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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출입 기자 시절 일이다. 한국사립초등학교 교장회에서 점심 식사 자리를 만들었다. 마침 앞자리에 입학 경쟁률이 높기로 소문난 학교 교장이 앉았기에 물었다. “사립초는 추첨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데 재벌가 손자·손녀, 유명 연예인 아들딸은 어떻게 다들 그 학교에 다닙니까. 혹시 야로가 있는 거 아닙니까.” 이 교장은 씩 웃으며 답했다. “태어날 때부터 ‘뽑기 운’은 타고난 아이들 아닙니까. 초등학교 입학 추첨에 뽑힌 것 정도는 이 친구들에게 행운도 아니지요.”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데도 이 뽑기 운이 필요하다.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제1회 대회를 치른 겨울올림픽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대회로 25회를 맞았다. 이번 대회까지 겨울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는 총 3만2151명이다. 이 102년 동안 지구에 살았던 사람은 130억 명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전체 인구 가운데 0.0002%만 겨울올림픽 출전 경험이 있는 셈이다. 이번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대회에 출전한 2916명 가운데 최소 286명(9.8%)은 5촌 이내 혈족에 ‘올림피언’이 있다. 겨울올림픽 출전 선수 가운데는 ‘올림픽 DNA’를 물려받은 이들이 4만9000배 높은 확률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286명 가운데 243명(85.0%)은 출전 종목도 같다. 요컨대 스케이트, 스키, 썰매를 잘 타는 집안이 따로 있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번 대회 개회식 때 슬로베니아 대표팀 기수를 맡은 도멘(27)-니카 프레브츠(21) 남매는 스키점프에 나란히 출전한다. 이들의 형·오빠인 페테르(34)와 체네(30)는 2010년 밴쿠버 대회 때부터 2022년 베이징 대회 때까지 스키점프에서 올림픽 금 1개, 은 2개, 동메달 1개를 따냈다. 도멘-니카 남매 역시 꼭 이번 대회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올림픽 메달을 딸 확률이 높다. 과거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프랑스 국립 스포츠 생의학 및 역학 연구소(INSEP)는 1896년 아테네 대회 때부터 2012년 런던 대회 때까지 여름·겨울올림픽에 참가한 선수 12만5051명을 대상으로 친인척 관계를 조사한 뒤 ‘올림픽 메달도 대물림된다(A Medal in the Olympics Runs in the Family)’는 제목으로 논문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림픽 참가 선수 가운데 20.4%가 메달을 땄다. 그런데 부모가 올림픽 메달리스트였다면 이 비율은 43.4%로 두 배 이상으로 오른다. 도멘-니카 남매처럼 형제자매가 메달리스트였을 때는 64.8%로 이 비율이 더 높다. 유전자가 똑같은 일란성 쌍둥이는 한 명이 메달을 땄을 때 다른 한 명도 메달을 딴 비율이 85.7%에 달했다. 다만 누군가 첫걸음을 떼지 않는다면 올림픽 DNA를 누구에게도 물려줄 수 없다. 아프리카 나라 기니비사우와 베냉은 이번 대회를 통해 겨울올림픽 첫 출전 기록을 남겼다. 아랍에미리트(UAE)도 이번이 겨울올림픽 첫 출전이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는 ‘파우스트’에 “모든 시작은 기적의 문을 여는 열쇠”라고 썼다. 뽑기 운 없이 태어난 모든 이들도 각자 찾고 싶은 열쇠를 찾게 되기를 응원한다.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평생 한 종목에만 죽어라 매달려도 올림픽 문턱을 넘지 못하는 선수가 대부분.그러나 세상은 넓고 능력자는 많습니다.여러 종목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선수는 물론 아예 여름과 겨울 대회를 넘나드는 선수도 있습니다.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 선수 등록을 마친 이들 가운데 ‘이도류’를 모아봤습니다.켈시 미첼(33·캐나다)은 에디 이건(1897~1967·미국) 이후 94년 동안 아무도 해내지 못했던 일에 도전합니다.이건은 1920 안트페르펀 여름올림픽 때 복싱 남자 라이트 헤비급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그리고 1932 레이크플래시드 겨울올림픽 때는 봅슬레이 4인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올림픽 역사상 여름과 겨울 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딴 선수는 이건뿐입니다.2020 도쿄 여름올림픽 사이클 여자 스프린트 금메달리스트인 미첼은 이번 겨울올림픽 때는 봅슬레이 여자 2인승에 출전합니다.미첼은 2024 파리 올림픽 때는 여자 스프린트에서 8위에 그친 뒤 ‘번아웃’이 찾아오면서 ‘풍경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봅슬레이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미첼은 사이클에서도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지 4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딴 선수.그러니 이번 올림픽 때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른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닙니다.스위스 대표로 이번 대회 봅슬레이 여자 2인승에 출전하는 살로메 코라(32) 역시 2024 파리 여름올림픽 출전 기록이 있습니다.코라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부터 3회 연속으로 스위스 육상 여자 400m 계주 올림픽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선수입니다.빠르게 뛰어야 한다는 점에서 육상과 봅슬레이는 닮았다면 닮은 종목입니다.2022 베이징 대회 때까지 총 51명이 올림픽 육상과 봅슬레이에 모두 출전 기록을 남겼습니다.이번 대회를 통해 겨울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2연패에 도전하는 히라노 아유무(平野步夢·28·일본)도 여름올림픽 출전 경험이 있습니다.자국에서 열린 2020 도쿄 대회 때 스케이트보드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면서 파크 종목에 참가했던 것.당시 히라노는 이미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 겨울 대회에서 올림픽 은메달을 차지한 상태였습니다.다만 스케이트보드에서는 14위에 만족해야 했습니다.이번 올림픽 때만 2개 종목에 출전하는 ‘능력자’도 있습니다.에스테르 레데츠카(31·체코)는 알파인스키와 스노보드에 모두 출전 신청을 했습니다.레데츠카는 2018 평창 대회 때 알파인스키 슈퍼 대회전과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2관왕에 올랐습니다.이어 2022 베이징 대회 때는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2연패에 성공한 상태입니다.쉬자너 스휠팅(29·네덜란드)은 스피드스케이팅(롱트랙)과 쇼트트랙에 모두 출전합니다.