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관악 토박이가 왜 왔나” 오신환 “36년 野텃밭 개발 정체”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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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벨트 첫 대진 확정 광진을 르포
高 “현역 일꾼 뽑아 尹정권 심판”… 吳 “오세훈 시장과 지역숙원 해결”
총선서 민주당 7연속 당선 지역… 2022년 대선-지선땐 與가 앞서

15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위쪽 사진)과 국민의힘 오신환 전 의원의 선거 현수막이 각각 걸려 있다. 
서울 광진을 현역인 고 의원이 이날 단수공천돼 전날 공천이 확정된 오 전 의원과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15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위쪽 사진)과 국민의힘 오신환 전 의원의 선거 현수막이 각각 걸려 있다. 서울 광진을 현역인 고 의원이 이날 단수공천돼 전날 공천이 확정된 오 전 의원과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관악 토박이’가 광진엔 왜 오셨나. 지난 총선 당시 관악에서 패배했던 후보를 광진을 유권자들은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

“광진은 36년간 민주당 텃밭이었지만 방치 수준으로 정체됐다. 그동안 ‘뻥 공약’을 남발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국민의힘 오신환 전 의원)

서울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인 광진을에서 맞붙게 된 두 사람은 15일 동아일보 기자들과 만나 ‘현역 일꾼론’과 ‘현역 심판론’을 각각 주장하며 수성과 탈환 의지를 강조했다. 국민의힘(14일)과 민주당(15일)이 연이어 두 사람의 단수공천을 발표하면서 서울 총선 승패를 좌우할 격전지 한강벨트 중에서도 처음으로 광진을의 여야 대진표가 확정됐다.

광진을은 1996년 이후 28년간 7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모두 민주당이 승리했다. 선거구가 성동병이었던 1988년 총선부터 계산하면 36년간 9명의 민주당 출신 의원을 배출했다. 하지만 2022년 대통령선거와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더 많이 득표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이번 총선에서도 탈환해야 할 도전지인 반면 민주당 입장에서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텃밭이어서 한강벨트 중에서도 중요 지역으로 꼽힌다.

● “윤석열 정권 심판” vs “오세훈 시장과의 협업”


이날 찾은 광진구 자양동의 고 의원 선거사무소에는 ‘345건 법안 공동발의’ ‘44건 법안 대표발의’ 등 21대 국회에서의 의정 활동 성적을 홍보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고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윤 정권 심판론’”이라면서 “경제·외교·민생 등 3대 무능 정부를 이번 선거에서 견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4년여간 현역 의원으로서 재건축·재개발 추진, 주차장 확보 등 지역 숙원 사업을 다수 해결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광진을 지역 발전 사업의 연속성을 위해선 자신의 재선이 필요하다는 것.

구의역 인근 큰 길가에 자리 잡은 오 전 의원의 선거사무소에도 ‘진짜 일꾼 오신환, 광진의 가치가 커집니다!’라는 문구가 쓰인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오세훈 서울시장 체제에서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오 전 의원은 오 시장과의 ‘전략적 제휴’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오 시장과 함께 서울시정을 돌봤고 현직 김경호 광진구청장과도 함께 소통하면서 일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특히 지역주민의 숙원 사업이었던 7호선 ‘뚝섬유원지역’의 ‘자양역(뚝섬한강공원)’으로의 명칭 변경을 강조하며 “주민들이 일만큼은 오신환과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계신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팽팽하게 엇갈렸다. 구의동에 거주하는 정모 씨(60)는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디올백 논란도 그렇고, 사과해야 하는 일도 안 하고, 잘못을 인정 안 한다”며 “경기가 너무 안 좋은데 서민 삶을 돌보지 않는 것 같아 고 의원 손을 들어주려 한다”고 말했다. 반면 자양동에 거주하는 강모 씨(69)는 “50년 넘게 살면서 숱한 민주당 의원들을 봤지만 특별히 잘한 게 없었다”며 “오 전 의원은 일을 잘할 것 같은 인상을 준다”고 했다.

● 21대 총선도 ‘2746표’ 차


서울 광진을에선 1996년 이후 7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모두 민주당 소속 인사들이 당선됐다. 민주당은 광진을이 전통적으로 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2020년 21대 총선 때도 고 의원이 50.37%,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47.82%를 얻으며 마지막까지 엎치락뒤치락했다. 두 후보의 최종 득표 차는 2746표(2.55%포인트)였다. 건국대가 있어 젊은층 표심도 중요한 곳이다.

국민의힘은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 이어 ‘연승’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광진구 득표율이 48.82%로, 민주당 이재명 대표(47.19%)를 앞섰다.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는 오세훈 시장이 58.31%,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39.98%를 득표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고민정#오신환#광진을#한강벨트#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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