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눈앞에 있을 때보다 지나간 뒤에 더 또렷해진다. 시는 먼저 동산의 푸른 잎과 아침 이슬을 보여 준다. 봄볕은 부드럽고 만물은 기운을 얻는다. 세상은 한창 자라는 쪽으로 기울어 있는 듯하다. 그러나 시는 바로 그 환한 장면에 더해, 푸름이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가장 싱싱한 순간에도 이미 시듦의 시간이 조용히 다가오고 있다. 이어지는 강물의 비유 또한 다르지 않다. 바다로 흘러든 강물은 돌아오지 않는다. 이 비유가 오래 남는 까닭은 단순해서가 아니라 선명해서일 것이다. 다시 시작할 수는 있어도, 지나간 한때를 고스란히 불러올 수는 없다.
이 시를 꼭 훈계로만 읽을 필요는 없겠다. 오히려 한때의 생기와 그 덧없음을 함께 바라보게 하는 노래에 가깝다. 봄이 아름다운 것은 찬란해서이기도 하지만, 붙잡아 둘 수 없어서이기도 하다. 계절은 다시 오지만, 한 사람의 봄은 같은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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