스휠팅은 2018 평창, 2022 베이징 대회 때 쇼트트랙에서 금 2개, 은 1개, 동메달 2개를 따냈습니다.문제는 2024 세계선수권대회 때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코너링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는 것.이에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완전히 방향을 트는 듯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쇼트트랙에서도 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넣는 데 성공했습니다.멍판치(孟繁棋·28·중국), 시몬 아다모프(22·슬로바키아), 아포스톨로스 앙겔리스(33·그리스), 옌싱위안(閻星元·27·중국) 등 네 명은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스키에 모두 출전합니다.바이애슬론을 아주 간단하게 정리하면 ‘크로스컨트리스키 + 사격’이라고 할 수 있으니 두 종목을 병행하는 선수가 많은 게 특이한 일은 아닙니다.다만 크로스컨트리스키는 최대한 전력으로 질주하면 되지만 바이애슬론은 사격 지점 앞에서는 적절한 수준으로 속도를 줄여야 합니다.계속 빠르게 달리면 심박수가 올라가 사격 정확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 스포츠 선수는 필요에 따라 팀을 옮길 수 있습니다.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는 국가 조금 더 정확하게는 국가올림픽위원회(NOC)가 곧 팀입니다.그런 이유로 올림피언에게 ‘이적’이란 곧 국적을 바꾸는 일을 뜻합니다.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때까지 한국 대표였다가 이번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 헝가리 대표로 출전하는 김민석(27·스피드스케이팅)처럼 말입니다.김민석은 베이징 올림픽을 마친 뒤 음주 운전 사고에 연루되면서 지난해 5월까지 국가대표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그러자 “3년 동안 훈련을 하지 못하면 어차피 올림픽에 나가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2024년 헝가리 국적 취득을 선택했습니다.김민석을 비롯해 4년 전 베이징 때와 이번 대회 소속 NOC가 달라진 선수는 모두 13명입니다.이들을 포함해 이번 대회 참가 선수 가운데 28명이 다른 NOC 소속으로 올림픽에 출전한 이력이 있습니다.한국 국적으로 2018년 평창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금메달을 딴 뒤 중국행을 선택한 린샤오쥔(林孝埈·임효준·30)이 이에 해당하는 케이스입니다.다만 프리스타일 스키 3관왕에 도전하는 구아이링(谷愛凌·미국명 에일린 구·23) 등 다른 NOC 소속으로 국제 대회에 출전한 적은 있지만 올림픽에는 한 나라 대표로 나간 경험만 있는 선수는 이 기록에서 빠졌습니다.구아이링처럼 태어난 나라와 대표를 맡고 있는 나라가 다른 케이스는 이 대회 선수 등록을 마친 2916명 가운데 8.1%인 237명입니다.김민석과 함께 헝가리로 건너간 문원준(25·쇼트트랙)이 이에 해당합니다.종합적으로 가장 특이한 길을 걸어 온 선수로는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선수 다이애나 데이비스(23)를 꼽을 수 있습니다.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태어난 데이비스는 어머니 에테리 투트베리제(52) 전 러시아 대표팀 코치와 함께 모스크바에서 살았습니다.2022년 베이징 올림픽 때도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소속으로 출전했습니다. 그러다 이듬해 댄스 파트너 글레프 스몰킨(27) 함께 조지아로 귀화해 이번 대회 때는 이 옛 소련 구성국 대표로 출전합니다.데이비스의 외할아버지 그러니까 투트베리제 코치의 아버지가 조지아계입니다.페어 스케이팅 선수인 율리야 셰티니나(31)는 러시아에서 태어났지만 스위스 대표를 거쳐 베이징 때는 헝가리 대표로 출전권을 따냈고 이번 대회 때는 폴란드 대표로 출전합니다.피겨는 태어난 나라와 대표하는 나라가 가장 크게 차이 나는 종목입니다.이번 대회에 등록을 마친 피겨 선수는 총 147명 가운데 28.5%(42명)가 태어난 나라와 대표하는 나라가 다릅니다. 그리고 이 42명 중 20명이 러시아에서 태어났습니다.합계 인원을 기준으로는 알파인스키가 52명으로 가장 많지만 등록 인원(306명) 자체도 많기 때문에 비율(17.0%)로는 피겨에 뒤집니다.올림픽 출전 선수를 가장 많이 수출한 나라는 미국(39명)이고 가장 많이 수입한 나라는 개최국 이탈리아(28명)입니다.수출-수입 짝을 지어보면 캐나다에서 이탈리아로 건너간 선수가 13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클러치 박’이 온데간데없이 자취를 감췄습니다.박정아(33·페퍼저축은행)는 2일까지 프로배구 2025~2026 V리그 여자부 경기에서 공격을 총 489번 시도해 26.2%인 128번을 점수로 연결했습니다.V리그 22년 역사상 공격을 450번 이상 시도한 선수 가운데 뒤에서 두 번째에 해당하는 공격 성공률입니다.2007~2008시즌 홍미선(43·당시 KT&G) 한 명만 25.2%로 이번 시즌 박정아보다 공격 성공률이 낮았습니다.그리고 백목화(37·당시 KGC인삼공사)도 이번 시즌 박정아와 똑같은 공격 성공률 25.2%로 2015~2016시즌을 마감한 적이 있습니다.다만 서로 다른 시즌을 비교할 때는 ‘리그 평균’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놓치면 안 됩니다.이번 시즌 현재 여자부 평균 공격 성공률은 39.4%입니다.이러면 공격 성공률 26.2%는 리그 평균의 66.5%에 해당하는 기록이 됩니다.같은 조건에서 이 기록이 가장 나쁜 선수가 이번 박정아입니다.이전에는 2018~2019시즌 황민경(36·당시 현대건설)이 71.1%로 가장 나쁜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이 두 그래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선수 가운데는 옛날에 흔히 ‘보공’(보조 공격수)이라고 부르던 스타일이 많습니다.공격보다는 수비로 ‘밥값’을 하던 선수였던 것. 정관장 옛 이름인 KT&G, KCG인삼공사 선수가 많이 등장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이 팀은 외국인 선수 몰방(沒放)과 떼려야 뗄 수 없던 팀이기 때문입니다.그러면 자연스레 내국인 날개 공격수는 공격보다 수비가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반면 박정아는 국가대표팀에서 오퍼짓 스파이커를 맡을 적이 있을 정도로 ‘한 펀치’ 하던 선수입니다.이런 선수가 이렇게 공격력이 떨어지면 팀에 끼치는 악영향도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박정아가 이대로 시즌을 마치면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리시브 횟수(277회)가 득점(157점)보다 많은 기록을 남기게 됩니다.아, 박정아는 그래도 여전히 ‘클러치 박’이기는 합니다.20점 이후 2점 차 이내 접전일 때는 공격 성공률이 그래도 35.3%까지 올라가니 말입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29일 열리는 남자부 한국전력-현대캐피탈(수원), 여자부 GS칼텍스-흥국생명(서울) 경기를 시작으로 프로배구 2025~2026 V리그 후반기 일정이 막을 올립니다.후반기 시작을 앞두고 남녀부 14개 팀이 전반기를 어떻게 마쳤는지 △서브 리시브 △세트 △공격 △블로킹 △디그 △서브 등 여섯 가지 기준을 통해 살펴봤습니다.