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인

황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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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황규인]‘파이팅!’이라고 외칠 자유를 허하라!

    오늘은 제580돌 한글날이다. 한글날은 영어 ‘baseball’을 ‘야구’로 쓰게 된 걸 기념하는 날이 아니라 ‘베이스볼’이라고 쓸 수 있게 된 걸 축하하는 날이다. 한글이 없었더라도 baseball은 野球(야구), 奉球(봉구) 또는 영어 그대로 壘球(누구)가 되어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었을지 모른다. 글과 말은 서로 다른 개념이지만, ‘순우리말을 아끼고 사랑합시다’가 목적인 기념일이 따로 없다 보니, 해마다 한글날이 되면 ‘토박이말을 씁시다’ 캠페인이 벌어진다. 올해도 분명 ‘세종대왕께서 요즘 아파트 이름을 보면 울고 가실 것’이라고 탄식하는 기사가 나올 것이다. 한글날 사회면 단골 아이템이 아파트 이름이라면 스포츠면은 ‘파이팅’이다. 파이팅 대신 ‘힘내자’, ‘아자’ 같은 순우리말을 써야 한다는 거다. 몇 해 전 한 스포츠 매체 논설위원은 “파이팅은 일본에서 유래한 국적 불명 용어”라며 “외국인에게는 주먹을 쥐고 ‘한번 붙어볼래?’라는 식으로 오해를 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금메달’도 일본에서 한자 ‘金’과 영어 낱말 ‘medal’을 합쳐 만든 국적 불명 낱말 아닌가. 게다가 파이팅은 이제 엄연히 한국어 낱말이다. 파이팅이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등재어라는 게 가장 ‘공식적인 증거’다. 이 사전은 이름 그대로 한국어 표준 낱말을 담고 있다. 그래서 ‘애플(apple)’처럼 간단한 외국어 낱말도 이 사전에 없다. 또 구글에 ‘oppa fighting(오빠 파이팅)’이라고 입력하면 검색 결과가 438만 개도 넘게 나온다. 위키피디아에는 한국어 감탄사 ‘paiting(파이팅)’을 설명하는 페이지도 따로 있다. 이 페이지는 ‘hwaiting(화이팅)’도 같은 뜻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파이팅이 격려와 응원이 필요할 때 쓰는 한국어 낱말이라는 걸 전 세계 사람들이 인정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영어가 전 세계에서 가장 힘센 언어가 된 제일 큰 이유는 물론 이 말이 모국어인 나라(들)가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전 세계 언어로부터 어휘와 문법을 적극적으로 흡수했기 때문이다. ‘ketchup(케첩)’은 중국어(鮭汁), ‘shampoo(샴푸)’는 힌디어, ‘tatoo(타투)’는 폴리네시아어에서 왔다. ‘chaebol(재벌)’도 영어 낱말이다. ‘오랜만이야’라는 뜻인 ‘Long time no see’도 중국어(好久不見)가 뿌리다. 그런데 우리는 ‘순수한 한국어’라는 게 원래 따로 있었던 것처럼 자꾸 반대로 가려고 한다. 낱말은 언중(言衆) 선택을 받으면 살아남고 아니면 사라진다. 동아일보에 ‘파이팅’이라는 낱말이 처음 등장한 건 1926년 9월 5일이었다. ‘4개 구락부(俱樂部) 야구 연맹전’에서 3위에 그친 중앙 구락부 서상구 감독이 ‘파이팅 부족’을 패인으로 꼽은 것. ‘클럽’을 뜻하는 일본식 조어 ‘구락부’가 우리 언어생활에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동안 ‘파이팅’이 계속 살아남은 데는 다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러니 한글날을 맞아 ‘한글 파이팅!’이라고 외칠 수 있는 자유를 허(許)하라!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 2023-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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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배구협회 “남녀 대표팀 감독 모두 교체”

    아시안게임 출전 역사상 처음으로 남녀부 동반 ‘노메달’에 그친 한국 배구가 사령탑을 교체하기로 했다.대한배구협회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마지막으로 임기가 끝난 임도헌 남자 대표팀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고 8일 발표했다.그러면서 “세사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 여자 대표팀 감독과도 계약을 종료하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덧붙였다.협회는 이와 함께 “남녀 경기력향상위원장도 성적 부진에 대한 책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현재 남자경기력향상위원장은 최천식 인하대 감독, 여자경기력향상위원장은 김철용 중앙여중·고 총감독이 맡고 있다.협회는 “뼈를 깍는 쇄신을 통해 한국 배구가 성장통을 거쳐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중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실행하겠다”고 했다.협회는 다음 달 중 언론, 전문가, 팬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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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혜경, 소프트테니스 여왕에 오르다… 일본 4-0으로 완파

    문혜경(26·NH농협은행)이 ‘소프트테니스(정구) 여왕’에 등극했다.문혜경은 7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소프트테니스 여자 단식 결승에서 다카하시 노아(髙橋乃陵·27·일본)를 4-0(4-2, 4-2, 4-0, 4-0)으로 완파했다.다카하시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이 종목 정상을 차지했던 선수로 이번 대회에서도 단체전과 혼합복식에 이어 3관왕에 도전하던 상태였다.한국 소프트테니스 선수가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정상을 차지한 건 2002년 부산 대회 박영희(45), 2014년 인천 대회 김보미(33) 이후 문혜경이 세 번째다.문혜경은 “이번에 대표팀 성적이 부진해 부담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좋은 결과를 얻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소프트테니스는 한국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까지 금 25개, 은 15개, 동메달 16개를 따낸 ‘메달밭’이다.소프트테니스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된 1994년 이후 한국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더 많이 안긴 종목도 양궁(26개) 하나뿐이다.그러나 이번 대회 소프트테니스 5개 세부 종목 가운데 한국 선수가 결승에 오른 것도 여자 단식뿐이었다.나머지 4개 종목에서는 전부 준결승에서 패해 동메달을 차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문혜경마저 다카하시에게 패한다면 한국 소프트테니스는 아시안게임 출전 역사상 처음으로 ‘노 골드’에 그칠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문혜경은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동아일보기 전국소프트테니스대회에서 여자 단식 정상을 두 번(2019, 2020년) 자치하는 등 한국 여자 소프트테니스 간판으로 통하는 선수다.그러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는 혼합복식과 단체전에서 모두 은메달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문혜경은 “그때는 너무 아쉽게 져서 많이 울었다. 이번에는 금메달을 따서 더 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눈물이 안 나고 그냥 멍하다”고 말했다.이어 “3년 후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는 출전하지 않을 계획이다. 운동하면서 아시안게임에 두 번 출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내년 (안성) 세계선수권대회를 잘 준비해서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다짐했다.한국 소프트테니스는 금 1개, 동메달 4개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한국이 아시안게임 소프트테니스에서 금메달을 2개 이상 따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남자 대표팀은 단체전 준결승에서 패한 뒤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운영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문혜경이 금메달을 따면서 한국 소프트테니스는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문혜경은 “(유영동) 감독님, 동료 선수들, 트레이너를 비롯해 모두가 한마음으로 따낸 금메달”이라고 강조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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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게 마라톤 정신이냐’고? 영화와 달리 서윤복은 성조기를 달고 뛰었다[후일담]

