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石化의 쌀’ 나프타 공급 비상… 수출-수요 통제 검토할 때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20일 23시 24분


뉴시스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나프타 부족으로 인한 국내 산업 현장의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프타는 플라스틱, 비닐 등 대다수 석유화학 제품의 원재료다. 앞으로 한 달 이상 중동사태가 이어질 경우 포장재 부족으로 식품, 화장품 등 소비재 생산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자동차, 건설, 조선 등 대다수 생산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국내 나프타 수요의 50∼55%를 해외에서 사오는데, 이 가운데 중동에서 수입되는 비중이 약 60%다. 나머지는 국내 정유업체들이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산된다. 지난달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나프타의 직수입이 중단되면서 전체 공급량의 약 30%가 감소했다. 향후 원유 수급 차질로 국내 정유사의 가동률까지 하락하면 공급은 더 줄어들 것이다.

‘석유화학의 쌀’ 나프타의 부족은 제조업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친다. 나프타 원료로 만드는 포장재가 부족해 이르면 이달 말부터 일부 라면·과자 공장이 멈출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인 ‘K뷰티’ 기업들도 화장품 용기를 공급받지 못하면 수출이 중단된다. 자동차의 내장재, 건설용 자재도 마찬가지다. 선박 건조용 강판을 자르는 데 쓰는 에틸렌 가스 역시 나프타가 주원료여서 조선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중동 사태로 인해 유가, 나프타 가격이 오르는 건 큰 부담이지만 공급이 막혀 제조업 생산이 중단되는 건 더 치명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유를 비축해 놓은 중국이 중동사태 발생 후 제일 먼저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을 통제한 건 그런 이유에서다.

봉쇄 직전 호르무즈 해협을 마지막으로 통과한 유조선이 20일 한국에 도착했다. 이제부터 최소 3주간 원유, 나프타의 공급이 끊긴다. 다음 달 나프타 부족으로 다수의 공장이 멈출 것이란 ‘4월 위기설’이 돌고 있다. 정부는 원유·천연가스 추가 확보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생산된 석유화학·정유 제품의 수출 제한을 검토해야 한다. 산업·기업별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 한정된 석유화학 원료를 가장 필요한 곳에 우선적으로 공급하는 통제 시스템도 갖출 필요가 있다.


#중동 전쟁#나프타 부족#석유화학 제품#국내 산업 생산 차질#호르무즈 해협#원유 수급#포장재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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