 제작된 핵탄두”라고 핵폭발의 핵심 원리까지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내폭형 핵탄두로 보인다. 핵물질(플루토늄 또는 고농축우라늄)을 에워싼 고폭 장약들이 100만분의 1초에 동시에 터지면서 핵분열과 핵폭발을 일으키는 구조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한 ‘팻맨(fat man)’이 내폭형 핵폭탄이다. 핵탄두 소형화의 관건은 고폭(기폭) 장치를 얼마나 작고 정밀하게 제작하느냐에 달려 있다. 국제사회의 제재로 고폭 장치 도입에 어려움을 겪어 온 북한이 개발한 핵탄두는 나가사키에 투하된 핵폭탄(약 4.6t)의 절반 수준(약 2t)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크기의 핵탄두라면 KN-08과 같은 ICBM에 싣기엔 너무 무거워 미 본토 핵타격 위협은 단순 엄포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노동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를 절반(약 600∼700km)으로 줄이면 최대 2t의 핵탄두를 실을 수 있어 한국을 겨냥한 핵무기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간과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많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이 소형 핵탄두와 KN-08의 실전 능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 마크 웰시 미국 공군참모총장도 7일(현지 시간) 미 국방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핵탄두를 장거리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날 김정은이 핵탄두 옆에서 손에 담배를 들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하지만 군이 대북 군사력 균형 붕괴를 인정하기 싫어서 북한의 핵 소형화 수준을 과소평가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군 고위 당국자는 “2, 3년 안에 핵 소형화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보고 특단의 대응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핵 실전배치 과시 위한 추가 도발 주시 정부는 북한이 앞으로 핵무기 실전 배치를 과시하기 위해 핵탄두를 장착하는 모습을 공개하거나 추가 미사일 도발을 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핵물질들을 꽝꽝 생산하며 핵무기 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키라”, “정밀화, 소형화된 핵무기들과 운반수단들을 더 많이 만들 뿐 아니라 이미 실전 배비(배치)한 핵타격 수단들도 부단히 갱신하라”, “주저 없이 미제를 핵으로 먼저 냅다 칠 것” 등의 말을 쏟아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 북핵 6자회담에 나오더라도 비핵화가 아니라 핵 군축 회담을 주장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김정은의 핵무기 개발 지도에 처음 동행한 것도 주목된다. 정부가 8일 독자제재 대상에 올린 김낙겸 전략군사령관, 홍영칠 당 부부장 등도 대거 수행했다. 김여정이 핵개발에 직접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 때문에 김여정을 제재 대상에 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윤완준 기자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 2016-03-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80kg, 187cm …‘세계의 대통령’ 오바마의 검진 기록보니

    “체중은 80kg, 키는 187cm. 전체적으로 건강하지만 흡연 유혹을 견디기 위해 니코틴 껌을 정기적으로 씹고 있음….” 이상은 ‘세계의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55)의 최근 건강 검진 기록의 일부다. 백악관은 8일 대통령 주치의인 로니 잭슨 박사가 지난달 측정한 오바마 대통령의 각종 검진 기록의 일부를 공개했다. 기록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50대 중년 남성으로서는 탁월한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헬스클럽에서 100kg이 넘는 벤치 프레스(누워서 드는 역기)를 소화할 정도로 운동광인 오바마 대통령은 중년 남성이라면 흔히 있을 법한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관련 질환이 없다. 콜레스테롤 수치는 정상 범위인 188mg/dL이었고 혈압도 정상 수준인 110(최고)/68(최저)mmHg이었다. 미 고혈압학회는 최고치가 140을 넘거나 최저치가 90이상이면 고혈압으로 보고 있다. 저혈압은 최고 100미만 최저 60미만이면 해당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4가지 약을 복용하고 있다. 비타민 D를 장복하고 있고, 소화를 돕는 제산제도 주기적으로 먹고 있다. 한동안 담배를 폈던 오바마 대통령은 유혹을 참기 위해 니코틴 껌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지난해 10월 웨스트 버지니아를 방문하던 중 주민들과 만나 “나는 니코틴 껌을 씹고 있는 ‘전직 흡연자’다. 아직은 견딜만 하다. 젊은이들은 가급적 담배를 배우지 마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또 해외 순방 도중 말라리아에 걸리지않기 위해 ‘말라론’이라는 약도 필요에 따라 복용하고 있다. 잭슨 박스는 소견서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속적인 운동과 좋은 식습관으로 2014년 6월 마지막 건강 검진 때보다 오히려 더 건강한 상태”라고 밝혔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

    • 2016-03-09
    • 좋아요
    • 코멘트
  • 中함대, 남중국해서 美항모 한때 포위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 한미 연례 연합 군사연습인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이 7일 시작됐다. 이번 훈련에는 병력 32만여 명(미군 1만7000여 명, 한국군 30만여 명),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B-2 스텔스 폭격기 등 첨단 전력이 대거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지를 선제 타격하고, 북 지휘부를 제거하는 내용의 ‘작전계획 5015’도 처음으로 적용된다. 북한은 이날 국방위원회 성명을 통해 “우리 생존 공간을 핵 참화 속에 몰아넣으려는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의 핵전쟁 도발 광기에 전면 대응하기 위한 총공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국방부는 북한이 도발할 경우 강력 응징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하는 미국의 핵추진 항모 존스테니스(10만3000t급) 전단(戰團)이 이달 초 남중국해 작전 도중 중국 해군의 구축함 등에 ‘포위’됐다고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가 이날 보도했다. 미 해군도 존스테니스 항모전단이 남중국해에서 훈련하는 동안 중국 해군이 바로 인근까지 접근했다고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세계 최강 미 해군력을 상징하는 항모전단이 외국군 함정에 포위되는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다. 