    서윤복 선생(1923~2017)이 제51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 ‘1947 보스톤’이 27일 개봉했다.이 영화에서 손기정(하정우 분), 남승룡(배성우 분), 서윤복(임시완 분)은 미국 보스턴에 도착해 러닝 복을 받은 뒤 분노한다.태극기 대신 성조기(미국 국기)가 큼지막하게 들어 있는 옷이었기 때문이다.손기정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말하면서 대회 출전을 보이콧하겠다는 뜻을 밝힌다.“저희는 조선의 독립을 알리려 이곳에 왔습니다. 하지만 조선의 국기가 아닌 성조기가 달린 유니폼을 받았습니다. 그 유니폼을 입고 뛰라는 것이 여러분이 말하는 보스턴의 독립 정신이며 죽을힘을 다해 달려 승전보를 전하는 마라톤 정신이라면 저희는 이곳에 잘못 왔습니다.“결론은 물론 해피엔딩이다. 서윤복은 앞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달린다.(원하시는 부사를 넣으시오) 역사적 사실은 조금 달랐다.실제로 서 선생은 성조기와 태극기가 나란히 붙어 있는 옷을 입고 달렸다.당시는 아직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인 미군정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게 아주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대신 가슴 한복판에 ‘KOREA’라고 써넣어 조선의 독립을 알렸다.이 영화만 ‘성조기 말소 사건’에 앞장선 게 아니다.대한육상연맹에서 2013년 펴낸 ‘한국육상경기 100년사’에는 서 선생이 당시 세계 최고 기록(2시간25분39초)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사진이 들어 있다.이 사진에서도 성조기 문장(紋章)을 찾기가 쉽지 않다.얼핏 보면 정말 태극기만 달고 달린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그러나 원본 사진을 찾아보면 성조기 부분에 ‘터치’가 있었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누가 어떤 의도로 손을 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니면 그 부분만 우연히 사라졌을 수도 있지만 다른 부분과 눈에 띌 정도로 차이가 난다.물론 내기를 하라면 누군가 성조기를 지우고 싶어서 일부러 손을 댔다는 데 베팅하는 게 옳은 일일 확률이 높다.그렇다고 ‘1947 보스톤‘이 고증에 완전히 실패한 건 아니다.서 선생은 시상식 때는 태극기만 있는 옷을 입고 월계관을 썼다.1897년 시작한 보스턴 마라톤에서 아시아 선수가 우승한 건 서 선생이 처음이었다.이 영화를 연출한 강제규 감독은 ‘국뽕’ 때문에 비판받은 일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그러나 러시아 시인 니콜라이 네크라소프(1921~1878)는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지 않고 있다”고 썼다.일장기 말소 사건 주인공 이길용 동아일보 기자(1899~?)처럼 조국을 사랑하는 누군가 슬픔과 노여움으로 ‘성조기 말소 사건’도 일으키지 않았을까.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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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직넘버 6’ LG, 시뮬레이션 결과는 우승 100% [어제의 프로야구]

