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통장 등을 동원해 범죄수익을 세탁한 조직들이 전국에서 잇따라 적발돼 109명이 검거됐다. 이들이 세탁한 돈은 460억 원이 넘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지난해 1∼6월 보이스피싱 및 투자 사기 조직과 연계해 피해금 약 415억 원을 세탁한 혐의(통신사기피해환급법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로 총책(31) 등 3명을 구속하고 조직원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북 영주시를 거점으로 한 조직폭력배 출신인 총책은 2024년 10월 허위 상품권 업체를 세우고 회사 명의 통장으로 피해금을 받아 합법 자금처럼 위장했다. 사업자 등록만 했을 뿐 실제 상품권 거래는 없는 유령 회사였다.
이들은 같은 조직에서 반복해서 송금받으면 의심을 살 수 있다고 보고, 지난해 2월부터 텔레그램 등으로 조직원을 늘려 수법을 바꿨다. 개인 명의의 대포통장 67개를 확보해 자금을 여러 통장으로 쪼개 보내는 방식으로 흐름을 숨겼다. 총책은 수익의 2%를 수수료로 챙기고 조직원에게 역할별로 매달 250만∼1000만 원을 줬다.
대구경찰청은 30일 대포계좌를 모집해 범죄조직에 공급한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로 A 씨(20) 등 38명을 검거하고 이 중 1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경찰이 이들에게서 압수한 현금. 대구경찰청 제공.대구에서도 대포통장 조직이 덜미를 잡혔다. 대구경찰청은 대포통장 78개를 모아 범죄 조직에 판 38명을 검거해 그중 14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도박 사이트 판돈 등 37억7000만 원을 세탁하면서 일부는 상품권으로 바꾸는 방식을 썼다.
경기 화성시에서는 ‘거래 실적’을 명목 삼아 대포통장을 끌어모은 조직 28명이 적발돼 이 중 15명이 구속됐다. 화성동탄경찰서에 따르면 이들은 대출 희망자들에게 “체크카드 거래 실적을 쌓으면 대출이 가능하다”며 접근해 통장을 확보한 뒤, 이를 악용해 피싱 피해금 8억8319만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대포통장으로 쓰일 걸 알고도 통장을 내준 21명도 입건했다.
이처럼 대포통장의 폐해가 계속되자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유령 회사를 설립 단계부터 차단하고 의심 정보를 관계 기관과 공유하는 시스템을 추진 중이다. 또 2일에는 금융위원회가 주관하는 ‘금융권 대포통장 근절 회의’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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