전투기와 헬기 90여 대를 탑재한 존스테니스 항모전단은 남중국해를 군사기지화하고 있는 중국에 맞서 ‘항행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군사작전을 벌여 왔다. 중국이 이에 맞서 ‘항모 전단 포위’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미국의 지나친 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존스테니스 항모전단은 13일 부산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미 해군 사이트 등을 인용한 환추시보 보도에 따르면 존스테니스 항모전단은 1일 필리핀 인근 루손 해협에 도착해 나흘간 남중국해 동부 해역에서 군사작전을 벌였다. ▼ 美 ‘항행의 자유’ 작전에 中, 유례없는 초강수 경고 ▼홍콩 ‘싱다오(星島)일보’는 존스테니스 항모가 남중국해에서 활동하는 동안 구축함 등 상당수 중국 군함이 계속해서 항모전단 부근에서 ‘고자세’를 취했다고 전했다. 미 해군 사이트가 5일 공개한 사진에도 중국 해군 소속 전자정찰함 한 척이 항모전단의 근거리에서 정찰 활동을 펴는 가운데 다수의 중국 구축함이 주변에 배치돼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존스테니스 항모에 탑승 중인 그레고리 호프먼 대위는 “(미 항모가) 이렇게 포위된 건 이전에 한 번도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고 미 해군 측이 언론에 밝혔다. 그러나 포위 당시 양측 군함 간에 충돌이나 마찰은 없었다고 호프먼 대위는 설명했다.하지만 이런 설명과 달리 포위 당시 양측의 분위기는 상당히 긴장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남중국해 작전 기간에 장병들이 어느 때보다 긴장 상태를 유지했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 근무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존스테니스 항모전단이 중국 군함에 포위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미 해군 사이트에는 ‘아들이나 친척이 무사히 귀환하길 바란다’ 등 탑승 장병 가족들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메시지들이 올라와 있다고 환추시보는 전했다.환추시보는 이어 미국이 4일 항모전단의 남중국해 진입 사실을 밝힌 데 이어 5일 중국 군함에 포위됐다는 점을 공개하면서 피해자인 것처럼 부각시켰다며 불만을 드러냈다.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 2016-03-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한미동맹 의미도 잘 몰라… 외교에 문외한”

    미국 워싱턴의 지한파 동아시아 전문가들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의 한반도 정책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미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부소장은 5일 “트럼프는 한미동맹이 어떤 중대한 국제정치적 함의를 갖는지조차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모든 사안을 장부상 오가는 돈으로만 판단하려는 마인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도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경제적 이익에 도움이 되는데 트럼프는 ‘오바마가 만든 것은 다 없애겠다’며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도 e메일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한미 관계를 어떻게 끌고 가려는지, 특히 최근과 같은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어떻게 대처하려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가 중국을 움직여 북한을 변화시키겠다고 반복적으로 말하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역대로 중국 정부는 강한 리더십을 가진 미 지도자와 상대하는 것을 선호하기는 했다”면서도 “트럼프가 중국에 대해 하는 말은 고작 ‘나는 중국과 잘 상대할 수 있다’ ‘나는 세계에 수많은 호텔을 갖고 있는 뛰어난 협상가’라는 것 외에는 없다”고 평가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미 대선을 앞둔 올가을 또다시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 일이 있어도 트럼프는 ‘중국을 압박해 미치광이 김정은을 쫓아내겠다’, ‘나는 집권하면 미군을 어느 때보다 강하게 만들겠다’고 발언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상원 외교위원회에 있는 테드 크루즈,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트럼프의 어이없는 외교 지식을 왜 더 구체적으로 문제 삼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3-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가 후보된다니 잠 안와”… 대세론 뒤집기나선 美보수

    《 미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대세론에 제동이 걸렸다. 트럼프는 5일(현지 시간) 열린 미 공화당 ‘슈퍼 토요일’ 경선 4개 주 가운데 루이지애나, 켄터키 등 2개 주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메인, 캔자스에서 이기며 트럼프의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트럼프의 부진은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 공화당 주류가 트럼프 대세론을 막기 위해 총공세를 편 데 따른 것으로 향후 판세 변화가 주목된다. 3개 주에서 열린 민주당 경선에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네브래스카, 캔자스에서 승리해 루이지애나만 건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다시 추격하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 후보가 된다고 생각하니 잠이 안 온다. 트럼프가 후보가 되면 나는 친구들과 대낮부터 술을 마시고 절망에 빠질 것 같다.” 5일 오전 미국 수도 워싱턴 인근의 메릴랜드 게일로드 컨벤션센터. 공화당의 대표적인 연례 정치 행사로 꼽히는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총회장에서 만난 공화당원 케네스 가빈 씨(45)는 기자에게 흥분하며 이렇게 말했다. 주변 공화당원들은 약속을 번복하며 이날 행사에 불참한 트럼프의 실물 크기 사진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내뻗는 등 심한 욕을 하기도 했다. 행사장 주변엔 ‘NEVER TRUMP(트럼프는 절대 안 된다)’라는 팻말이 눈에 띄기도 했다. 열성 공화당원들이 중앙 무대 정치인들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대해 현안에 대해 의견을 듣는 이날 연례행사의 공식 의제는 ‘오바마 케어 들여다보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시대 대처법’ 등이었다. 하지만 행사장에 모인 공화당원들은 온통 트럼프 대세론을 걱정하고 있었다.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트럼프를 겨냥해 한 ‘사기꾼’ ‘3류 연극배우’라는 표현을 따라 하는 사람도 보였다. 