    프로야구 선두 LG가 80승 고지에 선착하면서 우승 매직넘버를 6으로 줄였다. LG는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안방 연속경기(더블헤더)에서 2위 KT를 연파했다.1차전에서 4-0으로 이긴 LG는 2차전에서도 3-0 완승을 거두고 시즌 전적 80승 2무 48패(승률 0.625)를 기록했다. LG가 프로야구 구단 중 가장 먼저 시즌 80승을 기록한 건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동시에 차지한 1994년 이후 29년 만이다.프로야구 역사상 시즌 80승에 제일 먼저 도달하고도 정규리그 우승에 실패한 팀은 2019년 SK(현 SSG) 딱 한 팀뿐이다.당시 SK는 5월 30일 이후 줄곧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시즌 최종일에 두산이 88승 1무 55패(승률 0.615)로 동률을 이루면서 상대 전적에서 7승 9패로 밀려 정규리그 우승을 내줘야 했다.공교롭게도 당시 SK 사령탑이 현재 LG 지휘봉을 잡고 있는 염경엽 감독이었다. 단, 염 감독이 올해 LG에서 같은 실수를 할 확률은 제로(0)에 가깝다.당시 SK는 80승(1무 45패)을 기록한 8월 31일 기준으로 남은 18경기 중 16경기(88.9%)에서 이겨야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반면 올해는 LG가 남은 14경기 가운데 6경기(42.9%)만 이기면 KT(10경기)와 NC(16경기)가 앞으로 모든 경기에서 이긴다고 해도 순위를 뒤집을 수 없다.실제로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즌 최종 순위를 예측하는 psodds.com은 이날 LG의 올해 한국시리즈 직행 확률을 100%로 업데이트했다.2019년에는 SK가 시즌 80번째 승리를 기록했을 때도 한국시리즈 직행 확률이 81.8%에 머물러 있었다.염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오늘 가장 중요한 두 경기였는데 우리 선수들이 집중력을 보여준 것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이날 문학, 창원, 대전에서도 더블헤더가 열렸다.5위 SSG와 4위 두산이 맞붙은 문학에서는 1차전이 7-7 무승부로 끝난 뒤 2차전은 SSG의 6-3 승리로 마무리됐다.SSG는 1차전 9회말 2아웃까지 6-7로 끌려가고 있었지만 한유섬(34)이 동점 1점 홈런을 치면서 결국 무패로 이날 일정을 끝낼 수 있었다.SSG 마무리 투수 서진용(31)은 2차전에서 세이브를 추가하면서 프로야구 역대 1만 번째 세이브 주인공이 됐다.창원에서는 안방 팀 NC가 1차전에서 먼저 7-0 승리를 거둔 뒤 2차전에서는 KIA가 6-1로 이겼다.부상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명단에서 탈락한 NC 구창모(27)는 1차전에서 팀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8회초 투구 도중 통증을 느껴 마운드에서 내려갔고 결국 부상 재발 진단을 받았다.반면 물집 때문에 역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가지 못하게 된 KIA 이의리(21)는 2차전에 선발 투수로 나서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11번째 승리를 챙겼다.대전에서는 거꾸로 방문 팀 삼성이 1차전에서 먼저 11-3으로 이긴 뒤 2차전에서는 한화가 4-0 승리를 기록했다.▽28일 선발투수△잠실: 삼성 최채흥-LG 이정용 △사직: 한화 산체스-롯데 반즈 △창원: KIA 파노니-NC 최성영 △고척: SSG 오원석-키움 후라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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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남자 배구가 실패한 이유? 황택의 같은 세터를 애지중지하니까![발리볼 비키니]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이 그래도 체면치레는 했습니다.한국은 26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7, 8위 결정전에서 인도네시아에 3-2(29-27, 19-25, 25-19, 21-25, 15-8) 진땀승을 거뒀습니다.한국 대표팀은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가져오겠다’면서 베테랑 세터 한선수(38·대한항공)를 긴급 수혈하고 항저우로 떠났습니다.그러나 개회식을 치르기도 전에 메달 경쟁에서 탈락했고 결국 61년 만에 ‘노메달’로 대회를 마무리했습니다. 한국 남자 배구 문제가 무엇인지 가장 잘 보여주는 선수는 황택의(27·상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황택의가 그저 자기보다 11살이나 많은 한선수도 밀어내지 못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한국 배구 관계자가 ‘선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보여주는 대표 사례가 황택의이기 때문입니다.황택의를 ‘좋은 세터’라고 평가하는 그 관점이 변하지 않으면 한국 남자 배구는 앞으로도 안 될 겁니다.황택의는 성균관대 2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6~2017 신인 드래프트 때 전체 1순위로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었습니다.세터가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건 황택의가 처음이었습니다. 데뷔 시즌 신인상을 차지한 황택의는 2017년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를 통해 성인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습니다.여기까지만 보면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소속팀 KB손해보험 역시 황택의를 엘리트로 대우했습니다.KB손해보험은 2020~2021시즌 개막을 앞두고 황택의와 연봉 7억3000만 원에 계약했습니다.황택의는 그러면서 그때나 지금이나 국내 최고 세터라는 평을 듣는 황택의를 제치고 프로배구 ‘연봉 킹’이 됐습니다.프로 데뷔 후 네 시즌 동안 한 번도 팀을 ‘봄 배구’로 이끈 적이 없는 세터인데도 그랬습니다.이에 대해 배구계에서는 KB손해보험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 획득을 1년 앞두고 있던 황택의와 미리 계약을 맺었다는 소문이 무성했습니다.실제로 KB손해보험은 2020~2021시즌 10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지만 주전 세터였던 황택의의 연봉은 7억3000만 원에서 1원도 오르지 않았습니다.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연봉으로 이렇게 ‘보호막’을 쳐뒀다는 건 KB손해보험에서 그만큼 황택의를 아낀다는 뜻이고 동시에 그를 노리는 구단이 따로 있었다는 의미가 됩니다.실제로 ‘너희 팀에 지금 필요한 선수를 줄 테니 황택의를 달라’는 제안을 받을 때마다 KB손해보험은 ‘노 생큐’를 외쳤습니다.황택의가 ‘엘리트 세터’라는 평을 듣는 제일 큰 이유는 ‘운동을 잘하기 때문’입니다.황택의는 세터치고는 키(189cm)가 큰 데다 데뷔 시즌부터 원포인트 서버로 나설 만큼 서브도 좋습니다.또 이번 아시안게임 프로필에 따르면 황택의는 키가 똑같은 한선수(300cm)보다 블로킹 높이(310cm)가 10cm 더 좋습니다.이 운동 능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서 보여준 것처럼 기가 막힌 세트(토스)를 보여주기도 합니다.그런데 운동을 잘하면 반드시 꼭 좋은 선수가 되는 걸까요?사실 야구에서 포수가 그런 것처럼 배구에서 세터도 결국 팀 성적으로 이야기하는 포지션에 가깝습니다.황택의가 프로 무대에서 일곱 시즌을 뛰는 동안 팀을 봄 배구 무대로 이끈 건 2020~2021시즌(3위)과 2021~2022시즌(2위) 두 번뿐입니다.이 두 시즌 동안 황택의는 전체 세트 가운데 52.4%를 ‘말리 특급’ 케이타(22·현 베로나)에게 띄웠습니다.이럴 때 배구 팬들은 몰방(沒放)이라는 두 글자를 떠올립니다.몰방 세트에 능한 세터 역시 물론 좋은 세터입니다.팀 주 공격수에게 잘 맞춰서 공을 띄울 줄 아는 세터라는 뜻이니 말입니다.다만 원래 잘하는 선수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팀 공격력을 끌어올리는 선수가 더 좋은 세터 아닌가요?지난 시즌 KB손해보험 선수들이 황택의가 띄운 공을 스파이크로 연결했을 때 남긴 기록을 합치면 공격 효율 0.349가 나옵니다.지난 시즌 프로배구에서 세트 횟수가 가장 많았던 14명(=7개 팀 × 2명) 가운데 9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데뷔 시즌부터 10위 - 6위 - 6위 - 9위 - 6위 - 1위 - 9위니까 지난 시즌만 유독 나쁜 것도 아닙니다.좋은 공격수와 같이 뛸 때만 이 기록이 올라가는 선수를 좋은 세터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황택의가 이 기록이 낮은 건 리시브가 흔들리면 공을 배급하는 데 애를 먹기 때문입니다.황택의는 동료 선수가 상대 서브를 정확하게 받았을 때는 이 기록이 5위 - 2위 - 1위 - 7위 - 4위 - 1위 - 4위로 평균 3.4위였습니다.리시브가 흔들렸을 때는 평균 7.3위(9위 - 9위 - 8위 - 10위 - 4위 - 1위 - 10위)로 순위가 떨어집니다.보통 리시브가 흔들려도 동료 선수가 득점하기 쉽도록 공을 띄워주는 세터를 좋은 세터라고 평하지 않나요?황택의는 본인 세팅이 흔들려도 해결해 줄 수 있는 선수 그러니까 케이타가 있을 때만 좋은 세터였습니다.또 일반적으로는 상대 블로킹 벽을 잘 여는 세터를 좋은 세터라고 평합니다.국제배구연맹(FIVB)은 상대 블로커가 없거나 한 명인 곳으로 공을 띄운 경우를 ‘러닝 세트’, 두 명 이상인 곳으로 공을 띄운 경우를 ‘스틸 세트’로 구분합니다.황택의는 프로 데뷔 후 지난 시즌까지 러닝 세트 비율 30.4%를 기록했습니다.이는 황택의가 프로 무대에 데뷔한 뒤 누적 세트 횟수가 가장 많은 14명 가운데 9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같은 기간 이 부문 1위는 한선수(39.0%)였습니다. 이어서 김명관(26·현대캐피탈)이 35.3%로 2위, 유광우(38·대한항공)이 34.9%로 3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거꾸로 김형진(28·대한항공)과 이호건(27·삼성화재)이 23.1%로 공동 최하위였고 남자부 7개 팀에서 모두 선수 생활을 하고 은퇴한 황동일(37)이 27.7%로 그다음이었습니다.이 기록이 세터 평가에 있어 절대적인 기준이라는 말씀은 물론 아닙니다.다만 세터 세 명으로 팀을 꾸린다고 할 때 여러분은 한선수, 김명관, 유광우를 고르시겠습니까? 아니면 김형진, 이호건, 황동일을 선택하시겠습니까?황택의는 지난 시즌 러닝 세트 비율 29.5%를 기록했습니다.KB손해보험에서 두 번째로 세트가 많았던 신승훈(23)은 31.2%로 러닝 세트 비율이 더 높았습니다.또 신승훈이 띄운 공을 때렸을 때 KB손해보험 선수들이 남긴 공격 효율은 0.376이었습니다. 잊은 분이 계실지 몰라서 다시 말씀드리면 황택의는 이 기록이 0.349였습니다.그렇다고 신승훈이 황택의보다 더 좋은 세터라는 이야기도 물론 아닙니다.같은 팀에서 같은 동료와 선수 생활을 해도 기록이 차이가 난다는 점을 말씀드리는 것뿐입니다.다만 이런 기록이 쌓이고 쌓여서 차이를 만들면 언젠가는 신승훈이 더 좋은 세터가 될 수도 있습니다.세상에 좋은 세터, 나쁜 세터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좋은 세터처럼 플레이하는 세터가 좋은 세터니까 말입니다.지난 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건 니콜라 요키치(28·덴버)였습니다.요키치는 NBA에서 운동 능력이 ‘없는’ 대표적인 선수로 손꼽힙니다.구글에서 요키치가 서전트(제자리) 점프를 얼마나 뛸 수 있는지 찾아보면 ‘5인치(약 12.7cm)가 되지 않는다’는 (유머) 게시물이 뜰 정도입니다.요키치는 점프력만 부족한 게 아니라 느려도 정말 느립니다.그래서 무려 ‘하이라이트 필름’에 겨우(?) 이 정도 장면이 들어갈 정도입니다.NBA 선수라면 이런 상황에서 ‘인 유어 페이스(상대 면전에 내리꽂는 덩크)’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습니다.요키치도 자기가 NBA에서 뛰기에는 운동 능력이 부족하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세르비아 출신인 요키치는 “여기(NBA)는 선수들이 정말 너무 빠르고 정말 너무 높다. 나는 어차피 그렇게 못할 걸 알기에 그냥 ‘농구’를 하기로 했다”고 인터뷰했습니다.그리고 요키치는 농구를 잘해도 정말 너무너무 너무 잘합니다.농구 통계 사이트 바스켓볼레퍼런스(www.basketball-reference.com))에 따르면 요키치는 2021~2022시즌 PER(Player Efficiency Rating) 32.85를 남겼습니다.윌트 체임벌린(1936~1999)이나 마이클 조던(60) 같은 NBA 전설도 이보다 PER가 높았던 시즌이 없습니다.요키치와 반대로 체임벌린이나 조던은 운동 능력이라면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선수입니다.2000년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뒤흔든 ‘세이버메트릭스 혁명’도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했습니다.좋은 선수는, 체형이 모델 같지 않다거나, 발이 못 봐줄 정도로 느리다거나, 다른 좋은 선수와 그 무엇이 어떻게 다르든, 다른 좋은 선수와 비슷한 기록을 남긴다는 겁니다.배구에서도 당연히 좋은 세터와 비슷한 기록을 남기는 세터가 좋은 세터입니다.그리고 명제가 참이면 대우(對偶)도 늘 참이기에 좋지 않은 세터는 좋은 세터와 비슷한 기록을 남기지 못합니다.그렇다면 케이타와 함께 할 때를 빼고는 좋은 세터와 비슷한 기록을 남긴 적이 없는 황택의를 좋은 세터로 평가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황택의는 국가대표 주전 세터로 나선 올해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저대회(3위),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5위)에서도 전부 좋은 세터와 비슷한 성적을 남기지 못했습니다.프로 무대에서도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본 적이 없는 선수에게 아시안게임 그러니까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경험할 수 있는 사실상 가장 큰 무대에서 성공하라는 게 정상적인 요구일까요?KB손해보험이 황택의를 지명하기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처럼 황택의를 믿었던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 역시 케이타를 데려오기 전에는 아시안게임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던 운명이었던 겁니다.요컨대 한국 배구는 적어도 남자 배구는 여전히 ‘운동을 잘하는 것’과 ‘플레이를 잘하는 것’을 구분하지 못합니다.‘플레이를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르니 그게 이상한 일도 아닙니다.경영학의 구루(guru) 피터 드러커(1909~2005)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You can‘t measure it, You can’t manage it)고 말했지만 한국 배구는 제대로 측정할 줄 모릅니다.아니라면 ‘특급’ 외국인 선수 없이는 실패밖에 해본 적이 없는 선수를 이렇게 ‘금이야 옥이야’ 애지중지하고 있지는 않을 테니 말입니다.p.s. 한국 배구가 측정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는지는 아시안게임 선수 프로필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한국은 모든 선수 점프 높이가 10cm 단위로 끝납니다일본이나 중국 선수 끝자리에는 물론 다양한 숫자가 나타납니다.이런 작은 것까지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걸 세상 사람들은 ‘성실’이라고 부릅니다.그리고 일반적으로는 성실한 사람에게 운까지 따를 때 성공이 찾아옵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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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저우 달구는 e스포츠 열풍… 현란한 브레이킹도 첫선