항목별 기록은 다음 같은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서브 리시브 = 리시브 효율• 세트 = (상대 블로커가 없거나 1명인) 러닝 세트 비율• 공격 = 공격 효율• 블로킹 = 팀 블로킹 득점 ÷ (상대 팀 전체 공격 시도 - 공격 범실) • 디그 = 디그 ÷ (상대 팀 전체 공격 시도 - 공격 범실 - 우리 팀 블로킹)• 서브 = 상대 팀 리시브 효율남자부가 먼저 나온 뒤 여자부가 나옵니다.여자부 결과가 궁금하신 분은 남자부 부분은 건너뛰셔도 좋습니다.팀 등장 순서는 팀 순위 역순입니다.남자부이번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에서는 ‘총체적 난국’이라는 다섯 글자를 네 글자로 주리면 ‘삼성화재’가 됩니다.한마디로 전반적인 전력 보강과 시스템 재정비가 필요한 상황입니다.이럴 때는 프런트가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움직여야 하지만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는 쉽지 않은 상황. 4라운드 종료 시점에 승점 15 이하 팀이 나온 건 2018~2019시즌 한국전력(승점 12) 이후 여섯 시즌 만입니다.이번 시즌 우리카드는 기본적으로 ‘서브 앤드 블로킹’에 초점을 맞춘 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다만 상대 공격이 블로킹 벽을 넘어왔을 때는 이를 받아내는 힘이 떨어져도 너무 떨어집니다.또 상대 서브를 잘 받고 상대 블로킹 벽을 여는 솜씨에 비해 공격력도 떨어집니다.문제는 공격 범실이 너무 많다는 것. 나머지 6개 팀은 전체 공격 시도 가운데 6.8%가 범실로 끝났는데 우리카드는 8.3%였습니다.신영철 감독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OK저축은행 지휘봉을 잡으면서 “공격적인 서브를 하는 팀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습니다.일단 전반기에는 이 목표를 이루지 못했습니다.배구에서 서브가 약하면 블로킹이 흔들리고 블로킹이 흔들리면 디그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OK저축은행이 후반기에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면 역시 서브 강화가 필요합니다.한국전력은 ‘접지’만 빼면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디그에 ‘누전’이 생기면서 세 손가락 안에는 들지 못한 것.디그를 하지 못하면 당연히 ‘반격 기회’도 줄어듭니다.전반기에 디그 후 공격 득점이 한국전력(356점)보다 적은 팀은 삼성화재(354점) 한 팀뿐이었습니다.전반기 KB손해보험은 ‘자산 운용 능력’이 뛰어난 팀이었다고 평할 수 있습니다.리시브가 흔들렸지만 공격 효율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리시브가 정확하게 올라왔을 때 공격 효율 0.563(2위)으로 공격을 이끈 주전 세터 황택의(30) 덕입니다. 수비에서도 블로킹은 약했지만 뒤에서 받쳐주면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성적을 남겼습니다.대한항공은 이번 시즌 전반기에 ‘기술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가장 빼어난 팀이었습니다.리시브 라인이 정확하게 공을 띄우면 한선수(41)가 적재적소에 공을 배분해 효율적으로 점수를 올렸습니다.문제는 정지석(31)이 빠진 상황에서는 이 사슬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리베로 료헤이(32·일본) 대신 아시아 쿼터 선수로 팀에 합류한 아웃사이드 히터 이든(25·호주)이 팀에 어떻게 녹아들지도 후반기 관전 포인트입니다.리시브와 세트가 모두 불안한 상황에서도 리그 최고 공격력(팀 공격 효율 0.393)을 자랑했습니다.여기에 블로킹도 강한 데다 디그 후에도 7개 팀 중 유일하게 0.300이 넘는 공격 효율(0.330)을 기록했습니다.다만 현대캐피탈이 후반기에도 압도적인 공격력을 이어가려면 허수봉(28)의 허리가 버텨줄 필요가 있습니다.국제배구연맹(FIVB) 규정에 따라 1라운드 대한항공전 일정을 미뤄놓은 상태라 더더욱 그렇습니다.여자부남자부 최하위 삼성화재보다는 그나마 사정이 낫다고 할 수 있습니다.그래도 리시브와 공격이라는 ‘기초 체력’이 떨어지는 건 확실히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다음 시즌까지 생각한다면 외국인 선수로 보강할 수 있는 공격력보다 리시브 문제 해결이 급선무.확실한 건 아시아 쿼터 선수 인쿠시(21·몽골)가 대안이 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입니다.시즌 초반에 반짝하는 듯했지만 결국 다시 ‘본색’을 드러내고 말았습니다.그러면서 창단 후 다섯 시즌이 지나도록 여전히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정관장이 있기에 창단 후 처음으로 탈꼴찌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구단 매각 문제까지 걸려 있어 후반기에도 팀 분위기가 뒤숭숭해도 놀랄 일이 아닙니다.이 팀에서 “아 임 유어 에너지(I‘m your energy)”라고 할 만한 건 서브밖에 없었습니다.이러면 블로킹도 따라와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수비 라인에 문제가 생긴 것도 놀랄 일이 아닙니다.리시브 효율(33.7%)이 2위인 팀이 외국인 선수 실바(35·쿠바)에게 남녀부 최고 공격 점유율(43.2%)을 몰아준 것도 아쉽다면 아쉬운 대목.남자부 역대 최고 리베로로 손꼽히는 여오현 감독 대행이 이끄는 팀다운 결과입니다.남녀부 14개 팀 가운데 상대 공격을 ‘코트 위에서’ 가장 잘 막아낸 팀이 IBK기업은행입니다.리시브가 리그 평균 수준인데도 상대 블로킹을 잘 열었던 것도 칭찬받을 만한 대목.IBK기업은행이 ‘봄 배구’를 꿈꾼다면 빅토리아(26·우크라이나)의 공격 부담을 짊어질 카드가 필요합니다.현대건설은 이번 시즌에도 변함없이 코트 중앙에 든든한 블로킹 벽을 세웠습니다.리시브 - 세트 - 공격으로 이어지는 과정에도 ‘부실 공사’ 흔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서브에 균열이 있지만 블로킹 벽이 워낙 높은 데다 여자부는 랠리가 길기에 크게 문제가 될 만한 대목은 아닙니다.날개 공격수 카리(24·미국), 정지윤(25)이 건강하다면 ‘넘버 3’에 만족할 리 없습니다.이나연(34)은 팀 동료가 공격 효율 0.328을 기록하도록 돕는 세터입니다.공격 세팅을 200번 이상한 여자부 선수 가운데 이보다 이 기록이 높은 선수는 없습니다.다만 리시브가 좋을 때는 세트를 따내고 그렇지 못할 때는 세트를 내주는 비율이 남녀부 14개 팀 중에 가장 높은 건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레베카(29·미국)가 시즌 끝까지 현재 공격 효율(0.321)을 유지한다면 2위 수성도 헛된 바람만은 아닙니다.한국도로공사는 남녀부를 통틀어 리시브가 상대적으로 가장 정확한 팀입니다.또 △모마(33·카메룬) 39.4% △강소휘(29) 21.5% △타나차(26·태국) 19.4% 등이 공격 부담을 나눠 가졌습니다.그런데도 상대 블로킹을 이렇게 ‘벗기지’ 못하는 건 신기한 일.이런 상황에서도 차곡차곡 점수를 쌓으면서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향해 질주하고 있습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당구 여제’ 김가영(43)이 지난해 한국 최고 여성 운동선수로 인정받았다.김가영은 26일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37회 윤곡 김운용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대상을 받았다.