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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프랑스 샤토에 산다’ 출간한 허은정 씨 “프랑스 고성에 살기… 로망이 현실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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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프랑스 샤토에 산다’ 출간한 허은정 씨 “프랑스 고성에 살기… 로망이 현실됐죠”

전승훈 문화전문기자 입력 2019-08-28 03:00수정 2019-08-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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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 살며 유럽으로 귀농 꿈꾸다 프랑스 시골의 161년 된 고성 구입
26시간 걸리는 거리 5년간 오가며 낡은 집 수리하고 정원 새로 단장
佛-美 잡지서 그의 삶 소개하기도
프랑스 마옌주에서 161년 된 고성을 수리해 살림집으로 꾸민 허은정 씨. 그는 프랑스 시골마을의 벼룩시장과 앤티크 숍을 돌아다니며 사 모은 오래된 가구와 침대, 거울, 접시로 집안을 꾸몄다. 그는 “한국이나 호주에서도 현대식 건물에 살았지만, 오래된 집에서 풍기는 ‘올드솔’을 늘 그리워했다”고 말했다. 청출판 제공
“고대 이집트인들은 파피루스 종이에 원하는 일들을 적고 그것을 실천했다고 하지요. 우리 부부도 버킷리스트가 있었습니다. 저는 ‘죽기 전에 낡은 집을 사서 내 맘대로 고쳐보기’였고, 남편은 ‘농사를 지으며 시골에서 살아보기’였지요.”

프랑스 고성(古城)을 사들여 수리해 나만의 살림집으로 꾸미고, 8260m²(약 2500평)의 농토와 정원을 가꾸며 사는 부부가 있다. ‘나는 프랑스 샤토에 산다’(청출판) 저자인 허은정 씨(줄리 허·54) 부부가 그 주인공.

허 씨는 26세에 호주로 유학을 가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기업 컨설팅 일을 해온 한국인 여성. 호주인 남편과 결혼해서 살아온 그는 10년 전부터 은퇴 뒤 유럽 시골로 귀농이라는 ‘버킷리스트’를 꿈꾸며 준비해 왔다. 허 씨는 프랑스 인터넷 사이트를 뒤지면서 귀족이 살았음 직한 웅장한 샤토(고성)를 일반인도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게다가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다. 실제로 호주 신문에는 ‘시드니의 작은 아파트 값이면 프랑스의 고성을 살 수 있다’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고 한다.


3년쯤 유럽 시골을 돌아다녔을까. 2013년 4월 프랑스 파리에서 서쪽으로 230km가량 떨어진 마옌주의 한적한 마을에서 지은 지 160년이 넘은 샤토를 발견했다. 1857년에 완공한 이 성은 당시 파리에 유행했던 오스만 양식으로 지어진 지하 1층, 지상 3층짜리 건물. 5년 동안 집이 비어 있던 탓에, 정원의 나무들은 밀림처럼 자라 있었고 집안에선 곰팡이 냄새가 났지만 허 씨의 가슴은 설렘에 쿵쾅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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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5년 반 동안 허 씨는 해마다 3, 4개월씩 고성에 머물며 수리해 왔다. 호주 시드니에서 23시간에 걸쳐 비행기를 타고, 3시간 동안 운전해서 찾아가야 하는 길이었다. 집수리 도중에 물이 새고, 지붕이 무너지는 등 고생한 이야기가 책에 가득하다. 그러나 프랑스 시골마을의 벼룩시장과 앤티크 숍을 돌아다니면서 오래된 가구와 거울, 접시를 사서 집을 꾸미는 과정은 흥미진진하다. 허 씨가 고성을 매입한 가격은 약 10억 원, 수리비는 3억∼4억 원. 강남 아파트 한 채 가격으로 2500여 평 대지의 프랑스 고성에서 텃밭농사를 짓고, 인테리어와 요리강습을 하며 사는 인생을 시작했다.

허 씨는 편의시설은 현대적으로 바꿔도 타일과 마룻바닥, 문고리, 욕조까지 최대한 원래 모습으로 되살린다는 원칙을 지켜왔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고택을 보수해서 쓰는 것이 유행인데, 껍데기만 한옥이지 내부에는 정체를 알 수 없도록 해놓은 것을 보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의 되살려낸 고성에서의 삶은 프랑스, 미국, 이탈리아 등의 인테리어 잡지와 인스타그램으로 소개되며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그를 다룬 미국 잡지의 제목은 ‘Courage to Fly Home’이었다. 시드니에서 23시간에 걸쳐 비행기를 타고 와서 집수리를 하는 그의 삶을 담은 기사였다. 허 씨는 수리 도중에는 벽지를 벗겨내고 뼈대만 남은 폐허 같은 고성에서 홀로 잠을 잤다고 한다. 그는 “전혀 무섭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가 집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집이 우리를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승훈 문화전문기자 raphy@donga.com
#나는 프랑스 샤토에 산다#프랑스 고성#앤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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