    ‘페이커’ 이상혁(27·T1)이 중국 항저우에 도착한 22일 샤오산 국제공항 입국 게이트 앞에는 말 그대로 ‘인(人)의 장벽’이 들어섰다. 이상혁이 문을 열고 입국장에 들어서자 팬들은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소리를 지르며 그 자리에서 그대로 쓰러진 팬도 있었다. 팬들이 취재진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제대로 인터뷰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상혁은 “이번 아시안게임 e스포츠에서 꼭 금메달을 딸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짧게 전한 뒤 서둘러 공항을 빠져나갔다. e스포츠가 주요 국제대회에서 정식종목이 된 건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처음이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시범종목으로 아시안게임 신고식을 치른 e스포츠는 24일 열린 FC 온라인(옛 FIFA 온라인 4), 펜타스톰 예선전을 통해 정식종목으로 데뷔했다. 이번 대회 e스포츠에는 금메달이 총 7개 걸려 있다. 한국은 이상혁 등이 출전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롤) 초대 챔피언에 도전한다. 브레이킹도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안게임 데뷔전을 치른다. 브레이킹은 가로세로 각 8m 정사각형 무대에서 댄서 두 명이 무작위로 선택한 음악에 맞춰 60초 동안 번갈아 가며 춤 기술 등을 선보인 뒤 심사위원 평가를 통해 승자를 가린다. 한국은 ‘윙’ 김헌우(36·진조크루)와 ‘프레시 벨라’ 전지예(24)가 남녀 챔피언 등극을 노린다. e스포츠와 달리 브레이킹은 내년 파리 올림픽 정식종목이기도 하다. 중국 매체 ‘시나스포츠’는 “한국과 일본의 대회 2위 싸움에 이 두 신흥 종목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면서 “e스포츠와 브레이킹 모두 일본은 약세이고 한국이 강세를 보이는 종목”이라고 소개했다. 바둑은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13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부활했다. 한국 바둑 대표팀은 이번 대회 금메달 4개를 싹쓸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은 광저우 대회 때도 바둑 금메달 3개를 모두 쓸어 담았다. 또 카드 게임 콘트랙트 브리지와 인도가 종주국인 체스 그리고 중국식 장기인 샹치(象棋)도 이번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다. 용(龍) 모양 배를 타고 경주를 벌이는 드래건보트(용선)도 2010년 광저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이름을 올렸다. 배구와 족구를 합친 세팍타크로, 실내 라켓 스포츠 스쿼시, ‘오징어 놀이’와 비슷한 인도 전통 스포츠 카바디, 야구와 먼 친척뻘인 크리켓에도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걸려 있다. 가라테, 주짓수, 쿠라시를 한데 묶은 마셜아츠도 올림픽 때는 볼 수 없는 아시안게임 종목이다. 중국 전통 무술인 우슈에는 금메달 15개가 걸려 있다. 또 테니스 하위 종목인 소프트테니스(정구)도 올림픽에서는 볼 수 없는 종목이다. 올림픽에서는 스케이트보딩만 정식종목인 반면 아시안게임에서는 롤러스케이팅도 정식종목이다. 볼링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빠졌다. 볼링은 한국이 금메달 33개로 역대 아시안게임 종목 순위 1위를 지키고 있는 종목이다. 서핑은 2021년 도쿄 대회 때부터 올림픽 정식종목이 됐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아직 서핑 경기를 치른 적이 없다. 여름올림픽 정식종목이 아시안게임에서 빠진 건 서핑이 처음이다.항저우=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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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9번을 패했다…성민규 프로세스, 지금까지가 최선인가요?[데이터 비키니]