당구 선수는 물론 비(非)올림픽 종목 선수가 대상을 받은 건 김가영이 처음이다.김가영은 2024~2025시즌 프로당구 여자부(LPBA)에서 38연승을 기록하면서 8개 대회 연속 우승 기록을 남겼다.김가영은 “당구 선수로 최고의 꿈은 당구가 스포츠로 인정을 받는 것이었다. 오늘에야 오랜 꿈이 인정받은 기분”이라고 말했다.그리고 계속해 “함께 피땀 흘린 프로당구 선수들과 함께 받는 상이라고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최우수선수상은 사격 국가대표 반효진(19·대구체육고)이 차지했다.반효진은 2025 국제사격연맹(ISS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공기소총 10m에서 한국 신기록(255점)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우수선수상은 문수아(17·서울체육고)와 김태희(21·익산시청)에게 돌아갔다.문수아는 지난해 세계수영연맹(WA)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여자 평영 200m에서 2분24초 77로 우승하며 한국 선수 최초로 이 대회 금메달을 따냈다.김태희는 2025 코리아오픈국제육상경기대회 여자 해머던지기에서 한국 기록(64m70)으로 우승했다.여자프로농구 BNK를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끈 박정은 감독(49)은 지도자상을 받았다.윤곡 김운용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은 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1931~2017)이 1989년 제정한 한국 최초 여성 스포츠 시상식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제60회 슈퍼볼에서는 ‘뉴 페이스’와 ‘뉴 페이스’가 맞붙는다.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26일 덴버 방문 경기로 열린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AFC) 챔피언결정전에서 브롱코스를 10-7로 꺾고 7년 만에 슈퍼볼 출전권을 따냈다.이어 열린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챔프전에서는 시애틀 시호크스가 로스앤젤레스(LA) 램스의 추격을 31-27로 뿌리치고 5년 만에 슈퍼볼 무대로 복귀했다.두 팀이 슈퍼볼에서 맞붙는 건 2014~2015시즌 이후 11년 만이다.당시에는 ‘베테랑’ 톰 브레이디(49·은퇴)가 이끄는 뉴잉글랜드가 러셀 윌슨(38·현 뉴욕 자이언츠)을 앞세운 시애틀에 28-24 승리를 거두고 NFL 최정상을 차지했다.현재 뉴잉글랜드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건 2년 차 쿼터백 드레이크 메이(24)다.메이는 23세 5개월 9일에 슈퍼볼 경기를 치르게 된다.슈퍼볼 역사상 이보다 어린 나이에 슈퍼볼에 선발 출전한 쿼터백은 댄 마리노(65) 한 명밖에 없다.마리노는 23세 4개월 5일에 마이애미 소속으로 1984~1985시즌 슈퍼볼을 치러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에 16-38로 패했다.메이가 다음 달 9일 열리는 올해 슈퍼볼에서 우승하면 역대 슈퍼볼 최연소 우승 쿼터백 기록은 새로 쓰게 된다.지금까지는 벤 로슬리스버거(44·은퇴)가 23세 11개월 3일이던 2005~2006시즌 슈퍼볼 때 피츠버그 스틸러스를 정상으로 이끈 게 기록이다.당시에도 시애틀이 상대 팀이었다.시애틀 쿼터백 샘 다널드(29)도 이번에 ‘사실상’ 처음으로 슈퍼볼 무대를 밟는다.다널드는 2023~2024시즌 샌프란시스코 멤버로 슈퍼볼에 올랐지만 당시에는 브룩 퍼디(27)의 백업이라 실제로 경기를 뛰지는 않았다.다널드는 또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출신 쿼터백으로는 처음으로 슈퍼볼에 출전하는 기록도 남기게 된다.USC는 ‘쿼터백 사관학교’로 통하는 학교지만 슈퍼볼 선발 출전 쿼터백은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상태였다.다널드에게 뉴잉글랜드는 잊지 못할 상대다.다널드는 뉴욕 제츠 소속이던 2019년 10월 22일 안방 경기 때 뉴잉글랜드에 0-24로 뒤진 상황에서 동료들에게 ‘귀신이 보인다’고 이야기했다.그 목소리가 TV 중계에 그대로 나가면서 다널드는 놀림을 피할 수 없었다.마이크 브레이블 뉴잉글랜드 감독(51)은 이 팀 소속으로 슈퍼볼 우승 반지를 세 번(2001~2002, 2003~2004, 2004~2005시즌) 차지한 이력이 있다.다만 감독으로 슈퍼볼 무대를 밟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뉴잉글랜드가 이번 슈퍼볼에서 우승하면 브레이블 감독은 같은 팀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슈퍼볼 우승을 차지한 첫 인물이 된다.뉴잉글랜드는 NFL 역대 최다인 7번째 우승에 도전한다.이번 시즌이 부임 2년 차인 마이크 맥도널드 시애틀 감독(39)에게도 이번이 첫 슈퍼볼이다.시애틀은 2013~2014시즌에 이어 창단 두 번째 슈퍼볼 정상을 노린다.이번 시즌 슈퍼볼은 다음 달 9일 샌프란시스코 안방인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왕발’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64)이 국립스포츠박물관 ‘스포츠 스타 기증 릴레이’에 2026년 첫 주자로 참가했다.공단은 하 이사장이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유도 남자 95kg급에서 딴 금메달을 포함해 소장품 총 130점을 국립스포츠박물관에 기증했다고 26일 밝혔다.하 이사장은 LA 올림픽 금메달에 대해 “부상으로 인해 절망적이었던 순간을 신념 하나로 버텨내며 나 자신을 다시 확인했던 내 인생의 가장 소중한 상징”이라고 말했다.올해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현재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안에 건립 중인 국립스포츠박물관에 대해서는 “승리의 함성뿐 아니라 패배의 눈물까지 한국 스포츠의 모든 땀과 도전의 기록을 보관할 역사적 공간”이라고 정의했다.그러면서 “스포츠의 가치를 함께 나누고 국민에게 감동과 용기를 전달하는 힘이 되는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공단은 한국 최초의 스포츠 분야 종합 박물관인 국립스포츠박물관에 관한 관심을 끌어올리고자 ‘스포츠 스타 기증 릴레이’도 진행하고 있다.2008년 베이징 올림픽 역도 여자 75kg초과급 금메달리스트인 장미란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시작으로 △김임연(59·사격) △박태환(37·수영) △양정모(73·레슬링) △안바울(32·유도) △이해곤(73·탁구) △김정환(43·펜싱) 등이 이 릴레이에 참여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아리나 사발렌카(28·벨라루스)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역사상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에서 ‘백투백 타이브레이크’ 승리를 기록한 1번 시드 선수가 됐습니다.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사발렌카는 23일 호주 오픈 3회전에서 아나스타샤 포타포바(25·오스트리아·55위)에게 2-0(7-6, 7-6) 진땀승을 거뒀습니다.세계랭킹 1위 선수가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 경기에서 두 세트를 모두 타이브레이크 끝에 따낸 것도 이날 사발렌카가 처음입니다.