우버택시 기사 매슈 스콧 씨(33)는 “트럼프는 미국이 200년 넘게 갈고닦은 정치제도를 한 번에 무너뜨릴 파괴자”라며 “이제라도 ‘반(反)트럼프 전선’을 형성해야 한다”며 열변을 토했다. 공화당 대선 주자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경선 일정을 쪼개 이날 연사로 참석해 ‘반트럼프 전선’에 불을 지폈다. 루비오는 “트럼프가 과연 ‘작은 정부’ ‘자유경제’라는 공화당의 정신과 이념을 계승할 수 있다고 보느냐”고 반문한 뒤 “그가 우리 당 대선 후보가 되면 에이브러햄 링컨부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까지 이어 온 공화당의 아버지들이 우리를 어떻게 볼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트럼프 이야기만 나오면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리며 “우∼” 하고 야유를 보냈다. CPAC는 이날 행사를 마친 뒤 대선 주자들을 대상으로 ‘STRAW POLL’이라는 비공식 투표를 했다. 참석자 2000여 명이 투표한 결과 크루즈가 40%를 얻어 1등이었다. 이어 루비오가 30%였고 트럼프는 15%에 그쳤다. 결과가 나오자 행사장 곳곳에선 “미국 만세” 등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열린 ‘슈퍼 토요일’ 경선도 공화당의 이런 기류가 반영됐다. 트럼프는 당초 예상과 달리 4개 주 가운데 루이지애나와 켄터키 2개 주에서 이기는 데 그쳤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캔자스, 메인 주에서 승리하며 강력한 트럼프 대항마로 떠올랐다. 경선 당일 CPAC에 참석해 표를 기대했던 루비오는 한 곳에서도 승리하지 못하면서 크루즈와의 단일화 압력에 시달릴 처지가 됐다. 이날 경선 결과는 트럼프가 공화당 주류의 총공세에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 준 것이다. 트럼프가 승리한 2개 주에서도 크루즈를 간신히 제쳤다. 루이지애나에서는 41% 대 38%, 켄터키에서도 36% 대 32%로 3∼4%포인트 차에 불과했다. 반면 크루즈는 트럼프를 크게 이겼다. 캔자스에선 48% 대 23%, 메인 주에선 46% 대 33%였다. 민주당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네브래스카 주와 캔자스 주에서 승리하며 루이지애나에서만 이긴 힐러리 클린턴을 누르는 뒷심을 발휘했다.포트워싱턴(메릴랜드)=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3-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뉴스분석]한반도 이슈 논의 틀이 급변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채택(2일) 이후 한반도 안보환경을 둘러싼 다자 논의 틀이 급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북 제재 이후’ 동북아 질서에 영향을 미칠 미중 외교전이 본격화하면서 우리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비핵화와 평화협정의 병행 논의 가능성 자체를 배제하지 않는다”며 “병행 논의에는 한반도 비핵화가 있어야 하고 (이는) 6자회담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병행 논의를 해도) 비핵화는 어떤 논의에도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지만 ‘선(先)비핵화, 후(後)평화협정’이라는 미 정부의 기존 원칙과는 미묘하게 달라진 태도다. 반면 최근 방한했던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2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5자회담 개최에 대한 본보 기자의 질문을 받고 “중국은 개방적 입장을 갖고 있다. 정세가 변했으니 방법도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1월 신년 업무보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언급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진척되지 않은 5자회담 개최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우 대표는 3일 천하이(陳海) 중국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을 러시아로 보내 5자회담 개최와 관련한 의견 조율에도 나섰다. 그동안 “6-1(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며 반대했던 러시아의 태도 변화 여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핵 6자회담을 뛰어넘는 새로운 논의의 틀을 만들기 위한 미중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가 나왔지만 한국 외교도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다. 자칫 우리 정부의 의도와 달리 평화협정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향후 북한과의 어떤 대화에서도 비핵화가 최우선”이라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 2016-03-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비핵화 성과도 못낸 채… 평화협정으로 北 달래려는 美-中

    미국 정부가 3일(현지 시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평화협정 병행 논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북한 비핵화 움직임은 한 발짝도 못 나간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의 평화협정 주장에 맞장구를 치면서 대북 제재 전선까지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표면적으로는 “평화협정도 논의할 수 있지만 비핵화 협상이 우선”이라는 태도다. 한국 정부도 미국의 이런 생각에 변화가 없다고 설명한다. 현재로선 동북아시아의 안보 구도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거론되는 단계이지만 남중국해 문제로 패권 다툼을 벌이는 미중이 전선 확대를 피하기 위해 평화협정을 매개로 북핵 문제에 협력한다면 한반도 정세가 급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05년 6자회담 9·19공동성명에서 평화협정 논의는 산하의 별도 포럼에서 다루기로 했다. 하지만 진척을 보지 못하다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이 북한의 핵실험 다음 달인 2006년 11월 북-미 대화를, 이듬해에는 평화협정 논의를 꺼냈다. 임기 말의 일이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한반도의 긴장보다 관리를 택할 가능성도 눈여겨봐야 한다. 미중이 비핵화-평화협정 병행으로 국면을 전환시킬 경우 비핵화를 대전제로 한 북핵 6자회담의 틀이 바뀔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 “미국의 입장 그대로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의 비핵화 협상-평화협정 병행 논의 발언에 대해 “비핵화가 우선이라는 미국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유엔 제재가 통과된 지금 상황에선 평화협정을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직 고위 당국자는 4일 “미국 내부의 실제 기류는 북한과 의미 있는 협상이 가능하지 않다고 보는 쪽에 가깝다”고 말했다. 정부는 강력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에 동참한 중국에 대한 미국의 립서비스나 성의 표시라고 보고 있다. 