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봄밤, 길 가던 시인이 강가의 어부 집에 이르렀으나 주인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이게 스토리의 거의 전부다. 화려한 수사도 없고 감정을 억지로 부풀리지도 않는다. 시가 먼저 보여 주는 것은 강어귀의 흔한 풍경이다. 밀물이 스미는 사립문, 깊은 대숲, 달이 뜨면서 뜸해진 고깃배. 눈앞의 풍경은 고요하지만 그 고요가 곧 한가함을 뜻하지는 않는다. 집이 강물 가까이에 붙어 있는 것은 운치가 아니라 생업의 자리이기 때문이고, 밤늦도록 주인이 돌아오지 않는 것은 여유가 아니라 긴 노동 탓이다. 시인은 초조했을 것이다. 날은 저물고 빈집 앞에서 서성이는 처지도 난처하다.
마침내 멀리 작은 배 하나가 물가를 더듬어 다가온다. 그리고 봄바람에 흔들리는 도롱이의 모습만 남는다. 굳이 안도나 감사를 길게 늘어놓을 것도 없이 시인은 한 줄기 바람으로 긴 기다림의 매듭을 푼다. 기억에 남는 밤은 대개 소란스럽지 않다. 늦게 돌아오는 사람 하나와 그 곁을 스치는 봄바람 하나면, 시는 더 보탤 말 없이도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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