사발렌카는 지난해 WTA 역대 최장 기록인 19연승을 포함해 타이브레이크에서 22승 3패를 기록했습니다.그리고 이날도 타이브레이크에서 강한 면모를 이어간 것.다만 이날은 위너(34개)보다 더 많은 언포스드에러(44개)를 범하면서 타이브레이크를 자초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개인 세 번째 호주 오픈 우승에 도전하는 사발렌카는 4회전(16강)에서 빅토리아 음보코(20·캐나다·16위)와 맞붙습니다.음보코는 3회전에서 클라라 타우 손(24·덴마크·14위)을 2-1(7-6, 5-7, 6-3)로 꺾었습니다.남자 단식에서는 이런 기록이 다섯 번 나온 적이 있습니다.얀니크 신네르(25·이탈리아·1위)가 지난해 호주 오픈 1회전에서 니콜라스 자리(31·칠레·133위)에게 3-0(7-6, 7-6, 6-1)으로 승리할 때가 최근 기록입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최근 호남 지역 배구계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페퍼저축은행이 프로배구팀 운영에서 손을 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페퍼저축은행에서 프로배구 여자부 막내 구단을 창단(2021년)할 때 원래 염두에 두고 있던 연고지는 경기 성남시였습니다.그러다 광주에서 유치추진단을 꾸려 설득에 나서고 지역 국회의원까지 힘을 보태면서 남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문제는 페퍼저축은행 회사 사정이 예년만 못하다는 점입니다.지난해에는 OK금융그룹이 페퍼저축은행을 인수하려 했지만 서로가 만족할 만한 인수인계 금액을 찾는 데 실패했습니다.최근에는 태광그룹이 페퍼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습니다.그러면서 자연스레 배구단 매각설도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습니다.이에 A 명예교수를 중심으로 한 호남 배구계는 지역 인사가 설립한 B사에 페퍼저축은행 배구단 인수를 제안했습니다.이번에도 금액이 문제였습니다.페퍼저축은행에서는 최대한 비싸게 팔려고 했던 게 당연한 일.반대로 B사 내부에서는 ‘어차피 문을 닫아야 하는 구단을 사는데 그 정도는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우세했습니다.이런 이유로 B사는 결국 배구단을 인수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배구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B사에서 당연히 인수하는 줄 알았는데 적잖이 놀랐다”면서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어떤 식으로든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아, ‘스토리 발리볼’이 돌아온 게 아니라 ‘발리볼 비키니’ 맞습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전력이 ‘빅스톰 서브’를 앞세워 돌아온 에이스와 함께 고공비행을 꿈꾸던 대한항공을 실속 상태에 빠뜨렸다.한국전력은 20일 경기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5~2026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안방경기에서 대한항공에 3-0(25-20, 25-21, 25-18) 완승을 거뒀다.한국전력이 대한항공에 ‘셧아웃 승리’를 거둔 건 2017년 12월 31일 이후 2942일(8년 20일) 만이다.대한항공에 시즌 첫 승을 거둔 한국전력은 승점 38(13승 10패)로 KB손해보험(승점 37·12승 11패)을 4위로 끌어내리고 3위로 올라섰다.반면 선두 대한항공(승점 45·15승 8패)은 32일 만에 코트로 돌아온 정지석(31) 복귀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승점 추가에 실패했다. 대한항공보다 한 경기 덜 치른 2위 현대캐피탈(승점 44·14승 8패)이 23일 천안 안방경기에서 한국전력을 꺾으면 선두로 올스타 휴식기를 맞이할 수 있다.대한항공은 팀 서브 리시브 효율 1위 팀이다.다만 전날까지 35.6%였던 이 기록이 이날은 29.5%에 그쳤다.한국전력에 서브 에이스 6개를 허용한 게 서브 리시브 효율이 낮았던 이유다.대한항공이 이번 시즌에 이보다 서브 에이스를 많이 내준 경기는 새해 첫날 안방 삼성화재전(7개) 한 번밖에 없었다.다만 1일에는 최종 5세트까지 치렀지만 이날은 3세트 만에 경기가 끝났다.대한항공은 이날 높이(블로킹)에서도 한국전력에 5-6으로 뒤졌다.이날 한국전력에서는 외국인 선수 베논(28·캐나다)이 양 팀 최다인 18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베논은 이날 상대 오퍼짓 스파이커 러셀(33·미국)의 블로킹도 전담했다.1세트 1-2 상황에서 신영석(40)이 러셀의 퀵오픈 시도를 차단할 때 도우미로 나선 베논은 바로 다음 랠리 때는 직접 블로킹을 잡아내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러셀은 이날 2020~2021시즌 V리그 데뷔 후 최소인 3득점에 그쳤다.이전에는 한국전력 소속으로 2021년 3월 13일 천안 경기에서 4득점 했던 게 최소 기록이었다.한국전력 아웃사이드 히터 김정호(29)도 서브 에이스 3개를 포함해 14점을 보탰다.여자부 서울 경기에서는 안방 팀 GS칼텍스가 정관장을 역시 3-0(25-19, 25-22, 25-14)으로 완파했다.4위 GS칼텍스는 승점 33(11승 12패)을 확보하면서 4위 IBK기업은행(승점 36·11승 12패)을 승점 3 차이로 추격했다.승점 18로 최하위인 정관장은 5연패에 빠지면서 시즌 전적 6승 18패가 됐다.GS칼텍스에서는 외국인 선수 실바(35·쿠바)가 양 팀 최다인 21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정관장에서는 아시아 쿼터 선수 인쿠시(21·몽골)가 8점을 올린 게 이날 팀 내 최다 득점 기록이었다. 정관장 외국인 선수 자네테(30·이탈리아)는 경기 직전 이마가 찢어져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14승 3패)와 덴버 브롱코스(14승 3패)가 10년 만에 아메리란풋볼콘퍼런스(AFC) 챔피언 자리를 놓고 맞붙는다.뉴잉글랜드는 19일 안방 질레트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플레이오프 AFC 디비전 라운드 경기에서 휴스턴 텍산스(12승 5패)를 28-16으로 꺾었다.그러면서 톰 브레이디(49)가 주전 쿼터백이었던 2018~2019시즌 이후 7년 만에 AFC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뉴잉글랜드는 당시 결국 NFL 시즌 챔피언을 가리는 슈퍼볼 정상까지 차지했다.뉴잉글랜드는 이후 플레이오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다 이번 시즌 와일드카드 라운드 승리에 이어 2연승을 기록했다.덴버는 전날 연장 접전 끝에 버펄로 빌스(12승 5패)를 33-30으로 꺾고 먼저 AFC 챔프전 무대를 밟았다. 덴버가 AFC 챔프전에 오른 건 페이턴 매닝(50)이 팀 공격을 이끌던 2015~2016시즌 이후 10년 만이다.당시 맞대결 상대가 바로 뉴잉글랜드였다.10년 전에는 덴버가 뉴잉글랜드를 20-18로 꺾고 슈퍼볼에 올라 결국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덴버가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것도 당시 슈퍼볼 이후 이날이 처음이었다.다만 덴버는 이번 AFC 챔프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주전 쿼터백 보 닉스(27)가 연장전에서 오른쪽 발목 부상을 당해 이번 시즌 남은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닉스는 21일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이에 덴버는 재럿 스티덤(30)을 선발 쿼터백으로 내세우기로 했다.