특히 평화협정은 북한이 핵 포기 의사를 들고 나와야 논의가 가능하다. 하지만 북한은 그럴 생각이 없다. 북한은 4일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에 항의하는 정부 대변인 성명,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잇달아 내고 “자위적 핵 억제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핵 개발은 물론이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중단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제재에 대해 “무자비한 물리적 대응을 포함한 여러 수단과 방법이 총동원될 것”이라며 군사 도발을 위협했다. 북한이 줄기차게 주장해 온 평화협정은 핵 포기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전직 고위 당국자는 “지금까지 개발한 핵을 인정받고 앞으로 핵실험 등을 하지 않겠다는 유예(모라토리엄)를 전제로 평화협정을 시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권 후반기 국면 전환할 수도 문제는 미국의 셈법이 항상 한국과 같지는 않다는 점이다. 미 정부의 최근 미묘한 입장 변화를 두고 워싱턴 외교가에선 오바마 대통령의 의중을 주목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말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아 동아시아 역내 안보 질서를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상태다. 지난해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 이란 핵협상을 타결한 만큼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일정 수준의 외교적 성과를 통해 대미(大尾)를 장식하려 한다는 것이다. 미 정부의 한 당국자는 “오바마 대통령은 아직도 북한과의 대화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며 “비핵화가 가장 중요하지만 이에 대한 북한의 변화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면 평화협정도 논의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3일자 사설에서 “더 강한 대북 제재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북한의 핵 위협을 끝낼 수 없으며 어느 시점에서는 북한과의 협상을 부활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해 이 같은 기류를 반영했다. 미국은 중국의 중재자 역할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 2016-03-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차라리 힐러리 찍겠다”… 美보수의 ‘적전 분열’

    도널드 트럼프(70·사진)의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등극이 유력해지자 미 보수 세력이 그를 지지할지를 놓고 아노미 상태에 빠져들었다. 트럼프를 지지하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에게 본선에서 필패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다른 한편에선 트럼프 대세론을 현실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워싱턴포스트는 “공화당은 지금 대혼란(pandemonium) 상태”라고 표현했다. 조지 W 부시 정권의 기축이었던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은 2일 트럼프의 대선 후보 지명을 노골적으로 반대하며 “차라리 클린턴을 찍겠다”고 얘기할 정도다. 엘리엇 코언 전 국무부 자문관은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와 비교하면 클린턴이 큰 차이로 차악(次惡)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시 정권에서 외교정책 입안에 깊이 관여했던 로버트 케이건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에 “공화당을 구할 수 없다면 미국이라도 구해야 한다. 트럼프 대신 클린턴에게 표를 던지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로버트 졸릭 전 국무부 부장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을 지낸 피터 피버 듀크대 교수 등 공화당 외교정책 전문가들은 이르면 3일 외교전문지인 포린 폴리시에 트럼프의 외교 구상을 비판하는 기고문을 실을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트럼프 대신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46)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라도 지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당내 보수 세력인 티파티의 지지를 받는 크루즈는 공화당 내에선 트럼프 못지않은 비주류다. 경선 주자였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냐 크루즈냐의 문제는 머리에 (총을) 쏠 것이냐 독을 먹을 것이냐의 문제”라며 “(해독제를 기대하고) 독을 선택하는 게 낫다. 총을 쏘면 그대로 죽는다”고 말했다. 그는 “크루즈 역시 내 스타일이 아니다. 사실 같이 상원에서 활동하며 그가 죽어 버렸으면 했을 때도 많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공화당 일각에선 트럼프 대세론을 인정하고 본선에 대비해야 한다는 현실론도 만만찮다. 트럼프를 비판해 봤자 본선을 앞두고 적전 분열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트럼프와 경선 내내 원수지간으로 다퉜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선거 전략을 자문했던 알렉스 카스텔라노스는 2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와서 (중재 전당대회 등) 다시 선거 규칙을 바꾼다는 것은 애가 엄마에게 칭얼대는 것과 같다. 트럼프를 막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했다. 로널드 레이건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지낸 윌리엄 베넷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어찌됐든 트럼프는 그 나름대로 공정한 과정을 거쳐 대선 후보 지명 직전에 왔다. 이제 와서 트럼프를 반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트럼프와 한때 관계가 불편했던 폭스뉴스 소유주인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도 ‘트럼프 후보론’에 가세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가 되면 그를 중심으로 공화당이 뭉쳐야 한다”며 “트럼프가 ‘나는 통합주의자’라며 공화당에 화해의 손짓을 보내는데 공화당이 통합하지 않으면 미친 짓”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제2의 오바마’를 꿈꿨던 의사 출신 흑인 후보 벤 카슨(65)이 조만간 경선에서 중도 하차한다. 카슨은 성명을 내고 “슈퍼 화요일 경선 결과를 보면 정치적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 3일 공화당 TV토론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3-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독자 대북 제재 착수…특별 제재 대상자-기관은?

