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세지는 태풍 ‘링링’ 수도권 관통 우려…예상 경로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3일 20시 57분


코멘트
동아일보DB
동아일보DB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은 3일 오후 3시 현재 약한 소형급 태풍에 머물고 있다. 대만 남동쪽 해상에서 이동 중인데 중심기압 990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24m, 강풍반경 250㎞정도다. 하지만 5일부터 분위기가 바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링링은 강한 중형급 태풍으로 세력을 키운다. 6일 오후 한국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제주 서귀포 남서쪽 해상까지 접근할 때에도 최대풍속 초속 35m, 강풍반경 320㎞의 위력이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수도권에 상륙할 때 다소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래도 최대풍속 초속 30m 안팎의 강풍이 300㎞ 반경에 걸쳐 불 것으로 보인다.

태풍이 수도권을 관통하는 건 2012년 7월 발생한 태풍 ‘카눈’ 이후 7년 만이다. 당시 카눈이 수도권을 지나면서 100㎜ 안팎의 비가 내리고 초속 15m(순간 최대풍속)의 바람이 불었지만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링링은 카눈보다 더 강력해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 링링의 예상경로는 2010년 8월 말~9월 초 한반도를 강타한 가을태풍 ‘곤파스’와 비슷하다. 당시 곤파스는 서해상을 거쳐 경기북부 지역을 통과했다. 당시 서울의 최대풍속은 초속 21.6m였다. 곤파스는 전국적으로 사망 6명, 부상 11명 등 총 17명의 인명피해를 남겼다. 기상청은 “강한 바람이 넓은 지역에 걸쳐 불 것으로 보여 주의해야 한다”며 “심각한 물적, 인명 피해 가능성이 커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과거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을 살펴보면 유난히 ‘가을태풍’의 피해가 컸다. 2002년 8월 30일 발생한 태풍 루사는 246명의 인명피해와 5조1479억 원의 막대한 재산피해를 냈다. 재산 피해로는 역대 태풍 중 1위다. 2003년 9월 중순 발생한 태풍 매미 역시 인명피해 131명, 재산피해 4조2225억 원을 기록했다.

현재 남부안에 걸쳐있는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제주와 남부지방에는 ‘가을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지반이나 구조물이 약해진 상황에서 태풍이 몰고 온 비바람이 더해지면 산사태나 축대 붕괴 등으로 이어져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당장 5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중부지방에 최대 100~200㎜고 많은 곳은 300㎜ 이상 내리는 곳도 있겠다. 제주 및 남부지방 등은 30~80㎜, 많은 곳 120㎜ 이상이다.

태풍의 북상으로 각 지방자치단체는 비상이 걸렸다. 당장 이번 주말 예정된 축제와 문화행사도 줄줄이 연기 또는 취소됐다. 충남 예산군은 7, 8일 열려던 제1회 예산황새축제를 28, 29일로 연기했다. 전남 여수시 여수밤바다 불꽃축제와 충북 괴산군 청천환경문화축제는 다음 달로 미뤄졌다. 경남 함양군 함양산삼축제는 6, 7일 일정이 취소되고 8일부터 정상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