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 호칭’ 반대여론에 한발 빼는 조희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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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얕잡아보는 용어 권장하나”
교육계 안팎 비판 잇따르자… 曺 “선생님-학생엔 해당 안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바꾼다는 취지로 교육청과 학교 구성원들 간 호칭을 ‘…쌤’이나 ‘…님’으로 통일한다고 발표하자 9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비판하고 나섰다. 전교조는 평소 조 교육감을 지지해 왔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쌤’이라는 호칭은 표준어도 아닐뿐더러 국어사전상 ‘교사를 얕잡아보는 호칭’으로 학교에서 권장할 만한 용어가 아니다”라며 “교권 침해에 시달리는 교사들이 ‘선생님’이란 호칭에 마지막 자긍심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호칭 폐기는 성급히 밀어붙일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교육청의 방안이 일선 학교에 적용되면 교사가 김철수 교장(예시)을 ‘철수 쌤’, ‘철수 님’으로 부르게 된다. 학생들 역시 교사를 ‘철수 쌤’이라고 부를 수 있다. 서울시교원단체총연합회는 9일 “교사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교육당국이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교육계 신년교례회 축사를 하면서 조 교육감을 향해 “의도는 알겠지만 너무 획일적으로, 빨리 가는 것 아닌가 싶다. 호칭은 문화가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변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조 교육감은 “잘못 알려져 있다. 공무원들끼리 수평적으로 쓰자는 거고 선생님과 학생들에게는 전혀 적용이 안 된다”고 해명했다.

이후 서울시교육청은 설명자료를 내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에까지 무조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서울 A고 교장은 “무슨 호칭을 쓰든 학교에서 정할 문제를 교육청에서 정해 내려보낸다는 것 자체가 이미 수평적인 문화가 아니다”라며 “반발이 커지니 발을 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조희연#서울시 교육감#비판#쌤 호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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