    미국 정부가 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 직후 독자 대북 제재에 착수했다. 미 재무부와 국무부는 이날 오전 북한 정권의 2인자인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오극렬·리용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박영식 인민무력부장을 비롯해 북한 당과 군의 주요인사 11명을 특별제재 대상으로 올렸다. 또 리만건 군수공업부장, 유철우 국가우주개발국장, 박춘일 이집트 주재 북한대사 등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국방위원회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핵과 미사일 개발을 담당하는 원자력공업성, 국방과학연구소, 우주개발국 등 5개 핵심 기관을 제재대상으로 지명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

    • 2016-03-03
    • 좋아요
    • 코멘트
  • 힐러리-트럼프 “오늘부터 난 당신과 싸운다”

    미국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1일(현지 시간)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70)가 예상대로 대승을 거뒀다. 11월 대선은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후보와 부동산 재벌 출신 ‘워싱턴 아웃사이더’ 간 초유의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클린턴은 이날 민주당 경선(11개 주+미국령 사모아)에서 가장 많은 대의원이 걸린 텍사스를 비롯해 조지아 매사추세츠 버지니아 등 7개 주와 사모아까지 모두 8곳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5)을 제쳤다. 샌더스는 지역구인 버몬트를 비롯해 미네소타 등 4곳에서 이기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지만 클린턴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트럼프는 11개 주 가운데 조지아 테네시 앨라배마 등 공화당 거점은 물론이고 매사추세츠와 버지니아까지 7개 주를 휩쓸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46)은 지역구인 텍사스와 알래스카, 백인 밀집 지역인 오클라호마까지 3곳에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45)은 미네소타 1곳에서 승리했다. 공화당은 이날 노스다코타 와이오밍 콜로라도 등 3개 주에서도 경선을 했지만 대의원들은 이날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고 7월 전당대회에서 승부를 가리기로 했다. 클린턴과 트럼프는 이날 승리로 당내 경선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본선 모드로 전환했다. 클린턴은 15일 경선이 열리는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로 날아가 승리 연설을 하며 “공화당 선두 주자가 분노와 분열의 발언을 일삼고 있다”고 트럼프를 겨냥했다. 트럼프는 플로리다 주 팜비치에서 승리 기념 기자회견을 열어 “클린턴은 대통령 직을 수행할 자격도, 에너지도 없다. 미국을 엉망으로 만들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샌더스와 크루즈, 루비오 등은 15일 5개 주에서 경선이 열리는 ‘미니 슈퍼 화요일’에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큰 흐름을 꺾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CNN은 “아직 경선은 남았지만 클린턴, 트럼프가 압도한 슈퍼 화요일 분위기를 뛰어넘을 묘수가 없다”고 전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3-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첫 여성 후보 vs 아웃사이더… 美대선, 가지않은 길을 간다

    ‘마이너리티(minority) 유권자들이 힐러리의 승리를 만들었다.’ 뉴욕타임스가 1일(현지 시간) 민주당 ‘슈퍼 화요일’ 경선 결과를 보도한 기사의 제목이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의 대승에 대해 “슈퍼 화요일 경선은 남부 백인 지지층에 흑인과 히스패닉의 표를 결합시킨 ‘힐러리 맞춤형 승리’”라며 “그는 11월 본선에서 다양한 인종의 유권자들을 전국적으로 결합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인종 평등’ 공약으로 유색 인종에게 다가선 것이 백인과 젊은층에 지지층이 집중돼 있는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5) 열풍을 잠재우는 데 주효했다는 것이다. 클린턴은 865명의 대의원이 걸려 있는 이날 경선에서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역구인 버몬트 등 4개 주를 제외한 8개 지역에서 승리해 450명이 넘는 대의원을 확보했다. 특히 유색인종 비율(히스패닉 38%, 흑인 11%)이 높으면서도 이날 경선에서 가장 많은 대의원(222명)이 배정된 텍사스에서 65%를 득표해 이곳에서만 122명의 대의원을 쓸어 담았다. 흑인 비율이 31%(미 평균 13%)나 되는 조지아에서도 71%를 얻어 102명의 대의원 중 66명을 확보했다. CNN은 “전체 경선의 25%가 진행됐지만 힐러리는 승리를 위해 필요한 2383명의 대의원 중 절반을 이미 확보했다”며 “승부의 추는 기울었다”고 보도했다. 클린턴은 승리 연설에서 본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큰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70)를 향해 날을 세웠다. ‘미니 슈퍼 화요일’(15일) 경선 지역인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행한 연설에서 “미국은 한쪽만 바라보는 사람의 나라가 아니다. 미국을 ‘우리’와 ‘저들’로 구분하는 (트럼프의) 시도는 잘못된 것”이라며 트럼프를 정조준했다. 또 “장벽을 없애고, 기회와 격려의 사다리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해 미-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을 겨냥한 것이다. 클린턴은 이날 오전 미네소타 주의 투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의 아킬레스건 가운데 하나인 백인우월주의단체 KKK와의 연루설을 이용해 공세를 퍼부었다. 그는 “트럼프가 KKK 전 지도자인 데이비드 듀크의 지지를 거부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바로 거부하지 않았다”며 “나는 (인종차별적) 편협을 단호히 반대하며, 다른 국민에게도 똑같이 하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지난달 28일 CNN 인터뷰에서 “듀크의 지지를 거부하고 백인우월주의자들과 거리를 두겠느냐”는 질문에 “무슨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얼버무린 것을 언급한 것이다. 클린턴은 트럼프와의 가상 대결에서 줄곧 우위를 지키고 있다. 최근 발표된 5번의 가상 대결 여론조사 결과 가운데 4개 조사에서 트럼프에게 1∼8%포인트 앞섰다. 지난달 15∼17일 USA투데이 조사에서만 45% 대 43%로 지는 것으로 나왔다. 트럼프가 아닌 테드 크루즈(46),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45)과의 가상대결에서는 밀리는 조사 결과가 많아 클린턴 캠프는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되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공화 트럼프 “나는 통합주의자” 본선 겨냥 이미지 변신 시도 ▼“나는 통합주의자다.” 1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플로리다 주 팜비치의 최고급 리조트인 ‘마어라고 클럽’. 