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TSMC “삼성의 추격은 꿈”… 1983년 인텔도 “망상”이라 비웃었다

  • 동아일보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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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회사인 대만 TSMC의 웨이저자 회장이 4일 연례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가 TSMC를 따라잡을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사실상 꿈을 꾸고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을 앞두고 자사 경쟁력을 강조하고 엔비디아와 한국 기업의 밀착을 경계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TSMC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2위인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7.2%로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에 강점이 있는 삼성이 파운드리 시장에서 단기간에 선두를 따라잡기는 역부족이지만, 최근 반도체 시장 환경 변화는 추격의 발판을 제공하고 있다.

TSMC도 폭증하는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만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빅테크 등이 일부 생산 물량을 다른 곳으로 돌려 ‘공급 병목’을 회피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점은 추격자들에게 기회다. 삼성의 파운드리 가동률이 높아지고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공급 계약을 따내는 등 수주가 이어지는 만큼 여세를 몰아 격차를 좁히고 ‘파운드리 양강 체제’를 만드는 일이 급선무다.

TSMC는 안정적인 파운드리 매출을 토대로 막대한 설비 투자를 거듭하고 있다. 메모리 업황에 실적 영향을 받는 삼성이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미래를 위한 투자에 무게중심을 두는 노사정 3자의 공감대와 합의가 필요하다. 삼성은 고대역폭메모리(HBM),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한곳에서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반도체 기업이다. 믿고 생산을 맡기려는 고객사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내부 갈등을 키우는 성과급 파업과 같은 자해 행위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21세기 편자의 못’으로 불리는 반도체 경쟁은 국가 대항전이다. 웨이 회장은 “TSMC의 파운드리에서 시작해 후공정인 패키징 테스트, 시스템 조립 등 수십 년간 대만이 축적한 생태계는 한국이 단기적으로 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팀 타이완’에 맞서 ‘팀 코리아’의 반도체 생태계 추격전도 시동을 걸어야 한다. 43년 전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이 ‘도쿄 선언’으로 반도체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을 때 미국 인텔이 ‘과대망상증 환자’라고 비웃었지만, 삼성은 해냈다. K반도체가 더 뛰지 못할 이유가 없다.


#TSMC#삼성전자#반도체 시장#설비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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