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먼저 하라는 건 불합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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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관, 6자회담 사전조치이행 거부
中 “회담 빨리 열자” 중재… 美 일축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18일 “(6자회담) 대화가 재개되기 전에 우리 보고 먼저 (비핵화 조치와 관련해) 움직이라는 것은 불합리한 요구”라며 비핵화 사전 조치 이행을 거부했다. 김 부상은 이날 중국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중국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소가 개최한 ‘6자회담 10주년 기념 국제 토론회’에 참석해 “우리는 절대로 (대화를) 구걸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조연설을 통해 “대화에 전제조건을 두는 것 자체가 신뢰에 손실을 야기하고 불신을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조선(북한)은 6자회담을 지지해왔고, 6자회담이든지 아니면 6자회담 틀 안에서의 작은 범위의 대화이든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참여하기를 희망한다”며 “(2005년) 9·19공동성명은 조선만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라는 게 아니라 6자회담 당사국들이 균등하게 (비핵화) 목표를 실현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상의 이날 발언은 한국과 미국, 일본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를 취하라는 압박 속에 나온 것이다. 6자회담 재개를 원하지만 선(先)비핵화 조치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편 미국은 중국의 중재에도 북한의 비핵화 사전 조치 없이는 6자회담 등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19일(현지 시간) 존 케리 국무장관은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하자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제의를 일축했다고 외교소식통들이 전했다.

베이징=고기정·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oh@donga.com
#김계관#북한#비핵화#6자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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