리조트 소유주이자 ‘슈퍼 화요일’ 경선 주 11곳 중 7곳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70)가 승리 기념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면서 이렇게 말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가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45)을 내세워 당신을 끌어내리려 하는데 대책이 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평소 같으면 얼굴을 잔뜩 찡그리며 “그들은 형편없는 인간들”이라고 쏘아붙였을 트럼프가 조용한 목소리로 의외의 답을 내놓자 회견장은 웅성거렸다. 트럼프는 “나는 더 크고 강한 공화당을 만들 수 있다. 당의 경계가 넓어져야 대선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을 이길 수 있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이날 회견은 공화당 경선에서 승기를 잡은 트럼프가 본선 모드로 전환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경선 내내 충돌했던 공화당 지도부에 유화 제스처를 보내며 2, 3위 후보 간 단일화를 통해 자신을 막으려는 시도에 물 타기를 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자신의 대선 후보 지명을 불안해하는 공화당을 겨냥한 ‘정치적 표변(豹變)’으로 풀이된다. 그는 평소 하지 않던 말을 쏟아냈다. “지난해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고 하더니 “지금 나는 선거운동이라기보다 (정치를 바꾸기 위한) 사회운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내가 경선에서 이긴 주를 한번 봐라.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 네바다, 그리고 조지아…. (내가 대선에 참여한 뒤) 공화당은 민주당에 없는 큰 에너지를 갖게 됐다. 나는 상식을 가진 보수주의자”라고도 했다. “오늘 승리로 대선 후보가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엔 “(정치를 하면서) 나도 외교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CNN은 이 장면을 생중계하며 “트럼프가 공화당을 통합시킬지는 알 수 없지만 본선에 대비하기 위해 발 빠르게 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해 출마 선언 직후부터 “미-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겠다”는 공약으로 대선 정국을 ‘트럼프판’으로 만들어버린 그의 승부사 기질이 다시 나온 것이다. 클린턴에 대해선 어느 때보다 강력한 돌직구를 날렸다. 그는 “e메일 스캔들 등으로 얼룩진 클린턴이 대선 레이스에 계속 나오는 것은 가당치 않고 자격이 없다” “클린턴이 대선 후보가 된다면 아주 슬픈 날이 될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공화당 일각에선 “이제 그를 인정하자”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이날 회견 진행은 경선 과정에서 앙숙이었으나 최근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54)가 맡았다. 그는 “미국을 변화시킬 리더십을 유일하게 갖춘 차기 미국 대통령”이라고 트럼프를 소개했다. 트럼프는 최근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앨라배마)의 지지를 이끌어냈고,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도 조만간 지지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등을 지원했던 공화당의 핵심 외교 전문가들 중 일부도 조만간 트럼프 캠프로 이동해 그의 대선 공약 개발에 참여할 계획”이라는 얘기도 나온다.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3-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대선 ‘슈퍼 화요일’ 클린턴-트럼프 압승…본선에 성큼

    미국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1일(이하 현지시간)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70)가 예상대로 대승을 거뒀다. 11월 미 대선은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후보와 부동산 재벌 출신 ‘워싱턴 아웃사이더’간 초유의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클린턴은 이날 민주당 경선 지역인 11개 주와 미국령 사모아 경선에서 가장 많은 대의원이 걸린 텍사스를 비롯해 조지아 매사추세츠 버지니아 등 7개 주와 사모아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5)을 제쳤다. 샌더스는 자신의 지역구인 버몬트를 비롯해 미네소타 등 4곳에서 이기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지만 클린턴을 이기기에는 힘이 미치지 못했다. 트럼프는 11개 주 가운데 조지아 테네시 앨러배마 등 공화당 거점은 물론 매사추세츠와 버지니아까지 7개 주에서 승리를 확정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46)은 지역구인 텍사스와 백인 밀집 지역인 오클라호마에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45)은 미네소타 1곳에서 승리했다. 개표 중인 알래스카에선 트럼프가 오차범위 내에서 크루즈를 앞서고 있다. 공화당은 이날 노스다코다 와이오밍 콜로라도 등 3개주에서도 경선을 했지만 대의원들은 이날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고 7월 전당대회에서 승부를 가리기로 결정했다. 클린턴과 트럼프는 이날 승리로 경선을 마무리하고 본선 모드로 전환한다는 전략이다. 벌써부터 서로 날을 세웠다. 클린턴은 15일 경선이 열리는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로 날아가 승리 연설을 하며 “공화당 선두 주자가 분노와 분열의 발언을 일삼고 있다”고 트럼프를 겨냥했다. 트럼프는 플로리다 주 팜비치에서 승리 기념 기자회견을 열어 “클린턴은 대통령 직을 수행할 자격도, 에너지도 없다. 미국을 엉망으로 만들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샌더스와 크루즈, 루비오 등은 15일 5개주에서 경선이 열리는 ‘미니 슈퍼 화요일’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큰 흐름을 꺾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CNN은 “아직 경선은 남았지만 클린턴, 트럼프가 압도한 ‘슈퍼 화요일’ 분위기를 뛰어넘을 묘수가 없다”고 전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3-02
    • 좋아요
    • 코멘트
  • WP “트럼프, 민주주의 모독… 표 주지 말아야”