    성민규 단장(41) 선임 이후 롯데의 300번째 패배가 코앞까지 다가왔습니다.롯데는 19일 프로야구 사직 안방 경기에서 키움에 3-6으로 패했습니다.그러면서 성 단장을 처음 선임한 2019년 9월 3일 이후 롯데는 총 574경기를 치러 262승 13무 299패(승률 0.467)를 기록하게 됐습니다.참고로 성 단장 선임 직전 574경기에서 롯데가 남긴 성적은 263승 7무 304패(승률 0.464)였습니다.그러니까 성 단장 부임 전후로 롯데 성적에는 사실상 아무 변화가 없습니다.롯데는 2019년 7월 9일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이 동시에 팀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이로부터 56일이 지나 성 단장을 선임하면서 “반복된 성적 부진과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팬들 앞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 너무나도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그러면서 “더 이상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없으며 분명한 방향성과 전략에 맞춰 팀을 빠른 속도로 혁신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그러나 성 단장 선임 이후에도 롯데는 ‘야구팬들이 원래 알던 롯데’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그럼 ‘야구팬들이 원래 알던 롯데’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2015년 11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때였습니다.대회 개막전이 열리는 일본 삿포로에 도착해 시내로 이동하던 중 공항철도에서 롯데 관계자를 우연히 만났습니다.이제는 팀을 떠난 이 관계자는 의례적으로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투수를 어떻게 영입하면 좋겠냐’고 의견을 물었습니다.“정우람(38·현 한화)을 영입하는 게 실제로 팀에 도움이 되겠지만 롯데라면 손승락(41·현 KIA 퓨처스리그 감독)과 윤길현(40·은퇴)과 계약하고 ‘우리가 이만큼 했다’고 하지 않을까요?”라고 답했습니다.결과는 여러분이 아시는 그대로입니다.NC가 제9 구단으로 프로야구에 참여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성 단장 부임 이전인 2019년 시즌 개막 전까지 롯데가 FA 시장에서 쓴 돈은 총 613억 원입니다.같은 기간 2위인 한화(566억5000만 원)와 비교해도 46억5000만 원이 많은 금액입니다.롯데는 왜 이렇게 돈을 엉뚱하게 쓰는 걸까요?이번에는 롯데가 한창 부진에 빠져 있던 2019년 여름 채널A ‘숏토리’와 공동으로 인터뷰했던 송정규 전 롯데 단장(70)이 힌트를 줄지 모릅니다.송 전 단장은 원래 ‘마도로스’ = 선장 출신으로 야구와는 거리가 있던 인물입니다. 그러다 1990년 자비로 ‘필승 V 전략 롯데자이언츠 : TOP SECRET’이라는 책을 펴낸 걸 계기로 결국 이듬해부터 롯데 살림살이를 책임지게 됐습니다.롯데에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1992년)을 안긴 게 바로 송 전 단장입니다.송 전 단장은 “롯데는 돈을 써야 할 때 쓰지 못하고 계속 아낀다. 속된 말로 알아서 기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이어 “그러다 성적이 바닥이 되고 팬들이 ‘롯데 물러나라. 시민구단 만들겠다’며 나서야 위에다 ‘부산 민심이 안 좋습니다’라고 보고한다”고 전했습니다.계속해 “그러면 오너가 ‘왜 말 안 했느냐? 돈 써라’ 그런다. 그제야 뒤늦게 한꺼번에 200억~300억 원씩 뿌리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그러면서 “그래서 적재적소에 돈을 못 쓰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롯데는 2019년 신인과 외국 선수를 제외한 선수단 연봉으로 101억8300만 원을 썼습니다.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선수단 연봉으로 100억 원을 넘게 쓰는 팀은 롯데뿐이었습니다.그러고도 팀 성적은 48승 3무 93패(승률 0.340)로 최하위였습니다.롯데는 2021년 선수단 연봉 규모를 52억2000만 원까지 줄였습니다.2021년은 성 단장이 “승부를 걸겠다”고 약속했던 해입니다.물론 시즌 결과는 65승 8무 71패(승률 0.478)로 8위였습니다.그래도 성 단장이 롯데를 ‘돈도 많이 쓰고 못 하는 팀’에서‘돈은 적게 쓰고 못 하는 팀’으로 체질을 바꾼 건 틀림 없는 사실입니다.성 단장은 계속 “지금은 돈을 쓸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그렇다는 건 역설적으로 오너가 ‘돈 써라’고 이야기할 차례가 됐다는 뜻입니다.㈜롯데자이언츠는 지난해 190억 원을 유상증자했고 성 단장은 스토브리그 때 원 없이 돈을 썼습니다.포수 유강남(31)과 80억 원에 FA 계약을 맺는 등 롯데가 지난해 스토브리그 때 쓴 돈은 총 308억 원에 달합니다.사실 롯데에서 성 단장을 선임하면서 내린 첫 임무가 ‘좋은 포수 구하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2018시즌을 앞두고 강민호(38)가 삼성으로 떠난 뒤 롯데는 주전 포수를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었기 때문입니다.2019년 시즌이 끝난 뒤 FA 시장에 김태군(34·현 KIA)과 이지영(37·현 키움)이 풀렸지만 성 단장은 “원하는 포수보다 뛰어난 포수가 없다고 판단했다. 어떻게 영입하는지 보여드리겠다”고 큰소리쳤습니다.그리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수가 바로 지시완(29·개명 전 지성준)이었습니다.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통계 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지시완은 롯데에 합류한 2020년부터 현재까지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 0.99를 기록했습니다.같은 기간 김태군은 WAR 3.06, 이지영은 1.80이었습니다.이 두 선수 모두 포기하면서 롯데는 2018년 나원탁(29)을 시작으로 △2019년 안중열(28·현 NC)에 이어 △2020년 정보근(24) △2021년 김준태(29·현 KT) △2022년 지시완(29)으로 개막전 포수를 바꿨습니다.그전까지 개막전 선발 경험이 없던 선수를 이렇게 해마다 바꿔 가면서 시즌 첫날 주전으로 내세운 팀은 물론 프로야구 역사상 롯데가 처음입니다.그래도 지시완은 성 단장이 트레이드를 잘한 선수에 속합니다.아니, 유일하게 잘 데려온 선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성 단장이 트레이드로 영입한 나머지 8명은 WAR 0163을 합작하는 데 그쳤습니다.거꾸로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서 나간 선수 WAR 합계는 7.19입니다.물론 트레이드로 나간 선수가 롯데에 계속 남아 있었다고 해서 이만큼 했으리라는 보장은 당연히 없습니다.환경이 바뀌면 사람이 달라지는 건 어떤 의미에서 당연한 일이기 때문입니다.그리고 성 단장 이전에 롯데가 트레이드를 엄청나게 잘했던 팀도 아닙니다.그렇더라도 성 단장이 트레이드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입니다.성 단장은 또 2022년 FA 시장에서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손아섭(35)을 NC에 빼앗기기도 했습니다.이후 성 단장은 “김재유(31)의 오른손 투수 상대 성적, 추재현(24)의 언더핸드 투수 상대 성적, 신용수(27·개명 후 신윤후)의 왼손 투수 상대 성적을 합하면 손아섭을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손아섭이 지난해부터 올해 현재까지 상대 투수 유형별로 남긴 OPS(출루율+장타력)는 △오른손 0.731 △언더핸드 0.968 △왼손 0.783이었습니다.같은 기간 세 선수가 남긴 타격 성적은 팬 여러분 정신 건강을 염려해 생략합니다.프로세스를 세우고 어떤 일을 진행했는데 ‘석세스’로 연결하지 못했을 때는 두 가지 경우밖에 없습니다.프로세스대로 일을 처리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프로세스가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거나.프로세스대로 일을 처리하지 못했다면 어디서 어떻게 구멍이 생겼는지 살펴보고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있다면 책임을 물으면 됩니다.프로세스에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다면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따져 보고 프로세스를 다시 마련하면 됩니다.프로야구팀에서 단장은 프로세스를 세우고 그 프로세스를 따라 일을 진행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게 일입니다.달리 말하자면 2019년 SBS에서 방영을 시작한 ‘스토브리그’에 나오는 백승수 단장 흉내를 내면서 월급을 받는 자리가 아니라는 뜻입니다.성 단장이 롯데에서 월급을 받게 된 지 1480일이 지났습니다.성 단장의 프로세스는 과연 롯데 팬들이 원하는 결말을 향해 가고 있나요?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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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여자배구, 파리 올림픽 출전 물거품…美에도 패하며 예선 4전 전패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이 사실상 무산됐다.한국은 20일 폴란드 우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예선 C조 경기에서 미국에 1-3(25-20, 17-25, 19-25, 17-25)으로 역전패했다.이번 예선에는 총 24개 나라가 참가해 8개 나라씩 A~C조 세 개 조로 나눠 풀 리그를 진행하며 조 1, 2위가 파리행 티켓을 받는다.현재 C조에서는 이탈리아와 미국이 4전 전승으로 나란히 승점 12를 기록 중이고 그 뒤를 폴란드(3승·승점 9), 독일(3승·승점 8)가 뒤따르고 있다.한국은 순위는 5위지만 승점은 이날 1세트를 따내면서 받은 1이 전부다.한국이 남은 3경기에서 승점 9를 더한다고 해도 이탈리아나 미국을 따라갈 수 없다.순위나라승점승패세트득실률①이탈리아124012.000②미국12406.000③폴란드9309.000④독일8303.000⑤한국1040.333⑥태국0030.111⑦슬로베니아0030.111⑧콜롬비아0040.083파리 올림픽 본선에는 개최국인 프랑스를 포함해 남녀 각 12개 나라가 참가한다.국제배구연맹(FIVB)은 이번 대회를 통해 일단 6개 나라에 출전권을 배분한다.그러면 자동 출전권을 받은 프랑스까지 총 7개 나라가 본선 진출을 확정하게 된다.나머지 다섯 자리는 내년 6월 24일자 FIVB 랭킹에 따라 주인을 가린다.다만 해당 대륙에 본선 출전권을 따낸 나라가 없을 때는 이 대륙에서 랭킹이 가장 높은 나라에 출전권을 우선 배분하기로 했다.한국은 현재 FIVB 랭킹이 36위까지 떨어진 데다 같은 아시아 국기인 일본이 B조 1위(승점 12), 중국이 A조 2위(승점 10)를 기록 중이라 이 출전권을 받을 확률도 희박하다.이전까지 한국 여자배구가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놓친 건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이 마지막이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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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남자배구 ‘항저우 참사’…인도에 2-3 무릎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첫 경기에서 인도에 무릎을 꿇었다.국제배구연맹(FIVB) 랭킹 27위 한국은 20일 중국 항저우 린핑(臨平)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C조 예선 첫 경기에서 인도(73위)에 2-3(27-25, 27-29, 22-25, 25-20, 15-17)으로 재역패했다.군 복무 중인 나경복(29)이 31점, 전광인(32)과 허수봉(25·이상 현대캐피탈)이 각 22점을 올렸지만 승리를 따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정지석(28·대한항공)은 이날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프로 선수가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한국이 인도에 패한 건 2012년 제3회 아시아배구연맹(AVC)컵 준결승 이후 11년 만이다.이번 대회 남자배구는 A~F 6개 조로 나눠 예선을 치른 뒤 조별 1, 2위가 12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C조에는 한국과 인도 그리고 캄보디아 세 나라가 속해 있다.인도는 캄보디아에 3-0(25-14, 25-13, 25-19) 승리를 거둔 뒤 이날도 승리하면서 조 1위를 확정했다.한국도 21일 열리는 조별 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캄보디아를 물리치면 조 2위로 12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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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야구’ 확률 KIA 72.8%-SSG 69.6%-두산 59.9%…강승호는 1호 ‘리버스 사이클’ [어제의 프로야구]