공교롭게도 스티덤은 뉴잉글랜드에서 NFL 생활을 시작한 선수다.반면 뉴잉글랜드 2년 차 쿼터백 드레이크 메이(24)는 ‘정규시즌 때는 일정이 너무 수월했다. 플레이오프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우려를 이겨냈다.뉴잉글랜드는 이번 시즌 승률이 0.500 이상인 팀과는 3경기, 플레이오프 진출팀과는 4경기만 치렀다.게다가 뉴잉글랜드는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실점 4위(18.8점)를 기록할 정도로 수비가 강한 팀이다.특히 패스 러시(상대 쿼터백에게 달려들어 방해하는 행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스티덤처럼 경험이 부족한 쿼터백은 이에 더 애를 먹을 수도 있다.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챔프전에서는 시애틀 시호크스(14승 3패)와 로스앤젤레스(LA) 램스(12승 5패)가 맞붙는다.NFC 서부지구 라이벌인 두 팀은 이번 시즌 두 차례 맞붙어 1승 1패를 남겼다.시애틀은 2013~2014시즌 이후 12년 만이자 창단 후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램스는 2021~2022시즌 이후 4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린다.AFC 챔프전은 26일 오전 5시 5분 덴버에서, NFC 챔프전은 같은 날 오전 8시 40분 시애틀에서 막을 올린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 장애인 체육의 ‘이도류’ 김윤지(20·BDH파라스)가 2026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 파라 크로스컨트리 월드컵 2차 대회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김윤지는 15일(현지 시간) 독일 핀슈테라우에서 열린 대회 여자 10km 매스스타트 좌식 프리 경주에서 31분47초70에 결승선을 통과했다.2위 옥사나 매스터스(37·미국·32분20초30)보다 32초60 빠른 1위 기록이었다.김윤지는 지난달 캐나다 캔모어에서 열린 1차 대회 때도 10km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했었다.이번 시즌 월드컵 전체 성적은 금 2개, 은 3개, 동메달 1개다. 3월 6일 막을 올리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을 앞두고 물오른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는 셈이다.크로스컨트리는 한국이 겨울 패럴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유일한 종목이기도 하다.신의현(45)이 2018년 평창 대회 때 크로스컨트리 남자 7.5km 좌식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한국인 역대 1호 겨울 패럴림픽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김윤지는 겨울에는 노르딕 스키, 여름에는 수영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2022년에는 겨울, 여름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나란히 신인상을 받기도 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여오현 IBK기업은행 감독 대행이 프로배구 역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여자부 임시 사령탑이 됐습니다.IBK기업은행은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5~2026 V리그 4라운드 방문경기에서 GS칼텍스를 3-1(25-21, 25-15, 17-25, 25-23)로 꺾었습니다.IBK기업은행은 그러면서 지난달 28일 화성 정관장전 3-1 승리부터 5연승을 기록했습니다.IBK기업은행이 5연승을 기록한 건 2024년 11월 6일~26일 이후 415일 만입니다.IBK기업은행은 이날 승리로 11승 11패(승점 35)가 되면서 시즌 승률 0.500도 맞췄습니다.IBK기업은행은 이번 시즌 첫 9경기에서 1승 8패로 승점 5를 따내는 데 그쳤습니다.지난해 10월 28일~11월 22일 사이에 7연패를 당하자 김호철 전 감독이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이후 여 대행이 팀을 이끈 13경기에서는 10승 3패로 승점 27을 챙겼습니다.김 전 감독 사퇴 당시 최하위였던 팀 순위도 4위까지 올랐습니다.이제 3위 흥국생명(승점 39·12승 10패)과도 승점 4 차이밖에 나지 않습니다.이전까지 여자부 임시 사령탑으로 승리를 가장 많이 챙긴 지도자는 박종익 한국도로공사 감독 대행(47)이었습니다.2015~2016시즌 이호 전 감독(53) 뒤를 이어 한국도로공사를 이끌었던 박 대행은 총 21경기를 지휘하며 9승 12패(승점 26)를 남겼습니다.그러니까 여 대행이 이날 승리로 여자부 감독 대행 최고 승점 기록까지 갈아치운 겁니다.여 대행은 “선수, 코치 때보다 스트레스가 1000배는 많은 것 같다. 다른 감독님들이 존경스럽다”고 말했습니다.IBK기업은행은 3위 흥국생명(18일 화성), 선두 한국도로공사(22일 김천)를 상대로 두 경기를 치른 뒤 올스타 휴식기를 들어갑니다.남자부에서는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 대행(62)과 진순기 현대캐피탈 감독 대행(43)이 각 14승을 거둔 게 기록입니다.현재 OK저축은행을 이끌고 있는 신 감독은 2009~2010시즌 대한항공 임시 사령탑으로 14승 2패를 기록한 뒤 ‘대행’ 꼬리표를 뗐습니다.당시에는 승점을 따로 집계하지 않았지만 현재 방식으로 계산하면 승점 40에 해당하는 성적입니다.진 대행은 현대캐피탈을 14승 5패(승점 39)로 이끈 뒤 필리프 블랑 감독(66)에게 지휘봉을 넘기고 한국전력으로 옮겼습니다.아, 이영택 현 GS칼텍스 감독(49)이 KGC인삼공사(현 정관장) 감독 대행에서 정식 감독이 됐을 때 성적은 7승 5패(승점 21)였습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는 14일 안방 구장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삼성화재 블루팡스에 3-0(25-21, 25-20, 25-21) 완승을 거뒀습니다.현대캐피탈은 이 프로배구 2025~2026시즌 V리그 4라운드 맞대결 승리로 상대 전적 11연승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이날 15득점을 기록한 현대캐피탈 오퍼짓 스파이커 신호진(25)은 이날 후위에서 5점, 블로킹으로 4점, 서브로 3점을 올렸습니다.신호진은 그러면서 트리플 크라운에 성공한 현대캐피탈 역대 네 번째 내국인 선수가 됐습니다.그전에는 문성민(40·은퇴), 전광인(35·현 OK저축은행), 허수봉(28)이 후위 득점, 블로킹 득점, 서브 득점을 각 3점 이상 남기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적이 있습니다. 시작은 문성민이었습니다.문성민은 2011년 2월 13일 대전 방문경기에서 후위 득점 10점에 서브와 블로킹으로 각 3점을 올리면서 개인 첫 트리플 크라운 기록을 남겼습니다.그리고 그때나 지금이나 대전은 삼성화재 안방 도시입니다.이어 전광인이 2019년 2월 26일 역시 대전에서 후위 4점, 서브와 블로킹 각 3점으로 개인 첫 트리플 크라운에 성공했습니다.허수봉은 2021년 2월 19일 이번에도 대전에서 삼성화재를 상대로 후위 3점, 서브 3점, 블로킹 3점을 올리며 개인 처음으로 ‘왕관’을 썼습니다.