    “아, 전국의 공화당 유권자 중 도널드 트럼프 지지율이 49%가 나왔네요. 이러면 슈퍼 화요일 선거 결과는 뻔한 건데요….” ‘슈퍼 화요일’ 경선을 하루 앞둔 지난달 29일 CNN의 여론조사 결과를 전하는 여성 앵커 애슐리 밴필드의 목소리엔 당혹스러움이 배어 있었다. 공화당의 다른 주자인 마코 루비오(16%) 테드 크루즈(15%) 상원의원, 벤 카슨(10%),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6%)까지 4명의 지지율을 합한 것(47%)과 트럼프의 지지율이 비슷했다. 옆자리에 있던 CNN 정치분석가들은 “이제 트럼프를 막을 수 없다”고 진단했다. ‘워싱턴 아웃사이더’ 트럼프가 공화당의 1일 경선지역 14곳 중 크루즈 의원의 지역구인 텍사스를 뺀 나머지 지역에서 모두 압승할 것으로 예상되자 기성 정치권은 물론이고 사회 전체가 폭풍 전야 같은 분위기에 휩싸였다. 공화당 밴 새스 상원의원은 이날 트위터에서 “공화당원으로서 클린턴을 지지하지 않겠지만 트럼프가 대선 후보가 된다면 역시 지지하지 않겠다”며 대선 보이콧을 선언했다. 양당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대선 보이콧을 선언한 것은 처음이다. 백악관도 나섰다.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의 백인우월주의단체 KKK 연루 의혹에 대해 “트럼프가 KKK의 전 지도자 데이비드 듀크를 잘 모르겠다고 했는데 우리는 트럼프에 대해 알 것은 다 아는 거 아니냐”고 했다. 미 주류 언론은 트럼프의 대선 후보 등극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편파적일 정도로 트럼프를 비판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경선 당일인 1일자 사설에서 트럼프를 나치의 히틀러에 비유하며 “트럼프가 미국 민주주의를 모욕한 것을 잊고 그에게 표를 던져서는 안 된다”며 유권자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폭주하고 있다. 29일 버지니아 주 래드퍼드 유세에서는 공화당 주류를 등에 업은 루비오를 ‘꼬마 마코’라고 조롱했다. “TV 토론회에서 긴장해 땀 흘리고 물이나 벌컥벌컥 마시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 푸틴은 속으로 ‘미국이 정신 나갔다’라고 비웃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젠 ‘트럼프 대선 후보’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의 기성 정치와 주류 언론이 트럼프를 수개월 동안 ‘자격 미달자’로 비판했지만 중산층 붕괴와 워싱턴 정치에 분노하는 많은 미국인은 갈수록 그를 지지하고 있다. 이날 래드퍼드 유세장에는 ‘침묵하는 다수가 트럼프와 함께한다’란 푯말이 가득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유력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트럼프와의 본선을 전제로 선거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클린턴 진영의 한 관계자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유권자라는 손님이 무엇을 원하는지 기가 막히게 파악하고 있다.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3-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이번엔 KKK 연루 의혹… ‘슈퍼 화요일’ 발목 잡히나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70)가 대선 레이스의 최대 관문인 1일 ‘슈퍼 화요일’ 경선을 앞두고 악명 높은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KKK’ 연루 의혹에 휩싸였다. 트럼프가 히스패닉 비하 발언 등으로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비판을 받고 있어 1일 14개 주 동시 경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KK 연루 의혹은 트럼프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트럼프가 지난달 28일 CNN 인터뷰에서 최근 KKK의 전 지도자인 데이비드 듀크가 자신을 공개 지지한 데 대해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다. 듀크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대선에서 트럼프를 뽑지 않는 것은 우리가 미국에서 물려받은 (정치적) 유산에 대한 반역”이라고 말했다. ―듀크의 지지를 거부하고 백인우월주의자들과 거리를 둘 것인가.(CNN)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나는 듀크에 대해 아는 게 없다. 무슨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가 나를 지지했느냐? 도대체 어떤 단체를 말하는 것인지 자료를 주면 검토해 보고 문제가 있는 단체의 지지는 거부하겠다.”(트럼프) ―KKK를 말하는 거다.(CNN) “자료를 주면 보고 알려주겠다.”(트럼프) 이 소식이 알려지자 경쟁자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45·플로리다)은 버지니아 주 유세 도중 “트럼프는 듀크를 아주 정확히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2000년 2월 개혁당 대선 후보 출마를 포기하면서 이 당의 핵심인 듀크의 이름을 거론하며 “이런 정치적 조직은 내가 원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경선 주자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46·텍사스)도 트위터에 “인종차별은 잘못된 것이고 KKK는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가세했다. 트럼프에게 비판적인 미 주류 언론은 지난해 불거진 트럼프 부친의 KKK 폭동 가담설을 다시 끄집어내 의혹을 부채질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의 아버지 고 프레드 트럼프는 1927년 뉴욕 퀸스에서 벌어진 KKK 폭동 때 체포됐던 7명 중 1명이다. 당시 이탈리아 남성 2명이 반(反)파시스트에게 살해당하자 파시스트 동조자들과 KKK 소속원 1000여 명이 모여 폭동을 일으켰다. 의혹이 번지자 트럼프는 ‘주무기’인 트위터로 반박에 나섰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자 “듀크가 날 지지했다고? 난 그의 지지를 거절한다. 이젠 됐지?”라고 말한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아버지의 KKK 폭동 가담설에 대해서도 “웃기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날 이탈리아 파시스트 정권을 이끌었던 무솔리니의 어록을 트위터에 올리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한 지지자가 올린 ‘양으로 100년을 살기보다는 사자로 하루를 살겠다’는 무솔리니의 어록을 리트윗한 것이다. 누리꾼들이 무솔리니가 한 말임을 지적하자 트럼프는 “무솔리니의 말이라도 상관없다. 중요한 점은 ‘좋은 말’이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의 KKK 관련 의혹은 힐러리 클린턴의 e메일 스캔들처럼 언제든 재활용될 소재”라고 전했다. 트럼프는 슈퍼 화요일 공화당 경선이 열리는 14개 주 가운데 크루즈의 지역구인 텍사스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에 이어 이민 문제에 보수적인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앨라배마)도 28일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3-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흑인 몰표 힐러리 “3월 1일 끝낸다”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이 미 최초 여성 대통령이라는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클린턴은 27일(이하 현지 시간) 민주당 대선 레이스의 4차 관문인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득표율 73.5%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26%)을 압도했다. 무려 50%포인트 가까이 벌어진 수치다. 뉴욕타임스는 “클린턴이 샌더스를 궤멸(rout)시켰다”고 보도했다. 클린턴의 압승은 이곳 민주당 유권자의 52%를 차지하는 흑인 표심을 제대로 공략한 덕택이다. ABC 출구조사 결과 이들 중 87%가 클린턴을 지지했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2008년 경선에선 클린턴(20%)을 제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79%)에게 몰표를 던진 이들이 바로 흑인들이었다. AP통신에 따르면 클린턴은 흑인, 여성, 25세 이상 유권자 집단에서 샌더스를 앞질렀다. 