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불매’ 공직사회로 번져…“배달 않겠다” 라이더도 등돌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5월 22일 11시 07분


‘탱크 데이’ 파문 갈수록 커져
李-행안장관 이어 보훈장관 “깊은 유감”
공무원노조 상품권 이용 중단 동참
라이더들도 “5·18 모독” 배달 거부
“정용진 포토라인 세워야” 요구 거세져
국힘 한기호 “보수 애국민 아지트 될것” 두둔
경찰, ‘5·18은 北지령’ AI 가짜기사 작성자 추적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와 5공피해자단체연합회 등 국가폭력 피해자단체 회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스타벅스 광화문점 앞에서 탱크데이 논란 관련 스타벅스 규탄 국가폭력피해자단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5.21 [서울=뉴시스]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와 5공피해자단체연합회 등 국가폭력 피해자단체 회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스타벅스 광화문점 앞에서 탱크데이 논란 관련 스타벅스 규탄 국가폭력피해자단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5.21 [서울=뉴시스]
스타벅스 코리아가 18일 진행한 ‘탱크 데이’ 이벤트의 여파가 나흘이 지나도 점점 확산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부처 장관들도 이를 질타하며 전방위 압박에 나섰고, 정치권, 시민사회에서도 강도 높은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서면으로 사과문을 발표한 정용진 신세계 그룹 회장이 포토라인에 서야 한다는 요구까지 나온다. 경찰은 5·18 민주화운동 관련 허위사실 유포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스타벅스코리아의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 ‘탱크 데이’ 마케팅 논란과 관련해 “국가보훈부 장관으로서 깊은 유감과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 데이 이벤트로 물의를 빚은 스타벅스 코리아에 보훈부 장관으로서 깊은 유감과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적었다.

국가보훈부는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최근 ‘탱크 데이’ 논란 이후 온라인상에서 5·18을 조롱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콘텐츠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조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5·18 민주화 운동 기념일에 진행한 스타벅스 ‘탱크데이(Tank Day)’ 마케팅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2일 서울 시내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 사과문이 붙어있다. 2026.5.22/뉴스1
5·18 민주화 운동 기념일에 진행한 스타벅스 ‘탱크데이(Tank Day)’ 마케팅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2일 서울 시내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 사과문이 붙어있다. 2026.5.22/뉴스1
전날에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정부 차원의 스타벅스 보이콧 방침을 밝혔다. 공공기관, 기업 등도 ‘탈벅’(스타벅스 탈퇴)에 동참하고 있다.

배달 노동자들도 ‘스타벅스 배달 거부’를 선언했다. 2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5·18 광주민중항쟁을 모독한 스타벅스를 규탄하며 불매·배달 거부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스타벅스코리아는 ‘탱크데이’라는 이름의 프로모션으로 계엄군의 장갑차와 탱크를 앞세워 광주시민을 살육했던 기억을 커피 마케팅 도구로 전락시켰다”며 “이는 단순한 마케팅 실수가 아니라 역사를 모르거나 알면서도 무시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 “조합원 중에는 광주 출신도 있고 5월 어머니들과 같은 세대를 부모로 둔 이들도 있다”며 “역사 모독이 담긴 커피를 배달하지 않겠다는 것은 노동자의 권리이자 시민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라고 했다.

불매운동은 공직사회에도 확산하고 있다.

22일 노동계에 따르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전날 공문을 통해 전체 지부에 스타벅스 이용 중단을 제안했다. 전공노는 “조합원 축하 선물로 스타벅스 기프티콘과 텀블러 등 제품을 구매해 지급하는 사례가 많다”며 “민주주의와 인권을 강령으로 내걸고 있는 전공노는 이 사태를 엄중히 인식하며 스타벅스에 대한 불매를 제안하니 적극 동참해달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서울 종로구 익선동 방문을 마친 후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6.5.21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서울 종로구 익선동 방문을 마친 후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6.5.21
이 대통령도 질타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통령은 논란 당일인 18일 엑스에서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21일에는 서울 종로구 익선동 한옥거리를 찾아 한 카페에서 키오스크로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며 “거기 커피는 아니지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스타벅스에서 산 원두로 만든 커피는 아니냐’는 뜻이다.

오월을 사랑하는 모임 등 광주시민단체 들이 2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천동 이마트 광주점 앞에서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스타벅스 OUT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2026.5.21 ⓒ 뉴스1
오월을 사랑하는 모임 등 광주시민단체 들이 2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천동 이마트 광주점 앞에서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스타벅스 OUT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2026.5.21 ⓒ 뉴스1
반면 보수 진영에서는 스타벅스를 두둔하는 움직임도 나왔다.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스타벅스는 앞으로 보수 애국민들의 아지트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스타벅스의 앞날’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대통령부터 국무위원과 민주당까지 왼쪽의 편가르기로, 스타벅스는 앞으로 보수, 자유민주주의 지향의 애국민들 아지트가 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민주화운동은 북한의 지령을 받은 폭동이자 간첩이 개입한 것‘이라는 취지의 허위 게시글 작성자를 추적하고 나섰다.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과는 이날 공지를 통해 “최근 온라인을 통해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 행위가 확산되는 것에 대해 사안의 심각성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X 캡처
이날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1980년 5월 20일자 광주일보’를 사칭한 가짜 신문 이미지가 확산하고 있다. 해당 게시물에는 ‘5·18, 북에서 지령받은 간첩들 무기고 탈취, 계엄군 무차별 공격’이라는 제목과 함께 ‘간첩 잔당, 폭도들과 합세해 평화로운 광주를 피로 물들여’라는 부제가 담겼다.

이 게시글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광주일보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명백한 허위로 드러났다.

아울러 경찰은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되는 5·18 관련 허위사실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수사하고 해당 게시글에 대한 삭제·차단 요청도 병행할 예정이다.

앞서 스타벅스코리아는 18일 ‘탱크 데이’ 이벤트를 진행한 뒤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당시 스타벅스는 이벤트 페이지에 5월 18일 날짜와 함께 ‘탱크데이’,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함께 사용했다. 이후 5·18 민주화운동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사건을 조롱했다는 지적이 나왔고,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스타벅스코리아 대표 해임과 정용진의 대국민 사과에도 불매운동과 회원 탈퇴 움직임은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일부 소비자들은 스타벅스 제품과 굿즈를 폐기하거나 선불카드·기프티콘 환불 인증 사진을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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