신호진이 천안에서 첫 번째 트리플 크라운을 남기면서 경기 장소 전통은 깨졌지만 상대 팀 전통은 이어지게 됐습니다.재미있는 건 문성민, 전광인, 허수봉 모두 두 번째 트리플 크라운 역시 삼성화재가 상대 팀이었다는 점입니다.여기에 현대캐피탈 외국인 선수 앤더슨(39·미국·2009년 2월 15일), 파다르(30·헝가리·2019년 2월 26일), 레오(36·쿠바·2025년 1월 25일)도 삼성화재를 상대로 트리플 크라운을 기록한 적이 있습니다.종합하면 현대캐피탈 선수는 삼성화재를 상대로 총 열 번 트리플 크라운에 성공했습니다.현대캐피탈 선수에게 트리플 크라운을 가장 많이 헌납한 팀이 삼성화재입니다.거꾸로 삼성화재 선수가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트리플 크라운에 성공한 건 여섯 번입니다.삼성화재 선수는 대한항공, 우리카드, 한국전력, KB손해보험을 상대로 모두 7번씩 트리플 크라운에 성공했습니다.그러니까 현대캐피탈을 상대로는 이 기록을 남기는 데 애를 먹었던 셈입니다.레오는 삼성화재 시절에는 2014년 10월 18일과 2015년 2월 20일 두 차례 모두 대전에서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트리플 크라운 기록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OK금융그룹(현 OK저축은행) 유니폼을 입었을 때는 한 번도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트리플 크라운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차상현 전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 감독(52)이 여자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이숙자 전 정관장 코치(46)가 차 감독을 보좌한다.대한배구협회는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여자 대표팀 코치진 인선을 확정했다.협회는 “두 지도자는 5일 실시된 여자경기력항상위원회 면접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최종 후보로 추천됐으며 대표팀감독선발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이번 여자 배구 대표팀 감독 공모에는 차 감독을 비롯해 총 4명이 지원서를 냈다.차 감독과 이 코치의 임기는 대한체육회 승인일부터 2028년 국가대표 시즌 종료일까지다.다만 올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두 지도자에 대한 경기력향상위원회 재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프로스포츠 스타일로 말하자면 ‘1+2년’ 계약을 맺은 셈이다.협회는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차 감독이 체육회 승인을 받으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8년 만에 한국인이 여자 배구 대표팀 사령탑에 오르게 된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사슬은 가장 약한 고리만큼만 강하다(A chain is as strong as its weakest link).”고공비행을 이어가던 대한항공이 ‘가장 강한 고리’를 잃은 뒤 표류하고 있습니다.대한항공은 1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5~2026 V리그 남자부 안방경기에서 OK저축은행에 2-3(25-21, 20-25, 25-20, 28-30, 13-15)으로 역전패했습니다.그러면서 새해 첫날 열린 인천 삼성화재전부터 4연패에 빠졌습니다.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31)이 발목 부상으로 빠진 지난해 크리스마스 경기부터 따지면 1승 5패입니다.정지석이 전력에서 이탈하기 전까지 대한항공은 팀 공격 효율 1위(0.408)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공격을 351번 시도한 정지석도 공격 효율 0.390으로 공격 시도 횟수가 200번이 넘는 내국인 선수 가운데 2위(전체 4위)였습니다.당시까지 공격을 409번 시도한 현대캐피탈 허수봉(28) 한 명만 공격 효율 0.396으로 정지석보다 이 기록이 좋았습니다.정지석이 빠지면서 대한항공 팀 공격 효율은 6위 그러니까 꼴찌에서 두 번째(0.316)로 내려갔습니다.같은 기간 이보다 팀 공격 효율이 떨어지는 팀은 OK저축은행(0.301) 한 팀밖에 없습니다.상대 팀 공격 효율 그러니까 ‘수비 효율’은 반대입니다.정지석 부상 이전까지는 대한항공(0.323)이 현대캐피탈(0.300) 다음으로 수비 효율이 낮은 = 좋은 팀이었습니다.정지석이 빠진 뒤로는 대한항공(0.381)이 수비 효율이 가장 나쁜 팀이 됐습니다.배구에서 아웃사이드 히터는 흔히 ‘공수 겸장’이라고 부르는 자리.공수 모두에서 ‘강한 고리’였던 정지석이 빠지면서 팀 공격과 수비가 모두 흔들리고 있는 셈입니다.대한항공은 승점 42(14승 7패)로 여전히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한 경기 덜 치른 2위 현대캐피탈(승점 38·12승 8패)에 승점 4 앞서 14일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집힐 일은 없는 상황.그러나 3위 KB손해보험(승점 37·12승 10패)과 맞붙는 16일 의정부 방문경기에서 승점 추가에 실패하면 또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대한항공이 만약 이 경기서도 패하면 2016년 1월 25일~2월 20일 7연패 이후 거의 10년 만에 5연패 기록도 남기게 됩니다.헤난 달 조토 대한항공 감독은 “정지석은 계획대로 잘 회복하고 있다”면서 “멘털도 강하고 경험도 있기에 좋은 컨디션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자칭’ 증권 전문가가 32명에게 메일을 보낸다. 16명에게는 “이 주식이 100% 오를 것”이라고 쓰고 16명에게는 “100% 내릴 것”이라고 쓴다. 실제로 주식이 올랐다면 ‘오른다’고 메일을 보냈던 16명을 다시 반으로 나눠 똑같이 작업한다. 이 과정을 네 번만 반복하면 그는 최후의 1인에게 ‘족집게 전문가’가 될 수 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학생 선수 최저학력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체육계 목소리에도 이 ‘최후의 1인’ 논리가 담겨 있다. 대한체육회 선수위원회와 지도자위원회는 8일 “최저학력제는 ‘운동선수로서의 성공 가능성이 작으므로 대비해야 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설계됐다”면서 “이 논리는 수많은 선수를 이미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존재, 즉 잠재적 낙오자로 규정하는 시각에서 출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단 이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에 올랐다는 것부터 ‘아주 성공한’ 선수·지도자라는 뜻이다. 김국영 선수위원장은 한국 육상 남자 100m 기록(10초07) 보유자고, 송대남 지도자위원장은 2012 런던 올림픽 유도 남자 90kg급 금메달리스트다. 이들은 선수 은퇴 후에도 체육계에 남아 미래를 설계할 수 있었다. 김 위원장은 한국 육상 대표팀 코치, 송 위원장은 실업팀 감독이다.‘보통들’의 현실은 다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난해 펴낸 ‘2024년 체육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은퇴 선수 6만4380명 가운데 23.3%만 체육계에 남았다. 