모든 학력과 소득계층에서 클린턴이 앞섰다. 샌더스는 25세 미만 집단과 무당파 집단에서 이겼다. 워싱턴포스트는 클린턴이 흑인 대통령 오바마의 계승자라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 승인(勝因)이 됐다고 보도했다. ABC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유권자 10명 중 7명은 차기 대통령이 오바마 정책을 이어가길 원하고 있다. 워싱턴 정가에선 클린턴이 이곳에서 흑인 표심을 사로잡은 게 향후 민주당 경선에서 중대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본다. 전체 대의원의 20% 안팎이 결정되는 다음 달 1일 민주당 ‘슈퍼 화요일’ 경선 11개 주의 상당수가 흑인 유권자가 강세인 남부에 포진하고 있다. 텍사스 조지아 앨라배마 테네시 등이 대표적이다. 클린턴은 압도적인 여론조사 우위에도 불구하고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 ‘다걸기’했다. 미 공영 라디오방송 NPR는 “흑인 표심을 장악했음을 전국적으로 확인시켜 상승세를 ‘슈퍼 화요일’로 이어가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클린턴은 이날 승리 후 주 전선을 공화당 대선 후보로 유력시되는 도널드 트럼프(70)와의 대결로 옮겼다. 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말을 듣지만, 미국은 위대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고 했다. “미국을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 벽을 만드는 대신 장애물을 없애야 한다”고도 했다. 트럼프의 선거 구호와 핵심 공약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제 시선은 14개 주와 미국령 사모아, 국외 거주자 등을 대상으로 동시에 양당 경선이 실시되는 ‘슈퍼 화요일’에 쏠린다. 미국 민심을 대변하는 주들이 이날 한꺼번에 경선을 치른다. 가장 많은 대의원이 걸린 텍사스(민주 252명, 공화 155명)는 히스패닉, 대표적인 남부 거점인 조지아(민주 116명, 공화 76명)는 백인 보수층과 흑인 표심의 바로미터로 통한다. 매사추세츠(민주 116명, 공화 42명), 버지니아(민주 110명, 공화 49명) 등은 미국 역사가 시작된 곳으로 ‘미국의 정신’을 대표하는 지역이다. 민주당은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대의원 과반수인 2383명 가운데 1015명, 공화당은 1237명 가운데 595명이 이날 확정된다. 현 판세는 민주당은 클린턴, 공화당은 트럼프가 압도적인 우위다. 정치전문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클린턴은 텍사스 버지니아 조지아 아칸소 앨라배마를 포함해 9개 주에서 확실한 우세다. 트럼프도 버지니아 조지아 오클라호마 등 주요 9개 주에서 앞서고 있다. 민주당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압승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샌더스는 급격히 세가 꺾였다. RCP에 따르면 그는 자신의 지역구인 버몬트 주 한 곳에서만 확실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열세 지역인 사우스캐롤라이나를 포기하고 슈퍼 화요일에 매진했던 샌더스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패배 후 “정치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풀뿌리 유권자들이 다시 모이기 시작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2-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환추시보 “北, 中 원망말고 반성해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와 관련해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가 26일 사설을 통해 “평양은 자기 고집대로 핵실험을 한 데 대한 새로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제재 강도에 대해선 ‘가장 가혹한 처방’이라고 평가하며 “우리는 과거에 제재를 받았을 때보다 북한이 더 큰 고통을 느낄 것이라고 믿는다”고 보도했다. 환추시보는 “평양은 중국이 미국과 같은 입장에 섰다고 중국을 원망할 필요가 없다. 그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은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라고 지적했다. 고강도 제재를 받게 된 것은 북한이 자초한 일이지 중국이 마음을 바꿨기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번 안보리 제재가 북한 체제를 위협하는 수준이 되지 않도록 중국이 노력한 사실도 강조했다. 이 신문은 “한미일은 북한 경제 전체를 무너뜨리고 싶어 했고 심지어 북한의 현 정권을 깨뜨리고 싶어 했지만 중국은 이런 목표에 반대했다”며 “제재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능력에 타격을 가하는 데 집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고 밝혔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좌담회에서 “우리가 국제사회에 요구하는 것은 비핵화를 명분으로 일상적인 교역, 특히 북한 주민들의 생계까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북한 체제를 뒤흔들 정도의 제재에는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미 독자적인 대북 제재를 하고 있는 일본 정부는 안보리 결의안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은 26일 기자회견에서 “(핵·미사일 개발 저지를 위한) 명확한 메시지를 북한에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한 한 빨리 강한 내용의 결의가 채택되는 것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도쿄=장원재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 2016-02-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힐러리 “한국을 보라”

    “한국을 봐라. 한국인들도 경제개발을 하고 민주주의를 이뤄내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에 직면했다. 이는 하룻밤에 되는 게 아니다.”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사진)이 27일 4차 경선인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앞두고 24일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갑자기 한국을 언급했다.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내전이 계속되는 리비아 상황과 관련해 “미국이 리비아에 개입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한 국가가 정상적으로 발전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미군은 한국에 오랜 기간 주둔했고 지금도 그렇다”며 “한국은 경제개발과 민주주의 발전을 이뤘지만 그런 한국에서도 쿠데타와 암살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개발과 민주주의 확립에는 여러 해가 걸린다”며 “리비아인이 카다피를 축출했을 때 가졌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유럽과 아랍, 미국이 지원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2-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