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의 성장엔진] 울산시
‘AI 수도’ 위해 1조637억 원 투입
로보캠퍼스 조성에 4084억 원
울주 바다에 수중데이터센터 조성
울산 앞바다 수심 20m에 추진 중인 ‘수중 데이터센터’ 조감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대한민국 산업 수도 울산이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산업 구조의 대전환에 나섰다. 바닷속에 서버를 넣는 ‘수중 데이터센터’ 구축에 도전하고 1조 원 규모의 AI 전략을 추진해 제조 중심 도시에서 ‘AI 산업 수도’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울산시는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탄소저감형 수중 데이터센터 실증 모델 개발’ 공모 사업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사업에 선정되면 수중 데이터센터 모델을 개발한 뒤 2031년부터 상용화 단지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사업이 현실화되면 울주군 서생면 앞바다 수심 약 20m 지점에 서버 10만 대 규모의 수중 데이터센터가 조성된다.
수중 데이터센터는 대형 냉각 장비 대신 차가운 바닷물을 이용해 서버의 열을 식히는 방식이다. 전력 사용을 줄일 수 있어 친환경 데이터센터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울산시는 이와 함께 ‘AI 수도 울산’ 실현을 위한 1조637억 원 규모의 종합 전략도 추진한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주력 제조업에 AI 기술을 도입하고 도시 행정과 공공서비스에도 AI를 접목해 산업과 도시 구조를 동시에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울산형 AI’를 비전으로 내세워 △AI 인프라 구축 △지역 산업 맞춤형 AI 확산 △스마트 도시 서비스 확대 △AI 기반 행정 혁신 등 4대 전략과 93개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제조업에 AI 접목… ‘울산형 AI 산업’
투자 규모는 연구개발 분야가 가장 크다. AI 연구 지원 등 20개 사업에 4323억 원이 투입된다. 이어 AI 전환(AX) 실증산단과 로보캠퍼스 등 기반 조성 사업에 4084억 원, 피지컬 AI 교육훈련센터 구축 등 인력 양성 사업에 1438억 원이 배정됐다. 스마트 도시 조성 등 서비스 사업에는 792억 원이 투입된다.
핵심은 제조 산업의 AI 전환이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울산의 주력 산업 전반에 AI 기술을 적용해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선도 기업 중심의 AI 공장을 구축하고 이를 중소·중견기업까지 확산시키는 구조를 만든다. 공정 특성에 맞는 AI 공장 모델을 개발하고 제조 데이터 표준화도 추진한다.
AI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지원도 강화한다. 울산시는 제조 AI 전환 개방형 연구실을 구축해 기업들이 AI 기술을 시험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맞춤형 AI 솔루션 개발도 함께 추진한다.
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동남권연구본부 유치와 산학 인공지능 전환 공동연구소 설립을 통해 지역 주력 산업에 특화된 AI 핵심 기술 확보에 나선다. 이를 통해 연구와 실증, 산업 현장 적용이 연결되는 인공지능 연구개발 체계를 구축한다.
AI 산업 기반이 될 데이터센터 구축도 진행되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해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남구 미포국가산업단지에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부지 면적은 약 3만6000㎡다.
데이터센터·인재 양성… AI 생태계 구축
이 데이터센터는 2027년 40㎿ 규모 1단계를 가동하고 2029년까지 100㎿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다. 울산시는 건설 기간 동안 약 1000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완공 이후 약 140명의 AI 연구 인력이 고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산시는 데이터센터 주변을 ‘울산형 소버린 AI 집적단지’로 확대해 연구와 산업 실증, 교육 기능을 결합한 AI 산업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AI 기술을 활용한 재난 대응 체계도 구축한다. 울산시는 2028년까지 고위험 에너지 설비와 주요 산업시설을 대상으로 ‘AI 예지·보전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울산에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기차 충전소 등 배터리 설비가 밀집해 있어 화재 위험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AI 예지·보전 시스템이 구축되면 화재 전조 탐지 정확도는 95%, 경보 전달 성공률은 98% 이상까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산단 안전관리 역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분석 체계로 전환할 방침이다.
기후 위기 대응에도 AI 기술을 활용한다. 울산시는 100억 원 규모의 정부 공모 사업인 ‘AI 폭염예측센터 및 진흥시설 조성’ 유치에도 나선다.
AI 산업을 이끌 인재 양성도 추진한다. 울산시는 AI·소프트웨어 기초 교육부터 산업 현장 중심 실무 교육, 고급 연구 인력 양성까지 이어지는 단계별 교육 체계를 구축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는 AI 단과대학이 신설돼 2500명 이상의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
도시 운영과 시민 생활에도 AI 기술이 도입된다. 울산시는 ‘제2차 스마트도시 계획’을 통해 AI 기반 도시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혁신도시와 성안동 일대에 스마트 도시 서비스를 도입한다. 자율주행과 수요응답형 모빌리티(DRT) 등 첨단 교통 서비스도 확대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AI는 도시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며 “60년간 축적된 산업 수도의 저력 위에 AI를 결집해 지역경제 재도약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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