이보다 10%포인트 많은 33.3%는 이해 연봉으로 ‘없음’을 선택했다. 또 가장 많은 72.3%가 ‘재취업 및 직업교육 지원’을 가장 필요한 복지 정책으로 꼽았다. 이 조사는 은퇴 후 초중고 체육 선생님이 된 경우도 체육계 활동을 이어가는 것으로 분류했다. 김준호 칠성중 교사도 같은 길을 걷게 된 은퇴 선수 2.7% 중 한 명이다. 김 교사는 2016년 8월 24일 프로야구 마산 경기 시구자로 나섰다. 시구 행사가 끝나자 TV 중계를 맡았던 허구연 현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학창 시절에 야구 한 거 아닌가요? 폼이 거의 완벽한데요”라고 평했다. 김 교사는 1군 무대 통산 59경기 출전 기록을 남긴 프로야구 선수 출신이지만 고려대 선배인 허 총재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참가 신청자 숫자를 기준으로 하면 1군 경기 출전 기록을 남기는 것도 상위 5% 안에 드는 ‘성공 사례’다. 이 정도 성공도 금방 잊히고 마는 게 스포츠 세계 생리다. 어떤 스포츠든 성공을 거둔다는 건 다른 누군가를 패배자로 만들었다는 뜻이다. 성공이 코앞이던 선수도 경쟁에서 밀리는 순간 ‘주식 오른다는 말을 괜히 믿었다’며 세상으로 나와야 한다. 선수·지도자위원회는 “학습권 보장 정책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세이프가딩(safeguarding)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했다. 아니다. 이 원칙에는 ‘선수의 교육적 요구를 무시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보통의 존재’를 보호하려는 이 원칙을 가장 불편해하는 존재가 ‘이들이 실패한 덕에 성공한 체육인’이라는 사실은 그래서 처음부터 설명이 필요 없는지도 모른다.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박태종 기수(60)는 한국 경마가 한 사람의 이름으로 기억될 수 있다는 걸 몸으로 보여준 사람.” 박 기수의 ‘정년퇴직 레이스’를 함께 준비한 이신우 조교사(45)는 소셜미디어(SNS)에 이렇게 송사(頌辭)를 남겼다. 박 기수는 21일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제6 경주를 마지막으로 정년을 맞았다. ‘미라클삭스’를 타고 경주에 나선 박 기수는 마지막 코너까지 선두를 지키다 결국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 조교사는 “영화처럼 마지막 장면이 우승으로 끝났다면 좋았겠지만 인생이 늘 영화 같을 순 없다. 그래서 이 결과가 더 현실 같았다”고 썼다. 박 기수가 한국 경마에 남긴 기록은 비현실적이다. 박 기수는 총 1만6016번 경주에 나서 그중 2249번 우승했다. 한국 경마 103년 역사상 박 기수보다 우승을 많이 한 사람은 없다. 이전 최다 기록(722번)과 비교해도 우승 횟수가 세 배를 넘는다. 그러면서 얻은 별명이 ‘경마 대통령’이다. 마냥 순탄하게 달려온 건 물론 아니다. 머리와 팔을 빼고 거의 모든 뼈가 최소 한 번은 부러졌다. 장기 입원만 10번이 넘는다. 1999년 낙마 사고 때는 말이 허리를 짓밟는 바람에 척추압박골절로 10개월간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박 기수는 2017년 동아일보 인터뷰 때 “병문안 온 팬들이 ‘당연히 죽었을 줄 알고 영안실부터 갔는데 안 보이길래 입원실로 왔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박 기수는 사실 말이 아니라 굴착기가 타고 싶었다. 충북 진천군 출신인 박 기수는 고교 졸업 후 상경해 이모 부부가 서울 마포구에서 운영하던 채소가게 일을 도왔다. 그리고 짬짬이 중장비 학원에서 굴착기 운전을 배웠다. 강원 춘천시까지 굴착기 면허 시험을 보러 갔지만 운전석에는 앉아 보지도 못하고 돌아왔다. 응시 가능 연령에 몇 달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출생 신고를 1년 늦게 한 바람에 ‘호적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적었던 탓이다. 하릴없이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 했다. 그때 이모부가 한국마사회 마포지점에 붙은 기수 모집 공고를 보고 조카에게 도전을 권했다. 키가 150cm도 되지 않는 박 기수는 “기수라는 직업이 있는 줄도 몰랐지만 단신(短身)이 우대받는다기에 끌렸다”고 했다. 재수 끝에 1987년 기수 면허를 받았다. 박 기수는 이후 39년 동안 매일 오후 9시가 넘기 전에 잠자리에 들어 오전 4시 30분이면 일어났다. 출근 시간은 언제나 오전 5시 30분. 경마계 사람들이 그를 ‘칸트’라고 부른 이유다. 어디 박 기수뿐이랴. 세상살이란, 어린 시절 짐작도 못 했던 일을 하면서, 때로 넘어지고 쓰러져도, 하루하루 버티다, 언젠가 그 자리를 내어주는 과정인지 모른다. 고대 로마 철학자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는 “사는 법을 배우는 데 평생이 걸리고 죽는 법을 배우는 데도 평생이 걸린다”고 했다. 그래서 어쩌면 완주야말로 가장 위대한 기록인지 모른다. 올해 정년을 맞은 모든 분 앞날에 박수를 보낸다. 프랑스 소설가 기욤 뮈소가 ‘천사의 부름’에 쓴 것처럼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날들은 우리가 아직 살지 않은 날들’이니 말이다. 정말, 너무, 고생 많으셨다. 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팀 캔자스시티 치프스는 2031년 이주를 목표로 새 안방구장을 짓기로 했다고 23일 발표했습니다.치프스는 캔자스시티 서쪽 상업지구 ‘더 레전즈(The Legends)’ 인근에 돔구장을 지어 이전할 계획입니다.현재 안방구장 애로헤드 스타디움에서 약 23마일(약 37㎞) 떨어진 위치입니다.재미있는 사실은 이 사이를 주(州) 경계선이 가로지른다는 점입니다.그 결과 치프스는 캔자스시티를 떠나는 게 아닌데도 미주리주를 떠나 캔자스주에 둥지를 틀게 됩니다.1960년 댈러스 텍산스로 창단한 치프스는 1963년 캔자스시티로 옮긴 뒤 줄곧 미주리주를 본거지로 삼고 있었습니다.이는 캔자스시티가 두 주 경계에 걸쳐 있는 ‘쌍둥이 도시’라 생기는 일입니다.또 이름과 달리 캔자스주 쪽보다 미주리주 쪽이 더 대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로라 켈리 캔자스주지사는 “우리는 늘 치프스의 팬이었다. 이제 치프스의 가족이 됐다”고 말했습니다.미주리주에는 2015년까지만 해도 NFL 팀이 치프스와 램스 두 개가 있었습니다.그런데 램스는 2016년 로스앤젤레스(LA)로 떠났고 이제 치프스마저 떠나보낼 위기에 처했습니다.마이크 키호 미주리주지사는 “우리는 치프스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치프스의 마음을 돌릴 미주리식(Show-Me) 해법 찾아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치프스는 1972년부터 애로헤드 스타디움을 안방 구장으로 쓰고 있습니다.자연스레 여러 차례 개·보수를 거친 뒤에도 세월의 흔적을 모두 지우지는 못하고 있습니다.캔자스시티 지역은 또 날씨가 추운 데다 제반 인프라 시설도 부족해 ‘슈퍼볼’(NFL 챔피언결정전)을 유치하기도 쉽지 않습니다.이에 치프스 구단은 돔구장을 지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겁니다.러마 헌트(1932~2006) 치프스 초대 구단주는 “미주리주 쪽이든 캔자스주 쪽이든 ‘캔자스시티에서 왔다’고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치프스 이야기를 꺼낼 것이다”고 말했습니다.그러나 미주리주는 이제 ‘치프스는 캔자스시티의 팀’이라는 구호만으로는 치프스를 붙잡기 어려운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