    강승호(29·두산)가 프로야구 30번째 ‘사이클링 히트’ 주인공이 됐다. 6위 두산은 5위 KIA를 승률 0.001 차이로 추격했다.강승호는 두산이 KIA에 8-6 역전승을 거둔 15일 광주 경기에서 3회초에 홈런, 5회초에 3루타, 6회초에 2루타를 날린 데 이어 9회초에 투수 강습 타구로 단타를 치면서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했다.미국에서는 홈런 → 3루타 → 2루타 → 단타 순서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걸 ‘리버스(reverse) 사이클’이라고 한다.한국 프로야구에서 리버스 사이클링 히트는 이날 강승호가 처음이다.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는 사이클링 히트 344번 중 10번,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76번 중 2번이 리버스 사이클링 안타였다.거꾸로 단타 → 2루타 → 3루타 → 홈런 순서는 ‘내추럴(naturail) 사이클’이라고 부른다.한국 프로야구에서는 김응국(57·롯데)이 1996년 4월 14일 안방 한화전에서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적이 있다.내추럴 사이클은 MLB에서는 15번, 일본에서는 5번 나왔다.강승호가 이날 사이클링 히트를 치면서 두산(6회)은 공동 1위였던 삼성(5회)을 제치고 사이클링 히트를 가장 많이 기록한 구단이 됐다.이전에는 임형석(55), 이종욱(43), 오재원(38), 박건우(33), 정진호(35)가 두산(OB) 선수로 사이클링 히트에 성공한 적이 있다.두산은 이날 승리로 62승 1무 57패(승률 0.521)가 되면서 승패마진 +5가 됐다.이제 두산은 60승 2무 55패(승률 0.522)를 기록 중인 KIA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만 뒤진 6위다.두산은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SSG(62승 2무 56패·승률 0.525)가 지키고 있는 4위 자리도 넘볼 수 있다.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즌 성적을 예상하는 사이트 psodds.com에 따르면 이날 현재 기준으로 두산이 ‘가을야구’에 진출할 확률은 59.9%다.KIA(72.8%)나 SSG(69.6%)보다는 확률이 낮지만 7위 롯데(1.9%)와 비교하면 확실하게 순위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프로야구 선두 LG는 대전 방문 경기에서 한화에 4-3, 7회 강우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3위 NC는 창원 안방 경기에서 삼성을 8-1로 꺾었다. LG와 이날 경기가 없던 2위 KT는 5.5경기 차이로 벌어졌고 KT와 NC는 0.5경기 차이로 줄어들었다.롯데와 키움이 맞붙은 사직 경기에서는 끝내기 밀어내기가 나오면서 롯데가 5-4 승리를 기록했다.▽16일 선발투수△잠실: SSG 오원석-LG 켈리 △사직: 키움 김선기-롯데 윌커슨 △광주: 두산 알칸타라-KIA 황동하 △대전: KT 쿠에바스-한화 산체스 △창원: 삼성 김대우-NC 페디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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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신, 18년 만의 ‘그것’까지 딱 한걸음…‘커넬 샌더스의 저주’마저 깨뜨릴까 [황규인의 잡학사전]

    일본 프로야구 한신(阪神)이 18년 만의 ‘아레(アレ)’에 딱 한 걸음만 남겨뒀습니다.여기서 ‘아레’는 이것(これ) 저것(それ) 그것(あれ)이라고 할 때 그 ‘아레’ 맞습니다.한신은 13일 한신 고시엔(甲子園) 구장에서 열린 센트럴리그(CL) 안방 경기에서 3회말 터진 사토 데루아키(佐藤輝明·24)의 만루홈런을 앞세워 요미우리(讀賣)에 4-0 완승했습니다.한신은 이날 승리로 시즌 두 번째 10연승을 기록하면서 78승 4무 44패(승률 0.639)를 마크했습니다.반면 이날 CL 2위 히로시마(廣島)는 야쿠르트에 1-5로 패하면서 68승 4무 58패(승률 0.540)가 됐습니다.그러면서 한신은 ‘오테(王手)!’ 그러니까 (장기에서) ‘장군’‘을 외칠 수 있는 자격을 얻었습니다.14일 안방 요미우리전에서 승리하면 한신은 2005년 이후 처음으로 ‘그것’에 성공하게 됩니다.한신 팬들이 리그 우승을 ‘그것’이라고 부르게 된 건 지난 시즌이 끝난 뒤 15년 만에 다시 한신 지휘봉을 잡게 된 오카다 아키노부(岡田彰布·65) 감독 때문입니다.오카다 감독은 가을 캠프 첫날인 지난해 10월 24일 선수단과 만나 “내년에 곧바로 우승에 도전할 생각”이라며 “오늘은 우승이라고 했지만 내일부터는 ‘그것’이라고 표현하겠다”고 말했습니다.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오카다 감독이 ‘그것’이라는 표현을 처음 쓴 건 오릭스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10년이었습니다.퍼시픽리그(PL) 소속인 오릭스는 당시 CL 팀과 PL 팀이 맞붙는 고류센(交流戰·교류전)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습니다.오릭스 선수단이 혹시라도 부담을 느낄까 염려한 오카다 감독은 인터뷰 때 우승 대신 ‘그것’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오릭스는 결국 이해 16승 8패(승률 0.667)를 기록하면서 팀 역사상 첫 고류센 우승을 차지했습니다.가을 캠프 기간 한신 선수들도 “그것을 향해 열심히 뛰겠다” 같이 인터뷰하면서 ‘그것’을 유행시키기 시작했습니다.사실 올해 한신 팀 캐치프레이즈부터 그것 그러니까 ‘아레’ 조금 더 정확하게는 ‘A.R.E.’입니다.한신에서 “‘명확한 목표(Aim)를 세우고 야구와 선배에 대한 존중(Respect)을 잊지 않으며 더욱더 파워업(Empower)하자’는 뜻을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아사히신문은 “원래는 Aim, Respect, Empower 자리에 다른 낱말이 들어간 오리지널 버전이 따로 있었다”고 전했습니다.그러면서 “그런데 오카다 감독이 어학에 능통한 아내 도움을 받아 새로 낱말을 보냈고 결국 수정안을 최종 채택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A.R.E.는 얼핏 생각하면 e스포츠 팀에서나 쓸 법한 캐치프레이즈이지만 ‘그것’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구단 안팎에서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한신 구단 내부에서는 내년에도 계속 이 캐치프레이즈를 써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입니다.캐치프레이즈를 해마다 바꿔야 한다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니니 ‘그것’이 현실이 된다면 내년에도 이 캐치프레이즈를 다시 보게 될지 모릅니다.효고(兵庫)현 니시노미야(西宮)시 연고지로 삼고 있는 한신은 간사이(関西) 지방을 대표하는 인기 구단이지만 ‘그것’에 성공한 건 1962, 1964, 1985, 2003, 2005년 등 다섯 번밖에 되지 않습니다.한신이 지금까지 마지막으로 그것에 성공한 2005년 이 팀 지휘봉을 잡고 있던 인물이 바로 오카다 감독이었습니다.또 한신이 그것을 넘어 니혼이치(日本一·일본시리즈 우승)에 성공한 건 1985년 딱 한 번뿐입니다.1985년 한신 주장이 바로 당시 팀 5번 타자를 맡았던 오카다 감독이었습니다.오카다 감독은 한신 선수가 되고 싶어서 야구를 시작해 이 팀 감독까지 두 번 지낸 ‘성덕’(성공한 덕후)이기도 합니다.그러니 한신에 그것은 물론 니혼이치를 안기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사실 오카다 감독은 2005년에도 이런 평가를 받았지만 한신은 이해 일본시리즈에서 △1차전 1-10 △2차전 0-10 △3차전 1-10 △4차전 2-3으로 네 경기 점수 합계 3-44로 참패하고 말았습니다.1985년 ‘그것’이 현실이 되자 한신 팬들은 오사카(大阪) 도톤보리(道頓堀)에 모여 기쁨을 만끽하다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KFC) 판매장 앞에 있던 커넬 샌더스 인형을 헹가래 치다가 강에 던져버렸습니다.행정구역은 다르지만 도톤보리에서 고시엔 구장까지는 20km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샌더스 인형이 강에 빠진 뒤 한신이 각종 악재에 시달리게 되면서 세상에는 ‘커넬 샌더스의 저주’라는 표현이 등장했습니다.그러다 2009년 3월 강바닥 준설 작업 도중 이 인형을 발견하자 한신 팬들 사이에서 ‘드디어 저주를 풀 수 있게 됐다’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하지만 이 인형이 물 밖으로 나온 뒤 열린 일본시리즈 14번 가운데 한신이 우승팀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현재 CL 1위와 PL 1위가 올해 일본시리즈에서 맞붙는다고 하면 한신은 ‘디펜딩 챔피언’ 오릭스와 대결하게 됩니다. 오릭스 역시 오사카를 연고지로 삼고 있는 팀입니다.과연 한신이 올해는 드디어 커넬 샌더스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한신이 ‘그것’을 코앞에 두자 주오사카 한국 총영사관에서도 안전에 신경써 달라는 공지를 띄웠습니다.그런데 팀 이름을 한신 ‘타이커즈’라고 잘못 썼습니다. ‘거’가 아니라 ‘커’라고 쓴 것.사실 한국에서도 KIA 때문에 ‘타이거즈’라고 쓰는 일이 많지만 이 팀 이름은 일본어로 ‘タイガース’라 ‘즈’가 아니라 ‘스’라고 써야 합니다.그러니까 오승환만 ‘아레’를 ‘아래’라고 잘못 쓴 게 아닙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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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황규인]달성군청 정구부의 마지막 아시안게임

    한국이 그동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20개 이상 따낸 종목은 총 14개다. 이 중 ‘금메달 획득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양궁이다. 한국 양궁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까지 아시안게임 양궁에 걸린 금메달 60개 중 42개(70%)를 가져왔다. 그렇다면 양궁 다음은 어떤 종목일까? 예전에 ‘정구’라고 부르던 소프트테니스다. 아시안게임 소프트테니스 금메달 총 41개 중 25개(61%)가 한국 선수 목에 걸렸다. 소프트테니스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된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때부터 따지면 양궁 금메달은 26개로 소프트테니스보다 딱 한 개가 많을 뿐이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소프트테니스가 양궁 못지않은 ‘메달밭’이었던 것이다. 문제는 양궁과 달리 소프트테니스는 올림픽 종목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은 2020년 8월 17일까지 국민체육진흥법 제1조가 “체육을 통하여 국위 선양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표현으로 끝났던 나라다. 체육으로 국위 선양하는 가장 확실한 길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이런 나라에서 올림픽에 나갈 수 없는 종목 선수로 뛴다는 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가져와도 계속 눈치를 봐야 한다는 뜻이다. 누구 눈치를 봐야 할까? ‘공무원’이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여름 종목’ 실업팀 1178개 가운데 735개(62.4%)가 시도청, 시도체육회 등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팀이다. 사기업이 운영하는 팀은 102개(8.7%)밖에 되지 않는다. 소프트테니스 남녀 실업팀 25개 가운데는 DGB대구은행과 NH농협은행만 기업 팀이고 두 팀 모두 여자 팀이다. 남자 선수 전원은 계약직 공무원 또는 그와 비슷한 신분으로 뛰고 있는 셈이다. 시장·군수가 자동으로 각 시군 체육회장을 맡았던 2019년 이전까지만 해도 이 ‘어공’(어쩌다 공무원) 신분이 나쁜 건 아니었다. 시·군청 소속 실업팀이 좋은 성적을 내면 그게 곧 시장·군수 업적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군수가 체육회장을 아예 맡을 수 없게 된 뒤로는 ‘늘공’(늘상 공무원)이 예산 절감 등을 이유로 팀을 없애겠다고 할 때 이에 맞설 명분을 찾기가 힘들어졌다. 이런 이유로 1996년 창단 후 남자 소프트테니스 ‘명가’로 군림했던 달성군청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게 됐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소프트테니스 국가대표 5명 중 2명이 달성군청에 몸담고 있는데도 그렇다. 달성군청 소속 이현수(39)와 김현수(35)가 항저우에서 금메달 몇 개를 가져와도 군청에서 해체 결정을 뒤집는 일은 없을 것이다. 소프트테니스에 쓰던 예산을 프로축구 K4(4부리그) 팀 창단에 쓰기로 했다는 소문이 이미 파다하다. 그저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간 언론 기사나 TV 중계에서 달성군청 ‘현수 콤비’가 눈에 띄면 응원 한 번만 보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이건 내가 아시아 1등’이라고 내세울 만한 재주 하나 없어도 우리 모두가 응원 받을 만한 존재인 것처럼 아시아 1등을 꿈꾸는 이들 역시 응원 받을 자격 정도는 충분하지 않은가.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 202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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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MLB 가장 느린 삼진 공 10개 중 7개가 류현진 [데이터 비키니]

    ‘블루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은 13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안방 경기에서 텍사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아냈습니다.이중 백미는 0-2로 끌려가던 4회초에 너새니얼 로(28)에게 루킹 삼진을 잡아내는 장면이었습니다.류현진은 볼 카운트 0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스탯캐스트 기준 시속 62.6마일(약 100.7km)짜리 커브볼을 던져 로를 꼼짝 못 하게 만들었습니다.시속 62.6마일은 올해 MLB에서 ‘투수’가 삼진을 잡을 때 쓴 가장 느린 공입니다.이전 기록 역시 류현진은 지난달 26일 안방 경기에서 안드레스 히메네스(25·클리블랜드)에게 헛스윙 삼진을 잡아낼 때 던진 시속 64.6마일(약 104.0km)짜리 커브볼이었습니다.올해 MLB에서 삼진을 잡을 때 쓴 가장 느린 공 10개 중 7개를 류현진이 던졌습니다.히메네스 방망이를 끌어낸 이 시속 64.6마일 커브볼은 볼카운트와 관계없이 올해 MLB에서 투수가 헛스윙을 유도한 가장 느린 공이기도 합니다.‘루킹 스트라이크’ 가운데서는 류현진이 지난달 27일 콜로라도 방문 경기에서 4회말 헌터 굿맨(25)을 상대로 던진 시속 62.4마일짜리 공이 오늘 던진 커브보다 0.2마일 더 느린 투수 최저 기록입니다.그러니까 류현진은 그 옛날 컴퓨터에서 ‘← + s + d’ 조합으로 날리던 ‘느린 하도켄(波動拳)’을 현실 세계에서 날리고 있는 겁니다.다만 4월 28일 시카고 방문 경기에서 팀이 화이트삭스에 14-3으로 앞선 9회말에 등판한 루크 레일리(29·탬파베이) 등 올해 마운드에 오른 ‘야수’ 가운데는 이보다 느린 공으로 삼진을 잡아낸 사례가 6건 있습니다.레일리는 시속 50마일(약 80.5km)짜리 공으로 삼진을 잡아내면 이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아버지 로저 클레먼스(61)가 현역 시절 강속구 투수였던 코디 클레먼스(27)는 5월 2일 경기에서 시속 56.7마일(약 91.2km)로 삼진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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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코비치-메드베데프, 2021년 이어 올해도 US 오픈 결승 격돌

    2021년 챔피언이 2022년 챔피언을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그러면서 2021년과 똑같은 결승 대진표가 나왔다.2021년 US 오픈 테니스 대회 챔피언 다닐 메드베데프(27·러시아·3위)는 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올해 대회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대회 ‘디펜딩 챔피언’ 카를로스 알카라스(20·스페인·1위)를 3-1(7-6, 6-1, 3-6, 6-3)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앞서 열린 준결승에서는 노바크 조코비치(36·세르비아·2위)가 벤 셸턴(21·미국·47위)에게 3-0(6-3, 6-2, 7-6) 완승을 거두고 결승에 선착했다.조코비치와 메드베데프의 상대 전적에서는 조코비치가 9승 5패로 앞서 있다.그러나 가장 결정적인 승리는 메드베데프가 가져왔다.메드베데프는 2021년 US 오픈 결승에서 3-0(6-4, 6-4, 6-4) 승리를 거두면서 조코비치의 (한 해에 4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무산시켰다.이 승리로 메드베데프는 개인 첫 메이저대회 정상도 차지했다.조코비치는 이번이 개인 10번째 US 오픈 결승이다. 이 중 2011, 2015, 2018년에는 정상까지 밟았다.메드베데프는 라파엘 나달(37·스페인·139위)에게 패한 2019년 결승을 포함해 개인 세 번째로 US 오픈 결승에 올랐다.올해 윔블던 대신 2021년 대회 결승 리턴 매치가 된 US 오픈 남자 단식 결승은 11일 열린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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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한국시리즈 직행 확률 95.8%”[어제의 프로야구]

    LG가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직행을 향해 한걸음 더 전진했다.프로야구 선두 LG는 8일 광주 방문경기에서 5위 KIA를 12-2로 물리쳤다.LG는 이날 승리로 70승(2무 44패) 고지를 선점했다.‘계단식’으로 포스트시즌을 진행한 33시즌 중 25시즌(75.8%)은 70승 선점 팀이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냈다.현재 순위표를 보면 올해 LG가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확률은 이 비율보다 더 높다고 할 수 있다.LG가 현재 승률(0.614)로 시즌을 마친다고 하면 2위 KT는 남은 25경기에서 23승 2패(승률 0.920)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같은 기준으로 계산하면 3위 NC는 27승 3패(승률 0.900), 4위 SSG는 27승 1패(승률 0.965)를 해야 LG를 넘어설 수 있다.LG가 ‘현상 유지’만 해도 하위 팀이 LG를 넘어서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 셈이다.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즌 성적을 예상하는 사이트 psodds.com에 따르면 LG가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확률은 95.8%에 달한다.LG는 70승에 선착했던 1990년과 1994년에는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그러나 2013년에는 가장 먼저 70승을 기록하고도 2위에 그쳤고 플레이오프에서도 탈락했다.다만 2013년에는 LG가 70승 고지에 먼저 도달했을 때도 승률(0.588)에서는 68승을 거둔 삼성(0.591)에 뒤져 있었다.psodds.com에 따르면 한국시리즈 직행 확률도 삼성(49.1%)이 LG(38.5%)보다 높았다.2위 KT는 이날 수원 안방 경기에서 4위 SSG를 16-7로 꺾었지만 플레이오프 직행을 장담하기엔 아직 이르다.3위 NC도 창원 안방 경기에서 롯데에 4-3 재역전승을 거두고 4연승을 기록하면서 1.5경기 차이를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이다.9일에는 NC가 연속경기(더블헤더)를 치르기 때문에 결과에 따라서는 KT와 NC가 자리를 맞바꿀 수도 있다.반면 4위 SSG는 이날 패배로 3연패에 빠지면서 플레이오프 직행과도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6위 두산은 이날 잠실 안방 경기에서 삼성에 끝내기 승리를 거두고 KIA를 2경기 차이로 추격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9위 한화와 최하위 키움이 맞붙은 고척에서는 한화가 연장 12회 접전 끝에 6-5로 승리했다.한화는 승률 0.431(47승 6무 62패)를 기록하면서 삼성(승률 0.427·50승 1무 67패)을 9위로 끌어내리고 8위가 됐다.9월 9일에는 총 9개 경기가 열린다. 수원을 제외한 나머지 4개 구장에서 전부 더블헤더가 열리기 때문이다.▽9일 (1차전) 선발 투수△잠실: 삼성 뷰캐넌-두산 장원준 △광주: LG 임찬규-KIA 황동하 △수원: SSG 오원석-KT 김민 △고척: 한화 김기중-키움 김동혁 △창원: 롯데 박세웅-NC 송명기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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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프 vs 사발렌카… “US오픈 女왕좌 주인 가리자”

    ‘제2의 세리나’ 코코 고프(19·세계랭킹 6위)가 2001년 준우승자 세리나 윌리엄스(42·은퇴) 이후 22년 만에 US오픈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 오른 10대 미국 선수가 됐다. 고프는 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카롤리나 무호바(27·체코·10위)를 2-0(6-4, 7-5)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고프가 결승에서도 승리하면 4대 메이저대회(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윈블던, US오픈) 첫 우승 기록을 남기게 된다. 고프는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 개인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결승에 올랐지만 이가 시비옹테크(22·폴란드·1위)에게 우승 트로피를 넘겨줘야 했다. 이어 열린 준결승에서는 아리나 사발렌카(25·벨라루스·2위)가 매디슨 키스(28·미국·17위)를 두 차례 타이브레이크 끝에 2-1(0-6, 7-6, 7-6)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사발렌카가 이번 대회에서 세트를 내준 건 이 경기 1세트가 처음이었다. 다음 주 랭킹 발표 때 세계 1위로 올라서는 사발렌카는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개인 두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두 선수 간 상대 전적에서는 고프가 3승 2패로 우위다. 고프가 승리한 세 경기 모두 US오픈처럼 하드 코트에서 열렸다. 결승전은 10일 오전 5시에 시작한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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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홈런 41개>단타 40개, 카일 슈와버의 ‘싸나이’ 본능[데이터 비키니]

    사나이도 이런 사나이가 없습니다.사나이가 넘쳐나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이런 ‘싸나이’는 보기 드문 존재입니다.7일 샌디에이고 방문 경기에서 비거리 142m짜리 홈런을 친 카일 슈와버(30·필라델피아) 이야기입니다. 슈와버는 MLB 역사상 네 번밖에 없었던 기록 두 가지에 도전하고 있습니다.7일 경기에서 터뜨린 선두 타자 홈런은 슈와버의 시즌 41호 포였습니다.슈와버는 이날 2회초에는 시즌 40번째 단타를 날렸습니다.그러니까 슈와버는 홈런이 단타보다 더 많습니다.지난해까지 MLB에서 한 시즌에 4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 가운데 홈런이 단타보다 더 많았던 건 아래 네 사례뿐입니다.이 표에 있는 타격 기록을 합치면 타율 0.280(1955타수 547안타)이 나옵니다.반면 올해 슈와버는 팀 경기 일정이 없던 8일까지 0.195(503타수 98안타)가 전부입니다. 이날 기준으로 MLB에서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가운데 타율이 가장 낮은 타자가 슈와버입니다.대신 ‘조정 득점 창출력’(wRC+)은 120으로 43위입니다.MLB에는 총 30개 팀이 있으니까 각 팀에서 ‘넘버 2’ 정도 되는 타격 실력을 자랑하고 있는 겁니다.이전까지 규정타석을 채운 MLB 타자 가운데 1할대 타율로 100이 넘는 wRC+를 기록한 것도 아래 네 명뿐입니다.조이 갈로(30·미네소타) 역시 이 표에 두 번 모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그런데 갈로는 치사하게(?) 2020, 2021년 2년 연속으로 골드글러브를 받을 만큼 수비를 잘합니다.반면 슈와버는 포수로 지명을 받았지만 ‘수비가 먹는 건가요?’ 모드로 사실 지명타자가 제일 어울리는 선수입니다.그러니 현재 MLB 최고 ‘싸나이’는 역시 슈와버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입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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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카라스-메드베데프, 윔블던 이어 US오픈서도 4강 격돌

    US오픈 테니스 대회 작년 챔피언 카를로스 알카라스(20·스페인·세계랭킹 1위)와 재작년 우승자 다닐 메드베데프(27·러시아·3위)가 올해 대회 결승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알카라스는 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26·독일·12위)에게 3-0(6-3, 6-2, 6-4) 완승을 거두고 4강에 올랐다. 메드베데프도 앞서 열린 경기에서 안드레이 루블료프(26·러시아·8위)를 역시 3-0(6-4, 6-3, 6-4)으로 물리치고 4강행 티켓을 따냈다. 두 선수는 9일 준결승전을 치른다. ‘디펜딩 챔피언’ 알카라스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대회 5연패를 달성한 로저 페더러(42·스위스·은퇴) 이후 15년 만의 2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알카라스와 메드베데프는 7월에 열린 직전 메이저 대회 윔블던 준결승에서도 맞대결을 벌였다. 56일 만에 두 선수가 ‘리턴 매치’를 벌이는 것. 윔블던에서는 알카라스가 3-0(6-3, 6-3, 6-3) 승리를 거둔 뒤 결국 대회 우승까지 차지했다. 상대 전적에서도 알카라스가 2승 1패로 우위다. 다만 하드 코트에서 두 선수가 맞붙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 메드베데프는 그동안 하드 코트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 왔다. 메드베데프는 하드 코트 대회인 US오픈에서 2019년부터 올해까지 5차례 중 4번이나 4강 이상의 성적을 냈다. 올해 윔블던 여자 단식 챔피언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24·체코·9위)는 이날 매디슨 키스(28·미국·17위)에게 0-2(1-6, 4-6)로 패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키스는 8일 아리나 사발렌카(25·벨라루스·2위)와 준결승전을 치른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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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현진, 5이닝 2실점 시즌 2패째, “졌지만 제구 잘돼… 내용은 만족”

    홈런 한 방으로 류현진(36·토론토)의 연승 행진이 3경기에서 멈췄다. 류현진은 7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오클랜드 방문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5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1볼넷 2실점을 기록한 뒤 팀이 1-2로 뒤지던 6회 구원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류현진은 부상 복귀 후 이날까지 7번 등판했는데 6이닝 이상을 한 번도 던지지 못했다. 토론토가 2-5로 패하면서 류현진은 부상 복귀전에 이어 시즌 2패(3승)째를 당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48에서 2.65로 올랐다. 이날 류현진은 공 77개를 던졌고 이 중 50개가 스트라이크였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46km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3회까지 오클랜드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팀이 1-0으로 앞선 4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카를로스 페레스(33)에게 역전 2점 홈런을 내주며 패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류현진은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을 허용했다. 이날 류현진은 평소와 다른 환경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동안 줄곧 호흡을 맞춰 왔던 주전 포수 대니 잰슨이 손가락 골절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대신 타일러 하이너먼이 포수 마스크를 썼다. 이 때문인지 류현진은 이날 3개의 도루를 허용했다. 류현진이 한 경기에서 도루 3개를 내준 건 MLB 데뷔 이후 처음이다. 류현진은 경기 후 “투구 내용에 만족한다. 홈런을 내준 공도 (몸쪽 낮은 코스로) 제구는 잘됐다”면서 “남은 게임(22경기)이 많지 않다. 팀이 최대한 많이 이길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토론토(77승 63패)는 3연승을 마감했지만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텍사스(76승 63패)에 0.5경기 차로 앞선 3위를 유지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3-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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